일곱 동무의 그림이 예뻐서 지금도 가끔씩 꺼내 보게 되는 책이다.

딸아이가 책을 읽고 "내 필통 속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12컷 만화로 그려 보았다.





아래 사진은 나랑 수업하는 유치원생이랑 만든 꼬마 그림책 <아씨방 일곱 동무>다. 제목 글자랑 일곱 동무 그림을 인쇄해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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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소안도에서 나오니 6시 30분이었다. 원래는 6시 전에 들어올 줄 알았는데 배시간이 예상과 맞지 않는 바람에 늦어졌다. 7시에 특별한 손님들이 오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마음이 바빴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식사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특별한 손님이라고 한 이유는 바로 손님이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완도에도 영어 마을이라는 게 올해 처음 생겼는데 남편이 그곳에서 몇 번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수업이 끝나면서 선생님들을 초대하고 싶다기에 그러라고 했더니 덜컥 약속을 잡아버렸다.

원래는 지난 주에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우리 가족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눈병에 걸리는 바람에 약속을 몇 번이나 취소시켰다. 그래서 어제 소안도에 가기로 한 날인데도 그들이 시간이 된다고 하기에 약속을 잡은 것.

한번도 외국인이랑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도, 밥상 앞에 마주 앉아 본 적도 없는 촌스런 아줌마가 그들을 초대하기로 한 건 아이들에게 외국인이랑 만날 기회를 주자는 속셈이 사실은 깔려 있었다. 우리는 영어 연수 그런 거 못 가니까 외국인을 집으로 부른 거라고 했더니 얘들이 진짜 믿는 눈치다.

캐나다인 트리샤와 브라이언. 올해 3월 처음 한국에 왔고 친구 사이라고 했다. 트리샤는 성격이 명랑하고 아주 자상했다. 한국말을 거의 할 줄 몰라서 영어만 썼는데 우리가 못 알아들으면 쉬운 단어를 골라서 다시 설명을 해주곤 했다. 나야 뭐 영어를 거의 못하니 꿀먹은 벙어리처럼 앉아 있다가 웃으면 같이 따라 웃기나 했다는... 

요 양반들 초대해놓고 요리에 별 재주가 없다 보니 어떤 음식을 준비하느냐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하지만 한국 음식을 다 잘 먹는다기에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음식 몇 가지를 하기로 하고 아침에 소안도 가기 전에 대충 준비해놓았다.


무쌈 요리. 재료 사다가 썰어놓기만 하면 되니까 정말 간단했다. 파프리카랑 보라색 양배추가 색깔을 한껏 화려하게 해주었다. 참깨 소스랑 머스터드 소스도 슈퍼에서 파는 거 그냥 사 왔다. 요기에다 아침에 미리 만들어놓은 잡채랑 양념 불고기를 함께 내었더니 이 손님들 현관문 들어서면서부터 원더풀 원더풀이었다.

무쌈은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이 손님상 차리기에 딱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 양반들에게도 인기 최고였다. 트리샤는 밥은 거의 안 먹고 야채를 좋아한다며 요거랑 불고기만 먹었다. 김치도 아삭아삭하다며(크런치라고 했다) 잘 먹었고, 브라이언은 서툰 젓가락질로 잡채를 잘 먹었다. 포크를 줄 걸. 어제는 그 생각을 왜 못했나 몰라. 



식사중에 함께 마신 복분자 와인. 함평 나비 축제 갔을 때 사 온 건데 이번에 아주 요긴하게 썼다. 술을 따라줄 때마다 어찌나 땡큐를 연발하던지...  사실은 내가 편안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말이어서 더 좋았고.



밥상을 치우고 녹차를 함께 마셨다. 트리샤랑 브라이언이 오면 써 먹겠다고 미리 연습도 하더니만 입을 꽉 다물고 있던 딸아이. 


늘 설쳐서 걱정이던 아들이 외국인이 오자 방으로 숨어서 나오지도 않았다. 정말 우리 아들이랑은 안 어울리게 웃기는 행동이었다. 외국인이라고 낯을 가리다니... 밥 먹자고 간신히 끌고 나왔더니 어찌나 얌전하게 앉아서 밥을 먹던지... "아들아, 평소에도 좀 그래 봐라!"

외국인과의 식사가 처음이었는데 긴장도 안 되고 이래도 되나 싶게 편안했다. 그들과 보낸 2시간 30분이 즐거웠다면 남편이 영어를 잘했나 보다고 하겠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를 하다 보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대충 짐작이 갔을 뿐이다. 

트리샤와 브라이언을 보내놓고 딸아이가 한 말이 명언이었다. "밥을 함께 먹으면 친구가 된다더니 트리샤랑 브라이언이 친구 같애!"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이젠 만나면 인사라도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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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8-0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무쌈요리가 대단해 보이는 걸요. 외국인손님들 표정도 참 편안해 보여요.
아이들 얼굴도 오랜만이구요. 소나무집님 여름 잘 보내세요^^

소나무집 2008-08-05 10:19   좋아요 0 | URL
무쌈도 사온 거죠, 야채도 생으로 썰기만 하면 그만이에요.
트리샤랑 브라이언은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이더라구요.
밴쿠버 같은 대도시에 살다 왔는데도 이 시골 생활을 견디는 걸 보면 대단하기도 하고...

아영엄마 2008-08-05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무쌈 요리가 쉬운 거라니 언젠가는 도전을!!.. 이라고는 하지만 아이들도 잘 먹을까요? ^^;; 저도 외국인 앞에서면 입이 꾹~ 다물어져요. (^^)> 같은 아파트 사신다니 왕래가 있다 보면 아이들은 외국인에 대한 울렁증이 안 생기겠어요.

소나무집 2008-08-05 10:23   좋아요 0 | URL
님, 진짜 쉬워요. 한번 해보세요. 사다가 썰어놓기만 하면 되거든요. 야채 싫어하면 아이들 좋아하는 햄이나 맛살 같은 걸로 응용해도 좋구요. 저도 이번에 처음 해보았어요.
영어를 떠나 아이들에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종종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치유 2008-08-09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경험을 골고루 다하시네요..무쌈도 잊지 말고 기억해 둬야겠어요.급할때 써먹게요..^^&

소나무집 2008-08-12 09:46   좋아요 0 | URL
요즘에야 완도가 좋아지고 있어요. ㅋㅋㅋ
무쌈은 시간 없을 때, 갑자기 손님 올 때 폼나게 마련할 수 있는 요리예요.
사실은 요리랄 것도 없어요. 예쁘게 담기만 하면 되거든요.
 

소안도는 완도에서 갈 수 있는 섬 중 보길도, 청산도 다음으로 유명한 섬이라고 한다. 보길도 들어가는 노화도 바로 옆에 있어서 동천항을 거쳐 소안도로 간다. 내가 완도에 와서 살기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는 섬이니 유명세가 좀 덜 하긴 한 모양이다. 하지만 아름답고 조용해서 며칠 쉬었다 가기 딱 좋은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안도 가는 배 안에서 만난 소리꾼들이다. 완도군에서 배를 타고 가는 관광객을 위해 이런 서비스도 하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소안도까지 가는 40분이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바닷물이 빠지는 걸 기다리는 동안 섬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여기는 소안도에 있는 미라리 해수욕장이다. 보길도 예송리 해수욕장에 비해 아주 작은 규모의 갯돌 해수욕장이었다. 바닷물도 주변 풍광도 너무 아름다워서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바로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소안 미라 펜션이다. 폐교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천연 잔디 운동장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면 놀기에 그만일 것 같았다. 동네 청년회에서 운영하는데 여름 성수기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펜션 내부 모습이다. 운동장에서 기웃거렸더니 이곳 관계자인 듯한 분이 홍보 좀 해달라며 내부까지 안내를 해주었다. 콘도처럼 숙식이 가능하게 이부자리랑 주방 용품이 다 구비되어 있다. 원룸과 투룸이 있는데 여기는 원룸의 모습. 아래 사진은 펜션 베란다에 서서 내다 본 방풍숲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저 너머에 바로 그림 같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소안도에서는 여름이면 물때에 맞춰 개매기 축제라는 것을 한다. 개매기라는 말은 갯벌을 막는다는 뜻으로 어촌에서는 흔히 쓰는 말인 듯했다. 갯벌에 미리 그물을 쳐놓고 바닷물이 빠져 나가면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방법이 바로 개매기란다.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사이에 바닷물이 다 빠진 걸 보니 물고기 잡을 욕심에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었다. 인구 3천 명이 조금 넘는 조용한 섬에 이 날 행사에 참여하러 온 사람이 600명이 넘다 보니 섬이 들썩들썩했다. 안내해주던 지역 어르신께서 오늘 소안도가 바다에 좀 가라앉았겠다고 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욕심내지 말고 한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어르신의 말씀에 충실히 따랐더니 우리 같은 얼뜨기 어부한테도 잡히는 물고기가 정말 있었다. 첫 물고기는 바로 반찬 한 가지 마련해 보겠다고 벼른 아줌마의 손에 잡힌 전어였다. 물 속에서 첨벙거리며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여기저기서 "잡았다"는 고함 소리에 덩달아 신이 났다.



우리 가족이 한 시간 넘게 잡은 물고기다. 오로지 손으로 요놈들을 잡았으니 "어이쿠, 대견해라!" 작은 전어 20여 마리에 제법 큰 숭어 세 마리랑 학꽁치도 있다. 거기에 꽂게도 한 마리 잡았다.



배삯(어른 7200원, 아이들 3100원)이랑 참가비(어른 오천원, 아이들 삼천원)가 생선값을 훨씬 넘어섰지만 너무도 신나는 경험이었다. 손 안에 잡혀서 팔딱팔딱 뛰던 손맛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들도 내년에 또 가자고 했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아그들아, 내년 여름엔 우리가 이곳에 있을지 없을지 알 수가 없단다."

이렇게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소안도는 완도에 와서 알게 된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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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8-04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도도 보길도도 못 가본 제겐 소안도도 꿈나라 같네요.
바다색깔이 파란게 정말 멋져요. 가족들이랑 기억에 남을 시간 보내셨네요.^^

소나무집 2008-08-05 10:25   좋아요 0 | URL
저도 완도에 살지 않았다면 어림없는 섬여행이에요.
완도에 사는 동안 좋다는 데 다 놀러 다니는 대신 아이들 공부는 완전 뒷전이랍니다.

무스탕 2008-08-0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소나무님이랑 아가들이랑 아빠님랑 즐거웠겠어요 ^^
미라리 해수욕장은 정말 이쁘네요. 규모도 작아서 사람도 많지 않을것 같고요.
언제 가보나..

소나무집 2008-08-05 10:27   좋아요 0 | URL
정말 즐거웠어요.
단지 쉬고 싶어서 해외로 가는 분들에게 우리나라 땅끝에 있는 이런 섬으로 쉬러 가라고 권하고 싶어져요.

아영엄마 2008-08-05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고기를 직접 잡다니, 아이들이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 될 것 같아요~.

소나무집 2008-08-05 10:30   좋아요 0 | URL
여름에 두세 번밖에 기회가 없는 행사라서 꼭 가야 한다고 남편이 부추겼어요.
늘 이것 저것 생각 안 하고 일을 저질러놓는 남편 덕분에 좋은 구경을 많이 하긴 해요. 아이들 데리고 한 번쯤 가볼 만한 축제였어요.

소진과준형 2008-08-07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얼굴보니 참 반갑네 ^^ 여기서야 벼르고 별러 갈 수 있는데... 그렇게 수월하게 가다니! 에구에구 부러워라~~

2008-08-08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8-08-0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가족들 모습을 뵐때마다 참 많이도 닮았구나..싶어요..
정말 잊지 못할 추억를 담아오셨군요..

소나무집 2008-08-12 09:48   좋아요 0 | URL
우리가 그렇게 닮았나요? 늘 예쁘게봐 주시니 고마워요.
소안도에서 물고기 잡던 추억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정말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전진 2010-08-17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완전 좋은 섬 제가 거기 출신입니다.

박찬례 2013-08-0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대가됩니다. 소안도 큰마트도있나여? 내일 출발해여^^

신준서 2017-03-2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용~~ 전 소안도 출신 진산리 4444번지 김.봉.심 할머니 손자입니다. 저희할머니가 2016년 6월 초에 돌아가셔서 ㅠ,ㅠ 할머니 집도 돌려보고싶은데.. 힝 ㅠ,ㅠ
 
신통방통 도깨비들의 별별 이야기 잘잘잘 옛이야기 마당 2
이상교 글, 이형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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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 그림을 보고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작품인 줄 알았다. 표지에 나오는 도깨비 그림이 꼭 윌리엄 스타이그의 <자바자바 정글>에 나오는 괴물이랑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림 그린 이를 다시 보니 <끝지> <명애와 다래>의 작가 이형진 님이다. 우리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도깨비들의 유쾌함, 바보스러움, 해악 등이 다 스며 있어 자꾸 그림을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면서 밤늦게까지 잠을 안 자고 있을 때 써 먹은 방법 중 한 가지가 옛날 이야기 책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옛날 옛날에 하면서 시작되는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들은 금방 엄마 곁으로 와서 귀를 쫑긋 세우곤 했다. 특히 도깨비가 등장하는 옛날 이야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젠 엄마가 읽어주는 책보다 혼자서 읽는 책이 더 많아진 아들 녀석도 이 책을 보자마자 품에 안고는 몇 번을 반복해서 보았다. 자기가 알고 있는 도깨비 이야기도 있다며 더 좋아했다. 우리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무섭지도 않고 사람들이랑 어울리기도 잘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들은 도깨비를 친구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깨비 이야기 여섯 편이 실려 있다. 요즘 책 한 권 값이 만만치 않은데 여섯 권의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단점이라면 한 편만 읽어주고 싶은데 아이들은 책이 끝날 때까지 읽어 달라고 조르면 목이 좀 아플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구수한 입말로 되어 있어서 읽어주는 맛도 좋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질문을 하나씩 던져준 것도 이 책의 좋은 점이다. 책을 읽고 엄마가 "이 책 참 재미있지?"라고 물으면 "예." 라고 대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대화를 나눌 있어서 독서 지도가 저절로 된다. 나는 아들에게 이 질문들을 가지고 독서록을 써 보라고 했다. <어른 어른 빨간 색실>이라는 이야기 끝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들어 있다.

"사람들은 왜 도깨비 감투를 얻으면 자신만 잘 살려고 하는 걸까? 탐관 오리들을 혼내주든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을 텐데. 여러분은 도깨비 감투를 얻게 되면 무엇을 하고 싶어?"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야기를 하루 한 자락씩 들려주다 보면 짧은 여름 밤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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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8-08-0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라 해요..도깨비 이야기요..도깨비들 너무 순수하고 이쁘잖아요..히힛~!

소나무집 2008-08-12 09: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나라 도깨비들은 너무 순해서 사랑을 안 해줄 수가 없어요.
 

아이들이 방학을 하고 나니 휴가를 보내러 오겠다는 지인들의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네요. 작년에 집에서 먹고 재우느라 은근히 스트레스 받았던 생각에 올해는 아예 여관을 예약해주고 밖에서 밥을 먹게 하니 제가 살 것 같아요.

지난 토요일 일 때문에 보길도에 가는 남편을 따라 나섰습니다. 보길도는 작년에 한 번 가 보기는 했지만 완도에 살아도 자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회사 일로 가는 남편을 따라가는 일이 조금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용기를 내었지요.

갈 때는 회사 배를 타고 간다기에 배삯으로 수박 한 통이랑 떡을 준비했구요. 그래서 실제 배삯보다 돈이 더 들긴 했어도 선장님의 바다 이야기를 들으며 호젓하게 가는 맛이 아주 좋았답니다 .

 
아침 일찍 잠도 덜 깬 아이들을 깨워 갑작스레 나왔는데도 배를 탄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보길도 주변 바다는 온통 전복이랑 해초 양식장이더군요. 우리가 손쉽게 사 먹는 미역이랑 다시마 같은 것들이 이렇게 먼 바다에서 키워진답니다.


유명한 예송리 해수욕장 갯돌이에요. 모래는 발에 붙어서 영 성가신데 갯돌은 붙지 않으니까 좋아요. 신발을 벗고 걸어다니기엔 발이 아파서 좀 불편하답니다. 갯돌이 싫으면 근처에 있는 중리 해수욕장으로 가면 된답니다. 거긴 모래 해수욕장이거든요.



옷을 입은 채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썬크림을 엄청 두껍게 발랐는데도 새까맣게 탔어요. 바닷가 햇볕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바다가 정말 깨끗해요. 게 한 마리를 잡아서 집을 지어주며 놀고 있는 선우와 지우. 아빠가 없어도 친구들이 없어도 행복한 우리 아이들. 그리고 저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도 좋았어요.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놀고 있을 때 저는 무얼했는지 궁금하죠?



바로 요렇게 누워 자갈 찜질을 하고 있었답니다. 등이 따끈따끈한 게 잠이 솔솔 오더군요.



앞에 보이는 얕트막한 산이 예작도라는 섬이에요. 바로 저 섬 분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풍물을 잘해서 텔레비전에 나오기도 했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을 마친 남편과 함께 우암 송시열 선생의 시가 적혀 있는 바위를 보러 갔어요. 일명 우암 송시열 선생의 글씐바위. 송시열 선생이 83세에 제주도로 귀양을 가다가 남긴 시를 누군가가 바위에 새겨놓았다고 하네요.



시커먼 자국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먹을 묻히고 탁본을 한 흔적이라고 하네요. 처음엔 불에 탄 줄 알았어요. 문화재가 훼손된 현장을 보는 마음이 편치가 않더군요.



집에 가는 여객선을 타러 가는 길이랍니다. 올 봄 보길도와 노화도롤 잇는 연도교(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생겼어요. 그래서 보길도에서 노화도까지 차를 타고 간 후 노화도 동천항에서 완도 화흥포항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야 한답니다. 동천항에서 보길도 예송리해수욕장까지는 승용차로 20분 정도 걸려요.



우리 가족이 완도 화흥포항으로 타고 나온 여객선이랍니다. 육지에서 보길도로 들어올 때는 해남에서 노화도로 오거나 완도에서 노화도로 들어오는 배를 타면 된답니다. 배삯이 어른, 6천원, 아이들 3천원입니다.

보길도에는 윤선도 선생의 유적지가 많으니까 둘러보려면 차를 가지고 가는 게 편하긴 해요. 윤선도 유적지는 작년에 둘러보아서 우리는 이번엔 그냥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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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07-3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곳이네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도 좋구요.

소나무집 2008-08-01 10:48   좋아요 0 | URL
대도시에서 너무 멀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성수기에도 바가지 요금 같은 것도 없도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며칠 쉬러 가기에 딱 좋은 곳이 아닐까 싶어요.

무스탕 2008-07-3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며칠전에 땅끝마을에 갔다왔어요. 정말 멀더라구요..
소나무님 생각도 당연히 했지요 ^^

소나무집 2008-08-01 10:49   좋아요 0 | URL
님 여행기 가서 보고 왔어요.
서울에서 오기는 정말 너무 멀어요.
완도는 해남에서 한 시간이나 더 들어와야 한답니다.

하늘바람 2008-07-3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사진은 하나하나가 다 예술이에요. 저도 태은이 태어나지 않았을때 다녀왔었는데 지금 엄두가 안나네요.
님 좋은 곳에 사셔서 휴가만 되면 정신없으시겠어요

소나무집 2008-08-01 10:50   좋아요 0 | URL
늘 사진 칭찬을 해주시는 님, 고마워요.
보길도, 갈 때마다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도 다 친절하고...

전호인 2008-07-3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뇌로부터 이번 휴가에 꼭 다녀오라는 압력이 팍 오는 데염.
너무 맑고 께끗하다는 것을 사진이 증명해주는 군요.
담주 휴가인데 걍 시골이나 다녀오려고 하는 데 망설여지게 되네염.

소나무집 2008-08-01 10:52   좋아요 0 | URL
뇌의 압력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보길도는 너무 멀어서 서울에서는 쉽게 엄두가 안 나는 곳이지요?
해남에서 배까지 타고, 또 승용차 타고.... 최소 2박 3일 코스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