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닷컴> 9월호.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를 위해 잡지 정기 구독을 신청했다. 일 년 정기 구독료가 3만 6천원이다.(10월부터 5만원으로 인상될 거란다.)
달빛푸른고개 님 서재에서 <전라도 닷컴>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서 정기 구독해야겠다는 결심이 섰고, 바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책을 받아들고는 참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에 또 한 번 뿌듯했다.
<전라도 닷컴>은 결코 세련이나 품위 같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잡지다. 코팅되지 않은 표지는 몇 번 넘기다 보니 벌써 훌렁훌렁 구깃구깃해졌다. 겉표지 빳빳하게 코팅된 잡지들은 광고 모음집인지 잡지인지 구분 안 가는 경우가 많은데, <전라도 닷컴>에는 정갈한 광고 서너 개 빼고는 모두 알찬 읽을거리들이다.
요즘엔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도 다음 날을 생각하며 12시를 넘겨가며 읽지는 않는다. 그런데 <전라도 닷컴>을 받던 날 맨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전라도 닷컴> 속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온통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라도에 살고 있지만 난 전라도 출신도 아니고 내년쯤엔 이곳을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1년 7개월 동안 전라도에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전라도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때였다. 그래서 나름 전라도를 잘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라도 닷컴>을 보는 순간 내가 너무 껍데기만 보고 다녔구나 싶은 생각에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전라도 닷컴>에는 스쳐 지나가는 이에게는 절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고자 하는 이에게만 보여주는 풍경들이 있다. <전라도 닷컴>에는 소박하고 진실하게 내 삶과 내 고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가 있다. 잊혀져가는 것들, 그래서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표지를 넘기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꿈틀꿈틀 정겹게 손을 내민다.
전라도 끄트머리에 살고 있어도 여지껏 생생한 전라도 사투리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기사마다 녹아 있는 질펀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사투리를 따라 나도 모르게 한 번씩 씨부려 보며 웃게 된다. <전라도 닷컴> 덕에 전라도를 제대로 알게 될 것 같아 무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