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를 읽고 2학년 아이들과 수업을 했다.  

우리 아이들은 과천 살 때 두 번이나 다녀왔지만 이곳 아이들은 책제목을 보고 '경복궁'이 뭐냐고 물어서 나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작은 글씨에 정보를 주는 글들이 많았지만 모두 돌아가면서 읽도록 했다.   

 

책을 읽고 나서 독후 활동으로 왕이 되어 하루를 보낸 후 일기를 써 보라고 했다. 2학년 수업할 때마다 동생들 옆에 앉아서 더 신나하는 우리 딸이 쓴 일기다. 책에 나온 용어들을 적절하게 섞어 써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2009년 1월 8일 

아침에 일어나 익선관포를 입었다. 그리고 자릿조반으로 죽을 먹고 대비가 계신 자경전으로 보여를 타고 갔다.  

대비께 문안 인사를 드리고 사정전으로 가서 공부를 했다. 오늘의 주제는 사서오경의 한 구절을 풀이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내 부족함이 드러날 때마다 고쳐주는 김정승이 오늘따라 고마웠다.  

경연 후 강년전으로 가서 수라를 먹었다. 식사 도중 내관이 급히 달려와서 중국 사신 사오쩡찡이 온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사오쩡찡은 학자여서 나눌 이야기가 많았다. 나인을 시켜 생과방에서 차와 과줄과 떡을 만들어 오도록 했다. 차를 마시며 많은 학식을 교류했다. 사오쩡찡은 학자여서 그런지 아는 게 많아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사오쩡찡과 강녕전으로 낮것을 먹으러 갔다. 국수가 준비되어 있었다. 국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순식간에 해치우고 사오쩡찡과 무술 시합을 구경하러 갔다. 아주 날쌘 군사가 많았다. 홍장군이 군사 훈련을 아주 잘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후 세자의 혼례식을 보기 위해 근정전으로 갔다. 세자는 김소정이라는 아이와 혼례를 올렸다. 착한 아이처럼 보였다. 세자가 그 아이와 잘 지냈으면 좋겠다.  

면복을 벗고 경연을 하고 나니 벌써 수라를 먹을 시간이 되어 있었다. 이번 수라는 완도에서 올려 보낸 전복과 제주에서 바친 옥돔이 올라왔다. 수라를 다 먹고 나니 후식으로 나주산 배가 나왔다. 추운데 배를 재배하느라 고생했을 백성을 생각하니 배조각이 목에 걸리는 듯했다. 

배도 부르고 하여  아이들과 놀이를 하기 위해 후원으로 갔다. 왕자와 공주들에게 그림을 그려 잘 그린 아이를 뽑기로 했다. 역시 그림에 재능이 있는 소림대군이 장원이었다. 

하루 일을 다 마친 후 자경전에 들러 대비께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들려 드리고 교태전으로 갔다.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내일은 오늘 못한 공부를 좀더 해야겠다. 그리고 과거 합격자도 뽑아야 하니 일찍 자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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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9-01-1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참 재치있게 글을 잘 쓰네요. 일기만으로 책 한 권을 다 읽은 기분이 들어요.^^

소나무집 2009-01-14 15:24   좋아요 0 | URL
얘가 글을 쓸 때는 좀 재치가 있는 것 같아요.

순오기 2009-01-1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왕의 하루가 피곤한 하루였군요.^^
좋은 활동이예요~ 나도 한번 써 먹어야지~~ㅎㅎㅎ

소나무집 2009-01-14 15:26   좋아요 0 | URL
저보고 저 많은 일을 하루에 다 하면서 살라고 하면 왕 안 한다고 하겠어요.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게 수업했어요. 각자 쓴 글을 왕처럼 위엄을 갖추고 읽어보라고 하면 더 재미있는 일이 벌어져요.

꿈꾸는섬 2009-01-1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후활동하기에 좋은 책이군요. 왕이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알려주니 재미도 있겠어요.

소나무집 2009-01-14 15:26   좋아요 0 | URL
2학년 수업하기엔 약간 어렵다 싶기도 한데 천천히 읽어주면서 설명하면서 하니까 뭐 할 만했어요.
 
링링은 황사를 싫어해 미래 환경 그림책 4
고정욱 글, 박재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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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는 봄만 되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요. 작년엔 황사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몇 번인가 단축 수업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황사가 중국에서 온다는 걸 안 아이들이 중국이 나쁘다며 투덜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 때문에 우리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데 황사의 진원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은 어떨까 싶어요. 이 책은 중국책을 번역한 것이 아니랍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살고 있는 유치원생 링링의 이야기를 우리 고정욱 선생님이 썼어요.   


13억이나 되는 인구가 사는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랍니다. 자동차랑 자전거가 뒤섞여 있어 우리의 서울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네요. 뿌연 도심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애처로워 보입니다. 이게 다 황사 때문이래요. 그림만 보아도 이런 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나 걱정되네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도시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어요. 


황사가 오면 유치원이나 학교도 쉬고, 어른들은 회사도 가지 않는다고 하네요. 창문 틈새까지 테이프로 꼭꼭 막아도 모래 먼지는 어느새 집안으로 들어와 사람들을 괴롭힌대요.  


그래서 링링의 엄마 눈이 토끼처럼 빨개졌어요. 모래 때문에 눈을 자꾸 비비니까 눈물까지 나오네요. 


황사라는 녀석은 괴물이 틀림없어요. 도대체 황사는 어디에서 와서 사람들을 이렇게 괴롭히는 걸까요? 황사가 오는 곳은 건조한 사막이래요. 중국과 몽골의 경계에 걸쳐 있는 넓은 건조 지역에서 생겨 바람을 타고 베이징과 우리나라, 일본, 심지어는 미국까지 날아간대요.  

이렇게 황사가 멀리까지 날아가는 이유는 농경지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숲과 초원을 망가뜨리고, 땔감 때문에 나무를 베어내고, 풀을 먹는 가축들을 많이 키우고, 지하수를 마구 써서 그렇대요.  


황사가 지나가면 베이징도 이렇게 아름답게 변합니다. 황사 같은 괴물이 오지 않아서 늘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지요? 황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황사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사막이에요. 그러니까 사막이 더 넓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대요. 나무를 많이 심어서 사막을 초원이나 숲으로 바꾸고, 우리가 고기를 덜 먹어서 풀을 뜯어먹는 가축의 수도 줄여야 한대요.   

아이들에게 무조건 황사가 나쁘다고 하기 전에 원인과 예방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들려줄 수 있는 책이에요. 본문이 아주 간결하기 때문에 다섯 살 정도만 되어도 읽어줄 수 있어요. 저는 환경 교육은 몸에 배도록 어릴 때부터 시켜야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본문 내용은 아주 짧지만 그림만 보아도 충분히 황사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림이 좋네요. 책 맨뒤엔 부모님이 읽고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황사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니까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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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1-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사에 대해 아이들에게 잘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책이네요. 환경을 생각해야하는데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다시 우리에게 나쁘게 돌아오네요. 나무도 심고 숲을 가꾸어야하는데도 자꾸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골프장, 스키장 등 산을 깍아내고 있으니 정말 큰일이에요.

소나무집 2009-01-14 15:23   좋아요 0 | URL
맞아요. 환경보다 개발 이익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언제 정신 차리려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염전 이야기 - 신안군 증도

혹시 알라딘이  망하는(이런 일이 발생하면 난 책 살 데가 없어용! 우리집 책은 대부분  알라딘에서 공급되는 관계로) 날이 올지도 몰라 네이버에 블러그를 만들어놓고 중요 페이퍼만 올려놓곤 했어요.  

그런데 방문자수가 어제 오후 천 명대가 넘어가 있는 거 있죠. 이게 뭔 일이냐 싶어 확인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쪽지가 와 있더라구요. 

안녕하세요, 이야기맨입니다.

네이버 오픈캐스트 ''생활의 발견(http://opencast.naver.com/LF638 )
' 캐스트에서는
네이버 서비스에서 회원들이 주목할 만한 대중문화 컨텐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나무집' 님께서 올리신 글 '우리나라에서 최고 넓은 염전 이야기 - 신안군 증도' 는 해당 캐스트 No33 에 소개되오니, 방문자가 다소 많더라도 좋은 내용을
여러 사람과 함께 볼 수 있도록 게시글을 계속 공개로 설정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어제(8일) 하루 3천 정도, 오늘(10일) 좀전(낮 12시 25분)에 들어가 보니 8820명이 방문을 했네요. 네이버의 힘이 느껴지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네요.   

하지만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쓴 글도 네이버 메인에 오른다는 사실에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고 아는 사람한테 전화도 오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저 떴나 봐요. ㅋㅋㅋ 

 후기>  오늘(11일) 아침에 보니 방문자수가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네이버 메인에 제 글이 이틀 동안 떠 있었나 봅니다. 평소 하루 방문자 50명 정도였던 블로그에 이틀 동안 28,300명이 다녀갔습니다.  

그래서 어제 하루는 놀라기도 하고 흥분도 되는 하루를 보냈어요. 클릭할 때마다 천 명 단위로 늘어가는 방문자 수에 공포감까지 느낀 하루였지만 어쨌거나 새로운 경험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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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1-1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크크 그런 일이 있었군요? ^^ 그쵸! 요즘 네이버처럼 사람들이 메인페이지로 설정하는 곳도 흔하지 않죠. 근데 요즘 네이버 기사가 넘 마음에 안들어서 전 잘 안들어가요. 너무 편협한 기사가 많더라구요. 흥=3 근데 8820이라..와우!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

소나무집 2009-01-11 10:33   좋아요 0 | URL
글쎄, 이런 일도 있네요.
저도 뉴스 기사 외엔 클릭을 해본 적이 없답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져 있더라는 말이 생각나는 하루였어요.
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요.

마노아 2009-01-10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랍고 무서울 수도 있는 숫자의 방문이군요. 전 개편된 뒤로 익숙해지질 않아서 아직 클릭을 잘 못하고 있어요..;;;;

소나무집 2009-01-11 10:34   좋아요 0 | URL
저도 바뀌면 쉽사리 적응을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블러그도 글이나 올려놓지 다른 활동은 전혀 안 하구요.

꿈꾸는섬 2009-01-10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저도 신안군 증도 이야기 넘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소나무집 2009-01-11 10:34   좋아요 0 | URL
님, 고맙습니다.
님도 네이버에 블러그 만들어 보세요.

세실 2009-01-1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대단하네요. 역시 좋은 정보는 남들이 알아본다니까요~~~
님 이제 유명인 되셨네요.

소나무집 2009-01-11 10:39   좋아요 0 | URL
딱 이틀 유명 인사였지만 기분 좋은 경험이었어요.
남편한테 뻐기기도 하고 그랬어요.
평소 자랑할 일이 별로 없다 보니...
남편 회사 서울 직원이 댓글 남겨놓은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남편이 올린 글인 줄 알고 흥분해서 팀장님~ 부르고 난리였거든요.

아영엄마 2009-01-12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방문자가 만단위라니, 기분 무지 좋으셨겠어요~. 부군께도 어깨가 으쓱하셨을 듯 합니다. ^^

소나무집 2009-01-12 09:55   좋아요 0 | URL
기분은 정말 좋았어요.
저는 워낙 덤덤한 편이라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였구요
사실은 남편이 더 좋아했어요.
시댁에 전화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순오기 2009-01-13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그런 일이 있었군요. 2일 천하였나요~~~ ㅎㅎㅎ
인터넷의 힘이 정말 무서워요~~~ 네이버 바뀐 뒤론 메인을 다음으로 바꿔 버렸어요.^^

소나무집 2009-01-14 15:22   좋아요 0 | URL
네, 2일 천하였어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죠 뭐.
 
빨간 귀 토끼 미래그림책 89
에르나 쿠익 지음, 김라합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하얀 귀 토끼가 어쩌다가 빨간 귀 토끼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책을 안 볼 수가 없었어요. 옆에 있다면 가서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예쁜 토끼 바스티안의 이야기예요.  

굵은 붓 터치로 그린 그림도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쏙 드네요.


오늘처럼 날도 춥고 눈도 오는 날이었던가 봐요. 아이고, 심심해라! 집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던 바스티안은 이미 오래 전에 읽은 신문을 뒤적거리다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은 무지무지 심심해야 창의적인 일을 생각해낸다는 사실 기억하세요.   



바스티안이 사물함에서 붓이랑 물감이랑 작은 손거울을 꺼내고 있을 때 마침 친구들이 찾아왔어요. 바스티안은 거울을 보면서 신문에다 얼굴을 그렸지요. 날짜 지난 신문이 슬슬 훌륭한 스케치북으로 변신을 합니다. 훌륭한 재활용이지요?  


어, 그런데 다 그린 그림을 벽에 붙여놓고 보니 뭔가 이상했어요. 이 허전함의 원인은? 맞아요. 바로 숨바꼭질할 때마다 방해가 되는 귀가 빠진 거예요. 거울이 너무 작아서 귀가 안 보였거든요. 

저는 이 대목이 너무 귀여운 거 있죠. 토끼 몸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분이 귀인데 거울이 작아서 안 보인다고 안 그리는 바스티안, 정말 귀엽지 않나요?   


작은 거울을 통해 아무리 보려고 해도 안 보이자 바스티안은 자기 마음대로 귀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바스티안이 그림 그리는 걸 지켜보던 친구들은 벌써 숨바꼭질하러 나가서 이젠 혼자였지요. 


바스티안은 기다란 귀를 그려서 아까 그렸던 얼굴에 붙였어요. 그리고 빨간색으로 칠했지요.  

거울을 통해 자기의 하얀 귀를 볼 수 있었다면 바스티안은 빨간 귀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안 보여서 마음대로 상상을 하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빨간 귀를 그리게 된 거지요. 무에서 유가 창조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바스티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노란 귀, 파란 귀, 보라 귀...  동그란 귀, 뽀쪽 귀, 탑 모양 귀... 온갖 귀를 다 그리게 되었지요. 귀의 모양에 따라 코끼의 표정도 다 달라 보이지 않나요? 바로 바스티안이 부린 마법이랍니다.


그림을 그리던 바스티안은 자기 귀가 진짜로 빨갛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빨간 천을 오리고 꿰매서 빨간 귀를 만들었지요.  

빨간 귀가 된 바스티안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던 친구들에게 달려갔더니 모두 부러워했어요. 바스티안이 우쭐대며 잘난 척만 했을까요? 


아니랍니다. 바스티안은 몇날 며칠 집안에 앉아 특별한 귀를 만든 후 친구들을 모두 초대했어요.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어울리는 귀를 선물했지요. 친구들이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말 안 해도 알 만하죠? 그리고 바스티안이 자신의 귀보다도 더 길~고 더 커~다란 행복을 맛보았다는 것두요. 

아이들과 함께 신문에 쓱싹쓱싹 그림을 그리면서 놀고 싶어지는 그림책이에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3세 이상 유아랑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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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크리스마스 무렵 해설가 모임에서 신안군 증도에 다녀왔다. 증도는 예부터 물이 귀해서 시루섬(물이 시루 구멍처럼 다 빠져 나가서)이라 불렸다고 한다. 지금도 정해진 날에만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하는 걸 보면 얼마나 물이 귀한 동네인지 알 만하다. 또 증도 주변 해역에서 엄청난 송원대 해저 유물이 발견되면서 보물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인구가 222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인데 청산도처럼 슬로시티로 지정되었기에 답사 코스에 넣었다. 우리나라의 슬로시티는 4군데로 완도군의 청산도, 신안군의 증도, 담양군의 창평, 장흥군의 유치면이다. 슬로시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인구가 5만을 넘지 않아야 되고, 패스트푸드점이나 대형 마트, 대량 운송 수단이 없으면서 세계의 보편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회가 될 때마다 돌면서 비교해볼 예정이다.

증도는 재래식 천일염을 만드는 염전과 자전거를 이용한 친환경 교통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증도에 간다고 했을 때 나를 선뜻 나서게 만든 건 바로 염전이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은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도읍 지신개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수다를 떨다 보니 15분만에 증도에 닿았다. 배 안에서 바라본 증도는 내가 완도에서 바라보던 바다 풍경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섬을 가운데 두고 많은 섬들이 죽~ 병풍을 두룬 듯했다. 그래서 완도에서 탁 트인 바다에 익숙해진 눈엔 어딘지 답답한 느낌까지 들었다.


배 안에 있는 대형 버스는 우리 일행이 타고 간 것이다. 여행하면서 저런 관광 버스를 처음 타본지라 멀미도 하고 무척 힘이 들었다. 가을겆이만 끝나면 저런 버스를 타고 수시로 단체 관광을 다니는 친정 부모님 생각이 났다. 젊은 나도 힘든데 노인들이 얼마나 힘드실까 싶었다.


증도 전체 모습이다. 우전해수욕장, 짱뚱어 다리, 철학의 숲 등 명소가 많았지만 나에겐 염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증도의 첫인상은 과도한 친절이었다. 우리가 간다는 연락을 받은 증도 면장님께서 마중을 나오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하시던지 정말 몸둘 바를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서글서글 편안한 말씀으로 증도를 잊을 수 없는 섬으로 만들어준 분도 바로 그 면장님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염전인 태평염전의 모습이다. 이 염전은 1953년 갯벌에 둑을 쌓아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그곳 직원의 말에 따르면 여의도 면적의 두 배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되어 보이지는 않았다.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다는 판단하에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태평염전에서는 햇볕이 좋은 5월부터 9월까지만 소금 작업을 한다. 지금도 할 수는 있지만 질 좋은 소금을 위해 여름에만 작업을 한다고 했다. 동서 양쪽 염전을 사이에 두고 늘어서 있는 60여 개의 소금창고가 참 인상적이었다. 여름에 찾아가면 직접 염전에서 소금 걷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고 한다. 날이 흐려서 사진 상태가 별로다.


소금밭 사이 사이에 있는 수차. 


비가 올 때 소금물을 저장하는 함수 창고다. 비가 오면 소금의 농도가 약해져서 질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순식간에 저 창고 아래로 물을 내려 보낸다고 한다.


가족도 데려갈 수 있다는 말에 두 아이도 함께 갔다. 소금밭에서 체험을 할 수도 있다는 내 꼬임에 따라왔던 두 아이는 소금밭이 꼭 논 같다며 별로 신기해하지도 않았다. 소금창고 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복 받는다는 말에 모두 돌아가며 이렇게 사진 한 장씩 찍었다.  


태평염전에서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2007년에 만든 소금박물관이다. 증도를 가는 분들에게 꼭 들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로 알차게 꾸며놓았다. 외딴 섬 증도에서 만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소금의 역사, 문화 등 소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 세워진 코끼리. 코끼리도 소금이 있는 곳을 따라 이동한다고 한다.


박물관 입구에 소금을 쌓아놓아 직접 만져보면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박물관 내부도 깔끔하고 직원들이 설명도 잘해주었다.


우리가 먹는 소금에는 천일염과 정제염이 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햇빛과 바람을 이용해서 농축해낸 것이고, 정제염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염화나트륨 덩어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천일염에는 미네랄 등 많은 성분이 들어 있어 우리 몸을 이롭게 하지만 정제염, 일명 꽃소금은 짠맛을 내는 나트륨밖에는 들어 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 주부들이 소금을 살 때는 천일염인지 정제염인지 반드시 확인을 해야 할 것 같다.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짠맛의 범인도 정제염이라고 하니까.


류시화 님의 <소금>이라는 시다. (사진을 클릭하면 글씨가 크게 보인다.)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소금을 담아놓은 작은 항아리들이 참 예쁘다. 이걸 보는 순간 지금도 장독대 항아리 중 하나에 간수를 뺀 소금을 보관하는 친정집이 떠올랐다.


세계의 유명한 소금. 예쁜 병에 담아놓으니 소금이 아니라 보석 가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 천일염을 따라올 수 없는데 프랑스의 어떤 소금은 1킬로그램에 8만원이나 한단다. 마케팅의 효과지 싶다. 태평염전에서 간수를 안 뺀 소금은 20킬로에 만오천원이고, 간수를 뺀 소금은 10킬로에 만오천원이라는데.

1년 이상 묵혀서 간수를 빼야 불순물이 빠지고 쓴맛도 나지 않는 좋은 소금이 된다고 한다. 우리 친정에서는 소금에서 뺀 간수도 버리지 않고 보관했다가 두부를 응고시킬 때 쓴다. 요즘은 중국산 소금이 많기 때문에 김치를 담갔는데 맛이 이상하면 소금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함께 갔던 나의 제자 연서와 우리 아이들이 태평염전 사무실이 있는 뒷동산에 올라가서 염전을 내려다 보았다. 염전에 가는 것보다 학교에 안 가는 걸 더 좋아했던 우리 아이들이다. 공부는 안 하고 맨날 이렇게 놀아도 되는가 모르겠다. 

염전에 다녀온 아들이 체험 학습 보고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란에 쓴 말이 걸작이다. "소금이 짜다는 사실을 알았다." 도대체, 그 전엔 소금 맛이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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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해 가족여행으로 보물섬 다녀오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1-06 16:47 
    아이들이 크면 가족여행도 힘들다. 머리 컸다고 억지로 끌고 가는 것도 안 먹히니 가족사진 찍기도 힘들고. 그래도 올해는 가족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겼으니 운수대통 할 조짐이 보인다. 퇴직하고 사진에 취미 붙인 큰시숙님 덕분에 가끔 집안 행사가 있을 때 가족여행의 호사를 누린다. 새해 첫날 신안 해저유물을 건져올린 증도, 일명 보물섬에 콘도 예약했으니 선착장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숙박과 먹을거리 책임져주는 1박 2일을 누리
  2. 저 떴어요 - 네이버의 힘을 느끼다
    from 소나무집에서 2009-01-10 12:34 
    혹시 알라딘이  망하는(이런 일이 발생하면 난 책 살 데가 없어용!) 날이 올지도 몰라 네이버에 블러그를 만들어놓고 중요 페이퍼만 올려놓곤 했어요.   그런데 한 번도 신경 쓰지 않은 방문자수가 어제 오후 천 명대가 넘어가 있는 거 있죠. 이게 뭔 일이냐 싶어 확인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쪽지가 와 있더라구요.  안녕하세요, 이야기맨입니다. 네이버 오픈캐스트 ''생활의 발견(
 
 
순오기 2009-01-06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쓴 보물섬에 요걸 첨가하면 최고의 여행지가 되겠군요.^^
먼댓글로 연결합니다~~~~

소나무집 2009-01-06 17:1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여행지랑 겹치는 곳이 많아 다 빼고 염전 이야기만 했어요.

BRINY 2009-01-06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이 가신 섬과 같은 섬이었군요. 인구는 적어도 면적은 넓은 섬인가봐요. 저렇게 끝없이 펼쳐진 염전이라니, 20년전에는 경기도나 충청도쪽 서해안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소나무집 2009-01-07 23:11   좋아요 0 | URL
글쎄 넓기는 엄청 넓더라구요.
겨울이라 소금 구경을 못해서 좀 아쉬웠어요.
친정이 있는 태안 근처에도 염전이 많이 있어요.

무스탕 2009-01-0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아무 생각 없이 꽃소금을 사다 먹었는데 이제 소금 살때 잘 살펴봐야 겠네요.
작년여름에 땅끝마을 다녀올때 염전을 봤어요. 소금 두 푸대 사다가 하나는 시댁에 하나는 친정집에 떨궜지요. 이건 현지에서 샀으니 100% 국산이니까 이걸로 김장하자! 하고요 ^^


소나무집 2009-01-07 23:09   좋아요 0 | URL
천일염이라도 1년 이상 묵혀서 간수를 빼야 좋은 소금이래요.
님, 해남에서 산 소금 간수 뺀 건지 확인해 보세요.
가격이 아주 쌌다 싶으면 생산한 지 얼마 안 된 햇소금일 거예요.

꿈꾸는섬 2009-01-0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안군 증도...소금 박물관 이런 곳도 있군요. 순오기님 보물섬과 함께 보니 좋으네요.

소나무집 2009-01-08 10:05   좋아요 0 | URL
여름에 아이들하고 함께 가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염전에서 소금 걷는 체험도 하구요.

프레이야 2009-01-0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금이 짜다는 사실을 알았다. ㅎㅎ
아이들 이 말이 진실인 것 같아요. 그전엔 짜다는 생각으로 짜다고 느꼈던 건지도
모르죠.^^ 좋은 페이퍼네요.

소나무집 2009-01-09 15:09   좋아요 0 | URL
헉~ 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지만
이렇게 솔직한 아들이 사랑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