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이 가져온 선물, 지도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 지음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3학년이 되면 아이들이 마을 지도 그리기를 하면서 지도에 대해 배운다. 덕분에 큰아이 때부터 지도에 관한 책을 몇 권 사서 보았는데 이 책은 어제 학교 도서관에 올라갔다가 발견했다. 서가 앞에서 몇 장 넘겨보다가 옛지도를 보는 재미가 있길래 빌려 가지고 왔다.   

옛날 서양 지도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럽 사람들이 상상해서 그린 아름다운 지도, 새로운 땅을 찾아나서기 위해 그린 탐험 지도, 지도를 만드는 방법, 지도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옛지도의 모습이 지도라기보다 한 편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이 책에 나온 지도 중 고아 지도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지도 속에 산은 물론 도시, 배, 원주민, 동물들의 모습까지 다 그려져 있어 당시 모습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유럽인들은  처음에 지도를 상상해서 그렸다. 자기들 마음대로 중심에 유럽을 놓고 주변에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배치했다. 그 지도 안에 성경이나 신화에 나오는 그림을 그려넣어 자신들의 세계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지도를 그리게 된 건 탐험가들이 바닷길을 찾아나서면서부터였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콜럼버스나 마젤란 같은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식민지를 찾아 나서면서 점점 지도가 발전하게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자 모양으로 그린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지도는 우리 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떻게 사자 모양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냐고 하길래 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 모양으로 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상상이라고 말해 주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특이한 지도 중에는 별자리 모양 지도랑 사람 모양의 영국 지도도 있다.  

동양에서 지도가 늦게 제작된 이유는 전쟁에 이용당할까 봐 함부로 만들지도 않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도를 늦게 만들었기 때문에 더 서양 사람들 중심의 세계사가 된 건 아닌가 싶어 아쉽기도 하다. 동양의 지도 소개란에 눈에 익숙한 <혼일강리역대구도지도>랑 <한양도성도>가 나와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지도를 배우는 초등 3학년 이상에게 권하고 싶은 지식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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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3-25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전에 보았는데 다시 보니 새롭네요

소나무집 2009-04-02 14:24   좋아요 0 | URL
님이 쓰신 리뷰 읽어보고 왔어요.
 

결국 남편 덕분에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다. 남편은 미국 가기 전부터 함께 가자고 권유했지만 난 '그럴 돈이 어디 있냐'며 단칼에 잘라버렸다. 남편의 경비야 회사에서 나오지만 우리 세 식구 비용은 고스란히 내 부담인데 세 사람 비행기표 값만 해도 우와! 소리가 저절로 나올 판이었으니 난 미국 여행에 아무런 미련도 아쉬움도 없었다. 내 팔자에 미국 여행은 무슨 하면서.

여행 결심하기. 그런데 미국에 간 남편이 전화를 할 때마다 나를 꼬셨다. 돈 생각 하지 말고 무조건 들어 오라고 했다. 이런 기회가 또 오겠냐, 나중에 돈 모아 봐야 쓸 데 따로 있다, 늙어서 여행하는 것보다 젊어서 여행하는 게 더 남는다, 등등. 작년 가을 아파트 중도금이랑 세금이랑 맞추느라고 정말 여윳돈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형편이어서 내 머리 속이 더 복잡했다. 하지만 끈질긴 남편의 "돈보다 중요한 것들 운운~~ " 에 넘어가서 적금 미리 땡겨 받았다 생각하고 확~ 가기로 결정을 했다. 이렇게 결심하는 데만 한 달 정도는 걸렸던 것 같다. 

여행을 위해 할 일들. 결심을 하고 나니 할 일이 마구 마구 생겼다. 비행기표 예매, 여권 만들기, 비자 신청, 여행지 공부하기... 해외 여행이라고는 신혼 여행으로 사이판 다녀온 게 전부다. 그러고 보니 사이판도 미국이네. 사실 신혼 여행은 여행사에서 알아서 일처리 다 해주었으니 그냥 잘 따라다닌 기억밖에는 없다. 그나마 그때 만들었던 여권마저 연장 기한을 넘기는 바람에 말소되었으니 다시 만들어야 하고. 

비행기 표 예매하기. 남편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당연히 남편의 몫이었고, 난 따라다니기만 했을 것이다. 결혼하고 12년, 지금까지 밖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일은 대부분 남편이 처리했기에 비행기 표 하나 예매하는 데 그렇게 많은 정보와 에너지를 쏟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직항이냐 경유냐, 왕복이냐 편도냐, 출발 시간이 언제냐, 어떤 항공사냐, 몇 개월짜리냐, 며칠 전 예매냐에 따라 비행기표의 가격이 두 배가 될 수도 반값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리고 출발할 때 이미 끊어놓은 남편의 티켓까지 우리 일정에 맞춰서 변경하는 임무까지 수행하다 보니 티켓 결정하고 예매하는 데 일주일 이상 걸렸다. 수많은 나의 전화에 늘 친절하게 응대해준 *항공사 직원이 너무 고맙다. 

여권 만들기. 제일 먼저 여권을 만들어야 했는데, 봄방학 때 3박 4일 다녀간 친구네 접대에 피곤했는지 입술이 부르트고 뽀류지가 나서 사진을 못 찍었다. 그거 대충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다 보니 여권 신청이 늦어지고 말았다. 완도군청 민원실에 신청한 지 11일 만에 여권이 나왔다. 다른 동네에서는 신청하면 금방 나온다는데 이곳은 항상 완도 타임 플러스를 해야 한다. 아마 다른 지역보다 4~5일은 더 걸린 듯하다. 작년부터 전자 여권으로 바뀌었는데 유효 기간이 어른은 10년, 어린이는 5년이다. 비용은 어른 55,000원, 어린이 47,000원. 어린이 여권을 만들 때는 읍사무소(동사무소)에서 뗀 기본증명서랑 가족관계증명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전자 비자 신청하기. 남편은 미국 정부의 초정으로 가는 거라서 미국 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를 하고는 정식 비자를 받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미국도 무비자 관광이 가능하다고 해서 우리는 당연 여권하고 비행기표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처럼 생각하고 비행기 타러 갔다가 미국 못 간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미국 전자비자 신청 사이트(https://esta.cbp.dhs.gov/esta/esta.html?_flowExecutionKey=_c62135A55-C286-5BC4-5164-1B5038A7520A_k92295272-FD9F-4754-FE70-7654E9EA3962)에 들어가서 전자 비자를 신청해서 미리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고맙게도 한국어 서비스를 해주고 있어서 무사히 전자 비자를 신청했고, '허가 승인(Response)'을 받았다. 혹시 잘못 입력해서 거부당할까 봐 얼마나 벌벌 떨었는지... 하지만 해보니 별 거 아니었다. 여행사에서 대행해주면 수수료를 따로 받는다고 하니 돈 벌었다. 

걱정거리. 4월 13일에 출발하니 아직 한참 남았지만 걱정이 많다. 그중 가장 큰 걱정이 미국 LA 공항 입국 심사다. 방학이 아닌데 아이들 데리고 입국하다 의심받아서 거부당한 사례가 많다고 한다. 눌러 앉아서 학교를 다니거나 영어를 배우는 한국 아이들이 많아서 특히 의심을 받는다는데, 나야 찔리는 거 하나도 없지만 혹시 질문 받았을 때 '남편이 와 있어서 어쩌구 ~ ' 하면서 좔좔 말할 영어 실력이 안 되니 걱정이다. 

고마운 남편.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정말 배우는 게 너무 많다. 가끔은 남편이 아쉽기도 했지만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하게 살아왔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을 빌어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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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3-24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잘 되었네요 그래요 이번 기회에 온 가족이 함께 미국여행을 하니 얼마나 좋아요.
멋져요. 님
리뷰도 아주 자세해서 미국 여행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겠어요

소나무집 2009-03-25 09:20   좋아요 0 | URL
좋긴 한데 처음 하는 여행이라 걱정도 많답니다.

프레이야 2009-03-2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러워요^^

소나무집 2009-03-25 09:21   좋아요 0 | URL
님은 해외 여행 많이 다니시잖아요.
다음 여행지는 미국으로...

무해한모리군 2009-03-2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

소나무집 2009-03-25 09:21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전호인 2009-03-2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되셨네요.
너무 두려워 하실 것 없습니다.
거기도 사람사는 세상이니 말이 않되도 바디랭귀지도 있는 데요 뭐.ㅎㅎ
철저히 준비하셔서 즐거운 여행될 수 있도록 하세요.
아자아자. ^*^
얼래리 꼴래리 소나무님이 신랑보러 간데요.

소나무집 2009-03-25 09:23   좋아요 0 | URL
참내 전호인님도 얼래리 꼴래니라니요...
남편 그늘에 묻혀 산 세월이 길어서 제가 뭐든 알아서 하려니 두렵네요.
즐거운 여행 하려고 요즘 열공중이에요.
미국이 보일려고 해요.

무스탕 2009-03-24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곡차곡 준비 잘 마치고 비행기 띄우기만 하면 되는군요 ^^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거에요.
얼마나 머물다 오실건가요? +_+

소나무집 2009-03-25 09:26   좋아요 0 | URL
사실 5학년인 딸내미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영어도 네가 더 잘하니까 입국 심사 때 대답할 말 알아서 준비하라고 했어요.
4월 13일에 나가서 5월 1일 들어와요. 그러니까 한 18일 정도 되나 봐요.

라로 2009-03-25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엘에이로 먼저 가시는군요~.^^
넘 걱정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4월 13일이면 얼마남지 않았네요~.
엘에이에 있는 제 딸아이가 보고싶어지네요~.흑

소나무집 2009-03-25 09:28   좋아요 0 | URL
라스베가스로 하려다 남편 일정을 변경하는 게 쉽지 않아서 LA로 바꿨어요. 덕분에 LA 구경도 하게 생겼네요.

순오기 2009-03-2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직접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깨닫는 것도 많지요~~ ^^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돈만 있으면 되는 세상이라지만 돈이 있어도 못하는 사람 많아요. 님의 미국행은 정말 남편 잘 만난 덕이네요. 부러워요~~~ ^.~

소나무집 2009-04-02 14:31   좋아요 0 | URL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다하다 보니 여행의 참맛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결단을 잘 못 내리는 성격인데 이런 땐 남편이 도움이 돼요.
뒷생각 안 하는 사람이라 일단 확 질러버리거든요.
순오기 님, 진짜 돈 없는데도 미국 가는 걸 보면 돈이 아니라 생각의 차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요.
 
아이들이 스텔라처럼 회사를 세운다고 할지도
13살의 경제학, 돈은 이렇게 버는 거야 1218 보물창고 2
게리 폴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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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아이들에게 경제 개념을 가르쳐주는 동화책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경제 관념을 심어주고 효율적인 돈관리를 유도할 수 있어서 나도 가끔 경제 관련 책을 읽히곤 했다. 내가 워낙 경제 관념에 느슨하다 보니 아이들은 그렇게 살지 말았으면 싶은 마음도 있었고. 

두 아이가 서로 돌려가며 몇 번씩이나 읽기엔 나도 기대를 잔뜩 하고 책을 읽었다. 할머니에게 열세 살 생일 선물로 받은 잔디깎기 기계 덕분에 빈털터리 소년이 부자가 되어가는 이야기였다. 정말 운이 좋은 소년의 이야기였다. 우선 동네에 잔디밭이 넓은 이웃이 아주 많았고, 전에 잔디를 깎던 사람이 고객과 바람이 나서 도망을 갔고, 아무런 조건 없이 돈을 투자해주는 아널드 아저씨를 만났고, 잘못 투자한 덕분에 힘센 권투 선수를 만날 수 있었고, 거래 처리가 잘못 되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고... 정말 행운의 연속이다.

하지만 나는 열세 살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좀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가장 흥미 있어 한 부분은 빈털털이 아이가 부자가 된 부분이었다. 잔디깎기 소년이 부자가 되는 과정 속에 들어 있는 경제의 흐름보다는 부자가 된 것 자체만 부러워하며 자신들에게 그런 행운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의 개념을 땀 흘려 일한 대가가 아닌 행운이 가져다 준 선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에 반듯이 부모가 함께 읽고 아이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책제목에도 있듯이 열세 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아직 경제 관념이 성립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에 요행이 아닌 정말 바람직하고 모범적인 경제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잔디 깎는 기계가 가져다준 행운은 실제로 아이들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특히 주식 투자에 대한 부분과 권투 선수가 폭력을 쓰는 부분은 아이들에게 가르치기에는 너무 비상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시작은 잔디를 깎는 노동이었지만 결국 소년을 부자로 만들어준 것은 주식 투자였다. 처음 투자한 40달러가 점점 늘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너무 비약적이어서 주식 투자를 아주 간단한 투자 방법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부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주식 투자를 도와주던 아널드 아저씨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경찰보다 주먹이 먼저인 권투 선수(소년이 후원하는 선수임)를 불러 폭력을 쓰게 한 장면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법보다 주먹을 쓰는 사람을 더 든든해할 정도로 미국 사회가 헐렁했나?

경제의 흐름을 크게 이해할 수는 있지만 경제 원리와 경제 용어 몇 가지를 익히기 위해 읽기엔 너무 흥미 위주로 이끌어가서 정말 2% 부족한 책이었다. 꼭 부모가 함께 읽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말도 들려주길. "얘들아, 돈을 꼭 이렇게 벌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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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03-2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룡소에서 나온 <만화광 스텔라 게임 회사를 차리다>와 비교하며 읽으며 더 좋을 것 같다.
 
작가가 될거야! 이야기 보물창고 14
헬렌 레스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수업을 하면서 만나는 아이들 중에는 글을 잘 쓰는 아이도 있고, 못 쓰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잘 쓰는 아이들은 늘 선생님 말에 귀를 귀울이고 열심히 쓰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잘 못 쓰는 아이들은 자신은 원래 글을 못 쓴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고, 잘 써 보려는 노력도 안 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 책을 보는 순간 노력을 안 하는 그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작가도 처음부터 글을 잘 썼다거나 작가를 꿈꾸었다면 내가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그리 간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힘들게 시작을 했고, 글을 잘 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작가는 처음부터 글을 잘 썼을 거라는 편견도 깰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학교에 가기 전에는 해독할 수 없는 그림 문자를 써서 엄마에게 주었고, 학교에 가서는 거꾸로 글씨를 쓰는 바람에 거울 글씨 작가가 되었던 아이.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되었다.  

서커스 단원을 꿈꾸던 아이는 학교 선생님이 되었고, 어린 시절 한 번도 꿈꾼 적이 없는 작가까지 되었다. 글쓰기를 세상에서 가장 힘들어하던 아이가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아주 솔직하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습작 시절 작가는 최고라고 생각하면서 쓴 작품을 출판사에 보냈다. "내 책을 출판하게 되다니 운이 좋은 사람들이군." 하지만 요건 모든 초보 글쟁이들의 착각일 뿐.



첫번째 작품으로 대박을 내는 작가는 거의 없다. 이 작가도 출판사에 작품을 보낼 때마다 거절을 당했다. 거절당할 때마다 절망을 느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글솜씨가 늘었고, 드디어 진짜 작가가 될 수 있었다.  


이 그림을 보면 작가들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멋진 낱말들을 딱 맞는 순서대로 늘어놓고 얏! 하고 외치면 훌륭한 책이 되어 나올 거라고.  


하지만 작가가 아닌 사람들이 한 줄의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듯  작가들도 고민을 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교실에서 했던 고민을 똑같이 한다고 고백한다. 

이야기를 쓰는 일은 너무 너무 힘들 때가 많아요! 때로는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고, 중간에 이야기가 막히는가 하면, 제목을 무엇으로 정해야 할지 모르겠고, 편집자의 도움말에 따라 글을 고쳐야 하는 것도 어렵고, 연필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내가 왜 이야기를 쓰고 있는지 갈피를 못 잡고, 내가 아주아주 절망적인 기분에 빠지기도 해요.(23쪽)


작가가 사인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왼쪽 유명 작가 앞에는 많은 아이들이 줄을 서 있고, 오른쪽 새내기 작가 앞에는 아무도 없다. 둘 중 이 책을 쓴 작가는 누구일까? 작가가 되어서 기대에 부풀어 처음 사인회를 했을 때 작가의 마음이 어땠을지 이 그림 하나에 다 들어 있다.   

글쓰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을 하다 보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줘서 정말 마음에 든 책이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저학년 아이들에게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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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잎싹 2009-03-30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었어요.^^

소나무집 2009-04-02 14:32   좋아요 0 | URL
그죠. 이 책 두고 두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어요.
 

지난 주에 아이들 학교에서 반장 선거가 있었다. 앞으로 나서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딸을 컴컴한(?) 방으로 불러 후보에 안 나가면 한 학기 용돈도 없다는 말로 협박을 했다. 내가 이렇게 나쁜 엄마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딸의 이중 생활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옛어른들 말씀에 '횃대 밑에서 호랑이 잡는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우리 딸이 그랬다. 집에서는 왕수다꾼 노릇 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선생님 눈에 벗어날 행동이나 언사를 지나치리만치 삼가하니 선생님한테 이름 불릴 일이 없는 모범생이다. 어찌 보면 투명 인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딸아이의 경우 학년이 바뀌면 선생님과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가장 먼저 사라져 버리는 스타일이다. "그런 얘가 있었나?"

얼마 전 같은 반 친구들이 집에 와서 던진 말 때문에 더 충격이었다. "선우는 학교에서 거의 말도 안 하고 책만 읽어요." 와, 정말 싫다. 나는 딸내미가 선생님한테 걸리기도 하고 다양한 추억거리도 만들어가길 바라는데 완전 내숭 떨며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게 확실했다. 그래서 내린 처방이 반장 후보에 나가는 거였다. 하지만 우리 딸이 내린 결론은? 용돈 같은 거 안 받아도 된다며 그 날 아침 가쁜한 기분으로 학교에 갔다.  

반면에 아들은 반장 후보에 나간다고 할까 봐 아이 앞에서는 반장 이야기 같은 건 꺼내지도 않았다. 아들의 후덕하지 못한 성격 탓에 후보에 나간들~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은 엄마의 바람을 무시하고 세 번이나 후보(회장 후보는 안 나갔는데 그 이유가 회장은 회의 진행을 잘 해야 하는데 자기는 말을 약간 더듬기 때문에 자격이 안 되는 같아서였단다.)에 나갔다가 죄다 미끄러지고 왔다. 마음속에서 치솟는 '그러게 그걸 왜 나가'라는 말을 꾹 참고 비록 떨어지긴 했지만 '후보로 나간 너의 용기가 대단하다'며 과장까지 섞어 칭찬을 해주었다. 

아들이 여기서 이야기를 끝냈다면 난 이런 글을 쓸 마음이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야기가 다 끝난 줄 알고 아들 곁을 떠났는데 중얼중얼 등 뒤에서 들리는 말이 있었다. "엄마, 마지막 부반장 투표할 때 갑자기... 코끝이 찡했어요. 그리고 갑자기... 눈물이 찔끔했어요." 오우,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코끝도 찡해지고 말았다. 반장 부회장 다 떨어지고 마지막 투표 순간이 되니 또 떨어지면 어쩌나 싶어 나름 걱정도 되고 속상한 마음도 들었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돌아서서 또다시 눈물을 머금고 있는 아들을 정말 꼭 안아주었다. 

한참 아이의 속상했던 마음을 들어주고 왜 반장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아들은 반장이 되면 자신이 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반장은 공부도 잘 해야 하고, 친구들도 잘 도와줘야 하고, 말썽을 피워도 안 되기 때문에, 자기도 그런 아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더듬더듬 이런 말을 늘어놓는 아들이, 늘 어리고 믿음직스런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는데 갑자기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그래서 까칠한 너의 성격을 고치고 친구들을 배려해주다 보면 2학기 때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아들과 딸이 꼭 반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극성을 떠는 엄마는 아니다. 앞으로도 그저 아이들의 선택에 맡기고 지켜볼 생각이다. 혹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받는 상처가 있다면 그로 인해 더 단단한 아이가 되길 바라면서. 

반장 선거를 치루는 두 아이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 학창 시절 단 한 번도 반장 부반장 같은 거 해본 적 없는 내가 고3까지 한 번도 안 빼놓고 반장을 한 남편을 만나 잘 살고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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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3-1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반장. 서울 반장선거는 돈으로 치루는 거 같아요. 옆지기님 아주 멋지네요. 우리 태은이도 선우처럼 될 가능성이 엿보여요

소나무집 2009-03-19 13:25   좋아요 0 | URL
태은이는 클려면 아직 멀었는데 벌써 그런 생각을 하시다니...

라로 2009-03-1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받는 상처가 있다면 그로 인해 더 단단한 아이가 되길 바라면서.--->이말 정말 멋진말씀이에요!!!!
더 단단한 아이가 되가는 걸 지켜볼 강한 마음이 없는겐지 전 정말 노심초사랍니다.
2학기엔 정말 좋은결과 있을거에요!!!^^

소나무집 2009-03-19 13:26   좋아요 0 | URL
저도 마음속에선 반장 좀 해보지 하는 마음이 많이 잇어요. 그런데 딸아이의 경우 반장의 역할 자체에 별 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4학년 때의 경우 선생님 심부름은 반장 아닌 지가 더 많이 했다면서...

프레이야 2009-03-18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학교 다닐때 늘 반장이나 부반장을 했어요.
우리집 작은딸(5학년)이 이번엔 반장선거 후보로 나가지 않을거라고 해서
약간 의외였어요. 늘 제가 말려도 나가선 부반장 되어오곤 했거든요.
아이들은 다 자기 생각이 있을테니 전 조금도 간섭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소나무집님 마음은 이해된답니다.^^

소나무집 2009-03-19 13:28   좋아요 0 | URL
님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반장의 권력이 대단했는데...
저도 아이들 하기 싫은 거 억지로 시키는 엄마가 아니다 보니 어떤 땐 그런 성격 때문에 아이들이 더 기회를 잃고 있는 건 아니가 싶기도 해요.

꿈꾸는섬 2009-03-1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장이든 부반장이든 자기 할 나름인 것 같아요. 아직도 세월은 많고 아이들 스스로 결정해서 해나간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아드님의 말에 정말 꼬옥 안아주고 싶네요. 코 끝도 찡해오구요.

소나무집 2009-03-19 13:29   좋아요 0 | URL
님도 현준이 학교 가면 지금 마음하고는 달라질지도 몰라요.

세실 2009-03-1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님과 같은 생각으로 아이들을 반장선거에 내보냈답니다.
특히 보림양은 착하긴 한데 조용한 모범생 이었거든요.
보림양 부반장 몇번하고 반장 딱 한번 하더니 힘들어서 싫다고 합니다.
규환군은 한번 하더니 권력의 맛(?)을 알았는지 계속 합니다.

소나무집 2009-03-19 13:30   좋아요 0 | URL
딸은 정말 꼭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싶은데 절대 안 하겠다네요. 제 생각에 공부도 잘하고 상도 많이 받아오는 얘라 나가는 될 것 같구만 그래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