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리에서 - 나희덕

  

모난 돌은 하나도 없더라
정 맞은 마음들만
더는 무디어질 것도 없는 마음들만
등과 등을 대고 누워
솨르르솨르르 파도에 쓸리어가면서
더 깊은 바닥으로 잠기는 자갈들
그렇게도 둥글게 살라는 말인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
안개는 출렁거리지 않고도 말한다.
저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조각배는 뭍에 매어져 달아나지 못한다.
묶인 발을 견디며 살라는 말인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
타오르지도 녹아 흐르지도 않는 안개 너머로
막막한 어둠의 등이 보이고
종일 돌팔매질이나 하다 돌아가는
내가 거기 보이고
                         -  창비 시선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에서

  *** 정도리 구계등은 내가 완도에 살면서 가장 많이 가 보았고,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헤아려 보니 3년 가까이 사는 동안 40번은 간 듯. 누구나 그곳에 가면 시인이 되는 곳, 정도리는 그런 곳이다.  

***  그런데 난 왜 아직 시를 못 쓰고 있지? 그렇게나 많이 갔으면서...


추석날 다음 날 정도리에서 찍은 사진.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같은하늘 2009-10-16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가족사진이 너무 단란합니다. 딸, 아들이 부러워요~~^^

소나무집 2009-10-16 07:09   좋아요 0 | URL
딸이 5학년인데 엄마 마음을 엄청 잘 알아줘요.
그래서 딸 낳은 보람을 느끼는 날이 많아요.

순오기 2009-10-2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가봤으니 이제 '솨르르솨르르' 소리도 알아요.
너무 좋았어요~~ 벌써 그 소리가 그리워요.^^

소나무집 2009-10-25 08:09   좋아요 0 | URL
뭐든 겪어봐야 100% 이해가 되는가 봐요.
전 가까이 있어도 늘 그리워요.

찌찌 2009-10-30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도리" 완도에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저도 명색이 고향이 전라도인데... 여름방학때 한번 가보고 싶어요. 소나무집님은 참으로 긍정적으로 열심히 사시네요. 겁나게 좋아 보인당게요~
 
너랑 놀아 줄게 맹&앵 동화책 1
김명희 지음, 이경하 그림 / 맹앤앵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짝꿍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물론 짝꿍에 대한 몇 가지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마음에 안 들었던 짝꿍에 대한 추억들뿐이다. 공부 못하는 아이, 지저분했던 아이, 늘 냄새나는 도시락 반찬을 싸왔던 아이, 지각을 밥먹듯 하던 아이... 책상에 줄을 박박 그어가며 외면했던 그 시절 짝꿍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짝이 바뀌는 날마다 불만을 토해내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요즘 아이들도 좋은 짝보다는 싫은 짝에 대한 기억을 오래 간직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우리 딸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짓만 골라서 하는 지금 짝꿍에 대한 불만이 참 많다. 하지만 내가 그랬듯이, 어른이 되어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친구들은 바로 이런 짝꿍이라는 걸 아직은 모르겠지?    

난 이 책을 읽는 내내 공주처럼 자라서 모든 게 완벽한 주인공 연지보다는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할머니와 힘들게 사는 진성이의 마음을 따라다녔다. 좋아하는 짝꿍 연지와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을 한 번도 드러내지 못하다가 아파 눕고 나서야 한 장의 그림 속에 그 마음을 담는 아이.    


 

요즘 나오는 동화에서 어려운 가정 환경이지만 늘 밝은 모습으로 공부도 잘 하는 아이를 만난 게 처음이지 싶다. 그래서 더 좋았다. 가난한 집의 아이들도 속이 깊고 공부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참 좋았는데, 그런 진성이를 결국 하늘 나라로 보내다니...  

진성이가 하늘 나라에 가 있는 엄마 아빠에게 쓴 편지를 읽다가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는데, 그 눈물이 다 마르기도 전에 진성이를 하늘 나라로 보내야 했다. 연지가 같이 못 놀아준 걸 후회하면서 가슴 아파한 것 만큼이나 나도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불쌍한 진성이를 하늘 나라로 보낸 작가에게 "왜 그랬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진성이가 떠난 후에야 진성이의 처지와 마음을 이해하고 후회하는 연지, 아이들 마음에 연지처럼 하고 싶은 말을 미처 하지 못한 것, 해야 할 말을 그때 하지 못한 것, 꼭 전해 주고 싶은 것을 전해 주지 못한 것, 그때 같이 놀아 주지 못한 것, 그건 정말 아주 많이많이 미안한 일(본문 84쪽)이라는 사실을 아로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좀 미운 짝꿍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었으면...

맑은 수채화로 그린 그림이 글과 어울려 아름다운 동화로 기억될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같은하늘 2009-10-16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프지만 아름다운 동화군요...

소나무집 2009-10-16 07:10   좋아요 0 | URL
네. 황순원의 <소나기>가 생각나는 그런 동화였어요.
 
창비에서 온 책선물이 몇 권인지 세는 중~

창비좋은어린이책 독후감상문 대회에 응모해놓고도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발표가 이미 다 끝났나 보다 했다. 속으로 우리보다 더 잘한 사람들이 있었나 보네 하면서도 창비 홈피 한 번 들어가 보지 않은 무심함. 그런데 오늘 다된 저녁에 순오기 님한테 문자가 왔다. 우리집이 가족 부문 대상이라고. 정말 너무 좋으면서도 깜짝 놀랐다. "순오기 님, 알려줘서 고마워용~"

방학이 끝나갈 무렵 이틀에 걸쳐 가족 신문을 만들었는데 마무리하던 날 딸아이는 새벽 3시까지 안 자고는 표지를 만드는 열성을 보였다. 난 너무 졸려서 대충 하라고 잔소리하다가 졸고...  그러니 이 모든 공을 딸아이에게 돌려야 할 듯.     

  

 

<열려라, 뇌!>를 읽고 가족 신문 만들기. 

종이는 실제 신문 사이즈의 하드보드지였고, 표지 포함 모두 다섯 장이다. 


표지.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 그림을 그려넣었는데 우리 얘가 더 귀엽게 그렸다.


제목을 그냥 매직으로 쓰라니까 잡지책을 오려서 이렇게 잘라 붙이느라고 한 시간이나 걸렸다.  


1면. 뇌모양의 말풍선에 우리 가족을 소개했다. 내 주문은 딱 한마디! 꼭 뇌에 관한 이야기를 쓸 것! 그리고 일곱 살 때 제주도 할머니네 집 옥상에서 떨어져서 뇌출혈이 생겨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력이 있는 아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구만... 뇌의 역할도 마인드맵으로 그려보니 훨씬 알아보기 쉬웠다.


2면. 잡지책에서 참고한 천재들의 두뇌훈렵법을 기획 기사로 싣고, 선우의 뇌가 하루를 보내고 쓴 일기를 공개했다.  


3면. 신문에 만화와 날씨는 기본이니까. 기억상실증에 관한 만화와 가족들의 뇌 날씨를 예보했다. 요즘 개그 프로그램(난 한 번도 본 적 없지만)에서 유행하는 뇌의 생각 알아보기를 우리 가족에게도 해봤다. 그리고 신문에서 광고는 필수, 그렇다면 당연 <열려라 뇌!>를 광고해야지!


마지막 4면. 사실 처음엔 딸아이가 어린이 부문에 공모를 하겠다고 원고지에 독후감을 썼더랬다. 그러다가 내가 가족 신문을 만들면 어떨까 하면서 시작했고, 독후감을 이용해서 신문 한 면을 더 추가하게 된 것.  

미리 경축까지... 너무 속보였나? 꼭 당선되길 바라고 한 건 아닌데 어쨌거나 당선이 되어서 너~무 좋다. 순오기 님 연락받고 급하게 올리느라 정신없다. 


댓글(22) 먼댓글(1)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소나무집 가족, 창비 독서감상문대회 가족대상 먹었어요!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0-10 23:01 
    제14회 창비 독후감상문대회 당선작이 발표됐는데 소나무집님 가족 대상을 받았기에 널리 소문냅니다. 모두 축하해 주실 거죠? 짝짝짝~~~ 책을 읽은 느낌을 글과 미술작품으로 뽐내는 어린이들의 잔치 ‘창비 어린이 독후감 공모’가 14회를 맞아 ‘창비 좋은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책 읽는 가족, 책 읽는 선생님 들을 위한 독서감상문 대회에, 어린이책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응모해주셨습니다. 총 4부문1,4
 
 
행복희망꿈 2009-10-0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순오기님 글 보고 왔어요.
집에 경사가 났겠네요.
행복한 여행도 되고, 좋은책도 많이 읽으시길 바래요.

소나무집 2009-10-10 18:15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너무 좋아서 저녁 내내 흥분 상태였답니다.
책선물 준다니까 너무 좋아요.

miony 2009-10-09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따님이 재간동이로군요.^^
아마도 모전여전이겠죠?

소나무집 2009-10-10 18:16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저보다 딸아이가 아이디어가 넘쳐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한마디 하면 바로 나오는 센스가...

꿈꾸는섬 2009-10-09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너무 멋져요. 축하드려요.^^
잡지책을 오려 글씨를 쓸 생각을 하다니 정말 아이디어가 좋아요.
게다가 꼼꼼하게 잘 만든 신문이네요.

소나무집 2009-10-10 18:17   좋아요 0 | URL
잡지 오려서 제목 꾸미는 건 순전히 딸아이 생각이었어요.
너무들 칭찬해주니까 좀 부끄럽네요.

같은하늘 2009-10-0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가족과 순오기님 페이퍼에서 보고 축하드리러 달려왔어요.^^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여행하시고 재미난 책도 보구 참 좋네요...
저도 초등1학년인 아이와 함께 해볼까 하다가 성질 버릴것 같아서
아이가 좀 더 크면 해보려고 포기했었는데...ㅎㅎㅎ

소나무집 2009-10-10 18:18   좋아요 0 | URL
님, 반가워요.
이렇게 달려와줘서 고마워요.
책가족이랑 닉네임이 달라서 헷갈렸어요.
하지만 이젠 알겠네요.
님도 내년엔 꼭 도전해 보세요.

꿈꾸는잎싹 2009-10-10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네요.
정말 가족모두 수고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소나무집 2009-10-10 18:20   좋아요 0 | URL
하다 보니까 좀 힘이 들어서 딸아이랑 둘이서 이걸 왜 시작했냐며
한탄을 하기도 했어요.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넘 좋아요.

김미희 2009-10-1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우야 지우야 이제 완도가 아닌 인터넷세상에서도 이름을 올리는구나 많이 많이 축하하고 이모는 이런 조카들이 있어 정말 든든하다. 정말 축하해

소나무집 2009-10-10 18:20   좋아요 0 | URL
고마워.

순오기 2009-10-1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작 수상 소식을 알려준 순오기는 이제 축하 댓글 달아요~~
대단한 작품이네요. 역시 대상 받을만해요~ 짝짝짝!!
그제 서류 만드느라 날새워서 어제 일찍 잤는데도 아침에 애들 학교 안가니 늦잠 자고...
내가 올린 페이퍼에 먼댓글로 연결할게요.

소나무집 2009-10-12 12:37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마노아 2009-10-11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소나무님! 너무 훌륭한 신문입니다. 이걸 함께 만들어낸 가족들의 단란한 모습이 막 상상되어요. 부러움과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소나무집 2009-10-12 12:38   좋아요 0 | URL
만드는 과정이 좀 힘들다 보니
그리 단란하지는 않았어요.
서로 이걸 왜 시작했냐며 짜증도 내고 그랬거든요.^*^

2009-10-11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2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9-10-2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해요..넘넘 잘하셨어요..축하해요..
특히 공주님에게 큰 박수~~~!

소나무집 2009-10-26 10:34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역시 딸이 최고예요.--> 요 말은 울 아들에게는 비밀!!!

오월의바람 2010-02-18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상 받을 만 하네요. 저는 잘 못하겠는데요.축하드려요

소연 뿌*뿌* 2012-08-07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좋겠어요! 너무 부러워요
저는 못하겠는데요?어쩃든간에 정~말 축하드려용~!
 

완도 갈문리 해변에는 천연기념물 428호로 지정된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있다. 늘 지나다니면서 한 번도 들어가보지 않았는데 추석 연휴에 드디어 가 보았다. 

모감주나무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나무라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모감주나무는 무환자나무과에 속하는 수종으로 목란자(), 또는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 옛날에는 절 주변에 많이 심었는데 검은색의 단단한 씨로 염주를 만든다고. 요즘은 가로수로도 심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몇 군데 군락지가 있는데 그 중 완도 갈문리는 나무의 수령이 오래되고 나무가 474그루나 되어 규모가 다른 곳에 비해 크다. 해안 마을에 방풍숲으로 조성한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대규모 군락지를 형성하게 된 듯하다고. 




6~7월에 황금색 꽃이 피기 시작하면 노란색 비가 내리는 것 같다고 한다. 영어명이 Goldenrain tree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잎도 말라가고 있고 열매도 이미 다 떨어져버린 상태여서 나무가 그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지는 않았다.   


모감주나무뿐만 아니라 개비자나무, 고무말채 등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난대 식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모감주나무가 해변을 따라 1킬로미터 가량 죽~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은 개인 소유의 땅인데 완도군에서 보호 관리하고 있다. 현재 산책할 수 있는 나무 데크 공사를 하는 중.




꽃이 피면 장관이라는데 미리 못 가본 게 억울하다. 완도를 떠나면 시간 맞춰가서 볼 수도 없는데... 


벌써 이렇게 잎이 말라가고 있다. 단풍은 아니고 해풍에 시달리다 말라가는 것 같다.




세모꼴의 초롱 같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는데 길가에 떨어진 열매뿐이었다. 이 열매로 염주를 만들어서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꿈꾸는섬 2009-10-09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도의 기억은 술, 밤, 그리고 터미널뿐이라 다시한번 꼭 가고 싶은 곳이에요. 소나무집님 소개로 완도를 미리 둘러보네요.^^

소나무집 2009-10-10 18:14   좋아요 0 | URL
네, 한 번쯤 와 볼만한 곳이에요.
오시면 장보고기념관이랑 장도,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이랑 정도리 구계등,
완도수목원은 꼭 보고 가세요.
하루쯤 머물면서 산에 올라가보는 것도 좋고...
구석구석 다녀보면 정말 아름다운 곳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동네예요.

찌찌 2009-10-30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가 사는 포항에도 모감주나무가 자주 보이던데, 해풍을 맞고 자라는 나무라서 바닷가 마을에 잘 자라나 봅니다. 꽃은 소담스럽게 예쁘게 핀답니다.
 

추석날 늦은 아침을 먹고는 숙승봉에 다녀왔다. 숙승봉은 완도에 있는 오봉산(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라서 붙은 이름)의 한 봉우리다.  
저 뾰족하게 솟아 있는 곳이 바로 우리가 올라간 숙승봉이다. 완도의 산은 육지에 있는 산보다 낮은데 올라가다 보면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남편은 그 이유를 보통 산의 높이는 해발로 따지는데 완도는 바로 바다에서 산이 시작되기 때문에 해발이 고스란히 산의 높이가 되기 때문이란다.  


664미터의 상황봉은 오봉산 중 가장 높은 봉우리로 재작년 가을에 한 번 올라갔다 온 적이 있다. 만만치 않은 등산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잘 안 알려졌지만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권하고 싶은 코스다.


정오 무렵이었는데 산길이 아주 컴컴했을 정도로 동백나무랑 붉가시나무를 비롯한 난대 상록수가 울창하다. 그래서 겨울에도 푸른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상에 오르기 전 숲길 사이 뻥 뚫려 있는 곳으로 몇 발짝 옮겨보니 이렇게 멋진 풍경이...  


불목리 <해신> 드라마 세트장(신라방)도 한눈에 보이고.   


드디어 정상이다. 바위 끝에 앉아 있는 아들이 아슬아슬하네. 누군가 쌓아놓은 돌무더기도 예쁘다.


461미터 숙승봉을 알리는 표지석. 숙승봉(宿僧峰)은 스님이 누워서 자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상황봉에서는 제주도쪽 넓은 바다가 보였는데 이곳은 육지 사이의 바다와 작은 섬과 마을이 보이니 더 좋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면 믿을까?   

바다 위에 떠 있는 아기자기한 작은 섬들이 내가 다도해에 살고 있다는 걸 실감나게 해준다. 

 숙승봉에서 바라다 보이는, 대흥사를 품은 해남 두륜산. 하늘과 바다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판이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던지. 


바다 건너 멀리 보이는 마을은 다산초당이 있는 강진이다. 산에 올라오니 완도, 강진, 해남이 한눈에 다 보인다.  


숙승봉에 오로지 우리 가족만 있다고 신나하고 있는데 이 동네가 고향이라는 젊은 아저씨 두 분이 올라왔다. 덕분에 이렇게 가족 사진도 찍었다. 모자 그늘에 가려 표정을 알 수 없는 사진이지만...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 왕복 세 시간이 걸린 행복한 산행이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urnleft 2009-10-09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하네요. 저도 한국 들어가면 완도를 꼭 가봐야겠어요.

소나무집 2009-10-09 10:46   좋아요 0 | URL
완도는 아직은 정말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에요.
꼭 다녀가세요. 산에 오르면 완도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아요.

miony 2009-10-09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도 사람도 풍경이 정말 멋집니다.
롱다리 따님이 훌쩍 자란 것 같아보여요.

소나무집 2009-10-09 10:47   좋아요 0 | URL
아들도 딸도 정말 많이 컸어요.
완도의 아름다운 자연이 키워준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09-10-09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멋져요. 저희도 얼른 아이들 키워 산에 오르고 싶어요.^^

소나무집 2009-10-10 18:10   좋아요 0 | URL
우리는 작은 아이가 네 살 때쯤부터 산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이젠 아이들이 엄마보다 훨~씬 더 잘 올라가네요.
엄마는 늘 뒤에 처져서 헉헉대는 처지예요.

montreal florist 2010-01-09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로 아름다운 멋잇는 풍경이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