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홍수맘 > 오늘, 단호박 갈치조림은 어떨까요?

오늘은 "단호박 갈치조림"을 올려볼께요.

주재료: 홍수네 갈치(2~3토막), 단호박(1/6),  무(작은것 1토막),양파(1/2), 풋고추,대파(1/4)

양념재료: 고추장(1숟가락),고춧가루(2),간장(1),다진마늘(1),설탕(0.7),다진생강(조금),후춧가루(약간), 소금은(맘대로)


   1.재료들을 씻고, 단호박도 큼직하게 썰고, 양파도 큼직하게 썰고, 대파와 고추도 어슷하게 써세요.

 

 

 

 



  2. 냄비에 무를 깔고, 갈치를 올리고, 단호박,양파,고추,대파 다 올리고 --- 저희는 아이들 먹이려고 당근도 넣었어요.

 

 

 

 



  3. 만들어 놓은 양념장을 골고루 올리고, 물을(2컵정도) 붓고 ---- 원래, 멸치다시마 육수를 넣으면 더 좋은데 제가 좀 귀찮아서 ^ ^;;;;;

 

  4. 자작자작 이 상태에서 처음에는 센 불로놓고 팔팔 끓이다가(5분정도), 불의 세기를 중불이나 약불로 줄여서 뭉근하게 국물이 있게 조려 주세요.

 


 5. 완성된 모습.

 --- 약간 매콤하고 달달해서 저한테는 너무 좋았어요.  단호박도 너무 맛있었구요. 저희, 옆지기는 이런 요리에 소주가 빠질 수 없다고 후다닥 동네 슈퍼에 달려가 한라산 소주를 한병 들고 왔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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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두 달 넘게 바뀐 환경에 허우적대다가 요즘 좀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평안합니다.

2.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좋아합니다. 사실 좋아하는 것만큼 많은 독서를 하진 않아요.

 

3.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시끄러운 곳 싫어하고, 사람들 북적대는 곳을 싫어하다 보니 할 일이 책 읽는 것밖에 없던 걸요.


4.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오로지 나만을 위한 책은 겨우 두세 권이고, 나머지는 다 아이들 책이네요.


5.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아이들 성장에 따라 독서 취향도 변해가네요. 그림 동화에서 요즘은 글이 많은 동화책을 주로 읽어요. 


6. 
당신은 책을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책은 사람보다 낫다.사람들은 상처를 주지만 책은 그 상처를 치유해주잖아요.

 

7. 당신은 독서를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독서는 '모든 것'이다. 책 속에서는 내가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구할 수 있으니까.

8.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환경이 중요하겠죠. 너무 바쁘거나 독서 외에 놀거리가 많다면 책 읽을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 테니까요. 우리 느긋하게 살아요.

도서관도 그 환경 중에 끼네요. 먼저 살던 동네엔 도서관이 도립, 시립 두 군데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도서관은 큰 맘 먹고 가는 곳이 아니라 그저 지나가다 들리고, 공원에서 놀다가 불쑥 들어가서 책 보는 그런 곳이었죠. 아이들은 책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엄마들도 수다 떨고, 때론 선생님까지 만나게 되더군요. 한마디로 모든 소통이 도서관에 가면 다 이루어졌어요. 이런 도서관이 좀더 많아진다면 독서율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9. 책을 하나만 추천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유홍준 선생의 <화인열전>.  

 

 

 

 

 

 

10.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책은 우리 화가와 그림을 제대로 알게 해준 책입니다. 이 책 덕분에 윤두서, 심사정, 최북, 이인상을 새로이 알게 되었고, 김홍도, 정선, 김정희를 더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11.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당연히 책이죠. 제가 만화책을 안 좋아해서 읽지는 않아요. 하지만 요즘은 좋은 만화책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과 남편(아이들보다 만화를 더 좋아하거든요. 자기는 학교 가기 전에 만화책 보면서 한글 떼었다며 늘 만화를 예찬하죠.)에겐 잘 골라서 읽히고 있어요.


12.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문학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8 : 2 정도.

 

13.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쪽도 제가 별로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 그런데 요즘 판타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고 있어요. 상상력이 부족해서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남편의 말에 충격을 받았거든요. 소비라는 말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판타지와 무협지를 보며 생산(?)을 해내는 이들도 많을 텐데.


14.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니요. 한때 문학 써클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첫작품 들고 합평회 나갔다가 나이 많은 선배한테 된통 깨지고는 꼬리 싹 내렸지요.


15.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제 이름을 달고 책을 낸 적은 없지만 출판사 편집자 노릇을 여러 해 동안 하면서 유명한 분들이 책을 내는 건 많이 도와드렸습니다. 그것만으로 만족입니다. 요즘은 어떤지 몰라도 그땐 작가나 저자들이 편집자 없이 책 못 냈거든요. 형편 없는 원고 들고 와서 거의 다시 쓰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었죠. 이런 사람들이 큰소리는 더 쳐요. 자기 원고 고쳤다고.


16.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정말 많았는데(과거형입니다.) 박경리, 조정래, 한승원, 오정희, 박완서, 신경숙 등. 요즘은 아이들 책 보면서 로알드 달이 단연 1순위가 되었네요.


17.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아이들 속을 시원하게 해줘서(우리 딸이 그랬어요. 시원하다고)  고맙네요. 살면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이룰 수 없는 게 더 많은데 당신은 아이들의 소원은 무엇이든 이루어주시니 엄마나 아빠보다 훨씬 더 나은 분이죠!


18.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이걸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바톤을 넘겨주신 배꽃님 댓글 보니 자꾸만 미안한 생각에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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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1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님의 과거를 살짝 엿볼 수 있었어요. ^ ^.
유홍준님의 <화인열전> 챙겨봐야 겠어요. 워낙 책을 맛나게 쓰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

프레이야 2007-05-1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소나무집님도 문학써클 경력이 있으시군요. 역시^^
화인열전, 저도 챙겨갑니다. 근데 절판이네요.ㅜㅜ

아영엄마 2007-05-17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소나무님, 편집자 경력이 있으신 분이시군요. 어쩐지~.

치유 2007-05-1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그러셨군요..
의무감에 며칠 님이 힘드셨겠어요...
그냥 편안하게 생각하며 넘기셔도 되는것을요...그래서 소나무짐님이 더 좋아요..ㅋㅋ
느긋하게 살자는 8번 인텨뷰 너무 맘에 들어요..감사합니다..
님의 바람대로 곧 이루어지리라 믿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화이팅~!!

소나무집 2007-05-2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 <화인열전> 꼭 보세요. 아는 만큼 보인다니까요.
배혜경님, 제가 다시 찾아보니 반양장본 책이 또 있네요. 이건 절판 아니예요.
아영엄마님, 결혼과 함께 아듀했으니 그 일을 잊은 지 오래랍니다.
배꽃님, 힘들기는 뭘요. 님 덕에 이런 저런 생각도 하게 되어 좋았어요.
 
 전출처 : 프레이야 > [퍼온글] 빛의 화가 - 모네展


[빛의 화가 : 모네]

전시일정 : 2007년 06월 06일 ~ 2007년 09월 26일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본관2, 3층

 
 

전시회설명 :
오늘날 모네의 명성은 세계적이다. 인상주의 탄생의 주역이었으며 최후의 인상주의자로서 그 누구보다도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인상주의의 신념에 충실했던 그였기에, 미술사에 남긴 그의 족적은 모든 시대를 넘어서 지대하다.

본 전시는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 클로드 모네의 작품세계를 초기부터 말기에 이르는 시기별 대표작품을 통해 선보이는 국내 첫 회고전이다. 빛의 시대를 연 모네의 다양한 풍경 작품과 인상주의의 성서라고 불리는 모네 예술의 진수 <수련>을 통해 근대 미술사의 흐름을 살펴보고 그 주역인 모네 예술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20여 점에 달하는 <수련> 연작과 지베르니 정원의 풍경을 그린 작품들이 전시의 중심 축을 이룬다. 이들 작품 가운데 길이 3미터의 초대형 작품 두 점과 2미터 크기의 수련 작품들이 집중 전시된다.

이 전시는 연대기적 서술을 탈피하고 모네 예술의 단면을 손쉽게 이해토록 하기 위해 5개의 테마로 구성되었다.
모네 예술의 결정판이라 여겨지는 물위의 풍경: <수련>을 필두로 모네 작품의 주된 소재를 구성하는 초기부터 지베르니에 이르는 다양한 풍경을 그린 센느강과 바다, 모네의 삶의 반을 차지하면서 정원에 서식하는 다양한 수상식물과 풍경을 집요하게 그려낸 지베르니의 정원, 그의 가족을 그린 인물화로 구성된 가족의 초상, 그리고 모네의 눈에 비친 유럽의 풍경을 담은 유럽의 빛이 주된 구성이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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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숙제로 가족신문을 만들었다.

사실 다 만들어놓고 보면 별것도 아닌데

글 쓰고 꾸미는 데 무려 다섯 시간이나 걸렸다면 믿을까?

신문의 이름을 정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는데

딸아이가 "팔랑팔랑 뉴스는 어때?" 하는 바람에 그대로 OK!


가족 신문이기 때문에 꼭 가족 소개를 크게 넣어야 한다는

딸의 의견을 존중해서 가족 사진이 1면의 반을 차지하게 되었다.


1면 전체 모습.


2면 전체 모습.


발행인 옆에 딸아이를 앉혀놓으니 정말 데스크가 된 기분.

과천에서 완도까지, 우리가 이사 온 여정을 지도로 그려보았다.

정말 멀리도 왔구나 싶다. 지도는 아빠가 일필휘지로 쓱싹!

광고, 과학의 날 독후감 대회에서 상 탄 걸 광고하자니까

딸아이는 그것보다 엄마 운전 면허 딴 게 더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살짝 아이디어만 주면 모든 기사를 스스로 써내는 딸아이가 무척 대견스러웠다.


완도에서 보물찾기.

완도로 이사 와서 찾아낸 보물들을 화보로 꾸며보았다.

옆에 여백이 많이 남아서 선우가 2학년 때 쓴 동시 한 편이랑

우리 가족의 5월 기분 날씨 예보까지!


엄마랑 함께 만든 요리를 소개하고

차 한 잔 마시면서 편집 후기도 한마디씩!

아들의 "할 말 없음"이란 말 때문에 온 가족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가족신문 만드는 동안 주변을 맴돌며 방해만 하고

심심하다며 데굴데굴 굴렀으니 그럴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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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2007-05-1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네요. 가족신문 만들기.. 정말 어려운 과제에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다서시간동안 즐거우셨을것 같아요. 물론 다 만들고난 후의 뿌듯함도요~

치유 2007-05-1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 만들었네요..저도 처음 가족신문 숙제할때 너무 어렵던데 이렇게 멋지게 꾸며놓고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했을 아이..제목부터가 너무 맘에 들어요..*^^*

무스탕 2007-05-1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잘만들었네요. 온 가족이 모여서 같이 생각하고 같이 꾸미고... 그러면서 좋은 기억들 떠올라 모두 같이 즐거워 하고.. 좋은 시간 보내셨겠어요 ^^

홍수맘 2007-05-1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환상적인 신문이네요. * ^ ^*.
장장 다섯시간이나 투자하셨다니 오우~ 대단하삼.

소나무집 2007-05-1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님, 정말 즐겁고 뿌듯했어요.
배꽃님, 제목을 뽑는 아이의 솜씨에 저도 놀랐답니다.
무스탕님, 앞으로 2호, 3호도 만들어 볼까 생각중이네요.
홍수맘님, 사실 다섯 시간 속에는 밥 먹은 시간,
사진 고르고 출력하는 시간,
필요한 물품 사러 나갔다 온 시간까지 다 포함되어 있어요.

좋은세상 2007-05-1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짱이다!정말머쪄!아들의 엉뚱한 말 솜씨도^^!가족모두가 행복해 보인다.나중에 많은 조언 부탁해!선우야!?과외비는 나중에 ...^^:

소나무집 2007-05-19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들 엉뚱한 말솜씨는 여전하다우. 그래서 웃기기도 하지만 한심할 때도 많아.

신지호 2007-07-0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멋이네
 
 전출처 : 프레이야 > [퍼온글] * [김훈을 읽는 열가지 코드] (1) 숭고와 비장: "손만 대면 - 황금이 되는 자의 괴로움"

 

* 담론비평(2007. 5. 10)  / "손만 대면 황금이 되는 자의 괴로움"

 

[기획연재: 김훈을 읽는 열가지 코드] (1) 숭고와 비장

 

강성민 학술평론 ksm@dambee.net

 

 

   
 
 
김훈을 읽을 때마다 받는 느낌이 있다. 다들 그랬겠지만 처음은 강렬했다. 하지만 자꾸 읽다보니 형식이 보였고 사유의 문법이 보였다. 그러자 점점 질리게 되었다. 그런데도 스타일에 기대는 자의 한계로 가볍게 치부할 건 아니다 싶었다. 그건 김훈의 개성이기보다는 우리의 감각적 깊이가 닿지 못한 보편적인 것에 대한, 김훈이기 때문에 가능한 말걸기로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숭고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미학용어 숭고(崇高, sublime)와는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고, 대충 말하자면 김훈이 거대한 것에 압도당할 때가 많다는 것, 접근의 한계, 견딤의 한계, 관계맺음의 한계 등 한계가 많다는 것, 사물을 공들여 분석해놓고 그 결과물로부터 시적인 초월을 해버린다는 것, 사람들이 허무주의라고 말하는 그런 태도를 보면서 갖게 된 생각이다.


이렇게 말하니 갑자기 양념간장이 떠오른다. 우리가 깔끔하게 시 한편을 읽거나 대금 연주 같은 걸 듣는다면 조선간장의 깊고 그윽한 맛을 느낄 수 있으리라. 헌데 김훈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너무 처연하게 바라봐서 진하디 진하지만 끝 맛에서 조미료를 쳤다는 의혹이 묻어난다. 하지만 그 조미료는 모두 천연재료로 즉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맛도 좋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김훈의 숭고는 몰아의 경지는 아니다. 그는 이미 예전에 『풍경과 상처』(문학동네, 1994)에서 “나는 자연을 해독하거나 자연을 자아의 일부로 편입시키지 못한다. 나는 거기에 가담하지 못하고, 늘 그 바깥을 서성거린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훈은 솔직한 편이다. 앞에서 한 말은 “아득한 염전벌판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다시 아득한 갯벌이 펼쳐지고, 바다는 그 갯벌이 끝나는 곳까지 물러가 있다”라고 말할 때 사실임이 증명된다.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여 연못처럼 가두지 못하고, 저 멀리 수평선까지 밀어낸다. 그 밀어낸 아득한 거리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말이다. 풍경은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그를 매혹시킨다. 그래서 전군가도(全群街道)의 벚꽃을 보며 그는 “여자 생각”에 쩔쩔 맸던 것이리라. 애초에 여자는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가짜로 가진다고 한들 뭐가 변하겠는가 하는 자의식일 뿐이다.

 

 

 


김훈이 몰입을 못하거나 기피한다면 차라리 비장함을 떠올려야 옳을까. 비장함과 숭고는 둘 다 숨이 턱턱 막히는 감정이란 점에선 똑같지만, 메카니즘이 다르다. 세상과 자아의 불일치나 대립이 자아의 꺾어짐으로 귀결될 때 비장미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김훈은 꺾어지는가. 비장하게 전사해서 연민을 일으키는가. 그렇진 않다. 오히려 날렵하고 현란하게 말(言)에 올라타고 자아와 세계 사이의 그 넓은 공간을 달린다. 그 팽팽한 긴장이 풀어질 때 아마 문필가 김훈도 죽는 것이리라.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니다.


김훈 고유의 숭고를 나는 김훈이 누군가를 위해 써준 추천글에서 확인한 적이 있다. 바로 곽의진이라는 소설가인데, 출판저널 기자시절 이 분이 펴낸 『향 따라 여백 찾아가는 길』의 인터뷰를 하러 진도에 내려간 일이 있다. 말이 인터뷰이지 사실은 진도에 한 이틀 가보고 싶어 일부러 그 책을 골랐다는 게 맞다. 진도가 고향인 작가가 서울로 상경해 소설가로 성공해서 애도 낳고 살다가, 소설과 가정을 통째로 버리고 홀로 귀향해서 살다가 고향의 언어와 눈으로 고향을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한땀 두땀 지어낸 책이다. 그는 인터뷰를 대충 마치고 먼 데 까지 온 손님들을 위해 진도 곳곳을 구경시켜 주고, 자기가 친하게 지내는 카페에 가서 커피도 사주고, 옆동네 잔칫집에 데려가 홍어회와 함께 술도 질펀하게 먹여주었다. 그러더니 차를 몰고 산속 깊숙이 지어놓은 자신의 거처로 우리를 데려간다. 산비탈이 간신히 평지를 이루고 있는 곳에 아슬아슬하게 지어놓은 나무집이었다. 마당 바로 앞이 낭떠러지였다. 그래도 바다는 고요하고 잔잔했으며, 달빛에 교교히 물결지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싶었다. 곽 선생의 말이 김훈은 자기와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그가 진도에 올 때마다 이곳에서 하룻밤은 머문다고 얘기를 전해준다. 김훈과 사진작가 허용무는 진도 돌김을 간장에 찍어 먹으며 홍주를 많이 마셨다고 했다.

 

 


 

김훈은 추천글에서 “이 글의 저자 곽의진이 고향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고향으로 유배당한 자의 삶과 같다. 곽의진은 고향을 유배지로 만들고 그 유배지에서 다시 고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 후 그 집 마당을 온통 붉게 칠하는 일몰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나는 이 곳의 풍경을 견딜 수 없다. 그런 장엄한 소멸을 견디어낼 힘이 나에겐 없었다”라고 말이다. 매일매일 세상이 허물어지는 것 같은 전면적인 일몰 앞에서 김훈은 무너졌다. 그러고 보니 그는 너무 자주 장렬하게 전사하는 듯하다. 그러니 비장하기는 비장하다.


최근 펴낸 『남한산성』(학고재, 2007)을 보면 김훈의 숭고성이 전쟁이라는 공간, 그것도 성안에 갇힌 약소국의 예정된 죽음을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한 구절을 보자.


“신하는 임금의 몸을 막아서서 죽고, 임금은 종묘의 위패를 끌어안고 죽어도, 들에 살아남은 백성들이 농장기를 들고 일어서서 아비는 아들을 죽인 적을 베고, 아들은 누이를 간음한 적을 찢어서 마침내 사직을 회복하리라는 말은 크고 높았다. 하지만 적들은 이미 임진강을 건넜으므로 그 말의 크기와 높이는 보이지 않았다.”


   
 
 
적은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적을 표상하는 무수한 말도 보이지 않는다. 칸트가 보편적 이성을 정초하기 위해 일부러 물자체를 고안했듯이, 김훈 또한 실존의 명료함을 표현하기 위해 그것을 넘어서는 압도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듯하다. 남한산성은 어떤 곳인가. 그 산성은 병자호란 때 대피한 조선왕실이 10만 적군에 둘러싸여 있던 돌로 된 수갑이었다. 조선은 이미 체포된 상태였다. 밖으로 나가 투항할 수도, 구원을 기다리고 앉아있을 수도 없는 상황, 그러나 칸에게 무릎 꿇는 일이 오로지 살 길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의 내면을 그려놓은 소설이다. 투항은 곧 사는 길이었지만, 투항의 논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그 마음고통을 다시 겪어내는 것에 김훈의 작가정신이 깃들어 있다.


“청병에 대항하여 싸우자”, “아니다 항복함이 최선이다”라고 예조판서 김상헌과 이조판서 최명길이 치열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사흘 뒤에 성을 나가”는 것으로 모든 것이 결판이 난 뒤 최명길은 말한다.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고, 약한 자 또한 살아남기 위하여 못할 짓이 없는 것이옵니다.” 청나라 측이 저항을 고집한 신하 2명의 목을 베어 올리라고 하자 2명의 젊은 당하관이 자청하고 나섰고, 그 이유를 캐묻다가 왕은 쓰러져 운다. 그 때 최명길은 다시 말한다. “군신이 함께 삼전도로 가더라도 전하의 길이 있고, 저 두 사람의 길이 따로 있는 것이옵니다. 그리고 전하, 먼 후일에 그 두 길이 합쳐질 것이옵니다.”


김훈은 최명길이 사직을 보호하기 위해 총대를 멨다는 것을 분명히 묘사하고자 한다. 최명길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홀로 적진을 뚫고 최초로 교섭하러 갈 수 있었다. 항복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했지만 아무도 그 주장을 하지 않았기에 최명길이 입을 열었다고 보는 것이다.


김훈은 한국일보 기자시절 군사정권의 용비어천가를 썼다. “니가 글을 잘 쓰니 니가 써라”고 위에서 요구했고, “그래 내가 쓴다”라고 김훈은 썼다. 그가 쓴 정권찬양 기사는 데스크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활자화되었다. 그들의 책임까지 몽땅 김훈이 떠안았다. 하지만 총대를 메었다고 그게 무슨 영웅의 행위는 아닌 것. 언론인으로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고, 김훈은 그것이 치욕스럽다고 수시로 말해왔다. 하지만 그런 행위에 대해 사죄하기보다는 그냥 치욕을 끌어안고 살겠다고 또한 말해왔다.


그렇다면 남한산성의 최명길은 누구인가. 백관이 입을 모아 장렬히 싸우자고 머리를 땅에 박으며 합창을 할 때 오직 최명길 혼자 항복을 주장했다. 그렇다고 최명길이 강경일변도였던 예판 김상헌을 덜떨어진 인간으로 취급하지는 않았다. 최명길은 예판과 끈질긴 논리대결을 벌인 뒤에도 “일 리가 있는 말씀이다”라고 혼잣말을 했다. 다만 인간으로서, 왕을 모신 신하로서 그 상황에서 취할 최선의 행동원칙을 정하고 밀어붙였을 따름이다. 김훈은 자기 또한 그런 심정으로 곡필을 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소설 『남한산성』은 이러한 김훈의 자전적 에피소드 위에 특유의 비단결처럼 유장한 문체로 내려앉으면서 더욱 굳게 입을 다무는 듯하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남성적 숭고’라는 느낌도 살짝 든다. 루카치가 소설은 성숙한 남성의 문학양식이라 말했던 것은 소설가가 비극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김훈은 천상병 시인의 정치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추방된 자리에서, 자신을 쫓아내버린 세계와 대칭되는 존재의 삶을 영롱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 천상병의 정치의식이다.” 이 대목을 김훈은 혹시 자신의 글쓰기가 생에 대한 과장된 제스처인지, 아니면 필연적인 정치의식의 소산인지를 떠올렸을까, 떠올리지 않았을까.


가령 『칼의 노래』는 자신을 겨누고 있는 왕의 칼과 왜구의 칼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 외로운 장군의 얘기다. 이순신은 교활한 선조의 칼을 받을 수는 없었다. 이순신은 “적의 적으로서 살거나 죽어야지 왕의 칼에 죽는 죽음의 무의미함을 참을 수 없었”으며 “왕의 칼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나의 충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훈은 ‘쾌도난담’ 사태로 자질 여론이 일자 시사저널에 사표를 던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 내 30년 기자생활을 오욕으로 마무리하자.”자폐적인 태도로 비치기도 하지만, 그에겐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 그는 이순신을 복원하면서 “내면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나와 이순신을 동일시했다.” 이미 10년 전부터 김훈은 “벗이여, 나는 3인칭으로 글을 쓸 수가 없네.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이네”라고 해왔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발언이다. 그렇다면 왕의 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김훈을 몰아세웠던 그 여론이 아니었을까. 그는 노회하고도 교활한 여론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칼을 꽂았고, 아무도 해내지 못한 그 일에 대한 나름의 만족감을 흘려왔다.


 

 

 

하지만 나는 김훈이 역사를 호출해서 자신을 변호한 정치인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개인의 실존적 고뇌와 고통스러운 결단을 역사에 기대서 표현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그러니 『칼의 노래』는 역사소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우의소설(寓意小說)이다. 이것은 『현의 노래』의 우륵에게로 거의 유사하게 이어졌는데 연대기적으로 정리하자면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으로 이어지는 사극들은 김훈 내면의 알레고리인 셈이다.


이런 그의 세계관이 늙은 여성으로 확장된 것이 「언니의 폐경」이고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으로 형상화된 것이 「火葬」이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남한산성』을 통해 김훈은 다시 자기 이야기로 돌아온 셈이 됐지만, 그 이전에 이미 그는 타인들의 삶을 글로서 많이 어루만진 바 있다. 그래서 김훈을 미워할 수가 없다. 저 멀리 『내가 읽은 책과 세상』에 나오는 마성역장 박창하 씨, 토박이농부 정진호 씨, 금속장인 김인태 씨, 간이음식점 주인 심동순 씨 등과 같은 보통사람들, 『원형의 섬 진도』(이레, 2001)에 나오는 사라져가는 농꾼, 춤꾼, 소리꾼, 무인(巫人)들의 삶은 김훈에 의해 하나의 작품으로 빚어진다.


 

 

 

이처럼 그는 자기에게만큼 타인에게도 애정을 베푸는데 거기서 발생하는 장점이자 단점 중의 하나는 손만 대면 작품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데에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독특하고 깊이 있는 북 리뷰로 필명을 떨치고 있는 ‘로쟈’라는 분은 김훈의 문체가 기본적으로 에세이스트의 것이고 소설가의 문체는 아니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그 이유는 아름다워도 적당히 아름다워야지 너무 아름다우면 소설이 안 된다는 데 있었다. 평범한 것도 김훈이 묘사하면 평범함의 극단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공감이 가는 지적이라 해두고 싶다.

이 글은 월간 '인물과사상' 6월호에 실릴 예정인 '탈아카데미 저자열전-김훈편' 총 6개 챕터 중 첫번째 챕터를 떼어 내어 확장한 것입니다. 담비에서는 앞으로 김훈을 10가지 코드로 읽어내는 글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 편집자주

* '숭고'(sublime)이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단번에 떠오른 책은 몇 권이 된다. 그런데 '비장'이라는 개념을 적절히 풀고 있는 책들은 그렇지가 못해서 조금 아쉽다. 덧붙여 '로쟈' 님은 알라딘의 스타를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스타로서 공인받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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