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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백작과 악어 스테이크
이향숙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가끔 제목만 보고는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는 책이 있는데 <샌드위치 백작과 악어 스테이크>도 그랬다. 표지 그림을 보고 음식에 관한 책이라고 짐작할 수 있으려나.
우리 딸아이가 음식에 관심이 많다. 어떨 땐 엄마는 보지도 않는 요리책까지 꺼내 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직접 요리를 하는 건 아니고 요리 이름이나 재료, 소스나 담는 그릇에 흥미를 보이곤 한다. 그래서 기왕이면 수준에 맞는 책으로 읽으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사 주었다. 책 받은 날 일기로 책 이야기를 쓰더니 다음 날엔 독서록 숙제도 이 책으로 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이야기겠지!
피자, 스파게티, 자장면, 소시지, 햄버거, 아이스크림, 케첩, 치즈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런 음식들이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느 나라에서 먹기 시작했는지, 왜 먹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면 신이 날 수밖에 없다.
1장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를 소개한다. 미국으로 이민 온 프랑스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들어 있는 케이준 요리, 퐁듀를 먹다가 떨어뜨렸을 때의 벌칙, 터키의 요리 케밥을 맨 처음 먹은 사람이 클레오파트라라는 사실, 라면의 진짜 원조는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사실 등.
2장 알고 먹으면 더 맛있어요!에서는 음식에 얽힌 유래에 대해 알려준다. 햄버거의 고향, 돈가스의 이름이 세 개인 이유, 지금과 같은 아이스크림이 생긴 이유,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이 음식 이름이 된 사연, 케첩이 중국 양념이었다는 놀라운 사실 등을 알아가면서 아이가 수다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엄마, 그거 알아?" 책 한 권 읽는 동안 내가 수없이 들어야 했던 질문이다.
책을 읽다 내가 불끈한 일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독일의 소시지에 관한 부분에서다. 원래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없었던 가난한 사람들이 혀나 염통, 콩팥, 코, 귀 등을 다져서 창자에 넣어 만든 소시지를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먹어보고는 서민이 이렇게 맛있는 걸 멋는 건 사치라며 금지령을 내렸다니 기가 막혀서.
대부분 아이들 주변에 널려 있는 음식 이야기여서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단숨에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4학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