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지 않은 성'으로 처음 접했던 이리가레의 글은 어렵긴 했지만 굵직한 여성주의 관점들, 시적인 표현들이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그래서 컴북스 이론총서도 찾아 읽고 '나,너,우리'도 진작에 사두었다가 '해러웨이 선언문'에서 이리가레가 언급된 것을 읽고 이 책을 이번에 읽었다. 역자가 언급하듯 내용은 비교적 최근의 글이고 이리가레의 철학을 이해하기 수월하게 서술되어있다. 여러 주제별로 짧은 글들을 모았으며. 이리가레가 인터뷰한 내용도 담겨있다. 특히 프랑스어에서 문법상 성의 지위가 달라지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고 태반의 상호작용에 관한 글, '처녀성'을 소녀들의 재산으로 인정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었다. 


컴퓨터(l‘ordinateur)는 물론 남성 명사이고, 타자기(la machine à écrire)는 여성 명사이다.  가치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가치를 가진 것은 분명히 남성형이다. 다시 한번 예를 들면, (남성형인) 비행기 (un avion)는 여성형인 자동차(une voiture) 보다 우월하며, (남성형의) 콩코드(le Concorde)는 말할 것도 없고, (남성형의)보잉기(le Boeing)는 (여성형의) 카라벨(la Caravelle)보다 우수하다 - P72


언어가 성별화되어 있는데 어떻게 담화가 그렇지 않을 수 있는가? 언어는 가장 근본적인 규칙들 속에 성적인 특성과 함축된 의미들과 무관하지 않은 단어의 성구분 속에 이미 성별화되어 있으며, 어휘들 속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과 여성의 담화에 나타난 차이들은 따라서 언어와 사회, 사회와 언어의 영향이다.  - P34


태반은 태아에 의해 형성된 조직이다. 그러나 태아와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모체와 태아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한다. 태반은 모체와 태아의 조직이 서로 융합(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듦)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이 공존하게끔 기능한다. 양쪽 모두를 위해 교환을 조정하고 모체의 물질을 변형, 저장, 재분배한다. 호르몬 분비에 있어서도 태반은 통제 기능을 함으로써 태아와 모체가 건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돕는다. 나는 여기서 남성이라는 '하나의 성'으로 융합을 이루려는 기존의 이데올로기에서 태반의 이러한 기능처럼 다른 성을 존중하고 서로 공존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가능성을 생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은 인류에게 오래도록 섬김받고 찬양되었지만 여성은 그 창조적 능력으로 말미암에 오히려 남성적 질서에 부차적인 존재가 되었다. 



여성의 이 경이로운 작품은 어린아이, 그것도 먼저 남자아이를 낳는 의무로 바뀌고 말았다. 따라서 우주의 가장 위대한 창조자인 여성은 남자의 사회 질서 재생에 봉사하는 하녀가 되었다. 자신들의 걸작에 주어지는 명예 가운데 여성에게는 대개 출산이라는 <일>의고통과 어머니 노릇을 하는 피로밖에 남아 있지 않다.  거기다 부권제 문화의 질서는 모든 창조를 여성에게 금지하고,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여성을 출산이라고 부르는 것에만 가두어 놓았다.  - P111



그렇다고 해서 이리가레는 이러한 여성의 역할을 포기하거나 성 구분을 없애는 것이 답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모두가 살아가야할 미래를 위해서 고유의 특성과 정체성을 확립할것을 요구한다. 이리가레는 남성과 똑같아지는 평등이 아닌(융합)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확립으로 긍정적인 공존을 추구하자고 말한다. 남성만이 유일한 가치이고 질서라는 기존의 담화에서 벗어나되 여성들의 책임과 기회를 세계의 발전단계와 연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녀들에게 처녀성을 재산으로 인정하게 하자는 이리가레의 제안도 그런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가족 · 국가 · 종교 어느 것에 의해서도 현금으로 환산될 수 없고, 돈으로 환원되지 않는 여성 정체성의 한 구성요소로 처녀성(혹은 육체적·도덕적 순결)을 법에 기재할 것. 여성 정체성의 이요소는 소녀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해 주고, 자신이 원하는 한 처녀성(신과의 관계를 포함해서)을 지킬 권리를 줄 뿐 아니라, 집 안팎에서 이 권리를 해치려는 사람에 대해 법의 도움으로 불평을표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소녀가 남성들간에 교환되는 경우가 적은 것이 사실일지라도 처녀성이 상품화되는 곳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며, 남성들간에 돈으로 환산될수 있는 육체로서 소녀의 정체성이 갖는 지위는 재고려되지도재형성되지도 않았습니다. 소녀들은 개인적·사회적 시민으로 의거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체성이 필요합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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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30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표현은 잘 모르겠는데 외국은 저렇게 성별 명사가 구분되어 있더라구요. 저런것의 배경도 어쩌면 차별이 깔려있나 봅니다 ㅜㅜ

미미 2022-05-30 21:44   좋아요 4 | URL
프랑스어만 그런게 아니군요?!! 왜 굳이 저런 차별을 뒀어야했나 싶어요.ㅠ 이리가레는 언어학자,정신분석학자이기도해서 치매연구하다 조사하게됐대요^^

mini74 2022-05-31 1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태반이야기 신기하네요. 달은 여자이고 모양의 변화는 변덕스러움을 보여주고 남성은 태양이라는것도ㅠㅠ타자기가 여성형인거 은근히 기분나쁘네요 ㅎㅎ

미미 2022-05-31 12:02   좋아요 2 | URL
이런것만 쭉 나열한 책도 읽어보면 좋을것 같아요!
역사적인 유례도 되도록 찾아서요. 이리가레가 조사는 했다는데 국내 번역된건 확실히 아직 없더라구요. 아! 저 예전에 인형때문에 구입한 원서가 비슷한 책인데 아직은 어려워서 못...ㅠㅠ;;

그레이스 2022-05-31 1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성명사 남성명사 그앞에 오는 관사, 뒤에 오는 동사까지...
더구나 불규칙은 외워야하고,,,, ^^
제2외국어로 불어 할 때 정말 짜증났던 기억이 나요^^
묘하게 전통적 정서에 맞는듯한 느낌이 그런 이유였겠죠?! 차별!

미미 2022-05-31 19:54   좋아요 2 | URL
저는 독어반이었는데(독어쌤은 무섭고 히틀러같았어요ㅠ) 가끔 수업때 화장실가며 불어반 지나가면 늘 웃음소리가 나서 부러웠어요*^^* 역시 불어수업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군요!!

scott 2022-06-01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에서 공식적인 문서등을 제외하고 일상에서 소설작품등에서 그/그녀 IIs로 쓰고있습니다 영어권에서
미스/미세스 구분 안하고 독일어에서 fräulein21세기 이후 남부지방에서나 쓰고있습니다 🤗

미미 2022-06-01 14:45   좋아요 2 | URL
프랑스어는 좀더 변화가 필요하군요!! 이런 차이들을 다 알고계신 스콧님 쵝오👍👍 언어는 일상으로 쓰이므로 무의식적인 고착화에 큰 영향을 주는것 같아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학교에서 퇴학당한 새로이에게 아빠가 말한다.

너는 나처럼 살지마

니 쪼대로 인생 한 번 살아봐



이 말 듣고 엄청 울었다. 왜 나는 이 짧은 말에 그렇게 서럽게 울었을까. 


제대로 책을 읽지 않고 내 마음과 생각을 글로 

써보지 않던 과거의 나의 삶은 내것이 아니었다. 나는 타인들에게 많이 휘둘리며 살았다. 그게 편한것 같았고 그게 옳다고 받아들였으며 모나지 않게,튀지 않게, 정에 맞고 살지 않는게 바람직하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모난 돌을 탓하지 때리는 정을 탓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모난 돌을 내리치는 정은 이미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은 여려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권위적인 선생님도 정이 되어 내려치고 부모도 자녀에게 때로 정이 되어 자신의 삶을 강요한다. 일터에서는 상관이, 선배가 자신들의 권위를 무기로 모난 돌들을 정교하게 내려친다. 주변에서 계속 들려오는 갖가지 장단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보면 내 개성은 쉽게 사그라진다. 내 고유의 목소리를 찾아야겠다는 의지도 의욕도 용기도 그럴 의미도 쉽게 사라진다. 그렇게 나를 스스로 만들어갈 아까운 기회들을 시간들을 놓치고 내 목소리를 낼 기회를 놓치고 살아가다가 글을 쓰면서 비로소 내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사라졌던 내 목소리. 있는지도 몰랐던 목소리를.



인간은 줄타기 광대이고, 그가 건너는 밧줄이다. 인간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고, 위버멘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건너야 할 밧줄이다. 줄타기 광대는 밧줄 위에서 춤추고, 춤추면서 건너가는데, 그 줄타기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 위험을 만든 것은 바로 중력의 영이다. 줄타기 광대는 그 중력의 영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 줄타기 광대는 밧줄 저 건너편에 있는 위버멘쉬를 바라본다. 인간은 위버멘쉬를 향해 가는 줄타기 광대이고, 그 수단인 밧줄이다. P.81


어떤 사람이 죽으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평생 남 눈치보며 남들에게 휘둘리며 살았던게 가장 후회된다고. 오늘 중앙일보에 이런 기사가 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75234#home




SNS환경 뿐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많은 것들이 특정한 삶을 강요한다. 공존을 위해서는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고 꽃 피우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누구든 자기 쪼대로 살 자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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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5-30 14: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슷하게 구하라 유서에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 너무 미안하다‘ 라는 말이 적혀있었다는 내용을 읽고 엉엉 울었던 적이 있어요. (지금도 ..ㅜㅜ 찡함) 그날 저는 구하라가 아니라 저한테 많이 미안했고, 먼저 죽은 여자들한테 약속했어요. 내가 나를 사랑해야지. 그리고 여력이 남으면 여자들을 사랑해야지.
엊그제 나눴던 이야기랑 일맥상통하는 건 데...(그리고 제가 글로 계속 쓰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나를 사랑하는 것, 그러기 위해 나를 알아가는 것, 책을 읽는 것, 책에서 찔리는 문장들에 나를 걸어 놓고 살펴보는 것, 너무 다칠 것 같으면 읽지 않는 것... 그런 방식으로 저를 사랑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나는 미미님이 글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하는 게 근사한 연대라고 생각해요. 나는 내 쪼대로 나를 사랑하는 거를 계속 할거예요. 그런 저를 히피로 보든 극단적인 페미로 보든 저만아는 이기주의자로 보든 별로 상관안할려고요,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힘내자요! 화이팅!!

미미 2022-05-30 14:39   좋아요 3 | URL
쟝쟝님이 올려주신 영상에서도 쟝쟝님의 글에서도 그런 사랑이 느껴져요. 저도 최근에 읽었는데 자신에게 친절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그 글을 읽고 나는 나를 아끼고 나에게 친절했었나 질문했는데 그렇다고 할 수가 없었어요. 나를 사랑하는것도 마찬가지로 그냥 저절로 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진짜 자유롭게 나를 사랑하도록 내가 묶여있던 것들로부터 해방되고 싶다고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저 다른곳에서 아이디 이기주의자로 바꿨어요ㅋㅋㅋㅋ히피도 저는 너무 좋은데요?! 갈길이 멀지만 쟝쟝님같은 멋쟁이 히피가 곁에 있어서 저는 너무 든든하고 신나요!!화이팅!!👍👍

얄라알라 2022-05-30 14: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저는 ˝쪼대로˝라는 말을 오늘 처음 들어봐서 무슨 뜻이지도 몰랐다가
미미님 울으셨던 이유, 욕구, 솔직해서 더 아름답고 강인한 욕구.

‘쪼대로‘를 확실히 느끼고 갑니다

미미 2022-05-30 14:44   좋아요 2 | URL
‘쪼대로‘는 경남에서 쓰는 은어라고 하더라구요. 어감도 의미도 기분좋고 힘이 나는 말이죠ㅎㅎ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얄라알라님~♡

페크pek0501 2022-05-30 15: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81쪽의 글을 찾아봤네요. 책을 갖고 있어서 좋은 점이 이런 거예요. ㅋㅋ

미미 2022-05-30 15:18   좋아요 5 | URL
페크님께 땡투했던 책이예요!! 찾는 것들, 찾고 있다고 생각도 못한 것들을 책에서 만나면 반갑고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네요.ㅎㅎ

singri 2022-05-30 16: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저기사 봤는데 미미님 글에서 또 보네요

좀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쪼대로 사는거 그래도 내가 내 속을 잘 들여다보고 내가 하고 싶은것들을 착착 쌓는다는 의미도 있겠죠. 내취향 내방식. 부러울게 없는 삶.

중학생인 제게 여자는 공부할 필요없다던 아부지가 진짜 밉고 가난한 우리집은 싫고 그랬죠. 니가 하고 싶은거 해보라고 그래줬더라면 하는 마음이 제게도 항상 있었던거 같네요. 미미님글 읽다보니 나는 잘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그런 글입니다.;;

어쨌든 맨날 읽고싶은 글 쓰는
미미님의 쪼대로 사는 인생도 응원합니다^^.

미미 2022-05-30 16:18   좋아요 2 | URL
저도 비슷한 말을 많이 들었어요 ‘너 하고 싶은대로해‘ ‘너 나름의 길을 찾아봐‘이런 말은 거의 없는것 같아요.

주류와 다른것을 이상하고 별나고 고쳐야할것으로 쉽게 단정짓기도 하고요.

MZ세대는 그런 것들로 부터 어떤 세대들보다 구속받기 싫어하는것같고
거기서 저는 통쾌함, 대리만족을 느끼네요ㅎㅎ

남은 인생만이라도 제 쪼대로 살고 싶어요. 뭐 대단한 업적 남기거나
뭔가 꼭 이루지 못해도
저를 찾고 또 쟝쟝님 말처럼 사랑해주면서요.
응원 감사해요!저도 싱그리님 응원할께요~♡^^♡

독서괭 2022-05-30 16: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니 쪼대로!!!
“모난 돌을 내리치는 정은 이미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에 무릎을 칩니다. 미미님 속에 숨어있던 목소리들이 글 속에서 점점 단단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요.
저는 북플이 유일한 sns입니다. 다른 건 조금 하다가 다 재미없어 관뒀는데, 여긴 좀 성격이 달라서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미미님의 쪼대로를 응원합니다~^^

미미 2022-05-30 16:59   좋아요 3 | URL
글쓰기의 힘을 읽고 쓰는 과정에서 계속 발견해 나가고 있네요. 쓰게 되면 이후에는 나를 때리는 정도 오히려 나를 키우는 동력이 된다고 느껴요. 더 쓰고싶게 만드니까요. 다른 분들의 좋은 글들도 마찬가지구요.응원 감사해요 괭님~^^♡

프레이야 2022-05-30 16: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글쓰기는 그런 점에서 무한한 힘이 있어요. 미미 님의 지속적인 글쓰기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읽고 쓰는 시간에 하루를 할애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풍부한 삶이라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여기 우리는 동지! 장기하 저 노래 저도 좋아해요. 여러 버전으로 다 들어봤는데 경상도 버전 완전 웃겨요. 쪼대로라는 말도 약간의 부정적인 어감을 띠지만 경상도 말의 묘한 쾌감을 생각하자면 역으로 힘이 나는 말이죠 ㅎㅎ 화이팅입니다. 아 그리고 자랑을 심하게 버릇처럼 하는 사람은 자신이 비어 있다는 증거죠. 불쌍히 여겨야 ㅠ

미미 2022-05-30 17:04   좋아요 2 | URL
네~♡ 프레이야님은 그런 글을 많이 쓰고 또 책으로 엮어내셨으니 누구보다 잘 아시겠죠!!
나의 해방으로 가는 글쓰기를 계속 하고 싶어요.
장기하노래 여러 버전으로 있다니 들어봐야겠어요ㅎㅎ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야말로 어렵지만 지상의 과제중의 과제네요*^^*

새파랑 2022-05-30 17: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쪼대로가 뭔가요? ㅋ 이제부터라도 쪼대로(?) 살아도 안늦은거 같아요. 눈치 안보고 안휘둘리면서~!!

글로 쓰는건 정말 의미있는거 같아요~!!

독서괭 2022-05-30 17:06   좋아요 5 | URL
헉 새파랑님 “쪼대로 살인도”??😱

미미 2022-05-30 17:08   좋아요 3 | URL
‘자기마음대로‘ 다른말로는 ‘멋대로‘요ㅋ 새파랑님 오타가 조금 살벌한데 나름 재밌습니다ㅋㅋㅋㅋ

펜이 왜 칼보다 강하다고 했는지 뒤늦게 제대로 알아가고 있습니다*^^*

미미 2022-05-30 17:09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도선생님 마니아다운 오타예요ㅋㅋㅋ👍

새파랑 2022-05-30 17:19   좋아요 2 | URL
수정했습니다 ㅋ 이게 자동으로 글자가 바뀌나봐요 😅

페넬로페 2022-05-30 1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언니와 ‘니 쪼대로 살아라‘라는 말로 서로 핀잔을 준 적이 많았어요.
그때는 서로를 향해 더 이상 개입이나 이해불가라는 선을 그은 느낌이었어요.
이 글에서 미미님께서 하신 이 말은 의미가 다르게 들리네요.
내 삶대로
내 식대로 살기~~
쉽지 않지만 새로이처럼 원칙 지키면서도 꿋꿋이 살아내기^^
글을 계속 써가며 저도 이런 감정을 느껴가는게 좋았어요**

미미 2022-05-30 18:33   좋아요 3 | URL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일단 언니얘기 해주시니 마냥 부럽네요~♡ㅎㅎ드라마의 힘일까요? 기억은 안나지만 어떤 영화에서 이 말이 쓰이는걸 보고 저도 어느정도 부정적인 말,공격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아버지때문에 굉장히 다정한 말이 되었죠*^^*
이곳에서 함께 계속 읽고 쓰면서 이런 감정, 힘을 키워나가면 좋을것 같아요~♡

stella.K 2022-05-30 19: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건 딴 얘기지만, 이태원 크라쓰는 의도도 좋고 그야말로 쪼도 좋은데 뒤로 갈수록 힘이 빠져서
보다가 말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박서준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왜 그랬을까요? ㅠㅠ
다시 보라면 역시 못 볼 것 같아요. 요즘은 우리들의 블루스 보고 있는데 역시 노희경이다
싶더군요. 오랜만에 나타나서 봉창 두들기고 갑니다.ㅋㅋ

미미 2022-05-30 18:38   좋아요 3 | URL
앗!!ㅋㅋㅋㅋ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저도 그 드라마 후반에서 뭔가 힘빠지는걸 느꼈어요. 스텔라님 우리들의 블루스 보시는군요! 저는 나의 해방일지 보는데 이드라마도 어째 뒤쪽이 셋길로 빠지는 기분ㅋㅋㅋ 그래서 막방은 어제 보지도 않았어요ㅠㅠ 이런 봉창 언제든 환영입니다~♡^^♡

stella.K 2022-05-30 19:36   좋아요 3 | URL
ㅎㅎ 반갑군요. 저도 <나의 해방일지> 보려고 대기중인데.
작가가 <나의 아저씨> 쓴 사람이라면서요?
근데 뒤로 갈수록 그렇군요. 울나라는 드라마를 쓸데없이 오래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긴 뭐 제작비 생각하면 최소 16부는 해야죠.
어떤 드라마는 12부 하던데 그게 좋은 것 같다능.^^

미미 2022-05-30 19:40   좋아요 3 | URL
12부 괜찮네요!!ㅋㅋㅋ 그러고보니 그즈음까지는 드라마들이 다 괜찮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나의 해방일지>도 13부부터 뭔가 억지스럽고 맥락 이상해지고 마치 작가님이 휴가간듯한 느낌이었어요 대기중이시면 스텔라님 딱 거기까지보심 실망 안하실꺼예요*^^*

바람돌이 2022-05-30 1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런 순간에 니 쪼대로 한번 살아봐라고 말할 수 있는 부모는 살아가는 동안 큰 힘이 될듯요. 저와 제 여동생은 사실 저희 친정어머니가 항상 저런 말씀을 해주셨던 분이라 어릴 적의 결핍은 없이 살았던거 같아요. 그리고 그 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제 딸들에게는 제가 그런 엄마가 되고 싶은데 잘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ㅎㅎ 미미님께서도 늦지 않게 지금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분이니 더더욱 저렇게 니 쪼대로 살아라라는 말이 잘 와닿는거 같네요. 오늘의 명언입니다. ^^

미미 2022-05-30 19:27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은 그런 말을 듣고 자라셨군요!! 부럽기도하고 어머님이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에서 저 대사가 나오고 당시 어느정도 이슈가 되었을만큼 쉽게 들을 수 없는 말이니까요. 저는 엄마가 딱 한번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는데(그날만) 그것만으로도 그날 일기장에 적어둘만큼 감동이었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엄마는 아마 기억못하실거예요ㅎㅎ
이제부터라도 제 쪼대로 쓰고 또 살아보고싶어요~♡^^♡
바람돌이님도 자녀들에게 그런 어머님이시리라 저는 믿습니다👍👍

난티나무 2022-05-31 0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쪼대로!!!!!!!!!! 아자!!!!!!!!!!!! 👏👏👏

미미 2022-05-31 10:01   좋아요 2 | URL
난티나무님~♡.♡ 아자아자~!!!!!!!!!

mini74 2022-05-31 1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글이 왜 슬프죠 ㅠㅠ 어떤 의미인지 알아서, 쪼대로 살지 못해서 ㅎㅎ 음식 고르는거조차 쪼대로 골라보지 못해서 조용히 웃으며 순응하는 모습이 올바르다 생각하며 살아서 ㅎㅎ 그랬더니 어느순간 다들 저를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처럼 ㅠㅠ 아니다란 말 싫다는 말 했더니 달라졌다고 못돼졌다고 ㅠㅠ 인연의 물갈이를 하고 나니 삶이 가벼워졌어요. 다들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요. 그래서 전 책을 삽니다 ㅎㅎ 미미님 좋은 글 항상 고맙습니다 ~

미미 2022-05-31 12:12   좋아요 4 | URL
저 그거 무슨 말인지 느낌이 옵니다. 처음에 순응하고 순응하다가 나중에 아니다라고 하면 엄청 욕먹더라구요. 오히려 처음에 아니다 하던 사람이 나중에 조금 열어두면 칭찬해주고 결과적으로 더 존중받는 느낌? 제가 여기 더 쓰다가 지운 말들을 미니님이 해주시니 울컥하네요. 금방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씩 쪼대로 사는 방향을 가보게요. 책과 글쓰기는 그 지름길이라고 믿습니다. 함께 계속 걸어가요🥰

그레이스 2022-05-31 19: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미미 2022-05-31 19:56   좋아요 2 | URL
괜찮았나요~♡헤헷😅
 

물론 각 개인이 역사 전체를 다시 창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남자든 여자든지간에 어느 개인이나 그녀 혹은 그의 개인적 · 집단적 역사를 재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의 신체와 인식에 대한 존중이 선행되어야 한다. 남녀 각자가그들의 책임을 의식하고, 자신들의 결정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 P28

남성은 마치 자기 자식과 아내 그리고 자신의 소유물에 자기 고유의이름을 붙여 주고 싶듯이, 우주에 자기의 성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부여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 점은 남녀 양성"이 세계 · 사물 · 대상과 갖는관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어떠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모두 남성에게 속해 있고, 남성형으로 표시된다. 엄격한 의미에서 자기에게 속한 소유물은 별도로 하더라도 남성은 신과 태양에 그들의성을 부여하며, 또한 중성의 가면하에서 우주의 법칙과 사회적 · 개인적질서에도 남성형을 부여한다. 그리고 왜 이렇게 할당되었는지 그 기원에대해서는 의문조차 갖지 않는다. - P33

프랑스어 (다른 로마 언어들과 더불어)에서 여성형은 통사론적으로 부차적인 위치에 머무르고 하나의 규범이 되지 못하며, 여성형인 명사들은 대단한 가치들을 지시한다고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프랑스어에서 달은 여성형이고 별도 그러하지만, 둘다 일반적으로 생명의 원천으로 간주되지는않는다. 한편, 땅은 남성들에게 할당되는 덩어리로 조각조각 나뉘어져 문법상 여성의 통일성을 앗아가거나 위장시킨다. - P34

언어가 성별화되어 있는데 어떻게 담화가 그렇지 않을 수 있는가? 언어는 가장 근본적인 규칙들 속에 성적인 특성과 함축된 의미들과 무관하지 않은 단어의 성구분 속에 이미 성별화되어 있으며, 어휘들 속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과 여성의 담화에 나타난 차이들은 따라서 언어와 사회, 사회와 언어의 영향이다.  - P34

나의 책인 《스페쿨룸(檢鏡)》이 출간되었을 때, 나는 의견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어느 정도 저지당했다. 그리고 대학의 시간강사 자리를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 국립중앙과학연구소(CNRS)의연구원 자리는 박탈당하지 않았다. 또한 다행히 글을 썼고, 내 글을미뉘 출판사(Éditions de Minuit)가 계속해서 출간해 주었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며, 말할 권리를 박탈당한 상황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단이다. - P54

나의 몸은 모두 성별화되어있습니다. 나의 성욕은 나의 성이나 성적인 행동(제한된 의미에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억압의 영향, 특히 성적인 문화의 결핍 세속적 • 종교적 - 이 낳는 결과가 여전히 너무나 강하므로 「나는 여성이다」, 「나는여성으로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와 같은 이상한 발언들이 유지된다고생각합니다. 이러한 항의에는 남성들만의 문화에 대한 은밀한 예속이 또한 내포되어 있습니다. 과연 알파벳 문자는 가부장제 권력의 세속적 · 종교적 법전화에 역사적으로 결속되어 있습니다. 말과 문자를 성별화하는데에 공헌하지 않는 것, 이것은 남성 족보와 그들의 논리적 기호체계에특권을 부여하는 법과 전통의 그릇된 중성화를 영속화시키는 일입니다. - P55

역사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적 기여는 문명의 발달과정에서남녀가 공헌한 것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 P56

이리가라이 현대에는 학문이나 글의 유형간의 유동성이 별로 크지 않ㅡ습니다. 지식과 기술의 다양한 분야는 지식의 형태간의 경계를 과거보다도 더 빈틈없이 만듭니다. 이전에는 철학자와 과학자 사이에 대화가 가능.
했었습니다. 오늘날, 그들은 쓰는 용어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게완전히 낯선 이방인일 경우가 많습니다. - P57

가족 · 국가 · 종교 어느 것에 의해서도 현금으로 환산될 수 없고, 돈으로 환원되지 않는 여성 정체성의 한 구성요소로 처녀성(혹은 육체적·도덕적 순결)을 법에 기재할 것. 여성 정체성의 이요소는 소녀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해 주고, 자신이 원하는 한 처녀성(신과의 관계를 포함해서)을 지킬 권리를 줄 뿐 아니라, 집 안팎에서 이 권리를 해치려는 사람에 대해 법의 도움으로 불평을표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소녀가 남성들간에 교환되는 경우가 적은 것이 사실일지라도 처녀성이 상품화되는 곳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며, 남성들간에 돈으로 환산될수 있는 육체로서 소녀의 정체성이 갖는 지위는 재고려되지도재형성되지도 않았습니다. 소녀들은 개인적·사회적 시민으로 의거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체성이 필요합니다. - P90

나는 여성 건강은 무엇보다도 우선 자기를 주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또스스로에 의해 혹은 스스로를 위해 주체와 객체로서의 자기 정의가 금지되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쳐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신체의 생명력을 통합하기 위한 주체적 질서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신체는 그것을 조직하고 활기를 부여하는 개인적이고 정신적인 계획 혹은 목적이 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차원이 없다면,
신체는 필연적으로 병들고, 많은 병을 얻어 어떠한 유효한 의학적 해결법도 없이 생체조직이 파괴당한다. 단지 신체 치료법에만 의지하는 것은 조금의 참된 회복 기회마저 잃게 될 위험조차 있다.
건강하게 있기 위해서는 여성은 여성으로서 성별이 있는 정체성의 특징을 스스로 발견할 필요가 있다.  - P107

여성으로서 우리들은 어린아이를 낳는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살아 있는 인간의 탄생만큼 멋진 것이 있을까. 우리들에게 정해진 이 창조가 너무나도 경이롭기 때문에 어린아이 교육을 포함하여 다른 어떠한 작품도 이차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여성의 이 경이로운 작품은 어린아이, 그것도 먼저 남자아이를 낳는의무로 바뀌고 말았다. 따라서 우주의 가장 위대한 창조자인 여성은 남자의 사회 질서 재생에 봉사하는 하녀가 되었다. 자신들의 걸작에 주어지는 명예 가운데 여성에게는 대개 출산이라는 <일>의고통과 어머니 노릇을 하는 피로밖에 남아 있지 않다. 거기다 부권제 문화의 질서는 모든 창조를 여성에게 금지하고,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여성을 출산이라고 부르는 것에만 가두어 놓았다.  - P111

무의식적인 여성 차별적 이데올로기는 엄밀한 의미에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있다. 이 이데올로기는 언어에 의해 전파된다. 그것은 현재 상황을 존속시키기 위해 문화의 어리석음을 믿게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단지 자연에 의해 주어진 사실이 아닌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순수한 경제주의 아래 행해지는 분업의 사회적 도식에 다름 아니다. - P121

여성 차별은 가장 무의식적인 인종주의이다 - P122

여성에게 열려진 지위, 여성이라는 사실이 직업 자격을 얻을 때 제동을 건다. 압도적인 대다수 여성은 대부분 자격이 필요 없는 분야의 일에 취업한다. 가장 고도의 자격에 도달하는 여성은 드물며, 어떤 자는 그것을 위해 매우 높은 대가를 지불한다. 즉, 높은 지위를얻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매춘에 응한다든가 혹은 이런저런일들을 하는데, 어울리기 위해 여성으로서의 특성을 포기하는 것이다(이런 경우 그녀들은 이미 여성으로서 그 일을 얻고 있는 것이 아니다.  - P123

컴퓨터(l‘ordinateur)는 물론 남성 명사이고, 타자기(lamachine à écrire)는 여성 명사이다. 가치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가치를 가진 것은 분명히 남성형이다. 다시 한번 예를 들면, (남성형인) 비행기 (un avion)는 여성형인 자동차(une voiture) 보다 우월하며, (남성형의) 콩코드(le Concorde)는 말할 것도 없고, (남성형의)보잉기(le Boeing)는 (여성형의) 카라벨(la Caravelle)보다 우수하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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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거나 장애를 가진 동물들은 안락사가 필요할거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나도 그런 동물들이 무리에서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어떤 식으로든 도태될꺼라고 믿었다. 심지어 동물행동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사례들이 최근에 무수히 발견되고 있다니 인간중심적,비장애중심적 사고방식의 단순함과 위험성을 깨닫게한다.





예를 들어 실버백 고릴라는 나이가 많거나 병들었거나 장애를 가진 동료가 따라올 수 있도록 무리의 전진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끼리나 이리 같은 종들 역시유사했다. 

북부 케냐에 위치한 삼부루 야생동물보호지구 SamburuReserve에 사는 코끼리 바빌Babyl 같은 동물은 어떻게 봐야 할까?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Marc Bekoff에 따르면, 바빌은 "불구였고" "무리의 다른 코끼리들처럼 빠르게 이동할 수 없었지만, 바빌 무리는 바빌을 뒤로한 채 가는 대신 기다려주었다. 

코끼리 전문가 이안 더글러스-해밀턴Iain Douglas-Hamilton은 베코프에게 이코끼리들이 수년간 이런 행동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항상 바빌을 기다려주고 한동안 걸어가다가 바빌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빌의상태에 따라 코끼리 무리는 앞으로 나아가거나 기다리거나 했다".때때로 무리의 암컷 우두머리matriarch는 바빌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했다. 베코프는 바빌 무리의 다른 코끼리들이 왜 이런식으로 행동하는지 물었다. 그렇게 해야 할 실용적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바빌이 그들을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있는데도 말이다." 

베코프와 동료들이 내릴 수 있었던 유일한 결론은 다른 코끼리들이 바빌을 배려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동물들이 직계 가족이 아닌 동료를 그런 식으로 배려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한(그리고 급진적인) 만큼, 비판적 장애학의관점에서 바빌이 무리에서 어떤 유용한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가 장애를 단순한결함이나 제약으로 이해할 때 인식하기 어려운 점이다. - P75

동물 세계에서 장애를 가진 동물의 생존과 적응, 그리고그런 동물들에 대한 배려의 예는 코끼리나 영장류, 포유류에만한정되지 않는다. 사고로 시력을 잃은 큰 복서견박스Baks 를 떠올려보자. 네 살 먹은 거위 보텀스Bottoms는 인간이 유도하지도않았는데 주변에서 이 개를 인도했다. 자기 목을 이용해 개에게달라붙거나 울음소리를 내면서 보텀스는 안내 거위 guide-goose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이런 예들은 확실히 인터넷에서 인기를끌 만한 감동적인 반려자 이야기지만, 동시에 공감 능력, 취약성, 상호의존, 적응 그리고 동물들의 경험에 관해 중대한 물음들을 제기한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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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5-28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물의 안락사에 대해서 처음 들었을 때, 그렇게 좋진 않았어요.
고통의 경감 이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그 부분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잘읽었습니다. 미미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미미 2022-05-28 19:14   좋아요 4 | URL
저도요! 장애인등 약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인식이 깔려있는것 같아요. 편견이 깨지는 경험은 늘 놀랍지만 신선하네요*^^*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Meta4 2022-05-28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말이 그냥 툭 튀어나오는 욕인 줄 알았더니 입증된 셈이네요.

미미 2022-05-28 21:41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시위하는 장애인들에게 갖가지 프레임을 씌워 혐오조장하는 정치인들이 이 사실을 알면 좋겠어요.

기억의집 2022-05-29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구독하는 우동고라는 분이 길고양이 돌봄 하시는 분인데 이 분이 밥 주는 곳에 뒷다리가 잘린 검정 고양이가 있는데 그 고양이 옆에 언제나 얼룩 고양이 한마리가 지켜주더라구요. 이름이 봄,나물이라 지으셨는데… 동물의 세계도 우리가 알기 시작한 게 백년 좀 넘으니깐 .. 다 알지 못하는 세계인 것 같아요. 저는 고양이가 서로 의지 안 하는 줄 알았는데, 봄나물 같은 경우가 있다는 것 보고 놀랬고 감동적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데려오려 했는데… 얼마전에 우동고님이 봄나물이 작년 가을부터 안 보여서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다고 영상 올렸더군요….

Meta4 2022-05-29 06:37   좋아요 2 | URL
고양이 울음은 아이 거의 울음소리라, 힘들어요. (그만 쓸까, 하다가) 앵무새처럼, 너무 가까이서 이탈한 영혼 같아요, 그래서 무서워요. 그 녀석들이 견지하는 거리 많이 배웠지만, 그래서 무서워요.

미미 2022-05-29 09:58   좋아요 3 | URL
기억의집님은 직접 이런 사례를 보셨군요! 저도 특히 길고양이들은 영역다툼이 심하다고만, 그러니 약한 개체는 더 취약할꺼라고 생각했어요. 길냥이들은 평균수명이 2년 즈음이라고 들었던거같아요ㅠㅠ
우동고님 영상 찾아볼께요!!

미미 2022-05-29 10:01   좋아요 3 | URL
Meta4/ 아이 울음 소리랑 비슷하게 들리기도하죠. 제 친구는 강아지,고양이 다 무서워하더라구요.^^

페넬로페 2022-05-29 1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어말고도 온갖 것들로 소통하는 인간들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하물며 동물에 대해 단정한다는 것은 더 아닌것 같아요
인용해주신 문장들이 새로워요~~

미미 2022-05-29 12:31   좋아요 3 | URL
네 페넬로페님~♡ 저자는 이런 사실들을 통해서 장애에 대한 편견을 바꿀 가능성을 본듯해요^^

새파랑 2022-05-29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물보다 못한 사람이란게 정말 그냥 나온 말이 아니네요 ㅜㅜ 역시 코끼리가 👍 네요 ㅋ 제가 🐘 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

미미 2022-05-29 12:34   좋아요 3 | URL
ㅋㅋㅋ동물들은 이런부분에서 더 냉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찾으려하지 않아서 그런거였나봐요^^

scott 2022-05-30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물의 안락사 ㅜ.ㅜ

실제로 가장 많은 병을 앓고 있는 동물들은
사육사들이 돌보는
동물원이라고 합니다 ㅠ,ㅠ

미미 2022-05-30 11:40   좋아요 2 | URL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동물원도 종종 안좋은일로 뉴스에 나오고요.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동물들을 평생 한곳에 가둬두는 스트레스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것 이상이겠죠?ㅠ.ㅠ

건수하 2022-05-30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물의 공감능력과 상호의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깊은 인상을 받는 것 같아요.
저도 동물과 함께 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답니다. 처음엔 그 개체 한정으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른 동물들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가까이서 관찰하지 않으면 잘 알기 어렵지만요..

동물도 사람도, 마음을 열고 보려고 해야 더 보이는 것 같습니다.

미미 2022-05-30 12:26   좋아요 2 | URL
개체를 뛰어넘는다는건 개체를 뛰어넘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의미같고 그것이 인간에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겠죠? 우리는 나와 다른것에 너무 예민하고 때로 폭력적인것 같아요.

수하님 마지막 말씀에 공감,감동입니다~♡

mini74 2022-05-31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시선에서 그런 동물들이 육식동물에 먼저 희생되면서 다른 무리들을 도외준다는 식의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사람들과의 관계와 대비돼서 아주 기분나빴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식의 도움이 되려 태어나는 생명이 어디있을까요 ㅠㅠ 사례들이 너무 뭉클합니다 ㅠㅠ

미미 2022-05-31 12:16   좋아요 1 | URL
아!!! <동물의 왕국>같은 프로도 그런 식의 해석을 할때가 있어서 못보겠더라구요.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사례들을 읽으며 인간중심사고방식의 한계를 새삼 느꼈어요ㅠㅠ
 


학교폭력, 총기난사와 같은 극단적 폭력성에 대해 우리는 공포를 느끼고 그런 행위의 당사자들이 

우리와 별개의 존재임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들어 뉴스에서 다루어지거나 고발프로에서 그런 사건을 재조명하는 걸 유심히 보면 철저하게 일반인들과 분리하려는 도덕적 경계설정과 비판적 관점의 반복을 알수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과정들이 문제의 해결책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무의미하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매번 한계를 느끼는게 사실이다. 어떤 면에서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사회적 장치들로 여겨진다. 만일 그렇다고 가정할때 사회가 느끼는 죄책감의 출처는 무엇일까? 무엇을 회피하고자 이런 의도적인(때로 무의미하다고 여겨지는) 격식을 이어가는걸까. 근본적인 해결책이 부재한 반복적인 집단적 회피는 사실상 용인과 동일한게 아닐까?






해러웨이는 "죽이지 않게 하는것이 아니라
죽여도 되게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해러웨이의 책을 읽을때는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것같다. 예전에 '육식의 성정치'를 읽으며 여성과 육식과의 관계에 대해 공부해볼 수 있었다.


캐럴 J.아담스에 따르면 육식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점은 상당히 유사하다. 남성주의 시각에서 자연, 여성, 동물, 장애인은 이 세계를 점유,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착취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점차 다양하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직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구도는 워낙 오랫동안 강력하게 형성되어있고 부분적인 노력으로는 변화하기 힘든 역학을 이루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육식의 성정치'를 읽고 쓴 리뷰에서 밝힌 바와같이 사람들은 동물을 친구로 여겨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각종 캐릭터를 만들어 상품화 한다. 반려 동물을 기르는 인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언론에서 비판적으로 다루어지며 비난받는다. 하지만 정작 TV를 켜면 많은 예능, 기타방송에서 고기는 주된 요리로 등장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고기는 먹기좋게 형태가 바뀐 동물이다. 매력적으로 자신을 치장한 인플루언서가 앉은 자리에서 수십개의 닭다리를 먹으며 환호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는 고기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즐겨먹는 사람조차 그 고기의 실체를 어느정도까지는 인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번 먹을때마다 도축되는 짐승들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고 우리는 '먹는'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 무해할까? 식품위생적,영양학적 피해가 아닌 정신적 트라우마를 지적하는 거다. 물론 방송에 등장하는 인플루언서가 먹는 닭다리는 그녀가 직접 도축한 닭이 아니다. 그 잔인한 과정은 육식하는 소비자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인에 의해 '대리'된다. 그렇게 해서 누군가의 동물 '학대'는 범죄가되고 누군가의 '학대'는 범죄가 아니게 된다. 하지만 소고기와 닭다리를 먹을때 그녀 또는 그는 정확하게 도축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다시 미디어에서 다루어지는 각종 폭력,범죄를 떠올려보자 그것의 원인을 추적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 그것을 막기위한 근본적 해결에 비용을 투자하고 모두가 집중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 왜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관심을 두지 못할까? 왜 다소 피상적으로 여겨지는 또한 피해자에 대한  그 '폭력'만큼이나 잔인한 '행위'에만 집중하는 것일까? 근본 원인은 사회,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어느순간부터 구조적 문제라는 말은 유용한 회피 수단이 된 것만같다.) 대중은 자극적인 것에 관심이 있으므로 광고주를 잡기 위해서? 어떤 이유든 이런 식의 사회적'회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집단적 선택'이다. 나는 이것이 폭력의 내면화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은 미디어에서 어떤 폭력행위를 접할 때 그것이 이 세계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그 '소식'을 '신뢰'하고 거기에 대해 여러형태로 반응한다. 영상과 사진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직접 그 상황을 목격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것은 어쩌면 이 사회가 그런 사건이 '가능'하도록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아동에 대한 방임도 학대로 규정한다.) 과연 어떻게 그것이 '조작'이 아니고 '현실'이라고 인지하는 것일까? 평생, 단한번도 누군가 죽는것을 목격해보지 않은 어린 아이도 마찬가지로 그런 사건에 대해 어른만큼은 아니더라도 사실이라고'신뢰'한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 어떻게 그런 신뢰가 가능할까?




해러웨이의 주장을 떠올릴때 이것은 사회가'폭력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폭력을 금지하는 겉모습과 달리 '폭력을 내면화'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도축과정을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한다면 각종 미디어에서 지금과 마찬가지로 육식을 행복한 삶의 즐거움으로 포장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도축과정을 직접적으로 모두 공개하진 않더라도 어느정도는 대중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거대한 집단적 기만행위에서 조금은 속죄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진실이 고통스럽더라도 대중은 그것을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고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하워드 진은 주장했다. 이 기만행위(도축을 '대리'시키고 공개하지 않는)에는 적극적 가담과 소극적 가담만이 있을 뿐이다. 누구도 이 기만과 거기에 따른 폭력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철저하게 도축과정을 비공개로 한다고 해서 그것을 없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런 거짓,기만,위선이 육식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에 대한 수용을 죄의식없이 가능하게 하고 스스로를 속이도록 조장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완전범죄란 없다. 적어도 본인이 어떤 식으로든 범죄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폭력이 또다른 폭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개개인에게 이렇게 내면화된 폭력은 여러 방식으로 발현될 것이다. 그 범위를 다양한 개성들만큼 확대해석할 필요가 있다. 국가,종교,문화 공통적으로 크고 작게 벌어지는 각종 차별,괴롭힘,혐오,조롱등 불법과 또는 합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범죄로 규정되지 못한 타인에 대한 멸시를 포함해야한다. 이런 끊임없는 폭력성의 바탕에는 개인의 특성을 넘어선 강력한 조건과 이유가 깔려있다. 


침묵 자체가 말로 표현되는 담화와 비슷하다.-뤼스 이리가레


모두가 하루 세끼 육식을 하지 않더라도 육식은 너무나 손쉬운 접근성을 지니고 있다. 육식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육식에 접근하기는 숨쉬는 것만큼이나 쉬울정도로 육식은 자본주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해는 강력한 기만행위의 당위성 아래 동물에 대한 폭력과 함께 묵인된다. 이 무한반복이 영속되고 권력과 물질적 욕망이 이상적 가치로 유지되는 한 여성의 종속적 삶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비가시성, 각종 폭력과 혐오, 전쟁도 계속되지 않을까? 


엄청나게 많은 수를 죽이려고 살게 만드는 거죠. 끔찍한 조건에서 죽이기 위해 끔찍한 조건에서 살게 만드는 것은...이윤을 위해서죠. 자본주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ㅡP.285 '반려자들의 대화' 중 도나 해러웨이



인간은 어쩌면 폭력의 내면화를 매 끼니마다 반복, 재생산하고 있다. 스스로를 위해,함께 살아가는 동물들과ㅡ종종 아닌것처럼 인간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잊혀지지만 우리도 역시 동물이다.ㅡ 이 세계의 생명들을 위해 이 문제를 더이상 외면해선 안돼며 모두 재창조해야만 한다. 끊임없이. 기존에 반복한 '폭력의 내면화'의 강력한 힘을 상쇄시키려면 세밀하고 촘촘한 창조가 요구될 것이다. 폭력을 막는 것을 넘어 폭력이 가능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같은 것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는 순간, 사실은 모순이 된다. - P33 육식의 성정치






함께 읽어볼만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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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27 11: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죽이지 않게 하는것이 아니라 죽여도 되게 하지 말라˝

저도 이 말이 무척 어렵더라고요. 제대로 잡히지 않는 말이었어요. 이걸 좀 더 이해하고 싶어서 도나 해러웨이를 계속 읽어보고 또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페이퍼 너무 좋네요, 미미님.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읽는 것이 바로 우리가 되는 것을 미미님의 페이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미미 2022-05-27 11:46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덕분에, 해러웨이와 이리가레 덕분에 자꾸
파고파고 생각해보게 되네요.
역시 계속 읽고 공부해야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이리가레의 <나,너,우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저번에 말씀하신대로 도나 해러웨이와 연결되어
두 학자에 대해 공부가 되고 있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2-05-27 11:51   좋아요 4 | URL
˝죽이지 않게 하는것이 아니라 죽여도 되게 하지 말라˝ 이게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되어 잇는지 너무 궁금해지네요. 어쩐지 영어로 보면 더 즉각적으로 뜻이 닿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원서 검색해봐야 겠어요.

미미 2022-05-27 11:55   좋아요 3 | URL
이렇게 원서 찾는 다락방님 늘 너무 멋져요!! 저도 찾아볼께요👍👍

새파랑 2022-05-27 1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과 미미님의 대화는 천재간의 대화 같아요 ^^ 육식이 폭력의 내면화로 이어지는 논리에 공감이 갑니다. 잘못을 인식하고 하는것과 인식하지 못하고 하는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미미 2022-05-27 13:00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은 그렇다고 저도 생각하는데 저는 아직 배도 고프고 알아야할게
너무 많은걸요ㅋㅋ 폭력의 내면화로 각종 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일‘이
되는 듯 해요. 새파랑님 처럼 다정하고 선한 분들은 타인에게 분출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환경적 요소와 결합해 폭력을 행사한다고요.
사람들이 어느정도 갖고 있는 공포와도 무관하지 않을거라고도 봐요.
누가 연구좀 해주면 좋겠어요^^* 감사해요 새파랑님~♡

건수하 2022-05-27 15: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기와 동물을 분리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도 일종의 세뇌인 것 같아요.
왜 먹방에서는 항상 고기를 먹을까?
<짐을 끄는 짐승들> 함께 읽는 분이 이 얘기를 하셨는데 그러고보니 미디어의 역할도 큰 것 같더라고요.
채식 먹방이라니, 저부터도 생각만 해도 어색하고 상상이 안되어요.

아이들은 자라면서 동물을 귀여운 존재로 생각하고 (동물의 의인화 문제도 <짐을 끄는~ >에 나오지요)
한 번 저 닭이 내가 먹는 그 닭? 하면서 거부하려고 하는 시기가 있어요.
저도 그걸 성장에는 단백질이 필요하고, 필요한 만큼 먹는 건 괜찮아- 이렇게 얘기하고 아이는 그 시기를 넘겼는데.
그 시기에 이미 세뇌가 이뤄졌고 저는 그걸 도운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답니다..

식물성 단백질로도 충분하다는데,
좀 덜 큰다고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내 아이가 덜 성장하게 된다면 하는 두려움도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에서 오는 것 같기도 해서 더 씁쓸해요.

미미 2022-05-27 15:44   좋아요 4 | URL
그러네요!! 이렇게나 전 세계 공통적인 아이러니한 세뇌,반복이 또 있을까요?
육식은 먹방의 주요 메뉴이고 특히나 과식을 대단한 것으로 묘사하면서
(그러면서도 여성 중심적 다이어트 시장!) 고기소비를 촉진시킨다는
느낌도 들어요. 동화책이나 만화,영화에선 다 친구들인데 먹으라고 하니
아이들은 혼란의 시기를 넘겨야 건강한 사람으로 인정받기도 하고요.
수하님이나 누구 개인의 탓이라고 할 수 없는 전지구적 묵인된 약속이고
자본이 결합되었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성장도 외모중심주의와 자본화된 의학의 결실일 수 있구요.
공부할것들이 많네요. 수하님 덕분에 <짐을 끄는 짐승들>읽게 되면서
연관된 책들에 계속 관심이 가요~♡ 우리가 함께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대하다보면 작은 불꽃이라도 피울 수 있게되겠죠?*^^*

레삭매냐 2022-05-27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왠지 정갈한 논문
삘의 리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보다 더 육식을 많이 하
게 되었고, 그 결과 필연적으
로 더 많은 동물들이 희생되
고 있네요.

그렇다고 해서 고기를 끊을
수도 없고 딜레마네요.

미미 2022-05-27 22:31   좋아요 3 | URL
논문삘이라니 제가
들어본 칭찬중 최고네요!
더구나 늘 맛깔나는
글을 올려주시는
레삭매냐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열심히 쓴 보람이
있습니다 헤헷🥲

저도 고기 안먹는 날을
늘리려고 신경쓰는데
불구하고 여러모로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레이스 2022-05-27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든 자본주의 그늘 아래!
환원되는 힘이 대단한 것 같아요.

미미 2022-05-27 22:37   좋아요 2 | URL
네 그레이스님! 자본주의가 환경과
생명의 존엄성마저 위협하는것 같아요.
어떤 문제든 자본주의와
밀접하게 연관되니 말이죠.^^*

햇살과함께 2022-05-27 23: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쑥쑥 성장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페이퍼에요!! 멋지심~!!

미미 2022-05-28 08:17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햇살님~♡
쑥쑥 더 크고싶어요*^^*

singri 2022-05-28 0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아무생각없다가 한대 맞고 가네요.
너무 좋습니다. 미니님.

책들도 찜요.

미미 2022-05-28 08:26   좋아요 2 | URL
그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싱그리님 표현에 기분이
묘하네요^^*감사해요~♡

공쟝쟝 2022-05-28 0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좀 조심스러운 지적을 해보고 싶은데요~....

고기를 안먹는 방향으로 우리의 이야기가 매번 흘러가면서 자책하는 게 ㅜㅜ (물론 지구를 위해서는 고기를 안먹는 게 맞고, 저 역시 고기를 매우 좋아함에도 지구를 위해서 주1~2회 정도로만 먹으려고 제한하는 데요 ㅋㅋㅋ 지구 생각한 거는 코로나 때문이구 ㅋㅋㅋ 저를 생각하면 고기를 먹어야겠고...여성=고기 는 좀 현실 미디어에서 그렇게 재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라고 해버리는 거 너무 자존심 상하고... 안 그런 방향으로 분명히 가야할 것 같고... 하지만 탈코는 못하고.. ㅜㅜ)

제가 육식의 성정치를 읽으면서도 그렇고 요즘의 채식-비건논의-여성주의 논의가 갖는 친연성(?)도 있다는 건 알겠는 데.. 아...너무 착한 사람들만 계속 착해지는 게 계속 불편해지고 자신을 축소시키는 느낌(?)이 드는 것.. 게다가 일상에서 육식 안하려면 진짜 사는 거 조심하고 살아야하는 데 ㅜㅜ 그거 못하는 사람들은 불편해지니까 더 귀기울이기 싫긴 하거든요. 특히 시간이나 금전 여유없는 사람들.. 인생의 낙이 먹는 거 밖에 없는 사람들.... 한번 쯤 생각해봐주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이렇게 쓰니까 합리화네 ㅋㅋㅋㅋ)

전 우리가 이야기하는 걸 강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 황정은 한테 도덕주의 강박 심하다는 댓글 보고 진짜 너무 화났거든요.) 전 강박 아니고 윤리고 삶의 태도이고 실천하시는 분들 정말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저 같은 사람도 있거든요. (아..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어디에 동일시를 하는 지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어떤 정치적 설득(?)의 관건 일 것 같기도 하고, 그러므로 어떤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저는 그래요.(아.. 이 말 하기 싫지만 저는 정말인지 신자유주의페미입니다...ㅋㅋㅋㅋ ) 좀 뜬금 없지만 박지현이 왜 정의당 냅두고 민주당으로 갔는가!!!!!!!!! (라는 결단과 비슷한 뭐 ... 아 제 말알죠? 제가 무슨 말하고 싶은지 알죠? 미미님은 알거얔ㅋㅋㅋㅋ)와 같은..

위에 쓰신 총기난사범이나 성매수구매자들이나 입으로 똥싸는 정치선수 스피커들은 절대 반성안하고 자기가 뭔 짓을 하는지도 모르는 데, 여자들만 계속 도덕 관념을 섬세하게 벼려서 전략(?)적으로 어디까지 갈수 있는지.. 혹은 어디까지 온 것인지... 뭐 그런 것..들도~

차근차근 읽어나가다 보면 더 알아갈 수 있게되겠죠? 너무 많은 것들을 단정짓지는 말고 계속해서 여러가지 렌즈를끼는 독서를 우리가 합니다. 우리들은 멋집니다. 알라딘내 여성주의자 독서가들 흥해라~ 그리고 거긔 최고 모범생 미미님 짱!!! 최고!!! 와락!!

미미 2022-05-28 10:34   좋아요 3 | URL
좋은 지적 해주셨어요 역시 쟝쟝님👍👍
확실히 채식이란게 쉽지도 않을 뿐더러 비용도 어떤 면에서(아직까지)더 들고
여건상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저도 생각해요.

다만(쟝쟝님도 댓글에 써주셨지만) 저와 같이 이런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파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현재 제가 읽는 주제들이고 관심갖는 분야이기도하고요.

말씀하신 부분을 저도 요즘 읽은 에세이에서 접했고 이해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주제 때문에 그런 내용들은 되도록 제외시켰어요.

제 글의 취지가 당장 모두가 육식을 끊어야한다는것도 물론 아니고(저도 채식주의자가 아님요) 그게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우리가 뭘 먹는지, 그 영향은 좀더 분명히 알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읽은 책들을 통해 의문이 들더라구요. 그걸 글로 옮겼고 나누고 싶었던거예요. 이런 측면을 보면 좀 이상하지 않냐고요 사람들이 습관화된 육식에 각자 의문을 가져볼 수 있을것 같아서요. 코로나 탓인지 미디어에서 요리와 육식을 예능화 하는 모습은 갈수록 늘어가는 느낌이니까요.

단정짓기보단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하자는 취지였는데 제 글의 어조가 강한 편이라 쟝쟝님처럼 느끼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꺼예요. 뒤에 말씀하신 부분들
제가 좀더 생각해볼께요.
종종 느끼는데 제 글을
객관적으로 읽을수가 없어서 중심추를 잡기가
어렵다고 느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 해주시는거
너무 감사해요쟝쟝님~♡^^♡

공쟝쟝 2022-05-28 10:54   좋아요 3 | URL
단정컨대 미미님 글에는 단정짓는 어조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미님 같으신 분들의 생각이 더 많이 말해지고 이야기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요 아래에 있는 글도 읽었거든요. 미미님의 육식과 폭력에 대한 비판들이 쭉 전개되는 부분이 이해가 되고 설득이 되었고, 읽으면서 놀라시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딱 한가지ㅋㅋㅋ 모두가 자기를 반성하고 좀 더 고치겠다고 댓글을 달면 ㅜㅜ 정말 우리끼리만 착해지고 ㅋㅋㅋ 우린 이렇게나 착해지는 데... 글 앞에 달아주신 ㅋㅋ 총기난사범을 비롯한 눈치 없는 꼰대들은 어떻게 패지? (언제나 패는 것에 관심이 있다...) ㅋㅋㅋㅋㅋ

내 맘 알죠? 내 맘 알꼬야 ㅋㅋ 미미님~

미미 2022-05-28 11:1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아 저 지금
다른것때문에 감동받아서
마침 눈물이 조금났는데
쟝쟝님 댓글을 보고ㅋㅋㅋ
ㅋㅋ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음.... 이런 세력을 키우는 것도 방법 아닐까요? 쟝쟝님 마음은 알죠~♡ 위 댓글에서도 알았어요. 근데 자꾸 읽고 싶은게 약자들의 글이라..참 어렵네요😅

공쟝쟝 2022-05-28 11:21   좋아요 3 | URL
은 내가 (급발진하면) 팰테니까 (사실 안패려고 참는 데 나도 모르게 패고 있음... 성질머리..) 미미님은 읽어요!!! 그게 진짜 강한거예요. 약한거 아님!! 약자들 소중해!! 어려운 거 읽는 거 그게 강한겁니다!! 약자들의 소중한 목소리에 연대합니다!!!

2022-05-28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8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8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8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8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8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