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여태까지 그런 사실을 별로 개의치 않았던 것이 무척이나 이상하게 느껴졌다. 지금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의 아버지도 전쟁 중에 사람 한두명쯤 죽였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고 아이를 야단치기도 하는 그 얼굴은 더이상 살인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트럭이 양복점 쇼윈도우를 더럽히듯이 무수한 먼지가 그들의 얼굴에 쌓여 있었다. - P30

‘모두 죽어나가는 세상 아이가 병원에서 죽지 않더라도 매일밤공습으로 죽어가는 거야.‘ 스구로는 토다가 오늘 오후 화난 듯이중얼거린 말을 떠올렸다. 회진이 끝난 뒤 공동입원실에서는 한바탕 헛기침이 울려퍼지고 환자들이 박쥐처럼 침대를 기어서 오르내리고 있었다. 스구로는 만일 인간의 죽음에 냄새가 있다면 그건 분명 이 어두운 방의 악취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 P46

더이상 공습경보도 경계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납빛으로 낮게깔린 구름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쾅쾅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고, 이따금 탁탁 콩이 여물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작년까지만 해도나까스가 불탔느니 야구인 일대가 전소되었느니 하면서 환자나 학생 들이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요즘에는 어디가 불타는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누가 죽든 말든 걱정하지도 않았다. 학생들 대부분이 시내 곳곳의 구호소나 공장으로 보내졌다. 연구생인스구로도 이제 곧 단기 현역으로 어디론가 끌려갈 것이다. - P47

사실 조국이 이기든 지든 관심도 없었습니다. 한밤중 눈을 떴을 때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요즘 들어 왠지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둠속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그저께 밤보다는 어젯밤이, 어젯밤보다는 오늘밤이 파도의 수런거림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제가전쟁을 느끼는 것은 이때뿐이었습니다. 커다란 북소리 같은 어두운 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높아짐에 따라 일본은 패망하고 우리는어디론가 끌려들어갈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 P106

‘우리는 사람을 죽이려 하고 있다. 갑자기 검은 구름이몰려오듯 불안과 공포가 엄습했다. 그는 수술실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때 문밖에 있던 군인들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또다시 들렸다. 그들의 모습이나 웃음소리는 도망치고 싶은 스구로의 마음을압도하며 빠져나갈 길을 막는 두터운 장벽으로 다가왔다. - P144

"석가모니께서 어느날・・・・・・ 한 제자를 문병하셨습니다. ・・・・・・ 제자는 자신의 똥오줌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 석가모니께서는 정중하게 문병하신 후, 너는 건강할 때친구를 간병한 적이 있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이처럼 홀로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는・・・・・・ 네가 평생 다른 사람을 간병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는 지금 몸의 병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지만, 삼대에 걸쳐서도 다 끝나지 않는 마음의 병이 있다." - P150

그는 동료의 눈을 가리키며 수상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눈이 새빨개졌어."
하지만 눈동자가 빨간 사람은 손가락질당한 장교만이 아니었다.
다른 군인들의 눈도 희번덕거리며 보기 흉하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것은 정말이지 정사를 치른 후 눈에 핏발이 서고 기름기와 땀으로 얼룩진 얼굴이었다. - P163

죽였다, 죽였다, 죽였다, 죽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리듬에맞춰 귓가에 계속 읊조려댔다. ‘나는 아무 짓도 안했어.‘ 스구로는그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지우려 했다.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니까. 그러나 이러한 암시는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와 마음속에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다가 사라졌다. ‘맞아, 너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아주머니가 죽을 때도, 그리고 이번에도 아무 짓도 하지않았어. 하지만 너는 언제나 거기에 있었지. 거기에 있으면서 아무짓도 하지 않은 거야.‘  - P164

검붉은 피로 탁해진 액체에 담긴 이 암갈색 덩어리.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이게 아니라, 자신이 죽인 인간의 신체 일부를 보고도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괴로움도 없는 이 섬뜩한 마음이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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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뜻 밖의 이야기를 내게 한다. 서울이 아닌 타지에 살고 있는 상황이 너무 싫다고.

언제든 그 생각을 깊게 파고들면 눈물이 터져버릴것 같다고. 평소에 하지 않던 이야기라 놀랐다. 우리는 아무데서나 꺼내 놓을 수 없는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로에게 늘 힘이 되어주곤 했는데 그럼에도 할 수 없는, 드러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래. 나도 그런것들이 있지. 글로 쓰고 싶은데 써지지 않는 것들. 어디서 부터 설명해야할지 손조차 댈수없는 것들. 괜한 오해를 살까봐. 괜한 이미지를 만들까봐. 담아두고 덮어두고 모른척하는 것들. 



"마리안느, 그 일에 대해 글을 써보도록 해요. 그러지 않았다간 어느 날엔가 당신은 갑자기 존재하지 않게 될테니까."p.59


아이둘을 키우는 친구는 오랜만에 직장에 다니는 친구와 통화를 하고 기분이 이상해졌다고 했다. 직장다니는 친구가 '너는 좋겠다. 남편이 돈 벌어다 줘서. 일하지 않아도 되서. 집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잖아. 걱정없겠다.'라고 말한것. 직장다니는 사람들이 바빠서 여유가 없다고 토로할때마다 늘 부러운 생각이 든다. 나도 일하고 돈벌고 싶으니까. 하지만 사정상 그럴수가 없다. 이런 사실은 되도록 피하고 싶은 주제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없던 일이 되는것도 아니면서.



친구는 아이둘을 키우는데도 그런 소릴 듣는데 나는 아이가 없으니 더한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어 그냥 듣고 넘기곤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나는 전혀 한가하지 않거든. 내가 제일 좋아하는건 책읽기인데 남들이 생각하듯 내가 한가하고 여유로운 사람이면 종일 책을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돌봄에 집안일에 이것저것에 치이다 보면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어쩔땐 책을 연속해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타이머로 확인해본적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바람만큼 충분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것들을 일일이 토로해봤자 상대는 그런 사정들을 궁금해하지도 그러니 날 이해하지도 못한다. 차라리 일을 한다면 대가를 받고 거기에 따르는 성취감도 얻을 수 있을텐데, 일하고 있다는 명분, 아이를 낳아 키우는 명분 그런것들 바깥 경계에 내 삶이 있다. 


밝은 날 여인은 책상에 앉아 타이프라이터를 앞에 놓고 안경을 썼다. 그녀는 번역할 책을 매일매일의 분량으로 나누어 연필로 그날그날의 날짜를 적어 넣었다. 책 말미에 적힌 날짜는 봄이 한창인 어느 날이었다. 여인은 타이핑을 하다가 가끔 멈추고 옆에 놓인 사전을 펴보기도 하고 활자를 바늘로 소제하기도, 자판을 수건으로 닦기도 하면서 번역을 해나갔다. p.65


친구와 통화를 끝내고 내가 꺼낼 수 없는 것들을 우두커니 끄집어 내어본다. 나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정도 속도로 울 수 있으면 어디 극단에 들어가 연기도 할 수 있을것같다. 파트타임 배우는 없나.




어떤 주장들, 어떤 생각들은 사람들 가슴속에 우두커니 잠자코 있다. 누구는 용기를 내어 그걸 표현하고 누구는 영영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것들이 바스라져 흔적없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둔다. 용기를 내어 표현하더라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잠자코 들어주는 사람도 있고 응원해주는 따뜻한 마음씨도 있지만 자기와 다른 생각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걸고 넘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 그럴때마다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도 그렇게 말할 용기를 잃어간다. 그런면에선 나도 가해자가 되보기도하고 피해자가 되어보기도했다. 그래도 피해자가 되어본 덕에? 어쩌다 욱해서 당한만큼 갚아주려고 가해하고 나면 마음이 좋지 않다. 오래 남는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 생각날때마다 양심이, 신념이 찔린다. 그럴땐 내가 그나마 반성하는 인간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한다. 



여성들은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부터가 무능력의 요건하나를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어디서도 '너가 여성이라는 사실자체로도 이미 무능력이야'라고 대놓고 말하진 않는다. 대놓고 까는건 그나마 덜 상처가 된다. 너무 뚜렷해서 뭐라도 해볼수도 있고(늘 그런건 아니지만)뭐라도 해볼 수 없으면 누구에게라도 속상했다고 털어놓을수 있다. 하지만 은근한 것들, 은근한 무시, 은근한 비난 이런 것들은 더 고통스럽고 더욱 신경쓰이는 법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껴왔다. 여성을 향한 억압과 배제도 그런 형태를 띈다. 어떤 곳에서는 그나마 보란듯이 차별하는 일이 분명 줄어들었다. 남성들은 더욱 그렇게 느끼고 -역차별을 운운할 정도로-여성들은 조금 덜 그렇게 느낀다. 다만  남성들처럼 군대라는 공감대도 없고 사회적으로 타고난 성 자체로 지지받으며 성장하지도 못한다. 사회에서 성공한 엘리트들도 거의가 남성들이고 위인전 리스트만 봐도 여성 중에 본받을만한 위인은 역사적으로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것같은 그런 소외의 분위기는 여성들에게,남성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대 자신을 드러냈구나, 왼손잡이 여인이여!

혹은 내게 어떤 신호를 보내려 했는가?

나 어느 낯선 대륙에서 그대를 만나고 싶어

수많은 다른 사람들 가운데서

혼자 있는 그대를 만날 수 있으리

그대도 수천의 타인들 가운데서 나를 보고

우리들 끝내는 서로를 향해 다가가리라. p.108


하지만 언급되지 않는다고 없는건 아니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건 아니다. 용기내어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지만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 주목받는 것들 사이에서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존재들이 있다. 이들이 없다면 결코 저들도 없을 것이다. 아직도 검열은 있다. 좀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다수가 아닌 또는 다수임에도 약하고 예외적인 것들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럼에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내야한다. 용기를 내서 쓰고 또 목소리를 내어 나를 살려내야 한다. 



여인은 별안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연필과 종이를 가져다가 자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의자 위에 올려놓은 두 발을 먼저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그 뒤쪽 공간과 창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밤이 흘러감에 따라서 변해가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그렸다. 그렇게 모든 대상들을 하나하나 그렸다. 힘차다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떨리고 어설픈 획이었으나 이다금씩 단 한 번의 획으로 해서 힘찬 비상이 생겨났다. 몇 시간 동안이나 그린 다음 종이를 옆으로 비껴 들고 그걸 오래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p.136




작가로 하여금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게 하는 한,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소설가의 의도에 다가가게 하는 한, 어떤 방법도 옳고 모든 방법이 옳다. 이런 방법은 우리가 기꺼이 삶 그 자체라 부를 태세가 되어 있는 것에 다가가게 해준다는 장점을 지닌다. (중략)작가는 자신의 관심이 더 이상'이것'이 아니라 '저것'이라고, 오직 '저것'으로만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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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16 17:2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공감대 부분에서 생각이 많아지네요. 여자들은 결혼 후 친한 친구라도 이전처럼 매번 나누지 못하는 환경이 되는 게 있어서… 만난다 해도 친구는 아이가 있어 아이 이야기만 하고 저는 없으니 거리감이 생길 때가 많더군요. 성장에 대한 열망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속시원히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인맥은 많이 주는 것 같아요.
써내는 용기. 미미님은 잘 하고 계세요~ 아자아자!!!

미미 2022-06-16 17:30   좋아요 9 | URL
저도 그래요!! 제가 읽으면서 공감하는 글들은 깊숙한 이야기들, 열망에 관한 내밀한 고백들인데 정작 저는 늘 피상적인 수준에 머문다는 생각이 가끔들어요. 친구이야기에 뜨끔하더군요. 같은 여성이라도 주어진 여건이란게 디테일에서 이리저리 갈려서...어쩜 또 그게 나름 각자가 가진 힘일 수 있다고보는데 항상 저는 용기부족입니다. ^^ 거리의화가님 응원에 충전되어 또 웃습니다~♡ 아자아자!!!*^^*

거리의화가 2022-06-16 17:35   좋아요 8 | URL
그러고 보니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알라딘 서재에서 지적 호기심 가득한 분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즐거움~ 또 소통하는 즐거움도 생겨서 좋네요~ 여기 알라딘서재 많은 분들이 눌러앉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미미 2022-06-16 17:40   좋아요 9 | URL
그쵸?!! 저도 그래서
1년 넘게 출석하고 있어요. 어디가서도 이런 분들을 이만큼 만날 수 없을테니까요. 좋은 글들, 공감되는 글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기쁨도 결코 적지않죠ㅎㅎ

다락방 2022-06-16 17:52   좋아요 8 | URL
거리의화가 님과 미미 님 모두 이곳에 눌러앉아 주시길 바랍니다. 꼭이요!!

미미 2022-06-16 17:58   좋아요 8 | URL
다락방님도 페미니즘 리더로 쭉 함께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공쟝쟝 2022-06-17 01:58   좋아요 4 | URL
눌러 앉아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 한몸 낑겨 앉아 있겠습니다. 우리는 눌러 앉아서 계속 씁시다!! 글을 씁시다. - 방금 막 결성한 알라딘 글쓰기 운동본부장 (왓 나도 부장?) -

미미 2022-06-17 08:21   좋아요 4 | URL
네 본부장님!!ㅋㅋㅋ이대로 쭉 읽고 쓰고 눌러앉기-알라딘 글쓰기 운동 홍보팀장ㅋ

공쟝쟝 2022-06-17 08:42   좋아요 4 | URL
얽.. 팀장님...!! 방금 운동본부 결성했으니 회식합시다 ㅋㅋㅋㅋ (멤버 두명이면 회식ㅋㅋㅋ)

미미 2022-06-17 08:53   좋아요 4 | URL
팀장 장소 섭외중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0:41   좋아요 5 | URL
본부장님 팀장님... ㅎㅎ
회식 후기 기다립니다 ㅋㅋ

얄라알라 2022-06-17 13:06   좋아요 3 | URL
이 좋은 댓글을 스크롤 하며 읽어가다가 수하님 ˝회식‘ 그 단어에 사고가 깔대기 속으로 빠지는 듯

회식 좋아요 ㅎㅎㅎ

본부장님 팀장님 추진해보시어요

건수하 2022-06-17 13:21   좋아요 4 | URL
얄라알라님/ 회식은 공쟝쟝님이 먼저 얘기하셨는데.. 제가 후기 기다린다 하니 실제 상황처럼 되었나요 ㅎㅎㅎ

건수하 2022-06-16 17:4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평균의 마음>에서 조지 엘리엇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성 작가의 경우는 거친 실패담조차 희귀할 만큼 주류 문학사에서 논외로 취급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책을 읽고 쓰는 행위는 총검술을 익히는 것만큼이나 남성적인 활동이어서, 고전이 즐거이 ‘여성성’을 이상화해도 이는 실제의 인간 여성과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신화적 원형적 상징일 뿐이었다.

이런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동안 여러분이 읽고 쓰자고 하신게 더 새롭게 다가왔어요. 책을 읽고 쓰는 행위가 남성적인 활동이라니. 전 그렇게 생각 못했었거든요..

저도 안 썼지만, 제 주변엔 글을 쓰는 남성이 많지 않고, 국문과, 영문과엔 여성이 훨씬 많지 않은가… 그런데 작가는 남성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새삼 생각해보게 됩니다. 몇 백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심했던 것 같아요.

제가 여성이고 왼손잡이 (지금은 양손잡이)이다보니 책에 관심이 갑니다. (뜬금없이) 언젠가부터 제가 기존 질서에 반항적인 성향을 가지게 된 이유가 성별과 왼손잡이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미미 2022-06-16 18:08   좋아요 7 | URL
<평균의 마음>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책을 읽고 쓰는 행위가 힘을 키워주는건 저도 느끼고 있는데 과거에는 그 자체가 남성적 활동으로 여겨졌었군요. 하긴 학문을 익히는것 자체에서도 여성을
배제했던 역사가 있으니
충분히 그랬을것 같아요.

이 책은 번역이 조금 아쉬우니 수하님 꼭 감안하고 읽어보시길 바래요.

최근에 <왼손잡이 우주>란
책을 샀는데 띠지에 ˝신이 왼손잡이라니!˝라고 써있었어요
저도 더 반항하고
더 많이 읽고 쓰고싶어요*^^*

건수하 2022-06-16 19:38   좋아요 5 | URL
<평균의 마음> 재밌어요. 전반적인 정서에도 공감하실 것 같아요. 다 읽으면 글 쓸게요 :)

범우사 책들이 좀 오래되어 그랬던 기억이에요. 그래도 거기만 있는 책들이 꽤 있더라고요.

신이 왼손잡이라니? 급 또 궁금해지고..

미미 2022-06-16 19:51   좋아요 6 | URL
수하님 읽고 계신 책들이 거의다 제 취향이라 믿고 담아놨어요. 마음만은 하루 한권이상 뚝딱뚝딱인데ㅋㅋ

<왼손잡이 우주>는 어렵진 않을거같은데 공식같은것도 좀 들어있어서
어떨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건 읽어보고 추천드릴께요

그렇죠. 범우사 가격이 착해서 감안하고 읽었어요*^^*

건수하 2022-06-17 10:43   좋아요 4 | URL
저도 미미님 읽으시는 책 많이 담아뒀지요!
마음은 정말 하루 한 권 뚝딱뚝딱인데 22
출장갔던 때가 그리워져요.

오늘은 널부러져있지 말고 퇴근하고 책 읽어야지 ㅎㅎ

미미 2022-06-17 11:15   좋아요 5 | URL
일하는 사람은 늘 아름다운법인데 퇴근하고 짬을 내어 책읽는 사람은 더욱 눈부십니다ㅎㅎ

수하님 화이팅👍👍

2022-06-16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6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6-16 19: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아이 둘 키우고 ‘공식적으로‘,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서 미미님 말씀 넘 공감됩니다. 미미님과 같은 고민에 외로울 때, 혹은 꿀꿀할 때 ㅋㅋㅋㅋㅋㅋ 제게 힘이 되었던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독서의 즐거움> 한 부분 놓고 갑니다. 쓰는 용기 멋져요, 미미님! 우리 멈추지 말아요!!

자, 저항하십시오. 앉아서 성찰하는 기쁨을 느끼십시오. 인간이란 생산력만이 아니라 이해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고집하십시오. 아침에 눈을 떠서 부엌을 청소하고 서류를 정돈하기 전에, 무엇보다 고전을 한 권 집어 들고 읽는 시간을 가지기 바랍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5-6쪽)


미미 2022-06-16 19:56   좋아요 8 | URL
와 단발머리님 댓글마저
위로고 감동인 알라디너의 품위를 이렇게 또 보여주시네요.
발췌문 제 마음에도 쏙 듭니다!! *^^*

역시 ‘공식적으로‘ ‘노는‘
미미 멈추지 않고 읽고 쓰겠습니다. 이곳에서 이렇듯 멋진 분들과 함께 뒹군덕분인지 ‘저항‘이란
단어가 이제 달콤하게 느껴집니다!!ㅋ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0:43   좋아요 6 | URL
음? <독서의 즐거움> 에 저런 내용이 있었던가요 ㅎㅎ
읽다 말았지만 분명 5-6쪽은 읽었는데... :)

집에가서 다시 펴보렵니다 ㅎㅎ

미미 2022-06-17 11:11   좋아요 6 | URL
보통 책 읽는것 자체를
귀찮아하는데 일독을 넘어 재독 삼독하게 만드는 이 아름다운 공간!!ㅎㅎ

페넬로페 2022-06-16 20:4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직장 다니고, 아이 키우고, 집안일 하는 여성들이 만약 시간이 많아진다면 책을 읽을까요?
아닐 것 같아요.
책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는 것이고
그런 사람은
시간이 많든, 시간이 없든
책을 읽습니다~~

미미 2022-06-16 21:03   좋아요 8 | URL
페넬로페님 우문현답입니다!!👍👍
그렇죠. 시간이 남아 책을 읽는 것이 결코 아니죠. 오히려 짬을 내 읽을때 한 문장 한 문장에 더 집중하게되고 북마크 끼워 덮으며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것 같아요.
고된 일상에 숨 돌릴 틈이 되어주고요.
역시 알라디너라 가능한 금쪽같은 진리입니다*^^*

2022-06-16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6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06-16 21:4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경계밖으로 내몰렸다는 느낌, 서로 다른 상황에 벽을 만드는 의식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미미 2022-06-16 22:13   좋아요 6 | URL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어렴풋이 느끼면서 그저 아닌척하려 애쓰고 살았어요. 친구와 이야기하다 뜨악했습니다. 친구와 저도 차이가 있지만 우린 다 나름의 경계밖에 있다. 친구에게 ˝적어도 그냥 인정하자˝고 결론지었어요. 그럼 오히려 가뿐해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거기서부터 시작하자고요.*^^*

공쟝쟝 2022-06-17 02: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는 흑인 페미니즘의 사상을 읽으면서 굉장히 인상적이 었던 부분인데 ‘무능력에 대한 인식‘을 언급하는 부분였어요.
쉽게 자신을 보편자, 동일자로 취하는 남성들은 보부아르 표현대로 기투하고 또 기투하면서 자기를 실현한 댓가로 (이제 막 시작한 개인 사업자인 저는 종종 사업병 걸린 남자들을 볼 때... 아... 진짜 내가 너무 소박하구나 내가 참으로 너무 소박해... 이럴 때가 있거든요. 물론 이 소박한 꿈은 나의 무기이지만 ^^) 크게 잃고 크게 망하거나 소수는 크게 잘되고 그런 것 같더라고요. 주식, 코인 이런 투기성 자산 불리는 방법들도요. 음... 아... 대체로 여자들은 안그러더라고요. 그게 너무 묶여있어서 울타리 너머를 상상할 수 없어서 그런걸까?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는 데... 어떤 의미에서는 그건 현실 인식이 잖아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소극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은. 안타깝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매우 훌륭한 자질이라고 느꼈어요. 왜 훌륭한 자질인지에 대해서는 후에 차차 더 써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미님, 우리의 시선은,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의 주저함으로 인해서인지 모르겠지만) 하나도 써지지 않았어요. 아직 부족해요. 오천년치는 부족해요. 근데 그건 어쩌면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는 참 다행이라고 느껴져요. 너무 잘쓰려고 하지 말고 일단 썼으면 좋겠어요.
아 뭔가... 정리가 안되네요. 딱 생각 났던 정희진 샘 낯선시선 책 가져올게요.
˝(95) 오랫동안 약자였던 집단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세상은 이들에게 요구한다. 너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세련되고, 우아하게 말하라고. 네 주장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너의 존재가 무섭다고. 우리는 펜을 쓰는 데 너희는 칼을 쓴다고. .... 표현의 자유가 기존의 언어를 독점한 이들이 더 크게 떠들기 위한 구실이 아니라면, 근본적인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 아니다. 표현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질문하는 것. 이것이 표현의 자유의 전제다.˝
요는. 저는 쓰지 않았더라면, 절대 제가 무엇을 원하는 지 몰랐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세련되게 아름답게 말하려고 했다면 절대 쓰지 못했을 거고요. 엘렌 식수는 그게 여성의 글쓰기라고 했어요. 돈을 버는 여성이건 돈을 벌지 않는 여성이건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건 아이를 낳지 못하는/않는 여성이건 주변에 있는 여성이건 중심에 있는 여성이건, 쓰지 않으면 모릅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예요. 당연히 이상한 말들과 글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잘 읽히지 않는 이상한 것들을 실컷 쓰시면서 독려하면서 공부하면서 살아갑시다. 삽시다. 그리고 씁시다. ^^ 용기 냅시다. 미미 곁에서 더 용감 무쌍하게 응원하겠습니다. (여기서 또 선동하고 있는 글쓰쟝쟝)

미미 2022-06-17 08:40   좋아요 6 | URL
이런 선동 너무 좋아요! 본부장님!!! 낯선시선 저도 읽었었는데 이런 문장이 있었군요(다시 읽어야할 필요성)역시 정희진!!!
피라미드를 계속 만들어내고 꼭대기 오르기를 반복하는 남성들의 세계를 보면서 여성해방은 저런것이 되어선 안되겠다 느낍니다.
우리가 서로 다름에도 말씀처럼 그 자체가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여성이 각자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말할때 그것이 지지받고 수많은 피라미드의 헛됨을 드러내길 바래요. 저도 한참을 헤매였는데 읽고 쓰면서 비로소 저를 조금이나마 알아가게 되더군요.(아직 더 꺼내고 키우고 알아내야하지만ㅋ)
이곳에는 쟝쟝님도 그렇고 용기있는 분들이 잔뜩있으니 계속 눌러앉아 읽고쓰다보면 저도 그렇게 될꺼라고 믿어요 -(글쓰기 운동 본부장 어깨 주무르고 있는 홍보팀장 미미)

공쟝쟝 2022-06-17 08:50   좋아요 6 | URL
아휴, 팀장님..!! 이제 막 결성한 운동본부의 대표를 모셔와야하는 데, 대표님께 제가 연락 넣어보겠습니다. (네....? 산다락방님?... 뭐라고요? 출근해서 바쁘시다고요?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나한테 글쓰라고 했잖아요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어요. 다락방님이 시작했으니까 자동 대표하세요 ~ㅋㅋㅋ 대표가 하는 일은 요? 작업실에서 아침에 글쓰시는 그거 하시면됩니다. 종종 캐나다뷰 책탑 사진이랑요 ㅋㅋㅋ)

얄라알라 2022-06-17 1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정도 속도로 울 수 있으면˝
아! 이 표현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습니다...흑흑...

미미 2022-06-17 13:35   좋아요 5 | URL
사람마다 각자를 울컥하게 만드는 임계점같은 이야기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자기 마음을 아는것이 중요하단걸 새삼 느꼈습니다. 얄라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책읽는나무 2022-06-17 14: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공감,공감 많이 하고 갑니다.
요즘 나의 한계를 시험해 보려고, 공부 중인데...집안일, 애들 뒷바라지랑 병행해서 하자니 너무 피곤하고, 시간도 모자라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더군요.
남들이 봤을 땐, 집에서 팔자 좋게 노는 아줌마라고 주변에 일 하는 친구들이 저한테 많이 놀리거든요.
근데 나도 하루종일 바쁘고, 피곤한데...난 너무 비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요즘 그런 고민들을 싸짊어지고 있는 형국인지라~~^^
암튼 나를 올곧게 세워서 잘 지켜나가려면,
많이 읽고, 사고를 확장시켜, 타인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해집시다!!^^
강해지려면, 아무래도 뭐든 읽어야 겠죠?^^

미미 2022-06-17 15:02   좋아요 4 | URL
아 나무님 아이들을 키우는것은 이 세상 어떤 일 못지않게 어렵고 중요한 일임에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어머니들로 하여금 우울증,자존감하락을 불러오는것이 아닐까싶습니다. 저는 아이가 없지만 저의 어머니는 할머니를 대신해 손아래 형제들을 공부시키고 결혼시키고 키워내다시피 하셨거든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동생들이 저희 엄마를 살뜰히 챙기고 사랑한다는것을 제가 늘 느끼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노는 것일까요. 충분한 보상,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일은 당사자로 하여금 공허와 무가치함을 느끼게 하는듯합니다. 하지만 우린 함께 페미니즘 공부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스스로 더욱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믿고있어요. 이렇게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강해지는 것이라고요. 나무님
가족들 챙기고 끝이없는 집안일에도 공부를 멈추지 않는 모습 늘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요!! 덕분에 저도 힘을 얻고 있고요. 더더 강해지도록 계속 읽고 공부하고 또 함께 써주세요 나무님 댓글에 또 기운팍팍 나는 미미*^^*

모나리자 2022-06-17 14: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마다 입장이 있는 법인데..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많이 공감합니다. 하루가 얼마나 짧은지.. 시간을 붙잡을 수도 없고 집안 일 한가지 붙잡다 보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걸 우선순위에 두어야죠. 그래야 조금이라도 읽고 쓰지요.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미미님.^^!

미미 2022-06-17 15:07   좋아요 4 | URL
집안일과 돌봄노동이란게 여차하는 순간 시간을 꽤나 잡아먹는것 같아요.
쉽게 지치게 만들고요. 우선순위!! 마음에 콕~ 새기겠습니다~^^♡ ‘좋아하는걸 최우선으로‘ 이 말 자체가 에너지 뿜뿜이네요. 모나리자님 감사해요. 오늘 하루도 빠샤빠샤!!*^^*

독서괭 2022-06-17 17: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 멋진 글과 댓글들!!
저는 <왼손잡이 여인> 상당히 인상깊게 읽었는데, 인용해주신 타자기 치는 모습도요, 엄마 드렸더니 이게 뭐냐 재미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집에 머물던 여성이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이토록 분투하는데, 남편도 아들도 도와주기는 커녕 방해만 하고.. 아 넘 화나고 안타까웠어요.
친구분이 힘들어서 그런 말을 하셨겠지만, 미미님께는 상처가 되었겠네요. 저도 애들 키우며 일하는 사람이지만 이게 내 선택이었고 후회하거나 다른 이를 부러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맞는데, 대신에 얻는 것도 있지요. 저는 비혼자/비출산자는 (다른 돌봄이나 어려움이 없다는 전제 하에) 육아에 투입할 시간을 다른 데 써서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양육자와 비양육자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를 좀더 고맙게 여기면 좋겠어요.
미미님 앞으로도 눌러앉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미미 2022-06-17 18:24   좋아요 6 | URL
여성들이 남성위주의
역사에의해 공통적으로 배제되어왔음에도
개별적으로놓인 다양한 상황이 서로간에 간극과 묘한 갈등상황을 유발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문학적으로만봐도
이러한 ‘다름‘은 ‘특별함 ‘이
되어 독특한 빛을 구성하는 힘이 될수 있으니까 괭님 말씀처럼 서로를 더 이해하고 지지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그걸 이곳에서 알라디너들이 몸소 실천하고 있으니 산 증인들 이겠죠ㅎㅎ 괭님도 이대로 쭉 같이 읽고 쓰며 눌러앉아 주시리라 믿습니다.*^^*

mini74 2022-06-17 19: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너는 좋겠다는 말 속엔 진짜 부러움보단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들도 숨어있는거 같아요. 전업과 직장맘 비교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데 은근히 만들어지는 대결구도. 실상은 사회문제인데 개인의 문제로 만들어 이간질하는 느낌 들어요. 그냥. 상사가 친구가 나쁜엄마로 몰아가서 슬펐던 때가 떠올라서 우쒸!! 했네요. ㅎㅎ

미미 2022-06-17 20:09   좋아요 5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저도 우쒸~~!ㅎㅎ 친구는 저에게 말로는 괜찮다고하는데 직장다니는 친구가 통화할때마다 꼭 그런 얘기를하니 황당했을것같아요. 덩달아 제가 더 기분나쁘더라구요.ㅎㅎ그건 그거대로 고충이 있고 이건 이거대로 고충이 있을텐데...그래도 그 일 덕분?인지 자극이 되서 하고싶던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대요. 배워서 일을 할 수 있는거요.속상했던일을 오히려 삶의 자극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멋있었어요*^^*

coolcat329 2022-06-17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댓글들이 엄청나네요. 든든한 알라딘 이웃들입니다. 👍
저는 미미님의 당당함이 참 좋더라구요. 화이팅!

미미 2022-06-18 09:34   좋아요 3 | URL
댓글만으로도 위로받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이 공간을 알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복이네요.
쿨캣님도 함께 쭉 눌러앉아 주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6-18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많이 덥지 않아서 좋은 토요일입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미미 2022-06-19 07:4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오늘도 날이 흐린대신에
많이 덥지는 않을것 같아요.
싱그럽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scott 2022-06-19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친구분은 저얼대 모르실 것 같습니다
미미님 알라딘의 셀럽,
사랑둥이
라는 걸!ㅎㅎㅎ

 ♡ ∧_∧ ♪
  (*˘︶˘*)  ♪
  ( つ つ
((  (⌒ __) ))
  し‘ っ
♪     ♡
 ♪  ∧_∧
  ∩(*˘︶˘*)
  ヽ  ⊂ノ
 ((  (  ⌒)  ))
    c 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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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는 능력있는 여성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과거에비해 고학력 여성들이 더 늘어났고 성적도 남성에 비해 월등한 경우도 많다는데 왜 임원급에는 그 능력이 아직도 반영안되는지 왜 정치에서는 인구 절반인 여성을 대의 할 수 없는건지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정부가 말하는 능력이란 아마도
서울대출신 검사인 50~60대 남성을 말하는 것인가 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53303
<정희진의 낯선사이>
검사편향과 민변 도배의 평화학



결론: 저쪽이나 이쪽이나 자기이익만 꽤하는 보수. 이 나라에 진보세력은 아직 없다.


국가의 발달과 함께 일부일처제 가족은 가부장적 가족으로 변모하였으며, 그 속에서 아내의 가사노동은 ˝사적 서비스로 되었다. 즉 아내는 사회적 생산에 대한 모든 참여로부터 배제된 우두머리 하인이 되었다.˝p.43


엥겔스는...남성에 의한 경제적.정치적 지배가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남성의 통제와 관련되어 있음을 밝혔다. p.44



#진보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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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6-15 1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나물에 그 밥!
도긴개긴~~ㅠㅠ
지금은 검사천국이 되어가고(차라리 눈을 감고 싶어요)
문정부에 대한 실망도 커서~~
가부장제의 창조
제목만 봐도 아득합니다^^

미미 2022-06-15 11:06   좋아요 5 | URL
그러게요 보수들끼리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양새네요. 그러니 누가하든 민생은 변화없고 답도 안보이고요. 이번에 제대로 실망하면 필요에의해 진짜 진보가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파랑 2022-06-15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표를 보니까 그렇게 차이가 없어보이긴 하네요 ㅜㅜ 서울대! 근처에는 살아봤습니다 ㅋ 여성비율이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미 2022-06-15 11:17   좋아요 4 | URL
20~40대도 고르게 참여할수 있길, 여성 정치인도 다수나와 목소리를 내 줄수 있게되길 고대합니다. ^^ 저는 근처 식당들 가봤습니다ㅋㅋㅋ

mini74 2022-06-15 12: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시작하셨군요. 저도 어제 받았어요. 뉴스를 보기싫어요. ㅠ 외면하면 안되는데 말이지요.

미미 2022-06-15 12:37   좋아요 4 | URL
미니님 저도 요즘 뉴스 잘 안보게 되더라구요. 읽고 공부하는 것으로 소심하게나마 와신상담하고 있어요^^* 뉴스보면 기운 빠지네요ㅠ

독서괭 2022-06-15 1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기사 봤는데 검사출신이 정말 너무 많아서 깜놀이더라구요. 사람의 그릇이... (생략)

미미 2022-06-15 12:42   좋아요 4 | URL
부끄러움은 보는 사람들 몫인지... 너무 당당해서 어디까지하나 궁금하기도해요.^^* 아직까지는 다 예상했던대로(그릇) 보여주고있네요. 허허

공쟝쟝 2022-06-15 13: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굥은 친구가 검사밖에 없고 여자는 부인밖에 모르는 사람이라서… ㅋㅋ 자기가 여자한테 왜 인기가 없고 왜 다양한 친구를 사귀지 못했는지에 대한 후회를 대통령하면서 하게될텐데… 대한민국의 비극…

미미 2022-06-15 13:58   좋아요 3 | URL
굥이 과연 후회를 할지도 의문이예요. 민감한 기자들 질문에는 늘 요리조리 피하는데 급급한걸로 봐선 자기생각이란게 있긴 한건지 의심스럽구요. 임기가 후딱 후딱 끝나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06-15 14: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의 내용에 제가 적극 동의하고요, 그런데

저는 대통령도 영부인도 요즘 기사에서 만나는 게 너무 싫습니다. 특히 사진.. 까지 보면 너무 괴롭습니다. 그리고 준석군도.. 준석군은 당 내에서 어른들이 좀 못되게 살지 말라고 말려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ㅜㅜ

미미 2022-06-15 14:47   좋아요 5 | URL
저도 그래서 TV뉴스는 요즘 거의 안봐요. 인터넷 기사만 간혹 훑는데 주로 한겨레가 읽을만 하더라구요. 덕분에 댓글에 기자들을 향한 욕이 한가득ㅜㅜ

최근에 <민주주의 공부>라는 책을 보니 이준석은 전형적인 권위주의 포퓰리스트더라구요? 기회가되면 간단하게 올려보겠습니다. 젊은 나이에 그러니 보수(수구)의 미래가 생각보다 더 어둡습니다.

아 사진이 들어갔네요. 맙소사!!

그레이스 2022-06-17 00:22   좋아요 2 | URL
저도 동의!
주요뉴스만 요약해서 듣고
한겨레만 읽게 되요.
마음이 답답해져서.

미미 2022-06-17 08:04   좋아요 3 | URL
지상파 한곳은 대놓고 친정부기사를 쓰더라구요
한동훈이 로버트케네디가 되어버린. 즉 굥이 케네디라는 놀라운 발상.
응원단장 아닌 기자가 되겠다는 기자의 기사였어요.

그레이스 2022-06-17 09:33   좋아요 2 | URL
그런데 그 뉴스에서는 왜 그랬을까요?
그 두분 비극적으로 돌아가셨는데...
그럼 용산으로 옮긴 의미가 없을테데...!

미미 2022-06-17 09:15   좋아요 2 | URL
한자리 얻고싶은 마음이 너무 앞섰던거 아닐까싶어요. 기사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라...그분이 쓴 최근 기사들은 마치 청와대발주같아요ㅋ

레삭매냐 2022-06-20 1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대 출신 5-60대의 나라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습니다.

그렇게 천하의 인재가 없나
요. 아니면 아예 찾을 생각
조차 하지 않는 걸까요.
답답하네요.

제가 최근 <라스트 캠페인>을
읽고 있는데, 조선제일법비를
RFK에 비견하는 글을 보고 기
함할 뻔했습니다.
세상에 만상에나...

미미 2022-06-20 11:29   좋아요 2 | URL
SBS기사에서도 한동훈을 로버트 케네디, 굥을 케네디라고 하더군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도대체 케네디가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눈이 내렸다.
저물녘, 구름 사이로 자갈투성이인 강가에 연한 빛을 비추던 하늘이 어두워지자 사위가 돌연 고요해졌다. 두송이,
세 송이 눈발이 흩날렸다.
눈은 나무를 베고 있는 사무라이와 하인들의 일옷을 스치고, 덧없는 목숨을 호소하듯 그들의 얼굴이나 손에 닿았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인간들이 묵묵히 손도끼만 움직이고있으니 이제는 그들을 무시하듯 이리저리 주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저녁 안개가 눈과 섞여 퍼지자 시야는 온통 잿빛이 되었다. - P7

긴 겨울을 앞두고 농부들은 온종일 일을 했다. 척박한 논밭에서 벼와 피를 거두어들이면여자와 아이들이 두드려 탈곡하고 키로 친다. 그것은 연공을 바치기 위한 것이지 자신들이 먹을 것이 아니었다. 일하는 틈틈이 벤 풀들은 그 자리에 말려둔다. 마구간에 깔기 위해서이다. 이곳에서는 말리지 않은 볏짚이 기근 때 식량이되기도 한다. 그것을 대비하여 잘게 썰어절구에 찧어 가루로 만든다 - P42

선교사는 자신을 일본의 주교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순간적으로 그는 자신의야심을 부끄러워했지만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마음속에 타일렀다. 나는 사욕으로 지위를 얻고자 하는 건 아니라고 나는 기리시탄을 금하려는 이 나라에서 최후의 강력한 방어선을 치기 위해 주교의 지위가 필요한 것이라고 오직 나만이이렇게 교활한 일본인들과 싸울 수 있다고…. - P57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 사람들도 달팽이와그 껍데기처럼 골짜기와 단단히 결부되어 있었다. 하지만그들은 얼굴을 숙이고 눈바람을 견디는 것처럼 역시 이 지시를 체념하며 받아들일 것이다. - P78

"버리는 돌이지요, 우리는 마쓰키는 바다에 눈길을 준채 자조하듯이 "평정소의 버리는 돌이 된 겁니다."
"버리는 돌?"
"원래 중신 중 누군가가 이 큰 소임을 맡아야 하는데 메시다시슈인 우리가 뽑힌 것은-신분이 낮은 메시다시슈라면 도중에 바다에 빠지고 생판 모르는 남만의 나라에서 병들어 쓰러져도 영주님께도 평소에도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 P111

"하나는 옛 봉토를 돌려달라는 우리 메시다시슈의 청원을 막기 위해서지, 그 힘든 여행에 메시다시슈 몇 명을 보내놓고, 도중에 바다에 빠져 사라지면 그걸로 좋은 거고, 또어려운 소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는 충실하지 못했다는 명목으로 우리를 처벌하여 메시다시슈의 본보기로 삼는 거네. 그게 평정소이 생각이야." - P195

이따금 여기저기서 그들은 인디오가 내버린 제단의 폐허를 보았다. 벨라스코의 설명에 따르면 이 주변의 인디오는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태양을 숭배했다고 한다. 불그스름한 화산암을 포개어 쌓은 받침대나 땅바닥에 내팽개쳐져나뒹굴고 있는 돌기둥의 잔해에 기괴한 선이 새겨져 있고 그선 사이를 등이 반짝이는 도마뱀이 재빠르게 기어갔다. - P238

변화하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입 밖으로 내서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의 자신이 골짜기에서 살았던 자신과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리고 이 운명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고 결국 어떻게 변하게 할지 공포 비슷한 것을 느꼈다.
그날 밤 바람이 수도원 창을 밤새 울렸다. 한밤중부터 비도 내리기 시작했다. - P249

벨라스코는 귓가에 들려오는 그 목소리를 지우려고 했다. 그는 성서에 쓰인 주 예수의 한가지 말을 그 방패로 삼았다. 그것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 자가 예수의 이름을 이용하여 병자를 낫게 하는 것을 본 요한이 화를 냈을 때 주님이한 말이었다.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니 막지 마라." - P276

세 사람이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자 주교는 사제로부터은 물병을 받아 각자의 이마에 물을 부었다. 이마에 흐르는물은 사무라이의 눈과 코로도 흘러내렸고 벨라스코가 손에든 수반도 적셨다. 그것이 세례였다. 사무라이 일행에게는형식적인 것, 교회에는 부정할 수 없는 성사였다. - P331

아무것도 몰랐던 나와 사절들. 아무것도 모른 채 오로지하나의 꿈을 찾아 스페인으로 가려고 했던 우리들. 그러나그것은 신기루의 성이었던 것이다 - P426

하지만 그가 승리를 거둔것은 정치의 면이고, 그리스도교도가 싸움에서 이긴 것은정치의 세계가 아니라 영혼의 세계에서다. 철저한 추방에도불구하고 사실 42명의 선교사가 일본인 신도의 은밀한 비호를 받으며 그 섬나라에 잠복해 있는 사실을 그 노인은 아직 모를 것이다. 잠복한 선교사들은 정치나 현실의 세계에서 패배한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자신의 피를 그 나라에 도마뱀 같은 모양을 한 그 나라에 바치려 하고 있다. - P427

"그리고 우리는 살아 있는 한 이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어둠 속에서 중신은 중신, 고이치몬슈는 고이치몬슈, 주군은 주군, 저 같은 메시다시슈는 평생 메시다시슈로 살아가겠지요."
"우리는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만 것이겠지.‘ - P446

골짜기의 밤은 깊었다. 골짜기의 밤을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어둠과 어둠의 침묵을 모른다. 정적이란 소리가 나지않는 것이 아니다. 정적이란 뒤쪽 숲의 초목이 스치는 소리,
때때로 들려오는 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그리고 가만히이로리의 자유 불꽃을 향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다. - P463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에서 우는 자야말로 행복하다. 그런 사람은 천국에서 웃게 되리라. - P464

주님은 그 죽음을 통과함으로써 이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인간 세계의 배후에 영원한 질서를 창조했다. 나도 주님을 따라 이 목숨을 일본에 바침으로써, 이피를 일본에 뿌림으로써 그 질서에 가담하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 - P486

사무라이는 지붕 너머로 눈이 흩날리는 것을 봤다. 흩날리는 눈이 골짜기의 백조처럼 여겨졌다. 먼 나라에서 골짜기로 와서 다시 먼 나라로 떠나는 철새, 수많은 나라, 수많은 동네를 본 새. 그것이 그였다. 그리고 지금 그는 아직 모르는 다른 나라로….
"여기서부터는..… 저분이 함께하실 겁니다."
등 뒤에서 돌연 쥐어짜는 듯한 요조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부터는... 저분이 모실 겁니다."
사무라이는 발을 멈추고 돌아보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검게 빛나는 차가운 복도를, 그의 여행의 마지막을향해 나아갔다. - P503

거품을 일으키며 해변을 덮치는 파도가 옥졸이 떠내려보낸 거적을 삼키고 부딪치며 물러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겨울 햇빛은 긴 모래사장에 내리쬐고 바다는 바람소리 속에 여전하게 펼쳐져 있다. 대울타리 안에 이제 관리나 옥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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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2-06-11 2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 작품이군요. 표지 디자인이 강렬합니다.
작품 내용도 그렇겠지요? 쪽수를 보니 대박~ 읽는 재미가 쏠쏠하겠네요.ㅎ
편안한 저녁 시간 되세요. 미미님.^^

미미 2022-06-11 20:54   좋아요 3 | URL
두꺼운 편이라 읽기전에 호흡을 가다듬었는데도 막상읽으니 순식간에 결말에 다다랐습니다. 표지가 내용과 잘 어울렸어요ㅎㅎ 모나리자님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새파랑 2022-06-12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혀 긴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은거 같아요. 미미님과 읽은 책이 겹쳐서 기쁩니다 ^^

미미 2022-06-12 20:18   좋아요 2 | URL
저도요! 소설 속에서 함께 살다가 나온 느낌이었어요!!ㅎㅎ새파랑님이 최고라고 하신 작품은 항상 믿고봅니다*^^*

서니데이 2022-06-13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침묵보다 조금 앞선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요.
일본은 가톨릭신자가 많은 나라가 아닌데, 작가가 가톨릭 신자라서 그 점도 기억에 남습니다.
미미님,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미미 2022-06-13 22:29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어쩐지 그런 느낌이었어요*^^*
아시겠지만 일본은 신사도 많고 종교에 있어서는 독특한 양상을 띄는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시원하고 평온한 밤 되세요🙆‍♀️

mini74 2022-06-13 2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께 땡투하며 아 책 샀습니다 ㅎㅎ 내일 온다는데 기대됩니다 *^^*

미미 2022-06-13 23:05   좋아요 3 | URL
오!!! 미니님💕 감사해요ㅎㅎ 미니님도 감동의 파도를 경험하시길 바래요*^^*(좋아하실만한 요소가 많아요)

scott 2022-06-13 2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슈사쿠 이 작품 쵝오!ㅎㅎ

사무라이 마지막 장!
감동의 회오리
미미님 맘 속에도
゜  ゜   *  ゜
  *  o ☆   ゜
 * .    +  . .
 。  *   +  .。 
  + .  *  。 
 *   。 。  +
.  *  。    。
    ∧_∧ 
   (  )
   ( O )

미미 2022-06-14 08:21   좋아요 1 | URL
스콧님이 전에 올려주셨던 사무라이 페이퍼도 다시 찾아봤는데 소설읽고 보니 더더 감동적이었어요!!
보고 또 보려고 즐겨찾기함요.

네! 소설 마지막 두 페이지에서
오열했습니다ㅠㅠ
명품 페이퍼 감사해요 스콧님👍👍🥲
 




이 소설은 지난 몇년간 읽은 소설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었다. 다 읽고 난뒤 바라본 표지 속 파도는 마치 읽는 내내 나를 두드리고 휘감은 감정의 파고와 같았다. 1600년 초 에도시대 농사짖기 힘든 척박한 골짜기에 하세쿠라로 불리우는 주인공 사무라이가 살고 있다. 그는 그 지역 일족의 총령이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마을 사람들 사는 수준으로 고되게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고 있었다. 그나마 얼마 나지 않은 곡식은 연공으로 영주에게 거의다 바쳐야만 한다. 그런 와중에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집안의 유일한 어른이신 숙부는 사무라이를 찾아올때마다 비옥했던 과거 영지(구로카와)에 대한 미련을 기나긴 한탄으로 반복했다. 어느날 주군인 이시다로가 어쩌면 구로카와를 되찾을 수도 있다며 영주에게 가보라고 한다. 영주는 사무라이에게 이국풍의 대형 무역선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40여명의 남만인(서양인)들, 100명이 넘는 일본인 상인과 일꾼들과 함께 배를 타고 멕시코에 사절로 가서 통상제의를 담은 서한을 총독에게 전달하고 오라는 임무를 맡긴다. 왜 달변가도 중신도 아닌 하필 자신들같은 하위 계급을 먼 나라에 사절로 보내는 것일까? 의문을 가졌지만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눈이 내렸다. 저물녘, 구름 사이로 자갈투성이인 강가에 연한 빛을 비추던 하늘이 어두워지자 사위가 돌연 고요해졌다. 두 송이, 세 송이 눈발이 흩날렸다. 눈은 나무를 베고 있는 사무라이와 하인들의 일옷을 스치고, 덧없는 목숨을 호소하듯 그들의 얼굴이나 손에 닿았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인간들이 묵묵히 손도끼만 움직이고 있으니 이제는 그들을 무시하듯 이리저리 주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저녁 안개가 눈과 섞여 퍼지자 시야는 온통 잿빛이 되었다. P.7



바울회 선교사인 스페인출신 벨라스코 신부는 또한명의 주인공이다. 일본의 기리시탄(크리스천의 포르투칼어)박해에도 일본어에 능통해 살아남았다. 버림받은 나환자들을 위해 아사쿠사에서 병자들을 돌보던 그는 통역사로 이 사절단에 참여하게 된다. 신부라기보다 책략가에 가까운 그는 이번 임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주교가 되어 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당시 천주교는 베드로회와 바울회로 나뉘어 반목하고 있었는데 베드로회는 벨라스코가 몸 담은 바울회의 선교활동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로마 교황청등에 보고하곤했다. 반면 벨라스코는 베드로회의 일본에서의 과욕과 만행으로 인해 기리시탄이 탄압받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두 달이 넘는 항해와 몇차례의 폭풍을 통과해 멕시코에 도착한 사절단은 처음 마주하는 낯선 세상만큼이나 예상과 다른 그곳의 반응에 갖은 어려움을 겪게된다. 



베드로회의 수도사들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능숙하게 조종하지 못한 데다 에도성에 파고들어 있는 불교 고승들을 회유하지도 못하고, 반대로 그런 요직에 있는 자들에게 반감과 의혹의 씨를 뿌렸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야심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주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P.25



물과 기름만큼 다른 성향의 사무라이와 벨라스코는 여정이 이어지는 동안 결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영주가 바라던 성과를 내기 위해 무려 4년간 이어진 긴 여정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으려던 그때. 일본 현지의 급변한 정치상황이 서신으로 그들앞에 전달된다. 그로인해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린 사절단은 그제서야 서로에게 강한 유대와 동질감을 느낀다. 일본 사절들의 귀환을 위해 멕시코에 남게된 벨라스코를 제외하고 다시 험난한 항해끝에 사절단은 일본으로 돌아온다. 그들 앞에는 과연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읽어보시길.



골짜기의 밤은 깊었다. 골짜기의 밤을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어둠과 어둠의 침묵을 모른다. 정적이란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정적이란 뒤쪽 숲의 초목이 스치는 소리, 때때로 들려오는 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그리고 가만히 이로리의 작은 불꽃을 향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다. -P.463



껍데기에 갇힌 달팽이처럼 눈덮인 골짜기의 삶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인줄 알고 살아가던 말 수가 적은 사무라이와 일본이란 나라의 포교를 삶의 목표로 살아오던 벨라스코 신부의 긴 여정 이야기가 수기형식으로 번갈아 이어지며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어디까지가 기록된 역사적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소설적 구현인지 후반에 실린 해설을 통해 대략적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소설은 죽어있는 것을 살려내는 작업이라는 것을 엔도 슈사쿠의 작품을 읽으며 체감한다. 작가가 살려낸 이야기는 독자의 '읽기'와 '공감'을 통해 비로소 맥이 흐르고 생명력을 얻는다. 더구나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작가가 창작으로 디테일을 첨가하면 그 생명력은 누군가의 심장에 귀를 대고 듣는 심장박동처럼 강력한 감각을 동반한다. 내 안에서 사무라이와 벨라스코, 요조는 다시 살아났고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나를 온통 흔들어놓았다.



거품을 일으키며 해변을 덮치는 파도가 옥졸이 떠내려 보낸 거적을 삼키고 부딪치며 물러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겨울 햇빛은 긴 모래사장에 내리쬐고 바다는 바람소리 속에 여전하게 펼쳐져 있다. 대울타리 안에 이제 관리나 옥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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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10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몇년 간 읽은 소설 중 가장 감동적이셨다니 미미님을 제대로 홀린 엔도 슈사쿠군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창작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감동을 이끌어내기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독자들 입장에서는 궁금해질법한 일이죠^^ 북플에 엔도 슈사쿠 바람이 한동안은 계속 이어질 것 같네요!ㅎㅎ

미미 2022-06-10 22:35   좋아요 4 | URL
‘소설이란 모름지기 이래야한다‘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한 작가라고 느꼈어요^^*
마지막 두 페이지에서
오열했고요ㅠㅠ
역사적 배경이 오히려 감동을 끌기 어려운 면도 있군요? 저같은 경우는 <침묵>도 처음엔 아예 다 창작인줄 알아서 더 놀랍더라구요ㅎㅎ슈사쿠 폭풍이 일었으면 좋겠어요!! 거리의 화가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6-10 22: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더라구요 ㅜㅜ 사실 선입견으로 종교적인 느낌이 강할까봐 손이 안갔었는데 침묵을 읽고 아주 놀랬습니다~!! 이 책도 고뇌가 너무 느껴지고 공감이 되더라구요. 역시 좋은 책은 서로 공유해서 읽어야 합니다 ^^

미미 2022-06-10 22:50   좋아요 6 | URL
작년에 리뷰가 몇개 올라오길래(새파랑님도 그때쯤 읽으신줄 알았어요)
사두었다가 이번에 읽으시길래 저도 꺼냈는데
오롯이 이야기속에 빠져서
저도 바다를 건너고 또..ㅠㅠ 이제라도 슈사쿠를 알아 다행입니다
좋은 문장도 너무 많죠^^*

alummii 2022-06-10 23: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무라이 사짜만 봐도 안 땡겼었는데 ㅋㅋ 급 읽고 싶어졌어요 ~~

미미 2022-06-10 23:14   좋아요 5 | URL
저도 사무라이시대 역사도 전혀 알지못해 이런 소설은 읽을일이 없을 줄 알았거든요. 나오는 이름들도 헷갈리고 낯설어서 이것저것 메모하며 읽었는데 어느순간부터였는지... 몰입도가 굉장한 소설입니다. 강추합니다^^*

유부만두 2022-06-10 2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다 노부나가가 천주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영국과 밀약을 맺어 박해했다고 알고있었는데 이런 묘사로 읽으니 전혀 다른 풍경을 상상하게 됩니다.
.. 과연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미미 2022-06-10 23:39   좋아요 3 | URL
아마도 시기적으로 이 이야기는 영국과 도쿠가와 이에야쓰가 밀약을 맺기 직전에 시작하는것 같아요. 일본의 급변하는 정치상황이 소설속 등장인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제 가슴이 미어지는것 같았습니다. 표지가 소설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독서괭 2022-06-10 23: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지금 대세는 엔도 슈샤쿠군요.. 빨리 한권 정도 사야 하나(읽어야 하나가 아님).. 제가 작년에 북플에서 한창 <나는 고백한다> 대세일 때 샀다가 딱 1년만에 읽기 시작한 거더라구요 ㅋㅋ

유부만두 2022-06-10 23:34   좋아요 4 | URL
그게 벌써 작년 일이던가요? @.@

독서괭 2022-06-10 23:36   좋아요 2 | URL
네 제가 딱 1년 전에 샀다고 페이퍼 썼더라구요 북플이 알려줬어요 ㅎㅎ

미미 2022-06-10 23:42   좋아요 5 | URL
저도 일단 이거다싶으면 사서 쟁여둡니다ㅋㅋㅋ
<나는 고백한다>저도 그때 사서 아직도 못읽고 있네요.(3권짜리라 아무래도 부담이..)올해는 꼭 읽고싶어요!!

미미 2022-06-10 23:43   좋아요 3 | URL
북플 너~무 친절합니다ㅋㅋㅋ뜨끔뜨끔 하라고ㅋㅋ

독서괭 2022-06-10 23:45   좋아요 4 | URL
미미님 잡으면 금방 읽으실 거예요~^^

다락방 2022-06-16 09:19   좋아요 2 | URL
ㅋㅋ 저도 그 때 <나는 고백한다> 사서 아직 가지고만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6-11 00: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설 읽을 때, 글과 마음이 같이 움직였어요. 책에 푹 빠져 읽었습니다.
문장의 울림도 좋고 종교에 대한 이중성도 보았고 허무적인 인간의 삶도요.
사람마다 선택은 다르고, 그 결과로 우리는 각자의 길로 가고~~
그래서 사무라이의 마지막이 슬프면서도 빛났던 것 같아오^^

미미 2022-06-11 13:05   좋아요 5 | URL
그렇죠!! 학의 죽음같은 복선들, 고조되는 분위기등 드라마틱한 장치들도 한 몫 한것 같아요 <침묵>과는 또 다른 고뇌와 슬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슈사쿠의 다른 작품들도 다 기대됩니다*^^*

mini74 2022-06-11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도 슈사쿠바라기! ? 미미님의 감동이 파도처럼 담긴 리뷰네요 *^^*

미미 2022-06-11 20:51   좋아요 2 | URL
으아 미니님!! 읽고나서 잠도설칠 정도로 많이 몰입했던 소설이었어요~♡ 등장인물 여럿에게 공감이되어 작품안에서 마치 제가 함께했던 기분이었습니다😭

물감 2022-06-11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작가님이 자주보이네요? 저도 유행을 타봐야 겠습니다 ㅎㅎ

미미 2022-06-11 23:31   좋아요 3 | URL
네 물감님!! ㅎㅎ 이 작품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것 같지 않아서 물감님도 좋아하실거예요. 저에게는 인생소설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희선 2022-06-12 0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본과 한국(조선) 종교 탄압이 있었던 게 비슷하면서 다를 듯합니다 종교가 아닌 학문이나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 거였다면 누군가 죽거나 하지 않았을지, 그런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하네요


희선

미미 2022-06-12 08:43   좋아요 2 | URL
네!! 그러고보면 이렇게 소설로 역사공부를 하는것도 꽤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역시 정치적 문제도 얽혔을텐데 그 부분도 궁금합니다. 희선님 말씀하신 학문이나 문화도 역시 많이 달라서 제 생각엔 여러문제에 부딪혔을것 같아요😅

scott 2022-06-16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엔도 에세이 추천 합니다!ㅎㅎ

한국에 이분의 작품이 그다지 많이 번역 되어 있지 않다는게
안타까울 뿐 ^^

미미 2022-06-16 07:52   좋아요 2 | URL
스콧님이 추천하시니
에세이도 모두 담아놓겠습니다!!ㅎㅎ

나머지도 하루빨리 번역되어 나오길. 슈사쿠의
세계에 이제라도 입문해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