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은 본질적으로 자기들끼리 여성들을 무시하는 말을 한다. 그들은 여성에 대한 상징적 공격성으로 자신들의 이성애 성향을 확인하려 한다. (중략) 1933년에 '뉴욕타임스'에서 말한대로 '사람들'이 나쁜 섹스를 배워가게 마련이라면 , 여성과 남성이 배우는 내용은 동일할까?(중략) 자신의 역할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쾌락을 얻는 것 뿐이라고 배우는 사람은 누구이며, 섹스의 결과는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고 배우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쁜 섹스는, 여성은 성적 활동에서 동등한 행위자가 될 수 없으며 남성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을 만족시킬 권리가 있다는 젠더 규범에서 나온다. 이는 성적 지식, 성교육, 성적 보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이 부적절하고 불평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는 집단 간에 불평등하게 적용되는 권력의 역학과 유무죄를 판단할 때 작용하는 인종차별적 개념을 서슴없이 이용한다. 나쁜 섹스는 정치적 문제로, 쾌락과 자기결정권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평등 중 하나다. 이것은 동원 가능한 수단을 사용해서 성생활의 고통에 대응해보려 하는 젊은 여성들의 문제를 개인화하거나 유난스럽다는 태도로 비평하는 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신중히 검토해야 할 정치적 문제다.


내가 이렇게 해도 될까? 응, 해도 돼. 이 구조는 최악의 이성애 규범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P.56



최근에 남편이 넷플릭스에서하는 인도영화 RRR를 보다가 황당한 장면이 있다며 한 번 보라고 했다. 두 남성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마초영화로 보였는데 그 중 한 남성이 차를 타고 지나가던 백인여성에게 한 눈에 반한다. 그 남성의 친구는 이를 눈치채고 친구와 백인여성을 이어주기 위해 압정인지 못인지를 길에 뿌려놓는다. 그 사실을 모르고 계속해서 달리던 백인여성의 차는 타이어가 펑크나 길 한복판에 멈춰선다. 이 두 남성은 마치 구원자라도 되는듯 나서서 어쩌고 저쩌고...이런 류의 스토리가 2022년 전세계가 시청하는 OTT에서 소비되는 것이 과연 무얼 의미하겠는가? 감독은 아마 이 장면에서 모두 웃을거라 기대하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관객은 남성관객이겠지. 남성 사이의 우정이 이런 것이라면 술에 취한 백인여성을 친구에게 업어다 주는것도 맥락상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인식의 연장선상에 나쁜 섹스는 자연스럽게 똬리를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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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08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보지 않아서 그것이 조롱하기 위해 만든 영상인지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구원 서사가 잘 먹혔잖아요. 위기에 처한 여자를 구해주는 남자, 그 남자와 그 여자는 연인이 된다!!
아 너무 찌질하고 못나지 않았어요? 너에게 위기의 상황이 닥쳐야만 내가 돋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멍청하고 바보같고 열등감에 찌들어있고 아 너무 싫어요 진짜 ㅠㅠ

아 오늘 쟝쟝님 방에서도 그렇고 여기에서도 그렇고 저 너무 분노가 장착되어 있네요. 우먼스 타이레놀 하나 먹고 진정해야겠어요. ㅠㅠ

미미 2022-09-08 14:33   좋아요 2 | URL
이 영화 너무 황당하더라구요. 그렇죠! 과거에는 워낙 많이 그랬겠지만 이런 스토리를 아직까지도 돈들여 정성스럽게 만들어낸다니...ㅋㅋㅋㅋㅋㅋㅋ아.....그리고 시장이었나 길을 저쪽에서 여기까지 카메라가 비춰주는데 온통 다 남자들 뿐인거예요? 여성도 있긴한데 월리찾기만큼 찾기힘든? ㅋㅋㅋㅋㅋㅋ 최신 영화라 화질도 뛰어나고 광고처럼 화려하게 만들었는데 알맹이가 그런것이니 분하기도하고 더 혼란스럽더군요.ㅠㅠ

책읽는나무 2022-09-08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압정 그 남자들 발바닥에 차례차례 찔러줘야 정신 차리지!!!!
예전엔 우정으로 사랑을 엮어 준다고 지네들끼리 으쌰으쌰~ 하는 장면들 별생각 없이 봤었는데 요즘은 상대편 여자의 생각은 고려치 않고, 그냥 찍으면 무조건 넘어온다는 식으로 들이대는 거, 이젠 못보겠더라구요.
도끼병으로 보여요ㅜㅜ
그리고 우정의 계략들이 어쩌면 그 사람들을 전혀 모르는 여성입장에선 모종의 공포 범행 계획처럼 느껴진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미미 2022-09-08 14:58   좋아요 3 | URL
네!! 나무님 거기다 발가락 하나하나에두요ㅋㅋㅋㅋㅋ 여성들 뿐 아니라 남성들도 여성학을 공부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문제들 때문이지 싶어요.
그렇지 않으면 이런 말도 안되는 관념들만이 진실인양 또 계승되고 이어질테니 말이죠. 비단 인도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드라마작가들도 좀더 시대를 앞서갔으면 합니다. 대부분 여성작가들인데 인식면에서 넘 고리타분해 드라마 볼때마다 고구마가 목에 걸립니다.ㅜㅜ

2022-09-08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8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9-09 1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전 양아치 아닌가요 넘 유치도 하지만 ㅠㅠ남자의 구야행동은 너무 쉽게 낭만으로 포장되죠. 여성의 구애는 그들이 여성스럽디 하는 범주에 맞춰야 하고 ㅠㅠ 미미님 쾌락과 결과에 대한 문장들 참 좋네요 *^^* 미미님 즐겁고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츄츄도 밥 잘 먹고 잘 자자 *^^*

2022-09-09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9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나쁜 냄새처럼 몸에 달라붙는다. 당신은 다른 아이들에게서 그것을 감지한다. 각각의 유년기는 특유의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의 냄새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우리는 때때로 자신에게서 남들보다 나쁜냄새가 날까 봐 두려워한다. 당신이 어딘가에 서서 석탄과 재냄새가 나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소녀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소녀가 당신의 삶이 풍기는 끔찍한 악취를 알아차리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다. - P47



코펜하겐 삼부작은 덴마크의 시인이자 작가인 토베 디틀레우센의 자전소설이다. 모든 소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정도 자전적요소를 포함한다는 말도 있는데 '자전소설'은 자서전과 소설의 중간지대쯤에 위치한다.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등대로',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마르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로맹 가리의 흰 개, 새벽의 약속, 밤은 고요하리라가 있고 최근작 중에서 내가 아는 건 뒤라스의 '죽음의 병', 비비언 고닉의 '사나운 애착',데버라 리비의 '살림비용', 우리나라  작가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이 있다. 



사진: The Guardian, 재너 팔레/리차우



삼부작 중에서 이 1권은 코펜하겐의 하층민이었던 부모가 토베의 학업을 지원해준14살까지의 순간들을 담았다. 어린 시절부터 시인의 심장을 지녔던 그녀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가면을 쓴 채 이방인처럼 외롭게 지낸다. 전반적으로 천진함 가득한 문장들 속에서 어른들의 위선과 어리석음을 꽤 뚫는 날카로운 시선을 엿볼 수 있다. 꾸밈없고 간결한 문장이 많아 원서로 꼭 이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쉽게도 펭귄북스의 2019년 버건디핑크 판본은 1권이 가장 인기있어서 그런지 품절상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성격은 다르지만 역시 글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엘레나 페렌테의 나폴리4부작 속 '나의 눈부신 친구'의 릴라가 떠오르기도했다. 



나는 진실을 드러나게 하려면 이따금씩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걸 안다. P.101






엄마의 이중적 태도 속 살얼음판 같은 관계, 그녀에게 '그림형제'의 멋진 판본을 선물해주었지만 여자들은 결코 시인이 될 수 없다고 하던 가난한 사회주의자인 아버지,토베와 달리 완벽한 외모와 재능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던 오빠 에드빈과의 에피소드, 유일한 친구였던 귀엽지만 당돌한 소녀 빨간머리 루트. 토베를 둘러싼 이웃들과 친척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당시 코펜하겐 노동자계급의 가난하고 결코 평온하기만 하지 않은 삶의 희로애락을 옅보게 된다. 토베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담담하게 기록하면서 때로 육감적인 시로 새로운 자아를 획득한다. 언젠가 시인이 되어 자기 안에서 피어오르는 언어로 세상을 가득 채우고 싶어했던 소녀. 그녀의 어린시절은 외롭고 고통스러웠지만 돌아갈 수 없는 기억으로 아득히 멀어진다. 




아버지는 내가 도서관의 시집들을 집까지잔뜩 지고 오지 못하게 하고, 결국 나는 산문이 담긴 책속에서 시들을 찾아내야 한다. "죄다 뜬구름 잡는 소리들이야." 아버지는 경멸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시들은 현실하고 아무 관련이 없어." 나는 현실을 좋아해 본 적도 없고, 현실에 관해 쓰지도 않는다. 내가 헤르만 방‘의 「길가에서」를 읽고 있으면 아버지는 두 손가락 사이에 그 책을 끼워 들어 올리고는 온갖 싫은 티를 다 내며 말한다. "이 사람이 쓴 건 아무것도 읽어선안 돼. 이 사람은 정상이 아니었다고!" 정상이 아니라는게 끔찍하다는 건 나도 안다. 정상인 척하려고 애를 쓰느라 나도 나름의 고생을 하고 있다. 그래서 헤르만 방역시 정상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자 나는 되레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ㅡP100



한때 나는 젊었고 환히 달아올랐지
웃음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서
나는 얼굴을 붉히는 장미 같았네
이제는 늙고 잊힌 사람이지만

그때 나는 열두 살이었다. 내 다른 시들은 모두 에드빈(오빠)이 말한 것처럼 여전히 ‘거짓말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대부분 사랑을 다루고 있었고, 쓰인 내용을 그대로 믿는다면 나는 애정을 쟁취하는 흥미로운 일들로채워진 방탕한 삶을 살고 있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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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10-07 17:02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모나리자님도 연휴 즐겁고 유쾌하게 보내세요~♡

mini74 2022-10-07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 콧끝 찡해하며 읽었던 리뷰네요~ 받으실만 합니다 ㅎㅎ 축하드려요 미미님 ❤️❤️❤️

미미 2022-10-07 21:44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미니님🧡🧡🧡
이 작품 정말 코끝 찡한 지점들이 여기저기 있어요~조금이라도 전달되었다면 다행입니다(>.<*)

서니데이 2022-10-07 2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미미 2022-10-07 23:1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려요!! 연휴 잘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0-08 0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pc로 미미님 서재로 들어오니 더욱 더 입체적으로 보이네요. 원서까지 구비해 놓으시고, 역쉬!
미미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미미 2022-10-08 10:22   좋아요 3 | URL
문장이 쉬운편이라 원서도 어렵지 않을것 같아서요(읽기보다 욕심만 커지는ㅋ)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0-08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당연히 타실 줄 알았습니다!ㅎㅎㅎ 이달의당선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오늘 도서관에 가서 3부작 받아왔답니다^^

2022-10-08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0-09 03: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 님 축하합니다 토베가 나쁜 남자를 만나는 게 생각나기도 하네요 제가 책을 읽은 건 아니고 scott 님이 쓰신 글에서 봤군요


희선

미미 2022-10-09 07:42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희선님 리뷰로도 책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좋지요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 중에서도 최악이 있었어요 그 사람 안만났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요 *^^*

책읽는나무 2022-10-11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코펜하겐 삼부작도 있었는데 말이죠.
아....북플만 들어오면 읽어야 하고, 사야 할 책들 가득한 세상입니다.
암튼 그건 그거고, 또 글 읽고, 쓰고, 상 받는 일은 또 기쁜 일이죠^^
축하드려요^^

미미 2022-10-11 12:45   좋아요 1 | URL
나무님 감사해요!
나무님 마음 늘 제 마음입니다ㅎㅎ
읽고 싶은 책이 쌓여 한 책에 집중이 잘 안되네요. 욕심만 계속 차오르고요. 그래도 또 이웃분들 책과 사는이야기 읽는 재미를 놓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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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번의 저녁이 지나가는 동안 거실은 빛과 온기로 가득한 섬이 된다. 우리 네 명은 아버지가 밀리에 요우르날렌지‘에 나오는 집을 본떠 만든 인형 극장의 뒤쪽 벽에 붙어 있는 종이 인형들처럼 언제나 거기 있다. 계절은 언제나 겨울이고, 바깥세상은 침실이나 부엌처럼 얼어붙을 듯 춥다. 거실은 시간과 공간 속을 미끄러지듯 나아가고 난로에선 불꽃이 으르렁거린다.  - P17

아이마다 자신만의 어린 시절이 있듯이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진실이 있음을 안다.  - P29

생활 보호를 받으면 투표권이 상실되었지만, 어쨌건 우리는 굶주린 적은 없었다. 적어도 내 뱃속은 언제나 뭔가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경험을 통해절반의 굶주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딱딱해진 페이스트리와 커피만으로 며칠씩 때우다가 더 잘사는 집의 문가에서 흘러나오는 저녁 식사 냄새를 맡을때 느껴지는 허기였다. 내가 먹던 페이스트리는 책가방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담으면 25외레였다. - P34

아버지는 절대로 나를 때리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다정하게 대해 주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읽은 모든 책은 아버지의 책이었다. 내 다섯 번째 생일날에 아버지는 그림 형제의 옛날이야기」한 권을 내게주었는데, 무척 멋진 판본이었던 그 책이 없었다면 내어린 시절은 회색빛으로, 음울함으로, 결핍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 P36

한번은 내가 "비탄‘이 무슨 뜻이에요, 아버지?" 하고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막심 고리키의 작품에서 발견한 그 표현이 몹시 마음에 들었었다. 아버지는 말려 올라간 콧수염 양 끝을 쓰다듬으며 그 단어에대해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러시아어에서 온 단어야. 고통과 비참함과 슬픔을 뜻하는 말이란다. 고리키는 위대한 시인이었지."
나는 기쁨에 차서 말했다. "나도 시인이 되고 싶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곧바로 얼굴을 찡그리더니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바보 같은 소리! 여자는 시인이 될 수 없어!" 상처받고 화가 난 나는 다시 내 안에 틀어박혔고,
그러는 동안 어머니와 에드빈은 그 터무니없는 생각을비웃었다. 나는 다시는 누구에게도 내 꿈을 털어놓지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러고는 어린 시절 내내 그 맹세를 지켰다. - P37

지금은 저녁이고, 나는 언제나처럼 침실의 차가운 창턱에 올라앉아 마당을 내려다보고 있다. 내게는 하루 중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두려움의 첫 번째 파도는 가라앉았다. 아버지는 잘 자라는 인사를 한 뒤에 따뜻한 거실로 돌아갔고, 문 뒤쪽에 쌓인 옷들은 더 이상 나를 겁나게 하지 못한다. 나는 신의 자애로운 눈동자를 닮은나의 저녁 별을 올려다본다. 조심조심 나를 따라오는그 별은 낮보다 내게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인다. 언젠가 나는 내 안에 흘러 다니는 모든 말들을 글로 쓸 것이다. 언젠가 다른 사람들은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온 그말들을 읽을 테고, 결국 여자가 시인이 될 수 있었다는사실에 놀랄 것이다.  - P39

내 안의 말들을 어딘가 적어놓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간절하다. 하지만 그런 글들을 대체 어디다 숨겨 놓을까? 심지어 우리 부모님에게도 잠글 수 있는 서랍은 없다. 2학년이 된 나는 찬송가를 쓰고 싶어 한다.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말들이 그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등교 첫날 우리는 이런 노래를 불렀다. ‘주여 감사와 찬미를 받으소서, 우리가 너무도 평화롭게 잠잤나이다.‘ 우리의 노래는 ‘이제 새처럼활기차게, 바다의 물고기처럼 기운차게, 아침 햇빛이창유리로 들어오니‘ 부분에 이르렀고, 나는 너무 행복하고 뭉클해진 나머지 울음을 터뜨렸고, 그걸 본 아이들은 모두 나를 비웃었다.  - P39

나는 구름 한 점 없이 비단결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 하늘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창문을 연다. 마치신이 그 너그러운 얼굴을 천천히 땅 위로 낮추고, 그분의 거대한 심장이 부드럽고 평온하게, 내 심장 아주 가까이에서 뛰는 것만 같다. 커다란 행복을 느끼자 길고우울한 시 구절들이 내 마음을 뚫고 지나간다.  - P42

어린 시절은 관棺처럼 좁고 길어서, 누구도 혼자 힘으로는 거기서 나갈 수 없다. 그것은 늘 그 자리에 있고, 모두가 그것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 P46

당신은 당신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나쁜 냄새처럼 몸에 달라붙는다. 당신은 다른 아이들에게서 그것을 감지한다. 각각의 유년기는 특유의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의 냄새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우리는 때때로 자신에게서 남들보다 나쁜냄새가 날까 봐 두려워한다. 당신이 어딘가에 서서 석탄과 재냄새가 나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소녀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소녀가 당신의 삶이 풍기는 끔찍한 악취를 알아차리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다. 
🦄🦄🦄 - P47

그런 지름길을 모른다면 당신은 어린 시절을 견뎌야만 한다. 매시간 그 속을, 그 절대로끝나지 않을 시절 속을 터덜터덜 걸어가야만 한다. 오직 죽음만이 당신을 거기서 해방시킬 수 있기에 당신은 오랜 시간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어느 날 밤에는 죽음의 모습을 그려 보기도 한다. 그때 죽음은 당신의 눈꺼풀이 다시 열리지 않도록 입맞춤해 줄 하얀 로브 차림의 친절한 천사가 된다.  - P48

어린 시절은 캄캄한, 지하실에 갇힌 채 잊혀 버린작은 동물처럼 언제나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추운 날 나오는 입김처럼 당신의 목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그것은 가끔은 너무 조그맣고, 또 가끔은 너무 크다. 정확하게 딱 맞는 적은 한 번도 없다. 그것을 벗어던진 뒤에야 당신은 그것을 차분히 바라볼 수 있고, 마치 극복한 병처럼 그것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 P51

우리는 어디로 방향을 틀더라도 자기 자신의 어린 시절과 맞부딪히고, 그단단하고 뾰족한 모서리 때문에 스스로 상처를 입는다.
그 일은 수많은 상처들이 우리를 완전히 갈기갈기 찢어 놓은 뒤에야 멈춘다.  - P53

나는 언제나 내 말을 들어 주고 나를 이해해 주는 어떤 신비로운 사람을 만나는 꿈을 꾼다.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내어린 시절의 거리에서는 그런 사람을 한 명도 찾을 수없다. - P56

그 순간,
나는 에드빈이 내게서 멀고, 경이롭고, 잘생기고, 쾌활한 존재였던 그 모든 시절에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그가 좋아진다. 그 어떤 것에도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 그는 별로 사람 같지가 않았었다. - P97

아버지는 내가 도서관의 시집들을 집까지잔뜩 지고 오지 못하게 하고, 결국 나는 산문이 담긴 책속에서 시들을 찾아내야 한다. "죄다 뜬구름 잡는 소리들이야." 아버지는 경멸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시들은 현실하고 아무 관련이 없어." 나는 현실을 좋아해 본 적도 없고, 현실에 관해 쓰지도 않는다. 내가 헤르만 방‘의 「길가에서」를 읽고 있으면 아버지는 두 손가락 사이에 그 책을 끼워 들어 올리고는 온갖 싫은 티를 다 내며 말한다. "이 사람이 쓴 건 아무것도 읽어선안 돼. 이 사람은 정상이 아니었다고!" 정상이 아니라는게 끔찍하다는 건 나도 안다. 정상인 척하려고 애를 쓰느라 나도 나름의 고생을 하고 있다. 그래서 헤르만 방역시 정상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자 나는 되레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 P100

에드빈은 훗날 내게 말하게 된다. 자기는 사실 그시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물론 그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쓴 거였다면 말이지만 "시 전체가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 그냥 죽도록 웃을 수밖에 없어." 에드빈은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의 칭찬이 기쁘다. 그 시가 거짓말이라는 점은 별로 신경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진실을 드러나게 하려면 이따금씩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걸 안다. - P101

한때 나는 젊었고 환히 달아올랐지
웃음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서
나는 얼굴을 붉히는 장미 같았네
이제는 늙고 잊힌 사람이지만

그때 나는 열두 살이었다. 내 다른 시들은 모두 에드빈이 말한 것처럼 여전히 ‘거짓말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대부분 사랑을 다루고 있었고, 쓰인 내용을 그대로 믿는다면 나는 애정을 쟁취하는 흥미로운 일들로채워진 방탕한 삶을 살고 있었다. - P110

나는 버림받아 혼자가 된 기분이었다. 오직 밤과 빗줄기와 나의 말없는 저녁 별만이, 그리고 나의 시 노트만이 그 무렵의내게 실낱같은 위로를 안겨 주었다.  - P117

 "잘 가요, 학생." 그가 말한다. 나는 온통 부서진 희망들을 끌어안고 어찌어찌 문 밖으로 걸어 나온다. 천천히, 아무런 감각 없이, 나는 도시의 봄을, 다른 사람들의 봄을, 다른 사람들의 기쁨 어린 변화를,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뚫고 걷는다. 나는 절대로 유명해질 수 없을 것이다. 내 시들에는 아무 가치도 없다.
나는 술을 안 마시는 착실한 숙련공과 결혼하든지, 아니면 연금이 나오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렇게 죽도록 실망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시 노트에 다시 글을 쓴다. 아무도 내 시들을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시를 써야만 한다. 시가 내마음 속의 슬픔과 갈망을 무디게 만들어 주니까.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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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06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동의 밑줄 (ʘ̥ᨉʘ̥)

미미님 오후의 커피
요기

✧* ∧⋈∧✧*
°* (๑•ᴗ•๑)
*゚o🍔☕o゚

미미 2022-09-06 12:38   좋아요 1 | URL
읽을 때 너무너무 좋았는데 리뷰를 어찌 써야하나 막막합니다.
그냥 꼭 다 읽어보라고 강요하고 싶은 마음ㅋㅋㅋㅋ
스콧님 차와 간식 잘 먹고 마실께요!후훗*^0^*
 



직접 만나기도 전에 나를 미치게 만든 책. 그러니 이 책을 읽고나면 무슨 일이 생길지...두렵고 설렙니다.

인증 릴레이에 참여 한 김에 최근~어제 받은 책들 중 몇 권만 소개할께요.(예...이게 다가 아닙니다.ㅜ.ㅜ이번달은 증말...허리띠를 졸라메야 함...) 이웃분들...제발 저를 더는 흔들지 말아주세요. 예? 한 두달 만이라도 좀..




사진 위쪽이 짤렸는데 다시 찍기 귀찮아서ㅋㅋㅋㅋ(00총량의 법칙 고려해서 에너지 보존하려는 계산)




그리고 저 어제 도서관에 갔었는데요. 지난번 도서관 사건?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실텐데 쪽지에 있던 책. 네 그거

찾아봤는데 아직 그분이 읽고 계시나봐요. 위치는 찾았는데 그 자리가 비어있더라구요? 다음에 가면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이 책은 다락방님 읽고 계시길래 궁금했는데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왔어요. 여행 에세이는 항상 끌려서 일단 찜해놓습니다.저자 박수영씨가 3년간 스웨덴에서 살았나봅니다.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담았다고. 게다가 체류기간동안 스웨덴의 웁살라대학교 역사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으셨다니 기대됩니다.


 난티나무님 페이퍼에서 보고 (발췌문에 분노함) 구매했는데 논픽션입니다. 저자인 소라야 시멀리는 미국의 소셜미디어 및 언론과 관련된 페미니즘 이슈의 최전선에 있는 활동가이자 비평가, 데이터 전문가래요.여러 관련 단체에서 자문,임원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스콧님 추천 책들! '여성,인종,계급'은 책 소개에 따르면 :미국 인권 운동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억압받는 자들을 위한 저항의 아이콘, 앤절라 데이비스(Angela Y. Davis)의 대표작. 앤절라 데이비스는 20세기에 폭발적으로 일어난 미국 민권운동(民權運動)의 지도자이자 젠더·인종·계급 차별이 교차되어 작동하는 방식을 포착한 탁월한 이론가다. 그의 급진적인 사상과 거침없는 언행은 마틴 루터 킹, 말콤 엑스와 더불어 20세기 인권 투쟁의 상징이었다. 그레이스는 전부터 읽고 싶던 책이고 사울레이터는 뭐...받자마자 이미 마음에서 별 10개를 주었습니다. 갖고 계신 분들은 제 말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살림비용'은 다락방님이 전부터 워낙 좋다고 써주셨기에 찜했던 책인데 최근에 이 아름다운 페이퍼...문학의 아름다움...을 읽고나서 원서랑 같이 주문했습니다. 원서는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멀피플도 느리지만 꾸역꾸역 읽는 중이니 불가능한것은 아닐것으로 예상합니다.(뭐 10년 안에는 뭐든 못할까요....잉?)


 이 책은 비타님 글에서 보고 찜해 대출해서 조금 보다가 아무래도 공부하며 쓰고 줄긋고 해야할 것 같아서 주문했습니다. 가벼운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등 다른 언어들도 하나씩 나오고 있더군요. 제법 팔리니 가능한 것이겠죠? 제가 훑어본 결과 제목처럼 부담없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방송대에서 프랑스어 수업들었었는데 재밌었거든요.역시 프랑스어는 발음이 참 아름다운! 한동안 아예 손놓고 있었는데 제가 나중에 가능해진다면 프랑스에서 한달 살기,(재산이?좀 더 늘어난다면?)1년살기를 해서 알라디너들 초대도 하고 애정하는 그곳도 골목골목, 동네동네,시골, 바닷가 등등...마음껏 누비며 지내보고 싶습니다. 책, 여행이면 세상은 참 풍성해지는것 같아요.


 괭님 페이퍼에서 읽고(그림책을 읽는 이유 1탄그림책을 읽는 이유2탄)  대출해 읽다가 구매했어요. 아!!! "괭님 하루 빨리 완쾌하시길 바랍니다." 중간중간 작가님들 작업실 사진들도 좋고 글도 따뜻해서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에요. 이러려고 도서관 이용했던게 아닌데 오히려 도서관이 책 구매의 기폭?제가 되고 있습니다. 슬프지만 좋기도한 이 미칠노릇...ㅋㅋㅋ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는데 걱정되서 꿈까지 꿨네요. 비때문에 고생하신분들 아직도 힘드실텐데 부디 큰피해없이 무사히 지나가라. 음...러시아 푸틴한테로 가면 좋겠구나...




눈에 똭 들어오는 !!  하트 넣을 생각을 한 쟝쟝님은 역시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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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03 15: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9월 영상 올리시면
허리띠 조르지 않으셔도 됨
미미님은 알라딘 영상계 라이징 스톼😎
추석 밥상 보다
책밥상👍👍👍👍👍

행복한책읽기 2022-09-03 15:52   좋아요 2 | URL
scott님 안뇽^^ 지는 책밥상보다 추석 밥상을. ㅋ 해피해피 추석되세요~~^^

scott 2022-09-03 15:56   좋아요 1 | URL
책읽기님 반갑😄
책읽기님 손맛이 들어간 밥상
맛 쵝오🖒🖒🖒
일 것같습니다 🤗

미미 2022-09-03 16:28   좋아요 1 | URL
영상 찍는거 재밌는데 이런저런 효과 넣는거 너무 몰라서^^;;
그런것도 틈틈히 공부해서 조금씩이라도 저도 넣어보려구요 😆
공부할거 점점 늘어나네요.ㅋㅋㅋㅋ
추석 밥상 보다 책밥상!! 명언입니다!
역시 스콧님👍👍👍

다락방 2022-09-03 15: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후훗 미미 님! <여성, 인종, 계급> 은 (아시겠지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2월 도서입니다!! 😌😌

미미 2022-09-03 16:30   좋아요 2 | URL
아 어쩐지 눈에 익더라구요!! 다락방님의 탁월한 선택에 늘 박수를 보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2-09-03 15: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여전히 알라딘 서재를 굳건히 지키는 미미님. 올리신 책들에 띠웅~~했습니다. 여전히 건강하고, 바지런하고, 발랄해 보여 좋습니다. 해피 추석~~^^

미미 2022-09-03 16:33   좋아요 2 | URL
책읽기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시죠?*^^* 읽는 것보다 더 구매하는ㅋㅋㅋㅋ저는 여전합니다.😉
추석 유쾌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2022-09-03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3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4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9-03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많이 구입하셨군요^^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책 구입 엄청나게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ㅎㅎㅎ 올해도 당당히 순위 TOP에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저도 받았으나 제 닉네임 주변에는 실명들이 대부분이라 올리기가 민망하여...ㅎㅎㅎ 구입하신 책들이 다 재미있어 보입니다^&^ 당분간 부지런히 소설들을 읽어두어야할 것 같죠?ㅎㅎㅎ

미미 2022-09-03 18:09   좋아요 2 | URL
많이 구입했습니다.ㅋㅋㅋㅋ올해는 상위권을 벗어나고 싶은데 그래야하는데ㅋ (이부분에 더이상 변명꺼리가 없는 사람^^;;) 거리의 화가님 그러고보니 6번째 줄에 있으시네요?!!👍👍 초기에 참여하셨군요!! 멋지십니다*^^* 읽어야할 소설들이 잔뜩입니다.ㅋㅋㅋㅋ

scott 2022-09-03 23:58   좋아요 1 | URL
알라딘은
미미님(TOP VVVIP)
에게 드릴
감사패(2022년 연말특별)
지금 부터 제작에 들어 가야 함
ʕ•ᴥ•ʔ

단발머리 2022-09-03 17: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천재라서, 그리고 미미님이 그걸 알아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쟝쟝님 바로 옆자리로 미미님 자리 해주었군요. 일등석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9-03 18:12   좋아요 4 | URL
네!! 단발머리님 제가 다른건 몰라도 천재를 잘 알아본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좋은 자리를 득템한것 같아 스스로 기특해하고 있습니다.(쓰담쓰담)*^^*

공쟝쟝 2022-09-07 00:38   좋아요 2 | URL
아... 나... 천재였구나...... (어쩐지.........................)

미미 2022-09-07 07:28   좋아요 2 | URL
원래 진짜 천재는 주변에서 이렇게 알아주는것 아닌가요?ㅋㅋㅋㅋ😉

공쟝쟝 2022-09-07 15:06   좋아요 2 | URL
역시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 ㅋㅋㅋㅋ 이 천재들 🫶🏻

단발머리 2022-09-07 16:25   좋아요 1 | URL
천재 풍년이네요 ㅋㅋㅋㅋ 에헤라디여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03 1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드는 생각) 하트가 ㄱ보다 앞인가봐요 ㅎㅎ

아아 저도 펀딩할걸…..

미미 2022-09-03 19:31   좋아요 3 | URL
수하님!!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번에는 꼭 같이 펀딩해요~♡ 재출간,번역 되어야 하는 여성학 명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레이스 2022-09-03 2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흔들지 말아달라고 하시면서 이 페이퍼로 저를 흔들고 계심!
하하하하 ...

scott 2022-09-03 23:56   좋아요 2 | URL
미미님 포스팅 제목에 확 빨려 들어 가는 문구
[만나기도 전에 나를 미치게 만든 책]
이거 출판사가 띄지에 새겨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진심)

미미 2022-09-04 12:17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흔들린 만큼 갚아줘야 하니까요ㅋㅋㅋㅋㅋㅋ 많이 자제한 거입니다.🙄

alummii 2022-09-04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다시 찍기귀찮은 그맘 공감합니다! 진짜 책만 봐도 배불러지네요 ㅎㅎㅎ 미미님의 설레는 맘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 ^^

미미 2022-09-04 13:46   좋아요 2 | URL
알럼미님 제맘 아시죠?ㅋㅋㅋㅋㅋㅋ귀찮지 않은 시간은 오로지 책 읽는 순간들!! 우리는 밥으로 배부른 것보다 역시 책 배부름이죠(>.<)*

새파랑 2022-09-04 1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책장은 여전한거 같습니다~!!

다락방(이유경작가님)에 미친 미미님 인거 같아요 ^^

미미 2022-09-04 12:35   좋아요 3 | URL
저만 미치지 않아서 늘 위로삼고 있어요!!ㅋㅋㅋㅋㅋ

장만해둔 책을 사는동안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항상 그게 걱정입니다.*^^*

바람돌이 2022-09-04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같이 탐나는 책들. 침흘리고 있어요.
하지만 참고 참아서 저중에 일부만 구매하리라~~~

미미 2022-09-04 14:31   좋아요 3 | URL
<다락방의 미친여자>때문에 읽을책도 많아서 구매 주저한게 이정도입니다ㅠ.ㅠ 오늘은 각잡고 읽는 날^^*

다락방 2022-09-04 20: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탑 사진 올려야되는데 내일 아침에 올려야겟어요. 월요일의 루틴입니다. ㅋㅋㅋㅋㅋ

미미 2022-09-04 21:08   좋아요 2 | URL
평일 오전은 다락방님 페이퍼 기다려집니다.*^^* 요즘 제 땡투는 대부분 스콧님,다락방님!! 내일도 각오 단디하고 봐야겠어요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9-05 0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나기도 전에 미치도록 만든 것이 세상에 수두룩하면 좋겠는데 우리에게는 책이 그 모든 것을 넘어서지 않나 생각되어요.
여러 책들에 담긴 의미들이 좋아요^^

미미 2022-09-05 07:53   좋아요 2 | URL
읽기전에 책에 대한 명성 또는 입소문 만으로도 설렘가득한 기분은 설명하기 쉽지 않네요^^*
페넬로페님 이번 한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2022-09-05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5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5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5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9-05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잘 모르는 세계가 있군요. 북펀드가 뭔지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명단이 나오는 줄은 몰랐습니다.

미미 2022-09-05 13:20   좋아요 3 | URL
저 몇번 해보는동안
명단에 이름 올리는거 왠지 겸언쩍어서 생략했었는데요 막상 해보니 뿌듯하더라구요*^^*

얄라알라 2022-09-11 16: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제가 사는 지역도서관에 신간 구입 신청했다가 거절 당했어요...흑 두꺼워서 일까요?^^;;; 도서관에서 이 책 안 사주면 그럼 편의점에서 사는 건가...흑흑 속상하네요

미미 2022-09-11 17:53   좋아요 3 | URL
아...얄라님! 저도 최근에 미들마치 신청했다가 거절당했어요ㅠㅠ 저희는 5만원이상은 제한되는데 그곳은 왜그랬을까요. 이 책은 5만원 안넘는데...(미들마치는 5만 2천원)이런 책들은 도서관측에서 알아서 구매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레이스 2022-09-12 12:13   좋아요 3 | URL
보통 5만원이 제한선이더라구요
그럴 경우 수서담당자에게 전화해서 희망도서가 아닌 신간구매에 넣어달라고 하시면 될듯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미미 2022-09-12 13:37   좋아요 3 | URL
저희 도서관에도 한번 알아봐야겠어요 정보감사해요 그레이스님*^^*
 

식도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마음에 이물감을 남기는 사건이 있다.지나간 뒤에도 구간반복으로 재생되는 기억. 많은 경우 그 말을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행동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같은 후회를동반한다. 후회는 사건이 가져다주는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반응이적절하지 않았다고 느낄 때 발생하는 감정이다. 심각한 어려움이찾아와도 스스로 적절히 대처했다고 자평할 수 있다면 제자리걸음하며 마음을 앓는 대신 툭 털고 나아갈 수 있다.


삶은 반응을 요구하는 질문 그 자체다. 날씨, 교통상황, 광고에서본 반짝이는 물건, 가족과 동료의 말과 행동, 타인의 요구와 기대,
예측하지 못한 사건 등 외부 자극은 이어지고, 우리는 그 앞에서특정한 반응을 보이고 상호작용한다. 삶을 배운다는 건 반응하는법을 배우는 일이다. 중심이 단단한 사람은 외부에서 무슨 일이벌어지든 반응의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안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내가 이랬어˝라고 말하는 대신 ˝그런 일이 있었고, 나는이렇게 반응하기로 했어˝라고 말한다. 원인(사건)과 결과(반응) 사이에투명한 공백을 마련하고 찬찬히 주어의 자리를 회복한다


사건이 곧장 상처가 되지 않도록 사건과 나 사이에 검증 공간을마련하는 일, 익숙한 서사, 반복되는 패턴, 당연시되는 생각, 규율과의무감, 금기까지도 일단 무엇이든 그 안에 넣고 참과 거짓을따져보는 일, 소윤경 작가는 자기 안에서 피어오른 여러 의문형문장들을 사소히 여기지 않고 물음표를 모아 맞설 수 있는 용기로빚어낸다. 그렇게 스스로를 지킨다.


ㅡ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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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9-02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계시는군요^^ 좋죠?

미미 2022-09-02 11:56   좋아요 2 | URL
네 화가님 ^^* 읽어야 할 동화책이 잔뜩이네요?ㅎㅎ

scott 2022-09-02 1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식도에 생선 가시 걸려
병원에 간 친구가 있습니다 ㅎㅎ
가시 얏 보면 저얼대 안됌요 ㅎㅎ

올려주신 사진들 모두
제눈엔 미미님 서재방으로 보임

(ノ◕ヮ◕)ノ*:・゚✧

미미 2022-09-02 11:59   좋아요 2 | URL
헉! 친구분 상당히 놀라셨겠어요!!
가시 조심해야겠습니다ㅎㅎ

차 마시는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서 올려봤어요! 스콧님 제 서재방은 발디딜틈 없음요ㅎㅎ
(๑>ᴗ<๑)v

mini74 2022-09-02 1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과거의 일들이 있어요. 으악 쪽팔려 등 온갖 방언들이 터져나오는...더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힘드네요. 왜 그런 일들은 쉽게 안 잊혀지는지 ㅎㅎㅎ 미미님 사진이랑 글 잘 봤습니다. 이 책 도서관에서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미미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미미 2022-09-02 14:09   좋아요 2 | URL
저도요 미니님ㅋㅋㅋ언제까지 생각나고 쪽팔려야 하는지ㅋ 이 책 미니님도 좋아하실것 같아요! 즐겁고 웃음가득한 금욜되세요*^^*

책읽는나무 2022-09-02 14: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몇 시간 전 식도염 약 타가지고 왔는데...ㅋㅋㅋ
그러면서 커피에 빵 흡입했구요. 약이 있으니까^^
책이 넘 이쁘네요~~아!! 이런 책 읽을 때 바로 빵이랑 뜨거운 커피 홀짝여야 하는데!!!^^

미미 2022-09-02 14:19   좋아요 3 | URL
나무님도 이 책 좋아하실것 같아요!!*^^* 중간중간 사진도 있어서 정답고 좋아요.
식도염?ㅠㅠ 저도 이거저거 걱정되는데, 그럼 끊어야되고 줄여야되는것들도 있는데 떨면서 걍 다 먹고 있어요. 웃으며 차마시는 모습 보기좋죠? 아~빵이 빠졌네요ㅋㅋㅋㅋ

독서괭 2022-09-02 16:06   좋아요 4 | URL
나무님은 이 책 좋아하실 거라 확신합니다~!

난티나무 2022-09-02 15: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도 사야 하네요! ^^;;;;
소윤경 그림책 저 두 권 있다요? ㅎㅎㅎ

미미 2022-09-02 15:59   좋아요 2 | URL
오 두 권이나 가지고 계시군요! 저도 그림책 좋아해서 한번씩 빌려다 보는데 작가 이름은 여태 전혀 몰랐어요^^;; 이 책 따뜻해요 난티나무님~♡

독서괭 2022-09-02 1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무음셔터 어플 까셨나요? ㅎㅎㅎ 소윤경작가님 파트 좋죠^^

미미 2022-09-02 16:13   좋아요 2 | URL
아직이요ㅎㅎ 저는 항상 좀 닥쳐서 하는 인간입니다^^*
네!! 이 책 도서관서 빌려 읽다가 좋아서 구매했어요. 작업실 들여다보는 재미도 좋네요ㅎㅎ

페넬로페 2022-09-02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을 배운다는건 반응하는 법을 베우는 일이다~~
밑줄 쫙에다 형광펜까지 겹쳐 칠하기 입니다.
나이 들어가도 그 부분이 언제나 어렵습니다.
검증공간을 마련하기 귀찮기도 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져요^^

미미 2022-09-02 17:09   좋아요 3 | URL
좋은 말이 많이 담겨있는 책이예요^^* 콕콕 제 이야기가 많아 찔리면서도 위로가 되어 마음이 가득찹니다. 저도 집순이예요 페넬로페님~^^♡

Yeagene 2022-09-02 19: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을 꺼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아무래도 저도 빨리 주문해서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2-09-02 20:00   좋아요 3 | URL
네! 저도 대출해서 읽다가 결국 구입했어요ㅎㅎ
예진님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새파랑 2022-09-03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 책 읽으면 읽어야할 동화책이 늘어난다는거군요. 전 피해야 겠습니다 ^^

도서관 보다는 미미님의 멋진 서재가 더 책 읽기에 집중될거 같아요~!!

미미 2022-09-03 16:43   좋아요 2 | URL
안그래도 동화책 한번씩 빌려다보곤 했었는데요
이 책에 작가님들의 이야기도 담겨있어서 더 찾아 읽게될것 같아요*^^*

엉망이지만 역시 집에서 읽는게 편한것 같아요ㅋㅋㅋ그래도 확진자 확 줄어들면 저도 새파랑님처럼 카페도 자주가서 읽고싶어요🤭

그레이스 2022-09-04 0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맞아요
그렇게 말해야 하는데,,, 그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이제서야 터득합니다. 누구 탓으로 돌릴게 아니라 나의 결정이었음을 말하는것.

미미 2022-09-04 12:19   좋아요 2 | URL
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중요한 것들은 역시 터득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걸까요? ^^*

가필드 2022-09-04 1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수 없네요
미미님 글보고 저도 선뜻 도서관의 위시리스트로 넣어봅니당 항상 좋은책과 좋은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미 2022-09-04 12:23   좋아요 3 | URL
가필드 참새를 잡았군요!!ㅋㅋㅋㅋ이런 보람으로 자꾸 서로 책을 소개하나 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