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들어요. 가난과 학대를 결합한 것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다닐 거예요. ‘학대‘라니, 정말 바보 같은 단어 아닌가요. 아주 상투적이고 바보 같은 단어예요. 사람들은 학대 없는 가난도 있다고 말할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절대 아무 반응도 하지 말아요. 자기 글을 절대 방어하지 말아요. 이건 사랑에 대한 이야기고, 그건 당신도알 거예요. 이건 자신이 전쟁에서 저지른 일 때문에 평생을 하루도 빠짐없이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이건 그의 곁을 지켰던 한 아내의 이야기예요. 그 세대에 속한 아내들은 대부분 그랬으니까요. 그녀가 딸의 병실에 찾아와 모두의 결혼이 좋지않은 결말을 맺었다는 이야기들을 강박적으로 하는 거예요.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해요. 자기가 그러고 있다는 걸 그녀 자신도 몰라요. 이건 딸을 사랑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예요. 불완전한 사랑이긴 하지만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랑을 하니까요.  - P124




'오! 윌리엄'이 드디어 번역되었다고 해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에 관심이 있던 나는 우선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다.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분위기에 화자의 억눌린 슬픔과 사랑을 곳곳에서 느꼈다. 맹장 수술때문에 입원해 있던 루시 바턴은 결혼을 했고 두 딸아이의 엄마다. 병원을 유달리 싫어하는 남편의 부탁으로 몇년간 연락하지 않고 지내던 엄마가 찾아왔다. 엄마는 침대 발치에 앉아 있었다. 모녀간의 마음의 거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낮지만 서두르는 듯한 말투로 엄마는 딸이 기억하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그들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다. 정작 딸에 관한 이야기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루시 바턴은 그저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숨가쁘게 풀어내는 다른 여자들의 이야기는 엄마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지 숨김없이 드러낸다. 정확히 이 가족에게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독자도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다. 다만 몇 가지 그녀가 언급하는 사건을 통해 짐작할 뿐이다. 전쟁후 외상후 스트레스를 안고 돌아온 아버지의 고통과 극심한 가난.ㅡ가난은 종종 미화되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 실상이 어떤지 조금은 짐작해볼 수 있으리라.ㅡ 아이들조차 그 차이를 귀신같이 포착한다. 물질적 가치는 쉴틈없이 외부로부터 주입되기 때문이다. 가족 중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던 루시 바턴은 결국 숨막히는 고향을 벗어나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작가가 된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 남은 엄마의, 남은 형제들의 삶의 무게는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부모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들킨다. 그들은 그 중 극히 일부를 짐작하고 대부분을 외면하거나 혹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흔적들로 자식들은 이 세계의 오류들을 더듬더듬 짐작한다. 그래서 그나마 자신은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역시 불완전하지만 부모 세대가 남긴 발자취를 거울삼아 걷고 또 걸어 앞으로 나아간다고.



나는 애써 울음을 참느라 한동안 간호사실 쪽에 있는 의자에앉아 있어야 했다. 치통이 옆에서 나를 감싸안아주었고, 그렇게 해준 그녀를 나는 지금도 사랑한다. 가끔 나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블랑시 뒤부아의 이런 대사를 썼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나는 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낮선 사람들의 친절을 통해 여러 번 구원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그것도 범퍼스티커처럼 진부해진다. 나는 그 사실이 슬프다. 아름답고 진실한 표현도 너무 자주 쓰면 범퍼스티커처럼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사실이. - P98






부모는 우리 기질의 뿌리가 아닐까...


우리 각자가 가진 실존적인 임무는 기질을 감옥에서 풀어 줄 수 있도록 자기만의 진리를 밝히는 것이다. 우리의 임무는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는 거짓된(피상적인) 자기표현 이면에 억눌려 있는 핵심을 해방하는 것이다. P.33 가치 있는 삶, 마리 루티






나는 오직 크로그 씨네 집에 있을 때만 정말로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어머니를 자극하지 않고 또 내가 용기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자주 그를 찾아간다. 나는 어머니에게는 위르사네 집에 가는 거라고 말하고, 어머니는 위르사와 내가 왜 갑자기 친해졌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간 나는 늘 그 애가 싫다고 말해 왔기 때문이다.P.35 토베 디틀레우센, 청춘




읽어보고 싶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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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1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루시와 바턴 사이에 똥강아지는 책을 읽어야 알수 있는걸까요? ㅎㅎ
오 윌리엄 나온거 보고 저도 도서관에서 루시바턴부터 읽어야겟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미미님 역시 빠르시군요. ^^

미미 2022-10-21 16:24   좋아요 3 | URL
엄마가 한번은 저렇게 불러요ㅎㅎ ˝루시 똥강아지 바턴˝이라고요. 그나마 다정한 멘트라 눈에 띄었습니다.
책이 두껍지 않길래 후다닥 가서 빌려와 읽었는데 왜 이 작가가 사랑받는지 알겠더라구요. 마음을 끄는 대목들이 여러군데 있었어요^^*

scott 2022-10-21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감동적인 페이퍼
역쉬 라스트 엔딩 요정
토베의 청춘😄
미미님은 시인의💖

미미 2022-10-21 16:35   좋아요 2 | URL
아핫 스콧님도 참ㅋㅋㅋㅋ스콧님과 미니님 덕분에 결국 썼습니다. 💕

mini74 2022-10-21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루시도 엄마도 짠하지요. 미미님 이 글 참 좋아요.💕이 글 읽고 진짜 우리집 똥강아지 한번 쓰다듬어 줬습니다. 혹시 간식줄려고 그러나 허면서 꼬리 마구마구 흔드네요 ㅎㅎ

scott 2022-10-21 16:51   좋아요 2 | URL
미미💖미니💖루시💖
그리고
똘망 똘망 🐕🐕🐕

미미 2022-10-21 17:00   좋아요 2 | URL
미니님~💗˝엄마 나를 사랑해?˝라고 물었을때 어색해서 어쩔 줄 모르던 엄마의 행동이 숨길 수 없는 사랑이라고 느꼈어요. 루시가 비록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지만 자기 아이들과 또 타인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걸 보고 그녀의 삶은 어느정도 충만했을거라고 믿고 싶었어요😍 저희 똥강아지도 간식이 곧 사랑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0-21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모도 나름 최선을 다하는 방식이었을거라 생각은 합니다. 결국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서로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가까이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싶어요. 토베의 부모와 토베 사이도 참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죠. 미미님의 페이퍼 통해서 루시 바턴을 접해봅니다. 저도 오 윌리엄 읽기 전에 읽어봐야겠어요^^

미미 2022-10-21 17:28   좋아요 3 | URL
그렇죠? 흔히 그렇기도 하지만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이들 사이에 거리감을 더 만들었던것 같아요. 토베도 그랬듯이요. 부족했던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다른 많은 길로 빠질 수 있었는데 이들이 작가의 길로 간 것은 공허감을 채우는 지혜로운 방법이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비록 그것도 불완전하지만 뭐든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요*^^*

페넬로페 2022-10-21 17: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루시의 엄마가 병원에서 눕지도 않고 한 자리에 계속 있었던 건 딸과의 거리도 있는 것도 같고 딸에 대한 속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엄마와 다양하고 많은 추억을 공유하진 못했어요. 그래서 딸아이와는 추억을 많이 쌓으려고 해요.
그래야 나중에 이웃이 아닌 우리들의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미미 2022-10-21 17:35   좋아요 3 | URL
아, 그런 의미도 있었던걸로 보이네요! 발을 만진것도요. 저도 읽으면서 저와 엄마의 관계에 대해 생각했어요.
외동임에도 저 역시 엄마가 그리 따뜻한 분은 아니셨어요. 그래서 몇몇 대목이 더 울컥했던 거겠죠. 페넬로페님은 참 다정한 엄마라고 생각해요. 공유해주시는 이런저런 추억쌓기에 저까지 마음이 포근해지고 절로 미소가 지어지거든요😍

공쟝쟝 2022-10-22 0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루시바턴 최애 💕

라로 2022-10-27 13:02   좋아요 1 | URL
저도요!!!!!!!!!!!!!!!!!!!!!!!!!!!!!!!!!!!!!!!!!!!!

새파랑 2022-10-22 1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저건 ‘읽어보고 싶은 책들‘로 쓰기 보다는

‘읽어보고 싶어서 한달안에 구매할 책들‘ 요렇게 쓰쎠야 하는거 아닌가요? ^^

그레이스 2022-10-26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부모에게서 저의 뿌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서 저의 그림자를 보고 있지요....!
가끔 가슴 아프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하죠!

미미 2022-10-26 22:1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자녀가 있으시니 그러시겠군요. 제 친구도 유독 첫째에게서 자기 모습을 본다고. 자주 이야기해 줍니다. 부모에게서 받는 느낌과는 또 다르겠죠?^^*
 

아마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도 이렇듯 반쯤은 알게 반쯤은 모르게, 사실일 리 없는 기억의 방문을받으면서 세상을 이런 식으로 어찌어찌 통과해나갈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공포라는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는듯 자신만만하게 보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이 어떤 마음인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삶은 아주 많은 부분이 추측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 P22

책이 내 외로움을 덜어주었다. 이것이 내 말의 요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도 사람들이 외로움에 사무치는 일이 없도록 글을 쓰겠다고!  - P34

그뒤로 나는 많은 남자와 여자와 친구가 되었지만 그들도 그비슷한 말을 했다. 늘 무심결에 진실을 드러내는 그런 한마디를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이 단지 한 여자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난다. 우리가 그런 한마디를 듣고 그 한마디에 주의를 기울일 만큼 운이좋다면 말이다. - P38

길에서 그를 지나치기만 해도, 그리고 그를 보기만 해도-그는 키가 크고 마르고 짙은 머리색에 짙은 색 정장을 입었으며 영혼이 충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ㅡ내 가슴은 부풀어올랐다. "제러미!"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는 싱긋 웃고는 정중하게 옛날에 유럽에서 하던 방식 ㅡ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으로 모자를 들어올리곤 했다. - P49

아파트는 깨끗했고 가구가 많지 않았다. 자주색 아이리스 한 송이가 유리병에 꽂혀 하얀 벽 앞에 놓여 있었고, 벽은 예술작품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걸 본 순간 나는 그와 나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그 예술작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짙은 색의 길쭉한 형체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추상에 가깝지만 완전히 추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구성들로, 나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현학적인 세계의 징후라는 것만 알 수있었다. 우리 가족이 자신의 공간에 있는 것을 제러미가 불편해한다는 게 감지되었다. 하지만 그는 더할 나위 없는 신사였고,
이것이 내가 그를 그토록 좋아했던 이유였다. - P50

그러자 그가 나를 바라보았고, 그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다정함이 떠올라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내 곁은 풍족해 보여도 속은 외롭다는것을 알아차렸던 것 같다. 외로움은 내가 맛본 인생의 첫맛이었고, 늘 그 자리에, 내 입안의 틈 속에 숨어 있다가 자신의 존재를일깨워주었다. 그날 그는 그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리고그는 친절했다. "그러네요." 그는 그렇게만 말했다. 쉽게 이렇게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제정신이에요? 저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나를 에워싼외로움을 이해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싶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P54

삶의 날실과 씨실이 어떻게 엮여갔는지는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가?  - P61

헤일리 선생님은 그해 말에 떠났다. 내 기억으로는 입대를 했는데, 시절을 감안하면 틀림없이 베트남에 갔을 것이다. 나중에워싱턴 D.C.의 참전용사기념비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내가 그에 관해 더 아는 건 없지만, 내 기억에 캐럴 다는 그뒤부터-그의 수업 시간에는 내게 못되게 굴지 않았다. 무슨말인가 하면, 우리 모두 그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를 존경했다. 이것은 열두 살짜리들의 학급에서 한 남자가 이루어내기에 절대 작은 업적이 아니다. 그는 이루어냈다. - P86

나는 애써 울음을 참느라 한동안 간호사실 쪽에 있는 의자에앉아 있어야 했다. 치통이 옆에서 나를 감싸안아주었고, 그렇게해준 그녀를 나는 지금도 사랑한다. 가끔 나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블랑시 뒤부아의 이런 대사를 썼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나는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낮선 사람들의 친절을 통해 여러 번 구원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그것도 범퍼스티커처럼 진부해진다. 나는 그 사실이 슬프다. 아름답고 진실한 표현도 너무 자주 쓰면 범퍼스티커처럼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사실이. - P98

우리가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집단보다 스스로를 더 우월하게 느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지가 내게는 흥미롭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건, 나는 그것이, 내리누를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하는 이런 필요성이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저속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P111

"독자에게 무엇이 작중 화자의 목소리고 작가의 개인적인견해는 아닌지를 알리는 건 내 일이 아니에요." 그 말만으로도나는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13

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이유를 거의 말할 수는 있었겠지만.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날 밤부터 이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이야기의 부분 부분을나는 써보기 시작했다. - P115

 "내 말을 잘 들어요. 깊이 새겨들어요. 당신이 쓰고 있는 이것, 당신이 쓰고 싶어하는 이것." 그녀가 몸을다시 앞으로 숙이며 손가락으로 내가 보여준 그 글을 톡톡 두드렸다. "이건 아주 좋아요. 발표할 수 있을 거예요. 잘 들어요. 가난과 학대를 결합한 것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다닐 거예요. ‘학대‘라니, 정말 바보 같은 단어 아닌가요. 아주 상투적이고바보 같은 단어예요. 사람들은 학대 없는 가난도 있다고 말할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절대 아무 반응도 하지 말아요. 자기 글을절대 방어하지 말아요. 이건 사랑에 대한 이야기고, 그건 당신도알 거예요. 이건 자신이 전쟁에서 저지른 일 때문에 평생을 하루도 빠짐없이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이건 그의 곁을지켰던 한 아내의 이야기예요. 그 세대에 속한 아내들은 대부분그랬으니까요. 그녀가 딸의 병실에 찾아와 모두의 결혼이 좋지않은 결말을 맺었다는 이야기들을 강박적으로 하는 거예요.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해요. 자기가 그러고 있다는걸 그녀 자신도 몰라요. 이건 딸을 사랑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예요. 불완전한 사랑이긴 하지만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랑을 하니까요.  - P124

왜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했던 걸까? 그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그게 내가 평생 해왔던방식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누군가가 그 자신은 인식하지 못한채 스스로 망신거리가 되었을 때 그 사람의 실수를 덮어주는 것.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내 생각에 많은 순간에 그런 사람이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129

세라 페인이 말했다. 자신의 글에 약점이 보이면 독자가 알아내기 전에 정면으로 맞서서 결연히 고쳐야 해요. 자신의 권위가서는 게 그 지점이에요. 가르친다는 행위에서 오는 피로가 얼굴에 가득 내려앉았던 그 강의 시간 중 하나에서 그녀가 말했다.사람들은 우리 엄마가 사랑한다는 말을 절대 할 수 없을 거라는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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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4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책을 읽을때 '로앤오더'에피소드 중에서 떠올랐던 내용이 있어서 다시 찾아봤다. '이비'라는 대학 신입생이 학교에서 인기많은 남학생의 파티에 초대되어 가게된다. 거기서 주최자였던 그 남학생과 친구. 셋이 인사를 하는데 더 좋은 맥주는 욕실에 있다며 이비에게 함께 가자고 한다. 거기서 이비는 두 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이비가 싫다고 저항하지만 상대가 두 사람이라 막을수 없었고 그 와중에 괴로워하며 우는 모습이 그들이 찍은 영상에 그대로 찍힌것. 그날 밤 멍이 드는등 험한 몰골이 되어 돌아온 이비를 발견한 기숙사 조교가 이를 수상히 여겨 다음날 아침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다. 정작 이비는 신고를 원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아버지가 아프셔서 등록금을 벌기위해 전에 포르노를 찍었던 것. 





이비는 충격에 공용샤워실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참이어서 바로 응급실로 데리고가 증거를 입수하는 경찰. 포르노영상을 찍었던 과거를 이야기하자 경찰은 그 일과 폭행당한 일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한다. 즉 돈을 받고 포르노 영상을 찍었다고 해서 성폭행을 당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 남학생들의 생각은 이와 달랐다. 사건 발생 전 이들은 기숙사 방에서 포르노 영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친구가 포르노 영상을 찾아 보다가 익숙한 얼굴이라며 다른 친구에게 "얘 혹시 이비아니야?"하고 묻는다.




(자막은 이 학생이 보는 노트북 포르노영상 속 대화)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다른 친구가 자막처럼 특정 포르노영상을 언급한다. 이 학생들은 포르노를 꽤나 즐겨보는 축이었던것. 두 사람은 포르노 영상 속 인물이 같은 학교 여학생이라는 걸 알게되자 곧 있을 파티에 초대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들은 계획적으로 성폭행을 했다. 즉 이들은 영상에서 이비가 두 남자에게 강압적으로 일을 당하고 저항하지만 일이 끝까지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이비에게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 거다. 결국 이들은 법정까지 가게되는데 거기서도 이런 생각은 범행 합리화의 근거로 이용된다. 이들 편에선 변호사는 이비가 이전에도 여러차례 포르노를 찍었으니 가해자들이 그런 영상과 실제 이비의 성향을 혼동할만한 근거를 제공한 것이라고 이비탓을 한다. 배심원들은 이비의 손을 들어주지만 판사의 직권으로 판결이 뒤집어지고 이비는 이 일로 학교에서 퇴학까지 당한다. 집안사정으로 비싼 등록금을 직접 벌기위해 어쩔 수 없이 포르노 영상을 찍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이제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된 것이다. 


법정의 논쟁과정에서 미국의 경우 어떤 식으로 재판이 이루어지고 피해자 인식이 어느정도인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피해자 편에선 수사관들의 대응방식도 우리와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 에피소드는 포르노를 소비하는 남성들이 영상 속 여성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만들어진 이야기지만 이 시리즈를 보다보면 실제 사건의 일부나 혹은 전부를 끌어다 인물들의 이름과 특정 상황만 바꾸어 만들기도 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사건 중심으로 실상을 많이 반영하는일이 드물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포르노랜드'에도 나오지만 어떤 전문가들은 포르노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이 현실과 포르노를 혼동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곤조 포르노와 같이 잔인하게 여성을 착취하는 영상을보고 그들이 여성들을 어떻게 생각하게 되는지 제대로 연구된 적이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주 접하는 것들에 욕망을 느낀다. 포르노 제작자들은 포르노 시청자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리고 곤조 포르노가 늘어가면서 유료 이용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들은 경쟁적으로 강도를 높인다. 과연 이런것들이 일반 여성에 대한 이용자들의 시각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을까? 



이 책은 포르노 산업이 펼쳐내는 여성의 지옥도를 적나라하게 해부하는 동시에 이를 가동시키는 남성욕망경제를 폭로한다. 동시에 포르노그래피를 성적 입문서이자 욕망의 교본으로 간주하는 현대인들의 섹슈얼리티 문제를 긴급하게 들여다보기를 요청하는 목소리이다. -윤지선. 페미니스트 철학자『탈코르셋 선언』공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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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0-18 0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왜 박유천 성폭행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유흥업소 종사자라는 이유로 그리고 박유천이 인기 연예인이었다는 이유로 어떻게 그걸 강간이라고 말하느냐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강간이 일어나면 피해자는 고통스러운데 그것을 강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제삼자가 왜그렇게 많은걸까요.

미미 2022-10-18 09:58   좋아요 3 | URL
그러게말입니다. 제삼자들의 그런 묵인과 비난이 이들에게 결국 힘을 실어주고 또 다른 범죄의 불씨가 되기도 하겠죠. 포르노의 높아지는 수위,폭력성은 그런 인식을 점점 강화하는 것같아 너무 답답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0-18 1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런 영화가 아니 저런 내용은 실제 현실을 반영한 것일텐데 결말이...ㅜㅜ
여주는 피해자인데 학교까지 퇴학!!
에휴...ㅜㅜ

미미 2022-10-18 10:17   좋아요 4 | URL
아웅...그니깐요. 피해자가 현실에 많이 절망합니다. 그래서 담당 경찰이 총장에게 찾아가 항의하기도 해요.
실제론 어느정도인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속에서 미국 경찰들이 피해자를 위해 체계적으로 협력하는데
끔찍한 범죄들이 많음에도 그런 부분들 덕분에 공부도되고 이 시리즈를 거의 다 볼 수 있었어요.

거리의화가 2022-10-18 1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피해자 편에 서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현실에서 이비 같은 상황이 어찌 없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이러니 피해자들만 느는 상황이 끊임없이 반복되는듯합니다.

미미 2022-10-18 10:29   좋아요 3 | URL
네 그런 면에서 사회가 방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에피소드가 몇 년전 이야기인데 지금의 한국 사회보다도 더 인식적 측면에서 나아보이기도 했어요. 우린 가해자 입장에 치우친 사법체계의 문제를 다룬 뉴스들을 드물지 않게 보게 되니까요. 미국 상황도 답답한 경우가 적지 않지만 형량이 훨씬 높은 편이고 수사관들에게 피해자를 위한 메뉴얼이 비교적 잘 갖춰진것 같아 여러가지 우리에게 맞게 적용해봤음 좋겠어요.

얄라알라 2022-10-18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Law & Order 한 때 놓치지 않고 챙겼었는데 이 에피소드 가물가물합니다. [포르노랜드] 쉭쉭~~ 집중해서 어젯밤 읽었는데, 다른 레퍼런스 거리 연결지점을 못찾고 진도만 나갔거든요.

이렇게 드라마 소재 엮어서 풀어주시니, 왜 포르노랜드화가 무서운 건지 실감하게 됩니다

미미 2022-10-18 13:40   좋아요 1 | URL
많은 사람들이 이 심각성을 좀 더 이해하기에 수월할것 같아 찾아봤는데
얄라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인터넷에 국경이 없다보니
이런 곤조포르노가 전세계로 확산,n번방과 같은 성적 괴롭힘으로 연결되는듯 보이기도 합니다.

mini74 2022-10-18 1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포르노 영상을 찍었다는 이유로 가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겠죠 ㅠㅠ 에피소드를 읽으면서도 분노가 막 치밀어올라요. ㅠㅠ

미미 2022-10-18 13:49   좋아요 2 | URL
네 미니님 성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다른 도구를 이용해 사람 여럿이 한 명에게 이런짓을 한다면 아마 법적으로도 처벌받고 비난을 받을것 같아요. 돈을 받는다면 더더욱이요. 그런데도 이게 용납되는 이유는 역시 성적인 행위이기 때문이고 돈을 받기 때문이겠죠. 그게 참 이상하고 기괴하다고 봐요. 누군가 죽어야 멈춰질지 사회적 시선이 뻔한데 그 여성들이 그걸 밝힐수나 있을지...

페넬로페 2022-10-18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내용이 있었군요 ㅠㅠ
미국이라서 조금은 다른 줄 알았더니 판결이 그렇게 나왔군요~~
더 이상 말이 안 나오네요^^

미미 2022-10-18 13:53   좋아요 3 | URL
배심원은 옳은 결정을 하는데요. 무슨 이유에선지 판사가 번복해버리는거죠. 피해자측의 검사도 담당 수사관들도 굉장이 놀라요. 검사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하자. 판사는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고요. 이 드라마의 장점이 이런거예요. 늘 피해자에게 해피엔딩이 결코 아니예요. 피해자의 성격도 가지가지, 수사관들의 갈등,고민,시행착오,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일등 현실적이라서 배울점이 많았어요.^^

scott 2022-10-18 18:5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판사는 자신이 내린 판결문에 자신이 제시한 법적 논리 타당성 주장 하며
권위를 내세웁니다
미국의 판사들 어마무시하게 권위적으로 군림해요

미미 2022-10-18 19:38   좋아요 2 | URL
네! 스콧님 말씀대로 한 시리즈에 적어도 몇번씩 그런 일들이 발생하더라구요.
그래서 뭔가 미심쩍은 게 있으면 검사가 판사를 교체해달라고 요청하기도하구요. 권위적인면은 우리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것같았어요.

2022-10-18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8 13: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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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4: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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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4: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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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4: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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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4: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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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10-18 14: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이런 영화가 있군요. 어쨰서 피해자의 과거, 피해자의 언행,차림,성관계 등등만 물어보는 거냐고, 왜 피고인에게는 묻지 않느냐고 하는 호소가 <디어 마이 네임>에도 여러번 나옵니다 ㅠㅠ 영화속 피해자도 자신을 탓했을 것 같아요.. 포르노를 찍었다고 자기들과도 성행위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다니, 어쩜 사고가 그렇게 돌아갈까요? 에휴.
미미님 잘 읽고 갑니다^^

미미 2022-10-18 15:00   좋아요 4 | URL
<디어 마이 네임>에도 그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이건 미국 드라마 시리즈인데요. ^^*
시즌23까지 오면서 많은 사건들을 다뤘어요. 성범죄의 양상도 달라지고 말씀하신 그런 피해자탓하는 인식면에서 개선할점이 (미국의 경우에도)아직 많구요. 법정은 물론 가해자들의 자기위주의 사고방식. 드라마로도 영화로도 또 책으로도 점점 드러내고 말하고 있으니 계속 바뀌었음 좋겠습니다.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괭님^^*

단발머리 2022-10-18 15: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될 만한 여자˝라는 판단을 남성들이 하니까요. 그것이 꼭 성범죄가 아니어도 법정에서는 항상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의 입장에서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미미님이 가져오신 사례가 이 책과 찰떡이라서... 우리 모두 슬프고 ㅠㅠㅠ 흐미....

미미 2022-10-18 15:34   좋아요 4 | URL
우리 사법계가 가해자 위주인 원인이 군사정부때의 영향이라는 의견이 있더라구요. 시대가 변했으니
바뀌어야 할텐데 사법부는 원래 가장 더디게 바뀌는 곳이기도 하고...답답합니다. 최재천 교수님같은 분
들이 가서 교육도 하고 그런다던데 아무래도 더 많이 해야할듯 하죠. 단발머리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찰떡인데 슬픈 찰떡이지요ㅠ.ㅠ

2022-10-19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9 2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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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3: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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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2: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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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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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곳에선 대대적인 사회적 실험이 진행 중이고, 이 야동의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게 우리 문화를 어떻게 형성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 우리는 여자를 폄하하고 비하하는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으며, 우리 문화 전체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P.319


포르노 시장은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게일 다인스는 1953년 창간한 휴 헤프너의 잡지 '플레이보이'를 시작으로 온라인으로 옮겨온 현재의'포르노랜드'를 추적했다. 전후 가족중심,이성애중심의 확산은 많은 남성들에게 반발을 불러왔고 그 증오와 혐오의 대상은 다름아닌 여성이었다. 휴 헤프너는 이런 분위기에 탑승해 남성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메뉴얼화해 대성공을 거둔다. 타깃은 중상류층 남성이었고 도구는 대상화된 여성성이었다. 그는 문학란이란 공간을 만들어 다른 잡지와 차별화했고 그렇게 읽을꺼리라는 고상한 취미를 포르노 이미지에 추가한다.


플레이보이가 가판대에 등장한 때는 여성을 혐오하고 가족을 찬양하던 바로 이 시기였다. 1950년대의 테마를 취사 선택한 『플레이보이』 편집자들은 창간호에서부터 싱글 여자를 플레이보이 독자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규정했다. 싱글 여자가 남자에게 결혼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재정적 출혈을 일으킬 기회를 노린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플레이보이』 창간호의 첫 번째 주요 기사는 "1953년 미스 꽃뱀"이 제목이었다.  - P60


그들은 단순한 잡지가 아니라 소비 이데올로기를 팔았다. 지적이고 현대적인 남성 이미지를 만들어 기존의 핀업걸로 상징되는 값싼 포르노 이미지, 하층민의 느낌을 버리고 고급화를 추구했다. 플레이보이의 성공은 펜트하우스와 허슬러라는 경쟁사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포르노 업계는 자본을 끌어들였고 규모와 시장이 커졌으며 판로를 넓힌것이다. 여성의 몸을 전장으로 삼은 전쟁에서 여성 몸의 성애화가 더 노골화, 본격적으로 상품화하게 되었다. 이 사업가들은 억만장자가 되었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노골적인 하드코어를 선보이기도했다. 그로인해 일부는 법적소송에도 휘말렸지만 든든한 자본이 있으니 로비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끔 법을 바꿀 수도 있었다. 



디지털 미디어가 부상하면서 포르노의 주요 유통경로는 인터넷으로 이동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포르노에 접근이 가능해 진것이다. 인터넷에서 소비되는 포르노 영상물들 역시 점점 자극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해왔다. 특히 곤조포르노 속에서 여성들은 이제 더이상 인격이 아니며 오로지 성적 대상물로써 남성들의 만족만을 위해 기능한다. 나는 이 책을 쓴 게일 다인스가 묘사하는 곤조 포르노 영상이 여성에게 가하는 고문으로 여겨졌다. 분명 이런 행동은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고 합리화할수 없는 잔인한 모욕이다. 한 여성에게 여러명의 남성이 함께 가하는 이런 행위에는 사랑이 없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인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런 잔인한 행위가 용납되는걸까? 



사회는 마약을 허용하지 않는다. 본인에게 해로울 뿐 아니라 약물의 남용으로 인해 타인에게도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도를 더해가는 지금의 곤조 포르노도 마찬가지다. 반포르노 운동가이자 미디어 연구자, 명예교수인 게일 다인스가 세계 여러 국가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고 만난 학생들 중에는 포르노에 중독된 남학생들도 있었다. 그들은 포르노로 인해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주입되어 정상적인 관계를 갖는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증언한다. 가학적인 영상에서 쾌락을 느끼는 사람은 점점더 그런 이미지에 무뎌지게 되고 새로운 자극을 찾게된다. 심지어 아동에게 아무런 성적 관심이 없던 사람도 포르노 시청과정에서 유사 영상을 접하는 횟수가 늘어 실제 범죄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2007년 미국 정부가 아동 포르노 소지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아동 포르노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자 중 85%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부적절한 접촉에서부터 강간에 이르는 성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P315



여성대상 성범죄, 살인에서 눈에 띄는 점은 가해 남성들이 하나같이 반복하는 특정 표현이다.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서." "헤어지자고 해서." "나를 무시해서." 이들은 유독 여성의 마음을 얻는 것에 실패한 책임을 여성에게 돌린다. 그것도 가혹하게. 이런 이성간의 괴리감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포르노랜드에 담긴 이 '사실'들은 현실에서 여성들과 남성들간의 소통 불가능한 지점들, 오해와 반목과 혐오의 한가지 이유를 밝혀주고 있다. 그들 전부가 그렇진 않겠지만 곤조포르노와 같은 수동적이고 비인격화된 여성의 이미지는 남성사회에 많은 것들을 전달한다. 그것은 불평등한 사회적 시스템의 암묵적 공모와 더불어 여성을, 인격을 말살해도 되는 존재로 탈바꿈 시킨다.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사실이 고통스럽더라도 우리는 알아야한다. 거기서부터 대안을 모색할 수가 있다. 포르노라는 인권 사각지대에서 말살되는 것은 여성들의 인격만이 아니다.


포르노 제작에서 특히 중요한일은 그 이미지 속 여자의 인간성을 갈가리 찢는 것인데, 이는 많은 포르노 이용자들이 현실 세계에서는 여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성폄하적 문화 속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어머니, 자매, 딸, 친구, 연인, 아내와 함께 애정을 기반으로 한 관계를 이어나가려 애쓴다. 많은 남자가 포르노에 나오는 여자에게 할 만한 감정이입 - 여자가 안타깝게 느껴져 포르노 시청 경험을 망칠 만한 감정이라면 어떤 것이든 모조리 파괴하려면, 포르노 속 여자를 남자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과는 분명히 구별되도록 구획할 필요가 있다. 이때 포르노 제작자들이 쓰는 가장 뻔한 기술은 보지년, 창녀, 걸레, 정액받이, 개보지 등의 호칭을 사용함으로써 그 여자를 언어로 분리하는 것이다. 곤조 포르노에서 여자는 절대 여자로 불리지 않으며, 그 대신 성적 대상물로 격하된다.  - P156


어떤 집단을 비인간화함으로써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게 가하는 잔혹한 행위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방식은 포르노 제작자들이 처음 생각해낸 게 아니며, 이미 수많은 압제자가 그 유효성을 증명했다. 나치 선전기구는 유대인을 ‘카이크kike‘라고 부르며 폄하하는 데 성공했고,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인간이 아닌 ‘깜둥이nigger‘로 규정했으며, 동성애 혐오자들은 레즈비언과 게이에게서 인간성을 벗겨내는 용어를 거의 무제한으로 가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폄하되는 집단에 속하는 개인의 인간성을 일괄적으로 비가시화하면 그들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 P158



*곤조gonzo포르노: 미국 주류 포르노는 크게 두 가지, 장편 포르노와 곤조 포르노로 분류된다. 플롯 중심의 장편과는 달리 곤조는 성행위만 주로 집중해서 보여주며 폭력성이 더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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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7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권 사각지대 중 가장 심각한 건
CCTV가 있어도 제대로 작동 안하고 지자체에서도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도
고작 십 몇년,,,

죄의 형벌의 무게에 비에 너무나도 가벼운 처벌 ㅜ.ㅜ이 현실

미국의 거물급 부자 제프리 앱스타인이 자행한 미성년자 성착취를 도운 혐의가 있는 앱스타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
고작 20년 형 선고 받았습니다.
미국의 주요 거물급 인사들 전부 연관 되어 있어서 미국 법원 판결도 솜방망이 ,,,

미미 2022-10-17 22:03   좋아요 2 | URL
김근식도 11명의 아이들을 성폭행했는데 고작16년. 미국도 권력자들은 다 피해가는군요? 앱스타인 다큐영화봤어요.ㅜ.ㅜ

오늘 뉴스에서보니 재범하면 더 무겁게 선고하는게 아니라 감면해주기도 하더라구요.

있으나마나한 CCTV도,
성범죄자들 공개주소지헛점도 사각지대가 너무많네요.

꾸준하게 2022-10-17 22:05   좋아요 3 | URL
미국은 그래도 법이 강할 줄 알았는데 그렇군요. ㅠ 근데 미국이라서 20년이라도 받았지 한국이었다면 그나마도 못 받지 않았을까 하는 슬픈 생각이 드네요. ㅠ

scott 2022-10-17 22:12   좋아요 3 | URL
공소 시효가 지난 수많은 범죄 행위를 제외 하고
그나마 악착같이 시민 단체와 피해자들이 증거를 수집해서 들어난 혐의만으로 20년 형을 받았습니다


미국 법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 (자잘한 민사 형사 소송만 강함)

엄청 허술해요 .ㅠㅠ


형벌 감형 기준이 20세기 중반에 맞춰져 있습니다

법 개정할 것들 국회에 엄청 계류중이고
범죄자들은 더더욱 은밀하게 활기치고 다니고 ㅠ.ㅠ

미미 2022-10-17 22:17   좋아요 3 | URL
김근식은 직접 아동에게 범행했으니 미국에서였음 100년쯤 받지않았을까요? 그런건 반이라도 따라했으면 좋겠어요.

scott 2022-10-17 22:52   좋아요 1 | URL
김근식 처럼 확실한 증거와 현장에서 검거 하면

미국의 모든 주에서
몇 백년형 선고 받고
재판 과정 모두 생중계 합니다.

{재판 과정 모두 생중계]하는 동안 추가 범죄 행위와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미미 2022-10-17 23:03   좋아요 1 | URL
생중계까지! 더 부럽네요.
저도 그래서 여죄를 밝힐 수 있도록 성범죄자들, 특히 살인자들 신상공개가 일괄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증명사진말고 머그샷도입도요.

mini74 2022-10-17 2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일본 포르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어요. 가끔 주워듣는 이야기로는 일본 포르노 산업도 엄청난데다가 여성비하며 폭행 등 ㅠㅠ 거절을 허락으로 받아들이는 행태를 저런 포르노를 통해 학습한다는 글 본 기억이 납니다. 배우들에 대한 처우도 참혹하더군요 ㅠㅠ

미미 2022-10-17 22:21   좋아요 3 | URL
미국은 우리보다 심각했다고(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저도
들었던 기억이 나요. 사고방식도 그렇고 거기도 페미니스트들이 있지만 우리보다 더 힘든 여건에 있다고 느꼈어요. 국회에서도 최근 여성의 입지가 오히려 더 좁아져
심각하다고 뉴스에도 나오더군요. 코로나때 성병이 엄청증가했대요. 일본 여성 국회 검색하니 여성 의원 비율이 우리의 절반정도네요.

scott 2022-10-17 22:51   좋아요 2 | URL
일본어 공부 할 때 남성어 여성어가 철저하게 구분 되어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고 기이하기도 했습니다.
입학 졸업식 때
여자 남자 모두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회사 면접 때도 똑같은 복장

성차별 엄청 심ㅎ하지만 전혀 고쳐 지지 않은 나라 중 한 곳

욘사마의 따스한 미소와 말투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곳입니다 ㅎㅎㅎ

일본인 친구 집에
엄마를 비롯해서 집안 여자 가족들
테이블 앞에 무릎 꿇고 식사 해서
충격을 받았던 적이 ,,,

미미 2022-10-17 23:00   좋아요 2 | URL
프랑스어에도 남성명사 여성명사 신기했어요.

욘사마 인기에 그런 이유가 있었네요?ㅋㅋㅋ

아니 식사때 무릎을 꿇다니
소화도 잘 안되겠어요. 어휴...

페넬로페 2022-10-17 2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글과 댓글을 보니 정말 머리가 아프네요. 거대 자본과 정치 권력이 결탁해 못 만들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미미 2022-10-17 23:50   좋아요 5 | URL
그렇죠? 책에 담긴 포르노의 실상은 더 심각해요. 무료 포르노도 많구요. 소비자를 잃지 않으려고 경쟁적으로 가학적 포르노를 찍어요.
조주빈같은 자의 잔혹성이 갑자기 어느날 시작된게 아니더라구요.

scott 2022-10-18 06:46   좋아요 4 | URL
저 학부때 도시사회학 교수님이 석사과정 때 대도시 포르노 문화 조사했는데 거대 피라미드 같이 단계별로 올라가면 정치 권력 최고 부유층이 있었다고 합니다

새파랑 2022-10-18 06: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권 사각지대가 맞는거 같습니다. 누구의 피해에 누구는 돈을 벌고 ㅜㅜ 좀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할거 같아요~!!

미미 2022-10-18 07:22   좋아요 2 | URL
네 새파랑님! 경쟁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는 부분이 무섭더군요. 큰 회사가 여러 사이트를 관리하면서 자본으로 법적 문제까지 자기들 구미에 맞게 바꿔가고있어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전후(戰後) 혼인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이상적인 가정의 이미지가 여러 매체를 통해 보급되었을 때 휴 헤프너는 남성들만의 라이프스타일 메뉴얼을 구축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기존에 하층민이나 보는 걸로 여겨지던 핀업잡지(핀으로 벽에 붙이는)에 다양한 읽을 거리는 물론 문학란을 추가하여 차별화하고 중상층도 거리낌 없이 접근하도록 지적인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다. 음지에 머물던 포르노 이미지를 양지로 드러내 여성을 이용하지만 정작 여성을 배제한 , 막강한 자본을 갖춘 사업으로 만들었다.



 ‘ 휴 헤프너는 대중에게 파자마 차림의 플레이보이 이미지로 보였지만 실은 놀라울 정도로 머리 좋은 사업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문화적 테마를 이용하고 써먹는 데 재주가 있었다.
『플레이보이』 이전의 포르노 잡지는 주류 유통경로로는 배급되지않았기 때문에 접근이 제한돼 있었다. 플레이보이』 이후,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다. 헤프너가 포르노의 대량 생산과 유통을 막은 문화적, 경제적, 법적 장벽을 서서히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 P56

헤프너는 자기가 생각한 독자의 이미지를 1956년 4월호에 이렇게 밝혔다.

"플레이보이란 무엇인가? (.,)예리한 지성을 가진 젊은 기업가일 수도 있고, 예술계 종사자, 대학교수, 건축가나 엔지니어일 수도 있다. 자기만의 관점을 가진 남자라면 누구나 플레이보이가 될 수 있다. 플레이보이는 인생을 눈물의 골짜기가 아닌 즐길 시간으로 보며, 일에서 즐거움을 찾지만그것이 삶의 목적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기민하고, 세련된 취향을 가졌고, 쾌락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이 남자는 호색광이나 호사가라는 꼬리표 없이 삶을 온전히 살아갈 줄 안다. 우리가 말하는 ‘플레이보이‘는 바로 이런 남자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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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10-16 15: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플레이보이가 ‘그런’ 잡지 아니라고 하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 지 알았어요. 그래서 더 사기 쉬웠겠죠? 그래도 그렇지 그 마크가 들어간 라이센스 상품을 쓰는 마음은 뭘까요. 이해가 안됨…

미미 2022-10-16 15:06   좋아요 4 | URL
저도 이제야 알았네요. 휴 헤프너가 그리 당당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이유를요. 게다가 토끼는 무슨 죄인지...
자본에 영악함이 결합되면 유독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것 같아요. 겉으로는 그저 화려하지만요.

scott 2022-10-16 1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플레이보이지가 <기민하고, 세련된 취향>을 표방하며 신인 작가들의 참신한 단편으로 독자들을 끌어 모았던 휴 헤프너
죽을 때까지 당당했습니다

미미 2022-10-16 17:17   좋아요 2 | URL
그런 글들을 담은 문학란이 포함되어 있었다는걸 이번에 알았네요. 교활한 휴 헤프너 때문에 포르노 업계가 지금처럼 발달할 수 있었던것같아요.

다락방 2022-10-17 0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디지털 성폭력으로 신고되고 그래서 사라진 ‘소라넷‘ 사이트도 성인 소설들을 함께 실었었어요. ‘소라넷 야설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자기 이력에 그걸 한 줄 더하고 뿌듯하게들 살고들 있는지.. 나는 거기에서 강간모의한 당사자가 아니야, 나는 야설만 썼어..로 한 점 부끄럼 없을지.. 어휴..

저는 읽기도 전인데 이 책 벌써 힘드네요. 미미님, 힘내세요!

미미 2022-10-17 07:52   좋아요 2 | URL
그 악명높은 소라넷도 전철을 밟았던 거네요!
휴 헤프너가 이렇게 체계적이었는지 몰랐어요.
창작자들의 도덕적 책임의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이런것들의 사회적 영향력,파괴력이란 것이 생각보다 더 클수밖에 없을거라고 느꼈고요. 돈 때문에 다 합리화 되었을듯...

읽다보면 얼굴이 자동으로 찌푸려지는 구간들이 꽤있었어요. 돈 때문에 이런 가학행위들이 용납되는 세상이 참 믿기질 않습니다. 다락방님도 으쌰으쌰!!!^^*

mini74 2022-10-17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입에 발린 말과 사탕으로 유혹하는 나쁜 동네 아저씨 느낌....실상을 알고나니 이때까지 너무 친근한 척 해서 기분 나빴어요. ㅎㅎ

미미 2022-10-17 15:45   좋아요 2 | URL
진정 교활한 사람이었죠.^^ 책에 나온 내용 보니까 겉으론 늘 자신만만 웃고있었지만 누구보다 사생활에서 공허했을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10-17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영화에서 플레이 보이 잡지가 많이 등장했는데 요즘도 저 잡지가 유명한가요?
그 잡지에 여자들이 섹시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들이 많이 노출되었고 한국 영화에서는 남학생들이 돌려보고 그랬어요~~

미미 2022-10-17 22:28   좋아요 3 | URL
책에도 나오는데 포르노의 주류 매체가 온라인사이트로 바뀌었대요. 그래서 시장변화에 따라 잡지의 비중은 확 줄이고 온라인 포르노사이트개설및 관련투자를 하고 있나봐요.
친구들끼리 은밀히 돌려보던 잡지시대에는 지금보다 훨 순진했던거라고도 하더군요. 그만큼 곤조포르노는 특히 많이 잔인해진거죠. 무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