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와 같은 무리를 한 번도 미워해본 적이 없노라.
부정을 일삼는 모든 정령 중에서도 너 같은 익살꾼은 내게 조금도 짐스럽지 않구나.
인간의 활동이란 쉽사리 느슨해지고 언제나 휴식하기를 좋아하니 내 기꺼이 그를 자극하여 악마의 역할을 해낼 동반자를 그에게 붙여주겠노라.
괴테, 『파우스트』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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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검의 외관만 관찰하는 것을 ‘검안‘이라 하고 주검을 해부하여 내부까지 관찰하여 사인 등을 판단 하는 것은 ‘부검‘이라 한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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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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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는데 법률 상식 공부도 좀 된다. 무엇보다 김웅이란 검사의 캐릭터가 만만치 않다. 속담,격언 비유의 달인인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그는 성격면에서‘튀어나온 못‘같은 인물이다. 그래도 특유의 유쾌함과 좋은 인상탓에 검사생활을 무난히 이어갔던 것같다.은은한 따뜻함까지 갖춘 탓에 읽는내내 훈훈했다.

나는 구속할 피의자들에게는 조사를 마친 후 믹스커피를 타준다. 그래서 구치소에서는 우리 방에서 커피 마시는 것을 사약 마셨다고 표현한다고 한다p.68

호메로스는 만약 인간이 자기 운명보다 더 많은 고통을 당했다면 그것은 신들 탓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의 장님 때문이라고 했다.
p.70

흔히 사람들은 여럿이 모이면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집단지성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18급 100명이 머리를 짜낸다고 이창호 국수를 이기는 것은 아니다.
p.78

강 씨는 조사를 받으면서, 할머니가 설마 자기처럼 어렵고 힘든사람을 등칠 줄 몰랐다며 흐느꼈다. 그러나 만만한 데 말뚝 박고,
생가지보다 마른가지 꺾는 법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니까 사기치는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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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언어의 박물관이라고도 한대요 - P11

명언이나 상투어를 뒤집어서 새로운 말을 만드는 것은 오빠의 오랜 버릇이거든요. - P13

즐길 수 없다면 피하라 - P13

대신 아빠는 정치외교학과에 들어간 현정이에게 홉스의 리「바이어던」이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같은 고전을 몇 권 건네주면서, 정치의 본질은 달라진 게 없다며 입학 전에 꼭 읽어보라고 당부했어요 - P16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 P18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어떤 말운 남에게 하고 살지요 - P38

다들 충고들을 하지요. 인생의 바른길을 자신만은 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서요. 친구여, 네가 가는 길에 미친놈이 있다니 조심하라.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전화를 받는 친구가 바로 그 미친놈일 수 있는거예요. 그리고 그 미친놈도 언젠가 또다른 미친놈에게 전화를 걸고있는 거예요. 인생을 역주행하는 미친놈이 있다는데 너만은 아닐 줄로 믿는다며, 그 농담의 말미처럼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미친놈은 아마 한둘이 아닐 거고 저 역시 그중 하나였을 거예요.
- P39

무지는 인간을 암흑속에 가둔다 - P49

너무 이상한 애가 나타났어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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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민주주의라는 다소 낯선 신천지로 이끈 것은 사실 구텐베르크이다. 1440년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를 만들어 문장에 맞게짜깁기한 후 올리브나 포도를 착즙하는 기계에 넣고 찍는 방식으로인쇄를 했다. 인쇄‘라는 뜻인 ‘프레스 press‘는 이와 같이 착즙기계를누르는 방식으로 인쇄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구텐베르크가 인해술을 개발하면서 요즘 시가로 2000만 원가랑이던 책값은 7만 원 정도로 대폭락했다. 인쇄술이 발명되기 이전에 책들이 비쌌던 이유는모든 글을 ‘필경사‘라고 하는 전문 장인이나 수도사들이 직접 베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돈이 필요했다.  - P292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그려진 그림들에는 많은 상징이 내포되어 있다. 예를들면 비둘기는 천사 혹은 신의 말씀, 어린 양은 예수, 백합은 에덴동산, 가시 없는 장미는 원죄 이전 혹은 구원, 촛불은 신성 혹은 복음福音, 꺼진 촛불은 예수의 탄생, 오렌지는 선악과 善惡果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중 책은 고귀함의 상징이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는 늘 한 손에 책을 들고 있는 것이다. 대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예수잉태를 전해 듣는 수태고지 장면에서 마리아가 책을 들고 있는 것은 고귀함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 P293

지금도 특권을 정당화하는 궤변 중에는 인간이 직접 해야 한다는 미신이 있다. 인간이 결정하고 판단해야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종교적인 도그마는 의외로 여러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개 이런 신성화의 굴레는 특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P295

법이 정의는 아니지만, 정의를 제거하면 법은 제대로 서지 못한다 - P297

정의는 무엇일까? 정의는 기본적으로 ‘부정‘의 논리다. ‘정의‘가 무엇인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지만,
‘부정의‘가 무엇인지는 대부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는 부정의가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다.  - P297

권력은 자의성에서 나온다 - P298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상식이란 한 사람이 18세까지 익힌 편견의 컬렉션일 뿐이다 - P298

뉴턴조차 자신의 업적에 대해 다만 거인들의어깨 위에 올라서서 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다.  - P300

‘사회 상규‘나 ‘상식‘은 언뜻 호감을 주는 용어지만, 늘 주관적인 데다 반박을 거부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 속에는 상대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이 숨겨져 있다. 다수결이란 것도 결국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고, 더욱이 합리적인 토론을 거부하는 다수의 억측을 관철시키기 위한 폭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 P302

형사법에서는 조금이라도 잘못이 큰 사람이 모든책임을 지고 죄인이 된다. 기준에서 단지 2% 더 떨어진 것에 불과한갑에게 100%의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형사법이다. - P308

사람들이 실은 알고 있으면서도 간과하는 것은, 법은 불구이자 어느 하나만이 옳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결함을 지닌 분쟁 해결 방법이라는 점이다. 일도양단과 이분법적인 해결 이외에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법은 아직도 유일한 분쟁 해결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P309

헤겔이 말했듯이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그것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장 적게 인식된다 - P309

우리나라 검찰에서도 2006년 4월부터 형사조정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로 고소 사건들 중 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건들에 대해 적용되고 있다. 통상 검사실에서 고소인과 피의자로부터 동의를 얻어 형사조정위원에게 조정을 의뢰하는데, 당사자들은 대개 조정을 내켜하지 않는다. 하긴, 합의로 해결될 문제였으면 고소까지 했을 리 없다. 하지만 검사가 조정을 해보라고 하니 혹시 동의하지 않으면 나쁜 인상을 줄까 봐 대개 동의는 하는 편이다.
- P311

같은 말이라도 꼭 어렵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 법조인들이다 - P312

전 세계는 빠르게 형사 사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다. 통상 이러한 흐름을 학계에서는 ‘회복적 사법 Restorative Justice‘이라고 부른다.  - P313

범죄 수사는 범죄자와 국가 간의 대결이다. 그러다 보니 불공정한 게임이 된다. 강력한 국가와 나약한 개인의 대결이니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국가가 강력한 공권력을 악용하기만 한다면 개인에게 얼마든지 불공정한 수사 결과를 강요할 수 있다. 그러한 불공정을 막기 위해 생겨난 것이 형사 사법 제도이다. 각종 형사소송절차를 적용해 국가에 핸디캡을 주는 것이다.  - P314

영국을 세계의 열강으로 키워낸 엘리자베스 1세가 한때 런던타워에 갇힌 것도 이복 언니인 메리 여왕의 눈엣가시였기 때문이고,토마스 모어가 런던 타워에 갇힌 것도 왕의 이혼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 P314

전통적인 형사 사법은 범죄자의 인권 보호라는 절차적 정의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범죄의 증가와 재범 반복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강력한 국가의 횡포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만 생각했지, 그 시민에게 피해를 입은 다른 시민들은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 P316

닭은 내가 잃어버렸는데 왜 국가가 벌금을 받는걸까? 그리고, 사라진 내 닭은 도대체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 P316

밤중에 나방이 들끓을 때는 살충제를 뿌리는 것보다 불을 끄는 것이 낫다 - P330

우리 법원이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서민의 목소리를 잘 듣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많은 학자들은 그 원인으로 법원의 순혈주의와 무오주의無主義를 꼽고 있다. 그것들은 마치 방 안의 공기와 같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다. 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방 안의 공기는 오직 밖에서 들어가본 사람만이 그 탁함을 알 수 있다. - P351

우리나라 재벌의 횡포가 이렇게 극에 달하게 된데에는 법조계의 책임도 적지 않다. 1999년 이후 2012년 12월까지우리나라 10대 재벌 그룹의 총수 중 7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들의 징역형은 모두 합해 22년 6개월이다. 그러나 실형을 산 사람은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집행유예로 나왔다. 이 정도면 우연이라고할 수 없다. 게다가 놀랍게도 재벌들 모두 법원에 가기 전에는 대부분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중병이 들었는데, 재판이 끝난 후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멀쩡해졌다.  - P351

우리나라에서 검찰이 하는 일이 많다고 하나 결국 우리 사법 제도의 핵심이자 대들보는 법원이다. 아무리 큰 보름달이라도 흐린 해보다 밝을 수는 없다. 검찰의 업무가 형사 사건에 국한된다면 법원은 민사 형사 · 행정 · 특허 · 가사 · 소년 사건 등을 모두 담당한다. 결국 우리나라 사법 제도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법원이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법원의 개혁이 사법 제도 개혁의 핵심이 될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대들보 썩어 가는데 마루만 바꾼다고 새 집되는 건 아니다.
- P350

지식과 권력은 적이 아니라 동반자란 푸코의 말 - P354

숭례문을 방화하여 전소시킨 범인은 이미 창경궁을 방화한 전력이 있었다. 그때 그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빠져나왔다. 만약 그가 정당한 죗값을 받았더라면 우리는 숭례문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한 판사의 자의적인 자비는 국보 1호의 상실을낳았다.
- P355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데, 우리나라 국민은 주권 중 하나인 사법권을 행사해 본 적이 없다. - P355

헌법과 달리 우리는 국민이 행정권과 입법권만 행사하는 3분의 2민주주의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대법원장은 판결과 판사에 대한 비판은 사법부의 독립에 대한 공격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어떻게 주권자인 국민이 판결을 비판할 수 없는가?
- P355

형사처벌은 진통제와 같다. 자꾸 먹다보면 내성이 생기고 점점더 많이 사용해야 된다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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