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란 마지막 문장을위하여 써야 하고 
시란 마지막 행을 위하여 써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바로 에드거 앨런 포입니다.  - P71

우리 시대의 중요한 소설들, 이를테면 조이스(James Joyce)의『율리시스(Ulysses)」를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두 인물에 대하여 수천 가지 일들을 듣지만, 실상은 그들을 모릅니다. 우리는 단테나셰익스피어의 인물들에 대하여 더 나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살다가 죽는) 우리에게 몇 개의 문장으로 다가오지요. 우리는그 인물들에 대하여 수천 가지의 형편을 모르지만, 그들을 친밀하게 압니다. 그것이 물론 훨씬 더 중요합니다.
- P76

널리 신봉되는 미신에 따르면, 모든 번역은 그것의 무쌍(無雙)한원작을 배반합니다. 이것은 너무 유명한 이탈리아 경구(警句)인
"Traduttore, traditore(번역은 반역이다)"에 의해 표현되는데, 반박할 수 없는 경구인 듯 여겨지지요. 이 경구가 매우 인기 있기 때문에, 이 표현 어딘가에는 진리의 알맹이, 진리의 핵심이 틀림없이감추어져 있습니다.
- P81

영혼의 어두운 밤ㅡ산후안 데 라 크루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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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쩍 마른 몸에 고급 양복을 차려입은 A는 2년 전과 다름없이 위험한냄새를 풍풍 풍기며 신품 열쇠를 내밀었다.
"세세한 지시는 그쪽에서 메일로 보낼 거야. 거기서 하라는 대로 해."
그럼 잘 부탁한다, 라면서 A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그 등짝은, 나는 어디까지나 중개인일 뿐, 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P187

지문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나는 교통위반으로 몇 번 지문 채취를 당한 적이 있다.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남의 눈이 없는지 확인하고 A가 건네준 열쇠를 구멍에 꽂아 넣었다. 슬쩍 돌리자 달칵하고 잠금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마자 현관이 환해지는 바람에 흠칫 놀랐다. 센서가작동해 자동으로 켜지는 시스템인 모양이었다. 요즘 새로 지은맨션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치지만, 싸구려 원룸에서 사는 처지인 나로서는 심장에 영 좋지 않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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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똘스또이의 딸 알렉산드라였다. 끄릴렌꼬는 그녀에게 지식인들의 모임에서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대답했다 - (차를 준비했어요!) 그래서 그녀는 강제 노동 3년형을 선고받았다!
- P60

내전 말기에, 전쟁의 당연한 결과로 볼가강 연안 지방에 일찍이 없었던 기근이 발생했다. 이 기근은 내전 승리자들의 영광을 그다지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 나라의 역사책에 두어 줄씩밖에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 기근은 인육을 먹기에까지, 부모가 자기 자식을먹기에까지 이른 가공할 만한 것이어서, 17세기 초기의 이른바 〈동란 시대>에도 없었던 일이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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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시인 루고네스(Leopoldo Lugones : 1874~1938)는오래 전 1909년에, 시인들이 똑같은 은유를 항상 사용하고 있으며그래서 자신은 달에 대한 새로운 은유들을 발견하려 한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수백 개의 은유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또한 감상적 태음력(Lunario sentimental) 이란 책의 서문에서, 모든 단어는 죽은 은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진술은 물론하나의 은유입니다. 그러나 생각건대 우리 모두는 죽은 은유들과살아 있는 은유들 사이에서 차이점을 느끼게 마련이지요.  - P36

어원적으로 ‘king kinsman‘ gentleman‘은 같은 단어입니다.  - P37

사실상 우리가 추상적 사고에 몰두하다 보면, 우리는 단어들이 은유들이라는 점을 잊어먹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consider(고찰하다)‘라는 단어 안에는 점성술의 암시 — consider‘는 원래 ‘별들과 함께 있다‘, ‘별점을 치다‘
를 의미했습니다 가 있다는 점을 잊어먹게 되어 있습니다.
- P37

"나는 밤이고 싶어라, 그래서 당신이 잠자는 것을 천 개의 눈으로 지켜보게끔

(I wish I were the night, so that I might watch yoursleep with a thousand eyes)."  - P38

그러나 나는 거대한 밤이 나타나는 것,
이 세상보다 더 큰 구름
그리고 눈眼]들로 만들어진 괴물을
보지 못할 지경으로 늙고 싶지는 않아요.

But I shall not grow too old to see enormous night arise,
A cloud that is larger than the worldAnd a monster made of eyes.

체스터턴의 시 <두 번째 어린 시절>중 - P39

만리케(Jorge Manrique : 1440~79, 스페인의 군인이며 서정시인)

우리의 삶은 강이다
죽음이라는
저 바다 속으로 흘러 드는.

Nuestras vidas son los 
ríosque van a dar en la mar
qu‘es el morir.

Our lives are the rivers
that flow into that sea
which is death.
- P41

우리의 삶은 강이다
죽음이라는저 바다 속으로 흘러 드는,
귀인 (貴人)들도 곧장
그 곳으로 가서, 힘이 빠져
숨을 거둔다… - P42

장자는 자신이나비였던 것을 꿈꾸었는데, 깨고 나서, 자신이 나비였던 것을 꿈꾸었던 사람인지 아니면 자신이 사람이라고 지금 꿈꾸고 있는 나비인지 헷갈립니다. 이 은유는 제 생각으론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 P45

만일 이 시인이 수다스런 단어들로 그렇게 말했더라면, 훨씬 덜효과적이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해하기로는, 암시된 것은 단호히 주장된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인간의 마음은 진술을 거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에머슨이 말한 바 "논증(argument)은 아무도 납득시키지 못한다"를 기억합시다. - P48

말하고자 하는 바가 논증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그것은 아무도 납득시키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관찰하고저울질해 보며 뒤집어 보고 나서는 그것에 반대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나 무언가가 단지 이야기되거나 또는 훨씬 더 좋게 단지 암시만 된다면, 우리의 상상력에는 뭐랄까 환대(待)의 태도가생겨납니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준비를 갖춥니다.  - P48

월트 휘트먼(WaltWhitman)의 시 어딘가에서도 이와 동일한 생각을 발견할 수 있을것입니다. 즉, 이성의 개념은 설득력이 없다고, 어디에선가 그는밤공기, 몇 개의 커다란 별들이 단순한 논증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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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들의 오래된 은유 ㅡ누구도 같은강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은유, 또는 진리

헤라클레이토스,단편 41 - P25

 "시간이란 무엇인가? 만약 사람들이 ‘시간이 무엇이냐‘고 나에게 묻지 않는다면, 나는 안다. 
만약 사람들이 ‘시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모른다."

성 아우구스티누스ㅡ참회록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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