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츠에게
(그의 소네트 <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질 때>를 읽고)

시의 조각가, 너는 말했지,
"아, 내 영혼이 느끼는 모든 것을, 그래 모든 걸
뜨거운 시구로 옮기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면!"
그리고 너는 죽었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갑작스러운 공포!
나도 그렇게 된다면!
당혹스럽고 깊은 내 느낌들을
나조차 세상에 말할 수 없게 된다면!
나의 영감과 고통을
내 안에 차갑게 가둬둔 채 죽는다면,
시의 조각가, 너처럼!

1908.11. 17.
- P11

애서가(愛書家)

오 야망이여…! 나는 얼마나
가련한 애서가가 되고 싶었던가
펼쳐진 영원의 고서 앞에 멈춰 서서
그것 말고는 살아 있다는 자각이 없는.

봄이야 녹음으로 물들든 말든
나는 늘 책 위로 잔뜩 구부린 채
중세의 어느 아가씨에 관한
오래된 과거에 미소 짓겠지.

삶은 잃지도 얻지도 않겠지
나로선 아무것도, 나의 몸짓은 아무것도
그 깊은 사랑에 몸짓 하나도 더하지 못하겠지.

나는 읽곤 했지, 등불에 이마를 맞대고,
아름다움과 무관하게

세상에도 무심한 채.

1911.12.29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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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생님의 ‘악령‘ 초고라고 한다. 그림 솜씨도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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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1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도끼 선생 엄청난 필체에 스케치 까지! 작품 설정부터 초고에 엄청나게 디테일하게 설계했나봐요!

미미 2020-12-21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쵸? 중앙의 인물스케치도 서사적인 느낌을 주는 듯 보통솜씨가 아니네요^♡^
 

푸슈킨 ㅡ 기념비

나는 손으로 만들지 않은 자신의 기념비를 세웠노라
그리로 가는 민중의 오솔길에는 잡초가 자랄 틈이 없고,
기념비는 알렉산드르의 기념탑보다도 더 높이
머리를 치켜들고 솟아올라 있다.

나는 죽지 않으리라
나의 영혼은 신성한 리라 속에서
유골보다도 더 오래 살아남아 썩지 않으리라

- P47

그리고 나는 영광을 얻으리라, 이 지상에 단 한 명의 시인이라도
살아남아 있는 한

나의 명성은 위대한 러시아 전역에 퍼져 가리라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민족이 그들의 언어로 나를 부르리라
슬라브인의 자존심 높은 자손들도, 핀족도
아직은 미개한 퉁구스, 초원의 친구 칼미크인들도 (..)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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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퍼센트의 확률로 당신의 편지가 제대로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 설사 보내졌다 해도가족들에게는 기쁨이 되지 않는다. 당신도 이 서사시적 세계에 뛰어들었으니까, 이제 자기의 인생을 시간이나 일수로 계산할 수 없다. 여기서는 입소에서 출소까지 수십 년, 사반세기나 걸린다. 예전의 세계로 <당신은 절대 돌아가지 못한다!> 되도록 빨리 당신이 가족을 잊고, 가족도 당신을 잊는 것이 낫다. 그러는 것이 서로 편하다.
- P310

항상 마음에 간직할 수 있는 것만 가지는 것이 좋다. 여러언어를 알며 여러 나라를 알고 여러 사람을 알라. 당신의 기억이야말로 당신의 여행 가방이 될 것이다. 기억하라! 기억하라! 다만 이 고통의 씨앗만이 언젠가 발아할지도 모르니까.
자, 둘러보세요 - 당신의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있다. 자칫하면, 그중의 누군가를 당신은 일생 동안 기억하며,
그때 그에게 여러 가지 묻지 않았던 것을 분하게 생각할지도모른다. 그리고 자신은 되도록 적게 말하라. 그렇게 되면 더많은 것을 듣게 된다.  - P312

군도의 섬에서 섬으로 인간의 생명이 가느다랗게 실처럼 뻣고있다.
그것은 어두컴컴한 삐걱대는 찻간에서 하룻밤을 서로 얽히고 접촉한 후, 이제 영원히 갈라지는 것이다. 당신은 그들이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와 차바퀴의 단조로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이것이야말로 생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다.
- P313

그들은 <이때까지 들어오지 않았던 자는 언젠가 들어오며, 들어왔던 자는 결코 잊지 못한다>라는 속담을 알고 있다. - P324

도시로 가까이 가고 있는 몇 시간 동안에 더럽히지 않기 위하여스똘리벤 차량의 호송대가 당신들에게 용변을 시키지 않았던것이 쉽게 상상이 갈 것이다. 취조에 의해 지치고, 지금도 또혹한에 시달려 당신들은 이제 참을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여성들은, 말은 멈춰 서서 다리를 벌리지 않으면 안 되고, 개는울타리 곁에 가서 한쪽 다리를 벌리지 않으면 안 되지만, 당신들 인간은 걸어가면서도 할 수 있다. 자기 조국에서 누구한테 저주할 수 있겠는가? 중계 형무소에서는 말라 버리는 것이다….. 베라 꼬르네예바는 신발을 고쳐 신기 위해서 등을 구부려 한발 늦췄다. 호송병이 재빨리 경비견을 부추겨 덤벼들게 했다. 개는 겨울의 두꺼운 옷을 뚫고 그녀의 엉덩이를 물었다. 늦지 마라! 그때 우즈베키인 한 사람이 쓰러졌다. 그러자 호송병이 총 개머리판과 장화로 상대방을 매질했다

이런 것도 별로 비극은 아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의해 촬영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호송대장은 죽기 전까지 절대로, 아무한테도 재판에 회부되지는 않는다.
- P327

사실 1920년대에는 아직 죄수들이 대열을 짓고 시중에서 걷게 했다. 아니, 레닌그라뜨에서도 그랬다. 교차점에서는 교통의 방해가 되었다.‘훔쳐서 벌 받았군! 하면서 보도에서 질책했다.‘ 당시는 거대한 운하 계획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 P328

커다란 탁자 위에 우리 조국의 넓은 지도를 펼쳐 놓기 바란다. 그리고 모든 지방 도시, 모든 철도 교차점, 그리고 철도가끊어지거나 강이 시작되거나 혹은 강이 방향을 바꾸거나 모랫길이 시작되는 모든 전환점에 사인펜으로 검은 점을 표시해 보기 바란다. 이것은 무엇일까? 지도 전체가 온통 파리똥으로 뒤덮여 있는 것 같지만, 바로 이것이 다름 아닌 군도의항구 분포도인 것이다.  - P334

거기에는 한국인들만 있는 구역이 있었는데 모두 이질로 죽고 말았어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모두! 우리 구역에서는 아침마다 1백 명의 시체가 실려 나갔습니다. 시체 안치소가 만들어지자 죄수들이 돌처럼굳은 시체를 수레로 나르곤 했죠. 오늘 동료의 시체를 나른사람이 내일은 자기가 동료들에게 실려 나가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을에는 티푸스까지 만연했답니다. 우리도 시체에서 썩은 냄새가 풍길 때까지 시체를 내주지 않았습니다-그 사람의 식량 배급을 타기 위해서죠.  - P338

문학가들의 상상력도 수용소군도라는 나라의 실태 앞에서는 맥을 못 출 정도로 빈약하다. 형무소를 헐뜯고 비난하려고할 때 그들은 으레 감방의 오물통을 끌어대서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다. 오물통! - 이것은 문학 작품에서 형무소의 상징이 되었고 비하와 악취의 상징으로 낙인찍혔다. 오, 이 얼마나어리석은 생각일까! 과연 오물통이 죄수들에게 적대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가장 자비로운 혜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공포는 감방에 오물통이 <없는>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되니 말이다.
- P344

「이것은 누가 보관하는 거요?」 그들은 의심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당신들의 물건을 누가 필요로 하겠소?」 교도관은 아니꼽다는 듯이 대꾸한다. 「어서 들어가서 마음 놓고 목욕이나 하시오.」 죄수들은 목욕탕에 들어간다. 그런데 나오는 문은 반대쪽에 있다. 거기서 그들은 검정빛면직 바지와 작업복 상의, 호주머니 없는 죄수용 재킷, 돼지가죽으로 만든 신발 등을 받는다(오, 이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아니다! 이것은 여태까지의 인생 - 계급, 직책, 명예와의 결별인 것이다.), 「우리 옷은 어디 있소?」 죄수들이 항의한다.
「<당신들의> 옷은 당신들 집에나 있는 것이오!」 상관인 듯싶은 자가 그들에게 호통을 친다. 「수용소에서는 <당신들의> 물건이란 있을 수 없소. 우리 수용소에서는 <공산주의>란 말이오! 자, 앞으로가!」<공산주의>라는 데야 더 이상 반박할 말이 없지 않은가? 바로 그것을 위해 그들은 목숨까지 바쳐 왔는데 말이다.
- P407

가장 중요한 것, 삶의 모든 수수께끼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신에게 보여줄 수 있다. 환영을 찾지 말라. 재물과 명성을 좇으려 하지 말라. 그런 것은 수십 년에 걸쳐 애써 축적된것이지만 단 하룻밤 만에 빼앗길 수도 있는 것이다. 

초연한태도로 삶을 살아 나가라. 불행을 두려워할 것도 없고 행복으로 가슴 태울 필요도 없다. 그것은 매일반이 아닌가? 괴로움도 영원한 것은 아니고 즐거움도 완전히 충족될 수 있는 것은아니다. 

당신은 다행으로 알라. 등뼈가 부러져 있지 않고 두발로 걸어 다닐 수 있고 두 손을 오므렸다 폈다 할 수 있고 두눈과 귀로 듣고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누구를 부러워할 것이있는가? 왜냐하면 다른 사람에 대하여 부러운 생각을 품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좀먹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두눈을 똑바로 뜨고 마음을 깨끗이 하라. 그리고 당신들을 좋아하고 당신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무엇보다도 높이 평가하라. 결코 그들에게 모욕적인 말이나 욕을 하지 말것이며 그들 누구와도 말다툼 같은 것으로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것이 체포 전의 당신의 마지막 행위가 될지도모르며 당신은 그런 식으로 그들의 기억 속에 남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P418

이곳의 2년 동안, 군도의 2년 동안은 전선의 여러 길과 전우들을 어둠 속에 가리게 했다. 모든 것을 어둠 속에 가리게 하고 말았던 것이다.

독은 독으로서만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바깥 사람들의 틈에 끼어 불과 몇 시간을 보내는동안 나는 내 입술을 함부로 열 수 없고 그들 속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이곳에서도 나는 묶여 있는 몸이구나 하는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나의 집, 나의 수용소군도로 가고 싶다!

이튿날 아침, 나는 찻간의 선반 위에 엽서 한 장을 잊은 듯이 놓고 내린다. 어떤 여차장이 찻간을 청소하다 발견하고 우체통에 넣어 주겠지 ㅡ 만일 그녀가 인간이라면.
- P421

우리는 노보슬로보쯔까야까지 와서 전차에서 내렸다. 여기서 처음으로 나는 부띠르끼 형무소의 건물 외부를 바라보았다. 이미 네 번째나 끌려오는 곳이어서 그 내부 구조까지도나는 쉽게 그려 볼 수 있었다. 두 블록에 걸쳐 뻗어 나간 그 높고 준엄한 벽! 그 정문의 철문이 활짝 열리는 것을 보면 모스끄바 시민의 가슴은 서늘해진다. 그러나 나는 아무 미련 없이모스그바의 보도를 뒤로 한 채 제집으로 돌아가기라도 하듯이 아치형의 위병소 건물을 지나 첫 번째 뜰에 서서 미소를지어 본다. 안면이 있는 조각으로 장식된 나무 문을 나는 알아볼 수 있었다. 자, 이제는 무슨 질문을 해도 나에게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내가 벽을 바라보도록 한 채 다음과 같이 물었다. 「성은? 이름과 부칭은? 생년은?」

내 이름 말인가? 나는 <별과 별 사이를 날아다니는 방랑자>다! 내 몸은 묶여 있지만 정신만은 너희들에게 예속되어 있지않다.
- P422

둥근 얼굴에 눈이 파랗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균형이 잡히지 않은 나의 동년배 꼬스짜 끼울라가탁자로 걸어 나가 형무소에서 지은 자작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흥분 때문에 자주 끊기고는 했다. 「첫 차입」, 「아내에게」, 「아들에게」 이것이 그의 시 제목이었다. 형무소에서 지은 시를 역시 형무소에서 들을 때면, 음절의 강세라든가 운율이 완전하지 못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시는 <그대의> 심장이 흘리는 피이고, <그대의> 아내가 흘리는 눈물이다. 감방의 죄수들은 이 시를 들으면서 누구나 흐느꼈다.
- 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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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녀는 자기 아빠를 무척이나 따랐었다. 이 소녀는 그 후 더 이상 학교에서 배울 수가 없었다. (그 또래의 학생들이 너희 아버지는 해독 분자야! 하고 멸시했으나, 이 소녀는 우리 아빠는 좋은 사람이야! 하고 응수했었다.) 이 소녀는 그 재판이 있은 다음 고작 1년을 넘기지 못했다(그때까지결코 앓은 적이라고는 없었다). 이 1년 동안 이 소녀는 한 번도 얼굴에 웃음을 짓지 않았고 노상 고개를 떨어뜨리고 다녔다. 마을의 할머니들은 땅을보고 다니면 곧 죽는다고 예언했다. 이 소녀는 뇌막염으로 죽었다. 죽을 때<우리 아빠는 어디 있어? 나한테 아빠를 돌려줘요!> 하고 한없이 외쳤다. 우리가 수용소에서 죽어 간 사람들을 계산할 때 우리는 그보다 두 배, 세 배의 사람들이 더 죽어 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P199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총살되었다 — 처음에는 수천 명이,
그다음에는 수만 명이. 우리는 나눠 보고 곱해 보고, 그리고한숨을 쉬고 저주해 본다. 그러나 하여튼 이것은 엄연한 숫자인 것이다. 그 숫자는 우리의 머리를 찌르지만, 다음에는 다시잊히게 마련이다. 만약 총살된 사람들의 친척들이 혹시 언제고 출판사에다 처형된 사람들의 사진들을 넘긴다면, 몇 권의앨범이 출판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것들을 대강 훑으며 그들의 눈을 건성으로 보기만 해도 우리는 자기의 남은 인생을 위해 많은 것을 얻을지 모른다. 그런 독서는, 글자도 거의 없지만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겹겹이 쌓여 남아 있을 것이다.
- P214

예심 중인 미결수들, 수용소행의 기결수들, 사형수들, 특사를 받은 사형수들, 그리고 절도범들까지 온통 뒤섞여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며칠 동안 커다란 감방에서 팔을 올릴 수도내릴 수도 없었고, 나무 침상 쪽으로 꽉 끼어 있는 사람들은무릎이 부러질 정도로 비좁은 상태에서 서 있어야 했다. 이때는 겨울이었는데도 죄수들은 질식하지 않으려고 창문의 유리를 모두 부숴 버렸다(이 감방에는 1898년부터 러시아 사회민주 노동당의 당원이었다가 레닌의 4월 테제 이후 1917년에볼셰비끼당을 떠났던 호호백발의 알랄리낀이 이미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 P218

이따금 밤에 자물쇠가 철컥거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나를? 내가 아니구나! 교도관이 어떤 하찮은 일로 나무문을 연 것이다. 창문턱에 있는 물건들을 치워라!」 이 자물쇠소리 때문에 14명의 사형수들은 모두 1년은 수명이 줄었을것이다. 아니, 이렇게 쉰 번만 자물쇠를 열면 더 이상 총알도필요 없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모두 무사히 지나갔으니 교도관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지경이다. 「네, 곧 치우겠습니다, 교도관님!」 - P226

강제적인 인공 영양 공급. 이와 같은 방법은 의심할 여지없이 동물원에서 그대로 모방해 온 것이다. 그러한 방법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폐쇄 사회에서만이 가능하다. 1937년경에는 인공 영양 공급도 이미 크게 성행했던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야로슬라블 중앙 형무소에서 집단적으로 단식 투쟁을벌이던 사회주의자들 전원에게 보름째 되던 날 인공 영양 공급이 강제적으로 실시되었다.

이 방법은 강간과 매우 흡사한 데가 많다. 아니, 그것은 강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즉, 4명의 덩치 큰 남자들이 한 사람의 약한 상대방에게 달려들어 그 사람의 가장 소중한 것을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 P252

사물과 행위는 어떠한 측면에서 관찰하느냐에 따라서 그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 P260

만일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맨 처음 보이는 것이 미쳐버린 감방 동료의 눈빛이라면, 인간은 새로운 하루의 시작에즈음해서 어찌 자기 자신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 P271

당신은 이웃 사람이나 동료들을 보고 이제 저항하자, 아니면 항의하자고 눈짓한다. 그러나 당신의 동료들 제58조)의사람들은 당신이 그곳에 오기 전에 이미 한 사람씩 강탈당했으며 얌전하게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을 뿐이다. 당신에게서눈길을 피한다면 그나마 나을 텐데, 더 지독한 것은 그들이당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그것이 강탈이나 약탈이 아니라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듯, 풀이 자라고 비가 오는것을 바라보듯 하는 것이다.
- P294

뿌시낀, 고골, 똘스또이 등의 이름을 딴 수용소는 없는데,
고리끼 수용소는 있다. 게다가 한두 개도 아닌 것이다. 또 따로 막심 고리끼기념 강제 노동 채광장(엘겐에서 40킬로미터)도 있다! 그래요,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고리끼...... 동지여, <당신의 마음과 이름을 가지고> 입니다[마야꼬프스끼의 시 「레닌 동지와의 대화」(1929)의 한 구절, 우리가 사색하고, 숨 쉬고, 투쟁하고, 살게 하는 것은 모두 당신의 마음과 이름을 통해서입니다.> -옮긴이주], 만일 적이 항복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별생각 없이 한마디 한거지만, 이미 당신은 문학에선 존재하지 않습니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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