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3부에서 취급해야 할 일은 그 한계를 모를 정도로 광대하다. 이 야만적인 뜻을 이해하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특별 대우가 없다면 한 형기도 제대로 마칠 수 없는 그 수용소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끌어내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이수용소는 <박멸>을 목적으로 창조된 것이기 때문이다.
- P13

어쨌든 바닷물은 한 모금만 마셔도 그 맛을 알게 마련인 것이다. - P13

1929년에 수천 명의 〈바스마치(중앙아시아의 반혁명 분자)〉가 들어왔을 때도 그들은 유행병을 가지고 왔다. 그 병에 걸리면 몸에 검은 반점이 돋고 사람이 반드시 죽어 간다. 그것은 솔로프끼 제도의 죄수들이 생각한 것처럼 페스트나 천연두일 수는 없었다. 이 두 가지 병은 소비에뜨 공화국에서는 완전히 없어진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병에 <아시아 티푸스>라는 병명을 붙였다. 치료는할 수 없었으므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그것을 박멸한다 -감방에서 누가 그 병에 걸리면 그 감방의 전원을 가둬 외출을시키지 않고 식사만 지급한다. 이것은 그 감방의 전원이 죽을때까지 계속된다.
- P68

이탈리아에서 귀국하여 죽을 때까지의 고리끼의 비굴한 태도를 나는망상과 우둔함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1920년대의 그의 서한은 그의 태도를 한층 더 차원이 낮은 것, 요컨대 사리사욕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소렌토로 간 고리끼는 자기에게 세계적인 명성도, 돈도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는 하인들로 가득한 호화 저택을 가지고 있었다.)돈을 위해, 그리고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소비에뜨 연방으로 돌아와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는 자각했다. 그래서 그는 자발적으로 야고다의 포로가 된 것이다. 그리고 스딸린은 별 이유도 없이, 그저 과민증 때문에 그를 죽였던 것이다 - 고리끼는 1937년의 대숙청도 칭찬했을 사람인데 말이다.
- P83

국가로서는 너무나 긴급한 운하였지만 건설용 외바퀴 손수레의 바퀴가 없었다! 레닌그라뜨의 공장으로서도 도저히 무리한 주문이었다!
아니, 불공평하다 - 20세기의 이 야만적인 건설을, 손수레와 곡괭이 만으로 건설된 이 대륙의 운하를,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비교한다는 것은 불공평한 것이다왜냐하면 피라미드는 당시의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40세기쯤 뒤떨어진 기술이었으니까!
이게 바로 우리 나라의 살인용 독가스였다. 우리 나라에는 독가스실에 넣을 독가스가 없었다. - P118

노동의 일과가 끝난 후, 건설 현장에는 시체가 남는다.
그 얼굴에 눈이 쌓인다. 어떤 자는 뒤집혀진 손수레 밑에서몸을 구부리고 팔을 옷소매에 찔러 넣은 채 얼어 죽어 있었다. 어떤 자는 머리를 무릎 사이에 처박은 상태로 굳어 있었다. 저기에는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두 사람이 얼어 죽어 있었다. 이들은 농부로서 상상할 수 없으리만큼 일을 잘했다. 그들은 운하 건설을 위하여 만 명 단위로 많은 사람을 몰래 보내왔다. 같은 수용 지점에서 자기 아버지와 마주치지 못하도록, 당국은 따로 수용하는 데 애썼다. 그들에게는 여름에도 달성하기 어려운 자갈과 암석 채취의 노르마를 느닷없이 부과했다. 아무도 그들을 교육하지도 주의를주지도 못하니까, 그들은 들일과 마찬가지로 전력을 다해일하고, 금세 쇠약해져서, 이렇게 둘씩 껴안고 얼어 죽은 것이다. - P126

밤에 썰매로 그 시체를 모은다. 마부들이 시체를썰매에 던져 넣을 때, 마치 나무와 나무가 부딪치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여름에 시체를 제때 치우지 않으면 백골이 되어, 그 뼈는자갈과 함께 콘크리트 믹서 속에 던져진다. 그리하여 그 뼈는 벨로모르스키 근처의 최후의 갑문 콘크리트 속에 던져져, 거기에 영원히 보존된다.
ㅡD.빗꼬프스끼, <반평생> - P126

1966년 솔제니찐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백해 운하 근처를 지나다
경비대장과 마주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미미>

「왜 이렇게 얕지. 경비대장이 불평했다. 잠수함마저 자력으로 통과하지 못할 지경이니까, 나룻배에 싣고 예인한다고요.」그럼 순양함은 어떻겠는가? 오, 은둔자 폭군이여! 한밤중의광인이여! 무슨 열에 들떠, 이런 생각을 했는가!
그래, 괘씸한 놈, 무엇 때문에 그렇게도 서둘러야 했나? 무엇 때문에 20개월이라고 들떴는가? 서두르지만 않았다면 그25만이라는 사람은 살아 있었을 것이다. 그래, 학자들은 너의목구멍의 가시라고 해도, 농촌 출신의 젊은이들은 너를 위해아직도 많은 일을 할 수가 있었을 텐데! 대체 몇 번이나 그들을 공격으로 일어서게 했는가ㅡ조국을위하여, 스딸린을 위하여!
"많은 비용이 들었죠."나는 경비대장에게 말했다.
"그 대신 빨리 건설했죠!"그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네 뼈가 그 안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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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4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수용소 군도 3권으로 들어가시기전에
곁에 두실 트리 한그루 심어드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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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한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미미 2020-12-24 09:59   좋아요 1 | URL
어머! 너무 눈부셔요♡.♡
고마워요!! 해피 크리스마스!
 

시(詩)에 마음이 한껏 열리는 날이 있다.
그 날은 세상에도 내 마음이 더 열린다.
그러므로 항상 시집을 곁에 가까이 두어야 한다.

언제 갑자기 그날이 올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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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흥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흥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각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다.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개의 행성도 같지 않다.

만약 누군가가 눈에 띄지 않게 살면서
그 눈에 띄지 않음과 벗하며 지낸다면
그 눈에 띄지 않음 때문에
그는 사람들 가운데 매우 흥미롭다.

각각의 사람은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세계가 있다
그 세계 안에는 각자 최고의 순간이 있다.
그 세계 안에는 각자 고뇌의 시간이 있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그 두 시간 모두 알 수 없다.

누구든 죽을 때 홀로 죽지 않는다.
그가 맞은 첫눈도 그와 함께 죽는다.
그의 첫 입맞춤, 그의 첫 싸움…….

..후략 - P50

우리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모든 걸 알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
- P51

새와나

나는 언제나 궁금했다.
세상 어느 곳으로도
날아갈 수 있으면서
새는 왜 항상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하룬 야히아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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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에게 인간의 자기 정체성, 자기의식은 무엇보다 고통으로부터 옵니다. 누구나 배부르고 등 따시면 아무런 생각이 없죠. 뭔가불편하고 고통스러워야 의식을 합니다. 무엇보다 ‘나‘를 의식하게 되죠.
『지하로부터의 수기』에 보면 치통이 사례로 나오는데 주인공은 치통에대해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너 치통 있어? 이건 내 거야, 나의 고통이야"
하는 식입니다. 나의 존재를 보증해주는 것이 고통입니다. 그러니 소중한고통이죠.
- P198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시대, 이념이 무의미해지는 시대는 가축들의 유토피아와 같을 겁니다. 굳이 애써서 문학 작품을 쓰려 하지도 않을것이고 읽으려 하지도 않을 겁니다. 나한테 뭔가 결여돼 있고, 뭔가 고통스럽고, 뭔가 알고 싶고 그래야 문학 작품을 읽고 생각하는 거니까요. 이게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려했던 거예요. 그래서 그는 고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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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릇 하나 앞에 모여서우리랑 같이 
퍼먹었던 사람뿐이야.
ㅡ수용소에서 풀려난 카르파티아 산맥 출신여성이 쓴 편지에서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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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2-22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삼년전 오늘 수용소 군도를 읽고 계셨군요 ㅎㅎ 서재로 들어와 이 날짜를 찾아보았습니다 ㅋㅋ 오늘 잘 보내시고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 드립니다!!

미미 2023-12-22 15:15   좋아요 1 | URL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군요! 몰입도가 높은 책이라 조금이라도 서둘러 시작하고 싶어서 당시 새벽에 일어나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ㅋ오늘도 춥네요. 서곡님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