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가 너무 무섭다. 도서관에서 빌린거라 커버없어 다행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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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06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말고도 책 안에 있는 그림도 무서운데요? ㅡㅡ

미미 2021-07-06 13:47   좋아요 2 | URL
책 속 그림들은 다른델 보고 있잖아요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7-06 13:49   좋아요 2 | URL
아 정말 그렇네요~~ 미미님 센스가 장난아니심 👍

미미 2021-07-06 13:54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과 스콧님은 북플보석답게 칭찬장인이세요!😆ㅋㅋㅋㅋ예전에 베개에 떨어진 액자그림이 저를 보고 있었어요.흑...ㅠ

새파랑 2021-07-06 14:18   좋아요 2 | URL
아 떨어진 그림까지는 알았는데 그게 보고 있었군요 ㄷㄷ 이해완료~! 그리고 스콧님은 저랑 레벨이 다르죠 ^^

scott 2021-07-06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표지
일본 작가가 무서운 그림중 하나라고 손꼽은 건뎅 ༼ つ ◕_◕ ༽つ
이책
잃-시-찾의 참고서!

미미 2021-07-06 17:22   좋아요 2 | URL
헉ㅋㅋㅋㅋ역시 그랬군요. 아니 예쁜 그림 많은데 왜이런걸ㅠㅇㅠ
 


P.248 (이 작품의 작가) 마우렌시그는 나치 시대에 체스가 유대인을 박해하는 수단으로 널리 사용됐다는 점, 아리안 체스‘의 우수성을 찬양하며 ‘유대인 체스를 비하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아 소설로 형상화했다. -옮긴이


규칙적인 패턴으로 살아가던 프리슈라는 한 남자가 있다. 뮌헨에서 나흘을 지내고 금요일 저녁에는 급행열차를 타고 자신의 별장이 있는 빈으로 이동하며 통째로 빌린 객차 안에서 여유롭게 친구와 체스를 둔다. 몇 년째 굳어진 이런방식은 어쩐지 불안불안해 보였는데 스릴러 영화나 소설에서 적에게타깃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역시나 얼마 후 그는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는 체스 잡지도 발행했었고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P.33 게임 앞에서 체스 선수는 세상을 대하는 것과 똑같은 편향된 태도를 드러낸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있으며 자신감과 편협함을 동시에 보여 준다. 프리슈는 자신이 순수한 체스 선수라고 생각했고, 논리적이고 일관되지 않은 것, 적어도 기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모두 싫어했다. 그는 게임의 질보다는 남아 있는 말의양에 기초해 옳고 그름을 평했다. 결국 프리슈는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비단 체스에서만은 아니었다. 그는자신의 뿌리 깊은 확신을 전혀 철회할 줄 몰랐다.


그가 죽기 전 마지막 금요일. 열차 안에서 체스를 두던 프리슈와 친구 바움 옆에 갑자기 한 청년이 등장한다. 청년은 조금 전까지 지켜보던 두 사람의 체스 경기방식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프리슈는 여기에 호기심을 느낀다. 이 청년 한스는 자신이 체스를 배우게 된 사연을 전달하며 소설의 시점은 그의 스승에게 옮겨 간다. 미스터리한 죽음의 비밀은 2차대전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관련되어 있었고 결국 추악한 진실이 체스의 한 수 한 수가 진행되듯 절정으로 이어진다.


P.171 공격, 장악, 지배, 승리 같은 체스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놀라운 변화에 휩싸인 거대한 세상 현실에 똑같이 적용되었다. 1933년 5월 어느 날 베를린에서 거대한 화형식이 거행되었다. 화형대에서는 책이 불탔다. 프로이트, 프루스트, 아인슈타인의 이름이 적힌 책뿐 아니라 슈타이니츠, 님초비치, 루빈스타인의 이름이 붙은 책도 광장에서 불살랐다. 그사이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100만 부 이상 팔려 나갔다. 오케스트라는 멘델스존, 쉰베르크, 힌데미트, 기타 유대인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하는 행위를 금지당했다. 1만 6000점에 달하는 그림과 조각품이 ‘타락한 예술‘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전시회와화랑에서 몰수당하고 파괴되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체스 이야기>를 읽고 체스 관련 소설을 찾다가 발견한 작품이다. 최근 레삭메냐님이 리뷰를 올려주신 걸 보고 다시 생각나 읽었는데, 이런 작품이 품절이라니 너무나 안타깝다. 작가인 파올로 마우렌시그는 이 작품 외에도 <그림자 이론>, <진홍색 남자>,<반대 캐논>,<상처입은 비너스>,<플랑드르 연인>을 집필했는데 아직까지 국내 번역은 <폰의 체스>가 유일하다. 이 마저도 품절인 것이다. 그는 <폰의 체스>로 에드거 앨런 포에 비유되며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추크츠방:어떤 수를 써도 체크 메이트 당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상황을 가리키는 체스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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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05 18: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불태운 책에 프루스트가 있네요 ㅜㅜ 체스는 실제로 해도 재미있어요 😄 저도 곧 읽어야 겠습니다~!! 전 중고 구매~!! 추크츠방이란 용어는 첨들어 봤는데 외통수랑 비슷한 의미네요~!

미미 2021-07-05 18:52   좋아요 5 | URL
에궁 감사해요!😁 체스 공부하다 말았는데 다시 꺼냈어요ㅋㅋㅋ이야기 전개 방식도 소설속 체스 게임처럼 변칙적이라서 신선했어요. 영드 셜록에서도 ‘추크츠방‘이 제목이었던걸로 기억해요!ㅋ

페넬로페 2021-07-05 19: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체스에 관련된 책은 체스 룰을 좀 알면 좋을텐데, 그죠?
저는 전혀 모르니 먼저 체스에 대해 먼저 배워봐야할까요?
근데 체스 몰라도 이 책 자체가 좋을수도 있을것 같아요~~
일단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 있어서 다행입니다^^

미미 2021-07-05 19:35   좋아요 5 | URL
네ㅋㅋㅋ😆저도 체스 기초밖에 모르는데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체스를 알고 싶게 만드는 표현들이 저를 사로잡아서 엄청난 밑줄긋다 중고책주문도 했어요. 그리고 나치즘으로 이어져 많이 놀람요.

붕붕툐툐 2021-07-05 2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체스시리즈인가용? 기대되네용~ 절판이라니..ㅠㅠ 저도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어요!

미미 2021-07-05 21:31   좋아요 4 | URL
네! 26개국에 번역된 작품이 품절이고 그런 작가의 책이 단 한 권 번역이예요.아웅 😭 츠바이크의 ‘체스이야기‘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툐툐님도 좋아하실것 같아요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7-05 21:5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우. 미미님을 품절 도서 발굴꾼으로 임명하고파요. 저도 찾아볼게요. 세상에 볼 책 겁나 많네요. ㅋ

미미 2021-07-05 21:58   좋아요 5 | URL
발굴꾼이라니 인디아나존스된 기분인데요?ㅋㅋㅋ240쪽 정도로 얇은데 묵직하게 남았어용! 추천드림요😊

mini74 2021-07-05 2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동네 도서관에 있어서 너무 흐뭇합니다. 좋은 책은 소장하고 싶은데 ㅠㅠ 중고책이라도 부지런히 찾아봐야겠어요 아리안체스라니 ㅎㅎ

미미 2021-07-05 23:29   좋아요 5 | URL
오 다행입니다!ㅋㅋㅋ도서관에 있음 읽어보신 후 구매하셔도 좋을듯해요.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추리소설인데 138페이지에서 🌟 5개줬지요. 😉😍

초딩 2021-07-05 23: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츠바이크의 체스 찾아봐야겠네요 :-)
예전에 출장 가서 하버드 앞에 갔다 정말 영화처럼 체스를 하는 분들을 봤는데 몹시 부러웠습니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었는데
시간을 즐기면서 체스 시계에 쫓기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했어요 :-)

미미 2021-07-05 23:55   좋아요 4 | URL
와 세계최고의 명문대앞ㅋㅋ저는 소르본느 앞에 가봤어요✌ 영화로만 봐서 저도 실제로 그런모습 보고싶네요. 우리나라에서도 대회는 하던데 인기종목은 아닌가봐요. 그러고보니 치매예방에도 도움될것 같네요?🤔😊

scott 2021-07-06 00:07   좋아요 5 | URL
전 바르셀로나 공원에서 봤어요.
옆에서 구경하니
점점 제옆으로 사람들이 모여 드는(함께 구경하자는)ㅎㅎ

scott 2021-07-06 0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 북플 오류 나서 앱 강제 종료 되더니 내 댓글꒰⌯͒•̩̩̩́ ˑ̫ •̩̩̩̀⌯͒꒱
미미님 리뷰 읽으면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미 이작품 영화 판권이 팔렸네요
땡투를 날려드리고 싶어도
절판 ㅠ.ㅠ

미미 2021-07-06 00:09   좋아요 4 | URL
앗! 북플 또(ㅠㅇㅠ) 영화판권이라니 그럼 개봉은 아직 안한거죠? 저는 아무리 검색해도 안나오던데 역시 스콧님 대단하심요ㅋㅋ😆👍

coolcat329 2021-07-06 19: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새 이 책을 읽으셨군요! 저도 레삭님 리뷰로 이 책 알게됐어요.
체스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군요~

미미 2021-07-06 19:06   좋아요 3 | URL
네~옮긴이의 설명에 나와요😊 읽을때 츠바이크의 분위기가 곳곳에 풍기더라구요ㅋㅋ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분위기가 또 달라요. 덮자마자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었어요!(밀린 책들만 아니었음...)
 

언제 어떻게 체스를 버릴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체스가 우리를 지배하니까요. - P92

제 안에서 집중력이 깨어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가 그토록 심각하게 말했던 집중력, 체스 게임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주변세계로 관심을 확대하는 집중력 말입니다. 단순히 특정한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을 보는 것 말입니다. 많은 철학자가 추구했던 목적이죠. 그것이 타보리의 가르침의 일부이며, 제가 망설임 없이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길 그가 바랐음을 직감했습니다.
- P95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선택지를 버린다는뜻입니다. 우리가 선택할 필요가 없다면 우리는 불멸할지도 모릅니다. 저도 이 규칙을 따라야 했습니다.
- P100

제 일생, 삶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 기쁨과고통이 정체된 안개의 표면에서 표류했습니다. 그런 곳에선 사물들이 언제나 시선이 가는 곳에 있지는 않습니다. 그 무엇도 명확하거나 필연적이거나 논리적이거나 다른 사물들과 단순하게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그 무엇도확실한 경계나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지니지 않습니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기억 속에서 아직도 불타고 있는 체스보드의 그 포지션만 빼고 말입니다. 불타는 덤불이 모세에게 강한 이미지로 남았듯이 그 포지션이 제게 그랬습니다.
- P101

마이어가 기다리던 수였다. 마이어는 이제 완전히안심했다. 체스 게임을 할 때와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즉 처음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긴장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주 안정되면서 모든 것이 명확하고 논리 정연해졌고 아주 미묘한 변화에도 미래를 쥘 수 있게 됐다.
- P103

어떤 사람과 비밀을 나누는 것보다 그 사람과 가까워지는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 P110

저는 실수 없이 본능적으로 체스를 두었습니다. 잘못된 수는 아니지만 좀 약한 수를 두려 하면 잡으려던말에 손길이 스치기만 해도 폭풍이 다가올 때 돛대 위에나타나는 세인트 엘모의 불처럼 파란빛이 반짝였습니다. - P120

체스보드 위 세상은 전혀 작지 않다. 죄 없는 무해한 세상도 아니다. 때로 진짜 예술 작품처럼 창조적 행동에 속하던 것이 전대미문의 폭력 행위, 일종의 피 흘리지 않는 비밀 살인이 되고, 그 결과를 두 적수가 서로 확인하고 공유한 순간부터 체스는 무해하지 않다. 체스보드 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도전만이 두 사람을 이어 준다. 두사람은 둘의 합작품인 정신적 창조물의 양극으로 서로상대방의 우위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런 게임에서 어느한쪽이 지속적으로 무자비하게 패배하는 일은 없다.  - P141

지금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속된 라이벌 관계뿐아니라 재앙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재앙이라는 단어를 불가피한 힘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기 위해 사용한다. 불가항력적인 사건을 일으킬 뿐 아니라 모든 인간 원칙을 전복하고 극단적으로 광폭하게 행동하여, 우리를 만든 신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가 현존하는 유일한 악이 아닐까 하는 의심, 아니 확신을 우리 안에 심어 주기까지 할 수 있는 지성, 그 지성이 안든 불가피한 힘 말이다. - P144

 사람들은 대부분 불안한 미래의 위협을 벗어나 다른 데로 마음을 돌리고 싶어 했고, 체스는 사십 년 후 활력 넘치는 개성의 소유자 보비 피셔와함께 나타나는 황금기와 비견될 만한 전성기를 누리고있었다.  - P163

 바로 그 시기 내가 참가했던 경기에서 처음 그를 만났다. 우리는 세상 어딘가에 나의 적수, 부정적인 분신,
생명나무의 거룩한 이름들과 반대되는 존재가 있다고생각한다. 현인들이 그 이름도 부르지 말라 충고했던 클리포스, 언제나 머리를 들 준비가 된 뱀, 절대 만나길 바라지 않지만 우리 존재의 일부이기에 결국은 부딪히고마는 맞수가 있다. 내 경우에 과거 세대의 노력을 포함하여 몇백 년에 걸친 모든 노력이 이 치명적인 충돌을 준비했던 듯하다.
- P166

육체적인 면에서도 우리는 사뭇 달랐다. 그 당시 나는 작고 통통했던 반면 그는 키가 크고 아주 말라서 짧은 바지를 입은 황새 같았다. 나는 갈색 곱슬머리인 반면 그는 가는 금발 직모가 관자놀이까지 덮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나는 유대인이고 그는 아리아인이었다. 베를린카이저호프 카페에서 마지막으로 그를 봤을 때, 사춘기소년이 된 그는 히틀러 유겐트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당시 독일에서 요란하게 촉망받던 새로운 인종의 체스유망주, 대표가 되어 있었다.
- P170

공격, 장악, 지배, 승리 같은 체스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놀라운 변화에 휩싸인 거대한 세상 현실에 똑같이 적용되었다. 1933년 5월 어느 날 베를린에서 거대한 화형식이 거행되었다. 화형대에서는 책이 불탔다. 프로이트, 프루스트, 아인슈타인의 이름이 적힌 책뿐 아니라 슈타이니츠, 님초비치, 루빈스타인의 이름이 붙은 책도 광장에서 불살랐다. 그사이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100만 부 이상 팔려 나갔다. 오케스트라는 멘델스존, 쉰베르크, 힌데미트, 기타 유대인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하는 행위를 금지당했다. 1만 6000점에 달하는 그림과 조각품이 ‘타락한 예술‘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전시회와화랑에서 몰수당하고 파괴되었다.  - P171

곧 노골적으로 유대인을 보이콧하기 시작했다. 유대인이 공직, 대학, 의회에서 쫓겨나기 시작했다. 그해말에 이미 유대인 몇만 명이 이민을 결정했다. 역설적이게도 많은 유대인은 이 모든 현상에서 긍정적인 신호를보았다. 결국 메시아가 오기 전에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는가? 하지만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참으로통탄스러운 예언이었다. 많은 유대인은 제약이 엄중했는데도 좀 더 남아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유대인도독일인 아니었던가? 많은 유대인이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고 조국을 위해 싸웠다. 조국의 이상과 영웅을 공유했다. 독일은 ‘그들의 조국이기도 하지 않았던가? 이 땅이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면 세계 어느 곳이 안전한은신처가 될 수 있겠는가?
- P172

우리를 마비시키는 공포가 스며들고 있었다. 우리는 게토의 삶, 소외된 삶으로 돌아갔고, 주변에선 군대 열병식과 집회가 빈번했으며, 시끄럽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공기 중에 울려 퍼졌다. 이미 세밀한 선별 작업이 이루어졌다. 모든 유대인 남자는 이름에 이스라엘을 붙여야 했고,
모든 유대인 여자는 자라(Sarah)를 붙여야 했다.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일시적인 체류 허가증을 소지한 방문객신분이 됐다. 우리를 대거 마다가스카르로 이주시키거나팔레스타인으로 돌려보낼 거라는 소문이 있었다. 그것은많은 유대인이 자신의 역사적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의미였다. 그렇게 고대하던 약속의 땅은 어디에 있을까?
- P173

나는 즉시 그를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화려한 나치스 친위대 군복을 입었다. 그의 증오는 여전했다. 경멸하는 태도와 눈빛으로 알 수 있었다.
- P174

2만 명이 체포당해 강제 수용소로 이송되었다. 부서진 유리의 밤‘ 이라 기억될밤이었다. 끝 모를 학살의 시작을 말하기에는 너무나 세련된 시적 이름이다.
- P186

넓은 수용소 마당을 지나갈 때 어이없게도잠시 편안함을 느꼈다. 세심하게 질서 잡힌 장소에서는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음악도 있었다. 축음기에서 나오는 탄호이저의 멜로디가 슈트라우스의 왈츠 멜로디와 두루뭉술하게 섞였다.
- P192

마우렌시그는 나치 시대에 체스가 유대인을 박해하는 수단으로 널리 사용됐다는 점, 아리안 체스‘의 우수성을 찬양하며 ‘유대인 체스를 비하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아 소설로 형상화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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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05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 엄청난 밑줄이라면 무조건 읽어야 겠네요. 미미님 곧 체스 시작하실듯 😄

미미 2021-07-05 16:11   좋아요 1 | URL
이런 작품이 품절이라니 너무 속상합니다.🥺

2021-07-05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5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5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5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하고 싶다면 높이 올라가 보면된다. 전망이 바뀌면서 마치 자신이 신이 된 느낌이 들기때문이다. 동정, 자비, 사랑은 상대적이고 우연한 상태이지 결코 절대적이지 않다. 게임 중에 희생된 체스 말에대해 사랑이나 동정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잠시프리슈는 과거에,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한 억제할 수 없는 향수를 느꼈다. 불현듯 그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패배안에서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모든 것이 화려하고 풍요로워 보여도 늘 집단적 패배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패배에 익숙해진 듯했다.
무엇이 그 꿈꾸며 돌아다니는 대중을 일깨울 수 있을까? 아마도 전쟁은 절대 아니다.
- P27

게임 앞에서 체스 선수는 세상을 대하는 것과 똑같은 편향된 태도를 드러낸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있으며 자신감과 편협함을 동시에 보여 준다. 프리슈는 자신이 순수한 체스 선수라고 생각했고, 논리적이고 일관되지 않은 것, 적어도 기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모두 싫어했다. 그는 게임의 질보다는 남아 있는 말의양에 기초해 옳고 그름을 평했다. 결국 프리슈는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비단 체스에서만은 아니었다. 그는자신의 뿌리 깊은 확신을 전혀 철회할 줄 몰랐다.
- P33

우리는 이따금 자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대상을 일부 취하게 되기도 한다. 그 순간 프리슈도 자신이 그토록 비난했던 바로그 수를 쓰고 있었다. 자신의 믿음을 부정하면서 분명 그는 규칙을 어기는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자기 적수의 관점을 택하면서 체스보드를 돌려 보는 것만으로 상황이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처음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 P34

"모든 것은 체스를 향한 열정에서 시작됐습니다. 전 아주특별한 방법으로 체스를 시작했죠.……"
- P46

열세 살 즈음에 체스가 제 열정을 일깨웠습니다. 참이상한 방식으로 열정이 되살아났죠. 마치 하나의 사인처럼, 체스는 이중의 본질을 드러냈습니다.
- P49

체스보드 말고도 아버지는 체스에 관한 책을 적지않게 남겼습니다. 저는 난해한 상징의 바다에서 난파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피상적으로나마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 P54

피타고라스는 신이 기하학자라고 주장했지만 저는 신이 영원히 체스를두는 체스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 P58

"보게,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체스 선수가운데 하나였던 심리학자 루번 파인에 따르면 서로 반대되는 두 종류의 체스 선수가 있네. 한 부류는 영웅으로체스 외에는 다른 종교도 다른 존재 이유도 없는 사람들이야. 모든 만족이나 기쁨을 체스보드와 승리에서 얻지.
반대로 패배를 당했을 때는 모든 형태의 고통이나 죽음같은 공포를 맛보고 말이야. 영웅은 체스라는 전쟁터가없는 삶을 이해할 수 없으며 싸우지 않고는 살 수가 없네, 체스만이 삶을 지탱해 주고, 실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흥미를 잃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순간 영웅은 죽는다네. - P83

"반영웅은 영웅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체스 선수가될 수 있네. 라스커처럼 세계 챔피언까지도 될 수 있지.
악마에게 무조건 영혼을 팔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하게몇몇 원칙을 세우지. 오직 체스 때문에 살지는 않아, 알겠나? 자신에게 선택의 자유를 남겨 두는 사람이야. 예를 들어 라스커는 수학자요 철학자였고 음악을 좋아했네. 훌륭한 브리지 선수였고 말이야."
- P83

추크츠방: 어떤 수를 써도 체크 메이트 당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상황을 가리키는 체스 용어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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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5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의 체스이야기 만큼 재밌을까요˝
게임보다
체스 ‘말‘ 재질 종류, 색깔별로 수집만 하고 있는 1인! ⌒ ‿ ⌒

미미 2021-07-05 00:20   좋아요 2 | URL
뒤쪽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요. 점점 미스터리가 상승하다가 138페이지에서 정점을 찍었어요! 이 페이지 🌟 5개확정입니다ㅋㅋㅋㅋ😉👍 스콧님 체스 갖고 계실줄 짐작했던 1인🤭

새파랑 2021-07-05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체스 두는거 좋아합니다 😄 근데 품절인데 별 5개 확정하시면 저같은 소시민은 어떻하라고 😭

미미 2021-07-05 10:27   좋아요 2 | URL
오 체스 둘줄 아시는군요! 체스 이야기라 읽었는데 미스터리 스릴러네요!도서관꺼예요ㅋㅋㅋ🤭
 

맞춤형 고문은 잔인하다. 당하는 사람한테는 갑절로굴욕이다. 그런데 보는 사람은 어떨까? 고문이 일어나는 장소가 지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는 곳이다. 《신곡》을 번역한 김운찬 선생은 콘트라파소를 ‘인과응보‘라는 말로 옮겼다(제28곡). 지옥의 잔인한 장면을 보며 오히려 통쾌하게 여길 수도 있다. 현실에서 우리는 바르게 산사람이 고통받고 뻔뻔한 사람이 잘나가는 모습을 너무 많이본다. 그래서 잘못한 사람을 우리는 상상으로라도 벌주고 싶다. 이것을 있어 보이는 말로 시적 정의‘라고 부른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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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4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못한 사람을 우리는 상상으로라도 벌주고 싶다. ]
인과응보!
오늘 하루 착하게 살귀!◟ʕ´∀`ʔ◞

미미 2021-07-04 13:2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제 상상속 지옥에 스탈린과 히틀러는 한 방에 있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