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 대한 딸의 금지된 동성애적 사랑은 금지되지 않고 이중 거부의 방식으로 젠더를..
구성하며, 대상에 대한 사랑이 나르시시즘 단계로 퇴행해자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 P41

버틀러에게 우울증은 극복해야 할 질병이기보다는 남성 중심, 혹은 이성애 중심 사회 속에 떠도는 불확실한 젠더 주체를 설명하는 양식이다.
- P42

05호명과 복종

호명은 주체를 권력에 복종시키는 동시에 주체를주체로 만들기도 한다. 주체가 권력에복종한다는 것에는 권력에 순응한다는 의미도있지만 그 순응과 더불어 한 개인의 주체성이탄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물학적 개체가사회화되면서 주체가 되는 가장 독립적이고고유한 순간은 역설적으로 말해 개인이 그사회의 제도 규범이나 규율 권력에 순응하고종속되며 복종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반복된복종 속에는 변주의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복종의 이중적 패러독스이자 변주의 가능성이다.
- P43

버틀러는 법이 욕망의 결과가 아니라 ‘욕망이 만든 원인,
즉 만들어진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라 정신분석학적 진리는 욕망이라는 원인이 아니라 법의 결과물이자 후천적 구성물이 된다. 정신분석학은 근친상간을 금기하는법이 근친애라는 근원적 욕망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친애적 욕망에 대한 금기를 근원적 법으로 상정하는 것 자체가 특정한 욕망을 금기시해 두고 금기시하는 그욕망을 근원적인 것으로 설정하는 수행적 행위가 된다.

다시 말해 근친애 욕망이 근본적으로 금기시해야 하는 욕망이라고 설정하면서 근친애 욕망이 기반하고 있는 이성애를 근본적 욕망으로 가정하고 당연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성애를 당연한 욕망으로 만드는 것이 정신분석학이주장하는 근친애 금기의 기반에 있는 정신분석학이라는법의 결과물이다.
- P52

기질‘ 이라는 것은 근친애의 금기라는, 강제된 성적 금지의 역사적흔적이다. 그런데 그 역사는 언급된 적도 없고, 금지가 그역사를 언급할 수도 없게끔 정신분석학이라는 법이 만든것이다.  - P53

개인의 성적 정체성이 이데올로기나 젠더 규범이라는타자의 부름을 통해 획득되는 것인 한편, 법에 의해 수행적으로 호명에 반복해 응대하는 행위는 주체를 만든다.
- P55

언어의 습득은 지시 대상과지시 언어 사이의 간극과 괴리로 욕망을 발생시켜 인간을끊임없는 결핍의 존재로 만든다.
- P61

크리스테바에 관해.

‘출산과 ‘동성애 만이 상징계에서 표현될 수 있는 유일한 시적 언어이자 기호계적 요소고, 매개되지 않는 여성동성애적 욕망은 정신병으로 이어진다면 레즈비어니즘은정신병적 자아 상실로 귀결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법의이름으로 레즈비어니즘이나 레즈비언적 경험을 추방하게되면서 부권적이고 이성애 중심적인 기존의 담론 형식을유지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
- P66

기호계와 코라에 대한 크리스테바의 강조는 여성 전체의 몸이나 여성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말하기보다는 생물학적으로 특정한 모체, 즉 어머니의 몸을 이상화하게된다. 그에 따라 모성성을 물화하거나 모체가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느끼는 태동, 모체와 태아 간의 맥동적 교류를 신비화할 수 있다.

상징계의 강력한 패권 질서 속에 균열로 등장하는 기호계적 침입은 사실상 상징계 안에서 그 의미가 발화되어야혁명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출산 행위가 시적언어가 되면 임신을 원치 않거나 자의로 거부했거나 임신이 애초에 불가능한 몸은 모성적 몸에서 제외되고, 그러면부권 질서로부터 어머니의 중요성을 회복하려던 애초 의도와는 달리 이성애적 구도 아래 재생산 중심적인 모성만강조된다. 어머니의 몸이 갖는 전복적 실천의 가능성도약화될 우려가 있다.
- P67

남근로고스이성애 중심주의

남근로고스이성애 중심주의는 위계적 이분법에근거해 남성과 여성 중에 남성, 로고스와 파토스중에 로고스, 이성애와 동성애 중에 이성애를우월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총칭한다.
버틀러는 시몬 드 보부아르, 모니크 위티그의전통을 이어 이런 남근로고스이성애 중심주의에반대한다. 여기에는 보부아르의 후천적으로구성되는 젠더 논의와 위티그의 레즈비언섹슈얼리티 논의가 접합되는 지점도 있지만,
사회적 구성주의의 급진적 정치성을 전경화하기위해 그들의 논의를 비판하는 지점도 살펴볼필요가 있다.
- P71

위티그는 여성들에게 보편적 주체의 위상을 차지하기위해 ‘섹스‘를 파괴할 것을 요구한다. 그 파괴로 가는 길에서 여성들은 특수한 관점과 보편적 관점을 둘 다 취해야한다. 버틀러는 위티그가 레즈비언의 해방이라는 급진적에 의 2왜기획에 동의하고 ‘레즈비언‘과 ‘여성‘의 구분을 강화하는듯 생각되는 지점에서 자유라는 특성을 가진 젠더화하기이전의 어떤 사람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인간의 자유가 갖는 전사회적 위상을 확증하면서 동시에 성의 범주 자체를 생산하고 당연시하는 본질의 형이상학에동의하는 것이기도 하다. 25시 !
- P76

버틀러는 위티그의 이성애 비판과 레즈비언 섹슈얼리티의 정치학을 수용하면서도 이런 ‘자명한 개념으로서의 .
몸은 비판한다. 위티그의 관점은 ‘존재‘의 왜곡된 속성을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무비판적으로 적용한 대중적 담론들 때문에 더 분명해지는데, 이는 젠더를 섹스와 혼동되어체현된 자아와 통일된 원리로 작동한다는 것이다(125).
- P77

계보학이라는 단어를 비평 용어로 정교화하고 학문적 방법론으로 대중적 관심을 모은 사람은 미셸 푸코(Michel★ 이Foucault)다.

학문적 방법론으로서 계보학이 처음 논의된 것은 사실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도덕의 계보학,
에서 이지만, 푸코는 1970년 콜레주드프랑스(Collège deFrance) 취임사에서 이 개념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주체화이론으로 정교화한다. 푸코는 투쟁에 관한 역사적 지식을수립하고 그 지식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게 만드는 넓은 지식과 지엽적 기억의 결합을 계보학이라고 부른다. 

🍉🍉🍉🍉🍉 - P80

권력은 사법적 기능과 생산적 기능이라는 이중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합당치 않은 것을 억압하는 기능과 합당한 것을 합당한 것으로 생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법은 ‘법 앞의 주체‘라는 관념을 만들어 낸 뒤 그 사실을 은폐해 버린다. 그 담론의 형성을 당연하고 불변하는 근본적 전제라고 가정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그것은법 자체의 규제적 헤게모니를 합법화할 뿐만 아니라 그런헤게모니를 확대 재생산하게 된다.
- P81

정체성을 하나의 실천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문화적으로 인식 가능한주체란 당대의 규칙에 갇힌 담론의 결과라고 이해하는 것이다(356).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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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4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무더운 주말에는 책을 읽는게 좋은거 같아요 🍉🍉🍉

미미 2021-07-24 13:22   좋아요 1 | URL
옳으신 말씀!🍉🍉🍉수박 시원해보여요.😄

새파랑 2021-07-24 13:26   좋아요 1 | URL
미미님의 엄청난 기계적인 독서를 응원합니다 😊
(저도 오늘은 2권 읽기를 목표로 ^^)
 

끝이 보인다.
자 대고 그으면 때마다 자 를 집어 긋고....그 과정에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자 뺀지 오래.....
밑줄 삐뚤삐뚤 ㅋㅋㅋㅋㅋㅋㅋ하..























푸코는 이렇게 언급한다. 플루타르코스에 의하면 빛나는 영웅들은 서로 같은 평행한 삶을 구성해, 어떤 의미에서 종국에는 영원 속에서 만나게 될 무한한 선로를 따라여행한다. 그러나 푸코는 무한성의 궤도를 이탈해, 결코 회복될 수없는 모호성으로 사라질 위협에 놓인 삶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말하자면 위대한 영원의 공동체로 가는 곧은 길을 이탈하여,
완전히 회복 불가능의 위험에 놓인 삶이다.  - P276

『사물의 질서 Les mots et les chosess 서문에 나오는 보르헤스에 대한 푸코의 해석

이 책은 우선 보르헤스의 구절에서 나온 것이며, 이 구절을 읽는내내 내 생각에서 친숙했던 표식들을 죄다 산산이 부숴버린 웃음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 그 웃음은 존재하는 것들의 풍부한 야생성을 길들이는 데 익숙한 모든 국면과 모든 질서화된 표면들을 파괴했다. 또한 그후로도 계속해서 동일자와 타자 간의 오랜 구분을와해시키고 위협했다. - P278

(과학 연구에 있어서)

남녀의 상대적 지위와 젠더의 이분법적 관계 자체와 관련된 문화적 가정들이 성을 결정하는 연구의 틀을 정하고 그 중심의된다는 점이다. 일단 젠더화된 의미들이 가설의 틀이 되고, ‘섹스는 그것이 획득한 문화적 의미에 선행하는 것으로 설정해두려는생의학적 연구의 추론과정을 알게 되면, 섹스와 젠더를 구분하는작업은 훨씬 더 어려워진다 - P290

오직 자의식적으로 탈자연화된 입장에서 볼 때에야 비로소 -자연스러움이라는 외양 자체가 얼마나 구성적인지를 알 수 있다.
- P291

보부아르의 제2의 성.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에 관해

언제나 이미 젠더화되지 않은 인간이 있기는 한 것인가? 젠더의 표시는 몸에 인간의 몸이라는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로 보인다. 유아가 인간이 되는 것은 이러한 질문, "남자아이인가여자아이인가?" 에 대답이 주어지는 순간부터이다. 어느 쪽 젠더에 - P293

위티그에게 ‘여자의 성‘은 ‘남자의성‘이 그렇듯이 어떤 다른 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의성‘은 그 자체만을 의미하며, 말하자면 성의 그물에 갇혀 있고, 보부아르가 내재성의 순환이라 부르는 덫에 걸려 있다. ‘섹스‘란 몸에 대한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해석이기 때문에, 전통적 계보의 섹스/젠더 구분이란 없다. 젠더는 섹스로 만들어지고, 섹스는 처음부터 젠더였음이 입증되는 것이다.

 위티그는 이 일련의 강제적인사회관계에서, 여성은 존재론적으로 성으로 가득 차게 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이 그들의 성이다. 그리고 뒤집어 말해 성은 반드시여성적이다.
- P297

언어는 말하는 주체의 언어 행위를 통해 ‘사회적 실재를 창조할 힘을 획득한다. 
- P300

성을 명명‘ 하는 것은 지배와 강제의 행위이며, 성차의 원칙에 따라 담론적/지각적인 몸의 구성을 요구함으로써 사회적인 실제를 창조하고 또 합법화하는하나의 제도화된 수행문이다.  - P301

"과학과 이론이 우리의 육체와 정신에게 물질적, 실제적으로 행사하는 권력에 추상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비록 권력을 생산하는 담론 자체가 추상적일지라도 말이다. 마르크스가 말한 대로 그것은 지배의 형식들이며, 지배의 표현방식들이다. 모든 피억압자는 이런 권력을 알고 있으며 그 권력에 맞서왔다" (Ibid.,p.106) - P303

위티그는
"문학작품도 전쟁기계처럼" 심지어 "완전한 전쟁기계처럼 작동할수 있다"고 주장한다.41) 이 전쟁의 주된 전략은 여성, 레즈비언, 그리고 게이 남성이 이들 모두는 ‘섹스‘ 와의 동일시를 통해 개별화된다 - 말하는 주체의 위치를 선점하고, 보편적 관점에서 그런위치의 소환을 선점하게 만드는 것이다.
개별적이면서 관계적인 주체가 어떻게 성의 범주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방식을 말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위티그에게 듀나 반스(Djuna Barnes)2),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43), 그리고 나탈리 사로트(Natalie Sarraute) 4)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전쟁기계로서의 문학 텍스트는 매 경우 젠더의 위계적 구분,
즉 이런 용어들의 선험적이고 본질적인 통일성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보편성과 특수성을 구분하는 데 대항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여성의 관점을 보편화하는 것은, 여성 범주를 파괴하는 것인동시에 새로운 인본주의의 가능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해체는 언제나 복원이다.  - P309

언어는 외적매개물이나 도구가 아니다. 그 안으로 자아를 쏟아내거나, 그로부터자아의 반영물을 수집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마르크스, 루카치, 그외 많은 현대의 진보 담론이 전유해왔던 자기-인식이라는 헤겔 식 모델은 하나의 대상으로서 언어를 포함한 세계에대항하는 ‘나와, 그 세계 속의 대상임을 알게 되는 ‘나‘ 사이의잠재적 조응성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주체/대상의 이분법은서구 인식론의 전통에 속하는 것으로, 그것이 해결할 방법을 찾던바로 그 문제적 정체성의 조건이 되어버린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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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3 1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래 밑줄에 자 대고 긋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엉망진창이에요 아주 그냥. 색연필이었다 형광펜이었다 노랑색이었다 분홍색이었다 손에 짚이는대로 그냥 막 갖다 긋습니다.
그나저나 아아 끝이 보인다니 너무 부럽네요. 저도 이번 주말에는 끝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아아 그러나 생각대로 될지요..

미미님, 화이팅 입니다요!!

미미 2021-07-23 14:38   좋아요 3 | URL
아! 다락방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위안이 되네요ㅋㅋㅋㅋㅋㅋ
읽는건 어찌됐든 끝을 보겠지만 어찌 리뷰로 풀어낼지가 너무 걱정입니다. ㅠㅇㅠ응원 감사해요!🙆‍♀️

잠자냥 2021-07-23 14: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제 주변(?)에 이 책을 끝을 보는 사람(들)이 있군요!

미미 2021-07-23 14:40   좋아요 4 | URL
앜ㅋㅋㅋㅋㅋㅋㅋ😭
한 번 읽는 걸론 이해하기 쉽지 않네요. 다락방님 덕분에 제가 주디스 버틀러를 경험합니다ㅋㅋ😆

잠자냥 2021-07-23 15:09   좋아요 3 | URL
저는 아주 나중에.... 아주 좋은 번역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ㅋ

새파랑 2021-07-23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이 좀 심하게 삐뚤기는 하네요 😉

미미 2021-07-23 16:32   좋아요 2 | URL
비스듬히 세워놓고 막 그어서 더 그래요ㅋㅋㅋㅋ😅

scott 2021-07-23 16: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한번 밑줄 긋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어서 가능한 책에는 어떤 표시 잘 안하고 있습니다 (ᐡ-ܫ•ᐡ)

미미 2021-07-23 16:33   좋아요 2 | URL
깨끗하게 보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허마프로다이트의 정치학

섹스(sex), 젠더(gender), 섹슈얼리티(sexuality)는 우리말로 모두 성(性)이라 번역된다. 이 세 단어는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달리 쓰이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성별을 의미하는 ‘섹스‘와 달리 문법적 성을 뜻하는
‘젠더‘ 라는 용어가 주목받게 된 데는 여성의 후천적 교육과 직업 기회를 강조하는 페미니즘의 영향이 컸다. 이에따라 두 용어의 구분은 물론 ‘섹슈얼리티‘와의 구분도 불가피해졌다.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가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선언한 이래, 로버트 스톨러(Robert Stoller)는 『젠더와 섹스』에서 성전환자의 섹스와 젠더를 구분해 설명하면서 젠더는 성차의 사회문화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했다(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15:162, 337). 섹슈얼리티는 성관계, 성행위뿐 아니라 성 역할, 성적 감수성, 성의 권력관계까지도의미하는 용어가 되었다.

이제 섹스는 생물학적 몸의 차이, 젠더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동일시 양식, 섹슈얼리티는 성적 행위가 유래하는 근원적 욕망으로 설명된다. 다시 말해 섹스는 몸, 젠더는 정신, 섹슈얼리티는 욕망으로 간주된다.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젠더 트러블(Gender Trouble)』(1990)은 이런 젠더 논의에 트러블을 일으키고자 한다. 전통적이분법에 저항하면서 몸의 인식 가능성과 욕망의 근원성을 전제하는 것도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양식이기 때문에섹스, 젠더, 섹슈얼리티가 모두 젠더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 셋은 모두 제도적 담론이 명명하고 사회적 인식론이 구성한다는 의미에서 유사하다.

선천적 성별과 후천적 젠더가 불일치할경우에는 흔히 복장이나 행동 즉 구성된 젠더를 인공물,
연극, 가짜, 환영이라고 간주하게 된다.

섹스는 진짜이고 젠더는 가짜, 해부학적 사실은 진리고문화적 표현은 허구라는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과연 몸이 진실이고 옷은 환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일 우리가 입는 옷이 젠더라고 말해지는 인공적 이상을 모방하는 것이라면,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모방본인지 어떻게 구분해 말할 수 있을까?
- P3

버틀러는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Bodies ThatMatter)』에서 "모든 젠더는 패러디적이지만 모든 패러디가 전복적인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한다. - P5

수행성

젠더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며 행위 뒤에 ..
행위자는 없다. 수행성은 연극성이나 연행성,
혹은 때로 연기라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젠더가.
무대 위에서 배우의 연기처럼 언제나 행위로있는 가변적인 구성물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배역 뒤의 배우를 원본으로가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연기보다는연행성, 퍼포먼스보다는 수행성이 강조된다.
수행성은 연극적 행위라는 의미도 있지만언어학에서 행동의 효과를 갖는 언어, 즉수행문과도 관련된다.
- P11

버틀러가 처음 수행성 개념의 단초를 얻은 것은 프란츠카프카(Franz Kafka)의 〈법 앞에서〉에 대한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해석에서였다고 한다. 〈법 앞에서)는 두어 쪽 분량의 짧은 단편으로, 한 시골 남자가 활짝 열린 법의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지기의 허락만 기다리다가 결국 생명을 다한다는 내용의 단편소설이다. 남자가무엇 때문에 기다리는지 독자는 알 길이 없다.  - P12

이 짧은 단편에서 버틀러의 생각이 주목한 점은 법의힘이 법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법이 권위 있다고믿고 기다리는 남자의 신념과 행동에서 나온다는 부분이다. 

자신이 "권위적인 의미에 노출되리라 기대하는 것이바로 권위가 부여되고 설정되는 수단 (55)인 셈이다. 어떤사람이 법의 문 앞에 앉아서 법의 문이 열리기만을 바라고있다면 그 사람은 법이 어떤 초월적이고 권위적인 의미를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일 것이다.

젠더도 마찬가지다. 만일 우리가 여성이나 남성에 대해어떤 특성이나 특질을 기대하고 있다면, 사실상 그런 본질에 대한 기대가 그 속성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본질은, 본질이라고 믿어지는 특성에 대한 기대와 그런기대가 만든 반복적 의례 행위에 의해 만들어지는 구성물이라는 주장이다.

젠더가 수행적이라고 보는 관점은, 젠더가 내적 본질이라고 믿는 관점이 사실상 허구임을 폭로한다.  - P13

어렵게 쓰는 이유

지적 화술을 지배하는 법칙을 배운다는 것은 규범화된언어에 지배당한다는 뜻이다. 한편 그런 법칙에 저항한다.
는 것은 가독성 자체의 상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다해도 명징성을 요구하는 글쓰기 양식은 분명한 관점이작동시키는 책략을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분명하게 말한다는 것은 규범이 만든 정상성에 입각해 글을 쓴다는 것이고 가장 기초적 층위에서 기준이나 표준에 잘 복종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상투어의 반복‘이기 쉽기 때문이다.
- P18

언제나 변화 없이 항구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신과 같은 권위를 가질 수밖에 없다.  - P18

라캉의 도식에서 여성은 ‘남근이 되는 위치,
남성은 남근이 된 여성을 얻으면서 ‘남근을 가지는 위치에 놓인다. 그렇다면 여성은 자신에게 있지도, 자기가 되려 하지도 않은 것을 가진 척 연기해야 하고, 남성은 그런연기로 가장한 여성을 소유한다고 착각하면서 남성이 된다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이는 여성에게는 존재하지 않는성 기관으로 어떤 다른 대상을 위한 무엇이 되어야 여성이된다는 접근법에서 오는 코미디가 된다.
- P25

프로이트에 따르면 애도와 우울증의 차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난다. 우선 애도와 우울증 모두 사랑했던 대상을 잃고 주체가 보이는 고통스러운 슬픔의 반응이지만, 애도의 경우 상실한 대상이 누구인지가 분명한 반면 우울증의 경우에는 누구를 혹은 무엇을 상실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혹은 상실한 대상을 안다 해도 대상의 어떤 부분을 상실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애도의 대상은 의식적인 반면,
우울증의 대상은 무의식적이라는 말이다.


애도는 대상에 대한 사랑, 즉 대상애(objectlove)와 관련되지만 우울증은 자아의 형성이나 자기애와관련된다. 자아 동일시가 일어나는 나르시시즘기로 퇴행하는 것은 우울증만의 특징이다 - P36

배제된 동성애는 완전히 배제되어 사라진 것이아니라, 그 부정이 부정되어 ‘이중부정‘ 의 방식으로 주체의 내부에 이미 들어와 있다. 그래서 남성 안에 여성이 있고, 이성애자 안에 이미 동성애가 있는 것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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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7-22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오늘 진짜 덥네요.
저녁이 되어도 열대야 될 것 같아요.
더위 잘 피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미미 2021-07-22 21:12   좋아요 3 | URL
오늘 대서였다던데 그래서 더 푹푹찌는 더위였나봐요. 서니데이님도 더위조심하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7-23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뽑아 주신 글을 읽으며 기가 죽을까요? ㅋ
그래도 요 말씀은 드리고 싶네요.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의 상,하 권을 오래전 완독했다는 것. 두 권을 합하면 천 쪽은 될 듯하네요. 이걸 읽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고 싶어요. 요점 정리만 읽으면 될 듯해서요. ㅋ

미미 2021-07-23 22:03   좋아요 3 | URL
전 <제2의성> 1권 읽고 2권은 읽다 말았는데 역시 어려운 책이죠. 그래도 버틀러 읽고나니 그립습니다ㅋㅋㅋ😭
 

어제 주디스 버틀러의 책을 읽다가 뇌와 산소공급에 트러블이 일었던 나는 산소통을 찾듯 여기저기 찾다 이 책을 주문했다. 오늘 배송받아 펼쳐보니 해당 책의 번역자인 영문학 박사도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을 나처럼 ‘암호해독‘으로 느꼈다니 놀랍고 위안이 된다. 목차만 봐도 든든! 근데 이 책들 다 읽을 수 있을까....








불안정한 젠더 정체성과 확실한 정치 주체 사이의 갈등을어떻게 봉합할지 고민하던 내게 『젠더 트러블Gender Trouble: Feminisin andthe Subversion of Identity』의 부제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여성이라는 성적 주체의 정체성을 전복한다는 것이 과연 페미니즘과 어떻게 맞닿을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막상 구해읽은 『젠더 트러블은 해독이 필요한 암호 뭉치처럼 느껴졌다. 도전은 자극이 되었고 자극은 번역의 동력이 되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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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2 16: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๑˃́ꇴ˂̀๑)

미미 2021-07-22 16:22   좋아요 5 | URL
(*^o^*)(~^0^)~♡
(^o^)づ^0^)づ👆

2021-07-22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2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7-22 16: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버틀러 읽기는 왜 이다지도 힘든겁니까, 미미님 ㅠㅠ

미미 2021-07-22 17:03   좋아요 5 | URL
버틀러가 구더기를 무서워 하는 바람에 장을 너무 복잡하게 담궈버렸습니다.ㅠㅇㅠ

얄라알라 2021-07-22 17:0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서문 읽을 때 엄청 위안 얻었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하면서,

다시 서가에서 찾아봐야겠네요. 미미님 포스팅 보니 ~~

미미 2021-07-22 17:08   좋아요 6 | URL
아! 책을 가지고 계시군요!! 👍👍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여는 글‘만으로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2021-07-22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2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07-22 22: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읽다가 호흡곤란이 ㅎㅎㅎ 미미님 요번달 그만 사기로 하셨지 않나요. 그 ~ 젠더트러블 읽으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나중에 미미님 리뷰보고 결정해야겠어요. 왜냐면 ㅎㅎ 어려워보여요 ㅠㅠ

미미 2021-07-22 22:29   좋아요 5 | URL
수사학이라니 미니님 완전 멋지심요!👍👍👍젠더 트러블은 정말 심각한 멘붕오구요. 번역자가 그 책의 이해를 돕기위해 쓴 이책을 차라리 추천드려요!ㅋㅋㅋㅋ🤭

mini74 2021-07-22 23:06   좋아요 5 | URL
그 수사학 미미님따라 산거예요 ㅎㅎㅎㅎ 저 예전에 버틀러의 혐오발언? 으로 멘붕온 적이 있어서 두렵사옵니다 ㅎㅎ

미미 2021-07-22 23:05   좋아요 5 | URL
우왓!ㅋㅋㅋㅋ영광이예요.😆 저도 이 책들 읽고 얼른 읽고파요~♡♡

붕붕툐툐 2021-07-23 0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뇌와 산소공급의 트러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7-23 00:41   좋아요 3 | URL
읽어보시면 경험하실 수 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7-23 1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목차는 좋은데요?!
미미님도 책장 두겹으로 꽂으셨군요 ^^

미미 2021-07-23 11:16   좋아요 2 | URL
목차만 봐도 배부른 느낌ㅋㅋㅋ😆 그레이스님도 두겹이군요 반가워용~!!♡♡
 

우리는 ‘정상적인‘사람으로 보이기?위해 노력한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이루고 정상적인 삶의 단계(학업,취업,결혼,출산)를 따라가려 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런 범주는 끝이 없다.

주디스 버틀러가 강조하는 것은 이런 정상적인 것이 규제의 방식이며 가면이고 이상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녀의 암호와 같은 글을 읽다보니 조금씩(너무 조금이지만)패턴이 보인다. 그녀가 어려운 방식의 글 쓰기를 하는 이유는 규범화, 고정화에 저항하기 위함이다.
그녀는 역동적인 방식을 추구한다. 소름....




정상과 트러블

우리가 흔히 ‘정상이다‘라고 말할 때 ‘노멀하다‘는 표현을쓴다. 노멀(normal)하다는 것은 규범(norm)을 잘 따른다는 뜻이다. 정상성으로 규정된 규범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면 우리는 그것을 정상적 혹은 노멀하다고 부른다.
정상성 속에 숨은 제도 규범의 기준 설정 작용을 감추기위해서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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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2 11: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๑>ᴗ<๑)


미미 2021-07-22 11:57   좋아요 5 | URL
짧은 글인데ㅋㅋㅋㅋ스콧님 쵝오👍🙆‍♀️💗

scott 2021-07-22 15:42   좋아요 4 | URL
오! 노멀!이라는 의미
서구권에서 정상적이라는(한국식 뜻 보다)
규범을 준수 하는 지극히 순종적인 부류에 쓰이고 있는데(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님)

미미님이 밑줄 쫘악!

밑줄 장인!(*‿*✿)


미미 2021-07-22 15:48   좋아요 4 | URL
역시 클라스가 다르신 우리 스콧님!! 😍 이런걸 보면 경험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있으니 (특히 저에게,특히 요즘에)좋은 책들을 어서 더 많이 읽어야겠다 싶어요.

새파랑 2021-07-22 12: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등★★ 밑줄 문장 읽으니까 정말 그런거 같아요. 정상성이란 의미가 통제의 다른말이란 생각이 드네요 🤔

미미 2021-07-22 12:44   좋아요 5 | URL
그렇죠? 어렴풋하게만 인식하던 부분들을 이렇게 정리해나가는것 너무 좋아요!!🤭

얄라알라 2021-07-22 13: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요 얇은 책, 시리즈 유용하더라고요. 저는 메리 더글라스에 대한 방원일 박사의 책을 읽었는데 조현준 교수님이 쓰신 주디스 버틀러도 유용하겠어요. 추천 감사드려요

미미 2021-07-22 13:08   좋아요 6 | URL
<젠더 트러블> 너무 어려웠는데 정리가 잘되어 있어 계속 놀라고 있어요. 저도 책 뒷면에서 다른 시리즈 확인한뒤 다 관심이 가더라구요😉

페넬로페 2021-07-22 14: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암호와 같은 글의 패턴을 읽어내시다니 미미님의 독서의 내공이 보여요.
우리가 달려가는 그 정상적이라는게 규제의 방식이며 가면이라는 문장이 또 뼈때립니다. 이 작가가 어려운 글을 쓰는 분인 것 같은데 읽어보고 싶지만 엄두가 안나네요^^

미미 2021-07-22 14:12   좋아요 6 | URL
ㅋㅋㅋ본서에서는 미약하게 이해했어요😭 이해하기 어렵게 쓴 글 싫어했는데 이 분의 경우를 보니(물론 케이스별이지만) 비난만 해선 안되겠더라구요.😳

scott 2021-07-22 15:43   좋아요 5 | URL
미미님의 독서 내공에 공감합니다 !!

미미 2021-07-22 15:49   좋아요 5 | URL
지렁이 한 걸음이예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