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중


닉이 준비한 설명을 마친 후 질문을 받는다. 
질문이 속사포처럼 쏟아진다.
"오두막집을 짓는 데 돈이 얼마나 들었나요?"
"28달러 12.5 센트 들었습니다. 못이 가장 값비싼 재료였어요."
"소로는 하루 종일 뭘 했죠?"
"읽고 썼습니다."
"왜 그런 거예요?" 한 10대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묻는다. 마치 소로가 몇 년간 숲속에서 산 것이 아니라 수백만 달러를 횡령하거나 위험한 종교집단에라도 들어간 것처럼.

"간소한 삶을 살아보려는 시도였습니다." 
닉이 말한다. "게다가 소로는 28세였어요. 자기 엄마 아빠에게서 도망쳐야 했죠." 
질문한 10대가 고개를 끄덕거리는 걸 보니 대답이 마음에 든 게 분명하다.
- P136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21-08-04 23: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끄덕끄덕 웃겨요 ㅎㅎ

미미 2021-08-04 23:17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그쵸ㅋㅋㅋ

mini74 2021-08-04 23: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소로가 독립이 좀 늦었군요. ~~ 10대들 귀여워요.

미미 2021-08-04 23:26   좋아요 5 | URL
엄마도 근처에 살았대요. 완전 귀엽죠ㅋㅋㅋㅋㅋ

mini74 2021-08-04 23:33   좋아요 5 | URL
헐 반전인데요. 하기사 저는 소로가 그 통나무집에서 아주 오래오래 산 줄 알았어요 ㅎㅎ ㅠ

미미 2021-08-04 23:37   좋아요 5 | URL
그니깐요ㅠ 저도 이 책보고 알았어요! 왜 인기인지도ㅋㅋㅋ(월든 읽다만 사람ㅋ)

scott 2021-08-05 0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엄훠!! ㅎㅎ

소로,간소한 삶, 설마 엄마에게 의지??했던 ㅎㅎㅎ


미미 2021-08-05 10:08   좋아요 2 | URL
아앗ㅋㅋㅋㅋㅋ소로의 오두막 사진 찾아보니 간소함 그 자체! 그럼 엄마의 집은?ㅋㅋㅋ

붕붕툐툐 2021-08-05 0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몸만 집에서 빠져나와서 뚝닥뚝닥 오두막을??
ㅋㅋㅋ저도 첨에 소로가 평생 그렇게 산 즐 알았다가 얼마나 실망을 했던지.. ㅎㅎㅎㅎ
<월든>은 참 안 읽히더라구요~ㅎㅎ

미미 2021-08-05 10:11   좋아요 3 | URL
저도 딱 그런 과정을 겪었어요!!ㅋㅋㅋㅋ이번에 이 책을 읽고나니 그래도 대단하긴 대단해요! 월든 다시 읽어보고 싶어짐요ㅋㅋ

2021-08-05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로는 다르게 생각했다. 아름다움에 익숙한 사람은 쓰레기장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지만, 
"흠잡기 선수는 낙원에서도 흠을찾아낸다."
- P130

소로는 모두가 자신처럼 해야 한다고 주장한적이 없다. 《월든》은 각성제로 쓰인 것이지, 처방전은 아니었다.
- P132

가끔은 보다 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소로는 허리를 굽혀서 두 다리 사이로 뒤집어진 세상을 보며 감탄했다. (소로는 뒤집는 데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도 데이비드 헨리에,
서 헨리 데이비드로 뒤집었다.) 세상을 거꾸로 뒤집으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쌤도 비슷한얘기.
낼 해봐야겠다ㅎㅎ) - P134

소로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을 "마음 검사"로 여겼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는 게 아니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다.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지 않고는 자신의 시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보는 것의 역학은 양쪽으로 작용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무엇을 보는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무엇을 보는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한다. 《베다》에서 말하듯, 당신이 보는 것이 곧 당신 자신이다."
- P134

닉이 준비한 설명을 마친 후 질문을 받는다. 질문이 속사포처럼 쏟아진다.
"오두막집을 짓는 데 돈이 얼마나 들었나요?"
"28달러 12.5 센트 들었습니다. 못이 가장 값비싼 재료였어요."
"소로는 하루 종일 뭘 했죠?"
"읽고 썼습니다."
"왜 그런 거예요?" 한 10대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묻는다. 마치소로가 몇 년간 숲속에서 산 것이 아니라 수백만 달러를 횡령하거나 위험한 종교집단에라도 들어간 것처럼.
"간소한 삶을 살아보려는 시도였습니다." 닉이 말한다. "
게다가 소로는 28세였어요. 자기 엄마 아빠에게서 도망쳐야 했죠." 질문한 10대가 고개를 끄덕거리는 걸 보니 대답이 마음에 든 게 분명하다.
- P136

자신만의 월든을 찾으라 - P139

소로가 내게 말한다. "아름다움은 인식되는 곳에 있다."  - P141

스캔, 스캔, 스캔, 다시 근육질의 아빠가 보인다. 아들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좌우로 흔들고 있다. 현명한 행동인지 모르겠다.
스캔, 어린 소녀들로 이루어진 소프트볼 팀 선수들이 파란색과하얀색, 주황색이 섞인 유니폼을 입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스캔, 내 옆에 있는 남자가 몽테뉴를 읽고 있다. 남자는 내가 소로를 읽는 것을 보고 격려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 P142

보는 데는 시간뿐만 아니라 거리도 필요하다고, 소로가 내게 말한다. "무엇이든 제대로 보려면 거리를 두어야 한다."
- P143

"소음에 정신이 팔린 사람은
음악을 듣지 못한다."
- P1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포영화를 본다. 무서워서 낯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에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보이는 것에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결국 공포란 부질없는 것. 삶은 부질없는 것들에 눈이 멀어 정작 실체에 눈뜨지 못하는 것인지 모른다.


p.15 

샤흐트는 규정들을 어기는 행동을 즐겨 한다. 터놓고 말하면, 나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침대에 나란히 누워 온갖 이야기들을 나눈다. 살아온 이야기들, 다시 말하면 직접 겪은 일들을 지껄인다.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꾸며낸 이야기들을 훨씬 더 많이 한다. 뜬구름 잡듯 지어낸 이야기들. 그럴 때면 우리를 둘러싼 벽들이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나지막이 울리는듯하다. 비좁고 어두운 방이 차츰 넓어지고, 길들, 넓은 홀들, 도시들,성들, 낯선 사람들과 풍경들이 나타나고, 천둥이 치고, 누군가 속삭이고, 지껄이고, 우는 소리들이 들려오는 것 같다. 


시의원의 아들로,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한것 없이 살았던 것으로 느껴지는 주인공 야콥은 어느날 벤야멘타 하인학교에 스스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여러 인물들을 관찰하며 그들 사이를 여행하듯 부유한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꺼리면서, 어딘지 수수께끼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그의 육체는 비록 의도적으로 하인학교에 묶여 있지만 그는 오히려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은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다. 다만 그는 어떤 이유로 인해 구속 상태에 스스로 들어간 것이다. 


p.31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은 때로 너무나 유혹적이다. 그래서 그것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된다. 구속은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싶도록 만든다.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종류의 구속을 사랑한다. 만약 어떤 규율도, 어떤 의무도 이 세상을 지배하지 않는니면, 아마 나는 죽어버릴 것이다. 너무나 지루한 나머지 입맛을 잃고 굶어 죽거나, 불구가 되어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다그치고,구속하고, 감독하기만 하면 된다.

마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속 주인공 요조에게서 두려움을 뺀 캐릭터가 바로 야콥이다. 독자에서 있어 요조의 두려움은 큰 매력이기도 하니 그걸 뺐다고 하면 어쩐지 진부한 캐릭터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극과 극은 통하기 때문일까? 


p.101

순응하는 것, 그건 생각하는 일보다 훨씬, 훨씬 더 고상한 일이다. 생각을 하면 저항하게 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항상꼴사납게 일을 망쳐버린다. 철학자들, 그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많은것을 망쳐놓았는지를 알기나 할까.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무언가를 행한다. 그러니까 말이다. 그게 훨씬 더 필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머리들이 쓸데없이 일하고 있다. 그것은 너무나,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학술적으로 다루고, 이해하고,지식을 갖게 되면서 인류는 삶에 대한 용기를 서서히 잃어버리고 있다. 


또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니체의 이론을 실행에 옮기는 인물로도 느껴진다. 그래서 찾아봤다 로베르트 발저가 프리드리히 니체의 영향을 받았는지.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는 1844~1900까지 살았다. 로베르트 발저의 생애는 1878~1956이다. 역시 시기적으로 겹친다.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주인공 야콥의 진정한 의도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것을 다 믿을수도 없다. 하지만 그는 평범하지 않아 매력적이고 불온하고 순응하지 않는 인간인 동시에 순응하는 인간이기에 불안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p.117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두 배로 하라는 것을뜻한다. 무심하고, 신속하게, 가볍게 내려진 허락보다 더 따분한 것은없다. 나는 모든 것을 얻고 싶다.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다. 웃음도 그야말로 극단적인 경험을 필요로 한다. 웃음으로 가슴이 터져버릴 것같을 때, 타들어가는 화약을 모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때, 그때 나는 비로소 웃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중략) 거의 모든 일들이, 거의 모든 욕망들이 바로 금지되었기에 매혹적인 웃음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울어서는안 된다는 상황, 그것이 사람을 더 울게 만든다. 사랑을 포기하라는것, 그래, 그것은 사랑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하면, 난 열 배로 사랑한다.

읽다보니 궁금해져서 작가인 발저에 관해 설명된 부분을 찾아 앞 커버에서 안쪽을 읽는다. 어떤 슬픔이 느껴진다. 굵직한 삶의 궤적들은 한 인물에 대해 말해 주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소설과 마찬가지다. 모든 소설은 자전적이지만 자전적이지 않기도 하니까. 인생은 몇 가지 단편적 사실들로 설명되어지지 않는다. 훨씬 복잡하다.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위대하거나 졸렬한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부질없는 걸 알면서도 다시 어떤 대목에서 작가가 궁금해지면 그의 자취가 어떠했을지 찾는다. 나는 어떤 기록으로 남게 될까. 또는 기억으로.. 남기고 싶기도 그러고 싶지 않기도 하다. 이런 무한반복의 이중어법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그렇게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삶의 관점이 하나 더 열리는 것도 같다. 느낌대로 살 필요를 느낀다.




     


  여기까지는 읽다보니 떠올랐던 책들


  


  


  다 읽어보자 발저의 작품들! 원서는....;;;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8-03 20:4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1등 ! ٩(๑❛ᴗ❛๑)۶

‘영(zero) 인간‘으로 태어나 우리 모두 영( spirit)혼을 다한 삶을 소진해 가는 ,,,,

오늘의 명구! 밑 줄 쫘악~~
[인생은 몇 가지 단편적 사실들로 설명되어지지 않는다. ]

로버트 발저는 정규 학업을 마치지 못한채 하인, 사무보조, 사서, 은행사무원, 공장 노동자등의 직업을 전전 하다가 작가로 데뷔하고 난 후에도 문인 세계에 끼어주지 않았습니다. 정신 병원에 거의 20여년 살다가 강박적으로 걷기와 쓰기에 매달리던 어느날, 크리스마스날 눈 위에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이 그의 최후 ㅜ.ㅜ



미미님은 오늘 이렇게 명 페이퍼를 남기쉼 ♡´・ᴗ・`♡

미미 2021-08-03 20:34   좋아요 5 | URL
🌺♡(⑅´•⌔•`)*✲゚*。♡🌺

미미 2021-08-03 20:55   좋아요 6 | URL
아 스콧님 또 이런정보~♡♡ 사랑합니다! 덕분에 제가 북플을 못끊어요ㅋㅋㅋ책 소개에서도 조금 읽었는데 너무 슬퍼서 또 울컥했어요. 삶도 다자이오사무의 그것과 좀 유사해서 또 안타깝고 좋아지는 작가네요!

새파랑 2021-08-03 20: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ㅡㅡ 2등✌

미미 2021-08-03 20:35   좋아요 4 | URL
🌼٩(。•ㅅ•。)🌼캄솨!!

새파랑 2021-08-03 20:41   좋아요 6 | URL
하인학교가 그 하인 인가요? ㅎㅎ 니체는 어렵지만 인간실격과 감정의 혼란은 완전 좋아하는 저로써는 완전 읽어보고 싶네요. 작가도 찾아보는 미미님의 연관독서는 갈수록 발전하시는거 같아요 😆

미미 2021-08-03 20:52   좋아요 6 | URL
네 맞아요! 제 생각엔 새파랑님도 좋아하실것 같아요! 북마크 테이프도 엄청 붙였어요😉

Falstaff 2021-08-03 20:3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으.... 그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로베르트를 읽으셨군요.
우짰든 고생하셨습니다. ㅋㅋㅋㅋ

미미 2021-08-03 20:40   좋아요 6 | URL
예?ㅋㅋㅋㅋ저 너무 좋았는데요?ㅋㅋ경고글을 바로 찾아보겠습니다ㅋ

Falstaff 2021-08-03 20:46   좋아요 6 | URL
아니예요, 찾아보실 필요 없지요!!!!
좋게 읽으셨으면 그게 장땡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읽은 것이..... 머가 중헌디? ㅋㅋㅋ 진심!
저는 도무지 쉽지 않았답니다. 어렵게 읽으셨다는 분도 계셔서 반가운 마음에 그저 로베르트 형제들이 우짜고 저짜고... 그랬었지요. 아주 좋습니다. 말 나온 김에 저도 한 번 더 읽어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8-03 20:51   좋아요 8 | URL
아ㅋㅋㅋㅋㅋ(지금 찾던 중인데 오래전에 쓰신 글인가봐요)너무 좋았어요! 제가 좀 변태적?인 기질이 있어서 그런걸수도 있는데ㅋㅋ 이런 삐뚫어진 캐릭터 좋아요ㅋㅋㅋㅋㅋ현실에선 불가능하다는걸 아니까 대리만족하려는 심리라고 생각중이랍니다.ㅋ

초딩 2021-08-03 22: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예전에 관심 갔었던 책이이요
일단 문구들이 좋네요~

순응하는 것, 그건 생각하는 일보다 훨씬, 훨씬 더 거상한 일이다.

미미 2021-08-03 22:24   좋아요 3 | URL
철학적인 얘기들이 많아서 초딩님도 좋아하실것 같아요.ㅎㅎ 8.1이 뭐예요?

초딩 2021-08-03 22:32   좋아요 3 | URL
아 알라딘 평점이요. 일단 전 이미 매료 되었습니다 ㅎㅎㅎ
게다가 미미님이 사평을 쓴 상황이미 빠져나갈 수 없어요 ㅎㅎㅎ

미미 2021-08-03 22:35   좋아요 3 | URL
아ㅎㅎㅎ 초딩님은 어떠실지 넘 궁금해요! 편견을 깨게 만들어요. 카프카가 사랑한 작가였다고 합니다~♡

초딩 2021-08-03 22: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음 근데 8.1에 좀 주저주저 해집니다만 ㅎㅎㅎ 그래도 고고

페넬로페 2021-08-03 22: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작품은 좀 어려울듯 하고~~
폴스타프님과 미미님의 감상이 엇갈리는건가요? ㅎㅎ
이럴때 책이 더 흥미로운데요~~
제목이 쇼킹하네요 ㅠㅠ

미미 2021-08-03 22:27   좋아요 5 | URL
네ㅎㅎ기이하고 우울한 분위기는 ‘인간실격‘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독특한 느낌이라 저는 넘 좋아서 하루만에 다 읽었는데 호불호가 갈릴것같긴해요ㅋ

그레이스 2021-08-03 22: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의도적으로 묶여있지만 구속되지 않은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존재..!
어렵겠네요

미미 2021-08-03 22:32   좋아요 6 | URL
캐릭터가 워낙 독특해서 저는 흥미진진했어요! 180페이지 정도?로 얇고 이런저런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같아요.😊

붕붕툐툐 2021-08-03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한반복의 이중어법이 너무 궁금한데용? 전 인간실격도 넘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도 잼나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렇게 북플에 명품 리뷰가 탄생했네요~😊

미미 2021-08-03 23:30   좋아요 4 | URL
인간실격 재밌게 읽으셨으니 툐툐님도 무난히 읽으실것 같아요! 툐툐님 재밌다고 하신 작품들 저도 늘 좋았으니 보나마나ㅎㅎ🤭

서니데이 2021-08-04 2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해서는 안되는 것에 대한 인용된 내용 읽다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갑자기 코끼리처럼 느껴졌어요.
더운 저녁 시간 시원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미미 2021-08-04 20:36   좋아요 4 | URL
아 같은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저도 이 책 읽다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란 책 생각났었어요!ㅎㅎ 책 추가해야겠네요. 저녁시간이라 걷기에 시원하네요. 편안한 저녁되세요😉

레삭매냐 2021-08-04 2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빈프리트 게오르크 제발트
의 <전원에 머문 날들> 받아 들고
발저의 책들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정작 제발트의 책은 여적 못 읽고
있네요.

발저의 책은 제게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미미 2021-08-04 22:35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레삭매냐님께 어렵지 않을거예요! 느낌느낌상 그렇습니다ㅎㅎㅎ제발트 검색해보고 바로 주문했어요😳

mini74 2021-08-04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저희 엄마가 자주 하는 말. 지 팔자 지가 꼰다. 란 말이 생각나는 인물입니다. ㅎㅎ근데 전 이런 내용 좋아한다는 ㅎㅎㅎ. 미미님 글도 좋고 발췌문들도 참 좋아요 *^^*

미미 2021-08-04 22:03   좋아요 1 | URL
처음 들어보지만 재밌는데다 정감가고 어감까지 좋은데요?!ㅎㅎ
평소 우리가 당연한듯 추구하는것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더라구욤!
 

나의 학우 샤흐트는 특이한 인물이다. 그는 음악가가 되기를 꿈꾼다. 그는 자신이 상상력으로 바이올린을 멋지게 연주할 수 있다고 내게 말하곤 한다. 그의 손을 바라보면 그의 말을 믿게 된다. 그는 잘 웃는다. 하지만 웃고 난 뒤에는 돌연 감상적인 멜랑콜리에 빠져드는데,
그것이 그의 얼굴과 자세에 믿기지 않을 만큼 잘 어울린다. - P14

샤흐트는 규정들을 어기는 행동을 즐겨 한다. 터놓고 말하면, 나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침대에 나란히 누워 온갖 이야기들을 나눈다. 살아온 이야기들, 다시 말하면 직접 겪은 일들을 지껄인다.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꾸며낸 이야기들을 훨씬 더 많이 한다. 뜬구름 잡듯 지어낸 이야기들. 그럴 때면 우리를 둘러싼 벽들이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나지막이 울리는듯하다. 비좁고 어두운 방이 차츰 넓어지고, 길들, 넓은 홀들, 도시들,
성들, 낯선 사람들과 풍경들이 나타나고, 천둥이 치고, 누군가 속삭이고, 지껄이고, 우는 소리들이 들려오는 것 같다.  - P15

더 깎을 만한 구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따금 이발소로 달려간다. 그 기회를 이용해 거리 나들이를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발소에서 면도를 한다. 보조 미용사가 내게 스웨덴 사람이냐고 묻는다.
미국 사람? 그것도 아니라고요. 그럼 러시아 사람? 도대체 어느 나라사람이에요? 난 그런 종류의 민족주의적 색깔을 띤 질문들에 냉혹한침묵으로 답하는 것을 즐긴다. 조국에 대한 내 감정을 묻는 사람들을아리송한 상태에 놔두는 것이 좋다.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덴마크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떤 종류의 솔직함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지루하게 만들 뿐이다.  - P24

예컨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화나게 하고, 나에 대한 좋지 않은견해들을 잔뜩 갖게 했다는 것을 끔찍하게 의식하며 죽음을 맞는 일이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여겨진다. 이것은 이느 누구도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반항 속에서 아름다움의 전율을 느낄 수 있는자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겁 없이 저지르는 행동, 어리식은 짓거리 때문에 비참하게 죽는 것, 이것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아니다. 분명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결국 천박하기 그지없는 어리석은 짓거리에 불과하지 않은가.  - P29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은 때로 너무나 유혹적이다. 그래서 그것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된다. 구속은 불법적인행동을 하고 싶도록 만든다.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종류의 구속을 사랑한다. 만약 어떤 규율도, 어떤 의무도 이 세상을 지배하지않는니면, 아마 나는 죽어버릴 것이다. 너무나 지루한 나머지 입맛을잃고 굶어 죽거나, 불구가 되어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다그치고,구속하고, 감독하기만 하면 된다.  - P31

시계를 팔았다. 궐련용 담배를 사기 위해서다. 시계 없이는 살 수있지만 담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나쁜 짓인 줄은 알지만 어쩔 수없다.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안 있어 입을 만한 말끔한 옷이 하나도 없게 된다. 깨끗한 셔츠 깃이 필요하다.
인간의 행복은 그런 일들에 달려 있지 않으면서 또 그런 일들에 달려있기도 하다. 행복? 아니다. 하지만 단정해야 할 필요는 있다. - P55

이곳의 훈련생이란흠잡을 데 없이 동그란 영(善)이며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 P59

우리는 하나하나씩 이해해나간다. 그리고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게 되면 그땐 그것이, 말하자면우리를 소유하게 된다.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반대로, 겉보기에는 우리가 우리 것으로 만들었던 그것이 우리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 P71

무엇보다도 우선 네가 알아야 할 것은, 결코 네가 무언가를 위반했다고 생각지 말라는 것이다. 위반이라는 거, 아우야,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단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정말로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는 전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단다. 그래도 노력은해야 한다. 열정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에 너무 연연하지도 마라.
명심해.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 P74

그렇다, 나는나 스스로를 교육시키기 위해, 나 자신에게 미래의 자기 구현을 위한준비를 시키기 위해 이 벤야멘타 학원의 훈련생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장차 닥칠 힘겹고 음울한 그 어떤 미래에 대해서도 마음의 준비를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집에 편지도 쓰지 않는다. 소식을알리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르고, 밑바딕부터 시작하겠다는 내 계획이 완전히 망가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대하고 대담한 일들은 침묵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그르치게 되고 나쁜 결과를 보게 된다.  - P77

내가 만약 부자라면, 절대로 세계여행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여행이 나쁠 건 없다. 하지만 낯선 것을 피상적으로 알게 되는 일에 나는 어떤 매력도 못 느낀다. 사람들이 말하는 지속적인 자기 계발이란 것을 나는 대체로 거부할 것이다. 저 멀고 광활한 미지의 나라보다는 심연, 영혼 같은 것이 내게는 오히려 더 유혹적이다. 가까이 있는 것을 연구하는 일은 틀림없이 나를 매혹시킬 것이다.  - P83

순응하는 것, 그건 생각하는 일보다 훨씬, 훨씬 더 고상한 일이다. 생각을 하면 저항하게 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항상꼴사납게 일을 망쳐버린다. 철학자들, 그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많은것을 망쳐놓았는지를 알기나 할까.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무언가를 행한다. 그러니까 말이다. 그게 훨씬 더 필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머리들이 쓸데없이 일하고 있다. 그것은 너무나,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학술적으로 다루고, 이해하고,
지식을 갖게 되면서 인류는 삶에 대한 용기를 서서히 잃어버리고 있다. 

예를 들어 벤야멘타 학원의 한 훈련생이 자신이 점잖다는 사실을알지 못한다면, 그는 점잖은 학생이다. 만약 그가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무의식중에 했던 얌전하고 점잖은 그의 행동들이 전부 사라지면서 그는 뭐가 됐든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지.
- P101

자기 자신을 너무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자신감을잃게 되거나 모욕을 당하게 될 때 위태롭다. 자의식에 찬 사람들은 의식에 적대적인 무언가를 끊임없이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 P104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두 배로 하라는 것을뜻한다. 무심하고, 신속하게, 가볍게 내려진 허락보다 더 따분한 것은없다. 나는 모든 것을 얻고 싶다.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다. 웃음도 그야말로 극단적인 경험을 필요로 한다. 웃음으로 가슴이 터져버릴 것같을 때, 타들어가는 화약을 모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때, 그때 나는 비로소 웃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가장 웃음다운 웃음을 웃는 것이며 나를 뒤흔든다는 것의 완전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나는 규정이라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은빛으로, 심지어 금빛으로 빛나게 한다는 것을, 한마디로 말해 매혹적인 것으로만든다는 사실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또 확고한 신념으로 간직하지않을 수 없다. 

거의 모든 일들이, 거의 모든 욕망들이 바로 금지되었기에 매혹적인 웃음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울어서는안 된다는 상황, 그것이 사람을 더 울게 만든다. 사랑을 포기하라는것, 그래, 그것은 사랑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하면, 난 열 배로 사랑한다.  - P117

친근한 모든 것들, 따뜻한 존재들을 모두 혐오할 정도로 그렇게 야만적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사람들과 가까워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몸을 사린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무언으로 설득시키는 데 천부적인 소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내 신뢰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따스한 내 마음은 내게 귀하다. 매우 귀하다.  - P118

(꿈) "이젠 모스크바로 가라, 너 말이야!" 우리 줄에 있던 누군가 말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난 그에게 대답하려던 것을 그만둔다. 나는 다만 거대한 계획을 가진 기계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 더이상 인간이 아니다. 나는 부모에대해서, 친척과 노래, 개인적 고통이나 또는 희망에 대해서, 고향이갖는 의미와 마력에 대해서 더이상 아는 것이 없다. 군대식의 규율과인내가 나를 단단하고, 꿰뚫을 수 없는, 거의 내용이 없는 육체덩어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행군은 계속된다. 모스크바를 향해, 난 인생을 저주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인생이 이미 오래전부터 너무 저주스러워져버렸고 더이상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한다.
갑작스런 경련을 동반하는 그 모든 고통을 느낄 대로 느껴보았기 때문에 이제 나는 더이상 느끼지 않는다. 대략 이것이 나폴레옹의 지휘하에 있던 어느 병사의 삶이다.
- P154

그에 비하면 훈련생인 나, 나는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쉿, 전능함에 대해선 이야기 말자. 고상한 말들을 입에 담으면 혼동을 하게 마련이니. 벤야민타씨는 충격과 무력감에 너무 잘 빠진다. 너무 심해서 웃음이, 심지어비죽거리는 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난 만물이, 만물이 약한 존재라고생각한다. 약하기 때문에 모두 벌레처럼 떨며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 그러니까, 이러한 깨달음, 이러한 확신이 나를 갑부로 만든다. 즉 크라우스로 만드는 것이다. 크라우스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것도 미워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그는 부자다. 내면에 있는무언가가 그를 공략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든다. 그는 바위 같다. 그래서 인생은, 거센 풍파는 그의 미덕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진다. 그의천성, 그의 본성에는 미덕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를 좀처럼 사랑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그를 미워한다는 말은 아니다. 누구나 사랑스러운 것, 매혹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이 파멸되거나 악용될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 P15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8-04 0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문장이 완전 제 취향이네요^^ 이거 바로 읽어봐야 겠어요👍

미미 2021-08-04 08:46   좋아요 2 | URL
이런 문장들에다 끝까지 놓기힘든 묘한 끌림이 있는 작품이었어요ㅎㅎ👍
 



P.217 "내 조국은 어디야? 내 땅은 어디에 있어? 내가 잠 잘수 있는땅은 어디에 있지? 나는 알제리에서 이방인이고 프랑스를 꿈꿔.
프랑스에서는 더욱 더 이방인이고 알제를 꿈꾸지, 조국이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인가?"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사막으로의 귀환』에서, 마틸드
"집에서도 집이 없는."
- 에밀리 디킨슨
- P217


서구 중심의 문학에 익숙해 있던 터라 이 작품의 배경인 알제리의 정치적 상황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알제리의 주요 종교인 이슬람교는 안타깝게도 테러와 연결되어 일부에서 공포와 혐오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작년 말에는 프랑스의 한 역사 교사가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화를 수업 때 활용한 뒤 길에서 참수당하는 끔찍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역사가 승자에 의해 쓰여지듯 주요 언론에서 다루는 이런 사건들 외에 두 나라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사연이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알제리에서 벌인 만행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https://blog.naver.com/zskmc/222452940074 알제리는 프랑스의 식민지배에서 1962년 겨우? 벗어났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과 과거사로 아직까지 껄끄러운 것 이상으로 이들도 계속되는 불안한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런 두 나라 사이에서 언어,정체성의 혼란의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P.209 1962년 1월 20일 또는 21일, 독립되기 거의 6개월 전이었지만 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아직까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양쪽 진영, 즉 수감자 측과 병사들 측 모두는 각자가한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나라는 생기를 잃었고, 정치가들은 기진맥진하고 쌍방에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죽은 자들은 소생시킬 기회가 전혀 없었다!


주인공 베르칸은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 망명생활을 하며 살다가 연인인 마리즈의 권유로 지중해 건너 고국인 알제로 돌아온다. 그는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과거의 삶을 되짚는데 아직도 알제의 정치적 상황은 혼란스럽고 불길하다. 베르칸은 자신의 모호한 정체성을 찾듯 기억을 더듬어간다. 프랑스로의 망명 전 어린 베르칸에게는 아버지와 삼촌,할머니와 어머니 등 가족들에 관한 기억이 있다. 이들 가족은 8년에 걸쳐 이어진 알제리의 독립운동에 운명이 갈리고 십대였던 베르칸은 민간인들의 봉기에 휘말려 수용소에 갇혀 고문까지 당했던 것이다.


P.163 나는 놀란 척하지 않으리라. 이어서 침대에서 당신에게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말하리라. "당신이 약속을 지키리라는 걸 알고 있었소!" 떼려야 뗄 수 없는 모든 밤들이여!그대, 되찾은 나의 카스바여.


베르칸은 얼마간 유유자적한 나날을 보내다가 나지아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망명생활동안 프랑스에서 만났던 현지 여인 마리즈와 달리 공통의 언어를 쓰는 나지아와의 사랑은 그에게 되찾은 아타카이며 누이고 고향이다. 하지만 얼마 뒤 그녀가 여행을 떠나고 나서 베르칸은 실종된다. 그는 정치적 갈등의 희생양으로 '배신자'로 낙인 찍혀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그의 부재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의 은유인 것일까? 


P.225 사실, 땅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면 우리 조국도 사라져 버린 전설상의 안달루시아와 있을 수 있는 모든 다른 곳 사이의 복도, 아주 협소한 통로에 불과해요!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어의 실종'의 작가 아시아 제바르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본문에도 카뮈가 반 페이지 정도 언급된 부분이 있었다. 소설도 노래도 나의 최애♡




이방인-김동률


쉴 곳을 찾아서 결국 또 난 여기까지 왔지
내 몸 하나 가눌 수도 없는
벌거벗은 마음과 가난한 모습으로
네 삶의 의미는 나이기에 보내는 거라며
그 언젠가 내 꿈을 찾을 때
그때 다시 돌아올 날 믿겠다했지
수많은 세월 헤매이다가
세상 끝에서 지쳐 쓰러져도
후회는 없을 거라고 너에게 말했지 뒤돌아보며
네 삶의 의미는 나이기에 보내는 거라며
그 언젠가 내 꿈을 찾을 때
그때 다시 돌아올 날 믿겠다했지
수많은 세월 헤매이다가
세상 끝에서 지쳐 쓰러져도
후회는 없을 거라고 너에게 말했지
수많은 세월 헤매이다가
험한 세상 끝에서 숨이 끊어질 때
그제야 나는 알게 될지 몰라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의 머물 곳은 너였음을
숨이 끊어질 때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의 머물 곳은 너였음을.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8-01 23: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

미미 2021-08-01 23:41   좋아요 6 | URL
🌼(๑ˇεˇ๑)🌼

scott 2021-08-02 01:07   좋아요 5 | URL
오! 이 작품을 읽기전에 사전 설명으로 최고!!


까뮈는 알제리 하층민 출신이지만 알제리 프랑스 교사들이 수재 라고 적극 도와주고 가난한 어머니 끝까지 살득해서 상급 학교 진학 도와주고 위대한 참 스승 장그르니에를 만나서 인생의 행로가 바뀝니다
알베르 까뮈가 스승 장그르니에의 산문집 섬 ‘서문‘의 첫문장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펼쳐보게 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이를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산문집 보다 더 빛나는 서문으로 스승을 향한 감사의 사랑을 담았어요

미미 2021-08-02 01:18   좋아요 4 | URL
오 그랬군요!!! 역시 스콧님👍 장 그르니에 <섬>저 읽었는데 저는 카뮈의 서문?추천사?가 더 좋더라구요ㅎㅎ😍

초딩 2021-08-01 23: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등요

미미 2021-08-01 23:52   좋아요 5 | URL
🌼( •⌄• ू )✧🌼2등까지만 특수콘드림요ㅎㅎ

초딩 2021-08-02 00:04   좋아요 4 | URL
얏호!!!

초딩 2021-08-02 00: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카뮈 때문에 알제리를 알게 되었고
또 회사 동료 한 분의 아버님이 알제리 원자력 발전소 설립으로 자주 가셔서 더 관심이 가게 되었어요.
관심은 가졌지만 잘을 몰랐는데,
프랑스 식민지 였으니 이픔이 많았을 것 같아요.

미미 2021-08-02 00:09   좋아요 6 | URL
카뮈 너무 좋아요! 저도 이 작품 때문에 찾아보다보니 더 알고 싶어졌어요. 정작 프랑스등 강대국에 비해서 피해국가들의 이야기는
정보도 많지 않은 듯해요.

붕붕툐툐 2021-08-02 00: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미미님 최애 음악 등장~^^
저도 점점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와 관련된 문학이 읽고 싶어지더라구용~ 열독하시는 미미님, 멋지십니당~🙆

초딩 2021-08-02 00:22   좋아요 5 | URL
우리 작은 고래들을 완전 혼이 나가도록 춤추게하는 툐툐님
사랑해요 ❤️❤️❤️

초딩 2021-08-02 00:23   좋아요 5 | URL
아 지금 두잔째인데 와인 한 잔 만 더 할게요. 툐툐님 하락 하신 걸로 알고 ㅎㅎ

미미 2021-08-02 00:24   좋아요 6 | URL
저도요~♡ 툐툐뿅!ㅋㅋㅋ이슬람국가 너무 몰라요. 툐툐님도 찾으심 알려주세요. 함께 읽어요!🙆‍♀️

페넬로페 2021-08-02 00:2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베르 카뮈의 글로 알제리를 알게 되었어요. 알제리인들이 프랑스로 이주해 많이 산다고 들었는데 재일 한국인처럼 그들도 차별을 많이 받는다고 들었어요^^
식민지의 역사는 언제나 슬프고 씁쓸해요
김동룰 노래 찾아 들어야겠어요^^

미미 2021-08-02 00:33   좋아요 6 | URL
많이들 아시네요~♡저만 또 몰랐음ㅎㅎ😅이 작품에도 어린시절 주인공이 알제리 국기를 그린 뒤 혼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심지어 알제리에서 그랬더라구요.ㅠ

scott 2021-08-02 16:06   좋아요 3 | URL
어제 동률 킴 노래만 듣고
제목이 이방인이라는거
이제야 알 ㅋㅋㅋ

까뮈의 이방인보다
동률 킴의 이방인 勝!

미미 2021-08-02 17:04   좋아요 3 | URL
스콧님도 모르는 게 있으시다니 인간적이네요~♡ ㅎㅎ 김동률 목소리장인👍👍

바람돌이 2021-08-02 00:4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카뮈는 프랑스인이지만 알제리 출신이고, 심지어 알제리에서 하층민이었죠. 그래서 굉장히 미묘한 경계인의 자리에 있었던 것 같아요. 문학적으로는 그게 오히려 그의 독창성을 가져오는 중요 포인트였던 듯....
알제리 작가 작품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카뮈와 비교하면서 읽어도 재미있을 듯요. 보관함으로 슝하고 집어넣습니다. ^^

미미 2021-08-02 00:50   좋아요 7 | URL
그랬군요!! 이런 추가정보 넘넘 좋아요~♡ 낯설게 시작했는데 뒤로 갈수록 많은 사건들이 있어요. 정서면에서 와닿는 부분들도 많아 기억에 남아요!

새파랑 2021-08-02 06: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알제리도 우리나라만큼 역사적 아픔이 있는 나라인거 같아요. 그래서 더 공감이 되었는지도 ㅜㅜ 김동률의 이방인도 좋고, 까뮈의 이방인도 좋고~!! 노래 이방인은 저 라이브 앨범 버젼이 더 좋은거 같아요 ^^

미미 2021-08-02 09:23   좋아요 6 | URL
네! 앞으로는 알제리에 좀 더 관심이 갈 것 같아요. 끔찍한 일이 많았더라구요ㅠ 이 앨범 완전 득템입니다~♡ㅎㅎ

mini74 2021-08-02 13: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영국이나 프랑스나 그닥 신사적이지도 낭만적이지도 않은 역사를 가진 거 같아요 이 책 제겐 새롭고 또 재미있겠어요. 저도 찜 *^^*

저는 까뮈하면 이방인 문장 줄 그으며 읽었는데 대부분 오역이란 주장에 놀랐던 기억이ㅠㅠ

미미 2021-08-02 14:53   좋아요 6 | URL
우리 옛 자료들도 결국 번역으로 읽는 거라고 오역은 언제나 피할 수 없다는 김영하작가의 말을 최근 들었어요. 미니님은 이방인에서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얻으셨을거예요~♡

역사공부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 된 작품이었어요😉

scott 2021-08-02 16:05   좋아요 6 | URL


오역 이라면,,
정말 충격
대부분 시인, 소설가들이 번역 할 경우
의역을 많이 한다고들 하는뎅 ㅋㅋ

독서괭 2021-08-02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오 읽고 싶어지게 하는 리뷰입니다. 역사를 잘 모르니 저는 소설을 반밖에 못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ㅜㅜ 역사 공부 좀 해야지..
이방인 노래 너무 좋죠~❤️

미미 2021-08-02 18:49   좋아요 5 | URL
네!! 이 책은 더군다나 아랍권 국가들에 대한 궁금증을 높여주어 좋았어요~김동률 목소리 사랑합니다~ㅎㅎㅎ💕

그레이스 2021-08-02 18: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매했는데 순서를 바꿔서 먼저 읽어야할까봐요

미미 2021-08-02 18:51   좋아요 5 | URL
초반은 조금 지루했는데 뒤로 갈수록 묵직함과 역사,정치적 메시지가 느껴져 의미있었어요ㅎㅎ나중에 이쪽 역사지식이 축적됨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