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행복한 창녀 신화

성매매를 여타 다른 직업군과 동등하게 인식하라고 주장하는 연구에서조차 그 어디에도 여성들이 성매매를 즐긴다고 시사하지 않는다.
ㅡ다음 단계를 위한 시책 - P232

보편적으로 자유는 인간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기본 필수 조건으로 여겨진다. 행복한 창녀 신화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유는 자유로운 사람의 경우 신체를 침해당하지 않는 반면, 성매매 여성을 구별 짓는 뚜렷한 특징은신체가 침범당한다는 사실에 있기 때문이다.  - P233

성매매를 즐겼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여성들이 있다. 성매매산업 내에서는 그런 주장을 하는 여성을 만난 적이 없다.

그렇지만 그러한 현상은 매력적으로 보여서 성매매를 화려하게 묘사하는 책이나 드라마가 생겨났고, 잡지 표지에서보이는 거식증 이미지처럼 우리 사회의 젊은 여성들을 괴롭힌다. 이 묘사들이 보여주는 왜곡되고 비현실적인 맥락속에서 성매매에 호기심을 가지고 유입되는 젊은 여성들이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P233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에게 성매매가 성 해방의 표현이라는 의견은 납득되기 어려우며, 한 프랑스인 성매매 여성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성매매 여성들이라고 그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반대입니다. 성매매와성 해방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으며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 P234

성매매가 어느 정도 견딜 만한 혹은 견딜 수 있었던 직업이라는 생각을 고수하는대부분의 성매매 여성이나 성매매 경험 당사자들의 마음에는 부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부정하기는쉬워도 진실을 이야기하기란 어렵다.
- P234

성매매 여성과 그녀의 내력에 대해 이야기 나누려는 시도는경솔하고, 그 답변들이 성매매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자기 방어로 채색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어리석다고 할 수 있겠다. 성매매 여성은 성매매와 긴밀히 결부되었다는 사실로 인해 모든 면에서 공격받아왔음을 기억해야 한다. 
💫💫💫💫💫 - P235

그 경험을 살아내지 않은 사람과 구체적인 경험에 대해 논쟁할 수 없다.  - P236

토론하고, 검토하고, 경험을 말해주고, 의견을 들어보고, 때로는 외부자의 신선한 눈으로 성매매를 바라보는 제안을 살펴보고 고려해볼 수는있겠지만, 그 구조에 관해 논쟁할 수는 없다. 상대는 으레추측과 가정뿐인 논거를 제시할 것이기 때문에 그 본질을이루는 구성 요소들에 관해 논쟁할 수 없다. 토론자들은 난감한 교착상태에 봉착하게 되지만, 양쪽 입장을 생각해보면 ‘신발이 조이는 부분은 그 신을 신고 있는 사람이 제일 잘 안다‘라는 오래된 아일랜드 속담이 생각난다.

💫💫💫💫💫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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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12 2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카테고리가 사회학으로 들어가는 책이네요.
같은 소재, 내용이라도 전공분야가 달라지면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조금씩 다를 수 있는 것 같아요.
미미님,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미미 2022-01-12 23:53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도 감기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계속 너무 추우니 비타민 섭취가 더 필요할것 같아요 ~♡
 


이 작품의 잔잔한 물결에 발을 적시다가 서서히 옷이 젖는걸 느낀다. 일렁이는 파도에 한동안 뒤뚱거리다가 그만 왈칵 눈물을 쏟았다. -미미


20세기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로 알려진 케이트 쇼팽의 소설을 이번에 처음으로 읽었다. 당시 이 소설은 여성, 특히 가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어머니'인 여성의 일탈을 소재로 해 사회로부터 비난받았다.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금서가 되어 도서관에서도 거부당했고 아마도 이로 인해 케이트 쇼팽은 더이상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은 나로썬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소설에 금기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소설은 어쩔수 없이 그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뛰어넘기도 해야한다. 이른바 '도덕'도 넘어설 수 있는 것이 소설이다. 미디어와는 다르다.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도 소재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상상력이 힘을 얻는다. 또한 그래서 소설은 독재자들에게 위험한 경계의 대상이었다. 누군가의 상상력에 한계를 두는것은 누구에게도 권리가 없다. 다만 예술과 소설에 한해서 그런 자율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 외의 것은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 지금의 금기가 다음 세계에서는 다른 것일수도 있다. 시대에 발이 묶인 독자는 작가에게 족쇄를 채우는 오만함을 경계해야한다. 작품은 인간보다 생명이 길고 시대를 넘어서 재평가된다.


줄거리는 이렇다. 사업을 하는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남부러울것 없이 살아가던 '에드나 퐁텔리에'는 휴양지에서 '로베르'라는 청년을 만나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로베르'를 점점 좋아하게 되고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자유롭지 못한 그녀의 상황에 로베르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멕시코로 떠나게 되는데 그의 빈자리를 통해 에드나는 자신의 감정에 비로소 눈을 뜨고 더불어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의 필요성을 자각한다. 에드나는 그렇게 로베르가 떠난 뒤부터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된다. 사랑과 고통을 오롯이 경험하며 그 모든 것들이 삶을 보다 충만하게 한다는걸 깨닫는다. 


무엇보다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뭔가 이해한 듯한 기분도 들었다. 눈앞을 가리던 뿌연 안개가 걷혀, 삶이란 것이, 그 괴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P176


'에드나'는 점차 남편 퐁펠리에의 아내가 아닌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어간다. 그리고 결국 로베르를 만나 진심을 전하게 되는데...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특별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단지 '에드나'의 감정의 변화, 자각의 확산이 서서히 물결치듯 그녀의 삶을 사로잡는 것을 지켜보며 전율하고 감동 받았다. 19세기 후반이었던 당시로서는 분명 이정도도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소설에서도 에드나의 자유를 향한 몇가지 시도에 그녀의 친구가 '쿠테타'라고 표현한다. 지금과 비교하면 사소한 시도일 뿐인데도 말이다. 하층민 여성은 그저 묵묵히 시중들고 노동하는 것으로, 중,상류층의 여성은 온실속의 화초같은 모습이 요구되었을 테니까. 그러나 이 소설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분명 파급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케이트 쇼팽이 살았던 시기에 비해 세상은 좀 더 여성에게 관대해졌지만 온전히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직도 넘어서야 할 수많은 경계와 가시덤불을 지닌 이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얼만큼 소중한 것인지 케이트 쇼팽은 묵묵히 소설안에서 질문하고 있는 것 같다.


전통과 편견이라는 평원 위로 날아오르려는 새는 강한 날개를 가져야 해요. 약한 새들이 상처 입고 지쳐 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는 모습은 서글픈 광경이에요.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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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12 15:1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케이트 쇼팽이 쉰네 살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4년 동안 두편의 장편 기타 단편을 발표 했죠. 격변의 20세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작품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 이 작품 <각성>의 에드나의 삶이 <인형의 집>노라의 삶과 중첩 되네요 ^^

미미 2022-01-12 15:24   좋아요 7 | URL
그렇네요!!<인형의 집>은 워낙 오래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해요. 스콧님이 말씀해주시니 다시 읽어보고싶어집니다ㅎㅎ
쉰네살에 떠났다니 너무 짧았군요. 나머지도 다 궁금합니다^^*

그레이스 2022-01-12 17:37   좋아요 2 | URL
저도 <인형의 집> 생각했어요^^

persona 2022-01-12 15: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품에 도덕적인 잣대 들이대기는 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우리나라가 유독 또 그런게 심한 편인 거 같기도 해요. 안맞는 책 읽고 까는 게 차라리 건강한 거 같아요. 그런데 여성작가들에 대해선 너무도 당연하게 이런 생각이 드는데 남성 작가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느냐에 자신할 수는 없더라고요. ^^;; 예를 들어 서정주의 시나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나 김훈의 칼의 노래를 한때는 모두가 좋아하고 필사하고 했는데 이제는 작가들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작가 지망생들 모임 같은데서는 분위기 싸해지곤 할 정도니까요. 왜 보이콧하지 않느냐고요. 이런 부분 생각하면 마음이 괜히 복잡해요.
한편 저는 한때 유미주의자를 정말 아주 단호히 싫어했었는데 제가 자라고 나니 유미주의자더구만요. 그래서 김동인을 미워하던 스탠스를 계속 취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저를 보면 스스로 심란하기도 합니다. ;; 이게 은근 저에겐 고민이고 주된 내적 갈등이고 그래요. 그러나 어느 방향이든 다른 사람들 생각은 응원합니다. 저도 많이 보고 배우고 제 갈 길 정해보려고요.
저도 마침 실비아 플라스가 자꾸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대목을 보니까 오늘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미미 2022-01-12 16:11   좋아요 6 | URL
갑자기 문자받고 부랴부랴 선별진료소 다녀오느라 이제 봤네요ㅠㅠ 페르소나님 넘 좋은말씀이세요!! 분명 여성들에게는 다른 잣대가 있죠. 심지어 ‘82김지영‘은 읽었다는것 만으로도 비난받으니 말다한거죠. 입장이란게 어느 위치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느냐에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것 같아요. 저도 되도록 포용하자는 입장이긴한데 케이트 쇼팽이 처했던 상황에 그만 속상해지더라구요. 실비아 플라스는 어떤 사정인지 궁금하네요 찾아봐야겠어요ㅎㅎ🤭

persona 2022-01-12 16:21   좋아요 5 | URL
정말 그것도 그래요. 공감 안할 수 없는 소설인데 영화도, 소설도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게요. 참. 그 소설로 인해서 남녀 시각차가 엄청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미미 2022-01-12 16:24   좋아요 5 | URL
네! 여성은 문학적 표현도 정치적 발언권도 너무나 협소한 현실인거죠.ㅠㅜ

페넬로페 2022-01-12 1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케이트 쇼팽의 책이 제법 많이 있네요.
살아가면서,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우리는 여러 번 정체성과 생각의 변화를 겪는데 그것이 당연시되어야 하는데 제약받는다는게 참 슬프네요^^

미미 2022-01-12 16:13   좋아요 6 | URL
네!!ㅎㅎ은근 많아서 저도 놀랐어요. 왜여태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을까 안타깝기도 했고요. 잔잔한데 별10개쯤 주고싶을만큼 은은한 감동이 있었어요^^*

Jeremy 2022-01-12 17: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마음에 드셨으면 제가 ˝The Awakening˝ 과
Kate Chopin 관련해서 찾은 portal 들을
거의 집대성해놓은 것 같은 이 Site 한 번 훑어 보세요.
You might like it.
https://www.katechopin.org/the-awakening/


미미 2022-01-12 17:34   좋아요 3 | URL
와!!!!지금 들어가봤는데 정말 훌륭합니다👍👍
감사히 읽어볼께요♡^^♡

mini74 2022-01-12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군요. 미미님 글이 너무 좋아요. 정체성을 찾기위한 쿠데타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미미님 ~~ 헉 미미님 선별진료소 갔다오신거예요? 별일없으신거죠?ㅠㅠ

미미 2022-01-12 17:37   좋아요 4 | URL
네! 제가 도서관에 간날 확진자가 들렀나봐요ㅠㅠ
워낙 조심하니까 만났어도 옮진 않았을것 같긴하지만 내일 아침까진 불안할듯해요ㅋㅋㅋ미니님 이 작품 너무 좋았어요^^♡

mini74 2022-01-12 17:38   좋아요 4 | URL
아이고 하필 그 날 ㅠㅠ 별일없을거예요. 미미님 저녁 야무지게 잘 챙겨드세요 ㅎㅎ~

미미 2022-01-12 17:39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미니님~♡안그래도 지금 평소보다 든든히?먹고있어요 헷😉🤧

새파랑 2022-01-12 17: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예쁜누나 미미님 선별진료소 다녀오셨군요.검사받을때 많이 아프던데 ㅜㅜ 저도 너무 읽고싶었던 책인데 벌써 이렇게 턱 리뷰를 남겨주셨군요~! 실눈 뜨고 리뷰 읽었는데 완전 흥미롭습니다~!! 검사결과는 당연히 음성에 적립금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

미미 2022-01-12 17:43   좋아요 4 | URL
그렇게 불러주시니 새삼 부끄럽네요ㅋㅋㅋ제가 넘 그 별명을 강조했나봅니다ㅋㅋ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소장각이예요! 친구한테도 벌써 홍보하고 있음요. 적립금 감동입니다🥲👍

Jeremy 2022-01-12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Public Domain 에 속한 책이라서 영어로는 그냥 읽을 수 있어요.
미미님이 인용하신 새에 대한 구절, - P174
표현 참 좋지 않나요?

˝The bird that would soar above the level plain of tradition and prejudice
must have strong wings.
It is a sad spectacle to see the weaklings
bruised, exhausted, fluttering back to earth.”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은 Chapter VI 중

˝The voice of the sea is seductive;
never ceasing, whispering, clamoring, murmuring, inviting
the soul to wander for a spell in abysses of solitude;
to lose itself in mazes of inward contemplation.
The voice of the sea speaks to the soul.
The touch of the sea is sensuous,
enfolding the body in its soft, close embrace.˝

>>>Sexuality & Self-expression
그리고 그런 자유 Freedom 가 불러올 어쩔 수 없는 고독 Solitude,
이 모든 것의 상징 Symbol 인 매혹적인 Seductive 바다!


미미 2022-01-12 18:09   좋아요 3 | URL
새에 대한 구절 참 좋더라구요.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예요!그리고 제가 바다에 관해서 리뷰에 더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게 좀 많이 아쉽네요! 작품에서 바다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듯해 적어주신 댓글 읽으며 소름 돋았습니다. 이 작품은 역시 재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 같아요. 다시 읽을 때 바다에 좀더 집중해서 봐야겠어요~♡♡ 감사해요 Jeremy님!!^^*

책읽는나무 2022-01-12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유를 향한 시도가 쿠데타!!ㅜㅜ
그래도 쿠데타는 계속 이어지는 게 여성들의 삶의 변화가 더 클 수 있겠죠?
나중에 한 번 읽어봐야 겠네요!!
미미님도 선별 진료소 다녀 오셨어요?
저도 오늘 오전에 문자 받고 다녀 왔네요ㅜㅜ
전 토요일 잠깐 다녀 왔었는데 동선이 겹쳤었다고....오늘 문자 와서...더 당황!!
애들은 이미 학원 여러 군데 다 돌아다녔었는데???
남편은 근무지에서 아까 검사 받고, 전 울동네 보건소에서 꽥 한 번, 눈물 찔끔하고 왔네요.
이번이 두 번째 받는데 아~~적응 안됩니다ㅜㅜ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만약 양성이면? 싶어서 뭐부터 준비해야 하나? 뭐 그런 생각을??
암튼...모두가 음성 나와서 무탈하길 빌어봅니다^^

미미 2022-01-12 18:49   좋아요 3 | URL
나무님도 오늘 검사받으셨군요ㅜㅜ무서워요!!! 지뢰밭이 깔린느낌?ㅜ 저는 일요일에 도서관 다녀왔는데 거기 확진자가 왔나봐요. 저도 눈물찔끔했어요. 문자받자마자 초스피드루 날아갔어요. 나무님도 저도, 모두가 부디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이 소설 좋아요 나무님^^♡
 

<전통과 편견이라는 평원 위로 날아오르려는 새는 강한 날개를 가져야 해요. 약한 새들이 상처 입고 지쳐 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는 모습은 서글픈광경이에요.> - P174

두 사람은 말없이 상대방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로뱅이 몸을 앞으로 기울여 키스하자, 에드나는 아로뱅의 머리를 안아 그의 입술을자기 입술에 포겠다.
그것은 평생 처음 그녀가 진짜 본능적으로 반응한 키스였다. 키스는 불타는 횃불처럼 욕망에 불을 붙였다.
- P175

무엇보다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뭔가 이해한 듯한 기분도들었다. 눈앞을 가리던 뿌연 안개가 걷혀, 삶이란 것이, 그 괴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P176

사회적 지위는 낮아졌지만, 정신적으로
는 그만큼 높아진 기분이었다. 일상의 의무에서 벗어나고자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자기 존재가 더 강해지고 딛고 선 범위도 넓어졌다. 이제는 오로지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삶의 저변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자신의 영혼이 이끄는 대로 살 뿐, <세상의 평판을 의식하며 >사는 데 만족할 수 없었다.
- P197

하지만 정신이 들자 로베르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결국 로베르는 그저 몇 달 떠나 있었을 뿐이므로 전혀 바뀌지 않았다. 에드나와 비슷한그의 머리카락은 이전처럼 관자놀이에서 뒤로 물결쳤다. 그랜드 아일에 있을 때보다 피부가 더 그을리지는 않았다. 로베르가 에드나를 말없이 잠깐 바라볼 때, 에드나는 예전처럼따뜻한 애정을 느꼈다. 이전보다 더 따뜻해지고 갈망하는 눈길이었다. 잠을 청하려고 자리에 누우면 그녀의 영혼을 파고들어 잠 못 들게 하던 그런 애틋한 눈길이었다.
- P204

「늘 그랜드 아일의 파도와 백사장을 보았어요. 셰니에르카미나다섬의 풀로 뒤덮인 한적한 거리, 그랑드테르의 오래된요새 말이에요. 저는 기계처럼 일만 하면서 길 잃은 영혼 같은 기분으로 지냈어요. 흥미로운 일은 하나도 없었죠.」에드나는 불빛을 가리려고 손을 눈 위에 가져다 댔다.
「그럼 부인은 뭘 보고, 무슨 일을 하고, 무엇을 느끼셨나요?」 로베르가 물었다.

「늘 그랜드 아일의 파도와 백사장을 보았어요. 셰니에르카미나다섬의 풀로 뒤덮인 한적한 거리, 햇살이 잘 비치는그랑드테르의 오래된 요새 말이에요. 저는 기계보다 좀 낫지만 잘 모르는 상태로 일만 했고, 아직도 길 잃은 영혼 같은기분이에요. 흥미로운 일은 하나도 없었죠.」

「퐁텔리에 부인, 잔인하시군요.」 로베르가 말했다.  - P208

에드나는 로베르와 함께 있었고, 그의 목소리도 듣고 손도 만졌다. 하지만 어쩐지 저 멀리 멕시코에 있었을 때가 오히려 더 가까웠던 것 같은 기분이었다.
- P215

 하녀가 삐뚤빼뚤 휘갈겨 쓴 라울의 편지를 가져왔다. 엄마를 사랑한다면서 봉봉 캔디를 보내 달라는 편지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P217

그날 로베르는 오지 않았다. 에드나는 몹시 실망했다. 로베르는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오지 않았다. 에드나는 매일아침 눈을 뜨면서 희망에 부풀었다가, 밤이면 절망하곤 했다. 로베르를 직접 찾아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그런 충동에 굴복하기는커녕, 로베르를 만날 기회를 일부러피했다. 라이즈 양의 집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르브륑 부인의 저택을 지나가지도 않았다. 로베르가 아직 멕시코에 머물고 있다면, 몇 번이고 찾아갔을 것이다.
(이건 거의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이다ㅠ) - P218

마치 신의 섭리로 로베르가 자기 있는 데로 온 것 같았다.
- P222

「여기 참 유쾌한 곳이죠?」 에드나가 말했다. 사람들이 잘몰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참 조용하고 좋은 곳이에요. 거의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거 눈치챘어요? 무척 외진 데다 한참 나가야 마차를 탈 수 있죠. 하지만 걷는 것도 괜찮아요.
걷는 걸 싫어하는 여자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그들은 너무도 많은 걸 놓치고 있죠. 삶의 소중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있다고요. 그래서 우리 여자들은 삶에 관해 별로 배우는 게없죠.  - P223

 로베르는 비단처럼 부드러운 고양이 털을 쓰다듬으면서, 고양이 이야기를 조금 했다. 그러고는 에드나가 읽는 책을 보더니, 자기는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었노라고 했다. 에드나가 끝까지 읽는 수고를 덜어 주겠다며 그 책의 결말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 주기도 했다.
(맙소사ㅋ) - P224

에드나는 먼 곳을 응시했다. 한순간 이전에 느꼈던 공포가 몰려왔지만, 이윽고 다시 사라졌다. 아버지와 마거릿 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플라타너스에 묶인 늙은 개가 컹컹짖는 소리도 들렸다. 기병대 장교가 현관을 나설 때 울리던,
구두 뒤축의 박차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도 들렸다. 윙윙대는 벌들의 소리, 패랭이꽃의 사향 같은 향기가 온 천지에 가득했다.
- P243

어머니가 갑자기 사망한 뒤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 주치의였던 프레더릭 콜벤하이어 박사Dr. Frederick Kolbenheyer가 돈도 벌고 넘쳐나는 에너지를 분출할 수단으로 그녀에게 글을 써보라고 권유했다. 쇼팽은 칸트와 헤겔, 쇼펜하우어에 정통하고 성숙한 종교적 견해와 철학적 자세를 지닌 이 의사의 영향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닌 작가로 성장했다. 아울러 생물학과 인류학에 흥미를 갖고 플로베르와 모파상, 에밀 졸라의 작품을 탐독했다. 그녀는 특히 모파상으로부터 전통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 사상과 직접적이고 간결하며 역설적인 표현법을 배웠다. 가령 첫 번째 단편집 『바유 사람들 Bayou Folk』(1894)에 실려 있는 「데지레의 아기 Desirée‘s Baby」가 좋은 예다.
- P248

그 의사의 권유에 따라 쇼팽은 1892년부터 단편소설을 간행지에 기고하면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녀는 두 권의단편집인 『바유 사람들』과 『아카디에서 보낸 하룻밤A Nightin Acadie」(1897)을 출간했다. 주요 단편소설로는 「데지레의아기」와 「한 시간 이야기 The Story of an Hour」, 그리고 폭풍The Storm」 등이 있다. 그녀는 불과 10여 년간 100여 편의 단편소설과 3편의 장편소설, 그리고 20여 편의 시와 10여편의 수필, 여러 편의 희곡과 평론 외에 음악 작곡 등 왕성한작품 활동을 했다. 그녀가 이처럼 늦은 나이에 글쓰기를 시작해서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작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놀라운 일이다.  - P248

결국 잠에서 깨어나는 게 고통스럽긴 해도 평생 망상에 사로잡혀 바보처럼 사는 것보다는 낫다

💫💫💫💫💫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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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도스토옙스키는인류의 스승이자 구원자가될 기회를 놓쳤다.

ㅡ지그문트 프로이트
- P5

십자가를 진이 남자도스토옙스키무엇보다 위대유머 작가다!

ㅡ토마스 만 - P5

도스토옙스키는 어떤 과학자, 심지어 가우스보다도 더 많은 걸 내게 주었다

ㅡ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P5

도스토옙스키는 내게가르침을 준 유일한심리학자로서 내 삶의가장 행복한 행운이다!

ㅡ프리드리히 니체 - P5

도스토옙스키는위대한 작가인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나쁜 영향끼치는 위대한반동분자다!(비난같기도 하고 칭찬같기도 하고..)

ㅡ이오시프 스탈린
- P5

스토옙스키는 도덕심이 높은 체하는쓰레기일 뿐이다! 나는 그런 하찮은인간에게 허비할 시간이 없다!

ㅡ블라디미르 레닌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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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2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탈린도 질투하는 도선생님~!! 스탈린이랑 도선생님이람 같은 시기에 살았다면 시베리아 한번 더 가셨을 듯 합니다~!
오늘도 예쁜 누나 미미님의 열독을 응원합니다 ^^

미미 2022-01-12 08:35   좋아요 1 | URL
스탈린이 이런말을 했다니 놀랍죠ㅋ 도선생님 아마 못돌아오셨을거예요ㅋㅋㅋ 덕분에 웃으며 시작합니다 새파랑님도 오늘 파이팅!!^^
 
 전출처 : 미미 > 아직 6권이 남았는데 5권은 감상보다는 중요하다고 생...

안그래도 어제 ‘이맘때 수용소군도 읽었었지..‘하고 생각했는데 오늘 띠용~하고 떴다. 반가워서 공유해봅니다. 빨리 읽고 싶어서 일찍일어나게 해줬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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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1 1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때부터 미미님은 엄청나셨군요. 여섯권짜리 책이라니 역서 독서 기계~!!

미미 2022-01-11 10:54   좋아요 2 | URL
논픽션이라 읽으면서 가슴이 많이 뛰었습니다.^^* 평생 한 번은 읽어볼만해요!

거리의화가 2022-01-11 1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저 이 책 사두기만 하고 못 읽었네요ㅠㅠ 미니님 리뷰 읽어볼게요^^

미미 2022-01-11 10:56   좋아요 3 | URL
갖고 계시군요. 눈앞에 생생히 그려집니다^^* 꼭 읽어보세요!

책읽는나무 2022-01-11 14: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용소군도 6 권짜리에요??우와~
솔제니친 작가라 나 한 권은 읽은 것 같은데 제목이 맞나? 미미님 리뷰 읽다 보니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제목이 낯이 익네요^^
책이 읽고 싶어 일찍 일어나시는 진정한 독서가!!!!
리뷰 기대 됩니다^^

미미 2022-01-11 14:48   좋아요 2 | URL
헤헤 이 책은 작년에 다 읽었어요 나무님^^♡ 1년전 리뷰 뜨길래 저도 공유해봤어욤ㅎㅎ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아직이예요!!

독서괭 2022-01-11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미님 이걸 완독하시다니 존경합니다.. 몇년 전 이거 출간되어 북플에서 핫할 때 저도 구입했는데.. 펴보지도 않은 듯요 ㅋㅋㅋ ㅠㅠ

미미 2022-01-11 15:03   좋아요 2 | URL
오!ㅋㅋㅋ 생각보다 많이들 갖고 계신가봐요~♡괭님도 기회되실때 꼭 읽어보세요! 스탈린의 실체를 좀더 알게되실거예요.좋은 문장도, 사연도 엄청많아요. 많이 울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