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읽었던 북웜시리즈에 비해 좀 지루했다. 그래도 이건 축약본이므로 민음사나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으로 언젠가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기대는 남았다. 이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꽤 험난한 일들을 경험했다. 알라딘 책소개에 따르면 저자인 마크 트웨인은 '문학에서의 링컨, 미국의 셰익스피어, 미국 근대 문학의 아버지'라 불린단다. 이런 평에 대해 정작 링컨과 셰익스피어가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잘 알려진 '마크 트웨인'은 필명이다. 본명은 새뮤얼 클레멘스라고 한다. 필명이 독자로써 익숙하기도하지만 작가들의 본명을 들어보면 필명이 훨 근사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나도 필명이 갖고 싶다. (그냥 필명만) 글도 없는데 필명만 있으면 뭐하나 싶지만. 내맘이지 뭐. 아무튼 '톰 소여의 모험'에도 배경으로 나오지만 미시시피강 인근에서 마트 트웨인은 실제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작가가 남북전쟁을 겪은 사람이니만큼(1835~1910) 소설(1876발표)의 풍경또한 올드한 느낌이다.
어릴때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폴리 이모와 살고 있는 톰은 말성꾸러기지만 영리한 소년이다. 이모가 상당한 영역의 페인트칠을 시켰는데 지나가던 친구를 꼬셔서 그 일이 무척 재밌고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는것 처럼 만들어 일을 떠넘긴다. 그것도 친구가 톰에게 간절히 부탁하다 갖고 있던 사과까지 몽땅 주어야 허락했으니 보통 내기가 아니다. 곧 소문이 나서 다른 친구들까지 모여들어 그들끼리 페인트칠을 하는 사이 톰은 멀찍이 앉아 잔뜩 늘어난 대가성(페인트칠의) 물품들을 챙기고 있다. 구슬이니 팽이니 먹거리도 있었겠지?
이미지출처:ORGANIKO
어린 나이에 톰은 적극적이기도 해서 여자친구도 사귀고 (이 여자아이가 예쁜지 아닌지는 읽지 않은 독자도 알것이다.-특정 책을 읽은 여파) 친구와 함께 밤에 돌아다니다가 살인현장을 목격하고 나중에 법정에서 증언도 한다. 살인자는 '인디언 조'라는 남자였는데 도주를 해버린다. 이후 질긴 인연탓인지 낡은 오두막에서 동료와 큰 돈을 만지게 되는 '인디언 조'를 마침 톰과 허크(허클베리핀)가 숨어서 목격한다. 그러곤 며칠 뒤 친구들과 동굴탐험에 나섰다가 과도한 모험심 탓에 너무 깊숙히 들어가 길을 잃는다. 동굴에 몇번 가봤지만 겁이많은 나는 어떻게 저렇게까지 깊이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며칠을 그 안에 갇혔던 톰은 '인디언 조'가 그곳에 돈을 숨긴걸 알게되어 나중에 허크와 함께 부자가된다.
마크 트웨인이 이 소설을 발표했을 때 우리나라는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맺었고 개항을 막 시작하던때였다. 개신교가 이때 들어왔고 일본인 거주지를 중심으로 공중목욕탕이 생겼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대한 비슷한 느낌의 소년,소녀가 겪는 일이라고 하면 내가 아는건 감자(1925), 소나기(1953), 동백꽃(1936) ,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48)정도인데, 톰 소여의 모험에 비하면 시기적으로 꽤 이후임에도 요즘말로 '순한맛'으로 느껴진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을 읽은 아이들은 진취적이고 (때로 사기도 치면서?)모험을 좋아할것 같다는 생각을했고 또 한편으로는 아직까지도 모험의 주체가 되기 힘든 여자아이들을 생각했다.
이미지출처:블로그 동문선,PASSEGGI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