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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 ㅣ 국수 시 그림책 1
함민복 지음, 이철형 그림 / 국수 / 2023년 1월
평점 :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강아지만 봐도 그냥 스쳐지나갈 수 없는..
특히나 책은 더욱 눈이 가고 손이 가는 것 같다.
아이에게 동물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싶은 마음에 강아지에 대한 그림책이 있으면 바로 집어들게 된다는...
함민복 시인의 시들이 꽤나 알려진 것 같은데... 시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다. (죄송합니다....)
표지부터 시작해서 그림들이 참 정겹고 마음이 간다.
함민복 시인의 시와 이철형 화가의 그림이 하나가 되어 시그림책으로 나왔다.
악수 / 함민복
하루 산책 걸렀다고 삐쳐
손 내밀어도 발 주지 않고 돌아앉는
길상이는 열네 살
잘 봐
나 이제 나무에게 악수하는 법 가르쳐주고
나무와 악수할 거야
토라져
길상이 집 곁에 있는
어린 단풍나무를 향해 돌아서는데
가르치다니!
단풍나무는 세상 모두와 악수를 나누고 싶어
이리 온몸에 손을 달고
바람과 달빛과 어둠과
격정의 빗방울과
꽃향기와
바싹 마른 손으로 젖은 손 눈보라와
이미
이미
악수를 나누고 있었으니
길상아 네 순한 눈빛이
내게 악수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었구나
강아지 이름이 길상이다. ㅎㅎ 길상이 하면 토지에서 서희가 "길상아~~~" 하고 부르는 칼칼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리고 산책 안나갔다고 삐지는 강아지라구? ㅋㅋ 강아지도 삐지나?
혹시 우리 루나도 산책 안나가는 날이면 삐지나? 하는 생각이 피식 웃음이 나면서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고...
평안하고 조용한 시골집 풍경과 단풍... 그리고 길상이가 만나는 자연의 여러가지 모습들... 바람과 별 그리고 빗방울과 눈...
그림만 봐도 평온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길상이처럼 자연에 내 손을 살짝 내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