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의 문

《투명인간》을 쓴 웰스의 단편소설.
벽의 문.
라이오넬 월러스라는 사람이 겪은 이야기.
살면서 7번의 마법의 문을 만난 사람.
5살정도때 처음 만난 문.
흰색 바탕에 초록문.
즐거웠던 기억들만으로 가득찼던 그 문 뒤.
하지만 월러스가 현실을 보게되면서 그 문을 빠져나온 후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만나게 되는 문들.
대학시험을 보러갈때
여자를 만날때
중요한 미팅을 하러갈때마다 나타나는 문들.
월러스는 이 문들을 열지 않고 지나칠때 마다 소위 출세. 성공의 길에 오른다.
아버지가 원하던 길이고 자신이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했던 길..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나타났던 문..
하지만 역시나 월러스는 그 문을 열지 않는다..
그런 월러스가 어느날 새 지하철 연장하기위해 파놓은 갱도에 일반인의 출입을 막기위한 널판지를 깔아놓은 웅덩이에서 발견된다.. 죽은 채..

문은 열기위해 만든다
문은 통하기 위해 만든다
하나의 문이 열리면 다른 문이 닫힌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월러스가 봤던 문은 무슨 문이었을까
왜 그문을 열지 않았을까
문이 나타났다는 것은 그가 가고 있는 그 길이 석연치 않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던것은 아닐까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을까
내가 문을 잘 열고 있을까
저 문을 열면 어떤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문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그 문은 알겠지..

아마 월러스는 스스로 문을 불러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의 소위 잘 나가는 이 길이 확고하고 분명해보이지만 내면 한 구석에 불안하고 의심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어
어서 저 문을 열어. 그럼 편해질 수 있어..
하지만 승승장구의 길을 걷고 있는 그에게 그 문은 일종의 확신일수도 있다
그래... 나 잘하고 있어.
이 길은 누구라도 부러워하는 길이다..

하지만 공허해지고 헛헛해지는 그 맘을 어떻게 달랠것인지...
만약 월러스에게 하나의 문이 아니라 여러개의 문이 나타났다면?


요즘 아이들은 하나의 문을 열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 문을 누가 만들었는지 왜 만들었는지 고민할 틈도 없이..
그 문을 열지 않은 아이들은 여러 이름을 붙여 그들만의 리그에서 떨쳐버리려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철문들..

우리 아이도 새로운 문을 열었다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길을 가다가 조금 다른 길을,. 우회하는 길을 선택했다.
엊그제 원서내고 오면서
오늘 1차 발표를 기다리면서
나름 긴장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고 그랬나보다.
이렇게 다른 아이들과 다른 길을 가도 되는건지.. 잘 하고 있는 건지.
친구들과 조금 많이 다른것이 어떤 결과를 미치게 될지.. 불안하고 걱정되었나보다

이미 열어버린 문이기에
한 발 딪어 닫지 못하게 걸어두고 있는 문이기에 잘 선택한 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했으면..

문은 여러개가 분명 있는데 눈에 보이는 문이 한 두개밖에 아닐 수도 있다
한번에 인생의 목표를 찾을 수도 있고
이문 저문 기웃거리다 평생 문 한번 못 열어보는 애돌도 있을것이다.

벽에 제발 문을 수십개 수백개의 문을 만들고 열어두어야지..
이 문이 아니면 다른 문을 열고 나갈수 있도록..
또 그 벽에도 문을 만들고 나가고
또 문을 만들고 나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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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1-24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퍼 ㅡ인거죠..?
낮선 곳에서 잠이들고 싶게 하는 그림 이랍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5-11-26 07:04   좋아요 1 | URL
호퍼를 좋아해요. 보고있음 음~~~ 그렇지 하게 되는 그림이랄까

[그장소] 2015-11-26 10:58   좋아요 0 | URL
알게된건 얼마안된 ㅡ그림톤이랄까 ㅡ
호퍼그림엔 ㅡ콩땜묻혀 반질반질 오래 손이가
색이 잘 먹은 우리 장판 ㅡ지 ㅡ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그냥 ㅡ툭 ㅡ하고 가슴에 들어와 버리는 그림요.

살리미 2015-11-25 0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연 새로운 문 앞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네요!!
설국열차를 보면 모두들 앞 칸으로만 가려고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옆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가잖아요. 벽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사실 문이었잖아요. 우리 애들에게 벽이 문에 되어 열리는 세상이 왔으면 정말 좋겠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11-26 07:03   좋아요 2 | URL
발상의 전환이죠. 하나의 문만 보게 해 놓고 왜 그렇게 사냐고 물어보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아이가 커갈수록 고민도 커집니다~ 해결해줄수 있는 고민들이 아니라... 배고픈다면 금방 해결해줄수 있는데 말이에요~~

yureka01 2015-11-25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퍼즐의 문.ㄷㄷㄷ

지금행복하자 2015-11-26 07:01   좋아요 2 | URL
잘 풀어야 하는데.. 그게 또 맘대로 되는게 아닌 영원히 닫히지 않는 문.
 

이 전쟁같은 비주얼..
달밤에 체조...
보름달이 뜰때 달보면 음기를 받아 잉태를 한다는데
현빈이랑 나는 쨈을 잉태하고 있다
하긴 오늘이 보름달도 아니네..

단내에 머리아파 사과쨈 완성한 현빈이한테 블루베리쨈 주걱 넘겨주고 .. 넉 다운..

애플타르트가 먹고싶다고.. 노래부르기 시작하고 있다눙...
나보고 어쩌라궁....

쨈은 만들어놓은 완성품은 정말 예쁜데 솔직히 만드는 과정의 비주얼은.. 결코 손이 가지 않는 비주얼..
사과잼은 씹다버린 사과찌꺼기같고..
블루베리도.. 쩝..

손 탓은 못하고 도구타령하고 비주얼타령만 ㅋㅋ

베이킹하고 거리가 먼 우리집은 더 한듯..ㅋㅋ
있는 도구라고는 이것저것해먹는 다용도 냄비와 설탕...그리고 나무 숫가락 ㅋㅋ

두번은 못 해먹을 듯 ㅋㅋ


다 만들어놓고 춘장과 칠리소스같다는 놈!!!
나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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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1-24 0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스트에 뜸뿍 발라 먹어도 좋을 거 같은데요.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11-24 07:28   좋아요 1 | URL
ㅋ 그렇지 않아도 야밤에 토스트해먹는다고 식빵 사러갔다가 다 팔렸다고 그냥 들어왔어요 ㅋㅋ
아침을 기약하겠다는데 7시 반인 지금도 꿈나라 헤매고 있네요 ㅎㅎ

서니데이 2015-11-24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괜찮아보이는데요^^

지금행복하자 2015-11-24 07:29   좋아요 1 | URL
그래요? 워낙 손이 곰손이라 뭘 예쁘게 못해요 ㅎㅎㅎ
그건 유전인가봐요 대강해서 대강먹는거 ㅋㅋ

인디언밥 2015-11-24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갑자기 출출하다... -_-; 이 시간에..

지금행복하자 2015-11-24 07:30   좋아요 0 | URL
에궁~ 어쩌나요~~ 출출함 해결은 하시고 주무셨나요~^^

해피북 2015-11-24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보기에 정말 먹음직 스럽습니다 ㅎ 집에 식빵이 있는데 콕 찍어먹고 싶어지네요 ㅋ 저도 오늘 도전을 해봐야겠어요^~^

지금행복하자 2015-11-24 22:04   좋아요 0 | URL
사과잼이 더 맛있어요. 씹히는 사과도 재미있구요~

hnine 2015-11-24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잼 만드셨군요. 저도 지난번에 사과잼 만들다가 또 그놈의 건망증때문에 잠깐 잊어버리고 너무 졸여지는 바람에 잼의 수준은 이미 넘어가버릴만큼 딱딱해져있더군요 ㅠㅠ 저는 또 음식을 쉽게 못버리는지라 아까워하다가 밀폐용기에 넣고 실온에 두고 고기 잴때, 반찬 만들때, 설탕 대신 넣으니 사과향이 함께 나서 좋더라고요. 잼으로는 못먹었지만요.
씹히는 식감을 위해 사과를 완전히 뭉개지않고 저렇게 일부러 덩어리 남게 만들기도 하는걸요.
현빈이는 춘장과 칠리소스도 아는군요 ^^

지금행복하자 2015-11-24 22:00   좋아요 0 | URL
먹는것에 관심이 많아 아는것도 많아요 ㅎㅎ
사과쨈이 좀 많이 달기는 하지만 맛있다면서 잘 먹어요 .. 씹히는 사과도 맛있다고요 ㅎㅎ

2015-11-24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4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집에 책꽂이에 차곡차곡 쌓여져있는 그림재료들..
파버 카스텔 색연필 - 자그만치 2단짜리.
연필들.
수채물감들..
사진찍는다고 다니기전에는 그리고 싶은 그림이 있어서 잠깐 그림을 배운적이 있다.
시간을 핑계로..
장소를 핑계로..
색연필과 스케치북. 파레트위엔 먼지만 쌓여있고
나는 대리만족일까 인터넷만 돌아다닌다.
주말이 잡혀 전시회를 거의 못보는 관계로.. .
넷상만 뒤적뒤적..

오늘 발견한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
Cath Riley
연필로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Flesh 라는 주제의 그림들..
팽팽한 피부와 주름 잡힌 손들..
피사체를 확대하여 일부만을 보여주는 기법은 좋아하는 스탈이다.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충분히 에로틱해 보일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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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11-23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광고같기도 한데요 ㅋㄷ

지금행복하자 2015-11-23 07:19   좋아요 0 | URL
다이어트쪽은 상상도 못 했어요 ㅋㅋ
늘씬한 다리들이 나와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어요 ㅋㅋ

samadhi(眞我) 2015-11-23 07:24   좋아요 0 | URL
허릿살 뱃살 꼬집는 다이어트 광고 사진 있잖아요 어쩌다 그런 사진 나오면 남편이 저를 치어다 보며 씨익 웃어요. ㅠㅠ
초점을 빗나간 얘긴 줄 알면서 늘 딴 생각하는 저답게 딴소리 해봤어요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11-23 08:03   좋아요 0 | URL
ㅋㅋ 맞아요 ㅋㅋ ㅋㅋ 지방잡아주는 거 ㅋㅋㅋ

hnine 2015-11-23 0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다시 만나는군요.
얼마전에 전시회 다녀온적 있거든요.
<극사실주의>라고 했던데 그림이라기 보다 거의 사진이었어요.

지금행복하자 2015-11-23 08:08   좋아요 1 | URL
어떻게 보면 사진보다 더 정밀하다고 할수 있죠.. 카메라도 못 잡는 것을 극사실주의에서는 사람이 그려넣으니까요.. 최근에 유행하는 사조인가봐요~
 

벽과 문

천양희


이 세상에 옛 벽은 없지요.
열리면 문이고 닫히면 벽이 되는
오늘이 있을 뿐이지요.
새로울 것 없는 이 사실잊
사실은 문제지요.
닫아 걸고 살기는 열어놓고 살기보다
한결 더 강력한 벽이기 때문이지요

벽만이 벽이 아니라
때로는 결별도 벽이 되고
절벽 또한 벽이지요
절망이 철벽같을때
새벽조차 새 벽이 될 때도 없지 않지요
세상에 벽이 많다고 다
낭비벽이 되는 건 아닐 테지요
벽에도 등을 대고 물끄러미 구름을 쳐다보면
벽처럼 든든한 빽도 없고
허공처럼 큰 문은 없을 듯 하지요.
이 세상 최고의 일은 벽에다 문을 내는 것*

자 그럼 열쇠 열고 들어갑니다
벽엔들 문을 못 열까
문엔들 벽이 없을까

* 인도의 선각자 비노바 바베의 말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따뜻한 파스텔 색이 그림속의 사람들을.. 그리고 그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더 외롭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애 써도 현대사회는 외로울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잘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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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1-2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한참 보게 되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11-20 18:41   좋아요 0 | URL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시선을 잡아두는 힘이 있어요. 보고 있으면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스멀스멀 올라와요

서니데이 2015-11-2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행복하자님, 요즘 좋은 그림 많이 올려주셔서, 잘 보고 있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5-11-20 18:42   좋아요 1 | URL
전시회를 자주 못가서 온라인상으로라도 이렇게 보고 있어요~^^

해피북 2015-11-2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행복하자님......토닥토닥~~♡♡

지금행복하자 2015-11-20 18:43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가을이라 그런지.. 마음 한켠에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아요..

후애(厚愛) 2015-11-2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려주시는 사진들 잘 보고 있어요.^^
사진들이 정말 멋지고 참 좋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5-11-20 19:48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좋은 주말 되세요~ ^^

cyrus 2015-11-20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외로움을 가장 실감 있게 그린 화가를 꼽으라면 에드워드 호퍼라고 말하고 싶어요. ^^

지금행복하자 2015-11-21 09:48   좋아요 0 | URL
동의해요~ 보고 있으면 외로워져요~~
 



정호승


나는 이제 벽을 부수지 않는다
따스하게 어루만질 뿐이다
벽이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어루만지다가
마냥 조용히 웃을 뿐이다
웃다가 벽 속으로 걸어갈 뿐이다
벽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봄눈 내리는 보리밭길을 걸을 수 있고
섬과 섬 사이로 작은 배들이 고요히 떠가는
봄바다를 한없이 바라볼 수 있다

나는 한때 벽 속에는 벽만 있는 줄 알았다
나는 한때 벽 속의 벽까지 부수려고 망치를 들었다
망치로 벽을 내리칠 때마다 오히려 내가
벽이 되었다
나와 함께 망치로 벽을 내리치던 벗들도
결국 벽이 되었다
부술수록 더욱 부서지지 않는
벽은 결국 벽으로 만들어진 벽이었다

나는 이제 벽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벽을 타고 오르는 꽃이 될 뿐이다
내리칠수록 벽이 되던 주먹을 펴
따스하게 벽을 쓰다듬을 뿐이다
벽이 빵이 될 때까지 쓰다듬다가
물 한잔에 빵 한조각을 먹을 뿐이다
그 빵을 들고 거리에 나가
배고픈 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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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5-11-20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요즘 시에 관심이 좀 가는데 감사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1-20 18:40   좋아요 0 | URL
저도 시는 잘 몰라요. 생각나는 대로 찾아보는 거죵 ㅎ

yureka01 2015-11-2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벽인 쌓고,
어디선가 벽을 허물고..^^..

지금행복하자 2015-11-20 18:38   좋아요 0 | URL
분명 벽이 필요하기는 한데... 불통을 위한 벽은 좀 그렇죠~~
벽을 쌓아도 문을 좀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어요. 하나만 만들어 놓아 지금이 된것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