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가게 글월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가 먼저 알아본 한국 소설!

이 타이틀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87년 전통 이탈리아 출판사 Garzanti 소설 편집장이 이렇게 평했다고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희망이란 늘 예기치 못한 곳에서 자라고 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편지가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고 치유할 수 있는지 상기시켜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편지보다는 메시지가 익숙한 우리들에게 '편지'의 가치를 일러줄 이 소설.

저도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자 합니다.

서로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각자가 진실한 이야기를 담기에

충분한 답장이 이루어지는 곳.

편지 가게 글월이 소설로 재탄생합니다.

편지 가게 글월



"어떡하니. 네 언니가 사기를 당했다." - page 13

유치원 때부터 영리함으로 가족의 자랑이었던 언니 효민이 가족의 돈을 맡기고 사기를 당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집 안의 기둥이다 뭐다 하고 키웠으면서. 지금 봐! 엄마는 이렇게 다쳤는데, 언니는 똥만 싸지르고 도망갔잖아!" - page 15

집이 어려워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효영.

설상가상으로 엄마가 다쳐 병원 신세를 지면서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접게 되었습니다.

자기 작품에 대한 확신이 휘발되었기에...

언니도 효영의 영화도 방향을 잃어버렸던 그때.

언니의 편지가 집으로 오기 시작했습니다.

봉투에는 언제나 '효영에게'라는 글씨가 적힌 채...

짧게는 2주에 한 번, 길게는 한 달에 한 번.

언니의 편지봉투를 한 번도 열어 보지 않았지만 언니의 다섯 번째 편지를 발견했을 때, 효영은 가출을 결심합니다.

"어떡하겠어.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잖아요." - page 19

아이러니하게도 딱히 갈 곳이 없던 효영은 대학 동기 선호가 운영 중인 편지 가게 '글월'에 가게 되었고 이곳의 점원이 됩니다.

손님들이 편지를 적어 가는 모습과 그들이 새롭게 맞이하는 이야기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언니에 대해 그리고 효영 자신에 대해 한 걸음씩 성장하는 순간들을 맞이하게 되는데...

펜 끝으로 드디어 진심을 다해 하고 싶은 말이 고였다. 편지로만 말해야 할 것 같은,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천천히 편지지 위로 떠올랐다. 이번엔 늦지 않게 답장을 보낼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효영은 다음 문장을 적었다. - page 392

1초면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시대에 사는 우리.

편지란 무엇일까...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을 생각하며 어떤 말을 써내려갈지 고민하고

그 진심을 펜으로 채워나가며

편지를 보내고 받을 때까지 시간들...

'마음'을 전달하는 편지를 지금은 이모티콘으로 즉흥적인 감정 표현으로 인해 따뜻하고 위로되는 말을 주고받는 것이 어색해진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분이 나서 씩씩거리며 글씨를 적다가도 이쯤 쓰니 또 마음이 퍽 풀립니다.

편지라는 게 그래요. 아무리 화가 나도 막 쏘아붙일 수가 없어요.

이 손가락이 분통 난 마음보다 늘 느리거든요. - page 101

많은 편지들 중에서 '덤벙대는'과 '성격이 급한', '그리움이 많은'에 동그라미를 한 편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이페이 익스체인지>라는 영화에 대한 그리움.

편지봉투에 있는 키워드 중 '그리움이 많은'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가더라구요. 저는 그리움이 많은 사람이에요. 물건에도 쉽게 정을 쌓고 흘러간 시간도 자주 꺼내 봅니다. 가만히 앉아서 편지를 쓰는 것도 저에게는 그리운 영역 중 하나예요. 어느 순간부터는 컴퓨터와 핸드폰으로 손글씨가 많이 대체된 것 같아서요.

그래서 지금 여기, 글월에 가만히 앉아 건너편에 앉은 친구의 종이가 쓱싹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모르는 이에게 제 이야기를 적어보는 순간이 참 좋아요.

아마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그리워질 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 편지를 통해

어쩌면 '많이 그립다.'라는 말은 '많이 행복했다.'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글월에서 편지를 쓰던 날의 기억이 훗날 그리움으로 남는다면, 그 시간이 그만큼 포근하고 아름다웠던 것이리라. - page 280

'그립다'는 말이 '행복했다'라니...

순간 저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었습니다.

'글월'은 실제 서울 연희동과 성수점에서 운영 중인, 실존하는 편지 가게라 하였습니다.

이곳은 모르는 이와 한 통의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가 있는데 편지라는 매개를 통해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본연의 진실함과 선함을 꺼내어 상대와 자신에게 더 큰 감동을 주는...

그렇게 서로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위로하고 공감하며 감동을 주고 있었습니다.

저도 언젠간 글월에 가서 편지 한 통을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어릴 적엔 예쁜 편지지만 보면 사서 편지도 곧잘 쓰곤 했었는데...

이제는 무언가를 '쓴다'는 행위 자체가 어색한 거 보면...

변한 내가 씁쓸한 건지......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몽실몽실 피어났습니다.

이 마음 잃지 않기 위해 조만간 예쁜 편지지와 펜을 장만해야겠습니다.

벌써 『편지 가게 글월 2』 도 진행 중이라 하였습니다.

그 편지가 저에게 닿을 때까지...

저도 온 마음을 다해 기다려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 애호가들이 뽑은 진정한 '인생 소설'

이 소설은 제 주위에서도 추천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익히 알고는 있었고 읽겠다고 했었고...

잊혔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마주하게 된 이 소설.

1965년 출간 당시 문단과 평단의 호평에도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긴 세월 동안 잊혔다고 하였습니다.

어멋!

잊혔다는 점에서 뭔가 통했다는...

그러다 가치를 아는 작가들이나 교수들만 어렵게 구해 이 책을 읽었었고 50년의 세월이 지나 세계 곳곳의 많은 사람들에게 뜨겁게 읽혔다고 하니...

드디어 가치를 밝히는 이 소설.

음...

읽기도 전에 왠지 쉽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저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슬픔과 고독을 견디며

오늘도 자신만의 길을 걷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스토너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언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노장교수들에게 스토너의 이름은 그들을 기다리는 종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일깨워주지 않고 동질감을 느낄 구석도 전혀 없는 단순한 이름에 불과할 뿐이다. - page 8 ~ 9

스토너는 1891년 미주리 주 중부 분빌 마을 근처의 작은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열아홉 살에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게 됩니다.

"정말로 제가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그가 물었다. 반쯤은 아니라는 대답을 바라는 듯한 말투였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 page 12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선택했던 길.

그런데 영문학개론 수업에서 접한 셰익스피어의 일흔세 번째 소네트가 그의 인생을 온통 바꾸어놓게 됩니다.

고향에 돌아가는 대신 대학에 남아 영문학도의 길을 선택하게 된 스토너.

박사과정 동료 데이비드 매스터스와 고든 핀치 두 명과 친하게 지내게 됩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힘들 거야." 매스터스가 말했다. "여기 남아 있으면."

"나도 아네." 스토너가 말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스토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스터스가 히죽 웃더니 여느 때처럼 짓궂게 말했다. "자네는 확실히 마르고 굶주린 사람처럼 보여. 인생이 끝장났군." - page 56

그의 친구 두 사람은 참전하게 되고 매스터스는 전사하고 핀치는 학교로 돌아와 스토너의 평생 친구로 지내게 됩니다.

어느 날 핀치가 개최한 사교모임에서 이디스라는 여성에 첫눈에 반하게 되고 결혼하게 되지만 신혼여행 직후 서로가 어울리지 않음을, 이 결혼은 실패작임을 깨닫게 됩니다.

개인의 삶에 집중하며 살아가다 3년 만에 그레이스를 낳게 되었지만 이디스가 그레이스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그는 끝내 딸과는 가까워질 수 없게 됩니다.

학교에서도 청강을 요구하던 박사과정 워커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그의 불성실한 태도에 박사과정에서 탈락시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동료 교수 로맥스 교수에게 들어가게 되고 부학장인 그가 스토너에게 불이익을 주게 됩니다.

그 이유는 워커라는 학생이 다리가 불편했었는데 이는 마치 척추 골절 장애가 있는 로맥스 교수에게는 자신을 향한 것처럼 느낀 것이기에 그는 마지막까지도 스토너의 연구를 방해하고 앞길을 막습니다.

정년퇴임을 앞둔 그.

육체적 고통으로 병원에 간 스토너는 자신이 대장암 말기임을 알게 되고 퇴임을 받아들이며 수술을 하게 되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거의 평생 동안 무심한 교사였음을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 page 387 ~ 388

그는 책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그 책은 그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책장을 펄럭펄럭 넘기며 짜릿함을 느꼈다. 마치 책장이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짜릿한 느낌은 손가락을 타고 올라와 그의 살과 뼈를 훑었다. 그는 그것을 어렴풋이 의식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그를 가둬주기를, 공포와 비슷한 그 옛날의 설렘이 그를 지금 이 자리에 고정시켜주기를 기다렸다. 창밖을 지나가는 햇빛이 책장을 비췄기 때문에 그는 그곳에 쓰인 글자들을 볼 수 없었다.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자 책이 고요히 정지한 그의 몸 위를 천천히, 그러다가 점점 빨리 움직여서 방의 침묵 속으로 떨어졌다. - page 392

그야말로 슬픔과 고독을 견디며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스토너.

그의 삶은 큰 희로애락이 없었지만 그래서 더 우리의 모습과 같았고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고 먹먹했던...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그가 건넨 질문

넌 무엇을 기대했나?

이 물음 앞에 난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왜 많은 이들에게 인생 소설이었는지 알 수 있었던 소설.

저도 한 번으로 그칠 것 같지 않은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라제빵소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지 과학 선생님이자 추리소설 작가이며,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대표적인 장르문학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자영' 작가.

이번에 첫 힐링소설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특히나 국내 최대 오디오북 '윌라'에 선공개되어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는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소설.

기대되었습니다.

고단한 삶에 위로를 전하는 향긋한 빵 한 조각

추리소설 쓰는 과학 선생님

윤자영 작가의 힐링소설

라라제빵소



이름은 안창석, 국가 공인 제빵 명장, 한때는 제빵 신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빵업계의 시기와 음모, 본인의 교만으로 추락하여 지금은 그 명예가 사라지고 폐인 생활 중입니다.

불현듯 자신에게 제빵을 가르친 스승을 만나보고 싶어 작은 가방을 메고 강화도로 향하게 됩니다.

"스승님께서는 잘 계실까?"

읍내에서 15분 거리의 시골에 있는 제빵소.

떠날 때는 스승님의 이름을 딴 '신달제빵소'였는데, 간판이 '라라제빵소'로 바뀌어있었습니다.

주인이 바뀐 것일까...?

"계십니까?"

스승님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창석.

그러던 어느 날 뭔가 방 안에서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창을 보자 아직 어두운 깊은 밤인데 제빵소로 통하는 곳에 불이 커져 있었습니다.

"이놈아! 빵은 화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저게 뭐냐?"

혹시 꿈을 꾸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빵틀로 맞은 머리에서는 통증이 전해졌고 스승님은 평소 일어날 힘도 없으면서 어느새 힘든 일을 척척해내며 창석에게 빵을 만들라고 합니다.

"이놈아, 손이 안 움직이면 어떠냐? 그 손으로도 만들 수 있는 빵이 있지 않느냐."

...

"스승님, 저는 앞으로 어떤 빵을 만들어야 할까요?"

"사람을 살리는 빵을 만들거라." - page 57 ~ 58

그러고는 이것이 스승에게 듣는 제빵의 마지막 수업이 되었습니다.

스승님이 작고한 뒤 목표 없이 살던 그는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사람 살리는 빵을 만들라고 했어요. 난 사람 살리는 빵을 만들 거예요."

"그게 어떤 빵인데?"

나도 아직 사람 살리는 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단팥빵을 만든 것이다.

"몰라요. 일단 옛날처럼 빵을 만드는 거예요." - page 91

하지만 스승님의 손녀 손라라가 나타났고 갈 곳 없던 그는 손라라에게 빵을 가르쳐 주겠다는 제안을 건넵니다.

과연 스승 안창석과 제자 손라라는 사람을 살리는 빵을 만들 수 있을까?

읽으면서도 갓 구운 빵 냄새가 콧가를 간질였습니다.

은은한 참나무 향과 솔향에 깊은 단맛 끝에 떫은맛을 내는 단팥빵...

기본에 충실했던 그의 빵에 그동안 화려한 빵에만 치중했던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함 뒤에 감춰진 쓸쓸함에...

기본의 단단함에 저도 재정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단팥빵으로 신 씨 아저씨를 살렸고,

고로케로 김세원 제빵사를 살렸고,

실연의 슬픔에 빠진 라라도 살리고,

김포댁 아주머니도 살렸는데...

또다시 그를 망치려는 제빵 명장 1호이자 그의 스승이었던 심명진.

'라라제빵소' 옆에 명심당을 오픈하는데...

"심명진 제빵 명장님, 그래도 빵을 가르쳐준 스승이니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고얀 놈. 네까짓 게 무슨..."

"들어보세요. 지금 당신은 제가 파멸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수에도 안 맞는 빵집을 빚으로 차리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1호 제빵 명장의 모습으로 빵집을 포장하고 있죠. 그리고 가게 제빵사들에게 막 대하는 것, 모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겁니다. 나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파멸에 이를 거라고요."

나는 나의 손목을 걷어 심명진에게 보여주었다. - page 223

온갖 훼방에도 진실은 통하는 법.

결국 사람을 위한 진짜 제빵으로 이들은 성장해갑니다.

"빵으로 마음속 깊은 곳의 슬픔을 위로할 수 있잖아."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던 윤자영 작가님.

다음 작품 역시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시태그 체코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유럽의 보석 '체코'.

저에게 체코는 <프라하의 연인> 드라마로 알게 되면서 배낭여행으로 갔었습니다.

그때 마주했던 프라하는...

드라마의 이미지도 있었고 너무 아름다웠던 도시였기에 언젠간 다시 가겠다는 기약 없는 다짐도 했었는데...

이번에 책으로나마 그 도시를 거닐어보고자 합니다.

해시태그 체코



유럽 대륙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동유럽.

그중에서도 '체코'는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나라입니다.



이곳을 꼭 가야 하는 이유는

중세 문화를 품은 이국적인 정취와 로맨틱한 풍경을 선사하기에

세계 최고의 맥주(필스너 우르켈, 부드바르, 스타로프라멘을 체코 3대 필스너 맥주)와 와인을 맛볼 수 있기에

특히나 저렴한 물가로 여행자의 부담을 줄여주기에

접근성은 물론이고 가성비가 우수한 매력적인 나라였습니다.

수차례에 걸쳐 오스트리아, 독일, 소련 등의 외세로부터 침략과 지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옛 건축과 문화유산이 그대로 남아 있는 체코는 전쟁에서 질 것 같으면 바로 항복을 해서 문화재를 보존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때에도 폴란드의 바르샤바는 나치 독일에 저항하다가 도시가 대부분 파괴되고 폐허가 되었지만 프라하는 구시가지에 있는 시계탑 부근을 제외하고는 파손되지 않았다고 하니 선조들이 문화재를 잘 유지해온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혔고 덕분에 그 매력을 저희도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

체코 사람들은 프라하를 '도시의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도시'라고 부를 정도로 프라하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습니다.

고풍스러운 성, 우아한 디자인의 다리, 수백 개의 교회 첨탑 등 동화책에서나 보던 모습을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는 이곳.

도시가 그리 크지 않기에 2일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나 체코 현대사에서 아주 중요한 1968년 '프라하의 봄', 1989년 '비로드 혁명' 등 역사상 대 사건의 무대가 된 '바츨라프 광장'.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의 지배로 오랜 기간을 공산주의 국가로 힘들게 산 체코.

그동안 자유를 위해 저항하는 독립운동을 지속했는데 인류 역사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의 현장이 보존된 이곳에 가게 되면 소련의 압제에 항거하여 분신자살한 '얀 팔라흐'를 기리는 십자가가 자갈길 밑에 묻혀 있는 목재 십자가를 찾아봄은 어떨지.

프라하가 보헤미아 지방을 대표한다면 올로모우츠는 모라비아 지방을 대표하는 도시입니다.

체코의 도시 규모로는 6번째이지만 프라하에 이어 체코에서 2번째로 많은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올로모우츠'.

호르니 광장에서 여행이 시작되는데 여기서도 프라하의 천문시계 앞과 비슷하게도 광장 중심에 있는 시청사 벽에 설치된 시계 장치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몰려든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6개의 분수와 카이사르 분수였는데...

1650년대 스웨덴 군대가 체코 땅을 떠났을 때, 그들이 올로모우츠를 폐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도시를 재건하면서 고대에 모티프를 두고 역사적 묘사를 담은 6개의 바로크 분수를 만들었다고 하니 이 분수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였습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예술인 체코.

예술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이곳으로의 여행을 추천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 변화 가득한 오늘을 살아내는 자연 생태의 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에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하루가 고달픕니다.

끊임없는 변화, 매일이 도전의 연속...

긴장과 불안, 스트레스 가득한 하루를 살아가기에 때론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으로 떠나고 싶다고.

하지만!

이건 착각이라 하였습니다.

자연 역시도 매일 극적으로 변하고,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고 마침내 '진화'한다는데...

순간 한 대 맞은 듯하였습니다.

우리의 고정관념 속에 있던 자연이 아닌 그 본모습을 바라보려 합니다.

긴장과 불안, 스트레스 가득한 하루를 살아가는

도시의 우리들에게

숨 쉬며 살아가는 모든 생물이 전하는 다정한 위로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저자 '마들렌 치게'는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베를린을 떠나 프랑크푸르트로 갔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도시토끼를 연구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단 4년 만에 그는 의욕과 젊은 패기를 모두 소진했다고 합니다.

야생토끼가 프랑크푸르트 녹지에서 만족스럽게 우적우적 풀을 씹는 모습만 봐도 좌절과 부러움과 분노가 치밀었다는 겁니다.

야생토끼는 저렇게 여기서 행복하게 잘 지내는데, 도대체 왜 나는 그러지 못할까?

역설적이게도 조용한 시골과 달리 도시에서 넘쳐나는 토끼를 보며

인간에게는 스트레스 가득한 도시가 왜 토끼에게는 만족스러운 서식지가 된 걸까?

토끼들은 도시를 '선택'한 걸까?

그들의 생태를 살피기로 결심합니다.

가설을 세우며 알아본 결과

먹이와 집터가 부족하고 포식자의 위협마저 도사리는 시골에서는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서 토끼들이 도시에 매력을 느낀 게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토끼에게 더 나은 삶을 알려준 길잡이였다는 뜻이다! - page 21

스트레스가 삶의 길잡이라고?

대개 우리는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스트레스는 나쁘다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

스트레스는 몸을 숨기고 호시탐탐 우리를 노린다

처럼 이 시대의 희생양으로 설명되었었는데 저자는 이제껏 스트레스를 둘러싼 여러 가정이 이미 구시대적이고 심지어 틀렸다며, 이제는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여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는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는 이정표다!

스트레스 없는 환경은 없으며,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과 미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다양한 위기와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저마다의 기발한 '스트레스 반응'이 있다는 것을.

횡단보도 앞의 야생토끼, 가뭄을 기억하는 개나리새, 나무와 친구가 되는 곰팡이, 숲속의 잠자는 곰벌레 등 자연의 모든 생물은 스트레스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삶의 경계경보로 삼아 환경에 반응해 자신을 바꾸고, 위기를 뛰어넘고, 마침내 진화한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도 생태계의 다른 존재들처럼, 스트레스를 현실을 알려주는 지표로 참고하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 나은 '다음 상태'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핵심은 바로 '스트레스 반응'이었습니다.

앞서 야생토끼에서 보듯

매가 야생토끼를 공격한다면 이때 토끼의 스트레스 요인은 매다. 매는 토끼의 적합성을 순식간에 무너트릴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토끼는 매를 피해 안전한 굴로 달아난다. 이런 도주가 바로 토끼의 스트레스 반응이다. 이 반응이 토끼의 생명을 살리고 적합성도 높인다. - page 36 ~ 37

자신과 적합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반응,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 반응이었고 이는 저마다 환경에 '적응'해 나가게끔 하였습니다.

단세포생물, 곰팡이, 식물, 우리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사는 동안 더위, 추위, 병원체 등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된다. 스트레스 요인에 대처하는 반응으로, 적합성을 완전히 또는 적어도 일부나마 회복하기 위한 반작용이 유기체에서 일어난다. 이 반작용이 스트레스 반응이다.

스트레스 반응이 스트레스 요인에 성공적으로 맞설 때마다 이제 유기체는 이전의 유기체가 아니다. 경험을 하나 더 쌓았고 거기서 뭔가를 배웠다. 스트레스 반응으로 등장해서 스트레스 요인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모든 새로운 특성이 '적응'이다. - page 147

모든 종은 저마다의 요구에 대응하여 자신을 바꾸거나 환경을 바꾸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들이 어우러져 생태계의 조화가 만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에게 행복감을 선사하는 장소를 어떻게 찾아낼까?

그냥 시도해면 된다고,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스트레스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삶이 어디로 흐르든, 언제나 뭔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수행 능력도 줄곧 내외적 스트레스 요인 때문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방금 닦은 유리창에 새똥이 떨어지면 화가 치밀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은 언제든지 걸레로 창문을 다시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마음이 편안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에 잘 대처하고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전제 조건인 것 같다. 그래야 삶이 계속된다. - page 287

부정적 스트레스를 긍정적 스트레스로.

스트레스를 영민하게 이겨내 자신의 삶을 나아가는 것은 어떨지.

저도 이제부터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스트레스가 아닌 긍정적인 스트레스 반응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되기에, 나는 행복하기로 했다."

는 볼테르의 말처럼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