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 서울 이야기 - 우리가 몰랐던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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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태어난 곳이자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

나 역시도 지금까지 자라면서 서울이 많이 변화해왔는데...

그 옛날부터 파고들자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까...?!

여기

그동안 따분하게 배워왔던 정치사나 왕조 중심의 조선으로만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도시 한양의 진짜 얼굴을

골목과 사람들 사이에서 찾아내

'진짜' 서울 이야기

를 전해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옛날 옛적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

정치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궁궐이 아닌 골목에서, 왕이 아닌 백성들에게서

조선시대 서울의 '진짜' 모습을 읽다

옛적 서울 이야기


서울, 아니 한양 지도가 첫 장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낯설지만 익숙한 듯한 모습...

그냥 지도 한 장이었지만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1부에서는 '조선의 서울, 한양'으로

도시의 구조, 경제 명소, 위기와 같은 큰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2부에서는 '한양의 사람, 삶의 이야기'로

역사책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노비, 무당, 군인, 상인, 여성 등의 시선을 따라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추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2부의 이야기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난하고 궁핍했던 조선시대.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조선 사람들은 소고기 마니아였고

조선은 한 해 40만 마리의 소를 도축하는

'소고기 왕국'

이었다는 것을 아셨나요?!

그 이유는 솟값이 너무 저렴해서 소고기를 자주, 그리고 많이 먹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숯불에 굽거나 국을 끓여 먹는 게 보편적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설하멱적(현대 숯불구이와 흡사함), 수육, 육면(고기를 가늘게 썰어 밀가루·메밀가루를 입힌 뒤 삶아 국수처럼 먹는 요리), 분탕(밀가루를 풀어 끓인 맑은 소고기 장국), 서여탕, 삼하탕, 황탕, 양숙 등 다양한 요리법이 있다고 합니다.

내심 부러웠던......

서울의 인구 과밀화는 현재의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조선 후기에도 심각한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었는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관료가 아닌 일반 백성들도 생계를 위해 서울에 올라와 살기 시작해, 경강과 도성 주위에 사람들이 집중되었습니다.

여기에 양란 이후, 서울을 방어하는 군영인 삼군문이 창설되고 병사들을 지방민에서 충원하면서 서울의 인구확장을 부채질하게 되면서

면적은 한정돼 있고 인구밀도는 높아져 땅값이 폭등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

임차 제도인 '세입'이 탄생하게 되니...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릴 적 비디오를 보면 '호환마마' 얘기가 나오곤 했었는데

여기서의 '호환'이 조선 시대에는 호랑이가 사람들을 위협하는 일이 잦아, 호환이 큰 근심거리였다고 하였습니다.

한양이 지형적으로 내사산과 외사산에 둘러싸여 있어 야생의 호랑이가 서식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었고,

특히 조선 후기에 한양의 호환은 기승을 부리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17세기 소빙하기가 도래하면서 전대미문의 대기근이 덮치고 전염병마저 유행해 대량의 아사자와 병사자가 생기고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우역이 야생동물에게로 퍼지면서 호랑이 먹이가 급감해 호랑이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조선 조정은 군·민은 물론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백성을 대상으로 악호 한 마리 포획하면

벼슬이 없는 무과 급제자는 지방의 군관에 임명하고

천민을 포함한 일반인들에게는 면포 20필을 하사하였습니다.

포상 강화와 중앙군영의 지속적 착호활동 등으로 그 많던 호랑이도 줄어들기 시작했고

일제감정기 해수 구제 명분으로 진행된 대규모 남획과 3년간 한반도를 초토화한 한국전쟁으로

이제 한반도에서 호랑이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우리의 야생 호랑이...

그의 포효가 그립기만 하였습니다.

모두 가난했지만 다산을 미덕으로 여겼던 조선시대.

영아 사망률이 높기도 했지만 조상의 생명이 후손의 몸을 통해 대대로 이어진다는 유교적 인식에 따라 자녀는 많이 가져야 복이 있다는 다산관념이 지배하였었습니다.

자식, 그중에서도 아들이 다행히 살아남았다면 양반가에서는 아들이 문과에 급제해 입신양명하기를 소원했었고

다산 정약용도 자식을 위해 헌신하였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유사 이래 가장 잘살게 되었는데 그와 동시에 인구가 가장 빨리 감소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가족의 미래이자 국가의 미래이기에...

안타깝고도 씁쓸한 현실이었습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도 10년을 못 넘기고, 3대 가는 천석꾼 부자 없다'

정자(태화정)와 연못까지 갖춘 대저택의 능성 구씨 종가는 '북촌갑제(북촌에서 제일가는 집)'로 불렸지만 조선말 구씨들이 권력에서 멀어지고 가세가 기울면서 정든 터전을 처분해야 했고

남촌의 명문가 동래 정씨들은 회현동(우리은행 본점)에 터를 잡았지만 현재는 서편 도로 중앙에 수령 500년 이상의 은행나무 2그루와 우리은행 본점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문벌들은 벼슬을 독차지했지만 그들의 대저택은 후손이 몰락하며 처분되거나 개발돼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다. 반면 중앙 정계에서 소외된 향촌의 사대부들은 오히려 오늘날까지도 종가를 보존한 가문이 허다하니 세상사 모를 일이다. - page 229 ~ 231

매장이 유일한 장례 방식이던 조선시대.

한양은 무덤의 도시나 다름없었습니다.

되도록 주택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여겨지지만 인구가 많고 좁은 땅 서울은

도시 빈민들이 묘지를 터전으로 삼았고, 빈민촌과 뒤섞인 묘터는 다시 주택과 아파트 단지로 바뀌게 됩니다.

그 의미가...

오늘날 서울 시민의 상당수는 과거 묘지였던 곳에서 살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게 무슨 의미인가. 한가한 시간이 오면 망우리를 찾아 묘지를 베개 삼아 낮잠이나 잘까. - page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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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사 여행 -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 이야기
레베스 에메세 지음, 그렐라 알렉산드라 그림, 김지율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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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지친 요즘.

마냥 시원한 집에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찾다가 알게 된 이 책.

책을 보니...!

일러스트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아이도 이 책을 보더니 흥미가 생기나 봅니다

오붓이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

저도 설렘 가득 안고 떠나보려 합니다.

동굴 벽화부터 다 빈치, 인상파, 바우하우스

잭슬 폴록, 앤디 워홀, 거리의 예술가 뱅크시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25명의 위대한 예술 탐험

세계 미술사 여행

책은

저명한 미술사학자 '레베스 에메세'와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렐라 알렉산드라'가 함께 협업해

알타미라 동국 벽화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인상파 화가들, 피카소와 잭슨 폴록, 앤디 워홀, 그리고 거리의 예술사 뱅크시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25인의 위대한 예술

에 대해

두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 맞아. 궁금하다면, 옛날에는 어디서 어떻게 작품이 탄생했는지 보여줄게. 우리 함께 과거로 여행을 떠나 보자! 잘 살펴봐.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시대에 따라 예술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이 쓰던 물건이나 악기, 키우던 동물, 또 그들이 무엇으로 불을 밝혔는지도 알 수 있어. 각 그림 속에서 세 가지 작은 실수도 찾아볼 수 있어! 출발할 준비됐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그림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였습니다.)

선사시대 '동굴 벽화'로부터

예술이 단순한 장식을 넘어 인간의 감정, 믿음, 생각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임

을 알려주었고

고대 로마의 '모자이크'는 원래 공중목욕탕에 사용되었는데 이유는 벽화와 달리, 수증기에도 변색되지 않고 오래 보존될 수 있어서

였고 오랜 세월을 견디며 지금까지도 모자이크 예술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미술은 점점 다양한 기법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중에 '목판화'를 꼽아보려 합니다.

르네상스 시대 그림을 나무판에 새겨 '목판화'로 인쇄하는 기법을 사용한 '알브레히트 뒤러'

그는 판화 기법을 이용해, 세밀한 선과 명암 표현만으로도 회화처럼 정교한 작품을 만든 '그래픽 아트'를 발전시켰는데

덕분에

그래픽 아트가 단순한 복제 기술이 아니라, 독창적인 예술

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아시아의 일본으로 넘어가

평생 약 3만 점의 작품을 남긴 '색채 목판화'의 거장 '가쓰시카 호쿠사이'

서양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먼저 벚나무 판자에 그림을 새겨

그림의 선 부분을 남겨두고 나머지를 파내

판에 잉크를 묻힌 뒤 종이를 올리고 둥근 막대기로 눌러서 인쇄를

뒤러가 사용했던 프레스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직접 찍어냈습니다.

또한

색깔별로 다른 판을 만들어 겹겹이 인쇄하면서 완성하는 방식 '다색 목판화' 기법을 발전시킴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서양 예술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또다시 시간은 흘러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납니다.

총성이 울려 퍼지고...

- 다다이즘은 전통적인 예술을 거부한 운동이었어. 다다이즘 운동에 속한 슈비터스 같은 예술가들은 기존의 '고급 예술'에 실망했고, 전쟁이 벌어진 세상을 보며 인간이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어. 그래서 전통을 완전히 거부하고, 세상의 혼란을 예술로 표현하려 했지. 그들은 심지어 운동의 이름조차 우연에 맡겼어! 사전을 펼쳐서, 눈을 감고 아무 단어나 찍었는데, 그 단어가 바로 'DADA(다다)였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였던 그들은 의도적으로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창작하면서

다다이스트들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창의력이 예술적 상상력을 해방시킨다

고 믿었다고 합니다.

다다이스트들 중 한 명인 '쿠르트 슈비터스'는 단순한 작업 공간인 작업실에 버려진 나무, 금속, 종이 같은 재활용 재료를 모아 벽을 세우고, 기둥을 만들고, 다양한 사물을 덧붙이며 마치 거대한 식물이 자라나듯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변모시켰는데...

그들이 살았던 시대가 창작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려주는 대목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루이즈 부르주아'

프리다 칼로처럼, 그녀에게 창작은

자기 치유의 과정

이기도 했으며 삶에서 겪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데...

그녀의 거미 조각상이 전한 의미가 인상적입니다.

- 거미는 그녀에게 하나의 특별한 상징이야. 부르주아의 예술에서 거미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 어머니의 보살핌과 보호를 상징하지. 그녀는 거미를 친근한 동물이라고 생각했어. 예를 들어, 거미는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잡아먹잖아. 부르주아는 거미를 무척 좋아해서, 희귀한 거미를 찾아 먼 정글까지 여행을 떠나기도 했어.

- 가장 큰 작품은 높이가 15미터나 돼! 그 아래 서 있으면, 마치 거미가 뱅에 알을 품고서 우리를 보호하는 것처럼 느껴질 거야. 어머니의 강인함과 보호 본능을 나타내는 거지.

어머니를 상징하는 은유이자 자화상이었던 '거미'

제 감정을 동요시켰습니다.

그 시대에 예술가들의 감정이나 생각, 메시지를 엿볼 수 있었던

'소통의 창구'

였던 작품들.

이제는 그 의미가 확장된 현대 미술을 바라보며 앞으로 채워질 미술사는 어떨지 기대를 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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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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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더니즘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의식의 흐름 기법을 고안한 선구자

그리고 영국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평가되는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많은 작품들을 익히 들어봤기에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드는데...

'행복'이라는 단어에 솔깃하였고

그녀의 자전적 회고와 함께 그가 문학 속에서 풀어낸 정원, 풍경, 자연에 대한 섬세한 정서를 엮은 산문집

이라는 점에서

보다 그녀에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삶과 정원이 교차하는,

그 찬란한 순간들 속에 저도 한 번 빠져보고자 합니다.

행복에서 기인한 기억의 미학,

말하지 못한 감정의 잔향을 맡는 순간

모두의 행복



책은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은 유년 시절

세인트 아이브스의 여름 별장에서 자연과 접촉하며 세계를 인식한 울프는 첫 기억을 중심으로 문학의 정서적 뿌리를 형성하게 됩니다.

2장은 평생 가장 애정을 가졌던 집, 몽크스 하우스를 중심으로

후기 대표작 대다수를 썼으며 이곳의 정원은 존재의 리듬을 되찾게 해준 시적 성소가 됩니다.

3장은 울프가 태어난 도시 런던에 관한 장면들로

켄싱턴 가든스의 벚꽃, 보도 위로 흐르는 인파, 도심의 그림자와 빛이 울프에게 삶의 역설과 사유의 전환점을 안겨줍니다.

4장은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올랜도』 『파도』 등 문학 속 풍경들로

자연은 정서적 장면이 되고 풍경은 인물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자 감정을 담는 그릇이 됩니다.


마지막 5장은 유럽 각지를 여행한 울프의 여정으로

낯선 공간에서 자신을 더욱 또렷이 인식하며, 제 언어의 결로 여행자의 경험을 채우게 됩니다.

이렇게 그녀를 따라 정원과 자연, 문학, 여행의 발자취를 거닐다 보니

나의 감정도 그녀처럼 섬세해짐을 느끼게 되고

모든 존재의 흐름 속

나의 존재에 대해

행복에 대해

저도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창밖에 보이는 조경을 바라보며

사유해 봅니다.


책 속에서 인상적인 이야기를 꼽자면...


울려 퍼지던 포탄 소리와 불에 타버린 건초 더미 등 전쟁의 기척으로 불안함 속에서도

자연 속에서, 빛으로부터 '행복'을 찾는 그녀의 태도는

왜 그녀의 문학이 우리에게 긴 울림을 주었는지 알 수 있었던 대목들이었습니다.

그녀의 정원이

문장들이 되어

우리에게 은근히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젠 그녀의 작품들을 읽으며 그녀가 만들어낸 빛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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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심리학 - 일 년, 열두 달 마음의 달력
신고은 지음 / 현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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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 년 열두 달을 심리학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닌 모두가 겪을 문제들이, 또 그 달에 맞아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새해가 되면 목표를 세우는 것도

여름엔 분노지수가 높아지는 것

가을이면 우울함이 찾아오고

한 해가 끝날 무렵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허무함...

과연 열두 달을 잘 보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책장을 펼쳐 읽어보았습니다.

"시간은 선생이 되어 매 순간 가르침을 준다.

우리는 시간의 성실한 학생이 되면 그만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재미있고 유용한 제철 심리학

이달의 심리학



시기마다 유독 반복되며 찾아오는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늘 1월이 되면 살아온 방식을 고민하고 새롭게 정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고

3월에는 지내는 환경을 바꾸며 봄맞이를 하고 싶어지고

4월이 되면 봄의 무기력증에 시달리며

6월은 초여름에 접어들며 잠시 충전이 필요해지고

8월 한여름에는 더위와 비례하는 내 안의 화와 싸우고

10월에는 올해가 다 가고 있다는 예감과 함께 우울함을 느끼며

12월이 되면 한 해가 끝났다는 이상한 안도감과 어수선함 속에서 다시 1월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그래서 저자는 일 년, 열두 달을 좇으며 순간을 살아가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어떤 고민은 심리학 이론으로

어떤 결정은 실험 결과로

어떤 궁금증은 자신이 내린 사유의 결론으로

총 12개의 챕터로

한 달이 끝날 때마다 그 달의 마음사전과 할 일을 덧붙이며

우리에게 작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사례들이었기에 더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마음사전'과 '할 일'

이 있어 그것만 기억하더라도 우리가 그 달을 살아가는데 많은 힘이 되리라 생각되었습니다.

4월의 주인 '벚꽃'.

우리가 벚꽃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름다움 그 자체도 큰 이유지만, 더 큰 이유는 '짧은 수명'에 있다고 합니다.

벚꽃이 가진 '희소함'

이로부터 의미를 확장하여 매력적인 사람으로 이어졌는데...

하지만 난 아닌데...

아들러가 말한 대로 열등감에 사로잡히면 콤플렉스가 되지만 열등감을 활용하면 성장의 원동력으로 쓸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열등감이 있다. 휩쓸릴지 활용할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x에 +를 겹치면 *이 되듯이, 열등감에 용기를 더하면 별처럼 빛나는 사람이 된다. 상처에 용기를 더하면 매력적인 존재가 된다. 비밀이 나를 꾸며줄 때,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 - page 70

*이 된다는 말이 참 예쁘게도 다가왔습니다.

나다운 특별함은 무엇일까...

새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들어 제 인생이 벅차다는 느낌을 종종 받곤 합니다.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그 해답을 8월에서 찾았는데...

인생에는 언제나 파도가 밀려온다. 피할 수 없고 거스를 수도 없다. 그러나 파도에 몸을 맡기면 즐길 수 있다. 서퍼는 파도가 거세지길 기다린다. 서핑을 배우면 파도는 재앙이 아닌 기쁨이기 때문이다. - page 161

우리를 다치게 하는 건 문제 그 자체가 아닌, 그것을 이끄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마음가짐이 방향을 잃고 나를 해칠 때, 그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기에

파도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나를 위험에 처하게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 것이 필요함을

마음을 다잡아보도록 애써보려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월이 되면

'처서 매직'이라는 말이 있다.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도 처서만 지나면 한풀 꺾인다는 뜻이다. 마치 마법처럼. 더위는 서서히 식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떠난다. 어제는 여름이었는데 갑자기 가을이 되어버린다. 인생의 여름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그때 그랬지! 하며 과거가 되어 있다. 죽을 것 같던 순간이 지금과는 뚝 떨어진 세상이 된다. 그리고 다른 세상에 온 우리는, 그 시기를 지나온 우리는 제법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다. - page 186 ~ 187

이 또한 지나가리...

이 사실을 기억하며...

저자는 <나가는 말>에서

열두 달이라는 시간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열두 달은 반복된다. 그리고 또 반복된다. 그동안 구석구석 변화는 일어난다. 올해 변화하지 못한 구석은 내년에 또 변화하고, 계속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 변화된 구석이 여전한 구석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멈추지 않는 한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시간은 언제나 우리 편이다. - page 336 ~ 337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지만, 우리를 두고 가지도 않음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고

결국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것

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뿌리를 내리고 단단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한 발자국씩이라도 나아가 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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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몽골 - 고비사막, 타왕복드, 홉스골, 사진작가 시즈닝그라피의 몽골 여행
차은서 지음, 김창규 사진 / 푸른향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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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몽골'로의 여행?!

사실 저는 관심도 없었고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티비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몽골 여행을 보고는

와~!

'광활하다'라는 의미를 몸소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순식간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여기저기에서 '몽골여행'과 관련된 상품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곳으로의 여행을 바란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리고 여기

몽골의 대자연과 사람에 매료되어서 일곱 번의 몽골 여행을 떠난,

아니 앞으로도 현재진행형인 이가 있었으니

사진작가 '차은서'

무엇이 그녀를 그곳으로 이끄는지

저도 한 번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고비사막과 홉스골, 만년설로 덮인 타왕복드

마지막 유목민 차탕족, 그리고 겨울 몽골

대자연이 주는 감동, 선한 몽골 사람들이 주는 위로와 힐링


그럼에도 몽골


우리나라에서 불과 세 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나라

여름에는 밤하늘을 수놓은 끝없는 은하수를 만날 수 있고

겨울이면 영하 50도에도 얼지 않는 북유럽 풍경 뺨치는 강이 있으며

사말과 제주도 일곱 배 크기의 호수를 동시에 품고 있는

'몽골'은 우리가 매체를 통해 접하는 모습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내가 느끼고 사랑에 빠진 몽골의 진짜 매력'

을 느끼고

수박 겉 핥기 식 몽골 여행이 아닌

'진짜 몽골'

을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같이 떠나볼까요?!


우선 떠나기 전 체크해야 할 것이 있었으니


10가지 중 6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몽골 여행을 다시 고려해 보는 것도 좋겠지만 모든 여행이 그렇듯 상황에 따라 해결책은 존재하는 법!

그러니 '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몽골로의 여행을 시작해 볼까!


역시나 순탄치 않은 여행임은 확실했습니다.

하루에 7~8시간씩 이동하는 것은 기본이고 차량 고장으로 길 한복판에 갇히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골여행이 매력적인 건

'예측할 수 없음이 주는 즐거움'

때문이었습니다.


고비사막을 향해 갔지만 쉬이 길을 내어주지 않았던 몽골.


몽골은 계획이 틀어질 때마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 후에 따라오는 보상은 확실했다. - page 75


그래서 가게 된 '푸른색 온천'이라는 뜻을 가진 청헤르.

'굳이 몽골에서 온천을 가고 싶지 않다'라고 했지만 막상 오고 나니 이곳이 천국이로세~


"길이 유실된 덕분에 이곳에 올 수 있었어. 이건 행운이야."


몽골도 기후 변화로

사막이었던 곳에 풀이 자라있었고

보기 드문 폭우가 쏟아지곤 하였습니다.

비로 인해 길이 유실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실망...

원망스러움......

그럼에도 자연은 다른 선물을 선사하였습니다.

바로 '밤하늘'을!


"수고했어, 오늘도."

누군가의 말처럼, 오늘 하루를 위로하듯 은하수가 머리 위로 펼쳐져 있었다. 저 멀리 산봉우리에서 시작된 빛의 흐름은, 만월의 고비에서 마주했던 은하수보다도 크고 선명했다. 어느새 피곤함은 씻은 듯 사라졌고, 다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밤하늘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만약 길이 유실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순간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여행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은 곧, 새로운 길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니까. - page 120


이것이야말로 몽골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처럼 매일이 다채로운 순간들로 가득한데, 어떻게 몽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불편함은 순간일 뿐, 그뒤로는 온전히 행복으로 채워질 일만 남는다. 순탄치 않은 몽골의 하루였지만, 그 덕분에 놓칠 뻔한 순간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고, 잠시나마 내 삶을 되돌아볼 여유까지 선물 받았다. - page 163


광활한 대자연이 선사할 수 있는...

나는 그저 지구 속 한 톨의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로부터 오는 위안이...


대자연이 주는 감동뿐만 아니라 '몽골 사람들이 주는 따뜻한 마음'도 한몫을 하였습니다.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임에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이들.

아롤과 수태차(우유에 홍차나 녹차, 소금을 넣고 끓인 몽골 전통차)를 내어주는 그들에게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것도 몽골의 문화야. 손님이 찾아오면 집을 내어주고, 자신들은 차에서 자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뭐? 그럼 우리 때문에 저 사람들이 차에서 잔다는 거야?"

충격이었다. 몽골 사람들은 손님을 맞이하고 정성을 다해 챙겨주면, 그 복이 그대로 본인들에게 돌아온다고 믿는다고 했다. - page 215


무엇보다 저에겐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겨울의 몽골은 어떨까.

꽁꽁 얼어붙은 홉스골 호수 위로 푸르공이 달리고

영하 30도의 혹한에 뜨거운 물을 공중에 뿌리면 물이 하얗게 얼어붙는 기현상을 볼 수 있는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유목민들이 가축들에게 따뜻한 천을 둘러주는 모습

서로가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해 주었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매력 때문에 마치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연어처럼 몽골행 비행기표를 예약한다고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이 책을 읽고 나서 '몽골'의 매력에 빠져 열심히 검색을 하는...!


어디에서도 쉬이 할 수 없는 경험이었고

그래서 새로운 느낌을 얻었습니다.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리는 '푸르공'

예상치 못하는 순간들

또 다른 행복

그리고 사람들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몽골...

그래서 몽골임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써보며 다시 현실로 돌아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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