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돌이 > 나의 재출판 소망 1호 - 어느새 나왔다.
우리집 서가의 그 많은 책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꼽는 책.



김봉렬씨의 <한국 건축 이야기 시리즈>3권이다.
이 책을 만난건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꽤 오래전이었는데 답사준비한다고 자료집을 만들어야했었다. 나의 얄팍한 지식으로 하기에는 답사의 규모나 오는 사람들의 수준이 만만치가 않아서 서점에 앉아 이 책 저책 온갖 책을 다 뒤지고 사들일때였다. 그런 때 우연히 발견한 책. 처음엔 건축가가 쓴 책이니 그냥 건축에 대한 실용적 지식 몇가지가 아쉬워 사들인 책이었다. 하지만 읽어가는 내내 그의 전통 건축과 역사와 인간에 대한 탁월한 지식과 깊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흥미진진한 소설을 보는 것도 아닌데 이 책만큼 나를 건축의 세계로 몰입케 한 책이 없었으니....
그 이후 시리즈가 계속 언제 나오는가를 끊임없이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면서 기다리다가 출간만 되면 낼름 낼름 사모았던 책이다. 이후의 시리즈 역시 나의 기대를 전혀 배신하지 않았다. 모든 글이 고른 수준을 보인다. 근데 언젠가부터 이 좋은 책이 품절이 되더니 절판이 되어 나를 안타깝게 하였으니..... 원래 절판된 책에 대해 그렇게 미련을 갖지 않는 성격의 내가 유일하게 안타까워하며 재출간 되었으면 했던 그런책.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 책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의 다른 리뷰라도 있나 싶어 검색을 해봤던 건데 세상에 다시 개정판이 나온거다. 나는 이미 갖고 있으나 다른 사람들이 제발 많이 보고 많이 사줬으면 하는 책이니 개정판이 나온게 내 책이 나온것처럼 반갑기 그지없다.
책의 내용이야 목차를 쭉 훑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 진가는 책소개에 나온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흥분에 차서 책 얘기를 좀더 해보고 싶다.
책의 내용은 사실 만만한 내용은 아니다. 건축물 하나에서 전통건축의 조형원리와 그 속에 내포된 옛 사람들과 그 시대의 정신세계, 그리고 그곳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사상. 또한 시대에 대한 역사적 해석까지 아우르고 있으니 내용이 만만할 리가 없다. 만약에 한국미술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다면 읽는데 꽤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개정판에는 건축에 대한 기본 지식을 따로 다루어서 보탰다고 하니 다행이다.) 하지만 하나의 건축을 바라볼때 단순히 그 건축의 미적 측면만을 보거나 또는 역사적 의의만을 다루거나 하는건 결국 일면밖에 못보는 것일수 밖에 없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집이든 사찰이든 그곳은 사람이 살았던 곳이기에.... 사람이 사는곳으로서의 집을 이토록 정교하고 훌륭하게 묘사한 책을 나는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없다. 건축학도인 저자의 글솜씨도 왠만한 인문학도 저리 가라의 수준을 자랑한다.
지금도 이 책은 내 서가에서 시시때때로 뽑혀지는 책이다. 어떤 지역을 갈때 그 지역의 건축물 중에서 이 책에 해당하는 건축물이 있다면 꼭 다시 줄쳐가며 읽고 또 읽고 가는 책이다.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국 미술에 대해 관심이 있을것. 그리고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수준에서는 좀 벗어나고 싶은분. 한국 건축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만나고 싶은 분 등이다.
<답사여행의 길잡이>시리즈에서 실용적인 기본 지식을 찾고, 그 다음에 이 책에서 해당하는 곳의 부분을 찾아 줄쳐가며 읽는다면 아마 만나는 곳의 건축들이 새롭게 보이지 않을까?
아참!! 근데 가격이 장난 아니다. 뭐 내가 살때도 장난 아닌 가격이었지만 아마 나는 그 두 배를 달래도 주고 샀을거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적 없음.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 이벤트 진행중이다. 한권을 사면 권당 2,000원 할인 쿠폰. 시리즈 3권을 같이 사면 10,000원의 할인쿠폰이 주어진다. 나라면 시리즈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