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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우주를 보여준 날 ㅣ 크레용 그림책 34
에바 에릭손 그림, 울프 스타르크 글,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저녁 무렵, 아빠가 아이에게 우주를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우주가 어디 있는데요?" "아주아주 멀리 있지." 아빠와 아이는 손을 꼭 잡고 우주를 보기 위해 걸어 간다. 슈퍼마켓(슈퍼마켓에 들어가 껌한통을 샀다), 공원을 지나서, 철물점을 지나고, 생선가게도 지나고, 졸졸 흐르는 도랑을 아빠가 아이를 안아주어 건너고, 아이와 아빠가 도착한 곳은 들판 한 가운데.
"여기가 우주예요?" 아빠가 웃으며 고개를 끄떡 아무래도 전에 와본곳 같다. 멍멍이랑 산책나왔던 그풀밭... 부자는 말없이 껌을 씹었다. "우주가 보이니?'" 돌위의 달팽이도 보이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보리도 보이고, 엉겅퀴라는 이름의 꽃도, 작은 웅덩이안의 아빠도 이 모든게 우주인가봐"
아빠는 우주를 볼려면 하늘을 보라고 하신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아빠는 손가락으로 별을 가리키면서 작은개자리, 쌍둥이자리, 토끼자리, 황소자리, 큰개자리 등의 별자리 이름을 가르쳐 준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빠는 아이의 손을 꼭 쥐며 말한다. "우주를 느끼기엔 아직 네가 어린지도 모르겠구나." "아빠는 네가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난 오늘 아빠가 보여준 우주를 영원히 기억할거예요."
우주의 광활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아름다운 밤하늘의 풍경이 파스텔과 색연필로 그려졌다. 아빠가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것은 아이가 본 돌위의 달팽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보리, 꽃, 작은 웅덩이 하늘 등등 이 모든 것과 인간이 함께 세상에 포함하고 광활하게 모든 만물들이 우주속에 존재한다는 깨달음..
세상은 무지무지 넓고 인간은 너무나 작다는 깨달음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아름다운 밤 산책을 그린 따뜻하고 이쁜 그림책이다.
"아빠는 네가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난 오늘 아빠가 보여준 우주를 영원히 기억할거예요."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마음과 말인 것 같다. 나도 우리아이에게 오랫동안 기억할만한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고 (아름다운 말들을 아름다운 책을 아름다운 노래를 아름다운 풍경을.... 등등) 싶다.
이책을 읽어주면서 나도 아이에게 무엇을 이야기해주며 살았는지를 생각해보았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아이에게 이야기 해주고자 하는 책이란 생각이든다.
오늘 밤 아이에게 나도 우주가 아니더라도 많은 소재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