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포부르 생 페르, <환상백과사전>, 1953년-12쪽
투쟁을 하면서 나는 사람들이 자유의 이름으로 하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별난 권리를 옹호하면 할수록, 그들은 점점 무언가의 노예가 되어갔다. 부모의 욕망의 노예, 타인과 ‘여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결혼생활의 노예, 체중계의 노예, 정치체계의 노예, 금방 포기하게 될 무수한 결심들의 노예였다. 그들은 ‘아니’라고도 ‘지나간 일’이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노예였으며,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해야 하는 주말의 노예였다. 풍요로움의 노예, 풍요로움의 겉치레의 노예, 풍요로움의 겉치레의 겉치레의 노예.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 그게 더 가치 있는 삶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렇게 살기로 결심한 삶의 노예. 그들의 낮과 밤은 그렇게 이어지고, 서로 닮아갔다.-24쪽
최근에 깨달은 게 하나 있어. 진정한 친구는 좋은 일이 생겼을 대 우리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지. 그들은 우리를 지지해주고 우리의 승리를 함께 기뻐해줘. 반면 가짜 친구들은 우리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있을 때 굳은 얼굴로 나타나 안타까움과 연대감을 느끼는 듯 행동하지. 하지만 실은 자신들의 불행한 삶에 대한 마음의 위로를 얻으려고 우리의 고통을 이용하려는 거야.-94쪽
‘누군가와 관례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대화에요. 하지만 이젠 아무도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않아요. 마주 앉아 자기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 말이에요. 사람들은 극장에 가고, 영화관에 가고, 텔레비전을 보고, 라디오를 듣고, 책을 읽죠. 하지만 대화는 거의 하지 않아요.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전사들이 모닥불 주위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시대로 돌아가야 해요.’ -197쪽
에스테르는 사람들이 왜 슬퍼하는지 묻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오.’ 노인이 대답합니다. ‘그들은 그들 개인이 역사에 갇힌 죄수들이기 때문이오. 사람들은 생의 목표가 하나의 계획을 좇는 거라고 믿고 있소. 그 계획이 자기 스스로 세운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만든 건지 반문해보지도 않고 말이오.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 경험, 추억, 사건들, 생각들이 쌓여가는데, 그것은 어느 순간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 그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고 말지요.’-273쪽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네가 우리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너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네가 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우리에게 도전하지 마라. 그러면 행복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을 늘 명심해라. 그리고 절대로 우리의 말을 비웃지 마라.-374쪽
나 자신을 비우자, 바람이 들어와 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소리와, 한 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사람들을 보내주었다. 나 개인의 과거사에서 해방되자, 예전의 열정이 되돌아왔다. 아코모다도르를 파괴하자, 동료를 출복하는 스텝의 유목민이나 주술사처럼 다른 사람들을 축복할 줄 아는 한 남자의 모습이 내 안에서 발견되었다. 나는 내가 훨씬 더 잘 해내리라는 것을,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능력이 내게 있음을 깨달았다. 세월은 오직 혼자서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없는 자들의 발목만을 잡을 뿐이다.-436쪽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의 작은 축복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것만이 고통에서 벗어나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사랑은 아무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 질병이다. 그병에 걸린 사람은 나으려고 애쓰지 않으며, 사랑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치유되기를 바라지 않은다-4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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