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2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이 힘들어 그 순간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미리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시간이 갑자기 찾아온다면 어떻게 될까. 미리 이별을 준비하는 일이 많지 않기에 갑자기 떠나면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무겁지 않을까. 우리에게 죽음을 정리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조금은 무서운듯한 이름을 가진 식당이 있다. <구미호 식당>은 누가 하는 곳이며 왜 이런 이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 왕도영. 도영이는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 그리 슬프지 않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엄마가 다른 형과 할머니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도 슬퍼할 사람이 없어 미련이 없다. 하지만 구미호 서호의 제안으로 세상에 남게 된 49일. 처음 본 아저씨의 설득으로 함께 49일 동안 부자지간으로 살게 된다. 그들이 다시 돌아와 사는 곳이 구미호 식당이다. 아지씨는 무슨 이유로 돌아오고 싶었던 것일까.

 

 

다시 돌아왔지만 구미호 식당 밖을 나갈 수는 없다. 그렇기에 살아 있을 때 만났던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만날 수 없다. 49일 동안은 이전의 모습이 아니라 전혀 다른 얼굴이라 아는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그들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아저씨는 누군가를 찾으려고 애쓴다. 아저씨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도영이는 찾고 싶은 사람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어서인지 그런 아저씨가 이해되지 않는다.

 

누구나 잃고 나서 소중함을 알게 되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다. 항상 옆에 있을 거라 생각해서일까. 주변의 있는 사람들에게 가끔은 마음과 다르게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여 상처를 준다. 도영이는 늘 자신을 미워했다고 생각했던 형과 할머니를 마주하게 된다. 죽은 뒤에 알게 되는 서로의 마음, 책을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그런 마음을 서로 표현했으면 이런 슬픈 일들은 벌이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못해 남아있던 49일의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남은 사람들은 상처를 갖게 된다, 떠나는 사람들은 그 상처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죽은 이들이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었다.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들과의 시간들이다. 이제는 그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줄어가고 있다. 주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나나 킹 우리 아이 마음 성장 그림책 4
탁소 지음 / 꼬마싱긋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전작들을 흥미롭게 봐서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항상 미소 짓게 만듭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주는 작가의 이야기라 이번 작품도 즐거운 마음으로 만납니다.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원숭이가 위태로워 보이지 않고 즐거운 표정을 보니 함께 미소를 짓게 됩니다. 머리에 쓴 바나나 왕관도 멋져 보입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집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의 마음을 누구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내 곁에 아무도 없다면 걱정과 두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꼬마 원숭이의 표정을 보면 걱정이나 두려움보다는 엄마, 아빠와 숨바꼭질하는 것처럼 즐거워 보입니다. 어쩌면 어디에 계실지 짐작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꼬마 원숭이의 이야기처럼 '바나나 숲'에 계신 걸까요. 꼬마 원숭이를 따라 우리들도 엄마, 아빠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처음으로 만난 새들은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소풍을 갑니다. 파닥파닥 헤엄치며 노는 물고기들에게 바나나 숲이 어디인지 묻지만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왠지 바나나 숲으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엄마, 아빠를 찾아 떠나는 길에 만나는 다양한 동물들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동물들의 특징과 어울리는 의성어, 의태어를 보면서 아이들과 말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파닥파닥, 알록달록, 펄쩍펄쩍, 주춤주춤, 어기뚱어기뚱 등 다양한 표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들이라도 동물들의 특징을 생각해서인지 몸이나 소리로 표현을 합니다. 이런 표현들을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며 책을 봅니다.

 

꼬마 원숭이의 표정을 주의 깊게 보는 아이들. 즐거운 표정으로 바나나 숲으로 가는 꼬마 원숭이가 마주하는 상황에 따라 표정의 변화가 있습니다. 어떤 일들 때문에 표정의 변화가 생기는지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답니다. 꼬마 원숭이의 표정에 따라 우리의 마음도 움직입니다.

 

눈에 띄는 색상들이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 넣습니다.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게 만듭니다. 이야기가 끝난 후 마지막 장을 넘기고 만나는 거미들의 대화도 눈여겨보게 됩니다. 곳곳에 재미있는 상황들이 있어 집중하며 보게 만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걱정이 너무 많아 김영진 그림책 12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걱정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가끔은 걱정이 걱정을 낳을 때가 있습니다. 꼬리를 물듯 하지 않아도 될 걱정까지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쉽게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해 오히려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별일이 아닐 수 있는 일이 나에게는 큰 걱정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일어나지 않을 일이나 하지 않아도 될 걱정으로 시간과 감정을 소비하는 일이 많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아이들에게도 걱정은 있습니다. 

 

 

<걱정이 너무 많아>에서는 걱정이 많은 그린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체육 시간에 바지에 구멍이 난 것을 친구들이 모두 알게 되고 휴대폰을 잃어버려 엄마, 아빠에게 꾸중을 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바지에 구멍이 났는지 자꾸 확인을 하고 휴대폰을 또 잃어버릴까 걱정입니다. 이것 외에도 걱정이 자꾸 늘어갑니다. 걱정이 많으니 잠을 잘 못 자고 나쁜 꿈까지 꿉니다. 그린이가 자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도 걱정을 하게 됩니다. 그린이의 걱정을 어떻게 하면 떨쳐버릴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아 잠을 잘 못 자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라고 아빠가 말씀하시니 별일 아닌 걸 걱정하고 있는 자신이 또 걱정이 됩니다.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만 갑니다. 그린이의 늘어나는 걱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을 하다가 결국 그린이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걱정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린이는 할머니가 알려주신 방법을 통해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될까요.

 

"누구에게나 걱정은 있단다. 할머니도 걱정이 많지. 그런데 오래가지 않아." - p.14

 

 

그린이의 할머니 말씀처럼 누구에게나 걱정은 있습니다. 시간이 해결해주거나 생각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걱정도 있습니다. 걱정이 오히려 생각을 방해하게 됩니다. 할머니가 알려주신 방법으로 그린이가 자신의 걱정을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자신이 가진 걱정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이 가진 걱정으로 또다른 걱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걱정을 하나씩 해결해가며 아이들의 마음도 조금씩 자라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형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5
박예분 지음, 김태란 그림 / 책고래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년 6월 25일은 전쟁이 발발한지 70년이 되었습니다. 지금 세대들에게는 6·25가 역사 속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되지만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전쟁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진 아픔을 갖고 있으며 아직까지 생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 한국전쟁은 큰 아픔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 아픔은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자라고 있는 건 아닐까요.

 

 

"넌 참 좋겠다. 형이 있어서."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듣는 영석이는 형이 있어 너무 좋습니다. 열두 살이 많은 형은 든든한 존재입니다.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싼다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 할까봐 다른 가족들이 모르게 이불을 널어줍니다. 받아쓰기에서 20점을 맞아도 혼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글을 가르쳐주는 친절한 선생님의 역할도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라고 썰매까지 만들어주는 형은 영석이에게 마법사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입니다, 보통 형제자매들은 가끔 가족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싸우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 속에서 만나는 영석이의 형은 부모처럼 늘 동생을 돌봐줍니다.

 

늘 자신의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형이 멀리 떠납니다. 영석이는 형이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동생을 잘 돌봐주라는 이야기를 하고 떠납니다. 그 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네 살 어린 동생을 형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돌봐줍니다. 형이 집을 비운 사이 동생 순덕이도 태어납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형은 소식이 없습니다. 도대체 형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나중에야 형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간 것을 알았습니다, 전쟁으로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가족들. 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형에게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전쟁 때문에 헤어진 가족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들에게 있어 이념보다는 가족, 이웃들과 주어진 삶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누구도 바라던 전쟁이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더 큰 아픔을 느낍니다. 아직도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있기에 단순히 역사 속 하나의 사건으로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헤아리는 시간이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한 배신 스토리콜렉터 84
로렌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의 아픔을 가늠할 수 있을까. 일상을 함게 보내던 사람이 어느 순간 사라진다면 평범한 일상을 맞이하기 힘들지 않을까, 특히, 한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혼자 그 일상을 보내는 것이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남은 사람들은 일상을 버텨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힘든 순간에 누군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힘이 되지 않을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이 될 것이다. 자신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이며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다면 어떤 마음일까. 그 마음을 가늠할 수 있을까. 책을 보는 내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믿었던 누군가의 배신으로 인한 아픔을 고스란히 느껴야해서 힘든 시간을 맞이한다.

 

 

강렬한 첫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자신이 칼에 찔려 병원에 있고 아들 제이미가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테스.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군인지 알고 있는 듯하다. 테스가 말한 것처럼 제이미의 실종과 셸리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제이미의 생일 이튿날에 시작한 이야기는 제이미 생일 55일 전부터 테스가 어떻게 병원에 오게 되었는지,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제이미의 실종과 셸리가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테스의 피해망상인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알려준다.

 

제발 생각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사건을 따라간다. 남편을 잃은 테스의 모습은 처절하다. 제이미를 돌보기에 힘든 상황이다. 아직도 남편과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말과 행동을 하며 약을 복용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렇게 힘들 때 찾아온 사별 전문 상담사 셸리는 테스에게 큰 힘이 된다. 엄마와 오빠 샘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기도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말할 수 있는 상대만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우리들도 테스가 셸리를 의지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기에 테스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들도 셸리를 믿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그녀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힘들어하는 시간을 공유한다. 어떻게 그녀는 병실에서 있게 되었으며 아들 제이미의 행방을 궁금하게 만들면서 시작한 이야기는 끝까지 긴장감을 갖게 한다. 추리소설을 읽을 때 범인이 누구인지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즐기는데 이 책은 사건보다는 테스라는 인물의 감정에 더 몰입하면서 보게 된다. 힘든 현실을 누구나 마주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며 이겨내면 좋겠지만 간혹 혼자 힘으로 버텨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 힘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마음이 있기에 테스가 마주한 시간들은 더 힘들고 보는 우리들도 아픈건 아닐까.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이라 결과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 반전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