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 -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저학년) 신나는 책읽기 39
김유 지음, 오정택 그림 / 창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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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도 난 괜찮아~!

 

 

이 책을 읽고 나서 '작가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이 동화책의 작가도 주인공인 '구구'처럼 일곱 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고아'라고 불렸다고 한다. 작은 동네 안에서 금세 소문이 퍼졌고 어른들이 수군거릴수록 아이들은 덩달아 짓궂게 굴었다고 한다. 그때의 작가는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이고 다녔던 여린 아이였을 뿐이었다. 작가 자신도 그 당시에 구구처럼 씩씩한 아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직 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일곱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버린 주인공 구구처럼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긍정적으로 밝고 씩씩하게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 나도 작가처럼 의기소침하게 우울한 아이가 되었을 것이다. 고아라도 세상을 즐겁게 살 수 있는데, 현재 우리의 사회가 '고아'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배추머리 구구는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슬프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가 자유를 찾아 떠나 즐겁게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구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구구는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다고 도리어 마을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이 부분을 보면서 그래도 이 마을은 이웃 간의 정이 살아있는 멋진 곳이라고 생각했다. 요새는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서로 알기 힘든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런 구구에게 어떤 아저씨가 나타난다. 그는 구구 아버지의 사촌 형님의 오촌 당숙의 팔촌 동생 되는 사람으로 구구와 함께 지내고 싶다고 하였다. 키가 크고 나비 넥타이를 맨 그가 누구일까 궁금했다. 구구는 그 사람이 키다리 아져씨처럼 여겨져서 따라가기로 마음 먹는다. 그는 집 바깥벽에 긴 나무 사다리가 놓여 있는 버려진 집에서 살고 있었다. 구구는 나무 사다리를 통해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밤하늘의 별들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었다. 게다가 키다리 아저씨는 자신이 쓴 시로 멋진 노래도 불러주었다.

 

어느 날, '외로운 이웃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구구는 스니커즈 회사 사장의 후원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들도 사귀게 되는데, 그들과 사다리 페인트 칠도 하고, 마법의 알사탕도 만들고, 왕따를 당한는 떡진머리에게 무서운 아빠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스니커즈 창고에서 갖고 온 불량품들을 '세상의 유일한 사연을 가진 스니커즈'로 만들어서 팔게 되었다. 그 수익금은 칭구월드에 놀러가 모든 아이들에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멋진 행사가 세계에 알려져셔 구구 스니커즈는 세계에서 아주 유명한 '베리베리 굿' 회사 사장의 지원을 받게 된다. 바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연인 담긴 스니커즈를 찾는 것이다. 구구는 그렇게 세계를 돌아 다니다 보면 자유를 찾은 엄마와 아빠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가졌다,,,

 

이렇게 구구는 어떤 상황에서도 세계를 놀라게 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행동력을 가진 멋진 아이였다. 구구가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슬퍼하고 의기소침해 있었다면 결코 자기에게 이런 멋진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구구의 사고방식이 멋지게 느껴졌다.

 

최근에 세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더 많아졌기 때문에 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더 동경하게 되었다. 경제적인 것이나 사회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길을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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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31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삐삐》의 오마주도 있었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

바람향 2016-02-05 22:51   좋아요 0 | URL
네~ 그래서 오랜만에 `삐삐`의 원작인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읽고 싶어졌답니다^^ㅎㅎ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 발상에서 좋은 문장까지
이승우 지음 / 마음산책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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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의 이야기와 함께...

 

 

최근에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옛날처럼 신문지 상에서 소설이나 시를 써서 등단하는 통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공모전들이 더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특정한 장르 문학도 각광을 받고 있다. 판타지나 추리, 게임 소설이라는 특정한 장르의 문학 시장도 꽤 넓어지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이 된다.

 

이 책은 딱히 '소설'을 쓰는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우리의 머릿속에 잠재해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해 낼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어떤 이야기를 꾸며 내서 쓸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어떤 특정한 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이야기꾼'을 꿈꾸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꼭 글쓰는 '능력'을 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글'이라는 것은 쓰면 쓸수록 '잘' 쓸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훈련을 하기 위해서 '글쓰기 교실'이나 '논술 교실' 등을 열심히 다니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자. 사실 이 책의 목차만 봐도 대충 감이 잡히기는 하다.

 

잘 읽어야 잘 쓸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 자체가 있어야 한다.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낯설게 써야 한다. 할 이야기의 밑그림을 먼저 그려야 한다. 갈등을 플롯으로 긴장감 있게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내용을 선택하고 배치해야 한다.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누구에게 말할 것인지 정하고 상징과 은유를 생각해야 한다. 소설의 시간과 공간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쉬운 말로 간결하게 적힌 이 책은 글을 처음 써 보려는 사람들이나 창작 이론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마음만 먹으면 아주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을 만큼의 분량이었다. 요즘에는 창작 모임도 많은 편이기 때문에 모임 사람들과 읽는다면 이 책을 조금 더 음미해 가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론은 이론일 뿐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이론들을 어떻게 글을 직접 쓰는 데에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눈이 괴물같이 쏟아지고 매서운 한파가 무섭게 몰아치는 나날이다,,, 밖에 안 돌아다니는 것이 최고인 요즘에는 뜨뜻한 이불 속에서 이러저러한 재밌는 공상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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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도도군 - 2007년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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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인생의 동반자는 누구일까?

 

아주 멋진 집이 있다. 그런 집에는 꼭 한 마리씩 멋진 강아지도 있다. 그럴 때면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딱 맞게 된다. 오늘도  '동상이몽'이란 프로그램을 재방송으로 봤는데, 강아지가 정말 멋진 인생을 살고 있었다. 60벌 이상의 강아지 옷에, 강아지용 옷장과 냉장고가 따로 있고, 전용 유모차까지 있는 강아지였다. 게다가 본인이 하지 않는 진주 목걸이까지 고쳐서 해줬다니, 막내 딸(강아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느껴졌다.

 

그런 집에 살고 있는 강아지가 있었다. 그래서 이 강아지는 자신의 생활에 무척 만족해 하면서 건방지고 도도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동상이몽'에 나온 가족과는 다르게, 이 책 속에 나오는 가족은 강아지를 그저 액세서리, 자신들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적당히 키우다가 귀찮아지면 아무렇지도 않게 버렸다. 강아지를 버리지 않고 자신들을 태워주는 운전기사의 엄마에게 맡기는 게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요즘 애완견을 키우다가 돈이 많이 들거나, 키우기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밖에다가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이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귀엽다고 예뻐하면서 어떻게 살아있는 생명체를 그렇게 함부로 버려버릴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건방진 도도군>은 이처럼 강아지를 하나의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건방진 도도군은 멋진 생활을 하다가 뚱뚱하다는 이유로 '야'라는 주인에게 쫓겨나 시골에서 사는 운전기사의 엄마에게 맡겨졌다. 처음에는 그 현실을 믿을 수 없었지만 차츰 그 생활에 적응하게 되면서 자신이 그 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의 동반자를 찾길 원하게 된다. 그래서 전의 주인이 자신을 다시 데려가려고 하자, 그곳을 탈출하여 도망을 치게 된다.

 

처음으로 길거리 생활에 빠져서 위험한 상황에도 빠지지만 다른 개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러다 박스를 줍고 다니는 할머니를 만나 마음을 붙이지만 불의의 사고로 할머니를 잃게 된다. 그리고 건방진 도도는 유기견 보호소에 갇히게 된다. 절망에 빠진 도도는 죽을 날만을 기다리지만 전에 만나 개에게 따끔한 가르침을 받는다. 그래서 다시 인생의 희망을 품고 건방진 도도군으로 돌아온다. 그런 희망 속에서 도도군은 드디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찾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바로 그 일은,,,

 

이 책은 강아지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 재미있는 책이다. 그리고 강아지를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는 아이들에게 강아지도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인식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아지에게도, 누구에게도, 어느 누구에게나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이나 존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우리 인생의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가슴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존재를 만날 수 있도록, 그 희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존재를 만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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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조물 뚝딱뚝딱 어린이 요리 - 재미있고 신나게 요리하며 공부해요
이지은 지음 / 리스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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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오늘은 요리사~!!

 

 

쿡방 열풍이 대세인 요즘 채널을 어느 곳으로 돌려도 요리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미디어 비평가들은 이런 현상을 경제적인 환경인 장기 불황과 연관지어, 고단한 현실을 잊고 말초적인 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먹을 것'에 관심을 가지는 사회 현실과 결부시키기도 했다. 특히, 외식을 하는 돈의 씀씀이를 줄이는 대신 집에서 맛있는 걸 직접 해먹는 장점을 논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요리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책에서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요리를 하면 몸과 생각을 성장하게 만들 수 있다. 창의력이 뛰어나고 높은 성과를 발휘하는 사람들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 만든다고 한다. 여러 재료들을 혼합하여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원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리를 하면 손의 감각을 활용하여 두뇌 성장을 도울 수 있다. 그리고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여러 교과서의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요리는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이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요리를 만들기 때문에 협동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또, 요리의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과정에서 사회성을 기르고 세계의 음식 문화를 다양하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러한 장점들을 가지고 요리를, 특히, 아이들이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조리도구들이 필요하다. 불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상판이 뜨거워지지 않아 아이들에게 안전한 '인던션'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특히, 인덕션을 사용하려면 인덕션용 냄비와 팬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니, 주의하도록 하자. 어쨌든 아이들은 조리도구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나할 것 같다.

 

 

그리고 요리를 하기 전에는 꼭 기억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다칠 위험이 있는 칼과 불 등 뜨거운 것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으로 먹는 음식을 조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청결함에도 신경써야 한다. 요리를 하기에 앞서 이러한 주의사항을 꼭 이야기하여 아이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다.

 

 

목차를 보면 요리를 하면서 과학, 수학, 미술, 영어, 문화 등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도 많고 어른들이 만들어 먹기에도 좋은 음식들이 많아서 반가웠다. 레시피도 쉽게 되어 있어서 빨리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요리를 하면서 조심해야 할 요리 팁도 함께 실려 있어서 좋았다.

 

건강을 위한 영양소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우리가 만드는 음식이 어디에 좋은지도 함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을 보면서 나도 한번 요리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보고 싶어졌다.

 

 

* 인터파크 신간리뷰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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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0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 잘 하는 사람은 창의성이 많다니..그래서 저는 요리가 안되나봅니다 ㅋㅋ 올 해 붉은 원숭이해로 열정과 기운이 넘친다고 해요. 기 기운만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

바람향 2016-01-24 23:26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 벌써 1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ㅠㅠ 참 시간이 빠릅니다~ㅎ 해피북님도 즐겁고 기운찬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를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눈이 많이 오고 추운 나날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ㅎㅎ
 
쪽지 전쟁 큰곰자리 21
전은지 지음, 이경석 그림 / 책읽는곰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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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친구 화해 시키기

 

 

어렸을 때는 사소한 일로 친구들과 많이 싸웠던 것 같다. 특히, 더 곤란했던 상황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친한 친구들끼리 싸우게 됐을 때였다. 그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낀 상황이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많이 고민스러웠다. 그들이 서로 자기 편을 들라고 하면 더욱 더 힘든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둘을 화해시키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서로의 오해를 풀기 위해 애쓰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그럴수록 늪에 빠지는 것처럼 그 둘은 서로의 오해가 더 높게 쌓이며 갈등의 골이 깊이지기 일쑤였다. 나는 좋은 의도로 서로의 말을 전달했는데, 본인들은 자기들 위주로 한번 꼬아서 받아들여 사이가 더 나빠졌다.

 

이 동화책은 이런 상황을 그린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신헌철은 싸우는 아이들 가운데에 끼게 되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 게다가 싸우는 아이들이 자신과는 뗄레야 뗄 수 없이 친한 사이다. 단짝 친구인 지현이와 이종사촌이 수혜가 한 달째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이었다. 수혜가 지현이 이름이 여자같다고 놀렸던 것이다. 하지만 지현이는 자기 이름을 가지고 놀리는 걸 가장 싫어했다. 지현이가 수혜에게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안 헌철이는 자기도 모르게 이종사촌인 수혜의 입장을 대변하게 되었다. 수혜가 나쁜 의도로 일부러 놀리려고 그런 말을 했던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수혜가 말이 조금 직설적이라 다른 애들이 듣기에는 잔소리나 참견으로 들을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둘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 보려던 헌철이의 노력은 지현이가 수혜의 따돌림 사건을 떠벌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현이에게 수혜의 입장을 전달한다는 것이 헌철이는 자기 스스로 수혜의 약점을 떠벌린 꼴이 되었다. 그리고 수혜에게 지현이의 입장과 상황을 전달한다는 것이 그만 지현이의 약점을 말해준 게 되어 버렸다.

 

지현이는 수혜의 따돌림 사건을 상기시켰고, 수혜는 지현이와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여자 지현이를 데려와 그의 아픈 기억을 들쑤셨다. 그렇게 시작된 둘의 갈등은 한 달이 넘도록 사사건건 부딪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결국 선생님은 둘에게 극단의 처방을 내린다. 서로에게 할 말이 있으면 쪽지로 써서 전달하라고 말이다. 그리고 선생님은 헌철이를 남겨서 둘이 왜 싸우게 되었는지 묻는다.

 

헌철이는 스스로의 잘못으로 둘의 싸움이 더 커졌다는 말을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간략하게 전달하게 되는데,,, 선생님은 그들을 친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의 모둠으로 묶어서 과제를 내준다. 모둠에서 학급 신문을 만드는데, 헌철이와 수혜, 지현이는 원어민 선생님의 인터뷰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수혜와 지현이의 싸움으로 헌철이는 인터뷰를 하지 못하는 위기를 맞게 된다. 그래서 헌철이는 수혜와 지현이의 사이를 화해시킬 수 있는 방법 찾는다,,,

 

어린이들은 작은 일에도 감정적으로 싸울 때가 많다. 그 갈등이 깊어졌을 때 어떻게 화해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특히, 수혜와 지현이가 쪽지로 싸우는 과정과 화해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헌철이가 발을 동동거리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따뜻한 코코아가 무척 그리워졌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 스스로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인터파크 신간리뷰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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