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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제대로 애도하는 방법
"모든 것은 변하고,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머니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부터 인생은 이별과 상실의 연속이다."
위의 말처럼 우리는 언제나 이별을 하고 상실을 경험한다. 딱히 인간관계만의 이별과 상실만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을 준 동식물, 사물이 모두 포함된다. 정들었던 고향, 차, 집, 물건 등을 잃어버리거나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겪는 상실감을 똑같이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별' 방법에 대해서 어느 곳에서도 배우지 못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과 영어 등의 지식은 열심히 배우지만 내 마음을 돌아보고 이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고 배우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슬픔을 외면하고 무시한 결과 '마음의 병'을 얻게 된다. 그것은 결국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되고 더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을 겪다가 자살까지 선택하기도 한다. 아래의 말은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앞만 보며 달리고 성공하는 법만 배웠을 뿐 감정을 다스리고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이별을 마주 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그 이별을 생각만 해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슬프기 때문에 그 상황을 무시하거나 내 인생에서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기 위해 모든 흔적을 지우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내 자신을 모두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 사람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만이 그 사람과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그 사람을 잊어버리려 노력하는 것보다 그 사람을 내 마음 속에 기억하는 일이 더 가치있는 일인 것이다.
이 책이 더 가치 있다고 느낀 이유는 4월에 일어난 비극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 연쇄적으로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 같아 더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그 사고 소식을 접한 모든 사람들, 사고를 당한 당사자, 생존자, 생존자의 가족, 그리고 대한민국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 소식에 아픔과 극도의 슬픔을 느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아픔으로 인한 정신적인 공항 상태, 우울함은 아직도 우리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그들을 애도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겨우 그 아픔을 이겨내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그 아픔이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충분히 애도하고 난 후에야 고인은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게 된다. 하지만 슬픔이 우리를 파괴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보살펴야 한다."
우리는 남을 사랑하고 돕기 위해서는 먼저 내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자주 듣던 말이지만 정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흔히 여성들에게 자기 자신을 평가해 보라고 하면 대다수는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평균 체중에서 훨씬 못 미치는 데도 우리는 거기서 더 빼려고 혈안이 되어 있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지 않는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작은 즐거움을 매일 주면 큰 도움이 된다. 작은 즐거움은 큰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이다. 자기에게 상을 주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평생 그 사실을 무시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우리가 어떻게 아픔을 이겨내야 할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외에도 내가 사랑하는 집, 장소, 고향, 직장, 자동차 등의 사물을 잃어버렸을 때의 아픔도 그와 맞먹는 트라우마를 우리에게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심리상담의 실제 많은 사례를 우리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심리극이나 역할극처럼 내 마음 속에 난 상처를 어떻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꿀 수 있을지의 방법도 나와 있어서 다른 상담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듯 했다.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 슬퍼할 수 있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신체의 아픔도 시각화하여 마음으로 고통을 줄이는 일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치명적인 암에 걸려도 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좌절하든지 아니면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삶을 더 가치있게 받아들이든지, 그 선택은 바로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이렇게 외칠 수 있다. 바로 '평안'을 부르는 주문이다.
날마다, 모든 면에서,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날마다, 모든 면에서,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날마다, 모든 면에서,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그리고 아주 잘 되고 있다.
* 알라딘 민음사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즐거움의 목록에는 끝이 없다. 편히 쉬기, 몽상에 잠기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 순간을 음미하기, 휴식의 즐거움과 달콤함을 맛보기, 빈둥거리며 게으름 피우는 즐거움, 자신을 위한 꽃 배달, 하늘 쳐다보기, 비오는 모습 쳐다보기, 독서, 미술관 관람, 공원 산책, 친구와의 수다, 운동, 여행, 그림 등의 취미 생활, 자기만의 공간 갖기, 생활 패턴의 변화 등 일상의 작은 즐거움은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며 대단히 개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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