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 이야기 영어리딩훈련 중세 1 (읽기용 원문 + 해설 + 오리지널 음원) 처음 만나는 인문학 영어 수업
수잔 와이즈 바우어.지소철.심금숙 지음 / 윌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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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배우는 로마 역사 이야기

 

 

최근에 영어 원서를 읽으며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청소년 시기의 획일화된 영어 문법 공부가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 하는 영어 공부인 셈이다. 여기에 영어 조기 교육을 시키는 엄마들 사이에 미국의 영어 교과서나 영어 동화를 읽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점차 영어 공부 방법이 다양해지는 것 같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영어 원서를 의무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기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이러한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서 홈스쿨링 교재로 유명하다고 하는 '영어리딩훈련', '세계 역사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의 저자의 약력이 눈에 띄었다. 저자인 수잔 와이즈 바우어는 1968년 버지니아에서 태어나 초, 중, 고 과정을 홈스쿨링으로 마치고 난 후 17세에 문학과 언어 부문에서 미국 최고의 대학인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에 대통령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옥스퍼드대 교환학생으로 20세기 신학을 공부하기도 했고, 미국으로 돌아와 수석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영문학과 미국 종교사 전공에서 석사, 미국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다가 라탄어, 히브루어, 그리스어, 아랍어, 프랑스어,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고 하니,,, 저자가 어떻게 해서 이런 화력한 스펙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홈스쿨링을 했길래 이렇게 학문적으로 성공하게 되었는지,,, 이 책을 통해 그 비결을 조금이라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홈스쿨링이 인정되지 않고 대안학교 교육을 통해서 정규 교육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는데,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이 책으로 공부를 한다면, 영어와 로마 역사에 대한 인문학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원서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는 정도라면 이 책 읽기에 도전해 봐도 좋을 듯 했다. 그다지 난해하고 어려운 단어가 쓰이지 않고 대체로 쉬운 영어가 쓰인 듯 했다. 그리고 역사를 딱딱하게 서술하고 있기 보다는 그 당시 로마의 생활 모습 등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할머니가 옛날 얘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씌여 있어서 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의 구성은 소개할 역사 부분의 간략한 요약과 함께 중요 단어를 강조 표시하면서 글이 씌여 있다. 그리고 뒤에는 중요한 영어 단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어의 뜻을 단답식으로 쓰고 있는 게 아니라 단어의 의미 활용형과 함께 라틴어의 단어 유래까지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그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 채텁를 배우면서 할 수 있는 질문과 함께 로마 역사나 문화 생활 등을 함께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간 중간에는 로마인들과 역사 주인공, 지도, 생활 모습 등과 관련된 삽화가 그려져 있어서 글의 재미를 높이고 있었다.

 

사실 중요 단어에 대한 설명이 있다고 해도 내용 전부가 한글로 번역 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그 역사를 얼마나 받아들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문장 하나 하나를 분석하지 못하고 원래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여 대충 넘긴 곳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중요한 문장은 다시 설명해 주고 있는 부분도 있으니 그걸 활용해도 좋을 듯 싶었다.

 

그래도 얼마 전에 읽은 <로마의 일인자>와 함께 이 책을 읽으니, 로마에 대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로마의 역사 이야기와 공화정에서 제정 시기로 넘어가는 시기의 소설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하여튼 책을 녹음한 CD 파일도 함께 있기 때문에 인문학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흥미있을 책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 네이버 책좋사 윌북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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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소위, 명성황후를 찌르다 - 120년 만에 밝혀지는 일본 군부 개입의 진상
이종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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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발걸음

 

 

세계 어느 나라의 역사를 뒤져봐도 왕비가, 그 나라의 궁궐에서, 다른 나라의 사람에게, 무참하게 살해되어, 불에 태워진 경우는 그 유래가 없을 것이다. 그런 슬픈 역사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는데,,, 그에 대한 조사는 아직도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저 문학과 영화, 뮤지컬로 만들어져서 슬픔을 되새기게 만들지만, 정작 그 사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게 몇 가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가 위정척사와 개방 정책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는 정도. 그리고 명성황후를 죽인 건 일본인 낭도, 폭력배 무리들이었다는 것, 그 이후 을미의병이 일어났고 고종은 아관파천을 단행했다는 것 정도였다.

 

이 책은 작가가 재일교포 사학자 김문자 선생의 <조선왕비살해와 일본인>(2009)이란 책을 통해 우치다 영사가 하라 외무 차관에게 보낸 비밀사신의 존재를 알고 난 후, 2012년 일본에서 귀국한 후에 집필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이 책을 집필하며 관련 자료를 모으고 해독하기 위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나카스카 아키라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에게 미야모토와 관련한 몇 가지 정보를 얻기도 했는데, 일본인 사학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점을 지적해 준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며 정작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명성황후를 미야모토 소위가 베었다는 게 아니었다. 명성황후를 죽인 관련자들이 모두 무죄 석방되었다는 것도 아니었다. 바로 일본인 무리들이 명성황후를 죽이기 위해 궁궐에 침입하였을 때, 그 옆에 함께 들어와 이러한 슬픈 역사의 당위성, 명분을 만들어 준 것이 바로 흥선대원군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 일본인 군인이 관련되었다는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 그것은 다른 외국 세력의 항의와 개입을 막으려는 노력의 하나였다. 그만큼 조선 궁궐에서 명성황후를 죽인 사건은 외교적으로 큰 사건으로 비화될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흥선대원군이라니? 흥선대원군의 존재로 인해서 일본은 자연스럽게 면죄부를 갖게 되었고 우리나라의 식민지화는 가속화되었다.

 

그 당시 흥선대원군은 민비와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 공덕리 별장에 있었다. 흥선대원군은 민비를 없애주겠다는 일본인들의 회유에 넘어가 자신은 정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청일전쟁 직전 일본군이 경복궁을 기습점거했을 때처럼 또 다시 일본인들에게 이용당하고 말았다. 정말 무슨 권력을 갖고 영화를 보겠다고 외국 세력을 끌어들여 한 나라의 국모를 죽이도록 도울 수 있었는지 나라를 생각한다는 흥선대원군의 논리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저 민비에게 빼앗긴 자신의 권력을 되찾고 싶은 마음뿐이었겠지만, 그러한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나라 전체가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통을 겪게 되었는지 알면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까 모르겠다. 그 고통은 남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끝나지 않았으니 더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민비의 죽음을 알고 흥선대원군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고, 궁궐에서 길안내를 도운 훈련대 제2대대장 우범선은 자신이 죽였다고 자랑하면서 그 당시 칼을 일본 신사에 맡기기도 했다는데,,, 이게 진짜 있었던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 책을 집필한 이종각은 다양한 증거를 들어 명성황후를 죽인 범인이 미야모토 소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사건이 벌어지고 일본인들끼리 말을 마추기 전에 우치다 영사가 일본의 하라 차관에게 보낸 극비사신을 보면 '살해당한 부녀 중 한 명은 왕비라고 하는 바, 이를 살해한 자는 우리 수비대의 어느 육군소위로서...'(95쪽)라는 말이 나온다. 원래는 편지 말미에 일람하고 난 후에 태워달라고 부탁하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하라 차관은 그것을 잘 보관하였고 그의 사후에 다른 문서들과 함께 책으로 묶여 세상에 공개 되었다.

 

우치다 영사는 명성황후 살해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사건 직후, 관련자들의 증언을 듣고 일본으로 돌려 보내 재판을 받게 하고 다른 나라의 외교관들을 만나 사건을 해결하는 등 뒷수습을 담당하였다. 그리고 가장 많은 자료와 증거들을 정리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여 지금까지 명성황후 살해 사건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자료를 남겨 놓은 사람이었다. 그 보고서에는 결국 일본인의 입장이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손해가 갈 내용은 감춰졌을 것을 염두하고 보고서를 읽을 필요가 있다. 어쨌든 우치다 영사는 이 문서 이후에는 계속 누가 직접적으로 명성황후를 죽였는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낭인들이나 군인들이 곁에 있었다는 식으로 애매하게만 답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사건 수습 전에 급하게 전한 이 문서 내용이 어느 정도 신빈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미야모토 소위는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은 일본인 역사학자도 눈여겨 봐야한다고 지적한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는 '이웃나라 왕비를 살해한 자를 야스쿠니 신사가 다른 전사자와 합사해 천황 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으로 모시는 사실이 후일 밝혀질 경우, 국내외적으로 큰 물의를 빚을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으로 추정'(180쪽)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명성황후 살해 사건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지만 그만큼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왕에 의한 정치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나라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왕권이 몰락하는 건 민족의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걸 또 같은 민족, 친인척 세력이 도와줬다니,,, 동학농민전쟁으로 많은 민중들이 일본인들에 의해 죽었는데도 이런 권력 싸움으로 그들에게 힘을 실어줬으니,,, 나라를 빼앗긴 것은 자기들 잇속만 챙겼던 친일파 세력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의 과거사 정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데... 한국 정부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네이버 책좋사 메디치미디어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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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집중력 혁명 - 일과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1% 차이
에드워드 할로웰 지음, 박선령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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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내기 위한 몇 가지 방법

 

 

"잠시 휴대폰을 꺼 두셔도 좋습니다." 예전에 한 광고에서 이런 문구가 나온 적이 있다. 대나무 숲을 거닐며 대숲 바람 소리를 듣는 공간에서 벨이 울리는 소리는 한순간에 우리의 고요한 삶을 깨트리는 소음일 뿐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휴대폰을 손에서 한순간도 놓을 수 없고 언제나 메일이나 블로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확인하느라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포털 사이트의 뉴스나 쇼핑 목록, 맛집 등을 검색하는 데에 시간을 쓰기도 한다. 실제로 재보지는 않았지만 하루 중에 이렇게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에 쓰는 시간이 상당할 것이다.

 

최근 멀티태스킹이 하나의 일처리 방식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컴퓨터로 어떤 작업을 하면서도 몇 개의 창을 더 띄워놓고 메일이 오거나, 댓글이 달리거나, 회사 내부의 공문이나 지시 사항 등을 시시 때때로 확인하다. 그러다 보면 어떤 일을 하다가도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뭐가 오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어떤 새로운 뉴스는 없는지 검색하며 정신을 딴데로 돌리고 만다. 이러한 멀티태스킹은 우리가 뭔가로 바빠 보이게 하면서 일을 빨리 처리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 가지 일을 맡아 마무리 하는 것보다 성과가 더 낮고 일의 처리 속도가 늦다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학자는 멀티태스킹이 우리를 더 멍청하게 만드는 거라며 비난을 하기도 했다. 왜 일을 하는데 갑자기 메일을 확인하는 쓸데없는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이 책은 다양한 예시를 통해 ADT, 즉 '주의력 결핍 성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바로 주의력 결핍 성향을 다양하게 분석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해결책을 각각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저 ADT라면 산만하고 불안하고 일을 다 끝내지 못하는 정도만 생각했는데, 에드워드 할로웰은 주의력을 빼앗는 대표 요인을 6가지 정도로 분류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내놓았다.

 

주의력을 빼앗는 대표 요인은 전자기기라는 중독 증상을 보인 레스, 멀티태스커지만 정작 어떤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 버거워 하는 진, 아이디어가 너무 많이 생각나지만 정작 하나만 집중하지 못해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애슐리, 너무 걱정과 불안이 많아 원만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잭, 자신보다는 타인의 욕구를 우선시 하여 정작 자신만의 삶을 살지 못하는 메리, 진짜 ADHD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잠재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샤론이 등장한다.

 

이렇게 각각의 요인마다 적절한 해결 방법 10가지 정도를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은 한 번씩은 들어봤을 내용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나누고 그에 대한 자가 진단 내용,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장·단점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주의력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한 여타의 책들과는 다른 이런 구체적인 점이 좋게 느껴졌다. 특히, 자가 진단을 보면 내가 몇 가지 내용에는 꼭 해당하는 것 같아서 내게도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어쨌든 여기에 등장하는 6명의 인물이 저자인 에드워드 할로웰이 직접 진료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 부분에서 이러한 인물들의 문제 상황이 연속극처럼 제시되고 있었는데, 그것이 생각보다 실감나서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 저자가 실제로 소설을 써봐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알고보니, 등장인물들이 에드워드 할로웰이 만들어 낸 인물이었다. 가공의 인물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각 인물들의 삶이 생생하게 살아있었는데, 작가가 상상력이 뛰어난 건지 실제 인물을 참고한 건지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ADHD가 실제로 성인에게도 꽤 많다는 얘기가 놀라웠다. 대부분은 자신이 ADHD라는 것을 모르고 힘들어 한다고 하는데, 의사들도 ADHD를 정확하게 처방 내리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환자가 말하는 증상을 듣고 그에 따른 ADHD 약을 처방하는데, 산만함이 사라지고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TV를 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ADHD 처방약의 효과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바로 학생의 집중력이 높아져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퍼져서 그 처방약을 두통약이나 소하제처럼 아이에게 복용시킨다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가 ADHD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직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위험할 수 있는 약을 먹이는 게 과연 좋은 일인지 알 수 없다. 이런 약에 의지한 집중력은 약에 대한 내성만 높아지고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의 생활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하니, 그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도 자세히 제시하고 있는 편이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았다. 먼저 잠을 푹 자고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고 운동과 명상을 하고 적절한 인지 자극이 필요하다. 그리고 긍정적인 인간 관계는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언제나 듣는 평범한 방법이지만 귀찮다고 안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글루텐유제품을 먹지 말라고 하는데,,, 이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과연 내가 도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몇 개나 될까? 그래도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뭔가 집중력이 높아지는 기분을 느꼈다-ㅎㅎ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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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1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잘 먹던 음식을 안 먹어야 할 때가 제일 힘들어요. 무엇보다도 집중력을 향상할려면 스마트폰 사용도 줄여야하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죠. ^^;;

바람향 2015-07-19 21:05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맞아요. 아직도 손에서 휴대폰을 못 놓고 있네요ㅠㅠ 일주일에 몇 시간은 꺼놓고 명상에 잠기라고 하는데,,, 막상 실행하려니, 쉽지가 않네요^^;;ㅋㅋㅋ

2015-07-27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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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사투의 현장_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2009년 5월 22일 쌍용자동차 노조는 전면적인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리고 경찰병력이 투입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이 이뤄진 2009년 8월 5일 그들의 파업은 끝이 났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했던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곧바로 경찰서로 이송되었다. 그리고 200억 원이 넘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고 파업 부상자들에게는 3000만 원의 보험급여 환수가 통보되었다. 그 파업 전·후로 그와 관련된 22명의 사람들이 자살을 했다. 2012년 이 책이 쓰여진 당시에... 왜 그들은 자살을 했던 것일까? 벌써 6년이 흐른 사건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먼 옛날의 퇴색된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일이다. 그 당시 그렇게 뜨겁게 들끓었던 사람들이 먹고 사느라 바쁘다 보니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많은 사건들도 이렇게 잊혀질까 두려워졌다...

 

어쨌든 6년이 흘러서 이 책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그건 6년이 흐른 지금도 뭐 하나 나아진 게 없기 때문이다. 아무 죄없는 국민들이 희생되는 사건들은 연달아서 터지고 있다. 요샌 국정원이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사용해 국민들을 도청·감청해 왔다는 어이없는 일로 난리다. 저번 대선 때도 국정원이 댓글 알바를 조직적으로 운영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어 검찰이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론은 무혐의였다. 이번에도 이렇게 난리여도 결국 무혐의로 처리되지 않을까?? 공정한 선거에서 가장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정보원이 댓글 알바를 운영해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무죄 판결은 대체 어떤 힘과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 보면, 그 당시 사람들은 아니, 보수 언론들은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을 이렇게 말했다. 귀족 노조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월급 더 달라고, 회사가 어려운데도 사람들을 자르지 못하도록 하는 파업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저런 빨갱이 새끼들!... 이렇게 매도되었던 쌍용자동차 노조들이 정말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저런 파업을 했던 것일까? 그렇게 바라볼 수도 있다. 결국 생계의 터전인 회사를 살려서 정든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과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마음이 그렇게 나쁜 것일까? 

 

먼저, 쌍용자동차 노조들은 아무 근거도 없이 자신들을 정리해고하지 말라는 게 아니었다. 자신들의 월급을 스스로 삭감하고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퇴직금까지 회사를 위해 내놓겠다고 하면서 회사를 정상화시키고 서로 고통을 분담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회사는 자신들의 이런 협상안을 전혀 받아들여주지 않았고 정리해고라는 칼만 빼어들었다. 그들은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당시 쌍용자동차를 운영했던 주체는 누구였을까? 쌍용차는 2005년 1월 27일에 상하이차에 매각된다. 하지만 상하이차는 쌍용차에 투자한 게 거의 없고 기술만 유출해 갔다. 그리고 쌍용차를 다른 회사에 팔려는, 한 마디로 '먹튀'를 하려고 했다. 쌍용차는 그로 인한 재정적자로 많은 사원들이 정리해고나 강제휴직을 당했다. 회사 노조는 상하이차가 기술만 빼돌리며 회사에는 별 관심도 없다고 정부에 고발했지만 검찰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국고의 지원을 받아 만든 기술이 유출되자 겨우 수사에 나섰지만 결국 무죄를 선고 받았다. 6년이 흐른 지금은 우리나라 회사 직원이 직접 중요 기술을 중국에 넘겨줄 정도가 되었으니,,,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쌍용차 재정에 대해서 살펴보면, 그 당시 회사는 무조건 재정적자 상태는 아니었다. 회사의 긍정적인 평가로 인한 대출 여력이 있었고 자산 평가액도 어느 정도 탄탄한 상태였다. 하지만 상하이차는 회계 조작을 통해 재정적자를 높이고 그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2,646명을 감원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한 회계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곳이 삼정KPMG였다. 이곳은 우리나라 거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서 2006년 외환은행 주가조작을 통한 론스타 해외 헐값 매각 사건에 론스타가 지정한 회계법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쌍용차 인수·합병에 참가한 업체 중에 맥쿼리 증권의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민간 도로나 지하철까지 소유하고 인천공항까지 얻을 뻔 했던 맥쿼리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큰아들 이지형이 2007년 9월까지 대표로 있었던 곳이다.

 

쓰다보니,,, 끝이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파업 현장에서의 비인간적인 대우였는데 말이다. 그 당시 파업 현장에는 우리의 세금으로 한번 뜨는데 600만원이 든다는 헬기가 몇 번이나 떴고 사람에게 쓰지 말라고 금지된 10년이 지난 최루가스를 뿌려대었고 승인되지 않은 테이저건까지 쏘면서 전쟁같은 현장이 만들어졌다. 그 당시 조현오 경찰청장은 파업현장의 다친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의료장비나 물까지도 반입되는 걸 철저하게 막았다. 파업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공장 기계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이 진압 사건은 바로 용산참사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에 일어났다.

 

이것보다 더한 것은 심리적인 압박과 괴로움이었을 것이다. 회사 동료와 싸워야 했고 그로 인해 가까웠던 사람들을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인간불신에 걸린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비난의 손가락질을 했고, 또한 다른 곳에서는 취직도 시켜주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고통을 함께 겪은 가정은 깨졌고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했다. 이곳의 현장으로 달려온 사람은 정신과 의사 정혜신이었다. 바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달려가 치유공간인 '이웃'을 연 분이다. 이 분이라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늘도 꿈꾼다. 권력과 부를 가진 기득권층만이 아니라 모두 다함께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결코 우리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신기루인 이상적인 사회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6년이 지난 사건이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태일이 분신을 하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쳤어도 지금의 근로 환경은 더 많이 나아진 것 같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이 쓰여진 2012년 이후에 그 분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했을지 모를 일이라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 사회는 상처 받고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다... 이제는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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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3
토드 하삭 로위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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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직도 친구야?

 

 

학교를 다녔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때 학교를 혼자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실을 이동하거나 밥을 먹을 때나 집에 갈 때 함께 돌아갔던 친구들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친구를 '단짝'이라고 부르며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그런 친구들과 사소한 일로 다투거나 다른 관심사가 생기고 어울리는 그룹이 달라지면서 점차 멀어지다가 결국 연락이 끊기고 만다. 먼 훗날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우연히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되면 나중에 이름을 떠올리며 그런 애가 있었지,,, 정도의 기억만 남는 사람이 되고 만다. 이름이나 얼굴,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그래도 돈독하고 즐거웠던 추억이 남는 관계였다면 나중에 연락해 보려고 시도해 보기도 한다. 요즘에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활용하겠지만 예전에는 싸이월드나 학교 동창을 찾아주는 사이트를 활용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친구에게 묻는다. 우리 아직도 친구야?,,, 하지만 실제로 이걸 직접적으로 물어볼 용기는 없다. 단지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서로의 관심사나 사고방식이 달라져서 뭐하면서 살고 있는지, 아니면 옛날의 추억만을 겨우 얘기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친구와 진지한 마음을 나누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생각이 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 속은 우리나라의 예를 들면, 초등학교 때에는 정말 단짝으로 친하게 지냈지만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한 명은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으로, 다른 한 명은 운동을 잘하는 특기생으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점차 멀어지게 되는 친구 관계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샘은 모건과 친했지만, 그 둘 사이에 끼어든 크리스의 존재로 인해서 나중에는 오히려 모건과 크리스가 더 친한 친구가 되어버리고 샘은 그들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그림들이 등장하면서 책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책이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느껴졌다. 특히, 위의 그림은 모건이 샘 자신에게서 멀어지면서 크리스와 친해지는 걸 단계별로 잘 보여주고 있다. 샘으로서는 크리스를 모건에게 소개해 준 것이 자신이기 때문에 모건과 크리스가 친해지자 더 속상했을 것이다. 샘은 모건과 옛날처럼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샘은 자신에게 화를 내는 모건이 언젠가는 화를 풀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샘은 크리스와 친하게 지내고 자신과 멀어진 모건에게 화가 나서 종이에 모건이 멍청하다는 글을 적었다. 그런데 그 종이를 모건이 발견하면서 샘의 엉덩이를 차주겠다며 화를 낸다. 이 책은 샘이 모건에게 차이기 전 33분 간, 11시 41분부터 1시 25분 이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짧은 시간 속에 샘과 모건, 크리스의 관계를 설명해 주고 있다. 모건은 샘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말하면서 샘에게 화를 내고 있었는데, 아마도 크리스가 중간에서 없는 일들을 지어니면서 그 둘 사이를 더 멀어지게 만들었던 것 같다.

 

어쨌든 보통 이런 청소년 소설들을 보면, 이렇게 친한 단짝 친구가 싸우게 되면 언젠가는 어떤 계기를 통해 관계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를 한다. 나 또한 이렇게 전혀 다른 샘과 모건이 서로의 오해를 풀고 다시 예전처럼 친하게 지내게 될 것이라 기대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나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렸다. 샘과 모건은 서로의 오해가 풀렸어도 결국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이게 더 현실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함께 생활하는 그룹이 바뀌면 결국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게 현실이라고 해도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우정을 새롭게 쌓아가는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친했던 친구들을 떠올려본다. 다시 만나서 즐겁게 수다를 떨고 싶다. 내가 그 사람을 진정한 친구라고 여긴다면,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났어도, 아무리 멀리 떨어져서 아무 소식도 모르고 살았어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 아직 친구지??

 

 

* 네이버 책좋사 미래인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진짜 사실은 이렇다. 옛날 옛적에 샘 루이스와 모건 스털츠는 베프였다. 그러다가 둘은 친구이기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좋든 싫든, 둘은 더 이상 다시는 친구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둘은 분명히 베프로 지냈었다. 어쩌면 둘 다에게 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할 진짜 베프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게 끝났다.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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