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큐브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평점 :
<큐브>_각자의 아픔을 극복하는 이야기
오랜만에 리뷰를 적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참 빨리 갔다. 뒤돌아볼 정신도 없이. 지금은 이럴 정신도 없는 거 아닌가 싶지만 말이다. 그동안 책은 많이 읽기는 했지만,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리뷰를 적기는 힘든 시대였던 것 같다. 그건 지금 이순간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가제본 이벤트가 있어서 오랜만에 신청해서 읽어 보았다. 가제본 이벤트는 SNS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것도 하나의 수집품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책이니 말이다.
이 책은 옛이야기를 기반으로 <귀서각>이나 <안개 초등학교 > 시리즈 등을 낸 작가인 보린이다. 창비교육에서 성장소설 시리즈로 나온 책이다. 이 책은 "당신은 채집되었습니다."라는 꽤 흥미로운 문구로 시작한다. 어떤 상황에? 누구에게 채집되는 것일까?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책의 시작 부분도 주인공 연우가 체육 시간에 교실 책상에 엎어져 있다가 투명한 큐브에 갇힌 상태를 경험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처음 부분은 약간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큐브에서 현실로 돌아가는데, 1년이 지난 상태이다. 그게 알고보니, 미래를 체험하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큐브'는 많은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게 외계인의 실험 상태이든, SF적인 실험 상태이든, 그게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우가 공황장애처럼 불안한 상태일 경우에 큐브가 자신을 보호해 주는 것처럼 베리어를 쳐준다. 그 공간에서는 덥지도 춥지도 않고, 물을 튕겨내면서 연우를 보호해준다. 연우는 그곳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누구든 어떤 상처를 받게 되고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세상의 위험에서 피해 가장 안전한 곳에 있고 싶지 않을까? 누구나 그런 공간을 꿈꾸지 않을까 싶었다. 히어로의 특별한 능력처럼 다가올 정도로 큐브는 아주 특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그런 공간으로 피해 있을 수만은 없다. 진정한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공간에서 나와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것이 진정한 상처를 치료하는 길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연우는 불안한 마음을 낮추기 위해 바나나나 바나나우유를 찾아 먹기도 한다. 해고니와의 관계를 위해서. 해고니를 다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용기를 내어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삶의 아픔에 대해 "보정"이 끝나고 다시 진짜 현재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시 시작이다!
*창비교육으로부터 도서(가제본)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