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봐요, 호오포노포노 - 부와 건강과 행복을 부르는 하와이언들의 말 판미동 호오포노포노 시리즈
타이라 아이린 지음, 김남미 옮김, 이하레아카라 휴 렌 감수 / 판미동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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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내려놓기

 

가끔 내 마음인데도 맘처럼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기대를 한다. 그 기대가 이뤄지지 못하면 또 다시 상처를 받고 좌절을 하고 만다. 그럴 때면 내 마음이 딱딱한 돌덩이였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하게 된다. 상처가 나고 피를 흘리는 내 마음에 보내는 위로의 말 한마디가 바로 '호오포노포노'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무슨 의미인지는 몰랐지만 귀여운 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오'를 발음할 때 입술을 모아야 하는 것과 함께 '포노포노'는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따뜻한 봄날에 풀밭이 있는 넓은 공원에서 바람에 날리는 비눗방울이 내 주변을 채우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어원을 살펴보면, '호오'는 목표와 길, '포노포노'는 완벽을 뜻하는 말로서, 문제가 발생한 현재를 원래의 완벽한 상태로 바로잡아 준다는 의미로서 하와이 원주민들의 말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모든 상황, 사물, 기억에 대해서 '정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화'라는 것은 그것에 가지고 있는 감정을 없애는 승화 작용이다. 그것은 무시나 외면이 아니라 감싸안는 포옹이다. 그래서 항상 '고마워요, 미안해요, 용서해 줘요, 사랑해요.'를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정화 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특이하다고 느낀 점은 자신의 나쁜 기억뿐만 아니라 좋은 기억과 감정도 정화의 대상이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다. 호오포노포노에서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러한 감정을 정화해야지만 진정한 내 자신과 만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기억의 재생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억의 조각들을 호오포노포노를 통해 아무것도 없는 최초의 상태로 돌려보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정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우니히피리, 오랫동안 내 안에 있던 기억을 보여 줘서 고마워. 이 기억을 함께 정화하자. 고마워. 사랑해. 우리 함께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자." (215쪽)

 

여기서 우니히피리는 잠재의식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는 정화작용을 통해서 개인의 삶이 정신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서 더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아쉬운 부분은 정작 호오포노포노의 정화 작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호오포노포노의 비밀>이나 <하루 한 번 호오포노포노>라는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세계에 호오포노포노를 전파하고 있는 휴 렌 박사가 전해주는 말들은 정말 좋은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그 말들은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들이었다. 그것은 항상 모든 사물에 정화 의식을 해야한다는 것이나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거나 마음의 욕심을 내려 놓는 일 같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내 마음에 스며들어 오래도록 곱씹게 만들었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을 내려놓고 정화를 해야지만 진정한 내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당신이 보고 듣는다는 거예요.

외부에서 슬픔이 보이거나 들린다면

그 슬픔은 당신 안에 있다는 거죠. (172쪽)

 

잠시 침묵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얼마나 조용해지는지.
내가 침묵해 밨자 주변이 시끄럽다고요?
그것도 전부 기억의 목소리랍니다. (208쪽)

 

이 기억의 조각들을 정화해서 처음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의미인 것일까? 삶을 살다가 죽는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처음의 상태로 돌아가는 거라면 정신적으로 본래의 상태가 되려면 정화 작용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바로 이 본래의 상태가 나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고 고통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가 아닐까 한다. 여기서 본래의 상태는 '진정한 나'로서 신성한 존재인 디비니티, 신성한 지혜, 위대한 자연, 신, 우주, 근원 등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많이 얻었다. 모든 것은 내 마음하기에 달렸다는 것~! 이것을 잃지 말도록 하자.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희로애락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그 감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최근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분노라는 감정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도 명상이나 수양을 통해 조절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조금 더 공감과 배려가 흘러 넘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알라딘 판미동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행복할 때의 당신을 진짜 당신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마찬가지로 울적할 때의 당신도 진짜 당신이 아니고요.
행복과 슬픔, 감동과 분노는 당신의 우니히피리가 보여 주는 기억이에요.
언제나 정화를 통해 제로 상태인 진정한 자신을 되찾으세요.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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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글쓰기공식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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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글쓰기 도전 공식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한다. 오랜 세월을 거쳐 살아남은 고전 문학은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말들을 붙잡아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도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이 책에는 담겨 있다.

 

최근에는 보고서 등의 실용적인 글들을 쓰는 일이 더 많아지고 중요해지고 있다. 이 책은 실제로 필요한 글들을 잘 쓸 수 있는 실질적인 팁을 제시하고 있어서 눈여겨 볼만하다. 이러한 글쓰기 공식을 외우라는 것이 아니다. 글쓰기 공식의 흐름을 이해하고 글을 쓸때 적절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글쓰기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한 '포인트(POINT) 라이팅'이라는 새로운 글쓰기 이론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P-O-I-N-T'라는 순서에 따라 글을 쓴느 방법이다.

 

P(Point) : [주제] 무엇을 쓸 것인지 결정하기

O(Outline) : [개요] 구조 짜기

I(Information) : [배경정보] 배경, 상황 설명

N(News)[뉴스] 글을 빛내주는 예화나 자료 넣기

T(Thought) : [생각] 글감에 대한 느낀 점 쓰기

 

이러한 글쓰기 이론은 글을 쓸 때 가장 기본적인 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글을 쓰는 목적에 따라서 POINT 순서를 변동하거나 삭제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POINT라는 순서는 글을 쓰는 걸 어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디딤돌을 마련해 주고자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틀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잘 써진 글들의 예시를 많이 제시하고 있는 점이 좋았다. 내가 읽은 책이 있다면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잘 모르는 책이라면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문학적인 글뿐만 아니라 신문 기사, 보고서, 평론 등의 실용적인 글들도 예시로 들고 있어서 책 정보를 다양하게 얻기에 좋았다.

 

이 책에서 글을 쓰는 훈련을 위해 제시한 방법 중에서 좋았던 것은 3~4개의 짧은 문장 사이 사이에 더 많은 문장을 집어 넣어 글의 분량을 늘리는 방법이었다. 몇 개의 단계를 거쳐서 3줄 짜리 문장이 한 장 이상으로 분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방법은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분량을 늘려서 글을 써 보는 것과 함께 한 권의 책을 A4 3장, 2장, 1장으로 요약하여 분량을 줄이는 연습을 해 본다면 글을 쓰는 두려움을 많이 없앨 수 있을 것 같았다. 글을 요약하는 습관은 전체 글의 핵심이나 요지를 파악하는 훈련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글쓰기 훈련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저자는 책에서 글을 쓰는 방법을 공식화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독자가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게 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높았다. 특히, 다양한 글 종류를 가지고 공식화한 점이 어떤 글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 했다. 그 중 몇 가지를 제시해 보면 아래와 같다.

 

에세이 = 인상적인 경험 + 스토리텔링 + 의미 부여

서평 = 포인트 + 배경정보 + 줄거리 + 근거나 예화 + 생각

연설문 = 오프닝 + 핵심 메시지 + 클로징

보고서 = 핵심 문장 + 보고 배경 + 보고 대상 + 의견 + 참고 자료

책쓰기 = 아이디어 + 데이터베이스 + 글쓰기 실력

 

이 책은 글을 쓰는 방법만을 전달하는 딱딱한 책이 아니다. 문학 작품에서 좋은 구절들을 살펴볼 수 있고 신문기사의 에피소드나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글감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어서 그것을 읽는 재미도 있었다. 그래서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말랑말랑한 말랑**를 먹는 기분이 들었다.

 

 

* 알라딘 다산초당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 퓰리처상의 기원인 미국의 신문인, 조지프 퓰리처 (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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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 -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 능력을 회복한 아이들
브루스 D. 페리, 마이아 샬라비츠 지음, 황정하 옮김 / 민음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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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

 

얼마 전에 떠들썩 했던 어린이집 사건이 떠오른다. 그 이후에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을 염려한 많은 보모들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랐다. 어린이를 맡겨 놓고 불안에 떨어야 하는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고 일부 사람들에 의해 나쁘게 매도가 되어 속상해 하는 성실한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안타깝게 느껴졌다.

 

어린이들은 너무나 연약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나 제일 먼저 보호되어야 할 존재들이다. 그들은 앞으로의 세계를 구성하고 이끌어 나가야 할 존재들이므로 지구의 미래를 존속시키기 위해서라면 국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짊어질 구성원들이 어이 없는 사고로 안타깝게 사라지고 있다. 국가 안전과 재난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는 매일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어린이는 신체를 다치는 것 외에도 더 깊이 상처를 받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마음이다. 몸이 다치는 것은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나을 수 있는 것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사리 낫지 않고 평생 짊어져야 할 마음의 짐이 될 경우가 많다. 그것이 바로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트라우마는 자신의 정신 세계를 지배하고 그 상처를 극복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결국 우울증을 겪다가 스스로 자해를 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그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을 구하고 마지막으로 구출된 사람도 결국 일상 생활로 복귀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트라우마는 어릴 때 겪은 것일수록 더욱 강렬한 기억을 남게 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상처를 가진 많은 어린이들의 실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이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냈는지, 그 상처가 자신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을 학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먼저 아기를 관찰하는 시간이라는 챕터에서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오랜 시간 말할 수 없는 아기를 관찰하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추측해 보고 찾아낼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이 바로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 건지 알 수 있도록 만드는 공감 능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다.

 

부모들의 양육 태도는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무관심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아이에게 과도하게 사랑을 해주는 것도 아이의 독립심을 저해하여 공동체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행동이 될 수 있다.

 

TV에서 나오는 어린이 양육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의 문제 행동은 대부분 부모의 양육 태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예비 부모들에게 아이를 키우는 올바른 방법을 교육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무작정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방법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많은 부모님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아이를 잘못 키우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 받은 아이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치유 방법은 바로 스킵십이다. 아이를 한번 꼭 안아 주도록 하자.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성분이 나온다고 한다. 하루에 한 번씩 '포옹의 시간'을 갖고 서로에게 힐링의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알라딘 민음인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공감 능력을 이해하고 발달시키면 엄청난 사회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공감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그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차갑고 폭력적이며 혼란스러운 전쟁이 계속되어 누구도 살고 싶지 않은 사회로 변할 수 있다. 이런 파괴적 문화는 인류 역사에서 바복해서 나타났으며 오늘날에도 일부 지역에 남아 있다. 자녀 양육과 교육,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핵심 가치에 대해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도 어느새 이런 파괴적 문화가 독버섯처럼 번져 나갈 것이다.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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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실전경제학 입문서
모셰 애들러 지음, 이주만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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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경제학의 두 가지 측면

 

이 책은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학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것은 바로 '경제 효율성'과 '임금이론'이다. 경제 효율성과 임금이론은 현실적으로는 양립할 수 없다.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낮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주의 시장 경제를 신봉하는 학자들은 시장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임금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경제 효율성의 개념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임금이 결정되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 효율성을 근거로 자유시장을 신봉하여 불평등을 해소하고 고통을 줄이기 위한 큰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다. 그런데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경제학자들은 경제 효율성 개념의 초기에는 소득 분배를 중요하게 여겼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부자에게서 빈민에게로 자원을 재분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론이 어떻게 해서 자원의 재분배에 대해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눈여겨 살펴봐야 할 점이다.

 

2부에서는 임금이론과 최고 경영자의 연봉 문제를 다루면서 애초에 불평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리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거대한 회사가 부도 위험에 처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결국 수 십 억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겨우 부도의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회사의 부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할 최고 경영자들이 연말에 두둑한 보너스를 받고 아무런 피해 없이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뉴스가 보도 되었다. 왜 최고 경영자가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회사가 잘못되는 것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주류 경제학자들이 채택한 '신고전파 이론'에서는 답을 쉽게 제시한다. 노동자는 고용주에게 기여한 가치만큼 임금을 받는다. 만약 그가 현재 최저 임금을 받는다면, 고용주에게 기여한 가치는 시간당 최저 임금인 것이다. 만약 그가 시간당 수천 만원을 받는다면, 고용주에게 기여하는 가치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 가치만큼 일하고 있는 지는 불합리한 측면이 많이 있다. 자신들의 임금을 스스로 결정하는 권한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면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신고전파 이론 외에도 또 다른 임금이론이 있다고 한다. 신고전파 이론은 본래 고전파 임금이론을 대체하려 했던 이론이라고 한다. 고전파 임금이론에서는 임금을 결정하는 요인이 생산에 기여한 정도가 아니라 당사자 간의 상대적인 협상력이라고 주장하였다. 실증적 자료에 부합하는 이론은 신고전파 이론이 아니라 고전파 이론이라고 한다.

 

결국 경영진과 노동자와 고용주는 서로 다르다. 경영진노동자와 달리 고용주와 협상할 때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고용주에게 고용된 노동자와는 다르게 고용주에게 직접적으로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 경영진을 고용하는 사람이 기업의 주주이고, 이렇게 다수의 개인이 기업을 소유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별한 경제학 지식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경제학적 지식이 있는 것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주류 경제학 이론과 함께 부자와 강자의 편익을 도모하는 주류 이론에 대한 대안으로서 실증적인 근거로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비주류 이론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각 이론의 개념적 설명과 함께 역사적 맥락이나 전개 과정도 살펴볼 수 있으므로 경제학의 역사를 알고 싶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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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07: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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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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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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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으로 바라본 의식주

 

이 책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의식주의 현상을 분석한 글이다. 의식주는 우리의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옷을 입지 않고는 추워서 살 수 없고 먹지 않고는 배고파서 살 수 없다. 그리고 집에서 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안전은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의식주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데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다. 그런 만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의식주가 독자들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의류와 관련된 내용은 몰랐던 내용도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나폴레옹 시절에 군복이 화려했던 이유와 단추 대신 지퍼를 사용하는 데에 오래 걸린 이유, 웨딩드레스의 색깔이 흰색인 이유, 불편한 속옷을 계속 입었던 이유, 다이어트에 매번 실패하는 이유, 브랜드가 생긴 이유, 치마가 짧아지면 경기가 살아난다는 이야기가 생긴 이유, 빈티지가 유행하는 것과 국가 경제력과의 관련성, 명품과 SPA 의류의 양극화 현상 이유는 무엇일까? 등의 내용이 다뤄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나폴레옹 시절에 군복이 화려했던 이유와 웨딩드레스의 색깔이 흰색인 이유가 기억에 남았다. 나폴레옹 시절에 군복이 화려했던 이유는 파티나 궁정 연회가 많아서 그러한 영향으로 사람들에게 돋보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대포를 쏘고 난 후 생기는 많은 연기 속에서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기 위해서 군복이 화려해야 했다니 그 이유가 신기했다.

 

그리고 웨딩드레스의 색깔이 흰색으로 굳어진 이유영국의 어린 여왕인 빅토리아의 결혼식 이후였다고 한다. 세계에서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고 부르며 번영을 누리던 영국에서 여왕의 자리에 오른 빅토리아의 행적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빅토리아 여왕이 독일의 삭스 코버그 공국의 알베르트 왕자와의 결혼식에서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따라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드레스를 순백으로 만드는 기술이 어려웠고 그만큼 값이 비싸졌다. 서민들은 값도 값이지만 쉽게 더러워지는 흰옷을 선호하지 않았다. 순백의 드레스는 옷을 흰색으로 탈색하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드레스의 값이 떨어져서 대중화 된 후에야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음식은 환타가 만들어지게 된 원인 제공자가 히틀러라는 것, 글로벌 불균형이 탕수육을 탄생시켰다는 것, 병뚜껑은 아무나 만들 수 없다는 것, 라면의 종류가 많은 이유, 최고급 커피 가격의 결정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여기서 몇 가지 이야기가 제법 흥미로웠다.

 

환타를 만들게 된 이유는 세계 대전 중에 콜라를 먹을 수 없게 된 독일에서 그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실험을 하다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병뚜껑을 몇 개의 기업만이 독점하여 만들 수 있도록 한 이유는 그것을 토대로 정확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병뚜껑을 가지고 세금을 매긴다는 점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또한,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집은 미인이 누구와 결혼해 사는 건지, 결혼할 때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는 이유와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냈던 이유, 자동차가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구세주였던 점, 지방의 대형 마트가 더 큰 이유, 뉴욕의 부유층이 아파트를 싸게 임대할 수 있었던 이유, 경쟁사 옆에 가게를 차렸던 이유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여기에서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 당시에도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막아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어느 시대에서나 국가는 세금을 더 걷으려고 하고 국민은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세금은 내지 않을 수록 개인에게는 이익이니 말이다.

 

그리고 뉴욕의 부유층이 좋은 아파트를 싸게 임대할 수 있었던 미아 패로 법을 다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미아 패로 법은 함께 읽은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에서도 다뤄지고 있었다.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에서는 미아 패로 법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었고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에서는 그 미아 패로 법을 악용하는 상황에 대해서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동일한 현상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측면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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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5: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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