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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제안서

 

현재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끝도 없이 많다. 환경은 파괴되어 재앙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고 경제 성장이 뒤처지면서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졌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0~30대의 많은 청춘이 비정규직, 계약직, 인턴에 목숨을 거는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따라 잡지 못하는 월급으로는 한 달을 생활하기에도 벅차서 결국 비싼 이자를 물리는 대출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노후 준비는 손도 못 대고 그때 그때 겨우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들은 결혼·출산·연애를 포기하는 삼포세대, 거기에다가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사포세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이때 쯤 우리는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더 힘들어지기만 할까??

 

이러한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실이 아니라는 점은 언젠가 경제가 성장하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무너뜨린다. 필립 코틀러는 이러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자본주의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 그 대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렇다면 필립 코틀러는 대체 누구일까?

 

필립 코틀러는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이자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라고 한다. 그는 서로 상반된 시각을 가진 세 명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들에게서 경제학을 배웠다. 이들 세 사람은 자유시장경제의 대표 주자인 시카고대학의 밀턴 프리드먼 교수와 케인스 학파를 대표하는 MIT대학의 폴 새뮤얼슨과 로버트 솔로 교수다. 그는 마케팅을 경영과학으로 끌어올리며 전 세계 경영대학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케팅 교과서를 집필하였고 수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왔다.

 

이러한 필립 코틀러는 현재의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14가지 관점에서 제시하고 그에 따른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왜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 소득 불평등, 파괴의 씨앗 / 수렁에 빠진 노동자들 / 자동화에 일자리를 뺏기다 / 이익은 기업이, 비용은 사회가! / 환경과 성장, 지속 가능한 경제 / 경기순환과 불안정한 경제 / 위험한 이기심 / 부채의 늪과 금융규제 / 잘못된 정치가 경제를 망친다 / 코앞의 이익에 눈 먼 기업들 / 시장은 충분히 믿을 만한가? / 우리 삶은 왜 나아지지 않을까?

 

결국 필립 코틀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를 꿈꾸고 촉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현재와 같이 기업들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매달린다면 우리는 모두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그것은 더 큰 손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모범적인 사례를 들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우리 사회가 있는 자들만을 위한 나라가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돈을 많이 버는 부자들이 오히려 세금을 덜 내는 이 시스템은 대체 누가 만들어 냈을까? 열심히 일하고 겨우 받아낸 월급보다 일하지 않고 부동산이나 주식같은 곳에 투자해서 얻은 불로소득에서 떼는 세금이 더 적은 현실이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땀을 흘릴수록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만큼 월급도 적다.

 

왜 이런 구조로 되어 있을까? 바로 있는 자들만이 서로를 밀어줄 수 있고 법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누가 말했을까? 선거를 치를 그 돈을 누가 댈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후원하는 자금이나 비자금을 받고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뽑히면 자신의 뒤를 대준 대기업이나 부자들을 위한 법을 만들어 내면서 자신들의 왕국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낙수효과 등을 들먹이면서 잘 되는 기업들을 더 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 부의 재분배와 관련된 모든 일을 경제가 후퇴하게 될 재앙의 씨앗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낙수효과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부의 독점 현상이 더욱 고착화 될 뿐이다.

 

경영인들이 받는 돈의 상한선을 지키고 최저임금을 올려도 경제는 후퇴하지 않고 오히려 경기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복지를 추구하는 국가들에서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 나라의 국민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보다 더 높다. 그곳의 국민들은 삶의 만족감과 행복감도 높고 일을 하면서도 적당한 휴식을 취하며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뛰어난 인재를 가졌다고 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태는 어떨까? 노인층은 어려운 노후준비 때문에 자살하고 10대들은 무한한 경쟁 속에서 성적을 비관하며 자살을 선택한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청소년들이 자살하는 비극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있는 자들만을 위한 논리이고 궤변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있는 자들을 대변하는 궤변에 세뇌당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조금 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제대로 된 선택을 하자...! 돈을 쏟아부은 유명세나 언론 플레이에 속지 말자...! 이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자본주의의 14개 단점은 각각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빈곤은 소득 불평등 문제의 일부이고, 이는 다시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높은 실업률 문제가 이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2가지 해결책인 긴축재정과 부양책이 충돌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 정치적 로비가 끼어들면서 정치인들이 금융규제와 환경보호 같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해 표를 행사하게 만드는 식이다.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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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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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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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역사는 계속 된다!

 

추리소설의 역사에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셜록 홈즈 시리즈! 그 이후를 현대에도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책이 출간되었다. 홈즈는 새롭게 번역이 되어 완역판으로 재출간 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아직도 그 인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명탐정이다. 그만큼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져서 홈즈는 새롭게 평가받고 재창조 되고 있다.

 

셜록 홈즈는 명탐정의 대명사로서 추리소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셜록 홈즈는 영국의 추리소설가인 아서 코난 도일의 1887년 작 <주홍색의 연구>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장편소설 4편, 단편소설 56편에서 활약하였다. 셜록 홈즈의 인기는 대단해서 사람들은 실제 인물이라고 믿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 홈즈가 죽게 되자 많은 독자들이 항의 편지를 보내서 결국 몇 년 뒤에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되살려 낼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도 소개된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

 

그만큼 셜록 홈즈는 우리의 현실 속에 살아서 존재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셜록 홈즈는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패러디되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작품 이후를 그린 작품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것도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작품으로서 말이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은 아서 코난 도일의 막내 아들이자 유작 관리자인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이 설립하여 이후 코난 도일 경의 후손들이 작접 운영하고 있는 재단이라고 한다. 유작과 저작권을 관리할 뿐 아니라 엄격한 기준으로 작가 사후에 나온 셜록 홈즈 작품들을 평가하고 있다. 재단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한 작품이 절판된 사례도 있다고 하니, 자신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재단이 있는 아서 코난 도일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콘텐츠에는 재단 고유의 마크가 찍혀 있다고 하니 그 콘테츠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이 책을 지은 앤터니 호로비츠는 2007년 영국 출판업계 시상식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각본가라고 한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읽혀지고 있고 자신이 쓴 각본으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16살 때 처음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을 읽은 이후에 셜록 홈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히기도 해서 그의 작품이 기대가 되었다. 앤터니 호로비츠는 <셜록 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이리는 책을 써서 화제가 되었는데,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은 그 전작을 잇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꼭 읽어야지만 <모리어티의 죽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리어티의 죽음>은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죽게 만들었던 <마지막 사건>이라는 단편 그 이후를 그리고 있다. 셜록 홈즈는 3년이 지나서 <빈집의 모험>이라는 단편에서 왓슨의 기록으로 다시 등장한다. 하지만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 홈즈와 대결했던 모리어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한 의문에서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모리어티의 죽음>은 처음에 한 신문이 등장한다. 그 신문에서는 조너선 필그림이 하이게이트 인근의 머턴 가 근처에서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나'라는 주인공이 나타난다. '나'는 프레데릭 체이스로서 라이헨바흐 폭포 사건에서 죽은 모리어티를 확인하게 위해 미국에서 건너온 사람이다.

 

프레데릭 체이스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사무소인 핑커턴의 직원이다. 그는 자신의 조수였던 조너선 필그림이 준 정보로 미국의 악명높은 범죄자인 클래런스 데버루가 영국의 모리어티와 손을 잡으려고 접촉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클래런스 데버루를 잡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온 것이다. 프레데릭 체이스는 런던 경시청의 애설니 존스 경감과 함께 손을 잡고 악명 높은 범죄자의 뒤를 쫓는다. 단서를 뒤쫓으며 클래런스 데버루의 부하들을 한 명씩 찾아가는데,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잔인하게 살해 당하고 만다. 체이스와 존스 경감은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 클래런스 데버루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작품 속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 인물이 내 판단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거라는 걸 알면서도 너무 존재감이 있어서 마지막 결말을 읽고도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몇 가지 단서와 의문점을 통해 결말을 조금은 추측했어도 반전으로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의 진상을 드러내는 증거를 확인하기 위해서 책을 다시 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읽고 좋아한다면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홈즈 시리즈를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나의 독립된 추리소설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셜록 홈즈 시리즈를 하나라도 읽었다면 그 당시 영국의 분위기와 탐정 수사 방식을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책 중간 중간에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사건들을 자세히 알고 있다면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할 것 같았다. 읽지 않았어도 이 작품을 읽으면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세 명의 여왕>이라는 짧은 단편이 있는데, 왓슨의 이야기로 셜록 홈즈가 등장하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앤터니 호로비츠가 적은 단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서 코난 도일이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작품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이 비슷하게 느껴져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셜록 홈즈는 이렇게 재창조 되면서 그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창조해 냈지만 이미 그의 손에서 떠난 인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셜록 홈즈는 살아서 우리 현실을 마음껏 돌아다니고 있다. 작가가 창조해 낸 세계, 인물이 생명력을 얻어가는 과정이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창조력이 다시 한번 존경스러웠다.

 

앞으로 셜록 홈즈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창조되어 어떤 세계로 뻗어 나가게 될 것인지 그 길이 사뭇 궁금해졌다. 그리고 셜록 홈즈의 세계가 반복·변주되면서 어떤 모습으로 확장되어 갈 지 기대가 되었다. 셜록 홈즈의 다음 작품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

 

 

* 황금가지 출판사로부터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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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송경원 옮김, 채승병 감수 / 어크로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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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의 재발견, 케이스 스터디!

 

미국에는 경영학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미국경영학회가 매년 1000여 편의 논문 중 단 한 편만 선정해서 수여하는 최우수논문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최우수논문상 수상 논문 5편이 실려 있다. 이 5편은 케이스 스터디 연구로 기존 경영학계에 충격을 주며 비즈니스의 통념을 뒤집은 것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케이스 스터디가 무엇일까? 바로 블랙스완이라는 특이한 케이스를 면밀히 관찰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보통 사례연구라고 하면 귀납법이라는 방법론을 적용하여 이론적으로 모든 사례를 연구할 것이다. 그 사례가 모두 백조가 하얗다면 모든 백조는 하얗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 귀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수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귀납법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나라도 다른 사례를 발견한다면 대전제에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그러한 특이 사례를 제외하고 보편 사례들만을 가지고 연구하게 되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케이스 스터디는 그 특이한 사례를 연구해야 하는 필요성을 실제 논문을 가지고 제시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도 일상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케이스 스터디 방법론을 알려주고 있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읽어볼 만했다.

 

케이스 스터디의 강점에 대해서 저자는 세 가지를 들고 있었다.

 

강점1. 인간의 지성을 활성화하는 힘(사고력과 관찰력을 이끌어내는 힘)을 키운다.

강점2. 복잡한 현상에 대응하는 힘(인과관계를 밝히는 힘)을 키운다.

강점3. '유추법'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힘(전례가 적어도 유효한 가설을 이끌어내는 힘)을 키운다.

 

이 케이스 스터디에 제시된 논문은 총 5편으로 해당 논문의 내용과 주목할 만한 점을 자세히 들고 있어서 논문을 보지 않고서는 읽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첫 번째 논문은 쓰러져 가는 교회가 다시 활성화되는 사례를 들고 있다. <미국경영학회지>에서는 '급진적인 조직변화는 창발적으로, 즉 조직 구성원에 의해 자발적으로 창출된 아이디어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거쳐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진행된다'는 사실을 새로이 발견하게 됐다며 수상 이유를 들고 있었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에 위치한 '트래비스 파크 연합감리교회'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교회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신도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쇠락하게 되었다. 남아 있던 신도들은 교회를 바꾸기 위해 의논을 하다가 근처 노숙자에게 아침을 제공하게 되는데,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점차 지역 내 가장 큰 노숙자 지원 센터까지 설립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위에서부터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혁명이 시작되는 리더십이라는 사례라는 것이다.

 

두 번째 논문은 신문이 온라인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그 반대되는 사례들과 비교하면서 제시하고 있었다. 이 논문을 쓴 길버트는 비슷한 사례를 표본으로 선정하였고 게다가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사례뿐만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도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재 논문은 할리우드에서 실제로 자주 행해지고 있는 '피치' 미팅으로 '창의성' 평가를 제시한 것으로 현장연구와 인터뷰 조사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창의성을 어떻게 평가해 낼 것인가?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영화 프로듀서에게 자신의 시놉시스를 설명하는 관계를 분석하여 객관적인 평가 요소를 끄집어 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네 번째 논문은 의료 혁신이 전파되는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해 내었는데, 자신들이 세운 가설과 분석한 내용이 다른 경우에도 더 자세한 가설을 설정하여 분석해 내려고 했다. 그래서 펄리의 연구팀은 전문가 집단에 숨겨진 폐쇄성을 '사회적·인지적 경계'라는 개념으로 설명해 내기도 했다.

 

다섯 번째 논문은 벤처 기업이 회사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매도측과 매수측의 사이에 생기는 '신뢰'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이러한 신뢰가 매도 이후의 회사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다. 한 쪽의 관점만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매도측과 매수측 양 쪽의, 각 과정마다의 심리 변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논문을 가지고 케이스 연구의 특징을 꼽고 있는데, 각 장의 주요 주제를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1. 단 한 개의 사례라도 분석 시점에 따라 충분한 시사점을 이끌어낼 수 있다.

2. 면밀한 조사 설계를 통해 가설을 검증한다.

3. 현장에 뛰어들어 예상치도 못한 '발견'을 한다.

4. 추가 분석을 통해 가설의 정밀도를 높인다.

5. 조사 대상을 추적하여 인과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이러한 특징들을 알고 있다면 개인이나 비전문가들도 케이스 연구를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을 듯 했다. 이러한 케이스 연구는 경제나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통찰력을 길러주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우리의 사회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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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3: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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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었던 모든 것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변선희 옮김 / 박하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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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뒤흔드는 만남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한 만남들 중에서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강렬한 만남들이 존재한다.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삶의 방식을 바꾸게 만드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든지... 많은 세월이 흘러도 우리는 그 만남을 결코 잊지 못하고 평생 그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사람이 곁에 없는 순간에도 항상 그 만남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만다. 이 책을 통해서 내게 소중한 기억들을 남겨준 만남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존경했던 선생님... 지금도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선생님의 몸짓과 농담들을 떠올린다. 그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많이 소중했던 사람... 세월의 무게에 연락이 끊겨버린 친구들... 좋은 말들을 해준 언니... 나를 잘 따라 다녔던 동생... 그리고 잠시 스쳐지나간 짧은 만남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당신과 나는 어떤 인연으로 묶여 있는 것일까?

 

여기 오래된 연인이 있다. 연인들은 싸우게 돼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화해를 하고는 했다. "너를 사랑해"라는 말을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한다든지, 두 시간 동안 대화를 하고 이어지는 20분 간의 섹스를 한다든지...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날따라 화해 코드가 발동되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상실을 참을 수 없어서 남자 주인공인 다니는 여자 친구와 함께 있었던 공간을 떠나 카프리로 떠난다. 카프리는 다니가 부모님을 잃고 형을 피해서 가출한 곳이어서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조지를 만났던 기억을 떠올린다. 소설의 주요 공간으로 등장하는 '카프리'의 모습을 알고 있다면 이 소설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 높은 곳에 위치한 조지의 집에서 바라본 카프리 해변가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그리고 이 카프리에 있는 등대는 바로 열 살 때 만났던 마르틴을 떠올리게 했다.

 

다니는 열 살 때 편도선을 수술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때 만나 마르틴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마르틴은 등대를 고치는 사람이었는데, 세계 곳곳의 등대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뒷장에는 등대가 느끼는 감정을 형용사형으로 적어 놓는다. 그것은 아마 마르틴이 그 당시 가지고 있던 감정이지 않을까 했다. 마르틴은 한 쪽 폐를 떼어내는 수술을 했는데, 보호자가 없어서 다니가 그 역할을 해주었다. 수술이 잘못되어 마르틴은 엄라 살지 못했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다니에게 많은 감정을 남겨줄 정도로 강렬한 만남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 카프리 섬으로 가출하는 배에서 만난 조지는 다니가 샌드백을 치며 마음 속에 쌓아둔 울분과 슬픔 등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삶에서 만난 진주들,,, 조지는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친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벽에 붙여 놓았다. 조지는 다니에게 만남과 사랑, 삶의 의미를 깨우쳐 주었다.

 

다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찾아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소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다니는 컴플렉스라고 할 수 있는 왜소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노력하는데,,, 사람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통스러워 한다. 결국 겨우 생긴 아이도 자신과 같은 왜소증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절망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했다. 그걸 참지 못하고 사랑하는 연인은 떠나가고 말았다.

 

다니는 사랑하는 연인과 꿈꿨던 자신들의 아이,,, 이잔이라는 이름과 좋아하는 것이 똑같은 한 소년을 만나는 신비한 경험을 한다. 그 경험을 통해 다니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아이를 다시 꿈꾸게 된다. 카프리의 밝아오는 햇살 속에서...

 

예순 살 나이에 이른 모든 사람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오래 사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게임에서 빠져나오기는 항상 쉬운데 왜 우리는 게임을 계속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217쬭)

오래 사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이다... 마음에 다가온 말이다... 오래 사는 것도 쉽지 않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무대 위의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친근하게 읽히기도 했지만 과거의 기억들이 왔다갔다 해서 조금 끊기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소제목들은 연애편지의 한 구절처럼 읽혔다. 서두르는 바람에 자기 향기를 두고 갔다, 눈에 잘 띄는 것이 그렇지 못한 것을 감춘다, 타인의 눈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다른 사람의 몸에서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 너 자신이 되든지 아니면 네가 그러리라고 믿는 사람이 되어라,,, 등등

 

네가 나에게 오라고 하면 다 버리고 갈 거야, 그러니 오라고 말해줘."

 

 

* 네이버 책좋사 박하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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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06-1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부 정말 잘 쓰십니다!!!!!^^
읽으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어요. ㅎㅎ
편안한 오후되세요.^^

바람향 2015-06-18 09:07   좋아요 0 | URL
우와우와~~^^ 후애님 방문에 기분 좋은 하루가 시작됩니다^^ㅎㅎ
부족한 글 보시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ㅎㅎㅎ

세실 2015-06-2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을 뒤흔드는 만남이라.... 생각만으로도 벅차오릅니다.
이젠 이런 사람이 되어 주어야하는 나이가 되었어요^^
반갑습니다!

바람향 2015-06-22 09:15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후회하고 슬프더라도 그런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에게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세실님은 지금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ㅎㅎ 감사합니다^^ㅋ
 
나를 돌려줘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2
A. S. 킹 지음, 박찬석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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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시 돌아갈래~!!

 

영화 <박하사탕>의 그 유명한 대사가 떠오른다. 누구나 과거를 생각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타임캡슐이라도 타서 과거로 돌아가 그 상황을 바꿨으면 하는 꿈을 꿀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 인생은 더욱 더 밝고 행복하고 즐거워 질 수 있을까?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겠지?

 

하지만 시간 여행을 하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을 보면 과거를 바꾸면 현재도 바뀌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다. 과거를 바꾼 만큼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때마다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은 조금 더 완벽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실수를 하기 때문에 인간이다. 인간은 신에 더 가까워지려는 욕망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신처럼 완벽한 존재들은 아니지만 실수를 통해 조금 더 나은 존재가 될 수는 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존재에 의해 자기 인생을 망치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소설 속 주인공인 제럴드는 5살 정도일 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리얼리티 쇼에 나왔다. 말썽쟁이 제럴드는 리얼리티 쇼가 진행되면서 식탁이나 다른 곳에 똥을 싸는 행동을 해서 '똥싸개'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 후로 10년이 훨씬 지났어도 그런 제럴드의 행동을 잊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똥싸개라고 놀리는 아이들과 학교를 함께 다녀야 했던 제럴드는 폭력을 행사하며 더욱 문제아로 찍히게 된다.

 

분노조절장애아로서 상담을 받으며 특수반에 다니는 제럴드는 샌드백을 두드리며 끓어오르는 화를 가라앉히려 애를 쓴다. 또는 '제럴드데이'라는 자기만의 상상의 세계 속에 있으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제럴드는 불만족스러운 집 문제와 똥싸개로 인식되는 유명세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나도 한때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자주 봤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의 문제 행동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님의 양육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결국 부모님들도 육아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리얼리티 쇼에 나오는 게 아이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는지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 아이가 주변인들에게 문제아로 인식되는 것이 나중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최근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육아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아이들이 귀여워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데,,, 한 편으로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부정적인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예인이 되는 것을 꿈꾸는 아이라면 부모님 덕으로 조금 더 빨리 TV에 출연하게 되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이 될 생각이 없는 아이라면 어떻게 될까?

 

유명한 아역 출신 배우들을 살펴보자. 그들도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성장통을 겪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인으로 살고 싶은 아이들은 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에서 갈팡질팡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유명세 때문에 고통 받는 아이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의 TV 출연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주인공 제럴드는 그 당시 자신의 의사를 똥을 싸는 것으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기보다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받아들였다. 누구 하나 제럴드의 얘기에 귀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사이코패스인 누나 타샤가 자기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하는데도 사람들은 그 상황을 잘 몰랐고 알아도 해결해주지 않았다. 제럴드는 세상의 폭력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하는 약한 존재일 뿐이었다. 그렇게 리얼리티 쇼는 제럴드에게 세상의 불신만 키워주게 되었다.

 

TV에서 비쳐진 세상은 진실이 없는 거짓된 세상이었다. 그게 아닌데도 고개를 끄덕여야 했고 가정 문제는 어느 하나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달라졌다면 함께 모여 만찬을 즐겨야 했다. 제럴드는 문제의 원인인 타샤 누나를 혼내지 않는 부모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사랑인 것일까? 흠이 있는 아이라도 보듬고 싶은 부모의 마음인 것일까? 타샤 누나를 감싸고 도는 어머니는 결국 자신의 딸이 사이코패스라는 걸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무시와 무관심일 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사이코패스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원래 태어날 때부터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이코패스는 정말로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고도 아무런 죄책감이나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걸까? 어떻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거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경제적인 이유나 원한이 아니라 그저 재미로 자신이 아닌 남을 상처입힌다. 그런 사이코패스가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사람의 좌절과 고통, 슬픔 등을 내 일처럼 받아들이는 공감 능력도 어렸을 때부터 키워줄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사이코패스라고 해도 극복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어쨌든 사이코패스에 대해서 너무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저 TV나 영화에 나오는 정도로만...

 

이 책은 청소년 성장 소설이면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문제가 있는 가족과 TV 매체의 부정적 효과, 자극적인 내용을 만들기 위한 제작 프로그램의 거짓, TV 내용이 진실이 되는 방송 후폭풍... 그리고 10년 동안 그때의 기억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가 있다. 아무도 그 아이를 보호해 주지 않는다. 뭔가를 말하려고 해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어서 그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고민을 안고 산다. 그래서 '넌 나보다는 나아!' 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겉만 보고 하는 말이다.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는 참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그 고통의 깊이를 남이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많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고민에 빠져 있고 힘들어 한다. 스스로도 자신을 주체하지 못해서 방황하고 문제를 일으킨다.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사회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얼마나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할까?

 

먼저 좀 들어보자... 자기 말만 하지 말고...

 

 

* 네이버 책좋사 미래인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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