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여섯 번째 주제는 권력자다. 당신은 권력자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나는 권력 나아가 권력자에 대한 이미지가 독재자와 동의어로 생각되었다. 권력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세습에 의해 스스로 큰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얻게 되기보다는 타인의 것을 쟁취하여 얻게 된다는 강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 책 안에는 독재자로 불리는 인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명의 권력자들의 이미지가 마냥 긍정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물론 긍정적인 이미지의 인물들도 있지만... 그동안의 벌거벗은 세계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차이점이라면 실존 인물도 있다는 사실이다. 10명 중 3명이 현존 인물이고, 그중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인물인 무함마드 빈 살만은 무려 1985년 생이다. 아마 세계사 속에서 추린 10명의 권력자여서 그런지, 하나같이 익숙한 이름들이지만 막상 그들의 권력에 관한 내용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 내용이 상당했다. 권력 앞에서 변하기 마련이라는 인간임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잘 활용하고 남용하지 않은 인물도 만날 수 있어서 색다른 시간이었다.
특히 영국과 러시아(소련)가 각각 3명씩의 지분율을 가졌고, 미국이 2명(한 명은 중국 서태후고 남은 한 명은 앞에서 언급한 빈 살만이다.)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인물은 상대적으로 영국 편에 많았던 것 같다. 각 인물들 만큼이나 흥미로웠던 것은 각 인물들에 대한 표제다. 아마 이들에 대한 한 줄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 같다. 보통의 세계사가 차례대로 읽는 게 좋았던 것에 비해, 이 책은 굳이 차례대로 읽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물론 다 읽어본다는 가정하에, 각 나라별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비슷한 시기끼리 묶어서 읽어도 좋겠다. 아무래도 앞뒤에서 약간씩 겹치는 시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읽다 보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 이름 외에는 알고 있는 게 없었던 처칠이라는 인물을 다룬 5장이 기억에 남는다. 내게 영국 수상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둘이 있는데 한 명은 처칠이고 또 다른 한 명은 대처다.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그중 처칠을 다루고 있는데, 우선 그가 다이아몬드 수저 출신이라는 사실과 학창 시절 학업성적이 아주 좋지 않았다는 사실, 학창 시절 성격도 좋지 않았다는 사실이 상당히 의외였다. 왕가를 제외하고는 무척 유력한 귀족 가문의 재벌에 준할 정도의 돈을 가졌던 말버러 공작(담배 브랜드랑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담배공장이 말버러 공작의 영지에서 가까워서 지어졌다니 놀랍다.) 집안의 맏아들로 태어난 처칠은 평생 버스를 타본 적이 없고, 지하철도 한번 타볼 정도로 아주 부유한 가문의 인물이었다. 처칠 하면 당연 1,2차대전 이야기가 따라올 수밖에 없는데, 아마도 그가 2차대전의 독일 나치당의 아돌프 히틀러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지금도 회자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이들 간의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蝸?르크 철수작전인데, 이미 결론이 난 사건임에도 정말 읽으면서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은 승리를 이루어냈기에 처칠은 지금도 영국인의 가슴속에 각인되어 있는 권력자다.
그 밖에도 서태후를 비롯하여 표트르대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푸틴, 도널드 트럼프 등 권력의 정점에 섰던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권력자들의 삶과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