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논어 - 굽이치는 인생을 다잡아 주는 공자의 말, 개정증보판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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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원하는 길로 들어서 원하는 걸 얻고 원하는 힘을 얻어 사는 것도 좋은 인생이지만,

원하는 길이 아니어도 새로운 길을 찾고, 원하는 걸 얻지 못해도 가치 있는 걸 만들면서 힘을 얻지는 못했지만

행복과 지혜를 얻었다면 아름다운 삶입니다.

세상의 삶이 모두 다르지만 우열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공자 시대도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가치를 만들고자 노력하느냐가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인생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마흔에 들어선 지 얼마 안 되었던 거 같은데, 벌써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직 쉰까지의 여정이 좀 남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손에 든 것은 멋진 노년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언제 내 나이가 이렇게 되었나!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다. 스무 살 때만 해도 왜 이리 하루가 더디게 가는지,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서른 중반을 넘고 나니 하루는 짧지 않지만, 한 달은 생각보다 빨리 갔다. 마흔이 되니 하루도, 한 달도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나이만큼의 가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체감한다. 원숙한 삶을, 멋지게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저 시간이 가면 자연스레 만들어질 줄 알았던 삶이 부단한 노력의 결과임을 깨닫는다. 마치 겉으로는 평범하고 평안해 보이는 삶의 속을 들여다보면 각자가 가진 고민과 걱정, 근심과 고통들이 한 무더기다. 마치 백조처럼 물 안에서는 버둥거리며 열심히 발장구를 치는 게 우리 각자의 삶이 아닐까 싶다. 그마저도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충분한 결과나 열매가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글쎄...

다행이라면 공자가 말한 불혹, 지천명, 이순은 현재의 나이와 좀 다르단다. 과거에 비해 평균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긴 하지만, 그만큼 삶의 농축도와 밀도가 과거에 비해 연해졌다는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쉰이라는 나이가 주는 깊이가 있다. 저마다의 목표도 있을 것이고, 사회가 요구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오십에 어떤 삶을 기대하는가, 또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오십에는 열매를 거두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알 필요는 있다. 혹시 지금까지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진지하게 과거를 돌아볼 필요도 있다. 그렇다고 늦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오십은 조화를 이룰 줄 알아야 하는 때이고, 내 이득만을 위해 살기를 내려놓아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열정을 가지고 배우기를 좋아해야 하는 것은 과거와 다르지 않지만, 그럼에도 오십은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니 만큼, 전반기와는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저자는 오십을 논어를 비롯한 인문학의 뜻을 발견하기 좋은 때라고 이야기한다. 결혼과 자녀 양육, 직장 생활 등의 실무자로 바쁜 삶을 살았던 3~40대에 비해 50대는 시간적으로도 좀 더 여유가 있을 때이자, 그동안의 인생의 경험치도 높아졌기에 인문학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앎을 마주할 수 있을 때라고 말이다.

사실 이 책은 어느 나이가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 오십이 들어가지만, 어느 때에 읽어도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 담겨있다. 여러 번에 걸쳐 논어를 마주했지만, 읽을 때마다 와닿는 경구가 다르다. 쉰이 되어서 읽는 논어는 어떨까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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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 -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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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에 수학이 붙어서 잠깐 고민이 되었다. 여기서의 수학은 산수가 아닌 "통계"가 주를 이루는, 아주 복잡한 계산이 등장하는 수학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생의"라는 소제목 덕분에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지도 교수의 추천으로 4주간 머물렀던 산타페 여름학교에서 만난 각 분야의 학자들과의 마주하며 풀어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수학적 사고와 시스템을 통해 인생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법을 말하고 있다. 다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해당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면 꽤 특이했다. 이들은 자신이 모두를 가르칠 정도로 우월하다는 생각 속에 갇힌 사람도 있지만, 타인이 가지고 있는 전문 지식을 배워서 자신의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하는 인물들도 있다. (저자의 지도교수가 여름학교에 참여하는 저자에게 요구한 숙제기도 하다.) 사실 복잡한 계산들이 등장한다. (당연히 수학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근데, '굳이? 왜? 이 문제를 여러 계산법을 통해 풀어내야 할까? ' 하는 생각도 참 많이 들었다. '그렇게 풀어내는 게 그렇게 큰 의미가 있나?'에 대한 생각도 읽는 내내 들었다. 한편으로 이들이 이렇게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당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통해 느끼는 쾌감을 우리도 자신의 영역에서 충분히 느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가령 내 경우는 숫자를 맞추는 일(회계)을 하는데, 세금신고나 시재가 정확히 딱! 맞았을 때의 쾌감이 그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이 쾌감에는 안도도 포함된다.)

4가지 사고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통계적 사고(안정적 시스템, 평형상태에 도달한 후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고)

상호작용적 사고(주기적 시스템, 반복적인 패턴을 보여주고자 하는 사고)

카오스적 사고(카오스 시스템, 확실한 예측이 불가한 사고)

복잡계적 사고(복합적 시스템, 다양하고 복합적인 상황이 뒤엉켜 벌어진다는 사고)

사실 이 사고를 이렇게 밖에 쓸 수 없었던 것이, 각 사고별로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산과 설명이 이 책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각 사고를 사용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다르다. 가령 통계적 사고의 예는 우유와 차가 섞인 밀크티에 대한 이야기에서 등장한다. 우유와 차중 무엇을 먼저 넣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주장을 하는 뮤리얼 브리스톨 박사와 이를 통계적으로 계산해서 우연을 제거하고자 한 로널드 피셔의 계산이 바로 자연선택의 기본이론의 정리인데, 이는 여러 다양한 학문에 영향을 미친다.

두번째 등장하는 상호작용적 사고에서는 알프레트 로트카가 등장한다. 그의 이론에서부터 도출된 문제는 토끼(피식자)와 여우(포식자)의 수에 대한 내용이다. 이는 시스템의 개별 요소가 다른 요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해 주는 방법으로 등장한다. 앞에서 말한 안정적 시스템으로는 해당 사건을 풀어낼 수 없다. 토끼의 개체 수가 줄어들면, 자연히 여우의 개체 수가 줄어들기 마련이고, 결국 이는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는 상승과 하강을 겪어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개념은 얼마 전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감염병의 문제를 풀어내는 방법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세 번째 등장하는 카오스적 사고는 마거릿 해밀턴의 연구가 등장하는데, 그 예로는 바로 요즘도 예측이 쉽지 않은 날씨에 대한 내용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앞에서 말한 그대로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똑같은 결과로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의 예로 저자는 엘 파롤 바의 문제를 가지고 나온다. 50명이 춤출 수 있는바에 80명이 들어오게 되었을 때, 그중 30명은 먼저 온 30명과 자리를 가지고 다투게 된다. 결국 기분이 상한 60명은 다음번에 엘 파롤 바에 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투지 않은 20명은 친구를 초대해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아직 10명의 여유가 있다.), 그다음 주에는.... 지금 말한 내용은 과연 정답이 정해져 있을까? 이들이 예측한 숫자가 고스란히 바에 등장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한두 번의 예측은 가능하지만 장시간의 예측은 불가하며, 이에 대한 지수를 조금만 잘못 측정해도 예측이 빗나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다른 상황들이 계속 추가된다면? 이는 우리가 잘 아는 나비효과를 도출해 내는 이론이 된다.

우리의 사회적 삶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규칙이 사회적 경험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복잡성 위에 또 다른 복잡성이 쌓이게 된다.

책안에 등장하는 사고들은 최대한의 오류를 줄이고 진실에 더 가까운 답을 찾기 위한 여정들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여정을 인생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입시켜 설명한다. 다양한 논의들과 그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이야기만큼이나 다양한 수식과 도표, 계산법이 등장한다. 저자가 말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지만, 너무 수식과 도표 등을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여 깃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마주했던 여름학교와 4가지 사고의 주된 연구자들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마치 수학의 타임슬립을 다녀온듯한 기분이 든다. 솔직히 수학적 머리가 짧은 관계로, 수식을 보고 해당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수식은 이해를 돕는 도구 정도로 봐도 좋겠다 싶다. 수학으로 우리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간다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고, 전혀 상관없어 보였던 이성과 감성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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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 오심과 권력, 그리고 인간을 심판한 법의 역사
김웅 지음 / 지베르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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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의 검사 내전을 참 재미있게 읽었고, 그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검사 내전도 참 재미있게 보았다. 실제 검사가 쓴 작품이기에, 실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던 것도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물론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고, 검사에서 국회의원으로 그리고 변호사로 저자 역시 많은 변화를 겪긴 했다.)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은 더더욱 아니다. 지극히 법에 관한 이야기다. 다행이라면, 저자 특유의 문체의 재미는 여전하다는 것.

책의 공통된 주제는 바로 형사소송 제도다. 형사소송 제도의 시작을 어디서부터로 봐야 할까? 저자는 형사소송 제도의 시작을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인 기원전 2,000년으로 본다. 바로 가장 오래된 성문법으로 알려진 우루카키나 법전에는 자유와 평등, 정의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었다니 참 놀랍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이 바로 함무라비 법전의 이야기였는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해석한 부분이었다. 당연히 사유재산에 대한 강화가 이런 법을 만들어냈다고 배웠기에, 가진 사람들의 것들을 지키기 위한 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해석은 다르다. 이는 약자들이 강자에게서 상해를 입지 않도록 그들을 지키기 위한 법이었다는 것이다.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것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약자들은 그렇지 않다. 또한 약자에게 얻은 피해 이상을 얻어내려는 강자들이 존재할 것을 예상했기에 이런 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형사소송 제도로 발전하기까지는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 문제는 그 희생들이 너무 과했고, 불필요한 것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생각보다 형사소송 제도는 참 많은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이 책은 그 비효율적인 형사소송 제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라는 제목의 답은 생각보다 초반에 등장한다. 물론 잘 알려졌다시피 무신론자이자 젊은이들을 타락시켰고, 세대 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사유였다. 사실 그 안을 깊이 파보면 정치범으로 몰렸기도 했지만, 소크라테스 자체가 밉상인 행동들을 하기도 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소크라테스의 판결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 밖에도 중세의 가장 문제가 된 마녀사냥에 대한 부분도 등장하는데, 정말 답답하고 끔찍했다. 자기가 살기 위해 마녀가 아닌 걸 알면서도 신고를 해 마녀로 모는 현실이 참 씁쓸했다. 그렇게 몰린 마녀 중에는 가정주부도 있었고, 전혀 상관없는 상황 속에서 마녀로 몰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재산을 빼앗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마녀인 것이 확인되면 과거 신체절단의 벌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마녀사냥이 많아진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책 안에는 검사 출신인 저자가 바라보는 검사 사회의 이야기뿐 아니라 법을 모르는 국회의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들이 있다. 덕분에 속이 시원한 감도 있었다. 또한 미란다원칙에 대한 부분은 알고 있었지만, 좀 더 배경지식을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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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심리학 - 일 년, 열두 달 마음의 달력
신고은 지음 / 현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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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달력이 떠올랐다. 날짜를 보면서 계획을 떠올리는 달력처럼, 마치 이달이면 등장할 우리의 심리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그래서 그 달이 될 때마다 떠올리게 해주는 심리상태가 들어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학문인 심리학이 우리 삶에 꽤 깊이 침투해있는 느낌이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매체와 강연, 책을 통해 우리는 나와 타인의 심리에 대해 과거에 비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한편, 지식적으로는 꽉 채워져 있음에도 우리는 자주 소통의 부재를 경험하게 된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것일까? 아님 머리에 많은 지식이 들어있기에, 그에 만족하며 타인과의 소통은 필요 없다고 여기는 것일까?

책 안에는 일 년 열두 달, 각 달에 맞는 심리학이 등장한다. 계절에 따라 우리의 마음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일 년에 4계절이 있는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날씨는 꽤 미묘한 감정적 변화를 일으킨다. 본격적인 여름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지금 날씨 6월은 왠지 모를 짜증을 유발한다. 크게 화를 낼 상황이 아님에도, 높은 기온으로 몸이 끈적이고 더운 상황이 되면 자연스레 마음의 기온도 급격히 올라간다. 6월의 심리학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갑오징어에 대한 이야기였다. 왜 뜬금포로 갑오징어가 등장한 걸까? 갑오징어는 화가 날 때 얼룩무늬를 드러내는데, 이 무늬가 암컷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수컷 갑오징어는 암컷에게 구애할 때는 최대한 침착하게 갈색을 드러낸다. 문제는 이런 수컷 갑오징어의 모습이 또 다른 수컷에게는 약함의 표시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 상황에서 수컷 갑오징어는 어떻게 할까? 갑오징어만큼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밖에도 갑자기 하루아침에 찬바람이 부는 9월이 되면 왠지 마음이 이상해진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 걸까? 근데 이 또한 내가 우울한 게 아닌, 햇빛을 덜 받으면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문제일 수 있다고 한다. 가짜 우울이 진짜 우울인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놓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우린 이 가짜 우울의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새로운 달이 올 때마다 그때그때 피고 지는 꽃과 나무들이 다르듯이, 맺히는 과일들이 다르듯이,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감정에 끌려다니기 보다, 좀 더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멍 때리거나 잠과 같은 회복의 시간이 될 수도, 내 감정의 단계를 1~10단계의 지수로 표현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부담스럽지 않은 이해나 내 감정을 있는 그래도 솔직히 표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마치 여름이 오면 시원한 옷차림을 하고, 겨울이 오면 따뜻한 털옷을 꺼내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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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나와 고시원을 차렸습니다 - 교사에서 고시원 원장이 된 인생 커리어 전환기
노지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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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원하고 바라는 대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된다.

그 꿈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지속해가면, 결국 그 꿈에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이루어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것도 안정기에 들어간 삶을 박차고 나와 내가 원하는 길로의 방향 전환은 정말 힘들 것 같다. 근데 그걸 이루어낸 한 사람이 여기 있다.

40대의 과학교사였던 저자는 인생에서 큰 충격을 받은 시점이 있었다.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 함께 근무하던 교사 중 2명이 장학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였다. 저자는 그 상황을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던 상황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기도 했다. 그녀들처럼 아이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휴직 없이 교사 일을 했어야 했나 하는 자괴감이 꽤 오랜 시간 그녀를 괴롭혔다고 한다. 고민을 거듭하던 그녀는 "우리 교육의 희망과 행복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복직을 하게 된다.

그녀는 그날 이후 자신의 교과목인 과학에 인문학적 소양을 담은 수업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공감해서였을까? 그녀의 수업을 좋아해 주고 인정해 주는 제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제자들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강의를 통해 교육의 가치를 되새기는 일로 만족할 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녀의 꿈은 조금 더 커졌다. 교사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희망과 행복을 노래하고 싶다는 꿈 말이다. 그녀가 학교를 그만두게 된 계기는, 자신이 뱉어낸 말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삶을 마주했을 때였다. 아이들에게 꿈을 꾸고 노력하면 결국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전하던 그녀는, 자신은 자신의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결국 그 일로 고민을 하던 그녀는 사표를 내고 교사가 아닌 강연자의 삶을 향해 나갔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고정수입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자, 생활이 힘들었다. 생계를 위해 돈벌이가 필요했다. 결국 그녀는 고시원을 경영하는 고시원 원장이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꿈을 택한 대가는 쉽지 않았다. 고시원을 열면서도 경험이 없는 그녀에게 인테리어를 하고 고시원을 정비하는 일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다. 입주자를 찾지 못해 몇 달간 공실로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1년여를 하루 종일 고시원에 매달리다 보니 아이들을 챙기는 일도 소원해져서 그 또한 많이 미안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책 안에 등장한 그녀의 꿈을 향한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다행히 고시원 2개를 경영하면서 수입은 안정화가 되었고, 덕분에 자신의 꿈인 강연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책 안에는 그녀의 수고로움과 노력에도 예상대로 바뀌지 않는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읽는 내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안에 담긴 글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삶은 힘듦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노력을 하기 때문에 힘든 거지, 노력하지 않는다면 힘들지 않다. 지금 힘들다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꿈꾸고 그 방향으로 간다면 언젠가 내 꿈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그 꿈은 사람마다 다르고, 가는 방향과 시간도 같지 않다는 사실.

늘 늦었다는 생각을 한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내 나이가 젊지 않다는 생각 말이다. 오래 다닌 직장을 나올 때도 그랬다. 여기를 나가면 내가 갈 만한 곳이 과연 있을까? 나는 ISTJ라서 정확한 계획이 서지 않으면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니, 더 빨리 나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진지하게 꿈꾸던 꿈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처럼 삶의 방향을 돌릴 정도의 도전은 아니지만, 나만의 속도로 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원하고 바라는 대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된다.

그 꿈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지속해가면, 결국 그 꿈에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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