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오세요, 저승길로 로컬은 재미있다
배명은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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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마워요."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줘서.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해줘서.

운영은 자신도 이런 위로의 말을 타인에게 해주는 다정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다니던 출판사를 그만둔 여운영은 2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집에 카페를 내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될 것도 모르는 운영의 갑작스러운 선택에 엄마는 화를 낸다. 사실 지금까지 운영의 인생을 좌지우지한 엄마였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은 운영이기에, 엄마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수원시 행궁동에 있는 집은 1970년에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2층 주택이다. 다행히 주변이 힙한 곳이 되어서 집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할머니의 집을 파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운영은 집을 직접 손봐서 카페를 열기로 한다. 다행히 건축 일을 하는 친구 현준 덕분에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다. 공사를 하다가 골목으로 가는 이상한 문을 발견하게 된 운영은 그 벽을 트면 골목에서 손님들이 들어오기 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벽을 부수기 시작한다. 문제는 벽을 부수면서 시작되었다. 벽을 반 즈음 부수자 돌풍이 불면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타난 한 남자는 벽돌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서 뭔가를 꺼낸다. 바로 그것은 부적이었다. 운영이 저승과 이승의 결계를 무너뜨렸다고 이야기를 하는 이 남자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그날 이후로 마을에는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한 남자가 빨간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여성을 놀래려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알고 보니 1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전처였다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한다. 벽을 무너뜨린 후부터, 운영을 이상하게 대하는 주변 상인들. 결국 상인회에 초대받은 운영은 그곳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이 귀신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결국 고민하던 운영은 "사람과 귀신 상인의 상생 프로젝트!"를 하자는 제안한다. 자신이 실수를 해서 결계를 무너뜨린 것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던 운영은 옆집의 쑤사장의 환전소(저승과 이승의 돈을 바꾸는 일)를 통해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그렇게 운영과 귀신 상인들의 상생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책안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기억에 남는 인물은 그 빨간 우산사건의 당사자인 딸 성희와 아버지의 이야기다. 대학원을 다니는 성희는 갑작스럽게 엄마를 떠나보낸다. 평생 성희가 박사가 되길 소원했기에 성희에게 공부외에는 어떤 일도 시키지 않았던 엄마의 부재는 성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엄마의 사망 소식에 오래전 헤어진 아빠와 연락이 닿게 된다. 아빠는 과거 만취해 가정폭력을 일삼았던 인물이었기에, 성희는 아빠와의 만남이 달갑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못해준 아버지의 도리를 하겠다며 성희에게 다가오는 아빠를 무심히 내칠 수는 없었다. 어느 날, 아빠가 사라진다. 수소문하니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성희의 도움으로 기력을 찾은 아빠가 어느 날 작은 생수병을 생명수라며 들고 들어온다. 그리고 1억 5천만원만 있으면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로 엄마가 남긴 집과 보험금을 달라는 말을 한다. 어이가 없는 성희는 간단히 입을 옷만 챙겨 집을 나온다. 하지만 친구의 집에서 지내는 것도 하루 이틀 일. 결국 집으로 들어간 성희를 반갑게 맞이하는 아빠. 하지만 그렇게 집으로 돌아간 성희는 정신을 잃고 말고, 정신을 차린 성희는 아빠가 이상한 사이비교에 자신을 팔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책 안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저승과 이승의 경계 속에 있다. 이승 상인대표인 운영과 4천왕인 국, 문, 목, 장천은 각자의 맡은 바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금돼지 요괴로부터 운영의 목숨이 위험해진 상황에서 국은 특유의 능력으로 운영과 생령인 성희를 구해내고, 금돼지 요괴와 그의 사주를 받은 여관 주인을 지옥으로 보낸다. 그 밖에도 인면어이야기, 치매의 걸린 순이엄마 귀신 등 저승과 이승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책 안에 담겨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겪어내며 운영 역시 소원했던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왠지 수원에 가면 운영이 운영하는 카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든다. 다음 편이 또 나오면 참 좋겠다. 운영은 열심히 카페를 운영하고, 저승의 상인들도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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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요의 신비한 고전책방 : 만화 구운몽 미요의 신비한 고전책방 2
요니요니 지음 / 윌북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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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창 시절 시험 때문에 참 많이 읽고 또 읽었던 구운몽인데, 제목을 제외하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이게 바로 주입식 교육의 폐해다.) 정철의 관동별곡만큼이나 자주 읽었던 지문임에도, 저자 서포 김만중이 떠오르지 않아서 한참을 생각했다. 다행히 책의 말미에 서포 김만중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고 보면 사씨남정기도 만화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오히려 구운몽을 만화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행이라면 책을 읽으며 양소유와 팔선녀 그리고 성진 스님이 떠오르긴 했다. 책으로 읽으면 쉽지 않은 고전소설이기에, 만화로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나서 교과서에서 만나면 왠지 더 반가울 것 같다. 

아무래도 만화로 나오기에, 실제 작품의 순서와는 좀 다르게 각색이 되어 있다. (순서 배치에 대한 내용은 책 뒤편에 언급되어 있다.) 진짜 미요의 신비한 고전 책방의 순서대로 실제 작품에도 나왔다면 진짜 최고의 반전이었겠다 싶긴 하다. 이 내용을 보고 나니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떠올랐다.(당시 결말을 두고 진짜 꿈이라고 하면 가만 안 둔다는 시청자 중 하나가 나였다. 물론 결말이 그렇게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암튼 황당하긴 했다.) 



 불임으로 오랜 시간 고생하던 양처사 부부에게 아들이 태어난다. 빼어난 외모를 지닌 양소유가 바로 그다. 12살 되던 해, 양처사가 아내와 아들 소유만 남겨둔 채 떠난다. 혼자 힘으로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고생을 아는 소유는 장원 급제를 해 어머니의 고난을 덜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장안(수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첫 번째 아내가 되는 진채봉을 만난 소유. 날이 밝으면 만나기로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쟁이 일어나고, 진 어사가 역적으로 몰리며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서 채봉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전쟁으로 과거시험도 못 보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소유. 아들을 결혼시키고자 어머니는 두연사(이모)가 있는 낙양으로 소유를 보낸다. 이미 시를 짓는데 일가견이 있는 소유의 시에 매료된 계섬월은 소유의 첩이 되길 원한다. 아직 아내가 없는 소유를 유지의 딸인 정경패에게 소개를 시키는 두연사. 하지만 조심성이 많은 경패가 소유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두연사는 소유에게 여장을 시킨 후 연주를 하게 한다. 그렇게 경패와 경패의 여종이자 친구인 가춘운까지 만나게 되는 소유. 



가는 곳마다 여자가 따르는 능력자인 소유. 문관이지만 무관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나타내는 소유는 결국 티베트의 자객인 심요연, 황제의 딸인 난양공주 이소화, 남장 기생이자 계섬월의 친구인 적경홍까지 총 8명의 여성을 아내 혹은 첩으로 삼고 많은 것을 누리며 나이가 든다. 하지만, 부귀영화를 다 가졌음에도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텅 빈 것 같은 외로움과 고민이 있었다. 결국 소유는 불교에 귀의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게 되는데...

소설 안에 또 하나의 소설(액자 구성)이 묘미인 구운몽은 실제 주인공인 성진 스님과 그가 꾼 꿈속 인물(양소유)이 등장한다. 사실 책을 읽으며 모든 것이 헛되다고 느끼는 소유의 모습이 성경 속 전도서의 저자인 솔로몬과 겹쳐져 보였다.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욕심을 드러내는 우리의 모습을 구운몽에 비춰보았을 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만화로 마주하니 좀 더 쉽게 구운몽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고, 교과서에서 지문으로 봤던 것과 달리 그 안에 담겨있는 깊은 교훈과 팔선녀의 이름에 담긴 뜻까지 쉽게 풀어줘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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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 행운의 갈림길 2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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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은 아이를 위해 보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가 더 팬이 된 책이다. 시즌 1이 20권으로 완결된 후, 시즌 2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시즌 1도 아직 9권까지밖에 못 읽었는데, 새로운 시즌이 나와서 궁금했는데 벌써 시즌 2의 두 번째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여전한 우리의 전천당 주인 베니코와 스미마루를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웠다. 시즌 1에서는 요도미의 화앙당이 전천당과 베니코를 괴롭혔는데, 이번에는 선복 서점이라는 이름의 서점과 주인인 후다쓰가시라 젠지가 등장한다. 악역이라기에는 뭔가 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게, 손님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주인이기 때문이다. 근데, 프롤로그의 마지막 줄의 진짜 의미가 궁금해진다고 해야 할까? 아마 이번 시즌에서는 선복 서점과 전천당 사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젠지는 너무 마음이 약해서, 자신이 권해준 책이 뭔가 좋지 않은 상태로 다시 돌아오는 것에 큰 상처를 받고 휴업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얼굴을 똑같이 생겼지만, 마음은 전혀 다른 젠지의 쌍둥이 형 가이치가 악의 축이 될 것 같다. 가이치도 뭔가 다른 일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아직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이번에도 전천당을 찾는 행운의 손님들이 있다. 시즌 1과 다른 점이라면, 전천당과 선복 서점이 양 갈래 길에 있다 보니 전천당을 찾으려다 선복 서점을 찾거나 그 반대의 경우인 손님들이 등장해서 양쪽 가게의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다 들어있다는 데 있다. 사실 베니코는 선복 서점의 존재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행운의 동전이 아무런 변화가 없는걸 보고 의아해 하긴 한다. 그래도 천하의 베니코이기에, 자신의 가게의 과자들을 손님들이 직접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다른 것과 교환을 한 것 아닌가? 하는 말을 하는데 역시!! 대단하다 싶다)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하기도 하다. 책 안에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5살 이지리야마 류마가 구입한 인사말 손지갑이었다. 평소 숫기가 없어 먼저 인사하는 걸 무척 힘들어하는 류마는 고민이 많다. 인사성이 없다는 것을 넘어서 가정교육까지 운운하는 소리를 듣다 보니, 어린 나이에도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인사가 부담스러워 유치원으로 가는 버스 앞에서 도망을 친 류마는 우연히  전천당이 있는 골목에 다다른다. 류마의 고민을 들은 베니코는 인사말 손지갑을 권하는데, 인사말 손지갑에 자신이 원하는 말을 적어서 넣으면 그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직 글자 쓰기가 서툰 류마에게 베니코는 직접 인사말을 적어서 넣어준다. 유치원으로 향한 류마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인사를 한다. 류마의 인사를 받은 선생님들은 감격을 할 정도다. 하지만, 친구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류마에게 왜 갑자기 인사를 잘하게 되었는지를 캐묻는다. 결국 마모루에게 인사말 손지갑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류마. 그리고 집으로 가기 전, 인사가 아닌 욕설이 류마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아무리 하지 않으려 해도 계속 욕만 나오자 류마는 당황하고, 선생님을 비롯한 친구들도 류마의 말에 놀란다. 하지만 류마는 억울하기만 했다. 알고 보니 류마의 이야기를 들은 마모루가 무토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고, 무토가 욕을 쓴 쪽지를 인사말 손지갑에 넣어둔 것이었다. 다음날 지갑까지 사라지자 류마는 고민에 빠진다. 과연 류마는 다시 인사를 할 수 있을까?


전천당의 장점은 짧은 이야기 안에 교훈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과유불급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기저기서 만나볼 수 있었다. 전천당의 과자만큼이나 신기한 능력을 지닌 선복 서점의 책들을 읽고 난 손님들이 겪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흥미를 자아낸다. 말미에 젠지의 형 가이치가 동생의 복수를 위해 벌이는 행동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렇게 끝나면... 3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역시 이번에도 전천당의 이야기는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또 깨닫게 된다. 3권이 너무너무 기다려진다. 우리의 베니코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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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천문학 수업 - 블랙홀부터 암흑 물질까지, 코페르니쿠스부터 허블까지, 인류 최대의 질문에 답하는 교양 천문학 드디어 시리즈 8
캐럴린 콜린스 피터슨 지음, 이강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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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하늘을 보면서 참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다. 달에서 정말 토끼가 절구질을 하고 있을까? 밤하늘에 반짝이는 달을 정말 딸 수 있을까? 등 지금 생각하면 참 말도 안 되게 느껴지는 내용부터 우리의 공상이 실제로 일어나는 내용까지 다양한 천문학의 이야기들은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실 어느 학문이든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전문서들의 경우는 입문자가 접근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할 때도 있다. 당연히 그렇기에 엄두를 내기 힘들기도 하다. 다행히 요즘은 유튜브 영상이나, 전공서적이라도 입문자들을 위해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한 책들이 종종 눈에 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띠지에 쓰여있는 한 줄 때문이었다.


"천문학을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별을 올려다본 모든 이들을 위한 입문서"

이 한 줄은 내가 이 책을 펼칠 때부터, 접을 때까지 정말 체감한 문장이다. 정말 입문자들을 위해 천문학 하면 궁금했던 내용들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궁금했던 내용들이 상당수 해소될 수 있었다.




 지구과학시간에 배운 내용 중에 기억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은하를 구성하고 있는 행성들과 외행성들의 이름이다. "수-금-지-화-목-토-천-혜-(명)" 수성부터 명왕성까지 이어지는 이 조합에서 명왕성이 빠졌을 때 내심 서운했다. 그렇다고 내가 명왕성에 대해 잘 알거나, 큰 애정을 가진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 책에 저자 역시 명왕성 이야기를 시작하며 2006년 국제천문연맹의 제외에 대해 설명한다. "발견된 지 한 세기도 채 되지 않은 태양계 막내 행성을 무자비하게 쫓아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일까요?"라고 우리의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해 준다. 책의 첫 부분에는 태양계의 항성인 태양과 교과서에서 만난 행성들 그리고 혜성, 운석, 유성들에 대해 각 장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는 왜 우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사실 우리의 삶에 천문학은 보기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태양의 갑작스러운 활동(지자기 폭풍)은 인공위성을 비롯한 지구의 통신과 교통기술 네트워크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1989년 퀘벡 대정전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이 책은 내 궁금증을 꽤 많이 해소해 주었는데, 블랙홀과 화이트홀 그리고 웜홀과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속 시원히 설명해 준다. 아무래도 공상과학이나 SF 영화의 소재로 우주가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천문학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정말 웜홀은 존재할 수 있을까? 우선 웜홀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이를 구성하는 블랙홀과 화이트홀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무겁고 밀도 높은 천체인데 주변 천체와 공간을 비정상적으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실제 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전파 장비를 통해 적외선, 자외선 등을 측정해 블랙홀 주변을 추적하고 분석한다고 한다. 반면, 화이트홀은 블랙홀과 반대로 모든 물체를 뱉어내는 입구라고 보면 된다. 바로 이 웜홀은 이 둘 사이의 연결 통로를 의미하는데, 벽에 난 구멍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 웜홀은 존재할까?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 우리가 상상했던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나 오염된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을 개척하는 이야기가 그저 만화 속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상상이 바로 천문학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하는 연구 역시 그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천문학의 흥미로운 이야기 안에서 궁금증들이 하나 둘 풀려나가는 기분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만나는 태양계 행성들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천문학의 업적에 영향을 미친 과학자들, 앞으로의 천문학의 발전과정들을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처럼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입문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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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름 국민서관 그림동화 294
케나드 박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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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처음 만나는 책이었는데, 『안녕, 여름』이 안녕, 계절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란다. (평소 역주행으로 책을 잘 읽는데, 그림책까지 그럴 줄이야!) 찾아보니 4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10년 여가 걸렸단다. 첫 책인 가을이 2016년 가을에, 두 번째 책인 겨울이 2017년 겨울에, 봄이 2020년 봄에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여름이 2025년 여름... 여름이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구나 싶다. 



 올여름은 참 힘들다. 6월 초부터 삼복더위 저리 가라는 듯 엄청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비가 좀 왔으면 싶었는데, 폭염에 견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폭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여전히 수해복구가 되지 않고, 농작물과 가축들을 잃은 사람들의 인터뷰가 가슴을 울린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분들도 있다. 근데, 일주일여를 쉴 새 없이 쏟아붓던 비가 멈추자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폭염이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여름이 썩 반갑지만은 않다.

책 속 여름도 그렇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비가 몇 장에 걸쳐 내린다. 비가 오는데도 두 아이는 비를 맞으며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는 자연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비가 그치자, 그제야 새들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꽃도 나무도 위로 옆으로 뻗어나가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나간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햇볕도 전보다 더 강해진다. 늦봄이 떠난 자리를 여름이 채우기 시작한다. 



안녕, 여름 속의 자연은 여름을 참 좋아한다. 조금만 더워도 짜증이 나는 우리와 달리, 자연은 여름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태풍에 쓰러진 나무조차 맑은 하늘을 누워서 볼 수 있어서 즐거워하는 걸 보면 자연은 우리와는 다른 것 같다. 아이들도 늦은 오후까지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새 여름이 가까이 왔다. 해가 길어진 여름에는 늦게까지 밖에서 놀 수 있어서일까? 아님 방학이 있어서일까? 아이들은 저마다의 놀이에 푹 빠져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즈음 아이들은 인사를 건네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두 아이도 그렇게 집으로 향한다. 이제 다시 봄을 마주하려면, 3개의 계절을 지나야 한다. 그렇기에 아쉽지만 아이들은 떠나가는 봄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새롭게 다가오는 여름에게도 마찬가지로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책의 시작과 끝은 계절에 대한 인사다. 물론 책 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안녕"이다. 안녕에는 반가움이 담겨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의미 없이 건네는 인사일지 모르겠지만, 책에서 만난 자연은 마치 오랜만에 마주하는 것처럼 반갑기만 하다. 이 여름을 보내면서 가을을 맞이할 즈음에 계절 시리즈의 첫 책인 가을을 만나봐야겠다. 마치 제철 과일과 채소가 우리 몸에 더 좋듯이 계절에 맞춰 읽으면 더 피부에 와닿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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