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굉장히 슬픈 일인데, 우리가 상상력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나은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 믿음 같은 것이 적어요. 그래서 만날 '우리 현실에서 이것만 해도 어딘데'라는 생각이 지배해요. 개혁이라는 것이 진보의 기초적인 부분과 겹치기도 하지만, 개혁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진보를 가로막기 위해 사회를 좀더 합리화하는 데 있죠.상상력이 없으니 그 부분을 놓치게 되는 거죠.개혁이 갖는 소박하고 진보적인 경향에 너무 감사하는 거예요. '이것만 해도 어딘데'하면서.그것은 어리석은 게 아니라 착한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착함 때문에 지금 된통 작살이 나는 거죠.누가 어떤 놈이 밟았는지도 모르는 채 삶이 너무 고달파지는 거예요.그래서 "에이,이제 진보고 개혁이고 뭐고 싫고 무슨 사회,이념도 다 싫다.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이야. 이명박이 제일이야"하는 식으로 가는거죠. 이명박은 디지털 시대를 토목건설로 해결하려는 몽상가인데 어떻게 된 게 이 사람이 가장 현실주의자가 되어버렸죠. 이것은 대단한 역사적 반동인데, 정말 슬픈 일입니다.
개혁이 실패했다고들 하는데 사실은 그야말로 대성공을 한 셈이죠.개혁의 목적은 진보를 가로막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도 벌써 정대화 같은 분들이 모여서 "그래도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개혁 세력이 민주노동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제는 진보개혁세력이라는 말도 버려야죠.그 말 때문에 망했는데요.<한겨레>나 <경향신문>같은 데서 여전히 그 말 쓰는 걸 보면 정말 한심하죠. 

                                                           <하나의 대한민국, 두개의 현실>135쪽 '김규항'편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한 <진보집권플랜>을 읽는 내내,
오지랖 넓은 아즘인 내가 고민한 건 '진보가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하는 문제였다.
'다시 불꽃을 피우기 위한 신명 프로젝트'라는데, 것도 좀 시큰둥하였다.
날 이 책으로 인도한건 '오연호'였지만,
가끔 아침 시간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듣던 '조국'의 이상향에 대한 단호함도 한몫하였다. 

오연호 결국"진보가 지금 나에게 밥을 먹여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줘야 한다는 말이군요. 그동안 진보ㆍ개혁 진영은 그런 질문을 하는 대중에게 "치사하게 지금 밥이야기나 하느냐"는 식으로 무시해버린 점도 없지 않죠.

조국 그렇죠.이명박 정권이 추구하는 정신을 풀어보자면 이런 겁니다."인권이 밥 먹여주냐, 민주화가 밥 먹여주냐, 진보가 밥 먹여주냐." 그에 대해서 진보ㆍ개혁 진영은 주로 "밥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라고 답해왔습니다.
맞습니다. 밥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런데 부족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한 게 아니에요. "진보는 밥 먹여줍니다" 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어떠한 방식으로 밥을 만들고,어떠한 방식으로 밥을 나눌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는 겁니다.(37쪽) 

조국 제 개인 경험을 들어 말씀드린다면, 제 친구, 지인들은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나뉩니다. 생각이 진보적이고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은 진보적인데 인간적으로 싫은 사람, 생각은 보수적인데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이 보수적이고 인안적으로도 싫은 사람입니다.이념, 가치의 문제와 인간의 문제는 항상 일치하지 않거든요. 과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도덕적 우월감을 내비치거나, 상대방과 소통하기보다 가르치고 지시하려 한다면 좋아하는 사람이 없겠죠.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그 사람의 고민과 처지를 인정하면서 조금씩 소통하게 되면 서로 인간적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42쪽)

그가 제안하는 '진보 집권 전략'은 어찌보면 멋진 프로포즈이다.
섬세하고 낭만적이며 학구적이거나 원대하고 담대하며 선동적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도 '진보가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나의 대답은 '글쎄올시다.'이다.
그가 말하는 신명이나 연대나 통합이라는 것이 그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고, 그는 어떤 의미에서든 이 나라 하나의 기득권이기 때문이다.  















  
  
<더 콘서트>, 영화를 보았다.
겨울에 듣는 차이코프스키라니,너무 좋았다.
내가 영화에 나오는 그처럼만 부자라면,
매일 영화관으로 출근해 <더 콘서트>를 한번씩 보고 퇴근했으면 딱 좋겠구만~ㅠ.ㅠ
 
예술이 수단이 아니라 도구였던 러시아 브레즈네프 시대에서 시작한다. 
러시아 공산주의 이념이 유대인 음악가들을 박해하고 그들을 사경에 내몰았고, 
그 과정에서 마에스트로 '안드레이'는 유대인 바이올리니스트를 숨겨줬단 이유로 청소부로 전락하지만, 30년만에 다시 연주할 기회를 잡게 된다.  

30년동안 각자 다른 일을 했던 이들이라 처음엔 불협화음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제 실력을 되찾게 되고 화음을 맞추고 조화를 이뤄가게 된다.
이것이 마에스트로 '안드레이'가 말하는 진정한 '공산주의'이다. 
누군가 알콜리즘을 치료해 가는 과정,
누군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누군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삶을 되찾아가는 과정,
누군가 꿈을 꾸고 실현하는 과정.
 
"이반, 오케스트라는 세상과 같아.
각자 다른 악기를 들고 나와 연주회에서 만나곤 하지.
그리곤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마법의 소리를 내려는 희망으로 연주하는거지.
이게 바로 공산주의야..."

영화를 보고 든 생각.
진보가 개혁의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예술은 이념을 초월할 수 있다.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0-12-02 05:49   좋아요 0 | URL
'대안' 자격을 말한다는 것 자체레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살다보면 이 대안을 마련해놓고 산다는 것이 중요할 때도 많은데 위의 경우와는 다른 차원에서의 이야기인 것도 같고...음, 그렇습니다.
'진보가 나에게 밥을 먹여줄 수 있느냐'라는 말에서는 역시 '밥 먹여줄 수 있는' 문제가 인간에겐 제일 관건인가 보네요. 어떤 기준으로든 사람들을 몇 가지 타입으로 나누는 것, 예전에는 멋있어 보였는데 이제는 그게 보기 싫어지니 그건 저의 변덕때문일까요?
<더 콘서트>가 많이 마음에 드셨군요.
오케스트라는 세상과 같아...그래요. orchestrate 이라는 단어의 뜻이 그러하듯이요.

양철나무꾼 2010-12-04 10:41   좋아요 0 | URL
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뭐,그런 얘기 많이들 하잖아요.^^
다만 너무 착한 논리로 '진보'를 얘기하는 게 싫었어요.
꽁꽁 언 세상을 녹일수 있다는 생각이,,, 동화책에서 걸어나왔지 싶은 게요.

저,<더 콘서트> 한번 더 보러갈려구요.
님의 오케스트라도 마음에 담아 두겠습니다~^^


느린산책 2010-12-02 09:51   좋아요 0 | URL
아 음악회 가구싶다.

양철나무꾼 2010-12-04 10:42   좋아요 0 | URL
ㅎ,ㅎ...전 <더 콘서트>나 한번 더 보러가려구요~^^

꿈꾸는섬 2010-12-02 10:46   좋아요 0 | URL
"에이,이제 진보고 개혁이고 뭐고 싫고 무슨 사회,이념도 다 싫다.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이야. 이명박이 제일이야."

저희 집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ㅜㅜ

<더 콘서트> 저도 보고 싶네요. 겨울에 듣는 차이코프스키..좋을 것 같아요.^^

다이조부 2010-12-02 18:43   좋아요 0 | URL

우리집에도 이명박을 사랑한다는 분이 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합니다. 논리로 설득하는게 능력 밖의 문제이기도 하고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심정적으로 동의를 구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할

것 이라는걸 예감하기 때문에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0-12-04 10:45   좋아요 0 | URL
이런 분들 엄청 많아요~
제 고객들(이 동네가 엄청 부자 동네예요~)은 거의 다 이럴걸요~

더 콘서트,진짜 좋았어요.님도 조조나 심야로 한번~?

cyrus 2010-12-02 13:04   좋아요 0 | URL
제가 진보와 보수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해서,, 이번 글은 딱히 남길 코멘트가
없네요..^^:; 하지만 마지막 문장은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속 오케스트라처럼
사회에 대한 입장에 차이가 나더라도 서로 관용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나무꾼님이 하는 방식처럼
추천만 하고 갑니다.^^

양철나무꾼 2010-12-04 10:47   좋아요 0 | URL
제대 후 얼마가 지났는데,아직도 군대에다 매어 놓으셨어요~^^

제가 하는 방식이요?ㅋ,ㅋ,ㅋ...

차좋아 2010-12-02 18:26   좋아요 0 | URL
진보집권플랜,이라니.... 대단히 솔직한 말이라 생각해요.
그러니까 집권이 목적이다. 음 ㅎㅎ

조국 모르는 사람이지만 좋은 느낌이 들어요. 읽어봐야할 책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오연호님과의 인터뷰이니 신뢰도 가고요.

조국님이 말한 네가지 유형의 사람들 중에 저는 두가지 유형의 사람이 좋아요.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 좋거든요.

김규항이 지적한 사람 딱 저인거 같아요 ㅎㅎㅎ 상상력부재의 현실안주형 인간이요

양철나무꾼 2010-12-04 10:53   좋아요 0 | URL
전, 생각만 과격하여 조국 별로였어요.--;
책 내용도 그간 텔레비젼이나 라디오에 나와서 하던 얘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말이죠.
아참참...사진이 끝내줬어요.
이 사람 사진말 끝내줘요~^^
(편집,책 만든 품도 그렇구요.)

다이조부 2010-12-02 18:48   좋아요 0 | URL

정말 진보진영에 조국 같은 사람이 있다는게 신기하기는 합니다.

외적인 조건은 홍정욱을 연상시키잖아요? 둘다 잘 생겼고, 한 명은 국내파고 나머지는

해외파지만, 화사한 학벌을 가지고 있고..... 기타 등등


사회부 기자랑 이 책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사람은 조국이 재미없게 너무
맞는 말만 한다고 투덜대더군요. 재미도 효용도 없다고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0-12-04 10:58   좋아요 0 | URL
전 대통령 인물 뜯어먹고 살 마음 따윈 없어서 말이죠~^^
저, 조국 실제로 한번 봤는데 뒤에 반사판을 대고 있는 것 같긴 하더이다.

사회부 기자에게...제가 레알 공감 한다고 전해주세요,ㅋ~.

oren 2010-12-02 23:09   좋아요 0 | URL
"에이,이제 진보고 개혁이고 뭐고 싫고 무슨 사회,이념도 다 싫다.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이야. 이명박이 제일이야"하는 식으로 가는거죠. ----> 이 구절이 참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군요. 맨 끝에 덧붙여진 [이명박이 제일이야]는 두 단어 자체도 거부감이 들 뿐만 아니라, [A도 B도 다 싫다. 그래서 C가 제일이야. 여기에 느닷없이 '어떤 인물'이 제일이야 하는 식의 황당한 덧붙임과 억지스런 논리전개도 마음에 들지 않네요.

저는 무슨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의 차이 때문에 순식간에 (특히 우리나라에서) 너무 쉽게 극심한 편가르기로 연결되는 모습들을 영~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극복하고 벗어나야 할 '편가르기' 심리 또한 수백만년에 걸쳐 인간의 내면에 깊숙하게 자리잡은 본성 가운데 하나라는군요. 우리 인간은 과연 언제쯤 인종,이념,종교 등에서 비롯되는 '너무 쉬운 편가르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그게 참 궁금합니다.

* * *

인간은 서로 수많은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지니고 있기에, 분자생물학적 설명 수준에서부터 정치적 태도에 이르는 온갖 설명 수준에서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을 분류할 수 있다. 인종과 종족집단이 정치적, 문화적 수준에서 실재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분자, 유전자, 세포, 기관의 수준에서도 실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코드는 바로 당신의 머릿속에 있으며 당신에 의해 매일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특별한 기회와 약점들을 지닌 그러한 힘을 형성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 힘을 휘두르는 것은 당신이다. 다시 말해 '우리-그들'의 코드가 당신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그 코드를 지배한다. 인간 부류를 믿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힘은 당신의 본성이다. 당신 스스로 버튼을 누르고 레버를 당기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게 될 것이다. 인간 부류가 존재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 때문이다.
- 데이비드 베레비,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中에서

양철나무꾼 2010-12-04 11:03   좋아요 0 | URL
김규항의 저런 식의 비판은 저 부분만 떼어놓고 봤을 땐 좀 과격한 듯도 싶지만,
전 그간의 김규항을 아는지라...수긍할 수 있어요.
오히려 생각에만 머무르지 말고, 몸도 따라줘야지 하는 생각도 갖고 있는 걸요~

근데,님이 덧붙이신 '데이비드 베레비'를 보니...좀 부끄럽기도 한걸요~ㅠ.ㅠ


oren 2010-12-02 22:28   좋아요 0 | URL
이념의 '사슬'도 떠올려 보고, <더 콘서트>라는 영화 속 대사에 나오는 '완벽한 조화'와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포함된 밑줄긋기도 덧붙여 봅니다.

* * * * *

사슬

알렉산더 포프는 "자연의 사슬에서 어떤 고리가 깨지든,/ 그것이 열 번째든 만 번째든 사슬은 똑같이 붕괴한다."라고 썼다.

"단지"

역사가들은 공산주의자들의 집단 처형, 강요된 행군, 강제 노동, 인위적 기아가 1억 명의 사상자를 냈는지 아니면 "단지" 2,500만 명의 사상자를 냈는지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또한 그 잔학 행위들이 도덕적으로 나치의 홀로코스트보다 더 나빴는지 아니면 "단지" 그 정도였는지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인간 개조

나치즘과 마르크스주의는 모두 인류를 개조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마르크스는 "대규모의 인간 개조가 필요하다."라고 썼다. 히틀러는 "인류를 새롭게 창조할 의지"야말로 국가 사회주의의 핵심이라고 썼다.

종(種)이 틀렸다

개미에 대한 세계적 전문가 윌슨은 마르크스주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론은 훌륭한데 종(種)이 틀렸다."

인간의 완벽함

인간이 핵심까지 썩어 있고 어떤 노력을 해도 더러워지기만 한다면 누가 이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겠는가? 루소의 저작들이 낭만주의 문학 운동과 프랑스 혁명을 동시에 자극했던 것이나 1960년대에 낭만주의 운동과 급진 정치 운동이 나란히 부활했던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철학자 존 패스모어는, 새롭게 개선된 인간 본성을 통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열망이 서구 사상에 반복해서 나타났음을 밝히면서, 그것을 D. H. 로렌스의 말로 요약했다. "인간의 완벽함! 아, 얼마나 음울한 주제인가!"


- 스티븐 핑커,『빈 서판』,『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中에서

양철나무꾼 2010-12-04 11:06   좋아요 0 | URL
영화에선 공산주의를 드림이라고 표현해요.
사람들은 그런 공산주의에 부응하기 위해서 각자 나름대로 꿈들을 꾸구요.^^

긴,생각을 요하는 댓글 감사드립니다.꾸벅(__)

oren 2010-12-06 13:26   좋아요 0 | URL
《더 콘서트》는 집에서 가까운 극장에서는 도무지 상영을 안하더군요. 자칫하다가는 간판을 내릴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먼 데 까지 가서 보고 왔습니다.

넷이서 함께 가서 봤는데(아내, 아들친구의 누나와 엄마), 영화 끝무렵에 자꾸만 벅차오르는 감동을 누르지 못해 애를 먹다가(아내가 눈치챌까봐), 생각보다 갑자기 영화가 끝나는 바람에 훌쩍거리던 콧물과 눈물을 감추지 못해 조금 민망하더군요.(저 말고는 전부 실황연주를 보고 난 것처럼 뜨거운 박수를 치더군요)

아무튼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격한 감동을 느끼며 들을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영화여서 나중에 DVD를 사서라도 꼭 다시 봐야겠다 싶더군요.

양철나무꾼 2010-12-07 23:43   좋아요 0 | URL
보셨군요?
진짜 감동적이었죠~
저도 눈물에 콧물 범벅이어서,감정 수습이 안돼 기립박수를 못 친게 못내 아쉬웠는 데 말이죠~^^

아들 시험 기간이어서 퇴근 후 영화관을 어슬렁거릴 시간은 없고,
저도 DVD기다려요.

참,참,참,이런 밤에 듣는 차이코프스키 죽음이죠?^^

같은하늘 2010-12-09 02:56   좋아요 0 | URL
어제 영화를 예매했는데 왜 저 영화가 눈에 안들어 왔을까요? ㅜㅜ
오랜만에 서재놀이 하다보니 밀린 글 들은 너무 많고, 어느새 시간은 3시로 다가서고...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마무리 해야겠네요.^^
좋은밤 되세요~~~

양철나무꾼 2010-12-09 14:26   좋아요 0 | URL
저 영화는 나중에 애기들이 더 큰 후 DVD로 봐줘도 좋을 것 같아요.
언젠가 한번쯤 꼭 보게 되실거예요.
좀 나중이어도 상관없죠~^^

감은빛 2010-12-09 03:38   좋아요 0 | URL
글쎄요. 사람마다 같은 단어를 두고 다른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조국 선수의 진보라는 개념이 제가 생각하는 진보와는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물론 오연호 선수의 진보도 제가 생각하는 진보와는 조금 다릅니다.

진보가 굳이 집권을 해야 할까요? 영원히 기득권이 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진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굳이 집권하지 않더라도, 견제와 협력을 통해 바른 정치를 열어가는 것이 진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철나무꾼 2010-12-09 14:30   좋아요 0 | URL
실은...제 본심은 좀 과격해서,
지금의 난장을 뒤집어 엎고 새 판을 펼쳐야 한다는 주읩니다.
생각만 지독하게 개혁적이죠~ㅠ.ㅠ

herenow 2011-01-19 13:22   좋아요 0 | URL
♪ Thank you for the music ♬


양철나무꾼 2011-01-21 01:43   좋아요 0 | URL
You are welcome.it's my pleasure.^^
 

세상에는 태양이나 별처럼 자체발광하는 것도 있지만,달처럼 태양빛을 받아야 빛을 낼 수 있는 것도 있다. 

















난 <이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을 책으로 먼저 알았다.<내파란  세이버>에 필이 꽂혀 그의 전작을 찾아 읽었었고,'박흥용'이 분의 내공을 익히 알고 있었던 터라 영화도 그 연장선 상에 있을 것으로 짐작했었다. 

그러나,결론부터 말하면 영화,<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은  전혀 다른 버젼이다.
이준익감독이 그의 시각을 가지고 새롭게 해석해냈다. 

박흥용의 원작에 대한 인상이 깊어서 그런지,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나는 영화가 재미없었다.  

난 영화를 보기 전부터 황정민 분 황정학에 관심이 많았었다. 
언젠가 만화책을 보았을 때 황정학을 놓고 , 
'사암스님이다.','아니다,서산 사명대사다.'해가며 침 튀기는 논쟁을 벌였던 적이 있었다. 
때문에 그런 내공있는 역할을 누가 제대로 할 수 있을 까 우려도 했었고, 
그런 역할을 황정민이 한다고 했을 때 내심 안심했었다. 

영화 속에서 황정민은 천연덕스럽게 황정학을 제대로 연기해 냈지만, 
그로 인해 이 영화는 실패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황정민의 돋보임 속에서 다른 이들은 하나의 배경 이상의 역활은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황정민의 두드러짐을 느끼지 못했을까?
그렇지 않다면 황정민에 감정이입을 해 황정민 주연의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을 만들고 싶었을까? 

영화라는 건 한컷 한컷,한장면 한장면이 돋보이면 그만인 스틸사진은 아니다. 
그들과 잘 어울리고 버무려져 한편의 영화를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화가 재미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등장인물들이 캐릭터 분석에 실패했거나,
아님 캐릭터에 맞게 배역설정이 되지 못했었다.
(내 생각으로는,황정민을 제외하곤 적절하지 않다.) 

처음 한견주 역할의 백성현을 보았을 때부터 난 불안했다.
저렇게 뽀얀 얼굴에 말알간 눈빛으로 한견주를 연기해 낼 수 있을까? 
망나니 역할일때는 그렇다치더라도,칼을 쓰게 되면서 그의 눈빛이 바뀔 수 있을까?
한견주가 보여주어야 하는 내면적인 갈등과 고뇌들을 그는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내 예상처럼 그는 영화 전반에 걸쳐서 눈에 힘주는 것 하나로 밀어붙인다. 
백성현은 아직도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야겠구나 싶었던 건,
배에 칼을 맞고 사경을 해매다가 살아나,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에서 였다. 
자세히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그는 배가 아프고 땡겨서 걸음을 못 걷는게 아니고 다리를 다쳐서 못걷는 행세를 한다.
'저건 아니데...'하는 마음에,그의 배를 향하여 힘차게 주먹질이라도 한번 해줄까 싶었었다. 

차승원은 표정에서는 그럭저럭 따라가주는데,그의 눈빛도 한가지 표정만을 담고있다.
(혹자는 덧니를 드러내고 묘한 웃음을 날리는 그 장면을 압권이라고 표현하더구만...)
칼잡이의 눈빛을 본 적이 있는가?
칼잡이가 보여주어야 할 그런 매서운 눈빛,연인을 바라볼 때 보여주었어야 하는 그런 그윽한 눈빛이 없다. 

영화에서는<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의 심오한 뜻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그냥 칼부림이 난무하는 복수극으로 끝나고 말지만,
책은 견자라는 한 인간의 성장기이다. 
적어도 이몽학과 한견주 사이에 힘의 균형은 보여주었어야,<구르믈 버어난 달처럼>의 심오한 뜻을 짐작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서로를 통해 자신을 투영하고 되돌아보고 반성하고,그렇기 때문에 발전하고 빛날 수 있는 것이다. 
태양이 없다면 달은 빛날 수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책의 한구절을 옮겨본다.

   
 

하루살이라도 다 같은 하루살이는 아니다.하루살이가 아무리 날아봐야 하룻길이지만,천리마에 붙어있으면 하루에 천리를 간다.

 
   

시대상과 서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생각난 책,
'김탁환'의<방각본 살인사건><열녀문의 비밀><열하광인>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5-16 15:31   좋아요 0 | URL
크~~원작을 읽은 사람이 쓰는 리뷰라...
역할이 제격인지의 여부도 보시는군요?

갑자기 쌩뚱맞은 얘기지만....양철나무꾼님....
생각의 깊이가 많이 깊으십니다.
ㅎㅎ좋은 이웃 생겨서 기뻐요^^

양철나무꾼 2010-05-17 17:01   좋아요 0 | URL
요 위의 '우행록'리뷰랑 관련하여,
좋은 이웃이라고 해주셔서...제가 더 기뻐요~^^

마녀고양이 2010-05-17 15:38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원작은 견자의 성장기가 초점인가요?
영화는 영 다른 시선인데.. 저런. 영화에서는 견자가 성장하다 말고 죽어버렸네요. ㅡㅡ;;;

양철나무꾼 2010-05-17 17:05   좋아요 0 | URL
네,책에서는 견주(=견자) 아버지에 의해 황정학에게 보내졌었을 걸요.

책의 마지막,한견주와 이몽학이 20합을 겨누어도 승패가 판가름나지 않는 그 팽팽함이 압권인데 말이죠~ㅠ.ㅠ

다이조부 2010-12-31 21:48   좋아요 0 | URL

영화를 먼저 봤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아 이건 정말 별로 라고 생각했거든요~

책도 영 구리구리 하네요~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책으로 꼽기에는 선택을 잘못 한듯해요 흑

양철나무꾼 2011-01-05 02:55   좋아요 0 | URL
왜요?^^
전 박흥룡 형님 '쫌' 애정해서 책으로는 괜찮았는데요~

떡국 드셨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