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속삭여줄게 - 언젠가 떠날 너에게
정혜윤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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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가기 전 참고하고자 했던 책이었다. 앞 부분 살짝 읽고는 (원래는 다 읽고자 했으나) 부랴부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갔다온 후 이 책을 이어서 다시 봤다. 참 신기하다. 사람의 경험의 유무에 따라 같은 내용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서이다. 영국의 명소를 중심으로 그 곳의 모습을 묘사하고(난 같은 곳을 갔는데, 왜 이 작가마냥 그럴싸하게 멋지게 표현하지 못할까 하며 역시 난 많이 부족하다며 글쓰는 건 잼병이군 이라며 풀썩.) 그 곳에 관한 고전이나 사색할 거리 등을 제시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지식을 제공하는 듯 하다.  

그러나 내가 문외한이라 그런 것인지 너무 깊게 파고드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영국 매니아들은 그 곳을 몇차례나 다녀오고 갈 때마다의 느낌도 다를 것이기에 그런 감상 젖은 글을 쓸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가는 런던에 대해서 참 아는 것도 많은 박식한 이가 틀림없다. 그에 관련된 자료들을 총망라해서 그것을 알맞게 정리하고 이 책의 취지에 알맞게 편집한 것을 보면 말이다. 거의 논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성격상 왠지 읽은 책의 내용은 이해하고 암기해야 된다는 몹쓸 버릇 때문에 이 책은 읽는 내내 좀 힘들었다는 느낌이다. 가볍게 여행할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이 된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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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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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씨의 글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의 상도, 유림은 이미 익히 알려져있는 소설이다. 그 소설을 길게 끌고 갈 수 있게한 공부한 양도 어마어마해서 존경할만하다. 

오랫만에 만나는 그의 소설이다. 반갑다. 그의 암투병 소식을 들었는데도 장편 소설이 이렇게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신기하고 대단하다 싶다. 

제목에서부터 모순이다. 낯익은<->타인 이게 뭐야.  시작부터 주인공의 이름이 아닌 이니셜 K의 등장. K가 주인공인가보다.  K가 휴일 토요일 아침 자명종 시계 소리에 깨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늘 자신이 잠자고 일어나는 익숙한 자신의 집이건만 이 사람 헛소리를 한다. 낯설다고 자신이 원래 쓰던 것이 아니라는 둥.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아내가 자기 아내가 아니라며 혼자 공상에 빠진듯이 이야기를 한다. 

그 전날 밤 기억에서 사라진 자신의 휴대폰과 그 시간동안의 행적을 알아내기 위해서 나서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구체화된다. 처제의 결혼식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장인, 누나JS, 형부 P 등 자기의 지인에서부터 새로이 경험하는 사람들 등이 줄기차게 등장한다.. 계속 다니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일탈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스스로 반성하기도 한다.  

거의 마지막 부분에 K1,K2 이 둘이 동시에 등장해서 읽는 나로 하여금 이게 뭐야 하는 상황도 되었지만 누구나 자기와 똑같은 또 다른 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소설이 딱 그렇다면서!! 끝까지 읽어도 그 부분은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드는 것이 풀리지 않는 숙제같은?

사실 누구나 이런 경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늘 함께하는 사람인데 낯설게 느껴진다던지 공간도 그런 경우가 있을테니 말이다. 그럴 때마다 이 소설의 주인공 같은 행동과 생각들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는걸!? 이 글은 너무 술술 읽혀서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워낙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제재도 신선한 것 같고 작가인 그를 또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된 것 같아 참 좋았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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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미술관 - 그림이 즐거워지는 이주헌의 미술 키워드 30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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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술학자!? 이다. 예전 외국의 미술관들 작품을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작품들을 쉽게 이해시키는 점이 참 좋았었는데, 그래서 그 당시 노트에 정리를 하면서 재밌어라 했었는데... 음악, 미술이 정말 어렵고 최고의 교양, 지식이라고 불리는데, 나는 정말 문외한이라서 한번씩 좀 부끄러웠었다. 

그런데 이주헌씨의 책을 통해 아주 쬐끔 눈을 떴다고 해야 하나. 여튼 참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 있을 유럽 방문에 닥쳐서는 다시 이주헌씨의 책을 잡아들었다. 이 책은 어떤 작품 하나하나 의미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키워드를 잡고는 그에 해당되는 예들을 전문가답게 설명하고 있다. 

그림을 눈으로 읽어야 하나 마음으로 보아야 하나  - 사실 그렇다. 내가 많은 예술 작품을 본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보고 의미를 두어야 하냐는 늘 고민이었다. 그런 부분을 잘 건드려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동의 기원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인가 - 누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주의 환기 시키고 있다. 이 부분을 보는 동안 괜히 주의를 살피게 되었다는.. 그림이지만 직설적인 것도 있고 은근히 야하면서도 묘한 느낌을 풍기는 작품들도 있어 괜히 내가 이것을 보는 동안 누구에게 들키기라도 할까봐 조마조마하면서 봤다. 왠지 무언가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 

마냥 쉽지만은 않은 책이다. 그렇지만 전문가인 이주헌씨기에 매끄럽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낯선 작품들도 많고 처음 들어본 미술 용어들도 많아서 술술 읽혀지진 않았지만 내가 모르는 새로운 부분들을 보고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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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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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익히 알려진 책으로 외국에도 번역이 되어 팔리고 연극으로도 공연한다는 것을 익히 들어서 안다. 나 또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읽었던 몇 권 안되는 책 중 하나이다. 이런 책을 쓴 그녀인데 이 책 또한 기대할 만하지 않은가!? 나오자 마자 주문해서 샀었는데, 왜 그간 침대 옆에만 두고 읽지 않았을까? 여튼 그걸 까먹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 했다니.. 늙었음이야. 

그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은 팔 년 만이었다. 로 시작되는 글은 묘한 느낌으로 다음 문장을 이끌어간다.  

"내가 그쪽으로 갈까?" "아니야 내가 알아서 할게"

정윤, 그로 표현되는 이 , 윤교수, 미루, 미래언니, 고양이 에밀리 이들이 주인공들이다. 특별한 사건, 이야기가 있다고 해야하나 없닫고 해야하나. 각자가 다 얽히고 설킨 스토리들 사이에서 각 인물의 성격과  과거사를 엿들을 수 있다. 정윤과 그의 알듯말듯한 러브라인, 미루의 화상입은 손, 간간이 등장하는 미래 언니의 과거 이야기, 윤교수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옛 이야기를 회상하는 식의 전개이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잘못 읽었나 싶은 생각도 들고 나름 맥락을 따라 열심히 읽는다고 읽었는데...  

우리도 문득 라디오 속의 어떤 노래, 어떤 물건 등을 통해 그간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릴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런게 아닐까 싶다. 그동안 희미해진 기억들 살포시 들추어내는 듯한 그런 성장통을 겪은 듯이 그 세월이 그 지난 기억들이 다시금 아프게 하는 모습들이다. 그런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의 정윤이 있고 그랬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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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의 소통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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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씨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해 설명할 것은 없겠지만... 

여자라는 주제 하나만으로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을까 그의 생각과 상상력에 박수를 치고 싶다. 나 또한 여자라 공감하는 부분도 참 많고 여자들의 예뻐지고자 하는 열망을 적절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이 책은 비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는. 

여자들이 왜 몸매를 가꾸면서 불펴한 미니스커트를 입느냐, 그리고 큰 돈을 들여가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성형수술을 하겠느냐며 쓴소리를 해댄다. 사실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남자 하나 없는 세상에서 어느 여자가 그렇게 하겠냐고 말하는 격외옹(이외수 자칭)은 말한다. 외모가 전부인 줄 아는 요즘 세태와 그 세태에 자기도 모르게 맞춰 살려는 사람들에게까지 호통치고 있다. 대놓고 욕을 하는 것은 아니나 은근하게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글의 매력이다.

그리고 비슷한 의미로 물질주의 만연으로 그것이 풍요로워야 행복하다는 망상은 얼른 잊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케 한다. 그저 공부공부 하는 어른들에게서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지, 또 그렇게 커서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겠느냐는 것이 그의 요지이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짧은 글쓰기인데도 생각케 하는 내용은 많다. 예를 들어 콩깍지가 눈에 씌였다고 말하는데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조건 좋은 멋진 남자를 요구하는 여자에게 그러는 자기는 어떤 소양을 갖췄느냐 되묻는 것이 .... 고전을 배운 나는 이규보식의 짧은 글쓰기 같은 느낌도 들면서 재치 있었다.  

그리고 글 사이사이에 꽃 그림이 있는데, 각기 다 아름답다. 실제로 있는 꽃을 그대로 그린 것인지 상상 속의 꽃을 표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눈이 참 좋아진다는 느낌?!  

이 책에서 생뚱맞지만 괜찮다고 생각하는 글귀 하나 적어보면... "오직 인간만이 만물을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을 간직하고 있다." 나는 이제껏 무엇을 그리 사랑해왔나/ 이 책 참 재미있는 책이자 격외옹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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