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과 나는 같은 젖을 먹고 자랐다. 우리는 똑같은 뜰에 있는 똑같은 잔디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같은 지붕 밑에서 첫말을 했다.
내게는 ‘바바‘가 첫말이었다.
그에게는 ‘아미르‘가 첫말이었다. 그건 내 이름이었다.
지금 돌아보니, 1975년에 일어났던 일과 이후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에 대한 토대가 그 첫말에 이미 있었던 것 같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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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니아 찬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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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전선 속 의용군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었는데 초반에는 총 하나 제대로 맞추는 이 없는 허당스러운 모습들이 묘사되어 조금은 긴장감을 낮추고 읽었다. (덤덤하게 내뱉는 유머 섞인 말들 덕분인 것 같다. 조지 오웰의 블랙유머!!) 그런데 그렇게 준비되지 못한 뜨거운 가슴만으로 참전했던 그리고 의용군 임금을 받기위해 부모 손에 이끌려 나온 어린아이들로 구성된 ‘오합지졸’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현실이 정말 ‘희가곡’이 맞구나를 느낀다. 서너달을 전선에서 보낸 이들이 받은 것들은 악의를 가진 의도적인 편견과 어두운 감옥에서의 죽음이었다. 역사를 제대로 잘 알아야하고 관심을 끊임없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더 깊게 들어가고는 있는데 현재 처해진 상황들과 맞닿는 부분들에서는 가슴이 턱 하고 막힌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아야겠다. 적어도 집 밖에 일어나는 상황들에 눈치채지 못 하거나 아니면 그런척을 하듯 관심없이 이 사회가 ‘정상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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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된 범죄 혐의도 없이 그저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악의로 인해 투옥이 되고, 혼자 내팽겨진 채 죽어 간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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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증을 호주머니에 넣자 다시 인간이 된 것 같았다. 관광객이 된 듯한 느낌도 없지않았다. 거의 처음으로 내가 오랫동안 가 보고 싶어 하던 나라 스페인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레리다와 바르바스트로의 조용한 뒷골목에서 나는 잠깐이나마 모든 사람의 상상 속에존재하는, 아득한 소문과 같은 나라 스페인을 본 것 같았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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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당과 무정부주의자들에게 돌아갈 터였다. 나는 간혹어디에선가 시가전을 알리는 첫 총성이 울려 퍼질 것 같아 귀를 곤두세우곤 했다. 사악한 지능을 가진 거대한 존재가 도시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 같았다. 모두들 그것을 눈치채고 한마디씩 했다. 모두가 거의 똑같은 표현을 하는 것이 신기할정도였다. "이곳 분위기 말이야, 이거 끔찍해. 꼭 정신 병원에들어와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모두‘라고 말한 것은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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