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굴을 돌린 채 커튼을 쳤고, 그러고는 서서 싱크대를 응시하며, 걷잡을 수 없이 몸을 떨며, 절대로 흐릿해지지 않는 듯한 기억에 압도된 채, 우리 영혼의 남루함과 보잘것없음에 저항하기에는 결국 너무나도 허약했던 나 자신과 다른 많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에 압도된 채, 결국에는 허약함을 느꼈다. - P313

"알 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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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으로 돌아가니 집에 온 듯한 기분이, 혹은 그 이상으로, 세상에서 내가 속한 자리가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286

해안으로 돌아오니 내가 결국에는 너그럽고 고귀한 무언가의 일부임을, 나의 일부였으며 내가 너무 성급하게 헛되고 조잡한 것으로 치부해버린 그 삶의 방식을 느낄 수 있었어요. - P286

나는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음을 혹은 동료애와 목적의식을 바라는 마음을 끝내 거두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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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항구 쪽으로 몸을 돌렸다. 어쩌면 나는그냥 다시 배에 올라 계속 나아가면서 결국 내가 어디에 도착하게 되나 봐야 할지도 몰랐다. 나의 운명에 맞닥뜨리게 될 때까지 나의 삶을 그렇게 살아가면서. 나를 그렇게 생각하도록 한 것은 두려움과 움츠러드는 의지였다. 나의 삶을 다른 누군가에게, 사건들에 떠맡기기.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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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그들의 CIA는 모든 문제에 개입하고 싶은 모양이었고, 자신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크고 작은 모든 문제들을 조작하고 지배하고 싶은 듯했다. - P176

내가 떠나기 전날 오후, 아버지가 나의 이름을 부르더니 모스크를향해 나서면서 내게 함께 가자고 하셨다. 우리는 아름다운 늦은 오후의 이글거리는 빛 속에서 밀물이 들고 있는 개울의 흙막이벽을 따라 함께 걸었다. 아버지는 나와 살짝 팔짱을 꼈는데, 그것은 한낱 친밀함의 팔랑거림일 뿐이었다. 아버지는 왜소한 남자였고, 칸주와 코피아 차림이었으며, 눈은 평상시처럼 내리깔고 있었는데, 그렇게 팔랑거리듯 나와 팔짱을 끼고 있으니 평소보다 훨씬 더 작아 보였다. - P181

나는 나중에 그 출발 전의 마지막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내 주변의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품지 않았다. 나는 앞으로의 척박한 몇 년, 침묵 속에 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 나의 아름다운 어머니와 헤어진방식 때문에 어쩔 도리 없이 슬픔으로 떨게 될 그 몇 년을 대비해 그 순간의 이미지와 광경과 냄새를 숨겨놓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상기시키지 않았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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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상태로 그 사실을 마주하게 된 것은 구시대 영화 속 심술난 인물처럼 보이는 남자에게서 ‘히죽거리는 블랙어무어‘라는 말을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었다. 그로 인해 나는 미움받고 있다는 기분, 그러한 연상에서 오는 일종의 공포에 갑자기 나약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이 내가 살고 있는 집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모퉁이를 세 번 돌면 꼭 한 번은 내 뒤에서 나를 향해 짖고 나를 멸시하는 언어.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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