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냅 지음,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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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겪는(자신과 맞닿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을 것)일상과 감정들이기에 많은 공감을 일으킨다. 그렇기에 아팠고, 그녀가 염려스럽기도 하고, 다친 마음이나 상실로 허물어진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캐럴라인 냅은 꽤나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분투하고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으며 좌절도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어느정도 받아들이면서 솔직했다.

나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덜 후회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았던 그녀가(이게 무슨 상관이라고)겪은 감정들에 나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경험을 하면서 ‘정말 사람 사는거 다 똑같구나.’ 라며 스스로의 아픈 기억들도 조금은 위로 받았다. 물론 누군가의 아픔이 내게 치유의 재료가 된 점은 미안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 배움이 있는 건 분명했다. 지금도 배워나가고 있고, 그러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그 감정들을 ‘진짜로’ 느껴본 사람의 말에서 오는 쾌감이란게 있다. 그리고 배움이 있는 동시에 ‘공감’에서 얻은 나만의 안도감이라는 것도 있다. 동질감 때문인가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감정과 처한 상황들을 오롯이 마주하며 피하지 않고, 결국 ‘해방’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그녀가 더 많은 삶들을 살아가며 얻게 된 인생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이제는 들려주지 못한다는 점(그 기회들을 내가 얻지 못한다는)이다.

하지만 그 아쉬운 마음은 소중히 긁어 모아서 여전히 감정싸움을 일으키게 만드는 내 가족들에게 ‘이 날 또한 너무 그리울거야.’ 하는 마음으로 조금은 더 친절한 나, 애정담긴 나로써 그들에게 더 다가가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채우려 한다.

모두가 의미있는 삶을 ‘다시’ 자신에게 되찾아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 그런 마음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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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동안 스스로 구축한 무지와 현실의 고치 속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이 창피하다. - P278

비탄을 느끼다가도 초연해지고, 연대를 느끼다가도 소원해진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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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하지 않고 내 감정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 - P218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감정을 겪어내나요?
어떻게 극복하나요?"

"애비, 당신은 지금 잘하고 있어요.
바로 이게 잘하는 거예요.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것,
그걸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감정 때문에 죽을 리는 없다는 걸 깨닫는 것."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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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에 이 공허함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스스로 만족스럽거나 안정적이라고 느끼기 위해서, 나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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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타인의 애정이란 내가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사랑받으려면 시험을 통과하고, 지적 후프를 뛰어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여겼어. 그러니 그저 존재하기만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것도 깊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사실을 너를 통해 알게 된 것이 내게는 놀라운 일이야. 이것이 네가 내게 준 선물이란다. - P94

솔직히 우리는 미래를 그릴 때 자신이 어떨지 상상하는 데 익숙하지, 남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상상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 P121

죄책감은 강한 힘이다. 그 속에는 사랑이 있고, 의무감도 있고, 우리가 과거에 남들에게 무언가를 말하거나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 대한 회한도 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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