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제 영혼의 나라를 믿지 않는 부박한 무리와 경박한 무리, 유쾌한 놀이패들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쓸쓸한 가슴속 깊이 진실한 친구를 보게 되었다. - P282
건물이 썩고 토대에 구멍이 뚫리면 벽에서 못 하나만 뽑아도 건물 전체가 무너져내리는 법이다. - P233
묵묵히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오래된 외경심이 호기심에 불타서 처음으로 그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귀족, 민중, 시민들은 새로운 자신을 가졌다. - P246
자연이 폭풍우의 전날, 모든 화려한 빛깔을 다해서 아침 노을을 빚어 사람을 속이듯이, 드디어 일이 시작되었다. - P254
그녀는 그런 악질적인 비방의 독이 한 방울이라도 여론이라는 혈액 속으로 흘러들어가면 나중에는 아무리 현명한 의사라고 하더라도 손을 쓸 수 없는 열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 P193
알지도 못했고 원하지도 않았지만 자신이 주역으로 선택된 또다른 희극의 막이 이미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 P198
트리아농은 활짝 피어난 꽃꽂이 담긴 가장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깨지지 않는 영원한 그릇으로 남을 것이다. 여기서 세련된 도락문화는 하나의 건물, 하나의 형상으로 만들어져 예술로서 완성되었다. 그리고 로코코시대의 절정과 최후, 그 개화와 사멸의 순간을 동시에, 오늘날에도 마리 앙투아네트의 방, 대리석 벽난로 위에 놓인 추시계에서 또렷이 읽을 수 있다. - P137
이 2,000만 백성의 사랑을 권리로서 즐길 뿐 이 권리가 임무를 수반한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순수한 사랑이더라도 줄 가치가 없다고 느끼면 결국은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것은 예감하지도 못했다. - P85
힘이란 한 번 깨닫고 나면 다음에는 그 힘을 써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 P88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왕비의 역을 맡는 바로 그 순간그녀는 진정한 모습을 보였다. - P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