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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 - 지구를 위협하는 맛있고 빠르고 값싼 음식의 치명적 유혹
파울 트룸머 지음, 김세나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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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자연적인 재앙을 더 경험 해봐야 식품윤리, 의무, 책임에 대한 눈을 뜨게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의무와 책임들을 소비자는 나몰라라하고 축산농가들에게만 돌릴 것인가?
이제는 일반화 된 위,장 관련 질병이나 구제역에 관련한 공포들이 사회심리를 불안하게 조성하는 가운데 공장식 축산방식이 새로운 질병확산의 온상지를 제공하는 원인이라는데 소소하게나마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고기뿐만이 아니라 사실 재배하는 방법에 따라 채소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지만은않다.
가격대비 싸고 싱싱해보이는 채소의 겉모습과 유전자변형물질들에 기꺼이 지출할 것인지, 믿을 수 있는 유기농재배방식에 값을 지불하여 꾸준하게 소비량을 늘려 유기농법을 고수하는 농업민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볼 문제이다.
환경문제까지 고려해볼 때 적극적인 채식주의자층인 비건들의 소비와 생활양식에 대해 접할 수 있다면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그들의 삶은 환경보호와 더불어 동물의 무분별한 살육을 엄격히 반대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식습관 뿐만 아니라 의복과 교육, 문화에 있어 지각있는 인간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의무적 역할수행의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다보니 추구하는 사상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고, 사람마다 금욕의 수준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 이들을 집단 종교단체처럼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을 수는 있지만 중요한건 이들의 행동이 환경보호와 가금류 사육의 보다 인도적인 사육방식을 도입하게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데 있다.
문화가 발전하고 경제력이 향상하면서 선진국을 갈망하며 고학력과 지위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일 수록 시간에 쫓기며 생활하는 탓에 음식의 기능과 질은 축소되고 있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질적으로 공정과정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에 본인이 섭취하는 음식물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과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 관심을 갖고 일용할 양식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의 식사는 장기적으로 건강에 크나큰 갭을 형성한다.
많은 나라들이 급진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내면서 그 속도에 걸맞는 패스트 푸드들 또한 번창했는데 그래서 이 패스트 푸드들은 사회적 성장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세계적으로 빠르게 흡수되었다.
지금이야 고학력부모가 많아져 아이들에게 함부로 정크푸드를 제공하지 않지만 혀에 감칠맛이 도는 화학조미료들을 대거 투입하여 한창 발전시기의 사회에서 자란 어린세대들에게는 정크푸드의 맛이야말로 '엄마의 맛'으로 기억할 정도로 부정적인 입맛을 형성시켰다.
사회적 성장기를 지나 유지, 발전을 요하는 지금에서야 웰빙바람이 불어 자연으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움직임이 음식에도 여파를 미처 다행이긴하나 그간 뿌리깊이 생활에 침투해있는 탓에 바꾸기는 포기해야겠고 보다 덜 해로운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는 움직임은 보이지만 하나의 나쁜성분이 빠지거나, 좋은 성분이 투입되는 만큼 뒤따라붙는 화학성분들을 일반인들은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결국 눈가리고 아웅하는 형태의 식품들이 태반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정크푸드 중에서 가장 세계적인 음식인 피자를 선정하여 그 공정과정과 노동력 동원과 재료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취재하며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나, 다양한 견학이 불가능한 관계로 '~겠지만 모든 기업이 그런것은 아니고 다른 기업은 이럴 것이다.'같은 상상력을 동원해야하는 뻔한 생각을 제공하고 있기도 해 안타깝기도 하다.
피자를 기준으로 지금의 음식문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혹은 생각보다 어떤 부분은 체계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보여주려는 시도가 훌륭하다. 또 그와 상관관계를 이루는 사회적 흐름과 소비자들의 의식개선을 필요로하는 목소리가 은근히 묻어있어 독자에게 강요하는 느낌도 없어 불편함도 없다.
삶의 목표를 향해 궤도나 방식을 수정해가며 재설정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에 쫓기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식품윤리와 소비문화에 대한 반성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성찰 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 밥상의 불편한 진실에 눈을 돌리고 마주해야 할 때이다.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공정거래가 이루어지고, 합당한 노동력에 대한 지불이 이루어질 때 자연에 대한 존중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식탁위가 지뢰밭이 된 이유가 기업의 왜곡된 식품가공과정에서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쌍방향으로 흐르는 기업과 소비자간의 소비문화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어제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부당한 노동력 착취의 산물에 지출했다면 오늘부터는 합당한 소비문화를 열기를 소망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부메랑이 듯 우리가 단시간에 얻으려 한 그 저렴한 음식들은 입에서는 달 지언정 결코 몸에 달지 못한만큼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정도를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왜곡된 소비문화가 길어 당장 바른 먹거리들을 얻기엔 금전적인 부분도 비교적 높거니와 시장이 작아 마음처럼 손쉽게 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들고 지출이 늘어도 보다 존엄한 재배방식과 노동력 동원에 합당한 소비문화를 발전시키고 시장을 형성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흑탕물이 여과되 듯 바른 먹거리들을 밥상 위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