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의 따뜻하고 아름답고 어여쁘고 코믹하면서도 감동이 가득한 이야기. 자극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영화는 다시 보니 성장 영화였다.
누가 성장을 하는 가 하면 컬리 수가 아니라 아주 냉철하고 컴퓨터 같은 변호사 그레이가 성장을 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나 홀로 집에]의 코믹함과 [귀여운 여인]의 여러 장면을 답습해서 존 휴즈 감독이 머리를 굴려 만들었을 것이다. 코믹한 장면은 효과음이나 연출이 애니메이션에 가까울 정도로 유쾌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빌과 컬리 수는 거대한 그레이의 아파트에 머물게 되면서 점점 냉철한 그레이가 컬리 수에게 마음을 열며 따뜻한 사람으로 변해간다.
그레이는 고급고급으로 걸친 옷과 헤어 스타일 그리고 입에서는 고급의 언어만 튀어나오는데 대책 없는 귀여움의 컬리 수는 거칠고, 욕설에 가까운 말투와 깔때기 없는 언어구사를 들으며 점점 동화되어 간다.
스낵바에서는 냄새 때문에 절대 가지 않던 그레이는 빌과 컬리 수와 피자를 먹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큰 소리로 웃으며 인생의 즐거움을 알아 간다. 그 사이에 고급부류의 애인의 방해가 이어지고 점점 컬리 수에 마음을 열어 간다.
그레이로 나오는 켈리 린치는 큰 키에 웃음마저 예쁘다. 이 철없고 고급스러운 그레이 역의 켈리 린치가 미스터 메르세데스에서는 술에 절어 아들과 함께 잠을 자려는 인생 밑바닥의 연기를 보인다.
이 영화에서 단연 으뜸은 컬리 수다. 연기도 연기지만 컬리 수가 울면 보는 이들도 같이 따라 울게 된다. 여러 귀여움의 대명사가 할리우드 영화 판에 있었지만 컬리 수 만한 아역배우도 없다.
컬리 수의 알리산 포터도 지금은 40대 중반이다. 시간이 정말 똥이다. 아역으로 인기가 치솟은 배우들의 저주답게 알리산 포터도 이후 내리막 길을 걷다가 알코올 중독으로 개고생을 하고 가수로, 댄서로 활동을 하고 있다.
죽을힘을 다해 노력을 해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애덤 르바인, 파렐 윌라 암스의 심사 전원의 표를 얻어 더 보이스 시즌 10의 우승자가 된 알리산 포터.
그러나 그 마저도 거의 십 년 전이다. 90년대 영화는 가끔씩 보면 요즘과 달라서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