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더 로드는 영화로도 있다. 연기 잘하는 비고 모텐슨과 미국판 ‘렛미 인’의 코디 스밋 맥피가 아빠와 아들로 나온다.


더 로드 속 세상에서 아빠와 아들은 휑하고 삭막하고 바람만 있는 곳을 살아간다.


이 세계에서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식량고갈로 인육을 먹는 사람을 피해 다니는 것과 신발을 구해야 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먹을 걸 구해야 하는 일이다.


먹을 것이 소멸해 버린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은 본능의 최우선 감각을 심각하게 건드리는 일이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커트 같은 것을 몰고 오로지 식량을 찾아서 어디든 헤맨다. 그러다가 총을 든 갱단에게 붙잡히면 여자는 강간당하고 먹히고 만다.


같은 사람, 예전에 이웃집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은 사람에게 먹히고 만다. 이 세계에서 타인은 그저 식량일 뿐이다.

그 세계에서 아빠와 아들은 어딘지도 모르는 길을 찾아간다. 이 어려운 세상에서 아빠는 곧 자신도 죽을 거라는 걸 안다.


자신이 죽는다면 아들, 이 어린 소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빠가 멸망한 지구에서 식량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아빠는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지만 이 멸망한 지구에서 아들을 통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


영화 속 대사도 소설과 비슷하다. 아빠는 멸망한 세계에서 아들에게 줄 선물을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망한 이 세계에서 아들과 아빠에게 기쁨을 주는 건 현실에서 멀리하던 치토스나 스팸 같은 가공식품이다. 우리가 그토록 몸에 나쁘다고 하던 것들.


소년은 난생처음 콜라를 마신다. 콜라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치 않음을 보여준다. 소년은 트림을 한다. 이 장면이 너무나 좋다.


아주 맛있어, 아빠도 좀 마셔

나중에 아빠는 아들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대비한다.


소년은 아빠에게 자꾸 묻는다.


우리는 안 먹을 거지? 아무리 배고파도?

그래, 그럼.라고 아빠는 대답한다.

우리는 착한 사람인가요?

그래 우리는 착한 사람이야

후에 아빠는 죽는다. 소설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한때 신의 냇물에 송어가 있었다. 송어가 호박빛 물속에 서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지느러미의 하얀 가장자리가 흐르는 물에 부드럽게 잔물결을 일으켰다. 손에 잡히면 이끼 냄새가 났다. (중략) 송어가 사는 깊은 골짜기에는 모든 것이 인간보다 오래되었으며 그들은 콧노래로 신비를 흥얼거린다.


소설 속이지만 아빠는 아들을 위해 사람을 죽이지 않고 인육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의 용산의 구중궁궐에 기어 들어간 멧돼지는 마치 사람들을 전부 잡아먹으려 하고 서로 죽이려 들게 만든다.


소설 속 아빠의 모습은 숭고를 넘어 신비하기까지 하는데 현실의 저 멧돼지는 정말 멧돼지로 보인다. 5000년 역사에 이런 미친 멧돼지 같은 인간이 대통령을 하고 있었다니, 어제부터 오늘까지 온 국민을 잠 못 들게 하고 병들게 하다니 너무 화가 난다. 

이게 뭐야! 국가는 국민이 부여한 힘을 권력 앞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힘없는 국민들에게는 사정없이 행사하는 모습에 빡침이 시게 올라온다.


공수처의 무능, 최상목의 무책임이, 무지의 멧돼지를 더 살찌우고, 국민들은 오늘도 밤잠 설치게 만드는구나.


술에 절어서 뇌의 여러 구간이 망가져서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 배설하듯 나온다.


끌어내리는 게 이렇게 힘들다니. 조현용 앵커가 지난번에 국민이 뽑았으면 국민이 뽑아낼 수도 있다고 했는데 쉽지 않네.


0. 몇 퍼센트로 당선된 멧돼지 때문에 이게 뭐야. 투표 잘해야 한다. 오겜 봤지? 투표 잘 못하니까 어떻게 돼? 사람의 죽음에도 무감각해지잖아. 이태원 참사에서도, 오송참사에서도, 이번 항공기 참사에서도 저들은 무감각하다.


O 찍은 사람들의 눈빛 봤지. 광기에 사로잡혀서 사람들이 죽어도 아무렇지 않아.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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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내 주위가 전부 독감이다. 마치 나를 중심으로 해서 결계를 뚫고 독감이 막 침투하려고 하는 느낌이다.


나는 독감이 걸린 적이 없다. 아직은. 그리고 코비드도 걸리지 않았다. 백신도 맞지 않았는데 운이 좋은지 그 긴 시간 코로나가 비켜갔다.


주위 사람들은 나를 아주 특이하고 신체가 튼튼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면역력이 그리 강한 것 같지도 않고, 바이러스는 튼튼이라고 해서 뚫지 못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지 독감이 걸리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독감예방 주사를 매년 맞는다.


독감 걸린 주위를 보면 너무 고통스러워한다.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몸은 몸대로, 정신은 정신대로 망가진다. 주위 독감인들아 제발 시월이 되면 그냥 예방주사를 맞아라.


그리고 거의 매일 조깅을 한다. 365일 중에 매년 기록해 둔 걸 보면 350일은 달린다. 조깅을 하고 나면 계절에 상관없이 샤워를 한다.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는 건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걸 막아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본에 충실하는 거지.


나는 영양제를 먹지 않고 먹어본 적이 없다가 얼마 전부터 누가 오메가 3을 줘서 그걸 하루에 두 알 먹는 게 전부다.


독감 걸린 주위를 보면 게 중에 영양제로 배 채우는 사람도 있다. 그럼 영양제도 먹지 않는데 영양제를 밥처럼 먹는 주위보다 나는 어째서 독감에 걸리지 않을까.


그것도 생각해 보면 대충 짜장면을 먹은 지 4년인가? 5년인가 아무튼 그 정도 된다. 그러니까 밀가루가 묻은 정도? 의 음식을 먹지 밀가루가 주된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과학적이진 않지만 국을 먹는 동북아시아 나라 중에 우리나라만 탕반문화라 밥을 말아먹는데 국밥처럼 밥을 말아서 배부르게 먹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독감에 취약한 것 같다.


종합해 보면, 독감 걸린 주위 인간들을 보면 술 좋아하고, 국찌개 이런 거 많이 먹고, 운동 싫어하고 예방주사 맞지 않고 영양제 맹신하는 것 같다.


아무튼 독감 걸리지 말자. 아픈 걸 무서워해야지 약 먹는 걸 두려워하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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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에 바다가 있는 게 분명하다. 슬픈 일이 있을 때 울고, 안타까움에 울고, 기뻐서 또 운다.


어제 울었는데 오늘도 울 수 있고, 일주일 내내 짠맛 나는 눈물을 흘릴 수 있다.


인간은 여러모로 바다를 닮았다. 적요한 바다에 나가면 비 온 뒤 저수지처럼 물 비린내가 난다.


마치 누군가를 꿀꺽 집어삼키고도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 모습처럼 보여 무서울 때가 있다.


정말 무서운 사람도 얼굴에 전혀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다. 항상 웃어서 좋다고 하지만 사람이 항상 웃을 수 없다.


만약 늘 웃고 있다면 참고 있거나 바보 거나 둘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여러 감정이 있는데 감정을 숨기고 웃음만 짓는 사람은 그 속을 알 수 없는 무서운 바다와 비슷하다.


그래서 인간은 무서운 바다를 몸에 지니고 있다가 때가 되면 눈물로 빼낸다.


눈물이 말라버린 인간이 우리 틈에 섞여 살고 있다. 그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들 대부분이 권력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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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세 시간 가까이 되는 제임스 카메론의 초기 작품이다. 이게 80년대 영환데 이게 이렇게 잘 만들고 재미있을 일인가.

이전에 에이리언2를 만들면서 제임스 카메론은 소포모어도 걸리지 않은 채 어비스를 만들고, 터미네이터를 만들고, 타이타닉을 만들고, 아바타까지 흥행몰이를 했다.

어비스를 보면 놀라운 점이 투명 오징어 같은 외계 생명체의 바다 속에서 움직임에서 아바타의 느낌이 난다. 이때부터 벌써 아바타의 물 속 유영을 생각했지 싶다.

물이 변형하며 움직이는 외계 생명체 모습은 지금봐도 이질감이 없다. 그 모습은 다음 해인가 나온 터미네이터 2의 티1000의 움직임이다.

한 시간 반 정도가 지나서 외계 생명체가 나오는데 그 전은 그럼 재미가 없냐면 아니다. 잠수함에 갇혀 물이 터지고 쏟아지고 기계가 눌리고 하는 가운데 고군분투 하는 모습도 긴장이 넘친다.

이런 장면은 후에 타이타닉에 왕창 쓰였지 싶다. 내용은 간단하다. 미국 소련 정치적인 문제로 시작하여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에 관한 내용이다.

미 핵잠수함이 뭔가 부딪혀 침몰하는데 미 해군은 소련의 짓이라 여기고 심해 석유 시추 민간 기지의 도움을 받아서 잠수함에서 핵폭탄 열쇠를 건져 내는 가운데 투명 오징어 생명체와 조우하고 사람들이 분열한다.

거기서 오는 인간 심연와 바다 속 심해의 관계, 환경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 카메론은 말하고 있다. 역시 아바타의 주제의식과 일맥상통한다.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 수중 촬영인데 깊은 바닷 속이라는 설정인데 단지 스튜디오 같다는 느낌이 좀 들지만 재미있다. 천재 감독들의 초기 작품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주연으로 설국열차와 더 록으로 유명한 에드 레이스와 로빈 훗(캐빈 코스트너)의 메스트란토니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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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 분위기가 물씬 나는 호러 스릴러 영화다. 갇힌 공간에서 달랑 세 명이 긴장감을 죽 끌고 간다.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 주연인 휴 그랜트가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귀신이거나 괴물이거나 유령 같은 것이 아니다. 그저 한 인간이다. 폭력을 마구 휘두르는 것도 아니다. 말로 서서히 조여오며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각본이 좋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각본가 콤비가 맡았다. 이 영화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잘 비틀어놨다. 몰몬교의 젊디 젊은 여자 선교사 둘이 선교 활동을 하러 다닌다. 교회에서 태어나고 몰몬 교리를 받으며 자란 선교사 둘은 약속이 된 한 남자의 집을 방문한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미소를 지닌 노년의 남자다. 두 여성은 남자만 혼자있는 집 안에는 들어가서는 안 된다며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도 현관 앞에서 이야기를 하기 바란다.

남자는 집 안에 아내가 있으니 빨리 들어오라고 한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현관은 잠기고 절대 열리지 않게 되고 종교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 자신들의 믿음에 대해서 남자를 설득해 보라고 한다.

만약 그게 된다면 보내 준다고 한다. 영화는 꽤 재미있다. 집 안의 또 다른 문으로 들어가면 비밀스러운 공간이 나오고 그 속에는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이 도사라고 있다.

집은 마치 하나의 고래의 뱃속처럼 일단 문으로 들어가면 문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집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선교사 들을 공포로 몰아 넣는다.

종교의 교리와 신앙과 자신의 믿음에 관해서 논쟁을 펼치는데 그 모든 논리를 남자는 자신의 생각으로 전부 반박을 하는데 그 방법이 아주 사악하다. 괴기스럽고 소름끼친다.

휴 그랜트가 미소를 지니고 그런 연기를 한다. 이 영화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까지 생각의 장 속으로 빨아 들인다. 작금의 시대에 종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한다. 맹신이냐 위안이냐. 헤레틱은 이단자를 말한다. 어떤 것이 이단일까.

둘로 갈라진 세상에서 종교에 대한 믿음 역시 모 아니면 도가 되는 시대다. 그 속에 이 집을 빠져 나가려면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는 자극을 준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진다.

좀 예상가능한 결말로 끝이 나지만 보는 동안은 재미있다. 주연 세 사람의 긴장감 도는 연기를 보는 것만오로도 좋다.

종교를 까는 이야기랄 수 있다. 초반부터 두 여성이 대화 속에서 종교을 빙빙 돌려서 까고 있다. 그게 기독교건 모르몬교건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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