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파일의 시리즈를 죽 보다 보니 지금까지 나온 모든 공포영화의 바이블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거의 모든 공포물은 전부 엑스파일에서 다뤘다. 마치 정치사회의 모든 일을 예측이라고 한 듯한 무한도전과 흡사하다.

시즌 1의 7화인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살인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보면 도스 같은 화면의 컴퓨터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을 죽이고, 전기감전을 통해서 사람을 태워버린다.

그러다가 바이러스를 멀더가 심으니까 도스로 막 욕을 하다가 죽는다. 9화인가? 에서는 북극연구실에서 바이러스에 걸려 인간의 모습을 한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죽이는데 이 내용은 80년대에 이미 존 카펜터가 ‘더 씽’을 먼저 만들어 냈으니까 어쩌면 엑스파일이 오마주 했을지 모른다.

어떤 이유로 몸에 불을 내는 인간의 이야기와 불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멀더의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또 인간 복제 이야기 등 지금까지 나온 공포물의 내용이 엑스파일 안에는 총망라되어 있다.

골자는 스컬리는 엑스 파일의 모든 사건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해결이 가능하다고 수사하고, 멀더는 엑스 파일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가깝다고 수사를 한다. 엑스 파일의 사건은 점점 초자연적인 현상에 가까워지면서 스컬리는 멀더에게 동화되어 간다.

초기 시즌을 보는 재미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이기에 좀 더 스릴이 넘치고 답답하기도 하며 일단 몸으로 수사를 하는 재미가 있다. 어떤 회차에서 판사가 개떡같이 선고를 하는 바람에 두 눈이 적출된 이야기를 멀더와 멀더 친구 형사가 하는 장면이 나온다.

요즘 판새들이 하는 꼴을 보면 우리나라는 사법친지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법이 정의로운 적이 없다는 건 판새들이 잘 알려주고 있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무시한다는 건 국민 알기를 개떡 같이 안다는 말이고, 지금까지 그만큼 판새들 세상이라며 기고만장하며 지냈다.

아무튼 엑스파일이 시즌 10을 넘기는 이유가 있었다. 시즌 10도 거의 10년 전에 나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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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는 게 얼마간 밭은 숨을

내 쉬더니

오소소 떨어지더라

그 순간 수십 개의 봄눈이

치매 노모의 흐릿한 눈동자 속에서

수 만개의 추억으로 명멸할 거야.

눈앞에서 만개한 꽃과 같은

봄은 불꽃처럼 타올라 터져버려

너무 아름다와서 슬픈 이름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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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리 감독의 Da5블러드 포스터를 오마주해서 그려봄



노을의 붉은 꽁지가 아이의 얼굴을 스치고

해변을 물들였 때

자동차 보닛이 가스레인지처럼 달아올랐고

밤의 달빛이 놀다 들어온

강아지처럼 방구석에 처박힐 때면

그 사람은 레오파드 원피스를 몸에

부착시키고 화장을 했고

눈썹을 올리고 눈 화장을 하고

립글로스를 발랐을 때

그 사람은 늘 어두워지면

외출을 했을 때

바다는 거대한 그늘로 더욱

침잠된 비극을 피어오르게 하고

낮 동안 뜨거웠던 열기가

남아 있는 해변의

구석구석에서 비극의 맛을 보려

갯지렁이가 꾸물대는 모습이

비 현실적으로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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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묵시록을 보면서 이 정도의 영화를 촬영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저 시대에 사람들에게 터지는 포탄 장면은 도대체 뭐야? 모든 것이 수수께끼고 의문이고 말이 되지 않는다.

정말 전쟁터 속으로 들어가서 카메라만 들어댔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끔찍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풀메탈자켓을 뛰어넘는다.

특히 베트남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를 보여주고 다음 장면에서 전투기가 네이팜탄을 터트리는 장면은 엄청난 충격이다.

광기는 전쟁 중에서도 파도가 좋은 곳을 골라 거기서 서핑을 하려 하는 장면이다. 전쟁은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코폴라 감독은 이 영화를 아주 긴 시간 담았다.

윌러드 대위는 대령을 암살하라는 임무를 받고 구불구불 정글 속을 헤쳐가지만 점점 군인들은 미쳐가고 마주한 대령은 인간의 범위를 벗어나 있다.

윌러드 대위는 마틴 쉰이 연기를 했는데 젊은 날의 얼굴이 아들 찰리 쉰과 너무나 닮았다. 아들이 아버지를 닮은 것이겠지만. 손에 총이 주어지고, 전쟁으로 인해 점점 광기에 사로잡히면 사람에게 총을 쏘는 건 그냥 밤 길에 소변을 보는 것과 비슷해진다.

그저 갈겨버린 총에 맞아 죽은 베트남 여자는 그냥 그렇게 버려지고 역사 속에서 깜쪽같이 사라진다. 이런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

서핑하는 바다를 점유하기 위해 일대의 베트남 마을에 공습 명령을 내리는 광기는 그냥 공포 그 자체다. 목을 자르고, 시체를 나무에 걸어 진열을 하고, 네이팜탄의 독한 냄새가 승리의 냄새와 같다는 대사는 인간만이 가지는 잔인한 폭력성을 잘 나타낸다.

말론 브란도가 미쳐가는 연기는 조명과 함께 기가 막히게 연출이 되는 것도 놀랍고, 드론이 없던 시대라 항공 촬영으로 잠연 장면도 놀랍고, 카메라의 위치가 바뀌면서 시선이 달라지는 지점도 놀랍고 온통 놀라움의 연속인 영화다.

코폴라 감독은 이 영화를 영화가 아니라고 했다. 이 영화는 베트남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그냥 베트남이라고 했다. 진짜 베트남, 미쳤어요.라고 했다.

모든 장면이 그래픽 없이 폭파시키고 터트려 만들어낸 장면이라 그저 영화적 감탄과 영화 속 충격이 동시에 항문을 때리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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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하게 쭈그리고 앉아 다리를 말고

날짜변경선 너머 달의 뒤편에서 웅크리고 있는

그 사람을 생각하면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마음의 가장 연약한 부분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에 잠기곤 했을 때

이런 감정을 달래듯 풋사과를 씹었을 때

시고 단 맛이 위로처럼

따뜻하고 축축이 목 안으로 차오르고

까닭 모를 눈물이 고여왔을 때

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았을 때

눈물은 눈으로 나오지 않고 등으로 흘러

기분 나쁘게 셔츠를 적셨을 때

수명이 다 된 매미가 더운 어둠 속에서도

엄마엄마 비극적이게 울었을 때

그 소리에 정신을 가만히 집중하노라면

내 육체는 아주 얇고 투명한 빛의 막이 되어

집개미가 식탁 위를 오르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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