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내 주위가 전부 독감이다. 마치 나를 중심으로 해서 결계를 뚫고 독감이 막 침투하려고 하는 느낌이다.


나는 독감이 걸린 적이 없다. 아직은. 그리고 코비드도 걸리지 않았다. 백신도 맞지 않았는데 운이 좋은지 그 긴 시간 코로나가 비켜갔다.


주위 사람들은 나를 아주 특이하고 신체가 튼튼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면역력이 그리 강한 것 같지도 않고, 바이러스는 튼튼이라고 해서 뚫지 못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지 독감이 걸리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독감예방 주사를 매년 맞는다.


독감 걸린 주위를 보면 너무 고통스러워한다.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몸은 몸대로, 정신은 정신대로 망가진다. 주위 독감인들아 제발 시월이 되면 그냥 예방주사를 맞아라.


그리고 거의 매일 조깅을 한다. 365일 중에 매년 기록해 둔 걸 보면 350일은 달린다. 조깅을 하고 나면 계절에 상관없이 샤워를 한다.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는 건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걸 막아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본에 충실하는 거지.


나는 영양제를 먹지 않고 먹어본 적이 없다가 얼마 전부터 누가 오메가 3을 줘서 그걸 하루에 두 알 먹는 게 전부다.


독감 걸린 주위를 보면 게 중에 영양제로 배 채우는 사람도 있다. 그럼 영양제도 먹지 않는데 영양제를 밥처럼 먹는 주위보다 나는 어째서 독감에 걸리지 않을까.


그것도 생각해 보면 대충 짜장면을 먹은 지 4년인가? 5년인가 아무튼 그 정도 된다. 그러니까 밀가루가 묻은 정도? 의 음식을 먹지 밀가루가 주된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과학적이진 않지만 국을 먹는 동북아시아 나라 중에 우리나라만 탕반문화라 밥을 말아먹는데 국밥처럼 밥을 말아서 배부르게 먹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독감에 취약한 것 같다.


종합해 보면, 독감 걸린 주위 인간들을 보면 술 좋아하고, 국찌개 이런 거 많이 먹고, 운동 싫어하고 예방주사 맞지 않고 영양제 맹신하는 것 같다.


아무튼 독감 걸리지 말자. 아픈 걸 무서워해야지 약 먹는 걸 두려워하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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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에 바다가 있는 게 분명하다. 슬픈 일이 있을 때 울고, 안타까움에 울고, 기뻐서 또 운다.


어제 울었는데 오늘도 울 수 있고, 일주일 내내 짠맛 나는 눈물을 흘릴 수 있다.


인간은 여러모로 바다를 닮았다. 적요한 바다에 나가면 비 온 뒤 저수지처럼 물 비린내가 난다.


마치 누군가를 꿀꺽 집어삼키고도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 모습처럼 보여 무서울 때가 있다.


정말 무서운 사람도 얼굴에 전혀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다. 항상 웃어서 좋다고 하지만 사람이 항상 웃을 수 없다.


만약 늘 웃고 있다면 참고 있거나 바보 거나 둘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여러 감정이 있는데 감정을 숨기고 웃음만 짓는 사람은 그 속을 알 수 없는 무서운 바다와 비슷하다.


그래서 인간은 무서운 바다를 몸에 지니고 있다가 때가 되면 눈물로 빼낸다.


눈물이 말라버린 인간이 우리 틈에 섞여 살고 있다. 그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들 대부분이 권력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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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세 시간 가까이 되는 제임스 카메론의 초기 작품이다. 이게 80년대 영환데 이게 이렇게 잘 만들고 재미있을 일인가.

이전에 에이리언2를 만들면서 제임스 카메론은 소포모어도 걸리지 않은 채 어비스를 만들고, 터미네이터를 만들고, 타이타닉을 만들고, 아바타까지 흥행몰이를 했다.

어비스를 보면 놀라운 점이 투명 오징어 같은 외계 생명체의 바다 속에서 움직임에서 아바타의 느낌이 난다. 이때부터 벌써 아바타의 물 속 유영을 생각했지 싶다.

물이 변형하며 움직이는 외계 생명체 모습은 지금봐도 이질감이 없다. 그 모습은 다음 해인가 나온 터미네이터 2의 티1000의 움직임이다.

한 시간 반 정도가 지나서 외계 생명체가 나오는데 그 전은 그럼 재미가 없냐면 아니다. 잠수함에 갇혀 물이 터지고 쏟아지고 기계가 눌리고 하는 가운데 고군분투 하는 모습도 긴장이 넘친다.

이런 장면은 후에 타이타닉에 왕창 쓰였지 싶다. 내용은 간단하다. 미국 소련 정치적인 문제로 시작하여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에 관한 내용이다.

미 핵잠수함이 뭔가 부딪혀 침몰하는데 미 해군은 소련의 짓이라 여기고 심해 석유 시추 민간 기지의 도움을 받아서 잠수함에서 핵폭탄 열쇠를 건져 내는 가운데 투명 오징어 생명체와 조우하고 사람들이 분열한다.

거기서 오는 인간 심연와 바다 속 심해의 관계, 환경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 카메론은 말하고 있다. 역시 아바타의 주제의식과 일맥상통한다.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 수중 촬영인데 깊은 바닷 속이라는 설정인데 단지 스튜디오 같다는 느낌이 좀 들지만 재미있다. 천재 감독들의 초기 작품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주연으로 설국열차와 더 록으로 유명한 에드 레이스와 로빈 훗(캐빈 코스트너)의 메스트란토니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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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 분위기가 물씬 나는 호러 스릴러 영화다. 갇힌 공간에서 달랑 세 명이 긴장감을 죽 끌고 간다.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 주연인 휴 그랜트가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귀신이거나 괴물이거나 유령 같은 것이 아니다. 그저 한 인간이다. 폭력을 마구 휘두르는 것도 아니다. 말로 서서히 조여오며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각본이 좋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각본가 콤비가 맡았다. 이 영화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잘 비틀어놨다. 몰몬교의 젊디 젊은 여자 선교사 둘이 선교 활동을 하러 다닌다. 교회에서 태어나고 몰몬 교리를 받으며 자란 선교사 둘은 약속이 된 한 남자의 집을 방문한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미소를 지닌 노년의 남자다. 두 여성은 남자만 혼자있는 집 안에는 들어가서는 안 된다며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도 현관 앞에서 이야기를 하기 바란다.

남자는 집 안에 아내가 있으니 빨리 들어오라고 한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현관은 잠기고 절대 열리지 않게 되고 종교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 자신들의 믿음에 대해서 남자를 설득해 보라고 한다.

만약 그게 된다면 보내 준다고 한다. 영화는 꽤 재미있다. 집 안의 또 다른 문으로 들어가면 비밀스러운 공간이 나오고 그 속에는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이 도사라고 있다.

집은 마치 하나의 고래의 뱃속처럼 일단 문으로 들어가면 문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집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선교사 들을 공포로 몰아 넣는다.

종교의 교리와 신앙과 자신의 믿음에 관해서 논쟁을 펼치는데 그 모든 논리를 남자는 자신의 생각으로 전부 반박을 하는데 그 방법이 아주 사악하다. 괴기스럽고 소름끼친다.

휴 그랜트가 미소를 지니고 그런 연기를 한다. 이 영화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까지 생각의 장 속으로 빨아 들인다. 작금의 시대에 종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한다. 맹신이냐 위안이냐. 헤레틱은 이단자를 말한다. 어떤 것이 이단일까.

둘로 갈라진 세상에서 종교에 대한 믿음 역시 모 아니면 도가 되는 시대다. 그 속에 이 집을 빠져 나가려면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는 자극을 준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진다.

좀 예상가능한 결말로 끝이 나지만 보는 동안은 재미있다. 주연 세 사람의 긴장감 도는 연기를 보는 것만오로도 좋다.

종교를 까는 이야기랄 수 있다. 초반부터 두 여성이 대화 속에서 종교을 빙빙 돌려서 까고 있다. 그게 기독교건 모르몬교건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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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미있던데 왜 다들 재미없다고 하지. 좀 아쉬워서 그렇지 재미없지는 않다. 아쉬운 이유를 찾아보자면 그동안 무빙도 나왔고, 가족계획이나 조명가게 등 재미있는 시리즈가 많이 나와 버렸다.

무엇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뭘 어떤 걸 만들어내도 현실의 이 시국을 따라오지 못한다.

오겜 2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시기를 잘못 잡았다고 하던데 보다 보니 무당도 나오고, 투표에서 한 투표로 갈리는 모습이나, 화장실에서 니가 선거 관리국이냐 같은 대사나, 이 시국을 어떻게 알고 잘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이 자꾸 무당은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데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데 무당이 그런 거다. 무당말을 맹신하고, 무당이 마치 뭔가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자체를 무너트리는 게 여기 무당이 하는 역할이다. 황동혁이 아주 잘 만든 캐릭터 같은데, 현실에서 무당 말 듣고 어찌 되는지 함 봐라 엉망진창도 이런 엉망진창이 어디 있냐고.

특히 성기훈이 마지막에 총 들고 중앙 컨트롤타워를 거의 점령하려다가 제압당하는 모습이 현실의 사태를 질질 끄는 윤도리에게 결국은 지는 모습이 떠올랐다.

내란 직후 한 달이 지났는데 윤의 지지율은 30%가 넘었고, 민주당과 국짐당 지지율 격차도 많이 줄었다. 윤도리가 모든 관료들을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에게 죽을 때까지 충성을 다 하는 사람으로 앉혀 놓으니 너무 쉽지 않다.

군인들 배식에 신경 쓰라고 하던 윤도리는 군인들 식비를 삭감했다. 입만 벌리면 거짓말인 윤도리가 바라는 대로 지금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이 좌심방 우심실을 마구 때린다.

성기훈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 쉽지 않다. 변수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오겜 2를 보니 이 시국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재미가 없다고 하는 지점은 아무래도 게임이 별로 나오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별로라고 하지만 어떻든 세계 1위를 찍었다.

나는 이병헌과 이정재가 한 화면에 나오는 게 너무 좋던데. 이 두 사람의 연기를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유명한 배우들이 와장창 나오는 건 좋지만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시즌 3이 있고, 거기서는 게임이 더 적나라하게 나올 것이고, 인간에 대해서, 즉 내가 죽음을 택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 하는 기로에 서는 서늘한 장면도 나올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양동근 엄마와 성기훈 친구 정배다. 성기훈 친구는 우영우에서 동그라미 아빠 친구로 나와서 법정에서 배신했는데 이번 이정재 친구로 나오는데 왜 그런지 더 젊어 보이더라.

시기가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그래서 그런지 오겜 2를 보면서 내란 쿠데타를 저지른 천하의 죄인 윤도리를 탄핵해서 감방에 보낼 줄 알았는데, 12월 쉽지 않네. 고통스럽고 힘든 12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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