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다. 왜냐하면 스티븐 킹과 존 카펜터의 소설과 영화를 나는 아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존 카펜터 감독은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진정 예술가라 할 수 있다. 근래에(10여 년 전부터)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감독보다는 영화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


존 카펜터는 영화사에 길이 남길 할로윈 시리즈를 탄생시켰고, 그래픽이 없던 시절 그래픽보다 사실주의적 공포물 ‘더 씽’을 탄생시켰다. 존 카펜터는 B급 호러물의 대가라고 불렸다. 물밑의 팬들이 정말 좋아했다.  더 씽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면 존 카펜터의 1982년작 ‘더 씽’이 있고, 2011년에 나온 ‘더 씽’이 있다. 속편으로 이 영화에 대해서 존 카펜터가 직접 언급을 하기도 했다. 존 카펜터가 만든 1982년의 ‘더 씽’은 당시에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는 영화였다. 사람들이 존 카펜터 세계관에 대해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2011 버전의 더 씽은 1982년 더 씽의 이전 이야기로 2011 버전에서 마지막을 떠올려보면 개 한 마리가 탈출을 하면서 끝난다. 저 개는 진짜 개가 아니야, 하면서 헬기를 타고 뒤를 쫓으며 총을 쏘아대지만 결국 개는 탈출한다. 그리고 1982년 더 씽을 보면 개 한 마리가 기지로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감독은 마치 존 카펜터에게 이 영화를 헌사하기라도 하는 듯 기지, 그리고 장비, 헬기 같은 것들을 1982년 버전의 것들로 채웠다. 속편을 보고 예전 영화를 봐도 이질감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에세이에도 나오지만 하루키는 스티븐 킹 원작의 ‘쿠조’의 이야기도 한 번 다뤘다. 80년대 초반 영화로 쿠조는 광견병이 들린 파트랴슈 같은 개가 사람들을 잡아 죽이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 쿠조를 연기한 개에게 정말 상을 줘야 할 정도로 연기를 했다. 지금 봐도 공포스럽고 재미있다.

당시의 깔끔하고 직설적인 쿠조 포스터. 포스터는 여러 버전이 있다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언급한 존 카펜터의 ‘크리스틴’도 보면 재미있다. 빨간 빨간색의 크리스틴은 영혼이 들어있는 멋진 자동차다. 하루키도 극찬을 했지만 존 카펜터의 역량이 드러나는 영화다. 자동차가 생명을 가지고 자신을 망가트리려는 인간들을 무참하게 말살시킨다.


하루키가 높이 사는 부분은 크리스틴 이전의 호러 영화 속에서 공포의 대상은 주로 귀신이나 유령, 외계인, 동물 같은 유기물이었는데 처음으로 자동차, 무기물이 생명을 가지고 인간을 처참하게 죽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영화 속 시대 배경은 1950년대이기 때문에 크리스틴은 아주 클래식하며 빈티지하다. 이 영화 역시 80년대 초 영화로 그래픽이 없었기 때문에 존 카펜터의 재능이 잘 드러나는 영화다. 자동차가 살아 있다니. 꼬마 자동차 붕붕도 이후에 나왔다. 크리스틴은 자신을 선택한 왕따 주인공에게 사랑을 느낀다. 이런 부분은 21년에 나온 자동차와 사랑을 나누고 금속으로 된 아기를 가졌던 미친 걸작이라 불렸던 영화 ‘티탄’이 떠오르기도 한다.


찌그러지고 망가졌던 크리스틴이 알아서 펴지고 원래의 모형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범블비를 보는 것처럼 아주 멋진 장면이다. 80년대 초에 하루키는 미국의 한 극장에 앉아서 아내인 요코 씨와 앉아서 신나게 감상했을 것이다. 하루키의 좋은 점은 고상한 예술만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래식과 재즈만 들을 것 같지만 비치 보이스를 너무나 좋아한다. 스티븐 킹과 존 카펜터를 좋아하는 것 역시 일반인인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 마음에 든다.

크리스틴 예고편이니 짧게라도 감상해보기실 https://youtu.be/0Xq75RR7otQ?si=cDzOkNDOS--2anA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학창 시절에 오늘이 일요일이고 시험이 내일인데 시험공부는 하기 싫고, 시간은 계속 가고 공부는 해 놓은 게 없고. 독서실을 끊어 놓고 내일 시험 칠 거 밤새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시험공부를 하지 않았으니 시간이 가는 게 내내 불안했다. 그렇지만 아직 저녁 7시밖에 되지 않았고 친구와 한 시간만 이야기를 하며 놀다가 공부를 해야지.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9시가 되었다. 친구는 집에 가고 10시부터 공부해야지 생각하며 소설이나 읽었다. 시간이 가는 게 불안했지만 시간이 빨리 갔으면 하는 이상한 마음이 양립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렇게 책상이 앉은 시간이 11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오전에는 책을 펼쳐 놓고 하루 종일 시험범위 내 공부를 하면 어째 어째 되겠다 싶었는데 책상에 앉아서 멍하게 있다가 오전이 지나가 버렸다. 점심을 먹고 소화를 시키고 공부해야지. 그러나 오후가 금방 되어 버리고 한 과목은 포기하게 된다. 저녁이 되면 요즘 정리만 공부하자 그러면 60점은 맞을 것 같다. 저녁밥을 먹으면서도 나는 나와 타협을 하느라 아버지가 구워주는 삼겹살의 맛도 느끼지 못했다.


그때는 삼겹살이 최고였다. 특히 아버지가 구워주시는 삼겹살. 정말 맛있었다. 그러나 시험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고 하루를 그냥 보낸 것 때문에, 또 나는 나와 타협을 하느라 그 맛있는 삼겹살의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자정에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펼쳤는데 그때부터 머릿속은 온통 상상의 세계.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책 속의 빽빽한 글자가 보일 뿐이었다. 시간은 새벽 두 시. 몇 글자 공부를 하다가 그냥 내일 커닝이나 하자. 아니다 내 주위에 앉은 놈들은 커닝해 봐야 점수가 더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이번 시험은 포기하지 뭐. 그렇게 새벽을 맞이하고 독서실 책상의 불빛이 확 밝아지는가 싶더니 이내 엎드려 잠이 들고 말았다. 그 저녁 시간의 기분. 시간이 가는 게 싫지만 빨리 시간이 갔으면 하는 기묘한 마음. 그런 예전의 기분을 오늘에 저녁에 느꼈다. 기시감이 이렇게나 강하게 느껴지다니.


예전에는 아버지가 늘 가는 식육점에서 삼겹살을 사 오셨다. 그 동네에 가면 아직도 식육점이 깔끔하게 단장을 해서 장사를 하고 있다. 대학교 때부터 내 입맛은 냉동 삼겹살 쪽으로 기울었다. 삼겹살은 소주와 함께 먹지만 잘 구워진 냉삼을 뜨거운 밥에 싸서 먹는 맛에 빠져들었다. 가격도 저렴하니까 좋았다. 오랜만에 냉삼을 방울토마토와 함께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구웠다. 구우면 다 맛있다.


가열하면 분자구조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다 맛있어진다. 맛있게 먹는 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일단은 맛있게 먹고 보자는 식이 되어 버린다. 살이 찌는 근본적인 이유는 신체는 더 이상 영양가 듬뿍 들어있는 음식은 필요 없어!라고 하는데 뇌가 음식을 먹었던 행복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계속 서번트 물질을 뿜어내서 자꾸 꼬신다. 그러면 결국 설득당하게 된다.


도파민이 얼마나 강력하냐면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운동해야지라고 마음먹고 한 시간 일찍 일어나기를 한 달 정도 한 다음에, 어느 날 주말 아침 알람 소리를 듣고 한 시간 일찍 일어나려다 다시 누웠는데 평소보다 더 잠이 달콤하고 침대가 포근하고 푹신한 것이다. 그때 뿜어져 나오는 도파민이 평소의 두 배가 된다고 한다. 뇌는 그 느긋함, 편안함, 편함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도파민의 중독이라는 건 의지로 쉽게 무너뜨릴 수가 없다. 도파민의 맛에 가장 쉽게 빠져는 게 맛있는 음식이다.


티브이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먹방, 맛있는 음식 프로그램은 온통 자극적인 음식들뿐이다. 그건 분명 몸에 좋을 리 없다. 연예인들이 매일 그렇게 먹지는 않을 것이다. 방송이라는 게 그들을 그렇게 보이게 만든다. 우리 같은 일반인처럼 매일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서는 부예 보여야 하는 티브이 속 브라운관 속에서 날씬하게 보일 수가 없다. 보이는 먹방에서 우리는 연예인들의 진실의 미간에 혹 해서 튀기고, 끓이고, 굽는다. 맛있게 먹는다.


괜찮아, 닭은 살 안 쪄! 그래 맞는 말이지 닭이 살이 찌는 건 아니지 먹는 사람이 살이 찌는 거야.


우리도 진실의 미간을 만들자. 마트에 가면 친정한 봉투 팩에 냉삼이 곱게 들어있다. 프라이팬에 김치를 넣고 지글지글 굽다가 삼겹살을 넣고 방우리를 넣고 굽는다. 삼겹살과 김치가 익어가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가히 환상적이다. 맥주와 먹어도 좋지만 뜨거운 밥에 올려 고로 씨처럼 먹는 것이다. 이렇게 먹고 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밥과 함께 먹고 나면 배가 빵빵하니 배부른 포만감이 드는 순간 후회를 한다. 분명 후회할 것이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봤는데, 90살 넘어 산 사람들이 다시 예전 시절로 돌아간다면, 후회하는 것에 대한 영상이다. 시간이 지나 보면 일에 대해서 대체로 후회를 한다. 못했으면 잘했으면 하고 후회를 하고, 잘했으면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한다. 후회에도 건강한 후회가 있고 건강하지 못한 후회가 있다.


어젯밤 공원 벤치에서 그녀와 뽀뽀를 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집에 와서 뽀뽀만 하고 들어온 걸 후회한다. 이건 건강한 후회일까 건강하지 못한 후회일까. 인간은 지나간 일에 대해서, 시간이 꽤 흐르고 나면 대체로 후회를 한다. 살이 찌는 건 너무나 싫지만 후회가 들더라도 일단은 맛있게 먹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번 이야기는 셀린저와 그의 수작인 ‘호밀밭의 파수꾼’의 이야기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모비딕’이나 ‘위대한 개츠비’보다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음반과 필적하는 숫자라 한다. 하루키는 샐린저도 좋아하지만,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어도 좋다고 할 정도로 피츠 제럴드를 좋아한다.


위대한 개츠비는 직유 가득한 문장이 정말 사람을 홀딱 빠지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번역본으로 여러 공룡 출판사에서 잘 나가는 작가들이 번역을 했는데 아무래도 가장 인기가 많은 번역본은 문동의 김영하 버전의 위대한 개츠비가 아닐까 싶다. 민음사의 김동욱, 열림원의 김석희도 개츠비를 번역했다.


김영하와 김석희는 의역을 했고, 김동욱은 직역을 했다. 김동욱의 버전은 원문에 충실하다. 문장을 비교해 보면.


"다들 썩었어." 내 외침이 잔디밭을 건너갔다. "너는 그 빌어먹을 인간들 다 합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인간이야." - 김영하


"그 인간들은 썩어 빠진 무리예요. 당신 한 사람이 그 빌어먹을 인간들을 모두 합쳐 놓은 것만큼이나 훌륭합니다." 나는 잔디밭 너머로 소리쳤다. - 김동욱


어떻든 하루키가 좋아해 마지않는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보다 많이 팔려나간 소설이 샐린저 일명 제리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홀든 콜필드 녀석은 셀린저의 모습을 많이 빼닮았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샐린저의 이야기다.


니콜라스 홀트가 제리로 분한 샐린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호밀밭의 반항아’를 보면 샐린저를 잘 알 수 있다. 샐린저는 전쟁에 차출되어 나가지만 거기서도 홀든 콜필드를 생각했다. 손에 펜이 들렸던 총이 들렸던 창작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며 샐린저는 장편을 쓰기 위해 막사에서 훈련을 받으면서도 홀든을 썼다.


샐린저는 전투에 참전하게 되고 거기서 포탄으로 전우의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다. 제리 제발 날 죽여줘, 샐린저는 그 악몽 같은 시간을 홀든을 생각하며 보냈다. 추위에 양말을 챙겨주던 전우는 동사하고 샐린저는 점점 홀든과 자신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홀든 콜필드는 반 정도 쓰고 못 쓰게 된다. 제대 후 홀든 콜필드를 끝까지 적어가는 한 인간의 처절한 생존기를 영화는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제리가 호밀밭의 파수꾼이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대한 비화와 홀든 콜필드 출간 이후 샐린저가 겪은 변화를 보여준다.


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런 제목으로 출간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이탈리아는 한 남자의 인생, 일본은 인생의 위험한 순간들, 노르웨이는 모두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악마는 최후 순간을 취한다, 덴마크는 추방당한 젊은이, 독일이 호밀밭의 남자 등이다. 니콜라스 홀트는 전기영화에도 잘 어울리는지 톨킨에서 톨킨을 맡기도 했다.


하루키 에세이에도 나오지만 호밀밭 속에는 237개의 갓댐과 58개의 바스타드 내지는 퍽큐 혹은 싯! 이 나온다. 욕이 많이 나온다는 말이지. 미국은 과감하게 이 소설을 공립학교의 교재로 사용했다. 10 여전에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들었는데 뉴욕주에 있는 고등학교에서는 존 가드너의 그렌델도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놀랐다. 나는 그 소설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설 속에는 처참한 모습도 많이 나온다.


읽을수록 재미있는 하루키 에세이.



오늘의 선곡은 하루키가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선곡한 클로다인 런짓의 I Love How You Love Me https://youtu.be/B9QOq5p_KI8?si=PIAMryLVm4x4sJJz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소카를 보니 만달로리안의 재미가 슬슬 기어 올라오려고 한다. 만달로리안 시리즈와 보바 펫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게 봤다. 나는 스타워즈 광팬이 아니라서 그 세계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깊게 빠지지도 않았지만 스타워즈 영화- 한 솔로 번외 버전의 영화,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는 다 봤다.


스타워즈는 일종의 추억의 음식 같은 것이다. 어린 시절에 늘 구정이나 신정에 티브이에서 방영을 해줬다. 한 번 서울의 친척집에 가게 되었는데 모여든 친척들이 서먹서먹할 땐데 한 이불이 발을 넣고 전부 스타워즈를 보며 귤을 까먹었다. 그러다가 스타워즈에 점점 빠져들어 모두가 와와 하며 보면서 친해졌다. 뭐 그런 기억 때문인지 겨울이 되면 스타워즈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만달로리안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만들기도 엄청나게 잘 만들었고 보는 내내 사랑스러운 그로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만달로리안 시즌 1

영화가 생긴 이래 역사상 가장 못생긴 수백 살인 요다가 50살 아가였을 적에는 이렇게 귀욤귀욤 터지는 아이였다는 걸, 이 정도로 미친 귀여움을 장착하고 포스를 사용하는 걸 본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눈이 하트로 변한다.


만달로리안에서 요다는 우리가 아는 요다의 어린 시절은 아니고 그냥 같은 종족인 아기 요다인데 이름은 그로구. 만달로리안은 만달로어인 중에서 딘 자린과 베베(베이비) 요다인 그로구의 티키타카 로드무비다. 기존의 스타워즈와 접점이 없기 때문에 스타워즈 생각지 않고 보면 됨.


시작부터 재미있다. 시즌 1만 해도 한 편당 보통 극장의 영화에서 볼 정도의 엄청난 볼거리가 터져 나온다.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볼 수 있는 기상천외한 존재들의 모습과 드로이드들의 총질, 그리고 은하철도 999에서 차장을 닮은 듯한 난쟁이들, 자와의 움직임과 그들의 언어는 마치 미니언즈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다.


만달로리안의 갑옷 속에 숨겨진 여러 무기들의 사용과 아가아가 요다와의 캐미는 보는 재미를 더 한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여자 지나 카라노의 액션도 보는 재미가 있다. 지나 카라노의 정말 멋진 액션은 2012년 영화 ‘헤이와이어’에서다. 그게 아마 종합격투기에서 패배하고 은퇴 후 처음 찍은 액션 영화로 알고 있는데


그 영화에서 주인공 지나 카라노 빼고 이완 맥거리그, 마이클 패스벤더, 마이클 더글라스,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엄청난 배우들이 나오는데, 지나 카리노에게 다 터진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일대일 격투신은 와우 정말 끝장난다.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여지없이 멋진 액션을 보여준다.


만달로리안 시즌 3까지 있는데 시즌 1부터 보면 재미있다. 스타워즈 팬이 아니더라도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스타워즈 영화 버전으로 나온 시리즈보다 훨씬 재미있다. 귀요미 요다를 뺏으려는 자들과 절대 빼앗기지 않으려는 만달로리안의 전투가 볼 만한 시즌 1이었다. https://youtu.be/N0hXFxtBYz8


만달로리안 시즌 2


존 파브로는 도대체 천재야 뭐야? 다 말리는 로다 주를 데리고 아이언맨 찍더니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만들고, 만달로리안 세계관을 창조하고 극본까지 지가 다 써버리고 뭐야 도대체. 그저 스파이더맨 뒤치다꺼리나 해주고 메이 이모에게 반한 뚱뚱한 해피해피가 아니었다고.


시즌 2는 시작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우주선의 비행이며, 전투신이며, 물에 빠진 우주선을 건져내는 모습까지 정말 너무나 디테일하고 세세하고 실제 같다. 시즌 2에서는 그로구의 귀염뽀짝 터지는 여러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재미를 더 한다.


그로구 녀석 개구리 종족의 마지막 후계자로 남은 알을 몰래 꺼내 먹는 모습이나, 녹색 마카롱 먹고 우주선이 뱅뱅 과속하니 오바이트하는 모습까지, 너무 귀엽다. 시즌 2에서는 스타워즈의 오마주 같은 모습도 많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욱 재미있는데 갑옷을 잃은 보바 펫도 나오는데, 보바 펫의 전투력이 만달로리안을 뛰어넘는 것 같은 전투를 보여준다. 그래서 시즌 3으로 넘어가기 전에 ‘북 오브 보바 펫’을 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에는 다크 트루퍼(이것도 벌써 피규어로 나와서 팔리고 있는 것이 신기함)들을 전부 한칼에 날려 버리는 제다이가 등장하는데 얼굴이 두둥.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헤어질 때 모습을 보면 애절하다 못해 마치 연인이 헤어지는 것 같다.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얼굴도 볼 수 없어서 표정을 알 수도 없고, 그로구 역시 표정이라고는 입을 약간 벌리는 아가 일뿐인데 뭐가 이렇게 애절하게 보이지.  이때 아소카가 잠깐 등장한다.


그렇게 해서 만달로리안이 그로구를 데리고 제다이에게 데려다주는 긴 여정이 끝나면서 시즌 2가 끝난다. 여러 영화에서 실패했다면 만달로리안에서는 실패하지 않음. 나처럼 스타워즈 팬이 아니라도 상관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자들은 이상하게 만달로리안을 거의 보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이 길이다!

https://youtu.be/4OyR4AD_lCY


북 오브 보바 펫

이렇게 재미있을 일이가, 이게 이렇게나 재미있어도 된단 말이가. 근래의 마블 영화들, 디씨 영화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고 재미있다. 초반에는 만달로리안만큼은 아니지만 뭐 어때, 하는 마음이었는데 5화부터 흑화 하더니 점점 달아오르는 불덩이처럼 마지막 회차까지 재미가 떨어질 줄 모르고 솟아오른다.


보바 펫은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한 솔로에게 한 방 먹고 사막 밑으로 떨어져 주둥이 이빨이빨 괴물에게 먹혔다. 자바 더 헛이라고, 배가 축 늘어진 찰흙을 물에 불려 창문에 집어던져 흘러내리는 듯한 얼굴을 한 쌍둥이를 지키다가 사막 밑으로 떨어져 생사를 알 수 없다가, 현생으로 40년이 흐른 지금 디즈니의 자본과 존 파브로의 극본과 로드리게즈의 연출력이 만나 다시 태어났다.


보바 펫이 초반에는 샌드족에 잡혀서 노예로 있다가 그들을 도와주며 그들에게 인정받기까지의 과거 여정이 나오는데 이 이야기가 무척 좋다. 마치 회사에 취업하여 보잘것없던 내가 하나하나 일을 배워 경쟁업체를 물리치는 뭐 그런 짜릿함이 있다. 보바 펫은 그래서 어쩌고 저쩌고 수장이 되었는데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하고 싶은데 시민은 시민대로 대들고, 반대 세력은 반대 세력대로 대든다. 만만치가 않어.


5화에서는 만달로리안이 등장하는데 이때부터 진짜 재미다. 보바 펫과 만달로리안이 합세하여 거대세력과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만달로리안이 등장해서 헤어진 그로구를 찾아간다. 그로구는 열심히 마스터 루크에게 포스를 배우고 있다.


귀염 터지는 아가아가 지천명 그로구의 행동 하나하나가 보는 이들을 미치게 만든다. 하지만 만달로리안은 그 멀리까지 가서 그로구를 만나지 못하고 보바 펫에게 온다.


그로구는 그 사실을 알고 제다이가 되기를 포기하고 지를 키워준 양 아빠 만달로리안을 만나러 비행선을 끌고 온다. 그때 그 둘이 만나는 장면 뭐지? 왜 눈물 나려 하지? 가면 때문에 얼굴 표정이고 뭐고 안 보인다고. 그로구의 표정 역시 눈만 뜨고 있을 뿐인데 이 감격은 도대체 뭐지? 하게 된다.


포스를 배운 지천명 귀염 뽀짝 요다인 그로구의 포스 활약 덕분에 만달로리안은 생명을 잃지 않는다. 만달라로리안도 그렇고 보바 펫도 그렇고 스타워즈 영화 속에서 하찮게 지나쳤던 캐릭터들이 여기서는 전부 입체적이 되어 진짜 살아서 자신의 몫을 하는 게 너무 좋다.


그로구는 그래픽이 아니라 인형으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이제 만달로리안 시즌 3으로 넘어가자. https://youtu.be/alfhlyY-oH0


만달로리안 그로구

시즌 3에서 세계관이 넓어지려 한다. 제국이 소멸하고 신공화국이 건설되고 모두가 풍요롭게 생활할 것 같은데 어쩌고 하면서 뭔가가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앞에 펼쳐질지 기대가 팝콘벚꽃처럼 부풀어 오른다.


지천명 귀염뽀짝 그로구가 양 아빠 만달로리안에게 온 것은, 마스터 루크(스타워즈 시리즈의 그 루크. 어찌나 얼굴이 똑 닮은 배우를 섭외했던지)에게 포스를 열심히 배우고 있을 때 양 아빠 만달로리안이 보바 펫과 합세하여 전투 전에 그로구를 만나러 행성으로 간다.


양아빠는 어찌나 아가아가 그로구를 생각하는지 베스카(블랙팬서의 비브라늄,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같은 무적의 물질)로 만든 그물 조끼를 들고 왔지만 제다이가 못 만나게 한다. 자꾸 정을 붙이면 포스를 배우는데 실패하니 어쩌니 하면서 만달로리안을 잘 타일러 쫓아낸다.


어찌나 이 부분에서 말 잘 듣는 만달로리안. 가면 쓰고 있어서 표정을 알 수 없지만 고분고분 듣는 착한 초등학생 같은 딘 자린. 그래가 딘 자린은 선물을 그로구에게 전달해 달라며 결국 만나지 못하고 행성을 나오게 된다.


포스를 열심히 귀염귀염 훈련하던 그로구에게 마스타 루크가 너에게 선물이 왔다며 베스카로 만든 그물조끼를 꺼낸다. 그로구가 와아 기뻐하며(라고 보는 이들이 상상할 뿐이다) 울 아빠의 선물이구나, 조끼를 만지려고 하는데 루크가 잠깐! 하며 그로구에게 제다이의 라이트 세이버를 꺼낸다. 이건 말이야, 나의 스승 요다의 것이었지, 이제 그로구 너에게 줄게.


다만, 선물을 잡는다면 포스 배우는 걸 멈추고 제다이가 되길 포기하고 딘 자린에게 돌아가서 그곳에서 영원히 살면 된다, 하지만 라이트 세이버를 잡는다면 나를 뛰어넘는 제다이가 되어서 제국이 부활해도 맞설 수 있게 된다,라고 한다. 두둥.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로구는 그물 조끼를 입고 양 아빠 딘 자린을 찾아서 비행선을 몰고 만달로리안이 전투하는 곳까지 와버린다. 그렇게 둘이 해후(는 뜻밖에 다시 만나는 거지?) 하여 좋아 죽으며 시즌 3까지 달려온다.


시즌 3, 1화에서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한 편이 끝나면 마지막에 이렇게 이름들이 올라가면서 그 화의 포인트를 캡처해서 보여주는데, 물에서 기어 나온 악어 닮은 괴물은 왜 다르죠? 얘네들이 허술하게 다르게 표현했을 리가 없을 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이 궁금함을 해결해 주는 곳이 없더라. 만달로리안 팬들이 있다면 알려주십쇼. 라고 SNS네 올린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스타워즈 팬 분이 그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리스펙.


이렇게 죽 쓰고 보니 만달로리안을 보지 않고서는 이게 무슨 똥 같은 말이지? 할 것 같다.


그로구 모음 무한 귀여움에 좋아 죽음 ㅠ https://youtu.be/qYJWHkZfQx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추억이란 자고 나면 하루만큼 더 아름다워져,라고 성시경은 노래를 불렀다. 추억이란 그렇다. 추억을 떠올리는 일은 참 따뜻하기도 하지만 고통스럽기도 하다. 추억과 시간은 일맥상통하고 시간은 자꾸 나를 타이른다.


더 아름다워져 https://youtu.be/RAUTM4dIGmY?si=OCIau7qIjRmFkDnC


이건 순전히 나만의 생각인데 등장부터 천재가수가 나타났다, 천재 아티스트의 등장 같은 소리를 들으며 시작을 알렸던 가수들은 그 생명의 끈을 죽 끌고 가지 못했다. 또는 수면 위에서 노는 건 나의 스타일이 아니야 하며 수면 밑으로 들어가서 음악 작업을 하는 천재들도 있다. 어떻든 대중들에게서 조금은 멀어지는 것이다.


김사랑의 등장이 그랬다. 천재가 나타났다고 했다. 말 그대로 천재였다. 작사작곡은 물론이고 기타, 드럼까지 혼자서 다 해치웠다. 가요계에 떠들썩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그 타이틀이 김사랑을 날아오를 수 있는 발목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18살이다의 첫 앨범은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김사랑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3집까지 했다. 실험적인 음악이라는 건 예술가로서는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음악은 예술이지만 음반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2805


임정희와 휘성의 등장도 그랬다.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는지 모르겠지만 떠들썩했다. 대중가요에 이런 가수가 라며 술렁술렁했다. 하지만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건  그리 천재 가수에 속하지는 않는다. 노래 잘하는 일반인들도 고음을 내며 노래를 부른다.


요즘을 봐도 그렇다. 아일리시나 올리비아 로드리고, 위캔드나 찰리 푸스는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과 좋은 음악으로 빌보드를 꿰차고 있다.


음반을 듣자마자 이건 천재구나라고 생각했던 가수는 휴일이, 조휴일이었다. 블랙스커트, 검정치마의 조휴일. 뭔가 대중가요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검정치마는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라고 불렸다. 빅뱅의 지드래곤도 조휴일의 팬일 정도로 노래를 잘 만들고 잘 불렀다. 그러나 조휴일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인디신에서 활동을 죽 했다. 그의 현재 음악을 들어봐도 다르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달라. 그리움을 만져주는 기분도 들고 약간 공중에 살짝 떠서 앞으로 공종부유해서 가는 기분도 들고.


검정치마(The Black Skirts) - 'EVERYTHING' https://youtu.be/Aq_gsctWHtQ?si=qkFI962rBEj2WN6G


지금은 천재라는 수식어는 건 좀 무색하다. 좋은 노래 한 곡을 내려면 많은 전문가들이 붙어서 곡을 만들고 그에 맞는 안무를 짜고 스토리를 형성하고 무대 의상을 만들어서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가능성 있는 가수를 오디션을 통해 발굴해서 열심히 훈련해서 하나의 노래에 전문가 여러 명이 붙는 구조다. 천재라는 말 자체가 이상하다.


아이돌의 노래들 중에도 한 번 들으면 귀에 딱 박히는 노래가 있고 몇 번을 들어도 잘 모르겠네 하는 노래가 있다. 로켓펀치, 잇지의 노래는 자주 듣지만 이상하게 입에 붙지 않는다. 하지만 뉴진스나 르세라핌의 노래는 한 번만 들으면 귀에 박한다.


요즘 가장 핫한 뉴진스의 ETA 같은 경우 작곡은 뉴진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250이 만들었다. 뽕의 대가라고 해야 할까. 250의 앨범을 들으면 ‘한’이라고 불리는 기운까지 든다. 외에 해외 작곡가 한 명이 더 있다. 작사는 무려 세 명의 작사가가 붙어서 만들었다. 임성빈은 우리가 잘 아는 빈지노의 본명이다. 가사 중에는 혜진이가 엄청 혼이 났던 그날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혜진이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헤어지니로도 해석해 되어서 양가적 의미가 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3651


성시경이 초반 윤종신 그 짝에서 노래를 불렀을 때에는 스타리다담 같은 허밍도 많았는데 회사를 옮기고 자신의 자작곡이 들어간 노래를 부르는 이후로는 허밍이 좀 없어진 것 같다. 성시경은 초기 때 불렀을 때처럼 고음과 저음의 높낮이 변동이 유연하게 흐르는데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다는데도 요즘도 노래를 부를 때 변함없이 그렇게 부른다.


그럼 서태지는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데 추락이 없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혹평이 쏟아졌다. 지금도 유튜브에 들어가면 그 영상이 많다. 하광훈, 전영록 등 나온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들었다. 이런 이상한 음악은 일단 대중들이 받아들이느냐 같은 의미의 소리를 들으며 출발했다. 거기 평점도 7점인가 그랬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중이 받아들여서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https://youtu.be/Zr-9NlWLr5g?si=BD8Y3B_YyvdFqVrf


개인적으로도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을 들었던 그때가 행복했다. 카세트테이프를 사들고 하루종일 듣고 있으면 날아다녔던 엄마에게 공부 안 한다고 한 소리 듣고, 아버지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오실 때 통닭 사들고 오시고.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때가 떠오른다. 건강했던 어머니의 모습도, 살아계셨던 아버지의 모습도,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노래나 듣고 있던 나도.


음악적으로 천재라는 소리 속에는 노력이 아마도 9할을 차지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조용필이 그렇다. 예전 조영남이(방송에서 종횡무진할 때) 나와서 가끔 세시봉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전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뿐인데 조용필만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했다고. 이번 조용필의 공연에서도 알 수 있지만 조용필은 노래를 부르다 마이크를 관객에게 넘기는 법이 없다. 목소리가 안 나오는 법도 없다. 무대 위에서의 소명은 노래를 하는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듯 스무 곡을 지치지 않고 끊어지지 않고 마이크 관객에게 넘기는 법 없이 꿋꿋하게 노래를 부른다.


요즘은 노래를 듣지 않거나 영화를 보지 않으면 너무 생각할 것들이 많다. 쟤는 미국사람이다. 쟤는 어딜 봐도 한국 사람인데 미국사람이라고 해버렸다. 그러면 잘못 알았다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데 그러기가 싫어서 계속 쟤가 미국사람이라고 하는 먼지 같은 이유를 찾아서 변명에 변명을 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한국사람이지만 미국사람이라고 한 이유는 이념 때문이다 라며 억지춘향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경제를 살리는데 역량 좋은 공무원들이 매달려도 모자랄 판국에 한국 사람인 쟤를 미국사람이라고 해버려서 미국사람이라고 해야 하는 것에만 열을 올리는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참 기가 막힌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의식적으로 얼마나 불안하고 초초하면 요즘 연일 그런 소리를 할까 싶다. 권력이 떠나는 순간 자신이 바로 버려질 거라는 두려움이 정신 나간 소리를 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이란 다르지만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 요즘은 힘겹다.


생각을 하기 싫을 때는 불 앞에서 노래나 들으며 음식을 조리하면 된다. 아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조깅을 할 때에도 거의 멍 하게 달리지만 저만치 가고 나면 쓸데없는 상상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불 앞에서 조리하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다. 열심히 조리만 할 뿐이다. 맛은 없을지 몰라도.


중국집 가지튀김이나 엄마표 거지무침은 참 맛있는데 가지전은 맛이 그냥저냥이다. 개인적으로 가지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신선한 가지를 생걸로 우걱우걱 씹어 먹는 맛이다. 가지를 생으로 처음 먹었을 때 놀랐다. 이렇게 맛있다니 하며. 그래도 가지전에 맥주 한 잔 홀짝이며 성시경, 김사랑, 검정치마, 뉴진스, 250, 서태지, 조용필의 노래나 들으며 추억이나 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