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키 일러스트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현재 하루키의 소설 덕분에 출판업계나 소설 덕후 내지는 하루키스트들은 고무되어 있는 상황, 상태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예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 가 출간 될 때에도 붐이 일었습니다. 각 신문사마다 하루키에 대한 논평을 내기도 했고, 하루키를 좋아하는 일명 하루키빠 작가들이 하루키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소설가 한 사람이, 그것도 타국의 소설가 한 사람이 이토록 사랑을 받는 경우가 또 있었을까 싶은데요. 전 세계 하루키 팬들이 하루키 일러스트를 작업했는데요, 보고 있으면 하루키와 그의 세계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일러스트들이 있어서 놀라게 됩니다.


일러스트를 보면 표층적으로 드러나는 것만 봐도 하루키 팬들은 그림 속, 세계가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일러스트를 보면 이 그림을 그린 사람들 역시 하루키의 세계를, 하루키의 소설을 전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한 장에 그의 소설 속 세계를 몽땅 집어넣었거든요.


한때 러시아 다음으로 한국의 독자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하루키도 한국의 독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키를 모르는 사람들은 할아버지 소설가에게 웬 호들갑이야, 하루키라는 사람이 도대체 뭔데 이 난리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하루키 팬들은 2, 30년이 넘게 하루키의 세계에서 서로 만나고 글을 통해 이어져 왔기에 이 난리가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겁니다.


그런 유대를 느끼는 건 몹시 고무되는 일입니다. 코로나 전에 독서모임 할 때 하루키 팬들이 모여 하루키 세계에 대해서, 하루키 소설에 대해서 신나게 이야기를 하며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신작을 야금야금 앞니로 톡톡 단무지 끊어서 아껴먹듯 읽고 싶은데 벌써 삼분의 이를 읽어 버려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 일러스트 속에는 진정 하루키의 소설이 거의 들어있는 느낌입니다. 하늘에서 해변의 카프카에서 떨어지는 전갱이, 까마귀, 고마로 보이는 고양이. 그리고 양을 쫓는 모험 속에 등장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양, 직공지구 같은 세계의 끝에 있는 건물까지.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하루키를 너무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이 일러스트는 하루키인지 애매하지만 재미있는 하루키의 모습이라고 합시다. 고양이를 타고 있는 하루키 씨, 손에 뭘 드신 겁니까.


역시 하루키 하면 고양이죠. 작가들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김영하도, 프랑스와즈 사강도 하루키도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하루키에 대한 고양이 사랑과 이야기는 아주 많죠. 아버지에 대한 에세이 ‘고양이를 잃어버리다’에서 최초 고양이와의 인연이 등장합니다.


하루키의 자취 지도인가요? 하루키가 자취를 남긴 카페, 서점, 술집 같은 곳들을 표시해 놓은 지도인지 저도 궁금하네요.


이 일러스트도 하루키를 잘 표현했네요. 하루키 라면 마라톤 대회를 몇 번이나 나가고 트라이애슬론 대회도 출전했을 만큼 좋아하는 달리기, 두 개의 달, 바로 일큐팔사를 말하죠. 그리고 역시 고양이와 좋아하는 맥주.



이 일러스트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번 신작의 원작 격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속 세계의 끝을 그렸네요. 하루키의 머릿속에는 이런 세계가 가득하겠지요. 그림자를 잃고 더불어 마음까지 잃지만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세계. 그런 세계를 하루키의 머릿속에서 잘 그렸지 싶습니다.



하루키 하면 또 혼자서 술렁술렁 만들어 먹는 요리가 있지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요리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직접 만들었던 간단한 요리가 주로 등장합니다. 신선한 채소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눈에 딱 들어오네요,


이 일러스트는 하루키의 이런 모습의 사진이 있는데 그걸 그린 것 같습니다. 그 사진 속 하루키도 다른 사진에 비해서 뭔가 멍 하는 듯한 표정인데.


이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은 정말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정말 샤방샤방 한 얼굴에, 하루키를 보는 우리를 또렷하게 보고 있네요. 정말 하루키를 좋아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역시 하루키 하면 고양이죠. 하루키의 반은 고양이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인데 그걸 표현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하루키 소설 속 세계를 일러스트로 표현한 그림들을 가져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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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에세이 – 브리그의 우산


우산에 관한 이야기. 이 짤막한 글 속에 깊고 넓은 우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 우산을 쓰고 런던 거리를 걸었던 조나스 한웨이라는 남자는 당시 비난을 받았다고. 그 괴상한 꼴로 다니지 말고 비를 맞고 다니라고. 그때가 1750년의 일이고, 우산이 일반인에게 퍼진 건 그 후 삼십 년 후라고 한다.


18세기 당시 남자들은 칼을 들고 다녔는데 우산이 등장했을 때 꼴 사나워 보였다고. 이상하다는 것이다. 비에 젖지 않으려는 노력이 비열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19세기에 칼을 버리고 지팡이를 들고 다녔지만 우산은 아직 저 먼 단계에 있었다고 하니 뭐든 처음이란 참으로 어렵고 타인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 후 우산은 뼈대가 생기고 마치 신이 인간을 빚듯이 우산은 여러 과정을 거쳐 현재의 형태로 발전을 했다.


요즘은 우산도 개인맞춤으로 제작을 해준다. 우산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산을 들고 다닐 수 있다. 또 우산인데 거짓말처럼 해가 쨍쨍한 날에 펼치면 뜨거운 태양광이 차단이 되어 꽤 시원하다는 기분이 드는 우산도 있다.


그리고 양손에 물건을 들고서도 쓸 수 있는 우산이 있다. 이 우산 고리는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은 우산 손잡이와 반대로 되어 있어서 팔목에 걸 수 있어서 편리하다. 어떤 우산은 반대로 접히는 우산도 있는데 운전석에 탈 때 우산의 주둥이가 반대로 접히니 물이 차 안으로 들어올 리가 없다.


우산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서 우산에 대해서 알아보니 정말 우산의 세계는 넓고 풍부했다.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우산이 많았다. 몇 달 전에는 우산을 검색하다가 임영웅 우산이 있기에 어머니 선물 겸 하나를 구매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임영웅 우산이 수십 개의 잔량분이 있었다.


임영웅 우산을 받은 어머니가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는데 친구분들도 임영웅 우산을 구입해 달라고 해서 나는 그러겠다고 하며 사이트에 들어가니 하루 만에 품절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임영웅 우산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는 중고매물로 부르는 대로 값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 물품에 속하게 되었다.


대신 임영웅 머그컵을 구입해서 어머니 친구분들에게 하나씩 돌렸다. 꿩대신 닭이지만 친구분들이 매일 집에 토마토니 김치니 뭐 이런 것들을 주셔서 잘 먹고 있다. 오늘의 선곡은 무라카미라디오 52회 7월 30일에 하루키가 들려준 곡 오스카 피터슨의 ‘벗 낫 포 미’다. 오스카 피터슨의 연주는 대체로 전부 경쾌하고 흥겹다.


하루키는 오스카 피터슨을 소개하면서 피아니스트인데 과거에는 가수로도 활동을 했는데 이거 너무 목소리도 창법도 넷 킹 콜과 똑같아서 멋이 없구만 하며 노래 부르기를 포기하고 피아노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하루키는 넷 킹 콜도 원래는 피아니스트였는데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 전업 가수가 되었다고.


오스카 피터슨의 But Not For Me  https://youtu.be/CM0zHstXysg?si=Z-aQ8IM825JFYN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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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여행 에세이 – 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이 에세이는 책 표지에 조그마한 글자로 말하듯이 우천염전 에세이의 리메이크? 복제판이다. 겉표지만 다르지 안의 내용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


요즘에는 그러지 않지만 예전에는 어? 하루키 에세이가 새롭게? 야호! 하며 덥석 구입했다가 실망한 경우가 꽤 있었다. 알면서 손을 뻗는 거랑 모르고 구입해서 호기롭게 펼쳤다가 뭐야? 하는 경우에는 아 젠장 하게 된다.


김진명의 소설도 그런 경우가 있고, 특히 무라카미 류(하루키만큼 류의 책도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 씨도 같은 내용의 책을 제목과 겉표지를 다르게 해서 출간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작가보다는 출판사가 당신의 소설(내지는 에세이가)이 인기가 있으니 이번에는 겉표지와 제목을 바꿔서 출간을 합시다. 같은 모종의 거래를 제안해서 그렇게 출판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다른 작가들에 비해 하루키의 복사판을 모르고 구입을 하면 이상하게 허탈감이 더 든다. 이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재판했을 때 책의 두께가 엄청 줄어들었지만 내용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새롭게 번역을 하면 괜찮지만 그저 똑같은 내용에 겉표지만 다르게 출판을 하면 출판사에 대한 적개심마저 든다.


이번 신간의 원본 격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같은 경우는 3가지의 버전을 가지고 있는데 출판사가 다르고 번역가가 달라서 읽는 재미가 있다. 문장이 세 가지의 번역본이 조금씩 다르다.


‘어둠의 저편’과 ‘애프터 다크’역시 번역가가 다르고 출판사가 달라서 각각 읽는 재미가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문장이 보이면 또 기분이 흐뭇해진다.


이 에세이에서 아내인 요코 씨가 사진작가로 동행하지 않고 에이조 군이 동행한 이유가 몇 가지 있겠지만 두 사람의 여행의 시작이 여자는 없는, 오로지 남자 밖에 없는 아토스에 있는 수도원의 섬으로 가면서 시작을 한다.


오직 남자 수행자들과 순례를 하는 남자 여행객들뿐이다. 심지어 고기도 먹지 않는데 통통하게 살이 찐 고양이들도 전부 수놈이 아닌가 할 정도다.


비가 내리고 혹독하게 젖은 몸을 이끌고 행군을 계속하는 여행이라 아내에게는 무리였을 터, 가는 곳마다 ‘우조’라는 기가 막히게 괴랄한 술을 대접받는데 뒤로 갈수록 이 우조에 대해서 호의 있게 변하는 하루키와 에이조 군.


이 에세이를 읽으면 험난한 길을 다니는 군, 하면서도 저 우조라는 술을 한 번 마셔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키가 현지인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정말 재미있다.


[주문을 받으면 생선의 배를 가른 후 양쪽으로 벌려 구워준다. 생선구이 전문점이기 때문에 생선 요리 외에 다른 메뉴는 없다. 맛있을 것 같아 들어가 봤더니 정말 맛있었다. 뭐랄까. 쓸데없는 맛을 가미하지 않은 담백한 맛이다. 토마토 샐러드와 빵을 함께 먹었다. 가장 비싼 다랑어 맛과 비슷한 생선을 주문했더니 살이 튼실하고 길이가 30센티미터 정도는 되어 보이는 생선이 한 사람 앞에 한 마리씩 나와서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다. 반 이상을 남겼다. 마실 것을 시키고도 둘이 합해 800엔 정도였다. 터키에서 이 정도면 매우 비싼 가격이다. 유럽은 어디를 가나 그렇지만 아무리 해안 근처 마을이라도 생선 요리는 고기 요리에 비해 좀 더 비싸다. 잘 보면 주변에 앉아 있는 서민 아저씨들은(물론 이런 곳의 손님은 모두 남자들뿐이다. 종업원도 남자) 모두 150엔 정도의 전갱이 비슷한 것을 먹고 있었다. 그것도 매우 맛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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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날이다.


비가 추적추적 가을비에 맞게 내리고 있다. 그 사이에 가끔 소나기처럼 굵은 빗줄기가 5분 가까이 쏟아지기도 했다. 애매한 날이다. 아직 대기 끝자락에 여름이 매달려 있다. 나는 여름을 믿고 있다. 좀 더 있어도 괜찮아. 나는 여름에게 그렇게 말을 한다. 움직이면 덥고 가만히 앉아서 선풍기를 틀어 놓으면 춥다고 느껴지는 날이다.


움직이면 더워서 카페에 들어가면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한데 10분 만에 체온이 내려가서 춥다고 젠장 하는 그런, 애매한 날이다. 저 창문 밖으로 비가 쏟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저 멍하게 바라보게 된다. 비가 떨어지는 속도는 초속 얼마일까. 비가 내리는 소리가 다른 소리를 잡아먹고 있다. 날이 밝은데 비가 엄청 쏟아지고 있다. 애매한 날이다. 겨울처럼 흐리고 검게 변한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아니라 마치 해가 쨍쨍하게 뜬 날처럼 밝은 날에 비가 몹시 쏟아지고 있다.


건물에서 나온 사람들이 때 아니게 쏟아지는 비 때문에 우산을 들었어도 쉽게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비가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애매한 날이다. 비가 오는 것뿐인데 사람들은 와! 비가 이렇게 오다니 같은 말을 하며 건물의 현관에 모여서 비가 좀 잦아들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애매한 비가 내리는 날에 가까운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 가서 비가 더 내린다면 숙소를 잡고 하루 묵고 돌아오는 것 역시 좋다. 낯선 곳에서 비가 내리는 장면을 보는 것만큼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없다.


낯선 곳의 낯선 카페에 앉아 낯선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며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녹차라테를 마시는 것도 좋다. 녹차라테는 기성품이 아니라 녹차잎을 갈아서 직접 만든 녹차라테면 더 좋다. 단맛이 덜 가미된, 좀 더 예스러운 맛이 나는. 비와 어울리기 때문이다. 모든 비가 녹차와 어울리는 건 아니다. 모든 녹차라테가 비와 어울리는 것 역시 아니다.


오늘은 애매한 날이다. 그러는 동안 현관에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다 갔다. 비가 그새 잦아들었다. 마치 해가 떠버린 것처럼 대기가 확 밝아졌다. 오늘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에이미 와인 하우스의 노래를 듣고 있다. 볼 빨간 사춘기의 노래는 좋은데 목소리는 듣기 힘들 때가 있다. 일부러 발음을 뭉그러트려서 노래를 불러서 무슨 말을 하는지 기분 나쁘게 모를 정도가 된다. 라디오에 볼 빨간 사춘기 노래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채널을 돌리거나 볼륨을 줄여 버린다.


라디오는 볼 빨간 사춘기를 사랑하고, 볼 빨간 사춘기의 노래는 라디오에 많이 나오고 더불어 나는 더 분주해진다. 볼 빨간 사춘기는 에이미 와인 하우스를 좋아해서 그렇게 노래를 부른다는 말을 어딘가에서 들은 것 같은데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발을 뭉그려트려 가면서 노래를 부르는가? 그렇지 않은데. 아무튼 애매한 날이다. 에이미 와인 하우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애매한 날에 내리는 애매한 비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해보자.


위의 글을 쓰고 세 시간 정도 지났다. 지금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 문득 든 생각인데 키보드를 바꾸고 싶다. 모든 글은 아이패드로 작성을 하고 있고 만오천 원짜리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는데 참 생각만큼 눌러지지 않는다. 그래도 몇 년은 쓴 것 같다. 고장도 나지 않는다. 배터리도 한 번 넣으면 일 년 가까이 사용하는 것 같다. 왜 고장이 나지 않을까. 매일 글을 적고 있는데 이 정도면 저렴이 키보드를 만들어내는 회사가 망할 작정으로 만든 것 아닐까. 애매한 날이다. 만오천 원짜리 키보드인데 비닐 커버도 있어서 벗겨내지 않고 사용하느라 입력이 생감만큼 빠릿빠릿하지 않다. 이제 비는 완전히 그쳤다. 그러나 네이버 날씨에는 밤까지 비 표시가 있다. 그리고 내일도.


애매한 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다가 시간이 흘렀다. 위의 문장과 이 문장 사이에 조깅도 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샤워도 했다. 시간이 훌쩍 지났다. 조깅을 하는데 어떤 미친 사람이 달려와 나의 목을 물었다. 나는 미친 사람을 죽이고 비가 오는 거리로 나와 달렸다. 거리는 숲 길로 이어졌고 나는 계속 멈추지 않고 달렸다. 비가 물린 목덜미의 구멍으로 몸 안으로 들어갔다. 비에는 자연의 바이러스가 스며들어 있었다. 바이러스는 나의 인체에 영향을 주었다. 나는 몸이 뒤틀리더니 까지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를 적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불렀다. 우산을 빌려 달라는 것이다. 그럼 나는 어떻게. 우산을 빌려 준다면 목숨을 살려주지. 뭐야 지금 나랑 장난치자는 거야? 이게 지금 장난으로 보여? 지금 비를 맞으면 죽는단 말이야. 저 비를 봐. 나는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비를 맞은 사람들이 픽픽 쓰러져 몸에 구멍이 뻥뻥 뚫렸다. 지금 이건 나의 의지로 쓰는 것이 아니라 키보드가 알아서 이렇게 타이핑을 하고 있다. 키보드를 욕했더니 키보드가 알아서 멋대로 글자를 쓰고 있다.


만약 내일까지 비가 계속된다면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날씨가 완전히 얼굴을 싹 바꿀 것이다. 이미 오늘 오전에 차에 기름을 넣는데 주유소 마당에 낙엽이 여기저기 흩날리고 있었다. 계절을 이불 끌어당기듯이 확 잡아당긴 것 같았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세상의 곳곳에 낙엽이 나타날 것이다.


윗줄까지(금요일) 적고 나서 하루가(토요일) 지났다. 하루가 지난 지금은 애매한 비가 아니라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세상이 비에 점령될 것만 같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렇게 멀리서도 빗줄기의 선명한 선이 잘 보인다. 예전 같으면 이럴 때 단골 카페 라바짜에 가서 창가 바에 앉아서 크레마 가득한 커피를 한잔 꼭 마셨다. 여기서 라바짜 카페 까지는 천천히 걸어가면 15분 정도 걸린다. 걷는 건 뛰는 거와 달라서 조금 빠르게 걸으면 덥다. 애매한 계절이라 더우면 별로다. 에어컨이 있는 실내는 더 애매하다. 더위야 5분 만에 사라지지만 그 이후에는 계속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에 맞서며 커피를 마셔야 한다. 그런 건 또 별로다. 그래서 애매한 날이다.


이렇게 애매한 날, 이런 날 열심히 도면 그리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 다닐 때 디자인 학원을 다녔었다. 이유는 건축과에 갔지만 건축이 내가 하고자 하는 그런 학업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제법 그림이나 스케치, 모형 따위를 잘 만들어서 건축도 그 정도로만 생각했지 구조역학이니 벽돌두께니 따위를 계산하는 건 정말 내가 너무나 멀리하고픈 학업이었다. 캐드나 도면이 중요한데 – 단면도나 평면도를 잘 그려야 하는데 나는 스케치나 투시도. 그 안에 사람을 그려 넣고 컬러링을 하고, 뭐 이런 따위 것들을 좋아해서 따지고 보면 건축보다는 인테리어 쪽에 가까웠다. 그리고 워낙에 사진을 찍어 대는 걸 좋아해서 괜찮은 인테리어는 사진으로 담고, 그러다 보니 안도 다다오의 건축 양식을 좋아하고, 우리나라의 노출 콘크리트 양식의 실내를 탐험하러 다니고.


그리하여 디자인 학원을 몇 달 다녔다. 세잔디자인 학원이었다. 세잔은 후에 알았지만 폴 세잔의 이름에서 딴 것이었다. 지금은 세잔디자인학원이 컴퓨터 학원으로 싹 바뀌었지만 전국 규모로 있던 세잔 다지인 학원은 도면 치고, 투시도 그리고, 컴프레서로 컬러링 하고 인테리어 업자 따라다니며 경험도 쌓고 토론도 하고 굉장히 재미있었다. 사실 학교보다 더 재미있었다. 학교는 어쩔 수 없이 수업을 해야 하는 분위기가 좀 있었지만 학원은 하기 싫음 말고, 같은 분위기였다. 대부분 매달려서 열심히 해야지 하는 분위기가 강해서 모여든 학생들이 전부 열심히 도면 치고 그림을 그렸다.


나는 학교에서는 별 볼일 없는 놈이었는데 학원에서는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사람들을 많이 도와줬다. 어린 시절 프라모델 만들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모델링에 나는 꼭 불려 다녔고, 컬러링, 색감 칠하는 것과 투시도 안에 가구나 인간 따위 그려 넣는 것도 열심히 사람들을 도와줬다.


사실 살면서 내가 이토록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인간이라는 걸 몰랐다. 도움을 주고 나면 기뻐하고 감사하는 그 반응에 우쭐했다. 학원에는 목수도 있었고 인테리어 업자 즉 인테리어 사무실에서 실무를 보는 형들도 있었다. 이상하지만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도면 치고 컬러링을 했다. 모두가 친해서 엠티를 가기도 했다. 유명한 작천정으로 갔다. 작천정은 물놀이하기에도 좋고 친목도모 따위를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그러니까 물도 좋고 경치도 좋은 곳이다. 엠티를 가면 비교적 가까운 작천정으로 갔는데 천막부터 해서 음식까지 규모가 대학교 과에서 가는 엠티보다 더 부티가 났다. 당연하지만 학원생들 중에는 돈이 많이 형들이 많았다. 물론 결혼도 하고 직업도 탄탄한. 대부분이 건축사 사무소 내지는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학원에는 머라이어 캐리 광팬 형이 있었다. 매일 머라이어 캐리 음반을 시디플레이어로 들으며 도면을 그리고 공부를 했다. 숫기가 없고 낯을 너무 가리는 스타일인데 머라이어 캐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그야말로 기차화통처럼 멈출 줄 몰랐다. 그 형과 오락실에 가는 걸 좋아했는데 우리가 가는 오락실에는 주크박스가 있었는데 돈을 넣고 음악을 신청하면 정말 공연장에서 듣는 것만큼의 엄청난 음향을 들려주었다. 오락실 안은 정말 시끄럽다. 뿅뿅 전자오락음부터 사람들의 소리가 혼합되어서 무척이나 시끄럽다. 그게 오락실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주크 박스 앞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면 그 모든 소음을 싹 소거시켜 버렸다. 그 형은 늘 머라이어 캐리의 음악을 틀었다. 주크박스 안에는 머라이어 캐리만 음반이 여러 장이었다. 비전 오브 러브부터 히어로, 이모션까지 그 형과 머라이어 캐리를 오락실에서 듣는 이상한 재미가 있었다. 머라이어 캐리도 2017년에 120킬로그램까지 살이 찌고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무성의한 무대를 선보여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가 실패가 되기도 하지만 실력이 되는 사람도 있다.


나는 학교에 수업이 없거나 토일요일에 오전에 학원에 가면 저녁이 다 되어서 나오곤 했다. 오늘처럼 애매한 계절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투시도를 그렸다. 학원에는 늘 라디오가 나오고 있었다. 오전에 가면 김기덕의 골든 디스크를 들으며 투시도를 그렸다. 김기덕은 서태지를 참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리고 크리스 크로스의 노래도 자주 틀어 주었다. 김기덕은 김광한에 비해서 아주 깊이 있는 팝스타일은 아니었다. 김기덕은 좀 대중적이고 김광한은 좀 전문적이었다.라고 생각한다.


까지 쓰고 나서 일을 보고 나니 또 몇 시간이 흘렀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위에서 가열차게 쓰려고 했던 마음이 싹 사라지고 만다. 몇 시간 전과 다른 점은 비가 더 거세게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비가 일주일 동안 오락가락하더니 어제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다. 좀 더 세게 내리거나 덜 세게 내리거나. 지금의 바다가 몹시 차갑거나 아주 차갑거나 하는 것처럼. 누군가 이렇게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이 다녔던지 대역죄인 같은 몰골을 한 채 지나가고 있다. 이 비는 경계를 나타낸다.


밤이 되었다. 여전히 비가 쏟아지고 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려온다. 이런 비가 한 달 내내 온다면 사람들은 꿈도 희망도 잃어버릴 것만 같다. 어느 날 비를 맞은 사람들이 눈동자가 회백색으로 변하면서 분노를 가감 없이 표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비를 맞지 마라! 폰으로 비상상황이라며 정부 메시지가 떴다. 그러나 한 달이나 내린 비를 맞은 사람들은 너무 많았고 비를 맞고 시간은 다르지만 사람들은 눈동자가 회백색으로 변하면서 극에 다다른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눈동자가 회백색으로 변한 사람들은 잠도 자지 않고 분노했다. 눈앞에 보이는 대상이 있으면 물불 가리지 않았다. 다른 동물들은 괜찮은데 파충류도 비를 맞고 기이하게 변했다. 역시 분노다. 특히 개인 주탁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던 악어가 비를 맞고 몸집이 세 배로 커지더니 주인이고 뭐고 전부 물어뜯어 버렸다. 악어는 시간이 갈수록 엘리게이터화 되면서 하수구로 뛰어들었다. 전국의 사람들은 비를 맞은 분노하는 사람들, 비, 악어까지 피해 가며 살아야 했다. 주인공은,,,


자정이 되었다. 배가 고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시간이 가는 게 불안하다. 티브이 광고에도 불안에 좋은 약이라고 약을 팔고 있다. 그 약 먹고 불안이 나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 생각해 보면 어쩌다가 불안을 낫게 해 준다는 광고가 나올 정도로 불안이 인간을 파고 들어온 걸까. 무척이나 애매한 날이다. 가장 애매한 일은 엊그제 나를 찾아온 친한 동생 때문이다. 여자이고 서른 초 중반이며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신혼이다. 키도 170에 대학교 때 모델을 했을 정도로 얼굴이 예쁘다. 깨가 쏟아지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찾아와서는 남편과 함께 있는 게 정말 싫다는 거였다. 남편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걸 너무 느껴서 집에 있는 것이 싫다고 했다. 그 때문에 점점 생활이 망가져서 집에서 밥도 하지 않고 일도 그만두고 그냥 집에 계속 있다고 했다. 남편은 더더욱 그런 자신을 싫어한다고 했다.


남편은 자신의 날씬한 몸매를 좋아했는데 계속 집에만 있고 먹기만 먹다 보니 뱃살이 찐 것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았다고 했다. 운동을 하고 노력을 해서 예전처럼 마른 몸으로 돌아갈 수는 있지만 그러기가 싫다고 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왜 이리도 피곤할까. 어째서 늘 불행하고 불만투성일까. 앞으로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인간의 삶이 더없이 애매하다. 대신 그 이야기를 다 들어주었더니 커피도 마시고 재미있게 몇 시간 놀다가 갔다. 그날 밤에도 친구와 함께 있는데 오라고 카톡과 전화가 많이 왔다. 너 신랑이 이러는 거 알면 일 날 텐데.


애매한 계절의 애매한 날에 애매한 비가 쏟아졌다. 아무튼 엄청나게 쏟아졌다. 뉴스에서는 호우 주의, 경보가 발령되었고 장마기간처럼 물난리가 난 곳은 똑같이 난리가 났다. 자정이 지나 배가 고파 가공식품을 좀 구웠다. 애매하지만 가공식품은 애매한 맛이 아니다. 먹자마자 뇌가 쾌재를 부르는 맛이다. 가공식품의 맛은 확고하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왜 이렇게나 맛있을까. 특히 배고플 때 맥주와 함께 먹는 가공식품은 천상의 맛이다.


애매한 날 속에 있다. 이러다가 애매한 인간으로 소멸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요즘은 계속 머라이어 캐리의 엠티브 언플러그드 공연을 본다. Dreamlover를 부르는 머라이어 캐리를 보고 있으면 온 세상이 행복충만으로 가득한 것 같다. 그럴 리 없지만 그렇게 될 거라고 믿음을 주는 건 노래다. 내 아이가 첫 발을 디딜 때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 미래를 만들어간다. 애매한 날이지만, 애매한 날이라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Mariah Carey - Dreamlover  https://youtu.be/IpFJf4Ov7eo?si=BYWBrgTpW0w1-l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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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소설 속 거장-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레오나르도 후지타 – 고양이를 사랑한 거장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화가 레오나르도 후지타. 후지타가 하루키의 이번 신작 속에 등장했다. 정확하게는 후지타의 그림이 등장한다. 하루키도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의 이름을 와타나베 노보루라고 짓기도 하고, 해변의 카프카에서 나카타 씨는 고양이들과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하고.


고양이를 사랑한 화가 레오나르도 후지타의 기지개 켜는 고양이 그림이 소설 속 도서관에 걸려있다고 했는데 이런 거장의 그림이 이런 작은 도시의 마을의 도서관에 걸려 있을 리가 없다며 소설 속에 등장한다.


후지타는 고양이와 여자를 사랑해서, 사랑한 고양이와 여자의 그림을 그렸지만 전쟁의 기록을 그림으로 그렸다고 해서 일본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결국 프랑스로 가서 살게 된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으로 하루키가 소설 속에 후지타의 그림을 등장시킨 것에는 나름대로의 정치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 학살에 대해서 언급을 했고, 일본에서 우파 신문사인 산경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역사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잘못은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를 하라고 한 만큼, 전쟁기록화가인 후지타를 언급한 것도 어쩌면,라고 생각을 했다가 그러기에는 앞뒤가 너무 개연성이 맞지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그만 생각하기를 접었다.


후지타의 고양이 그림은 유명하고 또 아주 비싸다. 후지타 하면 작년에 타계한 우리나라 화가 김병기와 러시아의 칸딘스키와의 인연과 접점이 있다. 후지타는 원래 문학도 하고 싶어 했다. 사실 문학이나 그림이나 영화나 모두가 이어지는 예술이다.


예전에 독서모임할 때 후지타에 대해서 토론을 한 번 한 적이 있어서(나는 주로 들었지만) 할 말은 많지만 이 화가에 대해서 찾아보면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다. 고양이를 사랑한 후지타와 하루키 이외에도 고양이를 사랑한 거장들의 사진을 올려본다.


각주를 일일이 달지 않아도 누군지 다들 아시죠 ㅎㅎ



노벨 문학상 후보


하루키 소식 - 노벨문학상 후보 1위


하루키의 2023년 노벨 문학상 소식입니다. 파인딩 하루키 사이트에도 잘 나와있지만 이번 노벨 문학상 후보에 하루키가 투표 1위로 올라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영국의 배팅 사이트에 1위로 배팅이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매년 상위권에 있다가 발표가 가까워지면 상위권에서 스멀스멀 밀려납니다.

마치 모종의 벽이 주인공을 그림자에게서 떼어 놓으려고 살살 꼬시는 것처럼 말이죠.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프랑스 아니 에르노의 기사도 있고, 사이트에 들어가면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을 어떤 식으로 선정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삼포 가는 길의 황석영도 22위로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삼포 가는 길은 소설도 영화도 재미있습니다. 결말이 소설과 영화가 좀 다르니 읽고 보는 것 추천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으로 20대 초반의 문숙이 나옵니다. 정말 연기 잘합니다.


웃으며 소리를 지르고 거칠게만 살아와서 거침없이 욕을 하고 미친 것처럼 만개한 꽃과 같은 백화를 보면 마음 깊이 슬픕니다. 삼포 가는 길은 그런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백화에게는 특질이 있는데 문숙이 그걸 표현해 냅니다.


이 영화 즈음이 김지미의 아버지 김진규의 말년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숙과 백일섭과 티키타카가 영화의 백미입니다.


흥, 화류계에서 누가 나이 따져서 언니 동생 하는 줄 아나, 마신 술잔하고 사내 숫자로 셈하는 거야, 요 병신아. 같은 대사를 줄줄 합니다.


영화 마지막에 영화를 통틀어 가장 슬픈 삶은 달걀이 나옵니다. 욕쟁이 백화와 풋풋한 점순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채 제일 슬픈 삶은 달걀을 먹는 문숙의 모습이 인상 깊어요.  

또 노벨 문학상에는 맨부커 수상자 채식주의자의 한강도 36위 후보에 올라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인 고은도 후보에 있습니다. 22년 수상자인 프랑스 아니 에르노는 작년에 후보 7위였는데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이번 노벨문학상은 하루키에게 그 영광이 돌아가면 참 좋겠습니다.




하루키 크리스마스 카드

이제 여름도 끝나가고 슬슬 크리스마스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부터 조금씩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 보자. 만들다 보면 크리스마스가 금방이다. 하루키는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무척 좋아한다. 역시 나도 그렇고, 주위도 그렇다. 그러나 나의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이상하지만 루더 밴드로스다. 루더 밴드로스의 캐럴이 아니라 겨울에 이상하게 내 곁에 자주 흘러나왔던 곡 앤드리스 러브다. 머라이어 캐리와 듀엣으로 부른 곡. 나의 마음속 겨울송으로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이 노래만 흘러나오면 괜스레 따뜻한 기분이었다. https://youtu.be/nScV1qu-MZQ?si=8doJt4ZOrSMu4uNm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궁금한 점

다들 하루키 신작 열심히 읽고 계신가요. 이 소설은 1인칭으로 쓰이잖아요. 나와 그녀의 이야기. 나는~ 이렇게 시작을 하고 이어집니다.


그런데 11장을 보면 내가 그녀, 즉 너를 만나러 전철을 타고 갑니다. 그러다가 나는 영속적이라는 어휘에 대해서 생각을 하더니


다음 장에 ‘그가’라고 표현을 했는데 이거 왜 이런 겁니까? 나와 17살 소년을 따로 떨어뜨려 놓고 보는 겁니까.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영속성의 폭은 상당히 좁다고 하지 않고,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영속성의 폭이라고 했는데 궁금함을 좀 풀어주세요.라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그 누구도 답을 해주지 않네요.



하루키 소설 오디오 북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문동에서 이벤트를 준비한 것 같은데 하루키를 좋아하는 네 명의 스타들이 이번 신작을 소개합니다. 신작의 배경이나 숨은 이야기, 그리고 하루키에 관한 애정 어린 동경을 가감 없이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에는 김겨울 작가와 배우 박정민이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김겨울 작가와 박정민 배우 역시 하루키의 광팬으로 이번 신작의 한 부분을 낭독하고 신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들어보시면 재미있습니다.


키워드에 따라 그림자에 대한 선택과 자신의 이야기, 또 도서관에 관한 추억 같은 것들을 풀어놓는 김겨울 작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민 역시 이번 신작에 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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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없는 하루키 라디오] 첫 번째 시간.


무라카미 하루키 6년 만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먼저 읽고 여러분을 소설 속 세계로 안내합니다.


분리되는 그림자, 바늘 없는 시계탑, 그리고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그 첫 번째 여정을 김겨울 작가가 함께합니다.


#

[하루키 없는 하루키 라디오] 두 번째 시간.

 “진짜 내가 소는 곳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그 도시 안이야.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대역에 지나지 않아.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거야.”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주요 장면을 박정민 배우가 직접 읽고 여러분과 감상을 나눕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1841/clips/1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1841/clip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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